소설리스트

3화 (3/12)

1장 .. 풍운(風雲)의 시작..

황산(黃山),

오악(五嶽)에는 꼽히지 않으나 서역의 곤륜대산(崑崙大山)과 함께

중화인들에게 가장 숭배받는 신산(神山)이다.

그 이유는 황산(黃山)이 바로 전설의 제왕 황제(黃帝)를 의미하는

성산(聖山)이기 때문이었다.

전설에 의하면, 황제(黃帝)는 이곳 황산(黃山)에서 천단(天壇)을

쌓고 천성의 여러 신들과 교통하였다고 한다.

황혼무렵....

황산의 제일봉인 천도봉(天都峰)을 하나의 인영(人影)이 급하게 올라가고

있었다. 뒷모습만 봐서는 평범한 유생차림의 소년처럼 보였다..다소마른듯한

체형의 소년은 무언가를 중얼거리면서 계속해서 바쁜걸음을 재촉했다..

'오늘은 내가 너무늦게 가는것 같은데.... 잠시 피곤해서 낮잠을 자다가..'

'요즘들어 더욱더 몸이 피곤해한것 같으니..잠은 전보다 더욱더 많이 자는것

같은데...'

소년이 무언가를 중얼거리면서 산을 오르는 동안 벌써 어둠이 찾아오고 있었다.

"안되겠다..빨리 돌아가지 않으면 어머니께서 걱정하실텐데..."

더욱더 걸을을 재촉하려는데..

갑자기 "쉬----익"

머리위에서 강한 바람이 일면서

"꿍..."하면서 무언가가 소년의 뒷쪽으로 떨어지는 것이었다.

'무슨일이지!!'

소년은 다소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면서 뒤를 돌아보았다..

거기에는 피투성이의 백발노인이 가슴을 손으로 움켜쥐고

소년을 향해 힘겨운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간 소년은 자신의 눈을 밎을수 없었다.

백발노인은 벌써 자신의 내장(內腸) 밖으로 들어나있는것이었다.

역겨운 피비린내를 참으며 소년은 할아버지 옆으로 다가섰다.

백발노인은 다가서는 소년을 바라보면서 무언가를 말하려고 했다.

하지만,그것은 그의 생각뿐 입밖으로 한마디도 새어나오지 못했다.

다시한번 소년을 바라보면서 희미하던 그의 눈빛이 밝은 빛으로

변했다.

작고 마른듯한 체구의 소년을 가까이서 보게된 그의 봉목에는

한줄기 밝은 빛이 스쳐지나갔다.

'나의 죽음이 헛되지는 않겠으니..아아!! 하늘이여....'

가까이 다가와 앉은 소년의 눈빛은 그의 평범한 신체와는 대조적으로

한없는 지혜와 추측할 수 없는 현기를 담은 눈빛,바로그런 눈빛이었다.

백발노인은 갑자기 두눈을 감고 무언가 마지막으로 자신의 힘을 모으고

있었다..갑자기 그의 신체 주위로 뿌연 연기가 막을 이루고 있었다.

한순간 막을 형성하던 연기들이 하나의 구(毬)를 형성하더니..

별안간 소년의 머리를 향해서 방향을 틀기 시작했다..

너무 놀란 소년은 아무말도 할수없이 아무생각도 하지못한채 그저 바라볼뿐이었다.

소년의 머리로 다가온 연기덩어리는 갑자기 머리속으로 스며드는 것이었다.

그와 동시 소년은 옆으로 쓰러졌다..

그렇다..마지막으로 노인이 하고자했던것은 환영이체신법(幻影二體神法)이었다.

몸과 영을 둘로 분리하는 절정의 신법이었다.

백발노인은 다가오는 소년을 보고 처음에는 평범한 그의 신체에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했지만,,가까이 다가선 그의 눈을 보면서 그의눈이 바로 "역천신안(逆天神眼)"

임을 깨달았다. 평소의 그라면 십장(十長)밖에서도 알아볼수있지만 워낙중한 부상을

당한 상테에서 그는 소년이 가까이 접근해서야 알수있었다.

하늘을 거스린다는 역천신안을 가진 소년을 보고서 그는 그의 죽음 더욱더 앞당긴 것이었다.

앞으로 다가올 천하겁난(天下劫亂)의 대란을 막아보고자 그는 죽음앞에서 천우신조로 발견한

소년에게 그의 내력(內力)을 모두 전하고 쓸쓸히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깊은산중에서 죽음을 맞이한 노인..갑자기 쓰러진 소년의 운명은 어떻게 될것인가?

노인이 얘기한 천하겁난은 어디에서 오는것인가??

............................

일다경(一茶頃)후 소년은 머리가 깨어질것 같은 통증을 느끼면서 깨어났다.소년은 아직까지

자신에게 일어난일이 마치 꿈만 같았다. 머리를 두손으로 감싸면서 서서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럴수가!.. 할아버지는 어디로 간것일까? 도저히 움직일수 없을텐데..'

소년은 눈앞의 현실을 믿을수가 없었다. 내장을 다드러낸체 피를 흘리던 할아버지는 온데 간데없이

가벼운 미풍만이 나뭇잎을 날리고 있었다.

'아!.. 내가 꿈이라도 꾼것일까?..'

이런저런 상념에 잠긴 소년이 주변에서 들려오는 흑랑(黑狼)들의 울음소리에

놀라서 일어섰다..

"이런 너무 늦었군?? 어머니와 아주머니께서 무척걱정하실텐데.."

"빨리 돌아가자"

소년은 자리에서 일어나서 빨리 걸음을 재촉했다..

한참을 걸었을까..소년의 눈에 낯잋은 불빛이 들어왔다.

불빛을 발견한 소년의 안색이 다소 여유로워지며 더욱더 걸을을 재촉했다.

이마에 흐르는 땀방울 소매로 훔치면서 소년은 드디어 조그마한 장원에

도착했다..

장원이라 하기엔 다소 작은 집이였다. 세개의 방과 두개의 창고 같은 건물로 이루어진

작은 집이었다.

대문을 들어서면 소년은 그중에서 가운데 방으로 다가갔다.

"어머니!..어머니!.." 연신 어머니를 부르며 방문 앞까지 다다르자..

방문이 열리면서 하나의 인영이 보였다.

수수한 마의(麻衣)차림의 중년미부(中年美婦)가 문을 열였다.

중년부인의 인상은 무엇이든지 수용할것같은 마치 대지의 여인같은 아주 포근한 인상이었다.

비록 세월이 흔적이 그녀의 미안(美顔)에 나타나 있지만 그것은 그녀의 완숙한 아름다움을

더욱 돋보이게 할뿐이었다.

"그래..운비구나..오늘은 많이 늦었구나"

"무슨 일이라도 생긴줄 알고 아주머니께서 널 찾으러 갔단다."

"빨이 연락을 하도록 해라"

"그리고 무사해서 다행이구나..다음 부터는 늦지 않도록해라.."

중년 여인의 말로 미루어 소년의 이름은 운비인것 같았다.

"예.. 어머니.."

대답을 마친 소년은 뒷뜰로 갔다. 그곳에는 작은 제단 비슷한것이 있었는데, 소년은

나무가지를 단위에 놓고 불을 피웠다.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 오르기시작했다..

....................................

한편 천도봉의 산중턱을 지나는 인영이 보였다..

얼핏봐서는 남자인지 여자인지를 분간하기는 어려웠다..

그인영은 무엇을 찾는중인지 연신 주위를 두리번 거리면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그녀가 지나가는 곳엔 그녀의 발자국이 남는것이 나뭇가지들이 하얗게 변하는 것이었다..

" 유령폭등비(幽靈暴騰飛)의 경공..! "

이런 산중에 천하삼대(天下三大)경공중의 하나인 유령폭등비(幽靈暴騰飛)의 경공을 펼치는 사람이

있다니..

육백년전 천하절대 대도(大盜)인 귀수왕(鬼手王)의 절기인 유령폭등비가 이런 절지의 산속에서

다시 펼쳐지고 있는것이다. 최소한 오갑자(五甲子)의 내공이 있어야만 펼칠수가 있다는 신법이다.

지나간 자리의 모든 생물들은 흰색으로 변한다는 그 절대의 신법의 나타난것이다.

그렇게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나아가던 인영이 하늘을 보면서 갑자기 멈추어섰다.

'운비가 돌아온 모양이구나..!'

"빨리 돌아가야겠다.."

하나의 인영은 다시방향을 바꾸어 움직이기 시작했다.지금의 속도는 아주 무서울정도였다.

조금전에는 사람을 찾기위해서 그위력의 백분지 일도 사용하지 않는것이었다.

일 다경후..

하나의 인영이 장원에 내려섰다..

소년은 반가운 기색으로 맞았다..

"화정(花精) 아주머니..!"

"운비(雲飛)야 오늘은 왜 이렇게 늦었니..무슨일이라도...."

순간 소년은 오늘 일어났던 이야기를 하려다가 멈칫하더니

"아주머니 아무일도 아니예요..그냥 제가 낮잠을 늦게까지 자는 바람에..

죄송해요..담부터는 늦지않을께요.."

"아뭏튼 무사해서 다행이다..어서 들어가자 밥먹어야지.."

"네.."

.......................................................................................

잠시후 방문이 열리더니 밥상을 들고 들어오는 사람이 있었다..

좀전에는 어두워서 그 얼굴을 자세히 볼수없었지만 지금 들어오는

여인은 소년의 모친과 비슷한 나이의 중년여인이었다..

그렇지만 그녀의 인상은 다소 자신감이 배어있는 아주 귀품있는 용모의

여인이었다.

이런 산중에서 사는 여인이라고 도저히 볼수없는 어느 세가(勢家)안주인같은

용모였다.

식사를 끝난후..

"그럼 두분 편히 쉬십시요..저는 이만 건너가 보겠습니다.."

"그래 피곤할테니 건너가 쉬도록해라..."

문밖으로 나가는 소년의 뒷모습을 보면서 모친은 애정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저아이마저 없었다면..나는 아마도 ....'

이윽고 건너편의 방문이 열렸다 닺히는 소리가 들린후에..

상을 치우면서 화정은 모친에게

"사모(師母)님 여기 온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십이년의 세월이 흘렀네요.."

"그래..화정아..벌써 십이년이 흘렀구나..네 사부가 돌아가시고 우리가문의 모든

식솔들이 죽음 당한것도 벌써 그렇게 되었구나.."

"네 사부의 유언으로 운비를 데려오지 않았다면 너와나는 벌써 ...."

말을 끝내지 못하고 미부인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

"사모(師母)님..죄송합니다..제가 괜한말을 꺼내서..."

"아니다..그이의 부탁으로 두살난 운비를 데려와서 지내다보니 복수심도 줄어들고

그냥 이렇게 지내는게 나의 운명인가보다"

"그렇지만 너는... 무림을 이끌어갈 귀재였는데 이런곳에서...세월만...."

"아닙니다..사모님..사부님이 아니었다면 저는 그냥 거리를 떠돌다 화류계로

흘러가서 그렇게 인생을 보냈을것입니다. 사부님의 은혜는 죽어서도 갚지못할것입니다."

"천수검후(千手劍后) 빙화정(氷花精)..무림서열 십위안에드는 능력을 지닌 너를 이런곳에서

지내게하는 내가 너무 미안할뿐이니라.."

미부인의 입에서 나온말..그것은 충격이었다.

그렇다면 옆에앉은 여인이 '천수검후(千手劍后) 빙화정(氷花精)' 검왕(劍王) 극천(剋天)과

더불어 당금무림에서 이대검성으로 불리우는 여인이란 말인가..

십이년전 정도를 대표하던 철혈무가(鐵血武家)의 갑작스런 몰락과 더불어 자취를 감춘

천수검후 빙화정이란 말인가!

당시 의문의 집단의 침입을 받고 하루밤사이에 폐허가 된 철혈무가의 장주인 철혈무제 연남천의

수제자인 빙화정인 것이다.

그렇다면 소년의 어머니는 연남천의 부인인 비취여제(翡翠女帝) 수옥경(水玉璟)일것이다.

두사람의 얼굴을 봐서는 별로 나이차가 없을것 같은데 여제는 이미 50십을 넘어선 나이다..

그녀의 상당한 내력덕분으로 아직 삼십대 후반으로 보일뿐 실제로는 십여살의 나이차가 있는것이다.

그렇다면 운비라는 소년은 어떻게 된것인가?? 당시에 둘사이에는 아무런 자식이 없었다..

그렇다..철혈무가가 무너지기 직전에 철무담은 부인과 제자에게 하나의 서찰을

건네면서 두명을 간신히 탈출시켰다..

서찰을 받아든 두사람은 피눈물을 머금고 탈출한것이다.그리고 나서 서찰에 적혀진대로

운비라는 갓난아기를 찾아서 이곳 황산으로 피해온것이었다..

잠시간의 침묵을 깨트리며 화정은 말했다.

"도대체 사부님은 왜 운비에게 십오세가 되기 이전에 어떤 무예도 가르치지 말라고 한걸까요.."

"이런 산중에서 생활하려면 기본적인 무예를 가르치면 좋을텐데.."

"글쎄다..아마도 무슨연유가 있을것이다.."

"운비(雲飛)가 몸은 다소 허약하지만 그 총명함은 어떤 대학자못지 않으니 굳이 무예를 안가르쳐도

운비는 훌륭한 사람이 될것이다.."

"하지만..학문도 중요하지만...."

화정은 더이상 말을 잇지못했다..

'정말로 운비는 앞으로 이나라의 대유림이 될것야'

그녀의 미안에 살며시 웃음이 돌았다.

한편 방으로 돌아온 소년은 곰곰히 오늘의 일을 생각해 보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오늘의 일은 꿈이 아니었다..분명히 자신의 눈앞에서 일어난

현실이었다.연기 덩어리가 자신의 머리를 향해왔을때 왜 기절했느지..그리고..자신이

일어났을때 할아버지는 어디로 사라진것인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소년은 일어서서 책장에서 책한권을 꺼내들고 다시 책상에 앉았다.

책을펼치자 그곳에는 인체의 그림과 여러 가지 그림과 내용들로 가득차 있는것이었다.

아..얼마나 놀랄일인가..소년이 지금보고 있는서적은 바로 의학서적인것이다.

십사세의 나이로 그것도 스승이 없이 혼자서 의학서적을 공부한단 말인가!..

진정그의 총기는 놀랄만한것이었다.

책을보는것도 잠깐 소년은 졸음을 못이기고 책위로 쓰러졌다...

오늘 낮의 일이 너무 피곤했던 까닭일까..자시(11시~1시)가 넘어서야 잠자리에 들던 소년이

오늘은 너무일찍 잠에든것이었다..

....................................................................

소년의 방문이 열리면서 미부(美婦)가 차를 들고 방문으로 들어서는 것이었다.

화정은 간단히 밥상을 정리하고 차를 끓여서 온것이다.이렇게 차를 끓여와서

소년과 대화하는 시간이 그녀가 갖는 즐거움중의 하나였다.

일찍이 고아로 자라서 제대로 공부를 못한지라 그녀는 소년이 정말로 대견했다.

소년과 대화하면서 많은것을 배우는것이 커다란 기쁨이었다.

그녀는 잠든소년을 보면서 미소를 떠올렸다.

'얘가 오늘 정말로 피곤했던 모양이네..평소보다 세시간이나 일찍 잠에 들다니..'

차를 책상위에 놓으면서 화정은 소년을 살며시 안아들고 침상으로 향했다..

살포시 소년을 침상에 내려놓는데 소년은 갑자기 눈을 뜬것이었다.

"깨어났구나..비아야.."

"오늘은 많이 피곤한 모양이구나..일찍 자도록해라.."

"......"

소년의 안색이 갑자기 홍조를 띠기 시작했다..

포근하고 가득찬 느낌이 소년의 뺨을 누르는것을 느꼈다.

그부드러운 느낌은 이루 말로 형용할수 없는 느낌이었다.

"운비(雲飛)야..왜그러니.."

"아..아무것도 아니예요.."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화정은 소년의 뺨에 살며시 뽀뽀를 하고

"잘자거라" 하면서 차를 들고 문을 나서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운비의 뺨은 더욱 붉어졌다.

불빛과 달빛에 비친 그녀의 뒷모습은 너무나 풍만한 느낌이었다.

'이런..지금 내가 무슨생각을...'

산에서만 살아서인지 어렸을적부터 산짐승과 이름모를 약초등을 먹어서인지

유난히 일찍 남자가 된것이다.

열살때부터 시작한 몽정에 소년은 가끔 자신이 이상해질때면 책을통해 배운

수음으로 자신의 아쉬움을 달래곤했다..

요즘들어 수음을 할때 나타나는 영상이 전과 같이 희미한 것이 아니라..

조금더 선명하게 여체의 곡선을 머리속에 그린다는 것이다. 의학서적을

보면서 여인의 신체를 더욱 자세히 알게된것이다.

비록 실물을 보진 못했지만 어렴풋이 나마 그림으로 그려진 형상을

상상하면서 수음을 하곤했다.

오늘은 피곤해서 인지 다시 금방 잠에 빠졌다.

이렇게 풍운의 시작은 아무도 모르게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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