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2화 (22/37)

트레빌은 그 후 곧바로 루이 13세를 만나기 위해 왕궁으로 들어갔다.

루이 13세는 넓은 방에서 혼자 트럼프 놀이를 즐기고 있던 중이었다.

"국왕 폐하, 그간 별고 없으셨습니까?"

"오! 트레빌 대장이로군. 마침 잘 왔소. 벌써 리슐리외 추기경이 한바탕 떠들고 돌아갔다네."

루이13세는 지난 날에 있었던 결투에 대해 이미 전해들은 듯 했다.

"그래, 삼총사 말고도 못 보던 젊은이가 한 명 더 있었다고 하던데, 누군가?"

"올해로 열여섯 살이 된 달타냥이라는 젊은이입니다. 총사 지망생이옵니다."

"호오, 그래? 듣자하니 주사크를 일격에 쓰러뜨렸다던데? 어린 나이에 굉장한 솜씨를 지니고 있구만."

"예. 저와 어려서부터 절친했던 친우의 자식으로 총사가 되기 위해 이곳에 온 젊은이입니다. 분명 폐하의 충성스러운 신하가 될 것이옵니다."

"기특한 녀석이로군. 한 번 만나보고 싶은데 괜찮겠지? 내일 오후에 삼총사와 함께 데려오도록 하시오."

저택으로 돌아온 트레빌은 국왕을 대면하는 영광을 삼총사와 달타냥에게 알려주었다. 삼총사는 전에도 몇번 국왕을 알현할 기회가 있었기 때문에 침착한 모습이었지만 달타냥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국왕 폐하를 직접 뵐 수 있다니....정말 꿈만 같아.)

달타냥은 설레는 마음에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

다음 날, 달타냥은 삼총사와 함께 트레빌을 따라 루이13세가 있는 궁전에 도착했다.

알현실에서 국왕을 기다리는 동안 달타냥은 너무 긴장해서 온 몸이 굳어 버린듯한 느낌을 받았다.

-쿠르릉

이윽고 커라다란 문이 열리고 루이 13세가 모습을 드러냈다.

트레빌과 총사들은 허리를 굽혀 예의를 표하고는 국왕의 앞으로 나아갔다. 달타냥은 맨 뒤에 서서 삼총사가 하는 행동을 그대로 따라했다.

"젊은이라고 들었는데 아직 어린아이이지 않은가?  이런 어린 소녀가 사천왕인 주사크를 쓰러뜨렸다니 참으로 놀라운 일이로구나."

루이13세는 한눈에 달타냥이 여성임을 간파했다.

"그 용기와 검술 실력이 그토록 뛰어나니 내가 상을 주도록 하지."

국왕은 시종을 시켜 금화가 가득 차 있는 주머니를 가져오도록 했다.

그리고 그 속에서 두 손 가득히 금화를 집어올려 달타냥의 호주머니 속에 직접 넣어주었다.

"황공하옵니다, 폐하."

달타냥은 너무나 큰 감격에 어찌한 바를 몰랐다. 그녀는 그저 계속 고개를 숙이며 황공하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었다.

그 탓에 루이 13세의 손이 그녀의 가슴을 스치고 지나갔으나 그녀는 전혀 눈치채지를 못했다.

"트레빌 대장, 총사대에 이 소녀를 넣을 자리는 없나? 이런 용맹스런 여성이 짐의 곁을 지켜 준다면 안심이 될 것 같은데."

"아직 나이가 많이 어리기에 우선 견습으로 복무하게 하고, 좀 더 경험이 쌓이면 정식으로 총사의 지위를 내리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 그건 대장이 알아서 잘 처리해 주게."

달타냥과 삼총사는 먼저 알현실에서 물러나왔고, 트레빌은 루이 13세와  얼마간 환담을 나눈 뒤에 한 걸음 늦게 궁전에서 나왔다.

트레빌이 나와서 보니 달타냥은 상으로 받은 금화를 삼총사와 똑같이 나누어 가지고 있는 중이었다.

(저 녀석, 용기 있고, 검술 실력만 뛰어난 줄 알았더니, 마음씨도 착하고 욕심도 없군.)

트레빌은 흐믓한 표정으로 달타냥과 삼총사를 바라보았다.

달타냥이 소녀였다는 걸 알현할 때까지 깨닫지 못한 것은 불찰이었지만, 소녀는 아라미스처럼 훌륭한 여성 총사가 될 것 같았다. 

"그나저나 아토스, 아까 폐하께서 주사크 근위대장을 사천왕이라 부르던데 그게 무슨 말이죠?"

돈을 다 나눈 달타냥은 궁금증이 있는지 아토스에게 물어보았다.

"실은 근위대도 우리 총사들처럼 4명의 뛰어난 검객들이 있어. 우리가 삼총사라고 불리는 것이 아니꼬았는지 그들도 4명의 실력자들을 골라서 사천왕이라 부르고 있지."

아토스는 친절히 설명해주었다.

"주사크 대장이 그 중 한명이고, 네가 전에 싸우다가 당했다던 그 홀쭉한 사내와 뚱뚱한 사내도 바로 그 사천왕들이야. 그리고 사천왕들의 정점이 되는 사내는 바로 그 칼자국의 사나이, 로슈포르 백작이지."

포르토스도 추가적인 설명을 해주었다.

"!"

달타냥은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어 매우 놀랐다.

설마 처음 고향에서 나와 맞붙게 된 것이 근위대의 사천왕들이었는 줄은 몰랐었다.

"로슈포르 백작을 제외한 사천왕들은 우리와 비슷한 실력이야. 하지만 로슈포르 백작은 우리 세명이 전부 달라붙어도 이길까 말까 할 정도의 엄청난 실력자지. 오직 트레빌 대장님만이 호각으로 싸울 수 있는 괴물이야. 그러니 조심해."

아라미스는 로슈포르를 원수처럼 여기는 달타냥이 걱정되어 충고해주었다.

그 말을 들은 달타냥은 가슴이 서늘해지는 한편, 전의가 활활 불타오르는 것을 느꼈다.

xxx

 그날 밤, 달타냥과 삼총사는 파티를 열었다.

국왕을 알현한 영광과 달타냥이 견습 총사가 된 것을 기념하는 파티였다.

네 사람은 술과 음식을 배 터지게 먹고 마시며 즐겁게 떠들었다.

(하아...술을 안 마시겠다고 그렇게 다짐했는데...역시 오늘은 축하를 하는 자리이니 거절하기 힘들겠지?)

달타냥은 술을 보게되자 입맛을 다시며 속으로 생각했다.

술때문에 순결을 잃었음에도 아직 깨달음을 얻지 못한 그녀였다.

그만큼 처음 맛본 술에 제대로 맛을 들인 탓인지 몰랐다.

"하하하하!"

"호호호~!"

"자, 마시자! 마시자구!"

삼총사는 아직 어린 소녀임에도 용감하고 씩씩한 달타냥이 무척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나이는 어리지만 서로 마음을 떨어놓을 수 있는 친구가 되기로 했다.

달타냥은 그 유명한 삼총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친구가 되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기뻤다.

"그럼, 친구가 된 기념으로 자네에게 선물을 주도록 하지."

포르토스는 자신이 부리던 종 2명 중 한사람을 달타냥에게 넘겨주었다.

"프랑슈, 오늘부터 이 아이를 주인으로 모시게. 어린 소녀지만 주사크를 꺾은 훌륭한 검사니 주인으로 모시기에 부족함이 없을걸세."

달타냥은 뜻 빡의 이야기에 무척이나 당황했지만, 포르토스의 호의를 거절할 수가 없었다.

난생 처음 대하는 종이라 부담스럽기도 하고, 별로 내키지도 않았지만 프랑슈는 아주 충실한 종이었다.

"포르토스, 정말 고마워요."

달타냥은 포르토스에게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괜찮아.  뭘 이정도 가지고. 혹시라도 또 필요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알려주도록 해. 꼭 도와주도록 할께."

포르토스는 듬직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달타냥은 그런 포르토스의 호의에 고마움을 느껴 가슴이 따듯해지는 걸 느꼈다.

"포르토스..."

그 날 이후 달타냥과 삼총사의 우정은 점점 더 두터워져 갔다.

물론 그날 밤, 달타냥이 술에 취해 포르토스에게 또다시 업혀가게 된 것은 또다른 에피소드.

다음날 아침.

달타냥은 포르토스의 집을 나오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우우...또다시 포르토스에게 안기고 말았어...)

 달타냥은 아침에 있었던 일을 생각하며 후회를 했다.

삼총사들의 호의에 기분이 너무 좋아진 탓에 술을 마구 퍼마시느라 그녀는 또다시 만취해 포르토스에게 보쌈당하고 말았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났을 땐, 당연하다는 듯 또다시 반나체인 상태로 포르토스에게 안겨있었고 말이다.

다행히 이번에는 포르토스가 강제로 덥치지 않았기에 깊은 관계를 가지진 않았다. 하지만 위험했던 건 변치 않았다. 

(내 다시는 술을 마시나 봐라.)

매번 술 때문에 위기에 처하게 된 달타냥은 애꿎은 술을 탓하며 후회했다.

다행히 성관계를 갖진 않았지만 아침에 일어나 포르토스와의 입맞춤은 허락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그가 절대 품에서 놓지 않으려 했기 떄문이다.

(그렇지만 그 키스...정말 대단했지...)

처음으로 경험해본 딥키스.

혀를 입 안에 집어넣어 혀와 입천장을 희롱하는 그 대단한 키스를 다시 생각한 달타냥은 자신도 모르게 입술에 손을 가져다대고는 만지작거렸다.

-화끈!

포르토스가 혀를 휘감아 올 때 느낄 수 있는 달콤함을 되새긴 달타냥은 얼굴을 붉혔다.

입술과 혀에 남아있는 그의 혀 느낌이 촉촉하니 느껴졌다.

뱀처럼 엉켜오는 그의 혀에 당했을 땐, 마치 질 안을 휘젖는 단단한 남성의 느낌이 연상되어 몸을 움찔거려야 했다.

-꿀꺽~!

머리가 온통 핑크색으로 물들어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그의 손길에 가슴을 애무당하고 그의 타액을 맛있다는 듯 삼켜줘야 했다.

(아우우...이러다가 정말 포르토스가 좋아지면 어떻하지....)

분위기에 휩쓸려  딥키스를 허락해버린 달타냥은 길을 걸으면서 혼자 부끄러워 했다.

진지하게 눈을 바라보며 입을 맞춰오는 포르토스의 기세에 눌려서 그만 입을 허락해야 했다.

그리고 혀를 엉켜오는 그 딥키스!

그 엄청난 키스에 취해버린 달타냥은 가볍게 가버렸다.

힘없이 그에게 기대어 가슴과 엉덩이를 만져져야 했다.

(하아~ 또다시 애액이 흐르는 것 같아.)

축축해지는 사타구니가 불편한 듯 엉덩이를 매만진 달타냥은 다리를 오무려 우물쭈물했다.

오줌을 지린 듯 축축해진 팬티가 사타구니의 틈새에 먹혀들어가 자극이 됐다.

"앗! 이런, 이러다 예비총사대 소집에 늦겠다."

그러다 달타냥은 시간이 많이 지났다는 걸 깨닫고는 정신을 차리고 서둘러 뛰어갔다.

-다다다~!

삼총사의 전원 추천으로 총사 학교를 다닐 필요없이 예비총사가 된 달타냥은 예비 총사대들의 집합소로 가게 되었다.

그녀는 시험을 치르지 않고 그냥 예비 총사대로  올라간 유일한 특별 케이스이기 떄문에 첫날부터 지각했다간 단단히 찍히게 될 것이 분명했다.

주의를 해야 했다.

 예비총사대는 어느 군대의 주둔지처럼 보였다. 실용성을 중시하는 총사대의 전통답다랄까.

오륙십 명의 예비 총사들이 무장을 한 채, 넓은 마당 안을 오가고 있었다.

달타냥은 그들 사이를 비집고 마당을 통과해 계단 앞에 섰다.

-챙, 챙!

계단 위에서는 예비 총사들의 검술 연습이 한창이었다.

많은 예비 총사들이 그 계단 위의 전투를 바라보며 감탄을 하고 있었고,

그리고 어떤 젊은 총사 한 명이 시범으로 계단 위에 서서, 다른 세 명의 총사들이 올라오지 못하도록 막고 있었다.

계단 위에 있는 그 총사는 예비총사들과는 다르게 화려한 검은 색 옷을 입고 있었다.

(대단하군! 혹시 여자인가?)

달타냥은 상대가 여성임을 한눈에 알아봤다.

그녀는 현란한 칼 솜씨를 발휘해 상대들을 압도하고 있었다.

계단 아래쪽에 있는 예비총사들은 줄줄이 피를 흘리며 칼을 놓았다.

검술이라면 자신있어하던 달타냥도 기가 죽을 만큼 훌룽한 솜씨였다.

-휙! 휘익!!

한 명을 물리치고 나머지 두 명의 손에서도 검을 날려버린 흑발의 여인은 검을 가볍게 뿌린 뒤, 검집에 수납했다.

"후우~!"

숨을 고른 뒤, 계단을 내려온 그녀는 우연찮게 달타냥을 바라보게 되었는데, 그녀와 달타냥은 서로를 알아보고 깜짝 놀라야 했다.

"앗, 당신은...!"

"오호, 오늘 오기로 한 신참이 바로 너였나?"

그녀는 놀랍게도 바로 몇일전 달타냥을 도와준 적이 있는 여검사 미네르바였다.

"미네르바 대장님, 혹시 아는 사람입니까?"

"!!"

그녀는 달타냥이 그날부터 다니게 된 예비총사대의 대장이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달타냥은 크게 놀라고 말았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납득이 갔다.

(그랬구나. 어쩐지 검술 솜씨가 대단하다 싶었어.)

하긴 견습 총사대의 대장이니 총사대의 검술을 쓰는 것이 당연했으리라. 

달타냥은 그동안 감추고 있었던 의문이 조금 풀리는 것 같아 고개를 끄덕였다.

"설마하니 그 토끼복장을 했던 네가 소문의 달타냥이었다니 재밌는걸?"

"아악~ 그건...!"

달타냥은 부끄러움에 얼굴을 붉히며 미네르바의 입을 막으려 했다.

미네르바는 또한 놀랍게도 트레빌 총사 총대장의 딸이었는데 그녀 역시 주사크 대장을 무찌린 달타냥의 소식을 들었는지 달타냥을 무척이나 흥미롭게 여기고 있었다.

"그렇군. 네가 바로 그 분의 자제분이었군."

"?"

미네르바는 달타냥을 다른 예비 총사들에게 소개한 다음, 훈련에 포함시켰다.

xxx

예비 총사대원과의 훈련은 시작부터 고난위도 였다.

걱정했던 것과는 다르게 예비 총사대원들은 전부 친절했는데, 달타냥이 여성인 탓도 조금 연관이 된 것 같았다.

예비 총사대는 대부분 18세에서 20살 전후의 젊은 나이의 젊은이들로 프랑스에서 내놓라하는 검사들로 구성이 되어 있었다.

개중에는 몇몇 여검객들도 눈에 띄었는데, 그녀들은 하나같이 삼총사인 아라미스와 흑발의 여검사 미네르바를 목표로 하며 훈련에 매진하고 있었다.

-휙! 휘익~!

달타냥은 그런 그들 중 발군의 실력을 보이며 모두를 압도했다.

남자들 중에서도 주사크 근위대장을 이긴 전력이 있는 달타냥을 이길 수 있는 이가 없었다.

"대단해!"

"과연 주사크를 이길만한 실력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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