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1화 (21/37)

-쪼옥, 쪽

키스가 계속될수록 달타냥은 포르트스의 탄탄한 가슴에 안겨 몽롱한 기분으로 입을 맞췄다.

(어쩌지...? 나 이제 아무 생각도 할 수가 없어...)

사타구니 쪽에 단단해진 포르토스의 페니스가 느껴졌다.

(아우우...이러다가 나...또...)

기억이 희미하게 남아있는 전날밤의 일이 연상되었다.

이러다가 또다시 포르토스에게 안겨 여자로서의 기쁨을 알게 될 것 같았다.

"하아...하아..."

포르토스와 달타냥은 서로를 멍하니 응시하며 눈으로 대화를 나눴다.

-두근 두근!

달타냥은 키스의 달콤한에 취해 머리가 멍해져서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

이성을 차릴 수가 없었다.

-스윽

남성의 소름끼치는 손길에 몸이 오싹했다.

아직도 남자에게 만져진다는데엔 거부감이 들었다.

하지만 상대가 포르토스라면 왠지 허락을 해줘도 될 것 같은 마음이 새록 새록 들어졌다.

(아아...나 미쳤나봐....어쩌서 이런...)

달타냥은 얼굴을 붉히면서 눈을 감았다.

입술에 전해지는 포르토스의 입술이 기분 좋았다.

그의 손길에 모든 걸 허락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져서 눈을 살며시 감고 말았다.

"달타냥..."

포르토스도 그걸 느꼈는지 소녀를 더욱 강하게 껴안았다.

그리고는 감미롭게 입을 맞춰주었다.

"아아...♡"

달타냥의 귀여운 콧소리를 듣자 포르토스는 더할 나위없이 흥분하고 말았다.

이미 그의 이성은 폭주하고 있었다.

더이상 참을 수가 없어져 그는 달타냥을 껴안은 상태로 삽입을 하려하였다.

-똑똑!

바로 그때, 타이밍 나쁘게도 노크소리와 함꼐 누군가 방안으로 들어왔다.

"어머."

그건 아라미스였다.

그녀는 서로 눈을 감은 체 키스를 하고 있는 둘의 모습을 보고는 잘하는 짓이다라며 핏잔을 주었다.

"나 참, 내가 너보고 꼬맹이를 책임을 지라고 했지. 너보고 덮치라고 했냐. 이 화상아."

아라미스는 발가벗은 포르토스를 걷어차며 말했다.

"아우우..."

설마 다른 사람에게 남자에게 안겨서 키스하는 부끄러운 모습을 들킬 줄 몰랐던 달타냥은 얼굴이 완전히 사과처럼 발개져 고개를 숙였다.

죽고 싶어졌다.

어딘가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기어들어가고 싶어졌다.

"...?"

달타냥은 그러다 아라미스가 변해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전날엔 남자처럼 바지에 하드레더 가슴보호대를 하고 있던 아라미스였는데, 지금은 짧은 치마에 가슴골이 드러나는 옷을 입고 있어서 포르토스를 걷어차자 팬티가 여실히 보여지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던 것이다.

"아라미스, 그 옷은...?" 

"응? 아아, 이거? 하도 사람들이 못 알아보길래 오랜만에 멋 좀 내봤어,"

아라미스는 자신의 치마를 들춰올리며 말했다.

그 탓에 또다시 붉은 색의 팬티가 드러났지만 그녀는 개의치 않은 듯 했다.

그리고 그녀는 달타냥이 여성이었다는 것도 이미 알았던 듯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나 역시 남장을 많이 해봐서 잘 아는데 여자는 어딘가 티가 나게 되어있어."

아라미스의 말에 달타냥은 얼굴을 살짝 찡그리며 속으로 불평을 중얼거렸다.

(실은 나 남자인데...)

이젠 완전히 여자취급을 받게 되어버려서 불만이었지만, 남자와 키스까지 하는 모습을 들킨 이상 진실을 말할 수가 없어졌다.

(하아아...나 이제 어떻게 되는거지...)

이대로 평생 여자로 살아야 하는건지 슬슬 고민이 되는 달타냥이었다.

그녀가 그렇게 고민을 하며 옷을 주섬 주섬 입고 있을 때, 포르토스가 그녀의 어깨를 움켜쥐며 소리쳤다.

"저, 저기...달타냥...!"

"네...?"

달타냥은 그의 갑작스런 행동에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뜨며 그를 바라봤다.

놀란 토끼의 눈을 한 달타냥에게 포르토스는 부끄러운 듯 물어보았다.

"나, 나랑 사귀어주지 않을래?."

(에에!?)

갑작스런 포르토스의 고백에 달타냥은 깜짝놀라고 말았다.

설마 포르토스가 자신에게 연인이 되어달라고 했다고 할 줄은 몰랐다.

아니 실은 남자인데 이렇게 남자에게 고백을 받아도 되는건가 싶었다.

"그..그게..."

당황한 달타냥은 말을 못 하고 버벅이고 말았다.

"내가 평생 널 지켜줄께."

포르토스는 아무리 술김에라도 달타냥을 안았다는데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다.

소녀의 순결을 파괴했다는 증거가 아직도 침대시트에 남아있었다.

그는 소녀를 책임지고 싶어졌다.

"!"

평생을 지켜주겠다는 그의 진지한 모습에 달타냥은 큰 충격을 받았다.

(에에...? 에에에...!?)

뭔지 순간 이해가 안 갔다. 

하지만 왠지 나쁘진 않은 기분이었다.

혼란스럽지만 감동적이랄까.

솔직히 싱숭생숭한 복잡한 기분이었다.

"하하하, 포르토스! 그게 뭐야? 지금 결혼이라도 해달라고 프로포즈하는거야?"

아라미스는 지금 프로포즈를 하냐고 놀려댔다. 그렇지만 포르토스는 진심인 것 같았다.

-두근 두근

진지하게 응시하는 포르토스의 직선적인 눈빛에 달타냥은 시선을 피했다.

그런 진지한 고백을 남자에게 받을 줄 몰랐던 달타냥은 당황했다.

"저..저기...제게...생각할 시간을 좀 주세요..."

그래서 그녀는 그 말을 하며 확답을 피했다.

아직 자신이 완벽한 여자가 되었다는 것도 받아들이기 힘든데, 사귀어달라는 고백까지 듣게 되자 머리가 폭발할 것 같았다.

"그래. 알았어. 하지만 나의 마음은 확고해. 꼭 너의 대답을 들려줬으면 좋겠어."

"...."

달타냥은 포르토스의 말에 대답을 하지 못했다.

-두근 두근!

하지만 콩닥 콩닥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기란 쉽지가 않았다.

정말 너무나 이상한 기분이었다.

아라미스는 어쩔 줄 몰라하는 달타냥을 보다가 말했다.

"아, 그리고보니 지금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어. 트레빌 대장님께서 삼총사들 전원을 호출하셨거든."

"트레빌 대장님께서?"

포르토스는 찔리는 것이 많은지 얼굴을 찌푸리며 되물었다. 

"그래. 아무래도 어제 일이 벌써 알려진 것 같아."

아라미스는 자신도 이런 호출은 원치 않는다는 듯 입술을 삐죽거렸다.

"아토스는 이미 본부로 가 있어. 그리고 달타냥. 너도 따라오도록 해. 호출된 인원들 중엔 너도 포함이 되니까."

그렇게 달타냥과 포르토스는 아라미스를 따라 총사대 본부로 가 있는 트레빌 대장의 저택으로 향했다.

"오, 포르토스! 어제 한 껀 했다며?"

"열여섯명과 싸웠다며? 역시 삼총사들은 대단하군 그래."

삼총사와 근위대원들의 결투는 이미 파리 시내에 파다하게 소문이 퍼져있었다.

포르토스와 아라미스를 알아본 총사들이 대단하다는 듯 엄지손가락을 세우며 말했다.

"설마 그 녀석이 바로 주사크 대장을 이겼다는 견습 총사야?"

그 중에서도 근위대장 주사크를 이긴 무명의 총사 지망생 달타냥의 이야기는 거리 전체를 떠들썩하게 할 정도였다.

트레빌의 저택에 도착한 삼총사와 달타냥은 곧 트레빌의 호출을 받았다.

"어제 일을 저지른지 얼마나 되었다고 또 말썽을 부리고 다니는게냐! 결투가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는 사실도 잊어버린게냐?! 법을 어기고 결투를 한 것도 모자라서 근위대와 싸움을 벌여? 앞으로 또 이런 일이 있을 때는 용서하지 않겠다."

트레빌은 모두가 보는 앞에서 따끔하게 삼총사와 달타냥을 꾸짖었다.

그러나 이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고, 트레빌은 그들을 조용히 자신의 방으로 부른 뒤엔 칭찬을 했다.

"잘했네. 아주 잘했어. 그 콧대 높은 주사크를 쓰러뜨리고 검을 열 다섯 자루나 빼았아 오다니 정말 대단하구만."

"트레빌 대장님. 주사크를 쓰러뜨린 것은 바로 여기있는 달타냥입니다."

트레빌의 칭찬에 아토스는 달타냥을 앞으로 떠밀면서 말했다.

"호오 그래?"

트레빌은 전날 만나보았던 소년이 그 주인공이라 하자 흥미롭다는 듯 달타냥을 바라보았다.

"네, 그리고 어제 트레빌 대장님께선 이 아이의 입단을 거절하셨다고 하던데 제 생각에는 이 아이는 총사대원으로서 합당한 실력과 자격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실례가 안된다면 저는 이 아이의 입단을 정식으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음!"

아토스의 말에 트레빌은 놀랍다는 듯 아토스와 달타냥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남을 칭찬하는데 엄격한 아토스가 누군가를 이토록 극찬할 줄은 몰랐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트레빌 대장님. 달타냥은 충분히 한 사람의 총사 역할을 다 할 수 있을 겁니다."

"!"

아토스의 추천이 끝나기가 무섭게 포르토스도 한발자국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그는 자연스럽게 자신보다 키가 낮은 달타냥의 어깨를 감싸안았는데, 그 모습이 매우 친근해보였다.

"후후, 저의 추천도 포함시켜주세요."

아라미스도 마찬가지로 앞으로 나서며 빙긋이 웃었다.

그녀는 오랜만에 화사하게 옷을 입고 있었는데, 달타냥을 바라보며 미소 짓는 것이 기분이 매우 좋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삼총사들은 달타냥을 보호하듯 둘러싸며 말했는데, 그 모습이 매우 친해보였다.

(호오~, 이거 봐라.)

설마 하루만에 삼총사 전원과 친해져 그들의 추천을 받아낼 줄은 몰랐기에 트레빌은 놀랍다는 듯 달타냥을 쳐다보았다.

(어떻게 하루만에 삼총사 전원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이지?) 

그러다 트레빌은 뭔가 분위기랄까. 

소년의 모습이 변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응?)

하지만 그게 뭔지 한눈에 알 수가 없었다.

그래도 트레빌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는 달타냥을 보며 크게 칭찬을 해주었다. 

"그렇군. 아주 좋아. 속이 다 후련해지는구만. 잘 했네, 잘 했어. 역시 나의 친우의 자식이구만."

트레빌은 삼총사의 추천을 받은 달타냥의 처우에 대해 크게 신경을 써주겠다고 약속한 뒤 삼총사들에게 말했다.

"그 전에 리슐리외 추기경이 또 멋대로 일을 꾸미기 전에 서둘러 폐하를 만나 뵙고 와야겠다. 너희들은 이만 돌아가 푹 쉬도록 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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