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3화 (13/37)

언제나 밝고 활기찬 목소리로 재잘거리던 마틸다가 그곳에 있었다.

다만 완전히 정액으로 범벅이 되어 더럽혀진 모습으로 말이다.

"오늘의 메인 이벤트인 윤간쇼는 어때, 달타냥? 재밌지 않아..?"

손으로, 입술로, 음부로, 혀로... 

생각할 수 있는 한 방법으로 ,  남자의 물건을 애무하고 있는 마틸다.

그녀는 강제로 당하는 안리와는 다르게 그녀 스스로 원해서 윤간쇼를 벌이고 있는 듯이 보였다.

"하아, 하아..으응, 역시 섹스는 기분 좋아. 이렇게 집단으로 당하는 거 너무 좋아...!"

전신을 희미하게 땀에 젖었으면서, 그녀는 리드미컬하게 신체를 움직여 갔다.

" 쪽,  쪽..."

혀와 손으로 세밀한 쾌감을 줘서 사정을 시킨 마틸다는 아직도 수십개나 남아있는 남자들의 페니스를 훑어가며 말했다.

그녀의 신체는 더많은 자극을 요구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낼름, 낼름....달타냥, 너도 그렇게 가만있지 말고 나랑 같이 놀자...이런 쾌감, 한번 느끼면 다신 원래대로 돌아갈 수 없어...아니 돌아가고 싶지 않아져..."

그녀는 넋을 잃은 듯 몽롱한 눈으로 설명했다.

온 몸이 정액으로 가득 더럽혀졌는데도 그녀는 그것이 좋은 듯 만족한 듯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 표정은 이미 장난끼많고, 친절했던 술집 언니의 것이 아니었다. 그건 성의 쾌락에 포로가 된 여인의 것이었다. 

그저 한낱 암컷의 표정이었다.

 "아....!"

달타냥은 그 모습에 알 수 없는 절망이 들어와 쉰 듯한 목소리로 신음소리를 내었다.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아서 다리가 떨려 도망을 칠 엄두가 안 났다.

"하하하, 이제야 따라잡았다!"

"정말이지 발이 엄청 빠른 년이구만."

"아무래도 이런 년은 묶어다가 실컷 몽둥이로 벌을 줘야 되겠어. 물론 이 보지에다가 말이야." 

그리고 그때문에 곧 그녀의 뒤를 쫒던 세 남자에게 따라잡혀 포위가 되고 말았다.

당연히 달타냥은 그들에게 다시 붙잡히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쳤다.

"이게 대체 무슨 소란입니까?!"

그때 때마침 그곳에 난입을 해온 이가 있었다.

그는 바로 대머리가 인상깊은 블랑 라핀의 지배인이었다.

그는 자신의 양 옆으로 거대한 체구를 가진 호위꾼을 대동하고 소란이 일어난 곳으로 오고 있었다.

"지배인님!"

달타냥은 왠지 그를 보자 희망이 생긴 것 같은 반가운 기분에 그를 불렀다.

지배인은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를 듣게되자 그곳을 돌아보았다.

"음, 당신은 오늘 새로 들어온..."

그는 달타냥을 보며 거기까지 말하고는 곧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야 그는 상황을 이해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매번 있었던 일이니 새삼 놀랄 것도 없었다.

"대체 뭐하는겁니까. 당신은."

차가운 답변.

"네?"

달타냥은 갑작스런 지배인의 돌변에 놀라야 했다.

"봉사를 해야할 손님한테 반항을 하다니요."

호된 꾸지람.

설마 지배인에게 그런 말을 들을 줄은 몰랐다.

조금 무뚝뚝하긴 했지만 친절해보였는데...

달타냥은 상황을 이해하지 못해 어안이 벙벙해졌다.

(...!)

하지만 주위를 보고는 자신이 얼마나 멍청했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주점을 관리하는 지배인이 이런 상황을 모를 리가 없었다.

아니 어쩌면 그가 이런 모든 일을 주도한 인물일 수도 있었다.

그건 즉 그녀가 범인에게 직접 안겨든 꼴이나 다름없었던 것이다.

"그, 그런...! 저, 저는 이곳이 이런 곳인지 몰랐어요..."

달타냥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눈물이 절로 날 정도로 답답하고 화가 났다.

완전히 속아서 계약을 하게 된 것이 아닌가.

"그런 걸 몰랐다니. 엄연히 계약서에 명시되어 있는 일이거늘."

"!"

달타냥은 능글맞은 지배인의 말에 깜짝 놀랐다.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았던 계약서에 그런 것이 적혀있었을 줄은 몰랐다.

세상물정을 모르는 16세의 소녀는 세상이 얼마나 험하고 위험한지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 그런...!"

선불로 큰 돈을 받느라 너무 기뻤던 그녀는 그런 걸 자세히 읽어보지 못한 것이 후회스러웠다.

"후우...뭐, 그래도 정 모르고 그랬다면 어쩔 수 없군요. 오늘이 첫날이기도 하고, 제가 제대로 설명을 안 한 잘못도 있으니."

지배인은 자신의 입장에서 순순히 한걸음 뒤로 물러섰다.

"그럼..!"

달타냥은 왠지 서광이 비추는 것 같아 얼굴이 환해졌다.

"원래는 계약에 대한 벌금으로 선불금의 3배를 물도록 되어있지만, 당신은 전혀 모르고 그런 것이니 원금만 갚는다면 그냥 보내주도록 하겠네. 물론 오늘 일한 것은 제외해주도록 하지."

지배인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은 체로 말했다.

그는 이제 채무자나 다름없는 달타냥에게 존대를 하지 않고 있었다.

"우우..."

달타냥은 그의 말에 안절부절 못했다.

선불로 받은 돈만 돌려주면 된다는 그의 말은 기뻤으나 현재 그녀의 수중에 남은 돈은 이미 일부분 써버린 상태였다.

부러진 칼을 고치기 위해 이미 돈을 지불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거의 새로 만든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손상이 된 상태여서 그만큼 비싼 돈이 들었다.

"왜 그러나? 어서 원금을 달래두."

"...."

달타냥은 매우 난처해졌다.

(당장 가지고 있는 돈으로는 선불금에 한참 모자른데 어쩌지?"

그녀는 지배인이 음흉한 미소를 짓는 걸 모르고 있었다.

그는 이럴 줄을 알고 이미 달타냥이 돈을 쓰나 안 쓰나 아까 감시원을 붙여두었었다. 물론 중도에 선불금만 받고 튀는 여자들을 잡기 위한 대비책이기도 했고 말이다.

"혹시라도 돈을 좀 써서 그런거라면 이곳에서 일을 해서 갚아도 된다네. 우리도 양심적인 가게라서 일한 대가는 확실히 지불을 하니 말일세."

그건 사실이었다.

몸을 팔도록 강요하긴 했지만, 하루만 일해도 되었고, 그 하루에 벌 수 있는 돈도 다른 직업들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그래서 돈이 급한 여성들이 많이 찾았고 말이다.

물론 오래 일하면 정신이 망가질 정도로 하드코어한 술집이었지만.

"...."

달타냥은 지배인의 말에 울상을 지었다.

이대로라면 순결의 위기였다.

(우우...왜 남자인 내가 다른 남자에게 안겨야 하냐구...)

그것도 지저분하게 생긴 3명의 지저분한 중년 술주정뱅이들에게 말이다.

달타냥은 그 불합리함에 치를 떨었다.

함정에 빠진 느낌에 바닥이 끝없는 나락으로 꺼져버린 기분이었다.

"시, 싫어..!"

상황을 파악한 술주정뱅이들이 음흉한 웃음을 가득 지은 채, 달타냥에게 다가왔다.

달타냥은 기분나쁜 뱀이 온몸을 기어올라오는 것 같은 기분에 얼굴이 하애졌다.

"반항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

그들은 달타냥이 다시금 몸부림을 치자 단단히 붙들려고 했다.

하지만 달타냥은 여자가 되어 힘이 떨어지긴 했지만 몸이 더 빨라져서 그런 남자들의 손길을 황급히 피해버렸다.

"이, 이년이..!"

남자들은 그런 그녀의 행동에 놀라 욕설을 퍼부었다.

"으으..."

달타냥은 또다시 테이블을 한가운데 두고 쫒고 쪼기는 상태가 되자 울고만 싶어졌다.

그녀는 사기를 당한 끝엔 순결을 잃고, 안리처럼 집단으로 강간당할 처지가 되어버렸다.

온 몸이 위기감으로 떨려왔다.

주변의 사람들은 그런 그녀와 세 남자들을 보며 재미난 구경거리라도 되는 양, 기분나쁘게 폭소를 터뜨리고 있었다.

(아...!)

바로 그때, 테이블의 구석에서 회초리로 보이는 검은색 물건이 눈에 띄었다.

길고 가느다랗지만 단단함을 지닌 선형의 막대.

(이거라면 위급한대로 검 대용으로 쓸 수 있겠어.)

달타냥은 그 회초리를 보자 손을 뻗어 움켜쥐고는, 방어자세를 취하였다.

조금 작긴 했지만 검 대용으로는 충분할 것 같았다.

"흥, 어디서 반항을...!"

중년의 술주정뱅이 사내들은 그런 달타냥의 모습에 코웃음을 쳤다.

-휘익! 철썩!

하지만 그들은 곧 자신들이 얼마나 상황을 쉽게 보았는지 깨달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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