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쳇, 이렇게 먹음직스런 년을 따먹지 못한다니. 정말로 아쉽기 그지없군."
그는 그러면서 자신이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설명을 해주었다.
"이봐, 꼬마야. 넌 레이디 고디바라고 알고 있느냐?"
"레이디 고디바?"
당연히 달타냥은 그 여인에 데헤 알고 있었다.
[레이디 고디바]
이웃 나라이자 숙적인, 섬나라 잉글랜드의 여인.
11세기경 잉글랜드 중부지방, 코벤트리의 레오프릭 백작의 부인이었던 그녀는 어느 날 남편의 과중한 세금정책을 비판하고 세금을 낮출 것을 요구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거만한 레오프릭 영주는 농노를 생각하는 마음이 그녀의 마음이 진심이라면 몸으로 직접 증명해 보이라며, 만약 그녀가 완전한 알몸으로 말을 타고 영지를 한 바퀴 돌면 세금 감면을 고려하겠다고 한다.
영주 부인인 그녀가, 귀족인 그녀가 고작 농노를 위해 그럴리 없다는 걸 믿고 한 내기였지만 레이디 고디바는 긴 고민 끝에 그 내기를 받아들여 진짜 알몸으로 영지를 한바퀴 돌았다고 한다.
영주 부인이 자신들을 위해 알몸으로 영지를 돈다는 소문을 접한 농노들은 그 마음에 감동하여 레이디 고디바가 영지를 돌 때, 누구도 그 알몸을 보지 않기로 하고 집집마다 문과 창을 걸어 잠그고 커튼을 내려서 영주 부인의 희생에 경의를 표했다고 하는 아름다운 이야기...
"그걸 왜 지금 말하는거죠?"
달타냥은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들어 물어보았다.
"키키킥, 당연히 네가 지금부터 당해야 하는 형벌이 바로 그것과 상황이 같으니 말해주는거다. 그래서 내가 지금 네 옷을 전부 벗기는 것이고."
"!"
달타냥은 그의 말에 크게 놀라고 말았다.
도대체 이 악마들은 어디까지 자신을 모욕주려는 것일까?
그녀를 여자로 만든 걸로도 모자라 알몸으로 도시 한바퀴를 돌릴 생각을 하다니!
"아, 맞다. 루시푸틴인가 뭔가 하는 늙은이가 그렇게 하는 것이 네가 찾고자 하는 자유로움을 알게 되는 단초라고 전해달라는군."
그게 대체 무슨 개풀 뜯어먹는 소리인지.
그는 그게 뭘 뜻하는지 모르나 라스푸틴이 전해달라니 전해준다는 식으로, 말해줬다.
'그 분이 그렇게 말했다고...?'
달타냥은 그 말에 바로 복잡한 마음이 되어버렸다.
'이걸 믿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달타냥은 라스푸틴이란 이름을 듣자마자 복잡해진 자신의 마음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어느새 라스푸틴이란 노인은 그녀도 모르는 사이에 그녀의 마음 깊숙히 자리잡고 있었다.
그녀를 여자로 만든 사내에게 아직도 그 분이란 존칭을 쓰고 있는 것이 그 증거였다.
사기당한 것 같은 마음과 자꾸 믿고 의지하고 싶기만 한 마음.
그 이율배반적인 마음에서 달타냥은 방황했다.
속은 것 같은 기분도 들지만, 아닌 것 같기도 한 기분에 혼란스러웠다.
라스푸틴이란 사제가 정말 꿈이 아니라면 그가 말한 것도 사실일지도 몰랐다.
그녀가 진짜 여성이 된 것이 그에 대한 반증이 아니겠는가.
육체의 껍질을 벗게 된다는 말.
그건 즉 그동안 여성스워서 부끄러워했던 자신의 컴플렉스에서 벗어나 진짜 여자가 될 수 있다는 말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그녀가 여성이 된 것이고 말이다.
'이 처벌을 받는 것이 자유로움을 찾게 되는 힌트를 얻게 된다라...만약 그 분이 말한 것이 정말이라면 어떡하지...? 내가 이런 모습이 된 이유가 정말로 존재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거야...?'
갑자기 여자가 되어 혼란스러운 것일까?
달타냥은 라스푸틴의 그 말을 믿어봐야 하는 건 아닌지 스스로에게 되묻고 있었다.
라스푸틴은 분명히 시험을 받게 될거라고 했다.
그럼 이 처벌이 바로 그 시험이란 말은 아닐까?
'....'
달타냥은 잠시동안의 생각 끝에 그냥 부딪쳐 보기로 하였다.
그저 생각에만 빠져서 주저하는 것은 그녀의 성격에 맞지 않았다.
"조, 좋아...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어차피 내가 싫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할 생각이겠지?"
달타냥은 자신도 모르게 붉어진 얼굴로, 그 치욕스런 형벌을 받길 승낙하고 있었다.
그녀는 끝내 라스푸틴의 말을 믿기로 한 것이다.
역시 세뇌의 힘은 무섭다랄까.
그리고 어차피 손잡이는 상대가 쥐고 있었다.
그녀가 반항을 해봐야 소용이 없을 것이다. 그렇게 판단했다.
"당연하지. 그나저나 정말 그 말을 믿는거냐?"
어이가 없다는 듯 사내는 달타냥을 바라봤다.
라스푸틴의 말을 듣곤 반신반의 했는데, 정말 그 말 한마디에 온순해지다니 그게 무슨 마법의 말 같았다.
'진정한 자유로움이라고? 그게 대체 뭐야?'
그는 잠시 속으로 불평을 해보았지만 곧 잊기로 하였다.
"뭐 나야 네가 말을 잘 들으니 편하고 좋지만."
킬킬거리며 웃어보인 그는, 그렇게 고분 고분해진 달타냥을 이끌고서 밖으로 나왔다.
밖으로 나오자 그곳에는 달타냥이 타고 왔던 누런 말이 매어져 있었다.
아버지가 타고 다니던 볼품없는 말.
이전에는 아버지와 함께 전장을 누비던 그 말은 사람들의 놀림감이나 받을 정도로 털도 많이 빠지고 지저분해져 있어서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다.
"...?"
그런데 뭔가 달랐다.
달타냥은 안장이 빠져있는 말을 보며 물었다.
"안장은 어디 간거죠?"
말을 안정적으로 타기 위해서 필요한 안장이 그곳에는 없었다.
"아, 그거? 그건 저기 여관에 맡겨져 있다. 아무래도 안장이 있으면 재밌지가 않거든."
뚱보 사내는 킬킬거리며 말했다.
"으윽...!"
달타냥은 그말에 얼굴이 붉어졌다.
안장이 없다면 알몸이 죄다 드러나게 된다.
사타구니까지 보여지는 것은 아무리 이전까지 남자였던 그녀라도 거부감이 들었다.
"자, 이제 어서 올라타거라."
뚱보 사내는 달타냥의 몸을 들어올리면서 말했다.
"안장이 없으니 허벅지를 단단히 조여야 할거다. 그렇지 않으면 떨어질테니까."
"..."
달타냥은 거부감이 들었지만, 이미 하기로 하고 밖에 나온 이상 그의 말을 따를 수 밖에 없었다.
(정말 이걸로 괜찮은걸까...?)
그녀는 억지로 말 위에 올라타면서 스스로에게 물어보았다.
과연 라스푸틴이란 노인의 말을 믿고 따라야 하는지 아직도 긴가민가했다.
뭔가 이래서는 안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와서 그녀는 번민했다.
그리고 너무 바보 같았다.
(으윽, 이거 뭐야? 말의 등이 이렇게 거칠었나?)
맨몸으로 느껴지는 말의 털은 뻣뻣하고 거칠었다.
꺼슬거리는 느낌이 엉덩이와 사타구니를 타고 느껴졌다.
(그리고 뜨거워)
동물의 따스한 온기가 느껴졌다.
숨을 오르내리 쉬는 그 느낌이 몸으로 직접 전해졌다.
그 느낌이 생소하면서도 신선해서 달타냥은 두근거리는 기분을 느꼈다.
-두근 두근
한번도 아버지의 말을 탔을 때 느껴본 적이 없었던 느낌이었다.
(아냐. 나 이런 느낌을 받아본 적이 있어.)
달타냥은 어렸을 때, 처음 이 말을 탔을 때 느꼈던 신선함과 자유로움을 되새겼다.
아버지의 말을 타고 평야를 질주할 때 느꼈던 그 자유로움.
어렸을 때 느꼈던 그 기분을 정말 오랫만에 다시 느낄 수 있어서 그녀는 기분이 묘했다.
(이상해. 이렇게 여자가 되어 알몸으로 말을 탔을 뿐인데, 그때 그 기분을 다시 맛보다니...)
다시는 못 볼거라 생각했던 기분.
그걸 다시한번 느끼게 되자, 달타냥은 방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미혹이 약간은 걷히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라스푸틴님의 말이 사실이었어...?)
자유로움에의 단초.
달타냥은 바보처럼 그것이 라스푸틴이 말한 것일지도 모른다고 스스로 납득시키고 있었다.
"뭐냐? 그 야릇한 표정은? 맨몸으로 말에 올라타니 그렇게 기분이 좋은거냐?"
뚱보 사내는 징그러운 웃음을 띄우며 물었다.
살짝 얼굴이 붉어진 것이 달타냥의 표정을 보고 흥분을 한 것 같았다.
"..."
달타냥은 대답을 하지 않았다.
"크큭, 말하기는 부끄러운가 보지? 뭐 상관없어. 그런 건 네 표정만봐도 잘 알 수 있으니까."
그는 그러면서 품에서 뭔가를 꺼내 뚜껑을 열고 자신의 손에 질척하게 발라갔다.
"아, 그리고 내가 처벌을 받기 전에 좋은 것을 발라주지..."
"...?"
달타냥은 뭔가를 손에 바른 뚱보사내를 의아한 듯 바라보았다.
(도대체 저게 뭐지?)
본능적인 거부감이 들어왔다.
몸이 절로 떨려왔고 위기감에 몸이 움찔거렸다.
(저게 뭔지는 모르지만 발라선 안될 것 같아...)
하지만 온몸이 결박되어있었기 때문에 그걸 피할 수는 없었다.
현재 그녀는 양손이 뒤로 묶여있었기에 가슴을 앞으로 내민 부끄러운 모습.
그런 상태였기에 뚱보 사내는 손쉽게 달타냥의 젖가슴을 주무를 수 있었다.
"아흑!"
액체의 차가운 느낌에 달타냥은 그녀답지 않은 귀여운 신음소리를 흘렸다.
-물컹 물컹
탈력넘치는 가슴을 주물럭거리는 뚱보 사내의 손놀림이 음란했다.
액체를 바라는 것만이 목적이 아닌 손놀림이었다.
그 미묘한 손놀림에 달타냥은 징그러운 느낌과 야릇한 쾌감을 동시에 느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