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글]여비서의 고백 2/3
여비서의 고백(2)
"기다리고 있었군. 오늘은 정말 덥군."
회사의 빌딩을 나와 약속한 중화요리집까지 겨우 5분 정도 걸었을 뿐인데
기시다는 목줄기에 땀을 흘리고 있었다. 감자와 비슷한 딱딱한 얼굴에도 땀
이 흐르고 있었다.
"퇴근해서 지금까지 오랫만에 진쟈의 백화점을 걸었어요. 시골에 있으면
도회의 감각을 잃어버리거든요."
가게 안의 불빛에 흰뺨은 반짝이며 구미꼬는 손에 들고 있던 백화점의 봉
투를 기시다에게 보였다.
"그래도 같은 동경이잖아?"
"아니예요, 상당히 먼 시외인걸요."
나무 그늘의 잎사귀 소리 같은 구미꼬의 경쾌한 웃음소리에 기시다는 마음
이 설랬다.
곧 요리를 주문하고 찬 맥주를 목에 흘러 보냈다.
"알콜을 별로......"
그렇게 말하면서도 구미꼬도 더위로 목이 말랐는지 글라스의 3분의 1 정도
를 단숨에 마셨다. 마신 뒤 글라스 끝에 묻은 입술연지를 손가락 끝으로 닦
는 행동에 색기가 어린다.
"어때요, 가정생활은 순조롭고?"
"네, 가난뱅이의 살림이지만 행복이 있어요."
"야 당신과 같이 아름다운 사람이 가난뱅이라는 말을 사용해서야. 남편은
아마 식품의 연구원이었지."
"네, 개발연구소의 연구원으로 현재는 고구마 연구에 몰두하고 있어요."
"고구마!?"
"네......"
자신도 이상하다는 듯이 웃고는 구미꼬는 계속했다.
"고구마를 원료로 해서 아이스크림이나 두부를 만들고 있는 것 같아요.
어떤 것이 완성될런지는 알 수 없지만....."
"그것 재미있는 연구군. 바이오 분야는 앞으로도 계속 발전해 갈 것이고,
장래는 밝을 거야."
기시다는 자연스럽게 구미꼬의 현재 환경에 대해 알아 보기 시작했다. 아
이의 일 가정생활 일주간 단위의 시간적 스케줄..... 3년동안 구미꼬가 어떤
인생을 보내고 있었는지 그 윤곽을 파악한 것 만으로도 지금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요리가 날라지고 어느 사이엔가 술은 도수가 높은 것으로 바뀌어 몇 잔 마
시는 중에 구미꼬의 흰 뺨은 희미하게 홍조를 띠어갔다. 큰 눈동자도 한층
윤기를 더해갔다. 서양의 속담에 '알콜 기운이 돌기 시작한 무렵의 여자는
하루 중 가장 아름답다'라는 말이 있다. 시원하고 분명하게 말을 하고 분명
한 울림이 있는 말은 3년 전의 그것이 아니었다. 그 변화도 기시다의 마음
을 때렸다.
웃을 때마다 젖혀지는 불룩한 가슴을 볼 때마다 기시다는 몇 번이나 테이
블 아래에서 다리를 꼬았다. 아사노 찌에와의 관계가 끊긴 다음 기시다의
여자는 아내뿐이었다. 43세인 기시다는 당연 아내의 살갖으로는 뜨거워지지
않았다. 2번 몄은 여자를 만났으나 왠지 단단해지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기시다는 반대로 변화된 다리 사이의 처리에 곤란을 겪고 있었던 것이다.
"잠시 실례하겠어요."
자리를 일어난 것은 구미꼬 쪽이었다.
백을 한손에 들고 화장실로 향하는 구미꼬의 엉덩이가 걸을 때마다 실룩실
룩거린다. 그 라인에 숨겨져 있는 대퇴부를 상상하며 기시다는 마른 침을
술과 함께 삼켰다.
화제를 바꾸어야 한다 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의도를 알아차
리고 이전처럼 벽을 쌓아 버릴 것이다.
화장실로 들어간 구미꼬는 스커트를 걷어 올리고 팬티 스타킹과 여름용 얇
은 팬티형 거들을 무릎까지 내기고 변기에 앉았다. 한번 크게 숨을 쉬고 롤
페이퍼를 감아 손가락 끝에 힘을 주어 다리 사이를 약간 벌리고 천천히 닦아
냈다. 미끌한 다량의 짙은 애액이 페이페에 빛나고 있었다.
다시 페이퍼를 감아 달래듯이 닦는다. 도중에 크리토리스의 끝을 스치자
허리가 꿈틀꿈틀 경련했다. 양 팔꿈치를 허리에 얹고 구부려 자신의 숲을
보았다.
역시 반응하고 있어..... 가슴 속으로 속삭인다.
결혼 전에 안겼던 일 등을 분명히 의식하지 않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 직장 복귀의 연락을 기시다로부터 직접 전화로 받았을 때 기시
다 스스로가 연락한 것에는 옛날 행위에 대한 반성도 포함되어 있는 것이라
고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상담이 들어왔더라면 분명
히 기시다의 존재를 의식하여 거절했을지도 모른다.
마음의 준비는 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이야기를 나눠보면 자신의
신체가 뜻과는 반대로 변화를 일으키는 것에 구미꼬는 의혹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젖은 다리 사이를 닦아내고 거들에 부착된 애액도 닦고 몸차림을 정비했
다. 정비하면서 이런 반응을 보이는 자신의 원인을 희미하게 느끼고 있었
다.
화장실에서 돌아와 자리에 앉은 구미꼬에게 기시다는 말을 꺼냈다.
"현재 우리 회사는 [해외교역 상회]라는 옛스러운 회사명 그대로 별로 크
게 벌고 있지는 못하지만 사장이 새롭게 눈을 돌린 것이 꽃씨이지요. 생화
는 일설에는 1조억 생산이라고 일컬어지고 있고 꽃을 좋아하는 우리 국민,
특히 외국 것을 좋아하는 국민은 외국의 개량된 아름다운 꽃잎을 가진 생화
에는 매력을 갖고 있는 것이지요."
"어머나 품위 있는 일이군요."
"그래요, 지금까지 우리는 장어나 솔방울 등 생것을 취급한 실적이 있으므
로 같은 방법으로 이번에는 식물에 손을 대려는 것이지요. 아메리카 네델란
드 서독 등에서 우리나라는 매일 꽃의 묘목을 10톤 이상이나 수입하고 있지
요. 센토폴리어 포인트세티어 스프레이카네이션 알스트로메리어 등."
"어머나....."
긴 속눈썹 속의 눈동자를 아름답게 반짝이며 입술을 가운데로 모은 구미꼬
의 표정은 독신 시대에는 없었던 것이었다. 볼록 튀어나온 아랫입술은 그렇
게 움직이며 중심에서 조금 아래소 내려가고 윗입술과의 사이에 작은 공동이
생겼다.
"사장님이 생각하고 있는 것은 그렇게 큰 꽃이 아니지. 직경 15cm 정도의
화분에 각국별 미니꽃을 세트하여 파는 것이지. 특히 좁은 맨션들이 많이
세워지고 있고 정원 없는 생활이 많게 되므로 그것에 호응하여 창가에 세워
두거나 책상 테이블에 놓는 미니꽃을 제공하는 것이야."
"매우 좋은 발상이예요. 저도 갖고 싶어요."
"그래요. 일찍이 화분이 활달한 것처럼 서양꽃에 익숙한 세대가 중고년 이
되면 그런 미니화로 이동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분명 히트할 거예요. 매우 변했군요, 회사도."
"아니 변한 것은 아니예요. 가끔 눈에 띄는 우아한 물품은 그렇다고도 할
수 있지만 사장인 나가오까신기찌는 변함없이 고풍의 작은 물품에 관심을 갖
고 있어 많이 팔지 않으면 벌이가 되지 않아요. 사원의 고충에 비해 월급이
싼 것도 문제고, 그래도 잘 계속 유지하고 있는 것 같아요....."
구미꼬는 문득 옛날 일이 떠올랐다. 기시다는 이전부터 상당히 높은 월급
을 받고 있는 것 같고 옷도 놀이도 화려풩넵있
는 회뼘 조합도 없었기 때에 상세한 것은 알 수 없었으나 과장직앳
되면 월급이 꽤 높아진다는 소문도 있어 평사원들은 '과장 소망'이 강한 회
사였다. 특히 해외사업부는 사람들과의 교제가 많아 접대비를 많이 사용하
고 있는 실정도 있어 다른 직장과는 다른 분위기가 있었다.
"그 미니꽃의 새플이 여기에서 10분 정도의 강동구 창고 사무소에 보관 취
급되어 재배되고 있지요. 이번 여름부터 출입이 많아 졌으니 당신도 업무상
알아 두는 편이 좋겠지요. 가 보아도 좋게고요."
구미꼬는 네 라고 대답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남편인 켄이찌에게는 과장과
식사를 하느라 조금 늦을 것이라고 미리 전화를 해 두었다. 그 마음의 준비
가 구미꼬의 몸을 자유롭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