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엄마 미안해!'
화원 고교의 방과후... 한기는 친구인 태호, 성대와 함께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성대가
빨간마후라를 빌려왔다고 해서 그것을 더빙하기 위해 비디오가 두대있는 한기 집으로
가는 것이었다.
"흐응.. 성대야 이거 화질은 괜찮은거지?"
한기가 성대에게 물었다.
"이거 시중에 나도는 것중엔 화질이 젤로 좋은거야.. 그래도 약간 지저분 하긴 하지만
..그래도 이것보다 나은건 없어.. 더 나은거 있으면 니들이 구해봐.."
성대가 득의양양하게 말한다.
"근데 한기야.. 혹시 너희 엄마 계시면 어떡해..?"
태호가 옆에서 걱정스러운 듯이 물었다.
"괜찮아 엄마는 오늘 계에 가셔서 저녁 늦게 올거야.."
"그럼 다행인걸.."
태호는 안심하며 말했다. 한기의 아버지는 사업가라서 한기의 집은 부유한 편이었고 집
도 큰 편이었다. 한기는 먼저 초인종을 눌러봤다.
딩-동 딩-동
"엄마 나야, 학교 갔다왔어"
안에서는 아무 대답도 없다.
"역시 지금은 안계시나봐 들어가자.."
한기가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 문을 열었다.
"들어가자"
성대와 태호가 한기방에 들어와서 앉자 한기는 안방에 비디오를 가지러 갔다. 한기방의
비디오와 안방의 비디오 2대를 가지고 테이프를 더빙하려는 것이었다.
"와! 한기방 정말 크다.. 내방 두배는 되겠는데.."
태호가 부러운듯 주위를 둘러보여 말한다. 잠시후 한기가 비디오를 가져왔다.두대를 연
결시키고 나서 녹화에 들어갔다. 3배속 더빙을 하면 화질이 나빠질까봐 일부러 노말 더
빙으로 더빙을 했다.셋이 빨간마후라를 보는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녹화를 시키면서
보고 있었다.
"야 소리너무 작지 않아? 잘 안들려. 소리좀 키우자"
한기가 말했다.
" 그래도 걸리면 어떡해..?"
성대가 불안한듯 말했다.
" 걸리긴 왜 걸려 아무도 없는데.. 옆집도 멀리 떨어져 있어서 절대로 안들려 걱정마.."
그렇게 말하며 한기는 리모콘으로 소리를 키웠다. 한참을 지나도 계속되는 섹스씬. 그
걸 보며 한기가 침을 삼키며 말했다.
"야 재들은 나보다 나이도 어린데 잘도 저런걸 찍네.. 난 여태껏 한번 해본 적도 없는데
.."
그러자 태호가 한기를 보며 씨익 웃으며 "흐흐... 한기 넌 여태껏 경험이 없단말이야..?
벌써 고등학생인데 경험이 없다니.."
" 그럼 넌 해본 경험이 있단 말야?"
" 당근이지.. 성대 너도지?"
" 당연하지.. 여태 여자경험이 없다니.. 한기 너 뻥치는거 아냐?"
한기의 얼굴이 붉어졌다.
" 니들 정말로 여자랑 해본적 있단 말야..? 도데체 어떻게..?"
태호가 씨익 웃으며 대답했다.
" 어떻게긴.. 디스코텍에서 만난 여자애랑 같이 놀다가 술마시고 저녁되면 그냥 같이 자
고 오는거지.."
" 맞아.. 다 그러는거 아냐..?"
한기가 믿을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 여자애들이 정말 그렇게 쉽게 자준단 말이야? 말도 안돼 !"
그러자 성대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얘 정말 순진하게만 살았나봐.."
이런 이야기에 열중하느라 비디오 보느라 정신이 없을 때였다. 한기도 태호도 성대도
밖에서 대문소리가 들리는 것을 알지 못했다. 한기의 엄마 윤희가 돌아온 것이었다. 원
래는 저녁때까지였을 계모임이 일찍 끝나서 미리 오게 된 것이다. 대문을 열고 현관안
에 들어가보니 못본 신발이 놓여 있었다.
'누구 신발이지..? 한기 친구 신발인가..? 여태껏 친구들을 데려온 적은 없었는데..'
한기친구가 왔는지 아닌지 알고 싶어서 윤희는 신발을 벗고 외출복 차림으로 한기 방으
로 향했다. 한기 방앞에 서자 한기와 친구들 목소리가 들려왔다.
'친구들이 온거구나..'
그런데 잘 들어보니 한기와 친구들의 말소리 외에 이상한 신음소리 비슷한 것이 들려
오는 것이었다. 궁금하다는 생각에 윤희는 한기 방 방문을 열어보았다.
"한기 친구들 왔니...?"
한참 비디오를 보면서 이야기에 열중하고 있을때 갑자기 열린 방문. 그 앞에는 엄마가
서있다. 한기는 심장이 얼어붙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엄마한테 걸렸다 ! ! ! !'
태호와 성대도 굳어버렸고 어느 누구도 비디오를 꺼야 한다는 생각조차 잊어버렸다. 비
디오에는 빨간 마후라를 걸친 소녀가 소년들과 섹스를 하는 장면이 생생하게 흘러나오
고 있었다. 한기의 엄마 눈에 그것이 고스란히 비쳤다.
'끝장이다 '
정적의 시간이 계속 되었다. 한기와 태호와 성대는 한기 엄마의 눈치만 보고 있었고 한
기엄마는 멀뚱멀뚱 비디오만을 보고 있었다. 정적의 시간이 계속되자 가장 불안한 것은
한기였다. 엄마가 야단을 치기를 두려운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었다.
"한기야"
정적을 깨고 한기엄마가 말을 꺼냈다. 한기는 대답도 못하고 고개를 숙인채 눈만으로
엄마를 응시했다. 엄마는 무표정한 얼굴이었다.
"이게 뭐니..?"
한기는 아무 대답도 못했다.
"친구들 돌아가고 나서 나좀 보자.."
그렇게 말하고 한기엄마는 방문을 닫고 나갔다. 태호와 성대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긴
장을 풀었지만 한기의 얼굴은 창백해져 있었다.
" 이제 어떻게 하지..?"
한기가 태호와 성대에게 물었다.
" 괜찮아 대충 눈치를 보니까 그렇게 심하게 야단 맞을것 같지는 않을거 같은데.. 그건
그렇고 너희엄마 정말로 젊고 굉장한 미인이다.. 놀랬는걸.."
성대가 말했다.
" 맞아.. 너희 친엄마 맞는거지..?"
태호도 한기엄마를 보고 놀랬는지 한기에게 물었다.
" 당연 친엄마 맞지 그걸 말이라고 하냐.. 그것보다 니들일 아니라고 별거 아닌것처럼
말하지 마.. 난 큰일이란 말야.."
그러자 태호가 대답했다.
" 괜찮아 .. 사실 이정도는 .. 뭐 섹스하는 장면을 들킨것도 아닌데.. 우리나이 되면 포르
노비디오 구해다 본다는것 정도는 어른들도 다 알걸.."
성대도 옆에서 맞장구를 쳤다.
" 그래.. 어른들이 모를리가 없지.. 다 알면서 모른체 하는거야.. 그러니까 걸렸어도 큰
일은 없어.. 뭐 어른들도 매일 섹스를 하는걸.. 너희 엄마아빠도 섹스를 해서 널 낳은거
아냐.."
성대는 무심결에 한 그 말이 한기의 머리속을 뒤흔들었다. 빨간 마후라의 더빙은 한기
엄마가 나간 직후에 끝났고 더빙이 끝나고 나서 성대와 태호는 돌아갔다. 그러나 한기
의 머리속은 커다란 혼란으로 싸여 있었다.
'엄마 아빠도 섹스를 해서 날 낳았다고..'
한기에게 있어서 엄마는 그냥 엄마였다. 엄마가 섹스를 한다는 것 따위 생각해 본 일도
없다. '엄마도 섹스를 한다고.. 엄마도 섹스를 한다고..
' 생각해보면 당연한 얘기지만.. 섹스의 경험도 없고.. 섹스에 대해서 별세계의 일처럼
여겨온 한기에게는 엄마도 섹스를 한다는 생각 자체가 충격적인 일이었다.
'어른들의 섹스.. 엄마 아빠의 섹스..'
엄마도 섹스를 하는 동물이라는것 머리속에 연상하며부터 엄마에 대한 한기의 의식이
틀어지기 시작했다.아빠와 엄마가 섹스하는 장면이 빨간 마후라에서 본 장면과 클로즈
업되어 머리속을 스쳐 지나갔다.
윤희는 한기 방을 나와서 침실로 돌아왔다. 아까 한기 방에서 본 비디오가 머리속을 떠
나지 않았다.
'남자애와 여자애가 그런 섹스를 한다니...'
윤희의 집안은 넉넉한 집안이었고 윤희는 어려서부터 세상물정 모르고 자랐고 고등학
교를 졸업하자 마자 결혼해서 집안일외에는 아무것도 몰랐다. 섹스도 남편외의 사람과
는 해본적도 없고 남편과의 섹스도 일상적인 것이었다. 윤희의 남편은 조루증이었고 자
신의 아내를 만족시키기 보다는 자신의 성욕만을 채우기 위해 섹스를 했다. 여자의 성
욕은 남자에 의해서 발전되는 것인데 남편은 윤희를 위한 어떤 성적인 배려를 해본일이
없다.그래서 결혼한지 17년이 되었건만 윤희는 성의 쾌감에 대해서는 어두운 상태였다.
그저 남편의 자지가 자신의 질속에서 움직일때 조금 아프다는 생각정도 뿐이었다.
아까의 비디오를 보면서 놀란것은 비디오에 나오는 애들이 한기보다 어린 애들이었고
그런 애들이 여러가지 애무를 하면서 성 관계를 맺는 것이었다.
'요즘에는 한기 나이 정도 애들이면 거의 성 경험을 갖게 되는건가..?'
자신은 어른이면서도 성적인 것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포르노 비디오에 대해서도 그
런것이 있다고 들어만 봤을뿐 전혀 알지 못했다. 그래서 아까 비디오에서 있었던 내용
들이 현실적인 것처럼 느껴졌다. 빨간 마후라에 나와는 남자애의 모습과 한기의 모습이
클로즈업 되면서 한기가 섹스를 하는 장면이 머리에 떠올랐다.
'한기가.. 벌써.. 섹스를 알 나이가 된거야...? 한기가.. 섹스를..'
여태까지 한기를 귀여운 아들로만 생각해 왔던 윤희로서는 한기의 섹스장면에 대한 연
상은 굉장한 두려움과 함께 흥분을 주었다. 성에 대해 잘 아는 어른이라면 자연스럽게
넘길 수도 있는 문제였지만.. 윤희에게 있어서는 이것은 굉장한 충격이었다..
저녁식사 시간이었다. 한기의 아버지는 해외출장을 갔기 때문에 오늘은 오지 않는다.
윤희는 저녁을 차리고 나서 한기를 불렀다. 한기도 윤희도 머릿속이 복잡해서 서로의
얼굴을 보기가 두려웠지만 그래도 저녁식사때문에 식탁위에 서로 마주보고 앉았다.
"친구들은 돌아갔니..?"
윤희가 한기를 보며 먼저 말을 꺼냈다.
"응.. 돌아갔어..다들.."
한기는 여전히 엄마의 눈을 피한채 대답했다.
"친구를 데려온건 처음이구나.. 다행이야 고등학교 들어가서 친구가 많이 생겨서.."
한기는 중학교때 따돌림을 당해서 전학까지 간 적이 있고 3학년때 전학을 가서였는지
중학교 내내 친구없이 지냈다. 윤희는 그것이 항상 마음에 걸렸다.
" 응.. 지금 친구들은 전부 나에게 정말 잘해주는걸..."
"그렇구나.. 아까의 비디오테이프도 친구들이 가져 온거니..?"
한기는 뜨끔했다. 하지만 친구를 나쁘게 말하고 싶진 않았다.
" 응.. 하지만.. 걔들이 그걸 가져온건 나쁜 뜻이 아니었어.. 우리또래면 다들 그런걸 좋
아하는걸.. 어른들이 보기엔 못된 짓일지 몰라도.. 우리들 사이에선 그것도 서로를 생각
해서야.."
" 으응"
윤희는 웬지 그런것 같아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가 자신의 말을 수긍하는 것처럼 보이
자 한기는 속으로 약간 용기를 얻었다.
" 사실 엄마는 모르겠지만.. 우리 나이애들이면 거의다 여자경험이 있어 .. 여자경험이
없는 애들은 멍청이라고 해서 왕따를 당하게 되는걸..."
윤희는 왕따라는 얘기를 듣자 깜짝 놀랬다. 한기가 따돌림을 당해서 전학까지 한일이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아들이 그런 경우를 당한다는 것은 엄마로서는 견디기 힘들 일
이었다.
" 정말이니..."
윤희가 물었다..
" 정말이야.. 나는 여자경험이 있다고 거짓말을 해서 왕따당하는걸 면했지만.. 그래도
분명 걸릴것 같아서 아까 그런 비디오를 보고 섹스에 대한걸 알아보려고 한거야.."
되지도 않는 거짓말을 한기는 말했다. 사실 아까 태호와 성대의 여자경험 얘기도 거짓
말이었고 한기 자신도 그건 별로 믿지 않았다. 그런데도 이런 되지도 않는 거짓말을 하
는건 방금전의 얘기를 엄마가 수긍하는 것처럼 보여서였다. 그래도 막상 말해놓고 나니
되지도 않는 거짓말을 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기는 자신이 한 말을 후회했다.
그러나 윤희의 입장은 달랐다. 마치 한기의 이야기가 사실처럼 들리는 것이었다. 한기
가 다시 따돌림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사실도 두려웠고 아까 본 빨간마후라의 소년소녀
의 섹스장면이 한기와 클로즈업되어 요즘에는 한기 나이면 섹스를 하게 되는건가 라는
생각이 들던 참이었다.
" 여자 경험이 없는 애들은 정말로 요즘엔 왕따를 당하게 되니...?"
방금전까지 자신이 말을 잘못꺼냈다고 후회하던 한기도 엄마가 진짜로 믿는듯한 모습
을 보이자 용기를 얻었다.
" 정말이야.. 여자경험없는 애들은 요즘엔 따돌림 당해.. 나도 그래서 비디오를 여러편
보면서 경험이 있는척 하지만.. 만약 거짓말 한게 드러나면 정말로 따돌림 당할지도 몰
라"
한기 자신도 왜 자신이 이런 얘기까지 꺼내는지 이해할수 없었다. 단지 비디오테이프에
대한 변명만 하면 되는데 말이다. 그러나 엄마가 자신의 말을 수긍하는 그 순간부터 한
기의 마음속에는 한기도 모르는 하나의 기대에 대한 욕망이 싹트고 있었고 그 욕망이
한기의 마음을 부추기는 것이었다.
" 사귀는 여자친구는 없니..?"
윤희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 없어. 난 얼굴도 별로고 여자애들이 싫어하는 타입인걸.. 아마 고등학교 졸업할때 까
진 여자친구는 못사귈거야.."
한기가 여자애들에게 인기가 없다는 얘기를 듣자 윤희는 더욱더 아들에 대한 동정심이
들었다. 동정심과 모성애 그리고 아까본 빨간마후라의 영상과 한기의 클로즈업..이런
저런것이 복합되어 윤희의 머릿속에서 뒤섞이자 어떤 생각이 머리에 떠올랐다. 그러나
윤희로서는 입밖에 내기 힘든 것이었다.
" 엄마 !"
윤희가 생각에 빠져있을때 한기가 부르는 말이 들렸다. 윤희는 고개를 들고 한기의 얼
굴을 쳐다보았다. 한기는 이미 엄마의 생각을 꿰뚫고 있었다. 결심을 한 듯이 한기가 먼
저 말을 꺼냈다.
" 엄마가 나한테 경험을 시켜주면 안돼? 엄만 어른이고 아빠와의 섹스경험도 많잖아..!"
자신의 머릿속에서도 생각했던 것이지만 한기에게 이런 말을 듣자 윤희의 머릿속은 새
하얗게 되어 버렸다.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 나 이대로는 다시 따돌림 받게 되는걸 ..엄만 내가 왕따가 돼도 괜찮은 거야?"
새하얗게 되버린 윤희의 머리속에 한가지 상념이 파고들었다.
'한기가 다시 따돌림 받게 되서는 안된다.... 한기가 다시 따돌림 받게 되서는 안된다....'
한기를 아끼는 엄마로서의 모성애가 윤희의 머리속을 가득 채우면서 윤희의 마음이 정
해졌다.
" 한기야.. 엄마는 네가 따돌림 받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