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logue 종장
일년 후
북경 황실 대전엔 암울한 기운만이 감돌았다.
“...이제 어찌해야 할지 말해보라.”
“......”
“왜 아무도 말이 없는게냐! 그대들은 머리가 없는가! 군사의 작전을 실패한 쓸모없는 몸뚱이 대신 입이라도 살아있어야 할게 아니냐!!”
황제, 정무제 헌백영의 일갈에 대전안은 쥐죽은 듯 고요했다.
“그들을 탓하지 마십시오. 제 작전이 실패한 것이니 절 벌하시면 됩니다.”
“군사의 잘못은 없다. 잘못이 있다면 군사의 작전을 적들에게 밀고한 간자와 그를 잡지 못한 이들, 그리고 작전이 있음에도 그것을 수행치 못한 저들에게 있겠지!”
화련의 말에도 헌백영의 노기는 사그라 들지 않았다.
“하오나...”
“그만!... 그만 되었다. 머리가 아프니 이만 폐하지......”
지난 일년간 정천회의 작전은 작은 소소한 것들을 제외한 굵직한 것들은 예외없이 하나같이 역천회에 간파당해 실패하였고 그로인해 중원 대부분의 영향력을 저들에게 내어주고 북경을 중심으로 얼마되지 않는 지역으로 정천회의 세력권은 줄었다.
그런 그들의 사기를 더욱 꺾는 것은 정천회의 상징 중 하나인 검후 정수아를 꼭 닮은 여인이 요마선 사사의 곁에서 거의 나신으로 온갖 음탕한 짓을 하며 정천회의 무인들은 음란하게 웃으며 베어내 작적을 방해했다는 소문이였다. 물론 수아는 자신이 아니라 극구 부인하며 역천회에서 사기를 떨어뜨리기 위해 저를 닮은 대역으로 농간을 한다 말을 하였지만 수아가 극비임무로 사라진 시간과 그 목격담의 시간이 매번 일치함으로써 묘하게 설득력을 얻어 사기가 땅에 떨어질 듯 하락하였다.
근래의 안타까운 분위기를 대변하듯 화련이 지나가는 곳곳에 위치한 시비나 경비무인들의 안색은 어두웠다.
“요즘 분위기도 안좋은데 흥미로운 소문하나 알려줄까?”
“그거 좋지. 안그래도 요즘 뒤숭숭해서 영 기분이 안좋았거든. 어서 말해보게.”
경비를 서는 무인들의 속삭임에 화련은 발길을 잠시 멈추곤 귀를 기울였다.
“요즘 황궁에서 가까운 골목에서 새벽이 될 무렵 인적이 드물어지면 면사를 한 여인이 나신으로 나와 길을 가던 사내 한명에게 보지를 대준다더군.”
“그게 무슨 말인가? 자세히 말해보게.”
“그러니까. 인적이 드물긴 하지만 아주 없는게 아닌 거리에 면사를 한 여인이 나와 사내와 그 자리에서 정사를 한다는거야.”
“에이. 면사 속이 흉측하거나 아니면 한 연인들의 변태적인 취미겠지.”
“아니야. 끝까지 들어보래두. 면사 안은 모르겠지만 몸매가 말이야... 그러니까... 음.. 그래 우리가 자주 접할 수 있는 여인들 중 가장 몸매가 좋은 군사님처럼 들어갈 곳은 들어가고 나올 곳은 아주 풍만하게 나온 여인인데. 그러 여인의 얼굴이 흉측하겠나. 그리고 연인의 변태적인 취미가 아니야. 사내가 날마다 바뀌는 걸.”
“그..그래? 어디서 언제쯤에 자주 보인다든?”
“흠..흠!..”
“허..헉!.. 군사님 계셨습니까!”
무인들의 속삭임 중 화련의 헛기침을 들은 한 무인이 얼어붙듯 자세를 바로하곤 화련에게 인사하였다.
“잡담말고 경비를 서십시오.”
“넵! 알겠습니다.”
“휴... 군사님이라 다행이지. 다른 사람이였으면 치도곤을 당했겠구만.”
“그러게 말이야. 그나저나....”
“응? 왜?”
“방금 그 소문의 대상을 군사님과 비교해서 그런가. 군사님, 왠지 색기 넘쳐 보이지 않는가?”
“예끼, 이 사람아. 군사님은 냉심현녀라고 냉심!”
발길을 옮겨 멀어져가는 화련의 뒷모습에 수다를 잡담을 나누던 무인들은 잠시 말다툼을 벌였다.
‘아아... 축골공과 역용술로 늘 다른 사람처럼 변한 상공에게 길거리에서 교미하듯 안기다니... 모르는 이에게 강간당하는 것 같이 범해지고 그 치태를 주변사람들에게 보이는 쾌감이란.... 으음... 보지, 또 젖어버렸습니다... 어서 상공에게....’
그녀가 ‘신혼집’을 향해 발걸음을 옮겨 지나간 자리엔 왠지 물자국이 약하게 서려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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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후
“.....후우...”
헌백경의 한숨에 대전은 싸늘해져갔다.
“이제 어찌해야 좋겠느냐. 군사.”
“...이젠.. 마지막 발악 뿐 입니다. 건곤일척의 승부... 이것 밖에 생각해 낼 수 없는 무능한 저를 벌해주십시오.”
“아니다, 아니야. 군사 말대로 그길 뿐이겠지.”
보름 전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정천회의 사활을 건 대규모 작전까지 실패로 끝나 이제 정천회는 바람 앞의 촛불마냥 휘청거렸다.
“후우... 그래. 보름 후. 짐의 운명을, 중원의, 이 나라의 운명을 건 한판을 벌여보자꾸나!”
““예! 폐하!!””
화련은 그런 헌백영과 대신들 그리고 정천회의 수뇌부들을 보며 남몰래 비웃었다.
‘상공이 칭찬해 주시겠지? 어떤 상을 주시려나... 상으로 대전의 황제의 옥좌에서 범해주셨으면 좋겠는데... 아아... 만인지상의 자리에서 상공에게 안기며 문무백관의 뜨거운 시선과 매도하는 속삭임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갈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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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넓은 평야의 수많은 무인들이 두편으로 나뉘어져 정렬해 있었다. 그들이 내뿜는 전의에 멀리서보면 아지랑이가 피어보일 것 같았지만 실상은 한쪽에서만 절박한, 목숨을 건 필사, 필살의 전의였고 반대편에선 여유가 느껴지는 약간은 방만한 여유로움이 풍기고 있었다.
두 무리의 사이에 있는 공간에 소수의 인원이 나왔다.
“이 나라의 황제인 짐이 명하노라! 반역자 역천의 무리의 우두머리는 앞으로 나서라!!”
황제만이 입을 수 있다는 황색의 곤룡포를 개량해 무복으로 입은 헌백영이 정천회의 수뇌들과 앞으로 나서 소리를 릴렀다.
그러자 반대편에서도 일단의 무리가 천천히 앞으로 나섰고 그 중심엔 묵빛 흑룡을 수놓은 묵룡의를 입고있는 지옥마군이 있었다.
“오랜만이구려, 황제. 4년만이던가?”
마군의 하대에 발끈한 금의위 대장이 입을 때려는 찰나 헌백영이 제지하며 답하였다.
“그렇군, 마군. 지난번엔 슬쩍 얼굴만 봤지, 이렇게 대면해 대화하는건 처음이지.”
“그래. 이제 무너져가는 나라의 마지막 황제께서 어인일로 본좌를 청한게요.”
“으득... 왜..왜 이런 일을 꾸몄느냐?”
“흠... 처음엔 반 장난식으로 본좌의 힘이 어느정도인지 궁금해서 였지만 이젠 구석에 몰린 쥐새끼들의 발악이 생각보다 재미있어서 라고나 할까...”
헌백영과 마군이 대화하는 동안 정천회와 역천회의 인원들은 서로를 죽일 듯 노려보고 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여유로운 역천회를 정천회에서 노려본 것이지만...
“그나저나 황제여. 이제 끝을 낼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그렇군... 내 뒤에 있는 인원이 정천회의 마지막 힘이니... 모든게 오늘 결판나겠지.”
헌백영의 말에 마군이 고개를 끄덕일 때 사사가 마군 옆으로 다가와 입을 열었다.
“이제 그만 이리 오거라.”
“...? 그게 무슨... 이보게. 검후, 어디가는게요.”
사사의 말에 능구평이 의문을 제기하려는 찰나 수아가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걸음을 옮기는 수아는 평소의 무복이 아닌 몸 전체를 가리는 어두운 색의 망토를 쓰고 약간 풀린 눈으로 몽롱하게 사사를 바라보고 있어 곁에 있던 능구평이 제지를 하려하였다.
하지만..
“군사. 군사?.... 회주! 어딜...”
앞으로 나아가는 건 수아 뿐 아니라 냉심현녀 제갈화련, 금모철화 신디, 정천회주 전대 검후 나유란 까지 발을 옮기고 있었고 다 같이 수아와 비슷하게 몸을 망토로 가리고 있었다.
앞으로 나온 네 여인 모두 몽롱한 눈으로 얼굴을 붉히며 수아는 사사를, 화련은 모용경을, 신디는 마군을 각각 바라보았고 나유란은 마군의 제자들을 보고있었다.
“회주. 지금 무얼 하는...”
“그동안 연기하느라 수고했다. 이제 너희의 본모습을 저들에게 보여주어라.”
자신보다 더 앞으로 나가 역천회의 지척까지 간 그녀들에게 헌백영이 질문을 하려다 그 말을 자르고 사사가 말하자 수아들이 뒤돌아 목에 두른 망토의 끈을 풀어 흘러내리게 하였다.
“....! 이...게?,,,”
망토가 흘러내리자 네 여인 모두 하늘하늘한 실용성보단 의장용 무복을, 그것도 속이 훤히 비쳐보이는 것을 입고 있었는데 더군다나 하나같이 젖가슴과 음부가 훤히 보이게 그 부분만 천이 없었다. 게다가 모두다 임신을 했는지 아랫배가 살짝 볼록하였다.
“지금까지 수고하셨어요. 여러분 안녕...”
포권이 아닌 젖가슴이 부각되게 허리를 숙여 인사한 수아가 다시 몸을 돌려 사사 곁으로 걸어가자 나머지 세여인도 따라 각자가 보던 인물에게 다가갔다.
각자의 정인, 부군, 주인들에게 젖가슴을 부비며 안겨든 네여인들은 자신의 음부에 손을 뻗는 그들에게 다리를 벌려주며 교태로운 교성을 내뿜었다.
“하응... 하앙!... 상공... 아흐으...”
네여인의 달뜬 교성이 조화를 이루며 퍼지자 그제야 정신을 차린 헌백영들이 말을 하려는 찰나 한 인영이 빛줄기와 같이 날아와 지면을 때렸다.
“... 수아, 화련, 신디, 유란... 다들 지금 뭐하는거야.”
“아... 강현이다.. 오랜만이야. 강현... 하읏!... 으으응... 마군니임.... 거..거기 더.. 하앙!...”
강현을 알아본 신디였지만 별 상관않고 마군의 손길에 비음을 흘렸고 다른 여인들은 강현이 나타났는지 신경도 쓰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들보다 마군이 그를 더 반겼다.
“이것 참. 죽은 줄 알았는데 살아있었군. 다행이야. 그나마 나랑 손을 나눌 사람이 있어서.”
“... 내 부인들에게 무슨 짓을 한거냐. 마군.”
“별일 하지 않았지. 그저 외로워하는 가녀린 여인들을 보살펴 줬을 뿐이다.”
자신의 품에 젖가슴을 부비는 신디를 떨어뜨린 마군이 천천히 강현에게 다가왔다.
“우리들이 시작을 끊지 않겠나? 중원의 운명을 건 승부인데 처음부터 화려하게 가야겠지.”
“으득... 네놈을 죽이고 내 아내를 희롱하는 놈들도 다 죽여주마!”
“희롱? 하하하! 자네 눈엔 그래보이겠지. 뭐 상관없어, 내가 죽는다면 자네가 나보다 강하다는 증거겠고 그럼 자네를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천하에 없을테니. 자... 그럼... 시작하지!”
천천히 각자의 기수식을 취한 강현과 마군은 한줄기 빛과 같이 몸을 날리며 적수공권을 나눴다. 그 수준이 아득히 높아 사사와 나유란, 신디, 수아만이 간신히 그들의 공격을 볼 수 있었지만 다들 그것엔 관심이 없었고 다른 이들은 둘의 잔영만을 쫓아 눈을 어지러이 굴리기만 하였다.
한수 한수가 살초가 되어 서로의 사혈을 노리던 중 강현은 귀에 들리는 교성에 잠시 눈을 돌리고 말았다.
그가 본 곳엔 나유란이 마군의 제자들 사이에 무릎을 꿇고 앉아 양손으로 양물을 훔치며 입으로도 빨아주고 있었고 신디는 혼자 젖가슴과 음부를 위로하였고 화련은 모용경에게 등은 기댄 채 양물을 음부로 받아드리며 자신을 바라보는 수많은 무인들의 시선에 흥분하여 교성을 지르고 있었다. 그리고 강현에게 가장 충격을 준 것은 자신의 결투엔, 아니 자신에게 단 1리의 관심도 없이 사사에게 매미처럼 팔과 다리로 매달려 안긴 채 입맞춤을 하며 오로지 사사만을 바라보는 수아의 모습이였다.
“이런 승부에 한눈을 팔다니. 실망이군.”
“컥!... 끄흑!.. 아직... 아직이다!”
그 짧은 빈틈에 마군은 강현의 수비를 뚫고 품 안으로 와 일권을 날렸고 강현은 그 일수에 입가로 피를 흘리면서도 다시 전의를 가다듬었다.
“오호... 과연 본좌가 인정한 상대답군. 그럼 나도 마무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주지.”
강현에게서 떨어진 마군은 잠시 손짓으로 신디를 불렀고 그런 그에게 신디는 기쁘듯 달려와 그의 손에 정성스레 권갑을 씌워주곤 짧게 입맞춤을 한 뒤 물러났다.
“하아...하아... 그...건....”
“원래 자네 것이라지? 이 무신의 권갑이란 건. 좋은 무구야. 내 평생 이런 무구를 가지게 될진 몰랐지만 행군이 따르더군. 자... 이제 끝을 내세나...”
본래 평수를, 방금 전 일권에 내상을 입어 반수 혹은 한수 쳐지는 상태의 강현에게 무신의 권갑을 착용한 마군은 넘을 수 없는 아득한 벽이였다.
결국...
“쿨럭...쿨럭...”
“끝이군... 이번엔 저번과 같이 실수로 자네를 살려둘 수 없지. 혹시 몇 년 후 다시 찾아오면 1리의 가능성으로도 본좌가 질 수 있으니...”
무릎을 꿇고 피를 토하는 강현에게 천천히 권강이 서린 주먹을 쥔 마군이 다가갔다.
“하아.. 큭... 크흑.... 수...아...”
강현은 사사에게 안긴 수아를 마지막에 눈에 담으며 천천히 의식을 잃었다.
“응? 수아. 왜 우는거야.”
“하읏!.. 하앙.... 제가 우는가요?... 아으응... 몰라요.. 하악!.. 사사님.. 제 쓸모없는 눈물보다... 자지.. 정액을 주세요오... 하응.... 하아앙!...”
수아는 자신도 모르게 한줄기 눈물을 흘렸지만 왜 흘리는지 그 이유를 알지 못했다.
“그럼... 역천회여!... 이제.. 우리가 중원을 차지할 때이다! 저들을! 정천회를! 적을! 유린하라!!!”
마군의 내공이 어린 외침은 평야를 가득 채웠고 그 외침에 역천회의 무인들은 함성을 지르며 정천회의 무인들을 향해 달려갔다. 반면 정천회의 상징이던 회주와 수아들의 충격적인 모습과 마군과 승부를 보던 강현의 패배에 정천회의 무인들은 사기를 잃고 차츰 무너져갔다.
일방적인 전투에 정천회의 무인들의 피와 시체가 강과 산이 되어 쌓여갈 때에도 수아들은 상관없다는 듯 쾌락을 탐닉하고 있었다.
“사사니임...”
“하응... 상공!..”
“하악.. 하으읏!.. 더어.. 더!... 마군님!!”
“쭙!... 쭈웁.. 쯥... 츄릅!.. 하아.. 주인님...”
““““사랑(행복)해요오!!.....””””
수아들은 각자의 정인, 부군, 주인들이 주는 쾌락과 쾌감에 한없이 행복할 뿐이였다. 그렇게 그녀들에게 창천무림은 현실보다 더 소중하게 되었고 그 곳에 동화되어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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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현실에선...
“하앙!... 하아악!.. 강현씨는 제 것이에요. 이제 오로지 나의 것이에요!.. 하앗!.. 강현씨이이!!....”
매트릭스 신드롬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강현의 위에 올라탄 한세연은 연신 둔부를 흔들며 수아들이 잊어 혼자가 된 강현의 육체를 독차지하게 되어 행복했다.
“또! 혼자하는거야! 나도 같이해!!”
아니, 독차지가 아닌 친구 신지민과 공유하며 행복했다.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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