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영후는 현주가 흔들어 깨우자 부시시 눈을 떴다. 사랑스런 눈으로 자신을 내려다보는 현주를 잡아당겨 안았다.
“아잉… 승호 있어요.”
“응? 언제 왔어?”
“아까… 왔나 봐요.”
“당신도 온 거 몰랐어?”
“네….”
“으음… 그래?”
“우선… 식사해요.”
“그래서 어두운 거야? 얼굴이?”
“승호가…걱정 되서….”
“어떤 게? 우리 일?”
“아, 아니…, 아니에요, 얼른 씻어요.”
더 묻기도 뭐해서 영후는 우선 샤워를 하고나왔다. 잘 차려진 식탁에 승호는 없었다. 영후가 눈으로 물었다.
“승호는?”
“나중에 먹는대서….”
“내가 가볼까?”
“그냥… 나둬요, 이따 따로 차려 줄게요.”
“나 잘 때… 승호랑 뭔 얘기했어?”
“…그냥….”
영후가 얼버무리는 현주를 무시하고는 이내 의자에서 일어나 승호의 방문을 두드렸다.
“나다, 문 열어봐!”
“….”
“이 승호!”
“….”
“한 번만 더 부른다.”
“…혀, 형! 저 졸려서요.”
“알았으니까 일단 문 열어봐, 임마!”
승호가 고개를 푹 숙인 채 문을 억지로 열어준다. 영후가 냉큼 들어서자 잔뜩 움츠린 채 승호가 한 쪽으로 비켜섰다.
“언제 왔어?”
“아… 아까요.”
“우리… 잘 때?”
“네….”
“내가… 엄마랑 잔 것 때문에… 이러는 거냐?”
“아녜요, 형….”
“그럼…, 뭔데 밥도 안 먹는다고 했어, 임마!”
“엄마… 보기가 미안해서요.”
“왜?”
“그게… 있어요, 그런 거….”
“나랑… 엄마랑 하는 거 봤어?”
“아, 아니요, 안 봤어요.”
“안 본 거야 못 본 거야?”
“못 본 거예요.”
“볼 수 있었으면 보려고 했어?”
“….”
“말 안 해? 그러려고 했냐고, 임마!”
“엄마가 아니고… 저기… 여자 몸이….”
“여자 몸이 궁금해?”
“네.”
“일단 밥 먹자, 먹고 나서 나랑 얘기하자….”
“저기… 엄마 보기가요….”
“아! 놔…, 이 새끼가 정말… 빨랑 안 나가?”
“아이… 안 되는데….”
영후에게 이끌려 식탁에 앉은 승호는 차마 현주를 보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고만 있었다. 어색하기는 현주도 마찬가지여서 차라리 지금은 승호가 없는 게 낫겠다 싶었다. 어지러운 마음이었지만 현주는 어느새 음식들을 준비해서 차려놓았다. 영후가 과한 리액션으로 분위기를 띄우려 해보지만 현주와 승호가 아무래도 이상하게 보인다.
“와! 뭘 이리 많이 차리셨어요?”
“많기는… 어서….”
현주가 말꼬리를 흐린다. 승호 앞에서 영후를 어떻게 불러야할까? 마땅한 호칭이 없었다. 이미 그의 여자임을 맹세하고 복종을 다짐했는데 영후라고 할 수도 없었고 그렇다고 아들 앞에서 아들의 선배일 뿐인 그에게 영후 씨라고 하기도 어려웠다. 그런 현주를 향해 영후가 눈을 깜빡이며 신호를 준다. 편하게 하라는 의미의 신호였다. 현주가 애매하게 웃으며 말했다.
“어서 먹어…, 승호도… 많이들 먹어.”
“네, 너무 맛있겠다.”
“승호야, 얼렁 먹자, 야! 엄마가 실력발휘 하신 모양이다.”
“네…, 엄마도… 먹어.”
“으응…, 그, 그래.”
식사가 끝나고 영후와 승호가 승호의 방으로 들어갔다. 현주는 과일과 커피를 타서 그들에게 가져다주었다. 현주가 승호 모르게 영후에게 눈짓을 했다. 그러자 영후가 승호에게 잠시기다리라고 얘기한 다음 현주의 방으로 들어가자 현주가 두 손을 모으고 고민스런 얼굴로 영후를 맞는다.
“왜에?”
“저기… 여보! 승호가요….”
“음…, 말해….”
“승호가 제… 팬티에… 하이… 어쩌지….”
“왜? 뭐 묻혀놨어?”
“어머! 자긴 어떻게 알아요?”
“뭐 뻔 하잖아, 그 나이 때 다 그런 거지 뭐….”
“그래도… 어, 엄마 껄….”
“아유… 우리 서 현주씨! 너무 순진한 거 아님?”
“창피하기도 하고…, 승호가 잘못되는 거 같기도 하고…, 여보!”
심각한 얼굴의 현주가 영후를 올려다보며 답을 구하는 눈치다.
“사랑하는 여보, 현주야! 걱정일랑 붙들어 매셔….”
“자기가… 잘 얘기해 줄 꺼죠? 네에?”
“걱정하지 말라니까…,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자기는 좀 쉬고 있어.”
“응, 알았어요, 사랑해요.”
“음… 나도….”
영후는 현주를 한 번 안아주고 승호에게로 간다.
승호의 방,
“너! 엄마팬티에 딸쳤냐?”
“네? 엄마가… 그래요?”
“음… 너한테 뭐라고 하는 건 아니고 엄만 너 걱정 되서 얘기하는 거야….”
“에이…, 씨이…, 엄만 쪽팔리게… 에이….”
“됐어, 임마! 됐고…, 너 아까 여자가 궁금하다고 했지?”
“네….”
“정말 여자 경험 없는 거냐?”
“네, 없어요.”
“엄마팬티 봤을 때 어땠어?”
“막… 흥분됐어요.”
“어떻게?”
“형이… 엄마랑 그거 한다고 생각하니까 갑자기… 꼴렸어요.”
“여자랑… 한번하게 해 줄까?”
“네? 지, 진짜요?”
“그래, 임마! 가만 보자 누가 좋을까…, 네 상대로….”
“정말요? 정말 하게 해 줄 거예요?”
“그렇다니까…, 하진이는 안 되는 거 알지?”
“네, 저도 하진이는 싫어요.”
“하진이가 싫어?”
“아뇨…, 섹스상대로는… 하진이는 아껴주고 싶어서요.”
“아꼈다가 나중에 먹는다고?”
“아녜요, 그건….”
“농담이야 임마, 맘에 드는 스타일은 있냐?”
“그게… 저기… 있긴 있는데요.”
“말해봐, 어떤 스탈?”
“저… 아니 그냥 안 할래요.”
“하진이 스타일이면 되냐?”
영후가 물어보자 승호는 태신의 얼굴이 떠오른다. 나름 하진의 스타일은 맞는 것 같아서이다. 하지만 승호는 절대 얘기할 수 없었다. 영후의 앞에서는….
“네? 그, 그럼… 좋긴 한데… 그냥… 관둘래요.”
“후회 안하지 나중에?”
“네…, 근데… 형….”
“말해….”
“우리 엄마… 좋아요?”
“어떤 게 궁금한데…?”
“그냥… 다….”
“너한테 할 얘긴 아닌데…, 다 좋아, 네 엄만!”
“그… 그것도…요?”
“그게 뭔데? 섹스 말하는 거야?”
“….”
“그래, 그것도… 좋아, 근데 너 이제 와서 엄마하고 나의 관계 부정하는 거 아니지?”
“아, 아니요, 부정 안 해요.”
영후는 현주에게 승호의 자위행위에 대해 얘기해 주었다. 순간적으로 여자 팬티를 보고 꼴리는 현상은 하느님도 뭐라 할 수 없는 거다. 엄마의 팬티이기에 더욱 꼴릴 수 있는 거다. 그리고 그런 행위는 전혀 문제되지 않는 거고 걱정거리도 아니다. 자신도 예전에 현주의 팬티를 보고 며칠이나 자위를 해대었는지 아느냐? 라고…, 현주도 영후의 말을 듣고 조금은 안심이 되었는지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그런 현주를 안아주면서 영후가 속삭여 주었다.
“에구… 이쁜 울 마누라…걱정은 많아서…ㅎㅎ”
“그런데 자긴 정말 옛날에 내 팬티 봤어요?”
“그러엄…, 엄청 꼴렸지 그때…, 그 하얀 팬티란…, 흐흐흐….”
“어머! 못됐어, 학생이….”
“그래서? 지금은?”
“피이…, 몰라!”
“현주야! 나한테 존대하는 거 불편하지 않아?”
“아니요, 난 자기가 하늘같단 말야! 정말로….”
“정말?”
“네에…, 나의 주인님! 사랑해요.”
부딪혀오는 현주의 입술을 잡아채곤 한참을 빨아주었다. 아쉽게 떨어진 두 사람은 다시 한 번 가볍게 포옹하며 길지 않을 헤어짐에도 아쉬워하고 있었다.
“승호한테 뭐라고 하지 마, 그럼 더 이상해 져…, 알았지?”
“네, 알겠어요, 그럴게요.”
♥♡♥♡♥♡♥♡♥♡♥♡♥♡♥♡♥♡♥♡♥♡♥♡♥♡♥♡♥♡♥♡♥♡♥♡♥♡♥
며칠 동안 승호는 하진이와 연락이 없었다. 자신이 일부러 안한 게 큰 요인이긴 하지만 어쩐 일인지 하진이도 덩달아 연락이 없었다. 간만에 톡을 날려보았다.
[나 오늘 조금 늦어, 한 시간만 기다려줄래 오빠?]
[알았어, 집에 아무도 없어?]
[아마! 그럴 거야 ]
승호는 딱히 갈 데도 없고 해서 하진이의 집 앞에서 폰 게임이나 하려고 앉아있었다. 혹시라도 태신을 만날까봐 불안했지만 아무도 없다는 하진의 말에 안심하고 있었다. 게임에 정신없이 빠져있는데 승호 앞에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승호가 고개를 들다가 “헉!”하며 놀랜다. 태신이 거기에 서 있었다. 웃는 건지 어떤지 모를 그녀의 얼굴에 승호가 허겁지겁 일어나 꾸벅하고 인사를 한다.
“어, 어머니 안녕… 하셨어요?”
“응…, 승호 오랜만이네…, 엄만 잘 계시지?”
“네…, 잘 계세요, 근데 집에 아무도 없다고 했는데…, 하진이가….”
“응…, 내가 좀 일찍 들어왔어.”
“아…, 네…, 저 그럼 전… 그만 가볼게요, 안녕히….”
“승호야! 나 보는 거 불편하니?”
“네? 네…, 조, 조금요.”
“왜에? 그때… 그 일 때문에?”
“죄송했어요, 그땐… 나도 모르게….”
“잠간 들어갈래? 얘기 좀 하게….”
“하진이 올 텐데….”
“푸훗! 하진이 오는 거랑 무슨 상관이니?”
정말 그랬다. 하진이가 와서 둘이 얘기하는 걸 본다고 뭐가 이상할 것이 있을까. 승호는 순간 많이 쪽팔렸다. 하진이 엄마는 아무렇지도 않은가보다 그때 일이…, 태신이 음료를 컵에 담아들고 승호에게 건네주었다. 속이 탔던 것인지 승호는 ‘벌컥벌컥’ 단숨에 마셔버렸다. 그런 승호를 가만히 바라보던 태신이 조용하게 입을열었다.
“미안해, 승호야! 나이 먹어서 너한테 그런 모습을 보이고 말야….”
“아, 아니에요, 제가… 그땐…, 어머니가 너무….”
“너무… 뭐?”
“예? 아… 그러니까… 그땐 너무… 예뻐보여서….”
“그럼 지금은 안 예쁘니? 그때만큼?”
“지금도… 예뻐요, 어머닌!”
“후후… 고맙구나, 승호도 멋진 남자야…, 귀엽고, 잘 생기고….”
“네…, 고맙습니다.”
“오늘은 저녁 먹고 가 그때 일을 우리 잊기로 하자, 응?”
“네…, 죄송합니다.”
“하진이 오면 저녁 먹자….”
“네….”
승호는 얼른 하진의 방으로 들어갔다. 아직도 심장이 ‘쿵쿵’거리는 게 느껴진다. 얼른 하진이가 왔으면 좋겠는데…, 태신이 부엌에서 이것저것 저녁거리를 준비하는 모양이다. 아직도 하진이는 오지 않는다. 승호는 엄마에게 문자를 보냈다. 저녁 먹고 간다고…, 그때 하진에게서 톡이 와서 확인해보니 영후 형과 밖에서 만나서 저녁 먹는다는 얘기다.
‘왜 하필 오늘 그런 거야? 씨이….’
승호는 난감했다. 그래서 다시 문자를 보냈다.
[무슨 일?]
[영후 오빠랑 할 얘기가 있어서…]
[중요한 거?]
[응, 조금]
[그럼 몇 시에 옴?]
[아마 한, 두 시간 정도]
[응, 알았어, 그럼]
[미안]
무슨 일인지 물으려다 말았다. 승호는 살며시 문을 열고 나와 태신에게 말했다.
“저 어머니! 하진이 늦는다는데요.”
“어! 그래? 이 지지배가 엄마한테는 말도 안하고….”
“영후 형 만난데요, 할 얘기 있다고….”
“그래? 그럼 어쩌나…, 저녁준비 다 했는데… 승호야, 그냥 밥 먹고 가….”
“전… 괜찮은데….”
“그럼 이걸 어쩌니… 다 버리게 생겼네….”
“그러면 그냥 제가… 먹을 게요, 어머니….”
“그래…? 그럼 나랑 같이 먹자…, 맛없어도 많이 먹어, 응?”
“네….”
의도치 않게 태신과 둘만의 저녁을 먹으며 승호는 왠지 기분이 이상했다. 태신도 승호도 특별히 말없이 자신만의 밥그릇을 비워간다.
저녁을 먹은 후 과일을 깎아 내 온 태신과 마주앉은 승호가 침을 삼키는데 태신이 한 쪽 허리에 손을 얹으며 얼굴을 찌푸린다.
“아그그…, 갈수록 몸이 힘드네…, 나도 이제 늙었나보다, 그치? 호호….”
“몸이 안 좋으세요? 어머니가 늙은 거면 말이 안 되죠…ㅎㅎ”
“뭘…, 늙은 건 늙은 거지…, 요즘은 허리랑 어깨가 자주 결려….”
“울 엄마보다도 젊으신데….”
“현주 언니는 몸이 건강하잖아….”
“제가 어깨 좀 주물러….”
그렇게 말하다 끊어버리는 승호였다. 지난번 일 때문이었다. 그걸 태신도 느꼈는지 희미하게 웃는다.
“그래도… 해줄래?”
“괘… 괜찮으세요? 제가 해드려도….”
“그래, 뭐… 아들 없으니 대신 딸 남자친구한테 안마 좀 받는 건데 누가 뭐라고 하겠어?”
“그럼 어머니 제가 좀 주물러 드릴게요.”
“음, 고마워….”
승호가 태신의 등 뒤로 돌아가 어깨를 잡았다. 가녀리게 느껴지는 그녀의 어깨를 두 손으로 잡았다. 샴푸냄새인지 향긋한…, 여자들에게서 흔히 맡아지는 냄새가 아스라이 전해온다. 승호는 코로 숨을 들여 마시어본다. 저번처럼 그러진 말아야지…, 다짐을 하면서 승호가 천천히 태신의 어깨를 주물러간다. 하지만 승호도 남자였다. 가끔 하진이가 주물러주긴 했지만 뭔가 부족한 딸의 아구 힘에 늘 아쉬움을 느꼈었던 태신은 힘 있게 주물러 주는 승호의 손아귀 힘에 시원함을 느끼면서 새삼 아들이 없는 현실이 왠지 슬펐다. 물론 조카 영후가 있긴 했지만 그 녀석에게는 왠지 모르게 어려웠었던 태신이었다. 요즘 들어 왜 그렇게 쉽게 피곤해지고 몸도 여기저기 쑤시는 건지…, 벌써 갱년기가 왔는지 자주 쑤시고 저리고 아프다. 하지만 승호의 손길은 편안하고 시원했다. 덕분에 한결 어깨가 가벼워진다.
“으, 음… 정말 시원하다, 승호가 안마를 잘 하나보다….”
“시원하세요? 다행이다, ㅎㅎ”
“음…, 이제 그만해, 그러다 승호 힘들겠다. 이제 됐어.”
“어머니… 허리도 아프시다면 서요.”
“아냐…, 거긴 안 해도 돼….”
“잠간만 엎드려보세요, 해 드릴게요.”
“아냐…, 됐어, 그만해도… 돼….”
“괜찮아요, 얼른요….”
“괜찮은데….”
마지못해 엎드렸다고는 하지만 내심 태신은 원하고 있었다. 다른 생각보다도 정말 허리가 많이 아픈 게 사실이었다. 승호가 특별하게 안마를 잘하는 건 아니었지만 시원해지는 건 사실이었다. 그런데 허리를 안마한다는 게 하는 사람의 입장에선 한쪽에 앉아 팔만가지고 주무르는 건 힘도 많이 들고 효과도 그다지 없는 게 맞는 말이었다. 승호도 그랬다.
“저기… 어머니 다리 조금만….”
“흐응? 어어….”
태신의 다리가 조금 벌려지자 그사이로 무릎한쪽을 끼워넣어 힘을 줄 수 있도록 자리를 잡았다. 승호는 최선을 다해서 그녀를 기쁘게 해주고 싶었다. 지난번의 죄송함을 씻어버리고 싶었다. 손바닥으로 태신의 허리 이곳저곳을 눌려가며 안마 비슷한 행위를 하느라 승호의 이마엔 땀방울마저 생긴다. 태신은 승호의 손이 의외로 시원하게 자신의 허리를 만져주자 나른한 기분으로 빠져들었다. 시원하면서도 아리아리한 그 기분은 묘하고도 묘하게 태신에게 느껴진다.
“으흐음…, 하아….”
태신의 입에서 끊어질듯 소리가 나오자 승호에겐 그 소리가 또한 이상하게 들린다. 좋아서 그런 걸까? 시원해서 그런 걸까? 아니면 둘 다일까?
“흐으음…, 아, 아…, 으음….”
“어, 어머니, 조… 좋으세…요?”
“으으음…, 으음, 아….”
대답인지 뭔지 알 수가 없었다. 승호의 손이 그녀의 허리에서 둔부로 이어지는 경사진 부위를 눌러갔을 때 태신의 소리가 일순 높아졌다.
“흐으읏! 으, 음….”
“어머니…, 좋아…요?”
“흐으응…, 그, 그…래….”
태신의 목소리가 왜 그런지 잠겨있었다. 승호의 손이 태신의 허리를 지나 조금 더 경사를 타고 오른다.
“아흐흣!”
태신의 고개가 살짝 들리는가 싶더니 금방 떨어지고 대신 태신의 손이 자신의 치마를 움켜쥐는 게 승호의 눈에 보인다. 알 수 없는 자신감이 승호를 부추기면서 이제 승호의 손이 살집이 풍만한 그녀의 둔부에 살짝 얹어지고 있었다. 그 상태에서 승호는 호흡을 가다듬으며 떨리는 음성으로 태신에게 물었다.
“더… 해드려…요? 어머…니?”
“으으응…, 흐으음….”
승호의 귀에는 더 해달라는 걸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승호의 손이 태신의 엉덩이 언저리에서 힘이 들어가며 지그시 누른다.
“하아…, 스… 승호…야, 하, 아아….”
“흐음…, 네…, 어머니….”
“그, 그러…지 마…, 흐으읏!”
“….”
일부러 대답하지 않았다. 대답대신 한 손을 움직여 태신의 다리 한 쪽을 밖으로 밀어내며 자신의 다리 한 쪽을 마저 그녀의 다리사이로 끌어들인다.
“하아아….”
강하게 제지하지 않는 태신의 행동에 안도하며 승호는 허리에서 둔부로 이어지는 그 황홀한 언덕길을 힘주어 손으로 쓸어보았다.
“어…흐으흣!”
태신의 얼굴이 들려지면서 단발마적인 신음을 흘린다. 그 신음소리는 승호에게 어떤 신호가 되기에 충분하게 작용하고 있었다. 그때처럼…, 또다시 이러지 않으려고 했지만 그의 다짐은 너무도 허무하게 무너지고 있었다. 승호의 두 손이 태신의 솟아오른 엉덩이를 ‘꽈악’ 잡은 것도 그때였다.
“어머니, 으흑!”
“하으헉!”
승호의 외침과 태신의 신음이 동시에 터져 나오며 둘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때와 다른 점은 승호가 도망가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부르르’ 몸을 떠는 태신의 목덜미에 입을 대어가는 승호의 행동은 아마도 본능일 것이다. 숨길 수 없는 남자의 본능…, 태신의 입에선 우는 소리가 크게 새어나오고 있었다. 아주 크게…,
여자는 여자일 뿐 - 선생님 14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