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 장
나는 석벽의 문을 가볍게 밀어보았다.
그러자 전 과는 달리 아무런 저항 없이 우르릉하는 굉음과 함께 거대한 석벽이 회전하였다.
입구를 가로막고있는 너럭바위를 살짝 밀치고 밖으로 나왔다.
태양은 여전히 이글거리며 내리쬐고 있었고 보이는 모든 사물들은 변한 것이 없는 것처럼
보였으나 나 자신은 완전히 새롭게 변해 있었다.
온 몸의 세포와 뼈들이 알 수 없는 약물에 의해 티타늄으로 만든 형상기억합금처럼 강화되
어 있었고 전신에는 거대한 힘이 숨죽인 채 용암처럼 도도히 흐르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 겨우 고등학교 1학년인 16살 난 나는 내 몸 속에 흐르는 그 거대한 힘의 일
부만을 겨우 제어 할 수 있을 뿐이었다.
* * *
밀려나 있던 너럭바위에 약간의 힘을 주어 입구를 단단히 막아버리고 천천히 집으로 향하
다가 문득 몸에 걸친 옷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렇게 천천히 걷다가 아는 사람이라도 만나게 된다면....'하는 생각이 들었다.
잠깐동안 생각하다가 힘주어 발을 내딛자 순식간에 집안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
내가 벌거벗은 몸으로 마당에 들어서자 대청에서 먼 산만을 바라보며 힘없이 앉아 계시던
어머니가 갑자기 나타난 나를 발견하고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 말을 못하시고 더듬으시며 일
어섰다.
"너.... 너! 너... "
나는 벌거벗은 몸이 다소 창피하고 부끄러워 두 손으로 사타구니를 가렸다.
"그게... 저..."
"아이구 내 강아지 살아있었구나!"
안방 문이 와다닥 열리더니 할머니가 나는 듯이 내게로 뛰어와서 얼싸안으며 흐느꼈다.
나는 영문을 몰라 쩔쩔매었다.
"아, 아...! 할머니! 엄마! 잘못했어요...."
"에구.. 이 녀석아... 살아 있었구나! 어서 올라가자"
할머니가 내가 다시 사라질세라 손을 꼭 잡아끌고 대청으로 올라섰다.
나는 벌거벗은 몸이 창피하여 아무소리도 못하고 얼굴을 붉힌 채 목줄맨 강아지처럼 주춤주
춤 따라 올라갔다.
* * *
나는 동굴 속에서 꼬박 21일을 보냈던 것이다.
그 동안에 나를 찾기 위한 여러 가지 일들이 벌어졌고 이 주일이 지나자 모두들 찾는 것을
포기했었다고 했다.
일흔 다섯의 노령인 할아버지는 내가 죽은 줄 알고 그 충격으로 몸져누워 앓고 계셨다.
내가 옷을 갈아입고 안방으로 들어가자 할아버지는 나를 겨우 알아보고 주름진 그 얼굴에
가득 미소를 띄우셨다.
그날 밤 할아버지는 76세의 생신을 불과 사흘 앞두고 75세의 일기로 생을 마감하시고 태어
난 곳으로 돌아 가셨다.
할아버지의 장례식이나 그 밖의 여러 가지 잡다한 일들은 여기에 쓰지 않겠다.
다만 우리는 할아버지의 장례를 잘 치르고 집과 과수원 등은 동네 이장을 보며 야문의 근친
방 방주직을 부업으로 맡고있는 인 아무개 서방에게 일임을 하고 모두 서울로 이사를 했다
는 것만 애독자 제위께 알려 드린다.
* * *
이제 여러분들의 이해를 돕고자 여기에 우리 가족의 족보를 공개합니다.
궁금하시거나 앞뒤가 안 맞는다거나 스토리의 진행에 애독자 본인의 의견을 반영하고 싶으
신 분은 지체없이 멜을 주시기 바랍니다.
단 한 줄이라도 상관없습니다.
<< 음양신공 출연진 연대표 >>
할아버지 44 세 - 할머니와 결혼함
45 세 - 아버지를 낳음
60 세 - 음양신공의 주인공인 나 탄생
75 세 - 나 고교 1년
75 세 11개월 27일 영면
할머니 19 세 - 할아버지와 결혼
20 세 - 아버지를 낳음
34 세 - 나 탄생
50 세 - 나 고교 1년
아버지 15 세 - 나를 낳음
어머니 14 세 - 나를 낳음 - 나 - 1 - 할머니 - 34
15 세 - 중2 - 나 - 2 - 할머니 - 35
17 세 - 여고 입학 - 나 - 4 - 할머니 - 37
20 세 - 대학 입학 - 나 - 7 - 할머니 - 41
23 세 - 대학 졸업 - 나 - 10 - 할머니 - 44
29 세 - 회사원 - 나 - 16 - 할머니 - 50
나 7 살 - 초등학교 입학 - 어머니 - 20
13 살 - 중학교 입학 - 어머니 - 26
16 살 - 고등학교 입학 - 어머니 - 29
기타 : 다음 장부터 다수의 인물들이 조연으로 대거 출연함
======================================= 음양신공 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