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2화 (12/16)

아내의 칭찬을 하면서 하연씨는 아내의 뒤로 가 F컵 유방을 손으로 쥐었다.

"특히 이 가슴은 나도 부럽다고 할까."

"아이참, 언니!"

그렇게 준비를 마치고 우리는 8시가 다 되어가자 펜션 지하에 있는 나이트 클럽으로 향했다.

그런데 클럽 출입문에 사용 중지라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어 잠시 멈추자 안쪽에 있던 사람이 우리에게 다가왔다.

"죄송하지만 여기는 사용하실 수 없습니다."

"네? 분명 여기에 오라고...."

내 말에 남자는 의아한 표정을 짓더니 작게 속삭였다.

"혹시 초대 받고 오신 건가요?"

"아, 네. 견학이라도 하는 건 어떠냐면서 이곳으로 오라고 해서요." 

"아! 그러시군요. 들어오세요."

알고보니 그 남자는 혹시나 부외자가 들어올 것을 미리 막기 위해 대기를 하고 있던 사람이었다.

출입문 안으로 들어가 그리 길지 않은 복도를 지나 안쪽에 있던 문앞에서 다른 사람이 대기하고 있었는데 그 사람은 우리에게 안에서 벗지 말라는 당부와 함께 얼굴을 반쯤 가리는 가면을 나누어 주었다. 

가면을 쓰고 안으로 들어가자 클럽에서는 어두운 조명과 함께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있었고 우리가 쓰고 있는 가면과 똑같이 생긴 가면을 쓰고 있는 사람들이 술을 마시면서 춤추고 놀고 있었다. 

첫날 보았던 사람들보다 더 많은 것을 보니 그 뒤로 사람들이 더 온 모양이다.

난 대한민국에 스와핑을 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게다가 가면 때문에 잘은 모르겠지만 사람들 전부 평균 이상의 외모와 몸매를 가지고 있다.

그때 여자 한 명이 우리에게 다가왔다. 가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지만 난 그녀가 상당한 미인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어서 오세요.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어떻게 저희를..."

"호호, 저희 모임 회원들은 이미 다 모였거든요. 그 외의 분들이라면 가면을 써도 알아볼 수밖에 없겠죠? 자, 이쪽으로. 잠시 설명드릴 것이 있어요."

여자는 우리를 데리고 클럽 안쪽에 빈 소파로 안내했다. 소파에 앉자 여자가 말했다.

"이 모임에서 반드시 지켜야 하는 사항이 있답니다. 첫째는 상대가 거절하면 절대 무리하게 제의하지 않을 것. 둘째는 절대 개인적인 것에 관한 것은 묻지도 말하지도 말 것. 첫째는 당연한 것이지만 둘째는 혹시나 섹스를 했던 사람들이 나중에 배우자 몰래 따로 만나 감정이 상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랍니다."

"그렇군요. 하긴 배우자 몰래 따로 만나면 그건 불륜이니까요."

여자는 내 말에 빙긋 웃어보였다.

"잘 이해를 하신 모양이네요. 일단 여러분께서는 정식 회원이 아니시고 견학만 하시기로 하셨으니 이번 파티에 정식으로 참가는 하실 수 없으세요. 다른 회원분들도 여러분께 신청을 하지 못하고요. 하지만 여러분들끼리 하는 건 관여치 않을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그건 다행이라고 생각할 때 창현이가 여자에게 물었다.

"이건 그냥 물어보는 건데요. 정식 회원은 어떤 절차로 받는 겁니까?"

왜 그런 걸 묻냐며 하연씨가 창현이의 다리를 꼬집었다. 혹시나 창현이가 이 스와핑 모임에 가입을 할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미리 막으려고 한 모양이다. 

여자는 빙긋 웃으며 다시 친절하게 설명을 시작했다.

"저희 모임은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는데 심사를 거쳐서 정식 회원을 받지요."

"심사라 하면..."

"직업, 외모, 나이, 성격 등이죠. 직업은 그다지 따지지 않지만 나머지는 철저히 따진답니다. 외모는 물론이고 나이는 20대부터 30대까지로 40대가 되면 되면 자동으로 탈퇴가 되죠. 아무래도 40대가 되면 체력이 많이 떨어지게 되니까요. 원래는 나이 제한이 없었는데 예전에 40대 회원 분께서 섹스를 하시다 복상사를 당하시는 바람에 모임이 해체될 뻔 한 뒤로 정해진 거랍니다. 성격은 매너가 좋으신 분들로만 받는데 그 이유는 따로 설명드리지 않아도 아실 거라 생각되네요."

웃으면 안 되는데 복상사라는 말에 우리는 실소를 흘리고 말았다.

"심사가 통과 되시면 신고식을 치르신 후 정식 회원이 되신 답니다. 그리고 정기적인 모임을 가질 때가 되면 문자로 일정과 장소를 알려드리지요."

군대도 아니고 신고식이라니. 난 궁금한 나머지 그 신고식에 관한 것을 물었다.

"신고식이리니요?"

"일단 신고식은 1차와 2차로 나뉜답니다. 1차는 신고식을 치르시는 부부가 회원분들이 보는 앞에서 섹스를 하는 것이죠. 2차 신고식은 그 부부의 애정을 보는 일종의 관문입니다."

"관문이요?"

"네. 일단 남편 분은 두 눈을 가리고 대기하고 있던 다른 여자 회원분들 사이에 있는 아내 분을 찾아야 하죠. 구별하는 방법은...."

여자가 손가락을 동그랗게 말아 그 안에 다른 쪽 손의 검지 손가락을 넣었다 빼자 우리는 단숨에 이해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아내 분도 똑같은 방식으로 남자 회원 분들 사이에서 남편 분을 찾아야 하죠."

"만약 틀리면 어떻게 되나요?"

얌전히 듣기만 하고 있던 하연씨가 먼저 질문을 하자 여자가 답했다.

"구별하지 못하면 벌칙을 받아야 하죠."

"벌칙이란 뭔가요?"

"어느 한쪽이나 두 분 다 실패하셨을 경우 남편 분께서는 그 모임에서 아무와도 섹스를 하실 수 없습니다. 심지어 마스터베이션도 허락하지 않고요. 그저 구경만 해야 하지요."

그건 진짜 고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눈앞에서 섹스를 하는데 자신은 그저 구경만 해야 하다니.

"아내 쪽은요?"

"그 날 참가한 모든 남자 회원들의 장난감이 된답니다."

"장난감이요?" 

"팔 다리를 묶은 다음 남자 회원들이 돌아가면서 삽입을 하죠. 거절도 못하고 저항도 못하죠."

"그건 너무한 처사가 아닌가요?"

아내는 마치 여자를 물건 취급하는 방식에 기분이 안좋아보였다. 하연씨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건 모르시고 하시는 말씀이세요."

"모르다뇨?"

"사실 이 신고식은 거의 성공한 사례가 없답니다."

"네?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다니요?" 

여자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이건 회원들 사이의 공공연한 비밀이지만 대부분 남편 분들이 맞추어도 아내 분들이 일부러 틀린답니다. 뭐 개중에는 남편 쪽에서 일부러 틀리는 경우도 있고요."

"일부러요?"

"네."

아내와 하연씨는 왜 일부러 틀리는지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마침 오늘 신고식이 있는데 잘 됐네요. 직접 보시면 이해가 되실 거에요. 그럼 전 이만 가볼게요. 부디 즐기다 가주시길."

"아, 잠시만요."

내가 아직 묻고 싶은 것이 있어 여자를 불러 세우자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서던 것을 멈추고 나를 보았다.

"왜 그러시나요?"

"저기.... 어떻게 저희들이 스와핑을 하는 지 아셨습니까? 그리고 왜 초대를 하신 거고요?"

"동류에게서 흐르는 분위기라고나 할까요? 이틀 동안 여러 분을 관찰한 결과 남편 분이나 아내 분이 아니어도 친구 이상으로 친근하신 것 같더군요. 해서 알아 볼 수 있었답니다. 그리고 저희 모임은 타 모임들에 비해 조금 개방적인 편이죠. 그래서 혹시나 해서 초대를 한 거랍니다."

"그렇군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쪽은 이 모임에서 어떤 위치인 겁니까?"

여자는 내 질문에 빙긋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현재 이 모임의 다섯 번째 회장을 맡고 있답니다."

의외의 신분에 나는 물론이고 다른 사람들도 놀라워 했다.

"이 자리는 여러분을 위해 따로 마련한 자리로 여기 계시면 귀찮게 하시는 분들은 없을 거에요. 그럼 전 이만."

회장이라는 여자가 가고 우리는 얌전히 소파에 앉아 사람들이 놀고 있는 모습을 구경했다.

그러다 30분 정도 지나자 클럽의 분위기가 변하기 시작했음을 알았다.

'으으응.....'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여기 저기서 들려오는 비음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어느새 사람들이 하나 둘씩 옷을 벗으며 애무를 하고 있었고 이미 삽입을 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우리는 그 광경을 놀라운 표정으로 지켜보았고 말이다. 그렇게 20분 정도 지나자 우리에게 설명을 해주던 회장이 무대 위로 올라왔다. 회장 어느새 옷을 벗고 섹시한 속옷만 입고 있었는데 나도 모르게 회장의 아름다운 몸매에 눈을 떼지 못했다. 

"즐기고 계신가요? 여러분."

회장의 말에 사람들이 거의 동시에 대답했다. 회장은 빙긋 웃더니 마이크에 대고 말했다.

"오늘 신고식이 있다는 건 다 아실 거라 생각되네요. 자, 그럼 새로 회원이 되실 부부께서는 무대 위로 올라와 주세요."

회장의 말에 가면을 쓰고 있는 알몸의 남녀가 무대 위로 올라가자 그녀가 남편 쪽에게 마이크를 내밀었다.

"환영해요. 성함이 어떻게 되시나요?"

"아, 저는 이...."

순간 회장이 마이크를 자신 쪽으로 당겼다.

"NO~ NO~ 이곳에서 이름을 말씀하시면 안 된다는 걸 잊으셨나 보네요. 그렇게 설명해 드렸는데. 건망증은 치매의 초기 단계라고요."

모두에게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회장의 센스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자, 그럼 더 이상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회장이 손짓을 하자 미리 대기하고 있었던지 여자들이 무대로 올라왔고 회장은 남편의 가면 위로 검은 천을 묶어 눈을 가렸다. 여자들과 아내라는 여자가 뒤섞이자 회장은 남편에게 자신의 아내를 찾게 했다. 

남편은 처음에 여자들의 몸을 손으로 쓰다듬다가 보지를 손으로 만지거나 혀로 핥거나 한 다음 자지를 삽입하여 몇 번 움직이면서 자신의 아내를 찾아갔다. 그리고 5분 정도 지난 뒤 남편이 회장에게 말했다.

"3번째 여자가 제 아내입니다."

"확신하세요?"

"확신합니다."

"그럼 눈가리개를 풀어보세요."

남편이 눈가리개를 풀었다. 그는 자신의 아내를 정확하게 찾아냈다.

사람들이 박수 속에 그의 아내는 남편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왜일까? 

난 그 아내라는 여자의 눈빛에서 뭔가 아쉬움이 느껴지는 듯 보였다. 

이제 아내라는 여자 쪽이었다. 여자들이 무대에서 내려가고 남자들이 무대에 서자 회장은 남편에게 했던 것처럼 아내에게도 눈을 가리게 했다. 눈이 가려지자 아내라는 여자는 남자들 사이에서 남편을 찾기 시작했다. 

남자들의 자지를 손으로 만지거나 혀로 핥거나 입으로 빨면서 말이다.

아내라는 여자는 자신의 남편의 자지를 잡아 혀로 핥은 다음 다음 남자로 넘어갔다.

확인이 끝나고 아내라는 여자가 일어나자 회장이 물었다.

"남편이 누군지 아시겠나요?"

아내라는 여자는 한참을 망설이더니....

"세 번째 남자요." 

사람들 사이에서 작은 탄성이 흘러나왔다. 틀린 것이다. 그녀의 남편은 다섯 번째 남자였다.

하연씨가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저 여자, 일부러 틀렸어요."

"언니가 그걸 어떻게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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