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1. 뜨거운 이별의 침실 1 (29/31)

  11.              뜨거운 이별의 침실

  

  

  

                         1

  

  

  가운으로 몸을 싼 박지현과 강하영이 크리스털 샹델리아의 불빛이 은은한 

호화로운 침실 소파에 나란히 앉아 있다.

  구겨져 있는 침대 시트가 조금 전까지 그 위에서 정사가 벌어졌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다.

  그것을 증명하듯 비단 가운 앞자락 밖으로 얼굴을 내밀고 있는 박지현의 

풍요로운 분홍색 유방이 땀과 기름으로 번쩍이고 있다.

  두 사람이 앉아 있는 소파 탁자 위에 몇 장의 서류가 놓여 있다.

  "이게 그들의 부정의 자료야?"

  박지현이 테이블 위의 서류를 집으며 자신의 허리를 감아 돌아온 손으로 

젖가슴을 만지고 있는 강하영의 향해 묻는다.

  "월요일에 있을 회장님 주제 중역회의에서 부사장과 전무는 여기 있는 

내용들을 터트려 서로 상대를 공격할 겁니다."

  "미리 알고 계시는 할아버지는 마음속으로 웃을 거야?"

  박지현이 상상만 해도 재미있다는 듯이 웃는다.

  강하영도 따라 웃는다.

  "할아버지는 내가 백화점 내부 정보를 드릴 때마다 신기하다는 눈으로 

바라 봐"

  "아가씨가 백화점 경영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게 기쁘신 거죠"

  "모두가 하영씨 덕이야!"

  "아가씨를 위한 겁니다"

  "하영 씨는 이런 정보를 모두 어떻게 얻는 거야?"

  박지현이 신기하다는 눈으로 강하영의 눈동자를 빤히 바라본다.

  강하영이 미소만 짓는다.

  "여자지?"

  박지현이 예쁜 눈을 하고 노려본다.

  "만일에 그렇다면 아가씨는 야단치실 거지요?"

  "아니! 하영 씨가 다른 여자하고 잤다고 해도 그건 나를 위해서라는 것 

알고 있어!"

  박지현이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나라는 인간은 아가씨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선량하지 않습니다"

  "난 악인이 더 좋아!"

  박지현이 여전히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강하영의 어깨에 고개를 기댄다.

  고개를 어깨에 기댄 박지현의 손이 가운 자락을 헤치고 들어와 강하영의 

가슴팍을 쓸어 간다.

  "아가씨! 아직 얘기가 남았습니다!"

  "얘기는 하영 씨 혼자서만 해 난 듣고만 있을 게"

  박지현이 계속 강하영의 가슴팍을 쓸어 간다.

  "백화점 내부 인사에 관한 겁니다!"

  "월요일 중역 회의 후에 다 잘라 버리면 되잖아?"

  "그렇게 하면 내부에 혼란이 일어납니다"

  "할아버지도 그걸 걱정하시는 것 같애."

  "이번 기회에는 강력한 경고만 주어 놓고 하부 조직에만 개편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야?"

  "그 동안 조사한 내용을 검토해 보면 백화점 부정은 경영진 단독으로는 

어렵다는 걸 알았습니다. 과장 급의 동조 없이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경영진의 강압이나 유혹에도 넘어가지 않을 사람을 중간 관리직에 앉혀 

놓으면 부정을 예방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하영 씨가 내린 판단이라면 틀림없을 거야!"

  "회장님께 그 점도 건의해 주셨으면 합니다"

  "하영 씨 아는지 모르겠지만 할아버지는 6. 25 때 남하해 변두리 시장 

통에서 생활필수품장사로 시작해 도매상으로 발전시키고 그때 번 돈으로 

시장 주변이 있는 폐허나 다름없는 땅을 구입하신 거야!"

  강하영으로서는 처음 듣는 얘기다.

  "60년대 이후에 불었던 개발 바람을 타고 변두리 지역이 개발되면서 

그곳에 대형 도매상을 열었어. 거기서 돈을 벌어 다시 변두리에 땅을 하고 

그때 사 두었던 땅 가운데 하나가 에메랄드 그룹 주력 백화점인 에메랄드 

백화점 강남점 자이야."

  "그랬군요!"

  "전국에 있는 에메랄드는 모두가 80년대 이후에 개발된 신시가지에 

위치해. 그 이유가 뭔지 알어?"

  "상상이 갑니다. 장차 전국에 백화점 체인을 개설하기 위해 언젠가 개발이 

된다는 먼 눈으로 쌀 때 땅을 사 두었군요"

  "할아버지는 내에게 이런 말을 하셨어. 사업이란 오늘의 10원 이익보다는 

10년 뒤의 백만 원을 보고해야 하는 거라고!"

  강하영이 놀란다.

  "내가 왜 할아버지 얘기를 하는지 하영 씨는 알 거야!"

  "네! 회장께서는 유통 업을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시다는 걸 말하고 싶다는 

아가씨 뜻 알고 있습니다"

  "하영 씨는 역시 머리고 잘 돌아가!. 할아버지는 내가 드리는 건의를 

무조건 받아 들일 거야!. 하지만 거기에도 문제가 있어"

  박지현이 강하영을 바라본다.

  "문제라니요?"

  "내 뒤에서 지혜를 제공하고 이런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사람이 누군지 

알고 싶어 할거야!"

  "그건 친구의 언니인 서진경으로 하기로 했잖습니까?"

  "하영 씨!"

  박지현이 불러 놓고 강하영을 바라본다.

  "네. 아가씨!"

  "우리 할아버지 그렇게 바보 아니야!"

  박지현이 강하영을 바라보며 웃는다.

  박지현의 말뜻을 알아들은 강하영이 할 말을 잃는다.

  "이건 여자 힘으로 불가능한 거야!"

  강하영은 여전히 말이 없다.

  "그게 하영 씨라는 걸 말하면 할아버지는 강제로라도 우리를 결혼시키려 

할거야. 난 하영 씨 아내로 살고 싶어! 하지만 하영 씨가 원하지 않는 

일이라면 강제로는 싫어!"

  말을 한 박지현이 강하영을 끌어안는다.

  강하영도 말없이 박지현을 끌어안는다.

  "하영 씨!"

  "네!. 아가씨!"

  "할아버지는 이번 일의 주역이 하영 씨라는 걸 눈치채고 있을 거야! 내가 

이 아파트에서 자고 오겠다고 나간 날에 할아버지는 한번도 여기를 찾아오신 

일도 전화하신 일도 없어. 라면조차 내 손으로 못 끓이게 하는 할아버지라면 

걱정스러워 아니면 최소한 궁금해서라도 한번쯤은 와 보시는 게 정상 

아니겠어?. 그런데도 할아버지는 한번도 오시지 않았어. 왜 그랬을까?"

  강하영은 박지현의 말뜻을 알아듣고 있다.

  알아들으면서도 입을 다물고 박지현을 안고만 있다.

  "친구인 희경이가 내 몸을 변화를 보고 애인이 생겼다는 걸 알아차릴 

정도라면 할아버지가 나에게 남자가 생겼다는 걸 못 알아차릴 리가 없을 

거야!"

  "아가씨! 내가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뭐 건 아가씨 편한대로 하세요"

  "할아버지께 이번 일의 주역을 하영 씨라는 걸 얘기하게 해 주어. 그 뒤 

일은 나에게 맡겨 두고!"

  "아가씨 편한 대로 하십시오!"

  "하영 씨 고마워!"

  박지현이 젖은 목소리로 속삭이며 가슴속으로 파고든다.

  "하영 씨! 나 침대로 안아다 줄래?"

  "네! 아가씨!"

  강하영이 박지현을 안아침대로 향한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