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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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시간.

  벌거벗은 몸을 정기현에게 맡겨 놓은 조소혜가 러브호텔 베드에 누워 

있다.

  반듯이 누운 조소혜의 상복부에 엎드린 자세로 상체를 반쯤 실은 정기현이 

한 손으로는 젖가슴을 어루만지며 다른 한 손으로는 여자의 언덕을 쓸고 

있다.

  젖가슴을 어루만지고 여자의 언덕을 쓸어 가는 정기현의 손 길속에 

조소혜를 관능적으로 자극시켜 보자는 냄새가 강하게 느껴진다.

  정기현의 그런 손길에도 조소혜는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고 조금은 

귀찮다는 눈빛으로 천장을 바라보고 있다.

  조소혜는 에메랄드 백화점 패션 창고 관리 담당 주임이고 정기현은 같은 

백화점 영업 2과 과장이다.

  서른 일곱 살의 기혼인 영업2과 과장 정기현과 스무 네 살의 미혼인 

조소혜가 남녀 관계로 발전한 것은 6개월 전이다.

  조소혜 입장에서 보면 정기현과 육체관계를 맺게 된 동기는 하나의 

기연으로 여겨질 만치 상상조차 못하던 일이 동기가 되었다.

  6개월 전.

  에메랄드 백화점은 최신 소방시설 공사로 15일간 휴업에 들어갔다.

  조소혜는 휴업기간을 이용해 평소 꼭 한번 가보고 싶다고 생각하던 파리 

여행에 나섰다.

  파리행 항공기에 탄 조소혜는 거기서 우연히도 정기현을 만났다.

  정기현도 휴업 기간을 이용해 파리 관광에 나섰다고 했다.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파리 관광 여행을 같이 하게 되었고 파리라는 

도시가 주는 낭만적인 분위기와 자기들을 알아보는 사람이 없는 해방감이 두 

사람 사이를 더욱 가깝게 만들어 놓았다.

  파리 도착 이틀째 되는 날 조소혜는 정기현이 이끄는 대로 몸을 섞었다.

  몸을 섞은 다음날부터 두 사람은 마치 부부처럼 유럽 여행을 했다.

  상대가 기혼자라는 것을 알면서도 쉽게 몸을 열었던 것은 당시 조소혜가 

사귀던 남자와 헤어진 직후라는 것도 크게 작용되었다.

  사귀던 남자와 헤어진 조소혜는 정신적으로 방황하고 있었고 심한 

외로움에 싸여 있었다.

  이런 조소혜의 정신적인 틈을 타고 들어온 것이 정기현이었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두 사람의 관계는 계속되었다.

  조소혜 입장에서 보면 정기현을 사랑한다거나 좋아한다는 그런 차원의 

감정은 없었다.

  외롭고 허전한 가슴 한구석을 섹스라는 행위를 통해 위안 받고 싶을 때 

그것을 채워 주는 남자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 정기현이 어느 날 이상한 부탁을 해 왔다.

  정기현의 부탁은 조소혜 입장에서 보면 자기가 몸담고 있는 직장에 손해를 

끼치는 중대한 부정행위다.

  조소혜는 그것을 알면서 정기현의 부탁을 들어주었다.

  조소혜가 정기현을 부탁을 들어준 것은 한번으로 끝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첫 부탁을 들어준 다음 계속 같은 부탁을 해 왔다.

  그때야 조소혜는 자기가 정기현의 부정행위의 중대한 공범자가 되어 있는 

입장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것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어 있었다.

  6개원이 지난 지금 조소혜는 본의 건 타의 건 에메랄드 백화점의 재산을 

횡령하는 조직적인 부정의 하수인이 되어 있다.

  자신의 언덕을 쓸던 정기현의 손길이 계곡으로 밀치고 들어오려는 것을 

의식한 조소혜가 다리 사이를 살짝 넓혀 준다.

  다리 사이를 넓혀 주며 손을 아래로 뻗어 정기현의 남자를 더듬어 쥔다.

  조소혜의 손길로 느껴지는 정기현의 남자는 반쯤 힘을 잃고 있다.

  두 사람이 이 방에 들어와 아직 교섭을 가지지 않았다.

  그런데도 정기현의 남자는 힘을 반쯤 잃고 있다.

  정기현은 서른 일곱이라는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성적으로 약한 편이다.

  조소혜에게는 그것도 정기현에 대한 불만의 하나다.

  "집에서 엄청나게 쏟아 내는 모양이군!"

  조소혜가 약간 비아냥거리는 투로 말하며 정기현을 힐긋 본다.

  두 사람 사이에 13년이라는 연령 차이가 있지만 조소혜는 정기현에게 

반말을 한다.

  그런 의미에서 보며 정기현에 비해 조소혜의 기질이 강한 편이다.

  "일 때문에 그래!"

  정기현이 우물우물 변명한다.

  "일 때문에 힘들다면서 왜 사람은 불러내고 그래요!"

  조소혜가 쏘는 듯한 투로 말한다.

  "다음 주 샤모니 패션 반품 때 이탈리아 수입 밍크 두 벌 끼워 내 보네!"

  정기현이 손끝으로 조소혜의 계곡을 쓸며 말한다.

  정기현의 손끝으로 느껴지는 조소혜의 계곡에서 전혀 물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정기현의 말에 조소혜는 전혀 반응을 보이 않는다.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알았다는 뜻 같기 도하고 아니면 듣고도 못들은 

척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정기현이 조소혜의 관능을 어서 고조시키겠다는 듯이 계곡을 쓸던 손끝을 

동굴 입구로 가져간다.

  동굴 입구로 가져간 손끝을 전혀 준비 상태가 되어 있지 않는 여자의 문 

속으로 넣으려 한다.

  "아파요!"

  조소혜가 약간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허리를 틀어 동굴 속으로 

들어오려는 손끝을 피한다.

  "왜 이러지?"

  정기현이 물기 없는 계곡을 쓸며 묻는다.

  "뭐가요?"

  조소혜가 불만에 가득찬 소리로 말한다.

  "소혜 요즘 변한 것 같애?"

  정기현이 조소혜의 눈치를 본다.

  "변했으면 어떡할 거예요?"

  조소혜가 정색을 하고 쏘아본다.

  "대체 왜 그러는 거야?"

  정기현의 말투가 달래는 조로 변한다.

  "사람 미치게만 해 놓을 걸 왜 부르느냐구요?"

  조소혜가 쏘아 붙치며 반쯤 힘을 잃고 있는 정기현의 남자를 꼬집듯 꽉 

쥔다.

  "아앗!"

  정기현이 비명을 지른다.

  "이제 날 부르지 말아요!.그리고 이제 그런 일하지 않을 거예요!"

  조소혜가 손에 쥐어져 있는 정기현의 남자를 놓고 일어나려고 한다.

  "소혜!"

  정기현이 일어나려는 조소혜를 급히 끌어안는다.

  강하게 끌어안는 힘에 끌려 다시 누우며 정기현을 쏘아보며

  "어쩌겠다는 거예요?"

  조소혜의 신경질인 말에 정기현이 갑자기 할 말을 잃는다.

  정기현은 자신의 지금 상태를 알고 있다.

  혼자 힘으로는 조소혜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런 상태는 처음이 아니다.

  그럴 때 조소혜가 입과 손을 통원해 적극적으로 협조해 가능한 상태로 

만들려 노력했고 또 가능한 상태로 만들어 즐기기도 했다.

  그러던 조소혜가 얼마 전부터 노력이나 협조보다는 먼저 짜증부터 부린다.

  정기현은 조소혜의 그런 짜증이 욕구불만에서 오는 젊은 여자 특유의 

신경질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지금까지 조소혜가 보인 반응은 성적인 욕구불만에서 오는 신경질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던 조소혜가 오늘은 자신의 지시까지 거부하겠다는 반응을 보인다.

  정기현은 조소혜의 기질을 잘 알고 있다.

  정기현이 아는 조소혜의 기절은 거칠거나 감정을 앞세우는 편이 아니다.

  이성적이면서도 자존심이 강하다. 자기 주관이 뚜렷하다.

  자신이 판단해 일단 결정하면 좀처럼 번복하지 않는다.

  그런 기질을 아는 정기현은 조소혜의 입에서 자기 일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말에 당황하지 않을 수가 없다.

  지금까지 조소혜와 협조해 하고 있는 일은 정기현 개인을 위한 것이 

아니다.

  에메랄드 백화점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 부사장 지시다.

  부사장 지시대로만 충실히 움직이면 출세는 틀림없고 그 일을 통해 자기 

호주머니도 어느 정도 채울 수 있다.

  조소혜가 협조하지 않으면 이 일은 불가능하다.

  일을 제대로 해 내지 못하면 부사장에게는 무능한 사람 취급을 받게 되고 

부수입도 사라진다.

  정기현은 자기가 위기에 처했다는 것을 깨닫는다.

  위기를 모면하는 길은 하나 뿐이다.

  조소혜를 안심시켜 계속 자기에게 협조하도록 묶어 놓는 방법이다.

  조소혜는 한번 자기 입에서 나온 말을 번복하지 않으려 하는 여자다.

  그것을 알고 있는 정기현은 극약처방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한다.

  "소혜! 그 일은 나 혼자 하는 게 아니야!"

  정기현이 조소혜의 계곡을 정성스럽게 쓸어 가며 말한다.

  조소혜가 정기현을 힐금 본다.

  "그건 부사장님 지시야!"

  정기현은 자기 말을 들은 조소혜의 눈에 놀라는 빛이 지나가는 것을 본다.

  "우리는 부사장만 믿고 따르면 안전한 거야!. 소혜도 언제까지 상품관리만 

할게 아니라 영업부 쪽으로 올라와야 할 것 아니겠어?"

  "그게 부사장님 지시라는 걸 내가 어떻게 믿어요?"

  조소혜가 정기현의 얼굴을 바라본다.

  정기현은 조소혜의 마음을 다시 돌려놓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어떻게 하면 소혜가 믿겠어?"

  "증거를 보여 줘요!"

  "증거?"

  "그래요!"

  증거를 보여 달라는 말에 잠시 생각한다.

  증거만 보이면 조소혜의 마음을 다시 돌려놓는 것은 확실하다.

  '증거? 어떻게 증명하지?'

  정기현이 한동안 생각한다.

  그러던 정기현의 머리에 지나가는 것이 있다.

  "샤모니 패션에서 오는 차액을 소혜가 직접 받게 하면 믿겠어?"

  "그게 부사장님 지시라는 증거가 되요?"

  조소혜가 어이없다는 눈으로 정기현을 바라본다.

  "그 돈을 받아 소혜가 직접 부사장님 은행 계좌에 입금하는 거야!. 

지금까지는 내가 해 오던 일이지만 이제 소혜가 해!"

  조소혜가 정기현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조소혜의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생각을 한 정기현이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조소혜가 몸을 일으키는 정기현을 바라보고 있다.

  몸을 일으킨 정기현이 손으로 조소혜의 두 다리를 잡아 펼친다.

  조소혜가 정기현을 바라보며 몸을 맡겨 놓고 있다.

  조소혜의 두 다리 사이를 넓힌 정기현의 얼굴이 여자의 계곡으로 

들어간다.

  "아이!"

  조소혜가 싫지 않다는 듯한 신음을 흘리며 두 다리 사이를 활짝 넓혀 

정기현의 얼굴이 계곡 깊숙한 곳으로 들어오게 유도한다.

  계곡 깊숙이로 들어간 정기현의 입에서 혀가 나온다.

  혀가 조소혜의 계곡에 닿는다.

  "아이!"

  조소혜가 뜨거운 신음을 흘린다.

  조소혜의 신음을 들으며 정기현의 혀가 계곡을 쓸어 가기 시작한다.

  혀가 계곡을 쓸면서 조소혜의 허리에서 찬찬한 물결이 일어난다.

  정기현이 조소혜의 허리에서 일어나는 물결을 확인하면서 이제 한가지 

걱정을 사라졌다는 생각을 한다.

  정기현의 혀가 더욱 교묘히 움직인다.

  정기현은 조소혜가 혀에는 약하고 또 어디에 혀를 굴리면 더욱 반응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정기현의 혀가 조소혜의 급소를 집중적으로 공격한다.

  "아아아!"

  조소혜가 뜨겁고 긴 신음을 토한다.

  뜨거운 신음과 함께 허리에서 일던 물결이 파도로 변해 간다.

  조소혜의 허리 물결이 파도로 발전해 가면서 계곡을 쓸어 가는 정기현의 

혀가 뜨거운 점액질의 액체로 젖어 간다.

  정기현은 이제 하나로 이어져도 될 때가 되었다는 생각을 하고 몸을 

일으킨다.

  조소혜가 몸을 일으킨 정기현을 향해 두 팔고 두 다리를 벌린다.

  정기현이 조소혜 위에 몸을 싣는다.

  "아아!"

  자기 속으로 들어오는 정기현의 남자를 느끼며 조소혜가 신음을 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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