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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0시.
호텔 스카이라운지 바 원형 소파에 강하영과 서진경이 나란히 앉아 있다.
강하영의 팔이 서진경의 등을 돌아 가슴에 와 있고 서진경의 머리가
강하영의 어깨 위에 놓여 있다.
"에메랄드 백화점에 강 과장 같은 서구적인 매너를 지닌 남자가 있다는
사실에 놀랐어요!"
서진경이 강하영의 어깨에 고개를 기댄 채 속삭인다.
"난 서구적인 신사가 되기보다는 거친 야수가 되고 싶은데요?"
"여자에 따라서는 신사의 매너와 거친 야수 같은 저돌성을 동시에 지닌
남자를 좋아해요!"
"미스 서는 어느 편이지요?"
"여자의 감성은 수시로 변해요!. 그래서 지금은 어느 편인지 내 자신도
모르겠네요"
서진경의 목소리에 약간의 장난기가 엿보인다.
"미스 서의 지금 감성이 어느 편인지 내가 찾아볼까요?"
"찾아서 뭘하게요. 어차피 전화해서 매력적이면서도 말 잘 듣는 아가씨
부를 텐데요!"
서진경의 말속에 담긴 장난기가 조금 더 짙어 진다.
"닭은 꿩이 완전히 도망갔다는 사실이 확인되었을 때나 찾는
대용품이지요!"
강하영이 서진경의 가슴 위에 올려져 있던 손으로 전해 오는 탄력을
주무르기 시작하면 말한다.
블라우스 천을 통한 간접 접촉인데도 엄청난 볼륨 감촉이 느껴진다.
"정말 멋있어요!"
강하영이 젖무덤을 눌러 쥐며 속삭인다.
"너무 크기만 하고 흉해요!"
서진경의 목소리에는 자신이 가진 보물을 은근히 자랑하는 그런 빛깔이
담겨 있다.
평소 서진경 자신도 어느 여자와 비교해도 유방만은 자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더 컸으면 좋겠다는 게 내 소망이데요?"
"싫어요!"
서진경이 어리광 섞인 목소리로 뜨겁게 속삭인다.
강하영의 다른 한 손이 타이트 스커트 밖으로 노출되어 있는 두 허벅지
사이로 들어간다.
"아이!"
강하영의 손이 가는 위치가 어딘지 알고 있는 서진경이 가볍게 거부반응을
보인다.
서진경의 거부반응 어디까지나 형식적인 것일 뿐 본격적으로 거부하는
자세는 아니다.
강하영이 허벅지 안 쪽을 쓸며 다른 한 손이 젖무덤을 본격적으로
주무르기 시작한다.
"아아!"
서진경이 가벼운 신음을 토한다.
주번을 의식하며 애써 소리를 죽이는 신음이다.
허벅지를 쓸던 손길이 속살을 타고 에로스의 계곡을 향해 들어간다.
서진경은 파고 들어오는 강하영의 손길을 느끼며 지금 자기가 노팬티
상태라는 것을 깨닫는다.
업무적인 관계밖에 없는 남자를 만나러 나오면서 노팬티 차림이라는 것은
누가 생각해도 정상이 아니다.
특히 자기가 K호텔 커피숍으로 나올 때까지는 강하영의 협박에 가까운
강요가 작용했다.
자기를 협박하는 상대를 만나러 나오는 여자가 노브라 노팬티 차림이라는
것은 이미 몸을 허락할 각오가 되어 있다는 뜻이다.
지금 강하영의 손길이 조금만 더 안으로 들어오면 자신의 노팬티 차림이
드러난다.
노팬티 차림이 드러난다는 것은 자기가 강하영을 몸으로 유혹할 속셈으로
나왔다는 것을 알리는 결과가 된다.
여자로서는 부끄러운 일이고 싸움에 상대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약점을
보이는 결과가 된다.
그것을 알면서도 서진경은 에로스의 계곡으로 들어오는 강하영의 손길을
막지 않고 있다.
강하영의 손길을 막지 않다는 것은 자신의 패배를 상대 앞에 인정한다는
뜻이다.
밀치고 들어오는 손길이 에로스의 숲에 닿는다.
에로스의 숲이 손끝에 닿는 순간 강하영도 놀랐는지 한순간 멈칫한다.
자신의 노팬티 차림에 강하영이 놀라고 있다는 알아차리면서 서진경은
수치심이 밀려온다.
수치심이 밀려오면서 서진경의 입에서
"나 몰라!"
하는 울먹임이 흘러나온다.
"미스 서는 데이트 매너까지 내 마음에 드는군요!"
강하영이 손끝으로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는 에로스의 숲을 다시 한번
확인하며 속삭인다.
"부끄러워요!"
서진경이 소녀처럼 울먹인다.
"우아한 모습일 것 같애요!"
강하영이 숲을 쓸며 속삭인다.
"아이!"
서진경이 부끄러움을 호소한다.
"정말 우아할 것 같애요. 감촉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어요."
강하영이 계속 에로스의 숲을 쓸며 속삭인다.
"경험이 많은 모양이군요"
서진경이 자기 숲을 쓸고 있는 강하영을 향해 살짝 흘기는 눈으로 말한다.
"적다고 하지는 않겠습니다"
강하영이 태연히 말하며 수풀을 쓸어 가는 손길에 힘을 넣는다.
"제발!"
서진경이 난처한 표정을 짓는다.
"우아한 모습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어집니다. 확인하게 해
주시겠습니까?"
강하영이 수풀을 쓸던 손끝을 조금 더 깊이 넣으며 말한다.
"데려가 주어요!"
서진경이 모기소리로 속삭이며 강하영에게 몸을 실어 맡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