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여자의 함정1 (6/31)

  3.                 여자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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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 10시.

  지하철 2호선 강남 역으로 향해 걸어가던 김윤경은 둥 뒤에서

  "미스 김!"

  하고 부르는 소리에 걸음을 멈추고 돌아본다.

  돌아다보는 김윤경의 시선에 자기를 향해 빙그레 웃으며 서 있는 강하영의 

모습이 들어온다.

  "어마! 강 과장님!"

  "뒷모습이 비슷하다 싶어 불러 보았더니 역시 미스 김이군!"

  강하영이 서 있는 김윤경 앞으로 다가오며 말한다.

  "강 과장님 댁이 이 부근이세요?"

  "아니. 바로 들어가도 따분하다 싶어 어디 술이나 한 잔 할까 하고 헤매는 

중이야. 그런데 미스 김은 데이트하고 돌아가는 길인 모양이지?"

  강하영이 약간 놀리 듯한 눈으로 김윤경을 바라보며 말한다.

  "어마! 강 과장님도? 나 그런 사람 없어요!"

  김윤경이 필요 이상 펄썩 뛰는 표정으로 부인한다.

  "그 말 믿으라는 건가?"

  강하영이 여전히 놀리는 듯한 눈으로 김윤경을 바라보고 있다.

  "정말이예요!"

  김윤경이 콧소리까지 섞어 가며 부인한다.

  강하영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빙그레 웃고만 있다.

  "정말이예요!."

  "아무래도 믿어지지 않는데?"

  "어떻게 하면 믿으시겠어요?"

  교태가 가득찬 눈으로 강하영을 바라본다.

  "지금부터 나하고 같이 한 잔 한다면 믿기로 하지!"

  강하영이 은근한 눈으로 김윤경을 바라본다.

  "좋아요!"

  김윤경이 명쾌한 말투로 답한다.

  김윤경이 승낙하면서 두 사람이 나란히 걷는다.

  "어디가 좋을까?"

  강하영이 자연스러운 동작으로 김윤경의 허리에 팔을 돌려 살짝 감으며 

묻는다.

  "과장님 잘 가시는 곳에 가 봐요!"

  김윤경이 자기 허리를 감은 강하영의 팔을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투로 말한다.

  "호텔 바야!."

  강하영이 눈앞에서 번쩍이는 관광호텔 네온사인을 눈짓으로 가리키며 

말한다.

  "그럼 거기로 가요!"

  "괜찮겠어?"

  "왜요?"

  "남자하고 호텔로 들어가는 걸 보면 오해할 사람?"

  "그런 사람 없다고 했잖아요!"

  김윤경이 콧소리를 하며 곱게 흘기며

  "과장님이야말로 여자하고 호텔 들어가는 모습 보면 오해할 사람 있는 것 

아니예요?"

  하고 역습한다.

  "불행하게도 그런 사람은 나에게도 없어!"

  "그 말 믿으라는 거예요?"

  김윤경이 조금전 강하영이 자기에게 했던 것하고 꼭 같은 말을 한다.

  "어떻게 하면 믿겠어?"

  "글쎄요!"

  "미스 김을 믿게 하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강하영이 말을 끊는다.

  "그게 어떤 건데요?"

  "내일 아침까지 미스 김이 나를 지켜보는 방법!"

  "네?"

  김윤경이 못 알아 듣는 척한다.

  "하루 밤 아파트를 비운다는 건 밤중에 전화를 걸어 올 사람이 없다는 뜻 

아니겠어?. 요즘 애인들은 잠자리에 들기 전에 반드시 안부 전화를 

한다면서? 사실은 감시겠지만!"

  "얘기 듣고 보니 그런 방법도 있네요!"

  "어때? 확인해 보겠어?"

  "난 과장님에게 애인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해야 할 이유가 없잖아요?"

  김윤경이 한발자국 물러선다.

  "미스 김은 없겠지만 나에게는 있거든!"

  "과장님에게요?"

  "정말 애인이 없다는 게 확인되면 마음놓고 유혹하고 싶어서!"

  "어마! 과장님도!"

  김윤경이 놀라는 눈으로 흘긴다. 

  흘기는 표정에서 거부반응은 찾아 볼 수가 없다.

  거부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김윤경의 허리를 감은 

강하영의 팔에 힘이 들어간다.

  김윤경은 여전히 거부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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