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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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혜정이 두 시간 전까지 이민우와 정사를 벌였던 관광 호텔 바에 앉아 

있다.

  오혜정 옆에는 강하영이 앉아 있다.

  왼 팔로는 오혜정의 허리를 감은 강하영이 다른 한 손에 쥐어진 술잔을 

입으로 가져가며 

  "이제 무리하지 말아요!"

  하고 귀에다 입을 대고 속삭인다.

  "나 하영씨 위한 일이라면 뭐 건 할거예요!"

  강하영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 오혜정이 중얼거린다.

  "혜정 씨를 갖고 싶어!"

  강하영이 술잔을 놓으며 속삭이다.

  "나도 하영 씨를 느끼고 싶어요. 하지만 오늘만은 안돼요!"

  오혜정이 안타까운 심정을 호소하듯 중얼거린다.

  "왜지?"

  "묻지 말아요!"

  오혜정이 울먹이는 소리로 속삭인다.

  오혜정은 자기를 안고 싶다는 강하영의 말을 들으면서 몇 시간 전까지 이 

호텔에서 있었던 일을 떠 올린다.

  이민우를 받아 들였다.

  샤워를 했다고는 하지만 여자 속에 뿜어진 남자의 잔해가 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지금 자기 몸 속에는 이민우가 남겨 놓고 간 잔해가 극히 일부이기는 

하지만 그대로 남아 있다.

  이민우의 잔해가 그대로 남아 있는 몸으로 강하영을 받아들일 수는 없다는 

것이 오혜정의 마음이다.

  허리를 감고 있는 강하영의 손이 위로 올라온다.

  위로 올라온 손이 오혜정의 가슴 위에 놓인다.

  블라우스 위이기는 하지만 풍만한 오혜정의 가슴 탄력이 손 바닦으로 

느껴진다.

  풍만한 가슴 탄력을 손으로 느끼면서 가만히 힘을 주어 쥔다.

  움켜 쥔 손에 힘이 들어가며 주무르기 시작한다.

  강하영의 손이 움직이면서 젖가슴에서 찡 하는 자극이 일어난다.

  젖가슴에 찡 하는 자극을 느끼면서 오혜정이 

  "제발!"

  하고 울먹인다.

  강하영이 젖가슴을 주무르면서 일어나는 관능적인 자극을 이기지 못해 

흘러나오는 울먹임이다.

  "혜정씨!"

  강하영이 오혜정을 일으키려 한다.

  강하영은 지금 자기를 원하고 있다.

  강하영이 자기를 원하는 것 이상 자기도 강하영을 원하고 있다는 것은 

오혜정 자신이 더 잘 알고 있다.

  원하면서도 강하영을 따를 수가 없다.

  "제발!. 오늘은 안돼요!"

  오혜정이 애원하듯 말한다.

  강하영은 오혜정이 자기를 거절하는 이유를 알 것 같은 기분이다.

  오혜정이 중대한 정보가 있다는 전화를 받고 나왔다.

  퇴근과 함께 오혜정이 지정한 장소로 나왔다.

  오혜정이 지정한 호텔 커피 숍이다.

  강하영을 마난 오혜정은 조금 전까지 이민우 전무와 같이 있었다는 말을 

했다.

  남자와 여자가 호텔에 같이 있었다면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졌다는 정도를 짐작 못할 강하영이 아니라는 것을 오혜정도 알고 있다.

  그것을 알면서도 오혜정은 이민우와 같이 있었다는 말을 했다.

  강하영 앞에서는 무엇 하나 숨기지 않기로 스스로에게 다짐한 약속 

때문이다.

  이민우와 같이 있었다는 말을 하면서 오늘만은 강하영에게 안기는 것을 

포기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강하영은 이민우와 같이 있었다는 말을 하는 오혜정의 마음을 읽고 있다.

  이민우의 잔해가 남아 있는 몸으로 자기를 받아들이기 미안하다는 섕각을 

한 오혜정이 마음에 없는 거절을 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마음을 알아차리면서 그런 마음 씀씀이가 뜨겁게 가슴에 와 닿는다.

  강하영은 그런 오혜정이 안쓰러워지면서 그냥 보낼 수는 없다는 생각을 

한다.

  '그냥 보내서는 안된다'

  마음속으로 작정한 강하영이 

  "절대로 그냥 보내지 않을 거야!"

  하고 속삭이며 오혜정을 일으켜 세운다.

  "하영 씨!"

  강하영의 강한 힘에 끌려 일어나면서 오혜정이 애원하듯 속삭인다.

  "아무 말 말아요! 지금 우리 사이에 중요한 내가 혜정 씨를 갈망하고 

있다는 사실이요!"

  강하영이 뜨겁게 속삭이며 오혜정의 허리를 끼어 안은 바를 나선다.

  "하영 씨는 정말 이상한 사람이예요!"

  오혜정이 뜨겁게 흐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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