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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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거벗고 누운 김윤경이 

  "요즘 다른 애들 만나 엉뚱한 짓 하는 것 아니지?"

  하고 자기 젖가슴을 주무르고 있는 진동현의 남자를 흔들며 투정을 부리듯 

말한다.

  "내 걱정 말어!"

  진동현이 만족에 넘치는 미소를 지어 보이면서 우쭐대는 말투로 답한다.

  "내 걱정을 말라는 건 무슨 소리야?. 그럼 내가 다른 남자하고 이럴 

거라는 거야?"

  김윤경이 약간 샐쭉해 진 눈으로 진동현을 바라본다.

  "그런 뜻이 아니야."

  진동현이 한 걸음 물러선다.

  "그럼 뭐야?"

  김윤경이 계속 다그친다.

  "윤경이가 너무 매력적이니 유혹하는 남자 녀석이 많을까 걱정하는 거야!"

  진동현이 김윤경의 매력은 여기라는 듯이 젖가슴을 주물러 보인다.

  "이렇게 좋은 것 두고 뭐가 아쉬워 다른 남자에게 눈을 돌리겠어!?"

  김윤경이 진동현의 남자를 꽉 쥐며 뜨거운 눈으로 바라본다.

  진동현의 얼굴에 또 한번 만족의 미소가 흐른다.

  '바보 같으니라구!. 이런 바보가 어떻게 대리까지 되었는지 모르겠다니까?'

  진동현의 미소를 바라보며 김윤경이 마음속으로 중얼거린다.

  "리사가 아무래도 마음에 걸려!"

  김윤경이 걱정스럽다는 눈으로 진동현의 눈을 바라보며 속삭인다.

  "리사가 정말 눈치 챈 거야?"

  진동현이 약간 긴장한다.

  "지난번 2백만원 건 말이야. 그 손님은 리사보고 오는 단골이야!"

  "리사 단골?"

  "우리 매장에 오는 손님들 가운데는 기왕에 살 거라면 젊은 애 한번 

유혹해 보자는 심사로 오는 돈 많은 중년들이 많다는 것 알라고 있잖아!.그 

손님이 노리는 아이가 리사라구"

  "골프 용품 매장에 리사보고 오는 손님 어디 한 두 사람이야?"

  진동현이 아무렇지도 않다는 투로 말한다

  "그 손님은 아주 노골적이야!"

  "그래?"

  진동현이 흥미롭다는 눈빛으로 김윤경의 눈을 바라본다.

  "저녁을 먹자는 둥!"

  "그런 유혹에 리사의 반응은 어느 편이야?"

  진동현이 리사 쪽으로 화제를 돌린다.

  "아직은 거절이야. 하지만 누가 알어? 우리들 눈을 의식해 정면에서는 

거절하는 척하지만 전화로 만나자는 소리하면 응하는지?"

  "리사가 그 2백만 원에 대한 걸 묻기라도 했어?"

  진동현이 묻는다.

  "그런 건 아니야?"

  "그럼?"

  "2백20만원 짜리 골프 채 팔았을 때 리사가 돈을 받아 나에게 넘겼어!"

  "금전등록기를 취급하는 건 수석 판매원인 윤경이 담당이니 당연하지!"

  "그날은 자기가 만나자고 한 날이야. 그래서 마감을 서둘었다고. 서둘다 

보니 애들 보는 앞에서 매상을 챙겨 경리과로 가져갔던 거야!"

  "매상 가운데 상품권이 있는 걸 본 리사 눈치가 이상하더라는 얘기는 

했잖아!"

  "그후 마감 때만 되면 리사가 나를 감시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구!"

  김윤경의 표정에 그늘이 드리워진다.

  "신경과민 아니야?"

  "글세. 그럴지도 모르지만"

  김윤경이 자신의 주장을 할 걸음 양보하며 진동현의 눈치를 살핀다.

  "리사가 눈치를 채고 윤경이를 감시 한다 해도 입은 내가 막을 테니 

걱정하지 말어!"

  진동현이 자신에 찬 소리로 말한다.

  "성공한 거야?"

  김윤경의 눈이 반짝해진다.

  "아직은! 하지만 시간 문제야!"

  진동현이 더욱 자신만만하다는 표정으로 김윤경을 바라보며 미소 짓는다.

  "백화점 안에서 리사 문을 연 남자가 있다는 소문은 아직 없어!"

  김윤경이 의미 있는 미소를 짓는다.

  "리사 문은 돌문인가?"

  진동현이 픽 웃는다.

  "남자 직원 가운데는 리사가 아르바이트로 와 있던 2년전부터 눈독을 들인 

남자가 많아!. 하지만 아무도 성공하지 못한 모양이야!"

  "그걸 윤경이가 어떻게 알어?"

  "여자에게는 직감이라는 게 있는 거야. 밖에서는 어떤지 모르지만 백화점 

내부에는 아직도 리사를 함락시킨 사람이 없다는 건 확실해!"

  김윤경은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다.

  김윤경은 자기 나름의 목적을 가지고 오래 전부터 리사를 관찰해 왔다.

  리사에게는 분명히 남자 냄새가 난다.

  어떤 날에는 리사 몸에서 전날 남자와 격렬하게 정사를 벌였던 흔적을 

읽을 때도 있다.

  그러나 리사의 상대가 누구인지 외부 사람인지 내부 사람인지조차 낌새를 

느낄 수가 없다.

  김윤경은 여자의 직감으로 하나만은 분명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상대가 외부 사람인지 백화점 내부 사람인지는 모르지만 그 남자는 리사를 

만족시켜 주고 있는 사실이다.

  리사가 남자와 자고 왔다는 흔적이 느껴지는 날이면 몸에서 그런 냄새가 

풍긴다.

  김윤경이 계속 감시하는 사이 어쩌면 이 남자가 리사의 애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을 발견한다.

  관리과장 강하영이다. 

  김윤경이 리사의 남자가 관리과장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한 건 최근 

일이다.

  퇴근 시간이 가까운 시간 매장 전화 벨이 울리기만 하면 리사가 뛰어오듯 

해 받는다.

  처음에는 무심해 생각했다. 

  어느 날 리사가 화장실에 간 사이 벨이 울렸다.

  마침 손님이 와 있었다. 

  김윤경이 수화기를 드는 순간 손님이 가격을 물었다.

  김윤경은 수화기만 든 채 한 순간 응답을 하지 못했다.

  그때 전화 저쪽에서 

  "리사야?"

  하는 소리가 들여 왔다.

  김윤경은 

  "아닙니다"

  하고 답했다.

  리사가 아니라는 걸 안 상대가 말없이 전화를 끊어 버렸다.

  김윤경은 그 목소리가 기억에 있었다.

  어제 자기에게 업무적인 지시를 하던 강하영의 전화 목소리와 비슷하다는 

기억이 떠올랐다.

  그러나 아직은 확정을 잡지 못했다.

  리사의 상대가 누군지 확정을 잡았다 해도 진동현에게 그 말을 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유가 없는 정도가 아니다.

  자기가 확정을 잡기 위해 주시하고 있는 사람이 리사의 남자라는 사실을 

진동현에게 알린다는 것은 김윤경 자신의 계획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도움은 고사하고 자기 계획에 차질을 불러올 가능성만 높을 뿐이다.

  지금의 김윤경 입장에서는 진동현이 리사를 자기 여자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 유리하다.

  그렇게 되면 자기는 진동현을 조정하고 진동현이 리사를 조정하면서 일이 

편해진다.

  김윤경은 그런 자기 생각은 희망 사항일 뿐 진동현이 육체적인 기능으로 

리사를 사로잡은 가능성은 백에 하나도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성공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김윤경이 계속 진동현을 선동하는 

것은 머리 속으로는 밑져야 본전이라는 계산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도 리사를 성공 못한 건 내가 나서지 않았을 때 얘기지!"

  진동현이 더욱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말한다.

  "정말 자신 있어?"

  김윤경이 마음속으로는 가소롭다는 듯 웃으면서도 겉으로는 은근히 

부추긴다.

  "에메랄드 백화점 3대 돌문이라는 윤경이도 내 앞에서는 열었잖아?"

  진동현이 기고만장한 투로 말하며 자기가 열어 놓은 곳이 여기라는 듯 

젖가슴을 만지던 손을 아래로 가져가 에로스의 계곡으로 밀어 넣는다.

  진동현의 말을 들으면서 김윤경이 마음속으로 픽 하고 비웃는다. 그러나 

겉으로는 전혀 그런 표시를 하지 않고 수줍은 표정을 지어 웃어 보인다.

  "리사는 만만하지 않을지 몰라요!"

  김윤경이 걱정스럽다는 투로 말한다.

  "남자가 여자 입을 막는 방법은 하나 뿐이야!"

  진동현이 손끝으로 김윤경의 동굴 입구를 어루만지며 자신에 찬 소리로 

말한다.

  '이 따위 걸로 여자 입 잘도 막겠다. 하지만 성공하건 실패하건 나에게는 

손해 날 것 없으니까!'

  김윤경이 마음속으로 중얼거리며 진동현이 손이 움직이게 편하도록 다리 

사이를 벌려 준다.

  진동현의 손이 벌려 주는 공간을 타고 들어와 김윤경의 급소를 자극한다.

  "아아!"

  김윤경이 낮은 신음을 토한다.

  김윤경은 자신의 신음 소리를 들으며

  '싫은 남자의 손길에도 짜릿한 자극이 일어나니 이상한 일이야!'

  또 한번 마음속으로 중얼거린다.

  김윤경의 문 입구를 자극하는 진동현의 손길이 집요해 진다.

  "아아!"

  김윤경이 또 한번 신음을 토한다.

  좋아하는 상대 건 싫어하는 상대 건 급소를 자극하면 반응하는 게 여자의 

속성이다.

  김윤경은 자기 몸에서 반응이 일어나는 편이 상대를 속이기에 편하다는 

생각을 한다.

  김윤경은 아직도 진동현에게서 끌어 내어야 할 정보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가 진동현에게 반하고 손길에 반응하고 있다는 

착각을 계속하도록 분위기를 이끌어 갈 필요가 있다.

  그런 생각을 하는 김윤경은 진동현의 남자를 쥔 손을 계속 교묘히 

움직이며

  "동현 씨가 하라니까 하지만 나 무서워!"

  하고 두렵다는 눈으로 눈치를 본다.

  "걱정할 것 없어!"

  진동현의 자신만만 그것이다.

  "동현 씨는 걱정할 것 없다지만 바꾸어 치기 했다는 사실이 발각되고 

문제가 확대되어 봐! 난 그날로 쫓겨나는 신세잖아!. 쫓겨나는 것 정도에서 

끝나지 않을지도 몰라!. 그 생각만 하면 무서워진단 말이야!"

  김윤경이 정말 걱정스럽다는 눈으로 진동현의 눈치를 본다.

  "말썽이 생겨도 윤경이 신상에 불이익이 가는 일은 없을 거야!"

  진동현이 자신에 찬 소리로 말한다.

  "그걸 어떻게 믿어?"

  김윤경이 울상을 지어 보인다.

  "내 뒤에는 본사 부사장이 있어!"

  진동현이 이제 '알았어?' 하는 표정을 지으며 김윤경을 바라본다.

  "그렇게 높은 분이?"

  진동현의 말에 김윤경이 감탄하는 척한다.

  "내가 윤정이에게 부탁하는 일도 본사 부사장님은 알고 계셔!"

  "알고 계시다니?. 그럼 동현 씨가 부사장님께 직접 지시 받은 거야?"

  김윤경이 존경스럽다는 표정을 지어 진동현의 눈을 바라본다.

  "직접 지시 받은 거나 마찬가지야!"

  진동현이 얼버무린다.

  "그건 또 무슨 소리야?"

  김윤경이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눈빛으로 진동현의 눈을 바라본다.

  "직접 지시를 내린 건 박 상무님이야!"

  "백화점 상무님?"

  김윤경의 눈이 또 다시 반짝한다.

  "그래!"

  진동현이 말하는 백화점 박 상무는 에메랄드 백화점 영업 당당 

박양원이다.

  "그럼 박 상무님은 본사 부사장님 지시를 받아 다시 자기에게 지시한 

거군!"

  김윤경이 확인한다.

  "그래!"

  "하지만 박 상무님이 본사 부사장님의 지시를 받지 않았는데도 자기에게는 

받는 것처럼 이름만 파는지 어떻게 알어?"

  김윤경이 계속 진동현의 말을 유도한다.

  "본사 부사장님이 박 상무 지시는 당신의 지시니 믿고 따르라는 말씀을 

나에게 직접 하셨어!"

  진동현이 김윤경을 안심시킨다.

  "동현 씨가 본사 부사장님을 직접 만났다는 거야?"

  김윤경이 놀랐다는 눈으로 진동현을 바라보며 또 다시 확인한다.

  "상무님이 직접 만날 수 있는 자리 만들어 주셨어!"

  진동현이 자기를 과시하듯 하는 표정으로 거만스러운 미소 짓는다.

  "동현씨 대단하다!"

  김윤경이 감탄했다는 표정으로 진동현을 바라본다.

  "윤경이도 나만 믿고 계속 열심히 해!"

  진동현의 말투가 더욱 거만해진다.

  "나 열심히 할 테니까 이것 다른 애들에게 함부로 만지게 하지 말어!"

  김윤경이 뜨거운 눈을 지어 보이며 손에 쥐어진 진동현의 남자를 꽉 

잡는다.

  "나에게는 윤경이가 제일이야. 설사 다른 아이와 그런 일이 생긴다 해도 

그건 어디까지나 본사 부사장님을 위해 우리가 추진하는 일에 이용하자는 것 

뿐이야"

  "리사도?"

  김윤경이 약간 질투가 일어난다는 눈을 지어 진동현을 바라본다.

  "물론!"

  진동현이 손끝을 에로스의 동굴 속으로 밀어 넣으며 말한다.

  '감질 나게만 하는 주제에 덤비긴!'

  김윤경이 마음속으로 중얼거리며 진동현의 남자를 쥔 손을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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