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6화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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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엄마아.  빨리 좀 봐줘요."

"잠깐만 있어봐.  엄마 설거지하던 건 마저 끝내야지."

             

다른 날보다 일찍 일어난 토요일 아침이었다.  동수는 여유롭게 씻고 아침을 먹은 뒤 방과후 무엇을

하고 놀지 궁리하며 모처럼 긴 아침시간을 즐거워했다.  시계를 보니 아직도 20여분은 넉넉한 걸 알

고 슬슬 책가방에 시간표대로 교과서며 공책을 챙겨넣었다.

(사회, 국어, 한문..  한문?  으악!  한문 숙제 안했다!)

어쩐지 바쁘지 않은 아침이 수상했었다.

                    

"한문 숙제?  엄마두 한문은 잘 모르는데?"

은영은 행주를 꼭 짜서 탈탈 편 다음 씽크대 한쪽에 널어 놓고 고무장갑을 벗었다.

"어제까지 뭐하구 아침에 이렇게 호들갑이니?"

              

동수는 등골에 열기가 피어오르며 손바닥에 땀이 고였다.  지금은 엄마의 꾸중이 문제가 아니었다.

"잘못했어요, 엄마.  암튼 빨리 빨리."

동수가 은영의 손을 잡고 급히 작은 방으로 이끌었다.  책상위에는 한문공책이 펼쳐져 있었다.

"엄마랑 아빠, 할아버지하고 할머니 함자를 한문으로 써가야 되요.  엄마가 좀 써주세요."

                 

동수의 재촉에 은영은 일단 의자에 앉아 볼펜을 들었다.

"음..  어디..  동수야, 옥편 줘봐."

초조하게 은영의 옆에 서있던 동수가 책꽂이에서 옥편을 꺼내 얼른 건네주었다.  

                

"동수 아빠이름은, 金淳..喆.  철자가 아마 이 글자가 맞을거야."

은영은 받아든 옥편은 펴보지 않고 '喆'이라는 자를 정자체로 곱게 썼다.  동수는 '아마'라는 말이 

미덥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좀전까지 느릿느릿 가던 시계바늘이 찌각찌각 불안한 소리를 냈

다.

                

"콩."

"아야, 엄마 왜?"

은영이 동수의 이마에 꼴밤을 가볍게 먹였다.  동수는 아프진 않았지만 엉겁결에 당해서 놀란 김에

비명을 지르며 고개를 뒤로 피했다.

             

"동수 너, 엄마 이름 틀렸어.  꽃부리 영(英)이 아니라, 옥빛 영(瑛)인데.."

은영은 입술을 샐쭉거리며 동수가 英이라 쓴 옆에 王자를 덧붙였다.  은영은 잠시 동수를 쳐다보며

서운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동수가 머리를 긁적이며 미안해 했다.

                 

"아빠?  내 이름 바꾸면 안되요?"

초등학교 4학년이나 5학년때 쯤이었을거다.  새로 올라간 반에 은영이라는 이름을 가진 아이가 네 명

이나 되었다.  게다가 성까지 같은 김은영도 한 명 있었다.  남자 아이들은 긴 은영, 짧은 은영, 뚱

뚱한 은영, 못생긴 은영..  입맛대로 붙이며 놀려댔다.  초등학교 입학한 뒤 거의 매년 이름때문에

시달리고 스트레스를 받다가 화가 나서 아빠에게 따졌다.

             

"아빠가 지어준 이름을 왜 바꾸니?  그런 철없는 소리하면 못 써."

아빠가 정색을 하고 전에 없이 엄한 목소리로 어림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흔하디 흔한 그녀

의 이름은 오로지 아빠의 무성의 탓이라는 불만에 이번만은 물러설 수 없다고 생각했다.  꽤 오랫동

안 아빠를 조르고 울어제꼈던 것 같다.

             

"은영아.  은영이 이름이 얼마나 좋은데 그러니?  세상에 은영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수없이 

많아도, 아빠한테 우리 은영이만큼 예쁘고 소중한 사람은 없어요."

왠지 쓸쓸한 아빠의 목소리도 원망스러운 은영의 울음을 그치게 하지는 못했었다.

           

"동수 친할아버지는..  金.."

은영은 거기까지 쓰고는 고개를 들어 멍하니 벽을 쳐다보았다.  동수는 느릿느릿 여유를 부리는 엄마

가 답답했지만 아쉬운 주제에 더 재촉할 수도 없었다.

             

은영은 옥편을 열더니 페이지를 넘기지도 않고 볼펜끝으로 스윽 내리다가 글자 하나를 짚었다.

"義.."

그렇게 한 글자를 쓰고 나서는 다시 몇십 페이지를 뭉텅뭉텅 넘기고는 멈춘 페이지에 볼펜을 대고 또

스윽 내려 글자를 짚었다.

"長.."

               

(김의장?)

동수는 이름이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옛날분이니 그렇겠지 하고 말았다.  시계를 보니 10분정도밖에

는 여유가 없어서 마음이 급했다.

                    

"동수 친할머니는 文..恩..瑛."

이번에는 옥편을 찾지도 않고 빠른 솜씨로 휘갈겨 쓰는 엄마의 모습에 동수는 약간 안심했다.  이제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만 남았으니 금세 끝날 것 같기도 했다.

(엄마 아버지, 어머니니깐 금방 쓰시겠지?)  

그래도 시간은 간당간당했다.

            

"동수 외할아버지는 金.."

은영은 또 고개를 들어 멍하니 벽을 쳐다보았다.  옥편을 다시 뒤로 뭉텅뭉텅 넘기고는 멈춰진 페이

지에 볼펜을 대고 또 스윽 내려 짚었다.

"主.."

쓰고나서는 또 옥편을 뭉텅 넘기고 볼펜을 짚었다.

"新.."

                  

동수는 갑갑해서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엄마, 나 늦는단 말야.  엄만 엄마 아버지 이름도 잘 몰라?  무슨 옥편을 한참 뒤지구 그래?"

동수는 아까 일찍 일어났을 때 진작 숙제 점검부터 할 걸 그랬다고 자책하면서도 느리기만 한 엄마의

손끝에 짜증이 났다.

              

"가만 있어봐.  엄마가 모르긴..  이 녀석이 여태 놀다가 급하니까 엄마한테 성화야."

은영은 얼굴을 붉히며 동수에게 나중에 두고보자는 경고장을 보였다.  그리고는 옥편도 들춰보지 않

고 나머지 빈 칸을 채워 넣었다.

"동수 외할머니는..  李..明..子."

            

은영은 다 쓰고 나서도 긴장된 표정으로 시험공부라도 하는 사람처럼, 그녀가 쓴 글자들을 몇 번이고

눈을 굴려 훑었다.

"됐어, 엄마.  이리 줘."

동수는 은영에게서 공책을 낚아채어 가방에 우겨넣었다.

(옛날 사람들은 이름두 참 촌스럽게 못 짓네..)

엄마의 이름이 촌스럽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쩍.......  우르릉, 꽝, 꽝......  후두두두둑.."

갑자기 밖이 캄캄하게 어두워지더니 굵은 빗줄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밖에서 걸어가던 사람 몇몇

이 급히 백화점 안으로 뛰어 들어오는 게 보였다.

                

"은영 언니?  헤어진 첫사랑 생각해요?  뭘 그리 빤히 봐요?"

주말이지만 개점한 지 30여 분밖에 안되어 한산했다.  성은이랑 경자언니랑 셋이 모여 잡담을 나누던

중이었다.

"아니..  동수가 우산을 안 가져가서.."

              

예보에 없던 비가 내려도 은영은 걱정하지 않았었다.  교문 앞에는 항상 그이의 차가 대기하고 있었

다.  가방을 머리에 이고 우왕좌왕 비를 피하는 여학생들 틈에서 여왕이라도 된 듯 그이가 받쳐주는

우산의 호위를 받으며 우아하게 차에 오르면 되었었다.

             

"언니는 가져왔어요?"

은영은 그제야 그녀도 우산을 챙겨오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  그러고보니 나두 안 가져왔네?"

            

"특설매장에서 우산 세일 하잖아.  2만원 정도 하는 거 같던데.."

경자언니가 걱정하지 말라는 투로 얘기했다.  은영은 교복이 한 벌뿐인 동수가 걱정됐다.

              

         

쉬는 시간은 난리굿판이었다.  좀 고지식한 친구는 옥편 가져온 사람없나 바삐 물었고, 좀 영악한 녀

석은 한문 교과서를  뒤져 만만하게 쉬운 글자를 찾았다.  동수는 팔짱을 끼고 여유롭게 바깥에 내리

는 비를 감상했다.

(자식들..  숙제는 집에서 해와야지..)

                

이렇게 뜻하지 않은 비가 내리는 날이 싫었다.  교복이 심하게 젖으면 늦게 퇴근하신 피곤한 엄마에

게 부탁하여 빨아야 하는 것이 싫었고, 다음날 아침 덜 마른 교복을 엄마가 일일이 다림질해서 말리

도록 수고를 끼치는 게 미안했다.

                     

"야, 동수야.  너 한문숙제 했냐?  했으면 공책 좀 보여줘라."

아프리카 원숭이 형진이가 다급한 얼굴로 동수에게 부탁했다.  

"임마.  딴 숙제두 아니구 가족 이름을 베끼는 게 어딨냐?  안돼."

                   

"얌마.  내가 알아서 적당히 섞을테니까 좀 빌려주라.  수업 끝나구 햄버거 쏠께.  응?"

"몰라.  내껀 안돼.  딴 사람꺼 빌려서 해."

"아, 치사한 자식.."

포기하고 돌아서나 싶더니 형진이 녀석이 갑자기 돌진해와서는 공책을 빼앗았다.

"야, 임마.  안된다니까.  선생님한테 혼날려구 그래?"

동수는 책상위에 앉아 공책을 단단히 잡고 글자를 쓰기 시작하는 형진이 녀석에게 달려들었다.  

              

공책을 잡고 뺏기지 않으려는 형진이 녀석과 실랑이를 벌였다.

"아, 새끼..  진짜 안된다니까..  선생님한테 들키면 니가 책임질거야?"

             

"쩍......  우르릉, 쾅, 쾅."

갑자기 환해지는 걸 느끼고 동수는 창밖으로 무심코 시선을 옮겼다.  비가 더 세차게 퍼붓고 있었다.

번개가 몇 번 번쩍이는 걸 구경하다가 문득 창가에 앉은 여학생과 시선이 만났다.  수진이였다.  잠

시 멍하게 동수쪽을 보는 것 같더니 흠칫하며 고개를 홱 돌렸다.  

           

(날 보구 있었나?)

형진이랑 철부지 아이처럼 다투는 모습을 모두 보고 있었나 싶어 께름직했다.  친구한테 공책도 안

빌려주는 째째한 놈이라고 비웃는 것 같던 시선이 마음에 걸렸다.

              

              

"동수야, 미안하다.  늦으면 나 정말 엄마한테 죽어."

형진이 녀석이 누런 버버리 무늬의 우산을 펴들고는 우산이 없는 다른 학생들보다 더 빨리 뛰어갔다.

햄버거 약속을 지키라고 종례가 끝나자마자 형진이 녀석의 바지가랑이를 잡고 현관까지 나왔지만 쏟

아지는 빗속에 숨어버리는 걸 잡을 수가 없었다.  

             

(저 자식 아무래두 거짓말한 거 같은데..)

점심먹고 과외받아야 한다는 형진이의 말을 믿을지 말지는 햄버거 약속이 미뤄진 월요일에 결정하기

로 했다.

                       

도둑비가 꼭 나쁘진 않았다.  간혹 멋지게 젖은 여자를 볼 때면 틀려준 기상예보관 누나가 고맙기 그

지없었다.  한 번은 친구들이랑 축구 시합을 하다가 비 때문에 그만두고 홀딱 젖은 채 집까지 걸어왔

다.  처음에는 시원하기도 하고 졸졸 흐르는 빗물에 발장난을 치는 게 재미있어서 처마를 피해 걸었

다.  그런데 쓰러질 정도로 무겁게 퍼붓는 바람에 팬티까지 젖어 어쩔 수 없이 어느 구멍가게 처마

밑에서 잠시 비를 피했었다.

                      

처마밑에는 일행이 아닌, 양복장이 아저씨 두 명과 젊은 누나 한 명이 서 있었다.  양복장이 아저씨

들은 조금 젖은 정도였지만 젊은 누나는 몸매무새가 낯뜨거웠다.  파마끼가 있는 긴 머리는 금방 푹

담갔다가 꺼낸 것처럼 물이 줄줄 흘렀고, 얇은 천의 하얀 치마는 허벅지에 찰싹 달라붙었다.  여자가

다리를 비비며 떼어내려 애쓰는 서슬에 하얀 브래지어 끈이 비춰보이는 상체의 굴곡이 흔들거리며 시

선을 어지럽혔다.  양복 아저씨 둘은 여자의 몸을 위아래로 흘끗흘끗 쳐다보았고, 동수는 그런 아저

씨들과 여자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오들오들 떠는 여자의 모습이 애처로와 보이면서도 자지는 꼴리

고 침이 꼴깍꼴깍 넘어갔었다.

                      

"아가씨, 이리 들어와요.  홀딱 젖었네?  우리집에 우산도 파는데, 하나 사서 쓰지 그래?"

"고마워요, 아줌마.  근데 제가 핸드백을 잃어버려서 지금 돈이 하나도 없어요."

"그럼 그냥 하나 가져가요.  돈은 나중에 주던가.."

마음 넉넉한 구멍가게 주인아줌마 덕분에 좋은 구경은 거기까지였다.

                   

(토요일인데 버스타고 한 바퀴 돌아볼까..)

마을버스가 서는 후문은 현관에서 20여미터 정도밖에 안되었다.  마을버스가 오는 게 멀리서 보이면

후딱 뛰어가 올라타리라 마음의 준비를 하고 책가방을 머리위에 얹었다.

                 

"김동수?  동수맞지?"

누군가 어깨에 손을 얹었다.  화려하지만 천박하지 않고 세련되게 매니큐어를 바른, 다소 길게 자란

손톱이 보였다.  손톱을 따라, 손등을 따라, 팔을 타고, 어깨에 올라 서서 그 위의 얼굴을 쳐다 보았

다.  동그란 얼굴형에 엄마보다 커다란 두 눈, 그리고 통통한 볼과 도톰한 입술을 지닌, 전체적으로

귀여워 보이는 인상의 낯선 아줌마였다.  

                 

여자는 동수의 가슴에 달린 명찰을 힐끗 보고 확인하더니 맞다는 표정으로 환하게 웃으며 동수를 보

았다.  

"모르겠어?  이모 모르겠어?"

동수는 눈을 가늘게 뜨고 기억을 열어 보았다.  뿌옇기만 할 뿐 여전히 낯설었다.

               

"잘 모르는구나?  이모는 금방 알아보겠던데.."

섭섭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여자가 우산을 펴서 동수에게 씌워 주었다.

"일단 어디 들어가자.  이모가 맛있는 거 사줄께."

동수는 얼결에 여자가 이끄는 대로 우산밑에 들어섰다.  우산안은 마치 비닐하우스처럼 은은한 온기

가 느껴졌다.  여자가 동수의 어깨에 팔을 둘렀다.  자연스럽고 친숙한 동작이었다.  진하지 않지만

자신의 존재를 또렷이 알리는 향수 향기를 맡으며 동수는 몸을 움츠렸다.

                    

"인제 좀 알겠어?"

비 때문인지 햄버거 가게 2층은 거의 텅텅 비어 있었다.  빠른 비트의 음악이 건물을 퉁퉁 두드렸다.

동수는 고개를 끄덕했다.  햄버거를 반 쯤 먹고 프렌치 프라이에 손을 대기 시작했을 때 비로소 기억

이 제대로 짜맞추어 졌다.

                     

"미영이 이모.."

동수는 몇 년만에 말문이 트인 사람처럼 어눌하게 얼버무렸다.

"어머, 어머.  내 이름 기억하네?  기뻐라.."

미영 이모가 손뼉을 치며 반가워 했다.  활짝 웃는 볼에 보조개가 살짝 들어가 보였다.  낯익은 보조

개였다.

                    

미영 이모는 엄마보다 몇 살인 지 어린 친동생이었다.  동수의 엄마와 아빠가 이혼하기 전까진 같이

살았었는데 이혼 후에는 연락이 끊기고 찾아오거나 찾아간 적도 없었다.

                 

"아깐 이모가 얼마나 섭섭했는지 아니?  아무리 오래됐어두 어떻게 이모 얼굴을 까먹을 수가 있니?"

동수는 미안한 마음에 얼굴을 붉혔다.  그러나, 엄마 모르게 앨범을 훔쳐보고 복습하지 않았다면 아

빠라도 못 알아봤을 것이다.  미영 이모는 앨범에서 본 적이 없었다.

                    

"저 여기 다니는거 어떻게 아셨어요?  엄마 만나고 오셨어요?"

동수가 프렌치 프라이를 집어 케찹을 찍으며 물었다.  입에 넣고 우물우물 씹으며 사이다를 빨대로

쪼옥쪼옥 빨았다.  

                

"아니..  그냥 아는 방법이 있어.  동수 엄만 나중에 보려구."

생글생글 웃으며 미영 이모는 연신 동수의 머리를 쓰다듬고 어깨를 툭툭 털어 주었다.  전혀 거리낌

이 없는 행동에 동수도 예전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며 미영 이모가 가깝게 다가왔다.

                    

"동수 엄마가 이모 얘기도 가끔 하고 그러디?"

연한 블랙커피를 후룩 마시며 미영 이모가 묘한 표정을 지었다.

동수는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요."

                  

"그렇겠지.."

미영 이모가 쓸쓸하게 웃으며 뭔가를 생각하는 듯 잠시 고개를 떨구었다.

                   

"오늘 이모 만난거 엄마한테는 말하지마.  알았지?"

다시 보조개를 실실 파내며 미영 이모가 쓸쓸한 표정을  지웠다.  귀여운 인상만큼이나 말과 행동도

귀엽고 적극적이었던 이모의 모습이 비로소 조금씩 떠올랐다.  같이 살았어도 집에 있는 시간이 거의

없을 정도로 바깥으로 돌았던 이모였지만 그래도 동수를 많이 예뻐해줬던 게 기억났다.

                    

"왜요, 이모?"

햄버거를 쓱싹 해치우고, 프렌치프라이에 부지런히 손을 대며 동수가 물었다.

                 

"이모가 동수 엄마랑 좀 싸웠거든?  근데 아직 화해를 못했어.  그래서 그래.."

동수는 고개를 갸웃했다.  다 큰 어른들이 싸우고 화해를 못했다는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  궁금증을

지우지 못하고 미영 이모를 빤히 쳐다보았다.

                                    

"이모가 동수 엄마한테 잘못한게 좀 있어.  그냥 그런게 있단다.  넌 아직 몰라도 돼.."

동수가 궁금해하는 걸 잘 안다는 표정으로 미영 이모가 살살 달래듯 말했다.  목소리도 귀엽고 애교

있었다.  아직 몰라도 된다는 말이 귀에 거슬렸지만 귀여운 보조개를 보니 왠지 마음이 녹았다.

              

"언니는 참 좋겠다.  동수같이 잘 생긴 아들이 있어서.."

미영 이모가 동수의 통통한 볼을 손등으로 부드럽게 문질렀다.  동수는 이제는 낯설지 않은 이모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친숙한 느낌에 볼을 맡겼다.  그러나 역시 조금은 쑥스러워서 몸이 약간 떨렸다.

               

"이모는 아들없어요?"

"아들?  없어..  이모는 아이 안 낳았어.  이모가 결혼한 건 알았니?"

모르는 일이었다.  동수는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요.  몰랐는데요.."

미영 이모가 그럴줄 알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커피잔을 들고 잠시 창밖을 바라보았다.  

               

동수의 기억속에서 미영 이모는 무척 수다스럽게 산만한 사람이었다.  그만큼 함께 놀면 재미있어서

오히려 엄마보다 더 따르기도 했던 것 같았다.  그런데 몇 년만에 마주한 이모는 전처럼 수다스럽지

도, 산만하지도 않았다.  따스한 눈빛과 온화한 말투가 엄마처럼 원숙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었다.

                

"다 먹었니?  더 먹고 싶은 거 없어?  사줄게 집에 싸가지고 갈래?"

미영 이모가 자리를 정리하는 동수에게 이것저것 부산하게 권하더니 괜찮다는 동수의 말을 뿌리치고

카운터에 세트 메뉴 하나를 주문해서 포장을 부탁했다.

              

"동수야, 이거 받아."

미영 이모가 지갑을 열어 돈을 지불하고 나더니, 만원권 지폐 몇 개를 세지 않고 집어서 동수의 교복

자켓 주머니에 슬쩍 밀어넣어 주었다.

                 

"괜찮아.  이모가 오랜만에 동수 용돈 주는거니까 그냥 받아.  엄마한텐 말하지 말구.."

어정쩡하게 사양하는 모습의 동수를 등 두드려 안심시키며 미영 이모가 활짝 웃었다.  

             

"동수야.  우산 없는 거 같던데?  맞지?  이모가 우산사줄께.  가자."

햄버거집 바로 옆이 편의점이었다.  폴짝 뛰어 편의점으로 뛰어들어갔다.  앞서 가는 이모의 뒷모습

이 날씬했다.  무릎위로 허벅지를 약간 많이 드러낸 치마 밑에 종아리는 좀 통통한 편이었고, 키는

엄마보다 3, 4센티 정도 작을 것 같았다.  원색의 노란 원피스가 화사하게 돋보였다.  

             

"고맙습니다.  이모."

동수가 우산을 받아들고 고개를 45도로 푹 숙이는 걸 보고 미영 이모는 손으로 입을 가리며 웃었다.

"아유..  그렇게 깍듯이 인사 안해두 돼."

            

"동수는 지금 집으로 갈 거지?  이모가 데려다 줄께.  OO아파트 맞지?"

몇 년만에 만난 이모가 아파트 이름을 아는 건 이상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토요일 점심이고, 우산

도 생겼는데 집에 바로 들어가고 싶지는 않았다.

"아니요, 이모.  전 딴 데 좀 들렀다 가려구요."

              

              

"또 보자, 동수야.  담엔 이모랑 재밌는데 놀러가자."

운전대를 잡고 한 손을 흔드는 미영 이모에게 마주 손을 흔들며 웃어 보였다.  미영 이모의 차가 모

퉁이로 사라지는 걸 확인하고 주머니에 있는 걸 꺼냈다.  

            

(한 장, 두 장..  우와 칠만 원이네?)

며칠 전 아침에 엄마가 돈이 생기는 꿈이라고 해몽해 주었던 것이 생각났다.

(엄마 말이 딱 맞았잖아?  신기하다..)

엄마가 미영이모랑 빨리 화해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추석이며 설날에 이모집에 놀러가 용돈도 

받고 화기애애, 시끌벅적한 명절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동수는 마을버스가 멀리서 오는 걸 보고 우산을 펴 빗속으로 들어갔다.  전철역에 가볼 생각이었다.

전철역 화장실에서 본 자판기가 콘돔 자판기였던 것 같았다.  확실하진 않았다.  콘돔이란게 어떻게

생긴 건지 확인해보고 싶었다.  

                

동수가 펴든 노란 우산을 새카맣게 물들일 기세로 어두운 비가 퍼부었다.

             

                    

"동수야, 저 우산 어디서 난거니?"

현관에 서서 종일 세차게 내리는 비때문에 흠뻑 젖은 스타킹을 벗으며 은영이 동수에게 물었다.  똑

바로 보이는 베란다 창가에 동수가 말리려고 활짝 펴놓은 노란 우산이 선명했다.

                   

"저거?  응..  친구한테 빌린거야.."

마치 산타클로스가 빨리 선물를 나눠주기를 고대하는 아이같은 눈빛을 또랑또랑 빛내며 동수가 은영

의 앞을 서성거렸다.                       

                   

(오늘 이모 만났다고 엄마한테 말할까?)

둘이 싸웠다는 말이 마음에 걸렸다.  화가나면 무시무시하게 무서운 엄마의 얼굴이 떠올라 주저했다.

용돈받았다는 자랑을 하고 싶어 입이 몹시 근질근질 했지만 참았다가 월요일 형진이 녀석에게 하기로

체념했다.  모니터 밑에 깔아둔 만원짜리 일곱 장이 생각나 입이 자꾸만 찢어졌다.

                   

"동수 너, 학교에서 기분 좋은 일이라두 있었니?  입이 귀에 걸렸네?"

은영은 퇴근하고 내내 실실 웃는 얼굴을 보이는 아들이 의아했다.  주말에는 바쁘다고 찾아오지 말라

고 당부하긴 했지만, 그 시간에 뭘 했길래 저렇게 기분이 좋을까 궁금했다.

(혹시 여자친구라도 생겼나?  요즘 애들은 진도가 어른 뺨치게 빠르다던데..)

                  

단서라도 씌어 있을까 싶어 아들의 얼굴을 찬찬히 뜯었다.  은영은 여중에 여상만 다녔기 때문에 남

녀공학에 남녀합반의 분위기가 어떤지 잘 몰랐다.  그렇지만 동수가 키가 크고, 얼굴도 빠지지 않는

축이라 전학온 지 아직 일주일이라도 혹시 모른다는 불안감이 들었다.

                 

"친구 누구한테 빌린 건데?"

은영은 노란 색 우산이 아무래도 수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표정에 신경썼다.  엄마로서 당연한 걸

묻는다는 표정을 지으려 애썼다.

                 

"응..  형진이.  형진이라구 얼굴까맣구 의리없는 놈 있어."

동수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가능한 한 자연스럽게 대답했다.  

"형진이?"

여자이름 같지는 않았다.  우산도 빌려줬는데 왜 의리없다고 할까 이상했지만 여자친구랑 논 게 아니

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벗은 스타킹을 욕실에 던졌다.  그래도 몰라 확인삼아 다시 물었다.

"동수는 여자친구 없어?"

                 

"에이..  없어요.  우리반 여학생은 다 어린애들인 걸.."

수진이가 언뜻 머리를 스쳤지만 동수는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어 얼른 지워버렸다.

"난 엄마가 있잖아.  난 엄마랑만 친구할건데?"

은영은 장난끼가 섞인 동수의 엉뚱한 말에 실소를 터졌지만 한편으론 가슴이 두근거리고 흐뭇해지

는 걸 느꼈다.

"또또, 엄마한테 장난친다.  숙제 다했어?  공부는 좀 했니?"

은영이 짐짓 엄한 얼굴을 만들며 동수에게 겁을 주었다.  동수가 목을 움츠리며 작은 방으로 도망갔

다.  

"배고파요.  밥이나 차려 주세요."

                

                

"엄마?  운동화 언제 사줄거야?"

주말드라마가 시작하기를 기다리는 막간에 운동화 광고를 보고 생각이 난 동수가 무릎을 쳤다.

"어머!  맞다.  동수 운동화!"

은영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동수를 향해 맞장구를 쳤다.

                     

"엄마가 이번 주에는 바빠서 깜빡했어.  다음 주에 꼭 사줄께."

은영이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동수도 잊고 있었기 때문에 엄마를 원망하는 마음은 없었다.

"다음 주 언제?"

                      

"어디..  내일이 5일, 월요일이 6일이지?  월요일이 백화점 정기휴일이니깐 그때 엄마하고 운동화랑

옷이랑 사러 같이 다니자."

"알았어.  엄마."

                     

내일이 어린이날이란 걸 막 알았지만 별다른 느낌은 없었다.  엄마가 백화점에 출근하기 시작한 이후

어린이날은 동수하고는 전혀 상관없는 날이 되었다.

                       

(어버이날이 수요일이네?)

동수는 내일 엄마선물을 사러 돌아다녀야겠다고 생각했다.  예전 같으면 일주일에 1만5천원 받는 용

돈을 아껴서 3, 4천원짜리 카네이션을 사서 달아드리는 것이 고작이었겠지만 올해는 달랐다.  미영

이모에게 새삼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일 선물을 사서 숨겨두었다가 월요일 아침에 드려야겠다

고 생각했다.  엄마에게 좀더 일찍 기쁨을 주고 싶었다.  월요일까지 기다릴 수 없을 것 같은 흥분에

가슴이 벌컹벌컹 뛰었다.  

                     

                   

"엄마, 제가 불끌게요.  가서 누우세요."

TV를 끈 시각은 11시 좀 넘어서였다.  

"그래.  아구구, 피곤하다.."

은영이 이불을 젖히고 침대속으로 기어들어갔다.  동수가 은영이 이불속으로 다 들어가길 기다리는지

형광등 스위치에 손을 얹고 가만히 있었다.

                   

"이게 뭐지?"

이불속에 다리부터 집어 넣던 은영이 발부리에 치이는 비닐조가리를 손으로 더듬다가 집어 들었다.

"어머!"

은영은 짧은 감탄을 토했다.  눈감고 들어도 환하게 반가워하는 얼굴이 그려지는 그런 소리였다.  동

수는 엄마를 쳐다보며 빙긋 미소를 지었다.

                      

"이거 동수가 갔다 놨니?"

은영이 반가움위에 빨간 홍조를 황급히 덧칠하며 정색을 했다.  

"어머, 세상에..  더 있네?  한 개, 두 개.."

은영이 이불을 활짝 열어제끼고 침대바닥을 뒤져 두 개를 더 찾아 손가락으로 모아들고 동수를 향해

흔들었다.

                        

"너, 이 콘돔 어디서 났니?"

                  

전철역 화장실에 있는 건 과연 콘돔 자판기가 맞았다.  동수는 흥분으로 손이 덜덜 떨리기까지 하는

걸 간신히 진정시켰다.  콘돔을 뽑으러 화장실에 두 번째 들어갈 때에야 가슴에 달린 명찰이 생각났

다.  얼른 명찰을 떼고, 화장실이 빌 때까지 대변칸에 들어가 숨었다.  그러나, 두 번째부터는 화장

실에 사람이 없는 순간을 포착할 수 없었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계속 드나들었다.

                    

열차가 도착하고 있사오니 승객여러분께서는 안전선밖으로.. 소리를 네 번 듣고나서야 심호흡을 하고

얼굴에 철판을 깔았다.  미리 바꿔둔 500원짜리 동전을 구멍에 한번에 맞추어 넣을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아 집었다.  그래도 가장 한가하다 싶은 순간을 노렸다.

                 

"쿵."

활달하게 문을 열어 젖히고 발소리를 당당하게 내며 콘돔자판기에 접근했다.  조용히 다가가 몰래 뽑

으면 더 이상할 것 같았다.  동전을 넣고 레버를 당기는데 뒤통수가 따가왔다. 

"톡."

떨어지는 콘돔을 재빨리 집고 몸을 돌렸다.  40대로 보이는 아저씨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쏘아

보고 있었다.  

"저거 어느 학교 교복이야?"

달려들어 멱살이라도 잡고 따져물을 듯한 기세였다.  20대 남자도 한 명 있었지만 거울을 보며 머리

를 만지느라 정신이 없었다.  얼굴이 빨개지기 전에 화장실밖으로 도망쳤다.

                      

세 번째도 똑같은 방법으로 했지만 얼굴이 빨개지거나 뒤통수가 따갑지는 않았다.  다만 단추를 조금

단정치 못하게 풀어헤치고 운동화 뒤축을 접어 신고 질질 끌었다.  화장실안에는 역시 몇명의 사람이 

있었지만 좀전처럼 동수를 똑바로 쳐다보거나 관심을 갔는 사람은 없었다.  무슨 범죄를 저지르는 것

도 아니고 제 돈 넣고 뽑는데 어쩌랴 하는 생각이 들어 떳떳하게 가슴을 펴고 여유있게 주변을 둘러

보았다.  이만하면 용기가 가상하다는 생각을 혼자 했다.

(훌륭해, 김동수..  큭큭..)

                   

"약국에서 샀는데요."

화장실에서 뽑았다고 말할 순 없었다.  엄마가 불결하다고 싫어할 것 같았다.  

               

"약국에서?  어디 있는 약국에서?  뭐라고 하고 샀는데?"

은영은 눈을 더 휘둥그레 뜨고 동수를 쳐다보았다.  믿기지가 않았다.

(약국에서 중학생한테 콘돔을 팔리가 없는데?  사복입고 샀나?)

그러나, 아무리 사복을 입었다 해도 동수는 많이 봐줘야 키 덕분에라도 고등학생 정도로 보였을 것이

었다.

"전철역에 있는 약국에서요."

전철역 주변이라면 은영도 세 개 정도 본 기억이 있었다.  약국에서 샀다고 하니 약국에서 산 게 맞

는가보다 했다.  무척 궁금했다.

"그래서?  뭐라구 하니까 주든?"

동수는 엄마가 자꾸 캐묻는 바람에 난처했다.

(편의점에서 샀다고 할 걸 그랬나?)

그러나, 전철역 주변에 약국은 여러 개였지만 편의점은 달랑 하나밖에 없었다.  엄마가 나중에 물어

보고 확인할까봐 겁이 났다.

"저기..  엄마 심부름 왔다고 하니까 그냥 주던데요."

동수가 머뭇머뭇 대답했다.  가게에 가서 뭔가를 살라치면 늘 듣는 소리였다.  안면을 어느 정도 트

고 나면 동네 가게 아줌마들은 녹음기를 틀 듯 가게안으로 들어서는 동수에게 늘 똑같이 인사했다.

"엄마 심부름 왔니?"

"뭐?  세상에.."

은영은 황당하고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동수는 가끔 이렇게 어처구니 없는 짓을 저질렀다.

(아니, 아무리..  엄마가 아들한테 콘돔 심부름을 시키는 경우가 어딨니?)

어느 약국이었는지 나중에 동수에게 자세히 물어봐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 약국은 근처에도 가지 않

을 생각이었다.  100미터 밖으로 멀직이 돌아서 다닐 생각이었다.

                 

"불은 놔두고 이리 와서 앉아봐."

동수는 은영이 엄한 얼굴로 손짓을 하자 가슴이 섬찟 불안했다.

(빨리 불을 꺼버리고 누울 걸 그랬나?)

                

엄마가 부끄러워서 짐짓 저러시는 건 아닐까 나름대로 기대섞인 해석을 해보았다. 

(콘돔 사온 게 뭐가 잘못인가?  위험일이라 조심해야 된다고 하셨으면서..)

은영이 아직 뭐라고 하지 않았는데도 벌써 억울한 마음이 고개를 쳐들었다.  낮의 그 쪽팔림과 마음

졸임을 엄마는 잘 모르는 것 같았다.  

               

"정말 엄마 심부름 왔다고 그러구 산거야?"

"네."

동수가 입을 뿌룽 내밀며 풀 죽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휴..  골치야.."

은영이 이마에 손을 얹으며 고개를 뒤로 젖혔다.

(약사가 얼마나 나를 한심하게 생각했겠어..)

               

                

"엄마가 발정 많이 나셨니?"

"네."

                 

"그럼..  이 콘돔 세 개 가져가서 아침, 점심, 저녁으로 식전에 1시간씩 엄마보지에 학생자지를 박아

드리렴."

"그러면 될까요?"

                    

"만약에 밤에 잠잘 때 엄마가 또 발정나시거든, 학생이 입으로 잘 빨아서 보짓물 빼드리고 아침에 약

국문 열 때까지만 참으시라고 해.  콘돔없이 마구 좆질하면 위험하니까.  발정나신거 보니까 엄마가

요즘 배란기인 거 같은데.."

"네, 알겠습니다."

                

"그래, 학생.  엄마가 발정나시거든 또 와?  괜히 참지 마시라구 그러구.  참으면 병되는거야."

"네, 안녕히 계세요."

                  

                  

"아이구, 머리야.."

은영은 머리가 띵 했다.  영문을 모르겠다고 억울한 표정을 짓는 동수를 향해 한동안 말문을 열지 못

하고 이마만 문질렀다.

(이 녀석은 그렇게 세상물정을 모르나.  아무리 철없는 중2라지만 너무 하네..)

철이 없다고도 할 수 있고, 달리보면 대담하다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동수가 대담한 쪽이었으

면 하고 바랬다.  아직도 철없는 어린애라면 앞으로 믿고 의지할 일이 막막했다.

                   

"동수는 콘돔 어떻게 쓰는지는 아니?"

은영은 풀이 죽은 동수를 향해 간신히 한 마디를 열었다.  어린애처럼 입을 삐죽 내민 모습이 보기

흉했다.

                    

"그럼요.  그런 것두 모를까봐요?"

사실은 잘 몰랐다.  엄마가 퇴근하시기 전 인터넷을 서둘러 뒤져 그림을 본 게 전부였다.  

(까서 자지에 씌우면 되는 거지 뭐.  그게 어려워요?)

하나를 까서 자지에 직접 씌우는 실험을 해보려던 참이었지만 전철역 화장실에서 시간을 너무 허비하

는 바람에 짬을 내지 못한게 마음에 걸렸다.  그렇지만 무시하는 듯한 엄마의 질문에 발끈 대답해버

렸다.

                    

(이 녀석이 진짜 알기는 아나?)

요즘은 개방된 사회라 중학교, 고등학교에서도 피임과 관련된 교육을 한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었다.

콘돔으로 풍선불기를 하던 어느 고등학교 성교육 현장이 인상깊었었다.

(혹시 풍선 불기 몇 번 해보구 쓸줄 안다구 하는거 아닐까?)

그럴 것 같았다.  아들이 콘돔을 본래의 사용법에 따라 사용할 기회는 분명히 없었을 것이라는 확신

이었다.  확신에 이어서 실망이 따라왔다.

(에유..  내가 열다섯 살짜리 꼬마를 데리구..)

                   

동수가 앞으로도 얼마나 많은, 철없는 행동으로 엄마를 난처하게 할 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은영은

마음이 무거워졌다.  나이에 맞는 경험을 하나하나 익혀가도록 하는게 아들의 정상적인 성장을 위해

서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니..  어린 아들하구..)

침대에서 콘돔을 처음 본 순간 반가운 마음이 잠깐이나마 들었던 게 부끄러웠다.

(어린 아들한테 그런거나 바라구..  나두 참 주책이다..)

                      

"담부터는 엄마 허락없이 이런거 사오지 마.  알겠니, 동수야?"

엄한 말투로 심하게 꾸중을 해야 할 지, 아니면 부드럽게 살살 타일러야 할 지 판단이 잘 서지 않아

서 애매한 말투로 힘없이 말해 버렸다.  저절로 한숨이 폭폭 새나왔다.  이혼 후 아들앞에서는 절대

한숨 쉬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리라 다짐했던게 모두 허사였다. 

                    

"어, 엄마는..  흐윽, 흐윽..  내가, 얼마나..  흐윽, 흐윽.."

동수가 갑자기 울먹거리며 더듬더듬 뭐라고 말하려 했다.  억울해서 어쩔 줄 모르겠다는 얼굴을 하고

는 눈물을 글썽이며 가슴을 씩씩 가쁘게 쉬었다.

(엄만 내가 그거 사려구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요?)

                       

지저분한 대변칸에 숨어서 사람이 모두 나가기를 기다렸던 몇 수십분의 손땀나는 순간과 무섭게 째려

보던 아저씨의 얼굴, 그리고 콘돔 세 개를 무사히 손에 넣고 기뻐 날뛰었던 모습이 빠르게 스쳐지나

갔다.

(엄만 아무 것두 모르면서..)

한숨을 폭폭 쉬며 어두운 그늘을 만드는 엄마를 이해할 수 없었다.  칭찬은 커녕 허락없이 사왔다고

꾸중하는 엄마가 미웠다.  아들의 수고를 몰라주는 엄마가 야속했다.

                    

"으아아아, 엄마 미워요.  내가 저거 살라구, 끄윽, 얼마나, 끄윽, 쪽팔렸는줄 알아요?  끄윽, 엄만,

끄윽, 알지도, 끄윽, 못하면서, 끄윽.."

울음도 원망의 소리도 제대로 되어 나오지 않았다.  동수는 그런 자신의 모습이 어색하고 창피해서 

더 설움이 복받쳤다.

"흑, 흑, 흐윽, 흐윽..  끄윽, 끅, 끅.."

                    

은영은 아들이 갑자기 눈물을 콸콸 쏟아내는 바람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동수야, 왜 울어?  진정해."

그러나, 동수는 어깨를 두드리는 은영의 손을 뿌리치고 얼굴가득 원망을 품은 채 노려보기만 할 뿐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

                    

"동수야, 동수야?  울지마."

옆집까지 들릴 것 같았다.  옆집에서 흉을 볼까봐 두려웠다.  아들이나 울리는 부족한 엄마라고 수군

댈까봐 걱정됐다.

              

"동수야, 울지마.  엄마가 동수 잘못했다고 그런거 아니잖아.  울지마, 응?"

은영은 어떻게든 동수의 울음을 잠재우려 등을 두드려주고 눈밑으로 길을 내고 있는 물도 손으로 닦

아주었다.  갑작스런 동수의 울음이 당황스러워 허둥지둥 어찌할 바를 모르는 와중에도 은영의 두 손

은 바삐 엄마의 일을 해내고 있었다.

                   

"동수야, 잘 사왔어.  콘돔 잘 사왔어.  엄마두 콘돔 무지 필요했었거든?"

휴지를 뜯어 동수의 코에서 흘러내리는 콧물을 닦아주며 은영이 경황없이 입에서 나오는 대로 아들을

달랬다.

                      

"정말?  끄윽, 끄윽.."

동수가 여전히 꺽꺽 흐느끼면서도 한결 가라앉은 목소리로 되물었다.  그러나, 눈물이 그렁그렁한 두

눈은 엄마의 말을 믿지 못하겠다는 불신이 풍덩했다.

                     

"그러엄.  아까 엄마가 얼마나 반가웠는 줄 아니?"

사실 반갑기는 했었다.  거짓말로 우는 아이 달래는 나쁜 엄마는 아니라며 자조했다.

(휴우..  아들 하나 키우기가 이렇게 힘든데, 둘, 셋은 어떻게 키우나..)

                       

양손에 아이 하나씩 잡고 등에 젖먹이 어린아이를 업은 여자를 길에서 보고 속으로 흉봤던 때가 있

었다.  앞으로 그런 엄마들을 만나면 오체투지, 길게 엎드려 절하며 존경을 바쳐야 겠다고 생각했다.

                     

"흐윽, 흐윽..  엄마.  내가 이거 사느라, 흐윽, 흐윽, 얼마나 힘들었는 줄 알아?  흐윽, 흐윽.."

이제는 눈물없는 빈 울음을 울며 동수가 은영을 향해 하소연하듯이 말했다.  수고했으니 그 노력을

알아달라는 뜻이 진하게 묻어 나왔다.

                   

"알지, 알지..  우리 아들, 훌륭해.  콘돔도 혼자 살 줄 알고..  아이 기특해라.  쪽."

은영이 동수의 통통한 볼에 입술을 맞추며 등을 톡톡 두드려 주었다.  짭찌름한 소금기가 느껴졌다.

동수가 점점 안정을 찾아 가는게 다행이었다.  역시 아이에게는 칭찬이 제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거, 내가 하나만 살려다가 엄마가 많이 필요할 것 같아서 두 개 더 산거야."

이제는 울먹거리지 않고, 은영의 칭찬에 고무된 듯 동수가 다소 의기양양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유, 그랬어?  우리 아들, 엄마를 끔찍이 생각해주네?  행복해라.  쪽쪽.."

콘돔을 하나에 얼마씩 팔까 궁금했다.  은영은 한번도 콘돔을 사본 적이 없었다.  동수 일주일 용돈

이 뻔한 데 콘돔 사는 데 다 쓴 건 아닌지 걱정되었다.

(내일 일요일이구 하니까 출근하기 전에 오천원 쯤 줘야겠네.)

은영은 잊어 버리지 않도록 속으로 몇 번을 다짐하고 확인했다.

                        

"엄마, 한 번 써봐.  잘 사왔나 봐야지."

동수가 이제는 한결 안정된 목소리로 은영에게 권했다.  간혹 수퍼에 심부름 보냈다가 동수가 사온 

물건에 은영이 고개를 갸웃하면 풀이 죽어서 하루종일 시무룩하곤 했었다.  은영은 일단 동수가 울음

은 그쳤지만 아까처럼 다시 눈물을 쏟아내면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 조금 긴장했다.  할 수 있는 한

아들의 비위를 맞춰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  그럴까?  어디..  우리 동수가 콘돔을 제대로 사왔나 보자."

은영은 비닐포장을 길게 찢고 안에 들은 콘돔을 꺼내보았다.  다소 투박한 느낌을 주는 검정색 콘돔

이었다.  

"와아, 검정색이네?  신기하다.."

은영은 까만 색이 별로 좋아보이지 않았지만 동수의 표정을 살피며 환하게 웃음지었다.

                      

"정말 신기하다.  까만 색이네?  엄마 한 번 해봐.  응?  빨리 빨리.."

동수는 아까의 설움도 잊고 호기심에 엄마를 재촉했다.  콘돔을 직접 보니 아까 그림에서 본 사용법

은 하나도 생각나지 않았다.  엄마가 하는 걸 슬쩍 지켜보다가 나중에 아는 체 할 속셈이었다.

                    

"알았어, 동수야.  잠깐만.."

은영은 잠시 망설였다.  콘돔을 써보려면 아들의 바지를 벗겨야 했다.  철이 덜 든 어린 아들과 나이

에 맞지 않는 행동을 다시 해도 될 지 고민이 되었다.

(혼자 김칫국 마시네?  콘돔쓰는 방법만 보여주면 되는 데 무슨 잡생각이니?)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었다.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정신을 맑게 하려고 노력했다.

                        

"동수야, 팬티 벗어 보자."

은영은 엉덩이를 드는 동수를 도와 트렁크 팬티를 종아리까지 내렸다.  동수의 자지는 축 늘어진 불

알 두 개를 깔고 퍼져 있었다.  콘돔을 끼우려면 단단히 세워야 했지만 왠지 만지기 싫었다.

                     

"동수야, 자지 좀 단단히 세워 볼래?"

어제까지 아무렇지도 않게 말해왔던 그 이름이 오늘밤은 유난히 저속하고 불편하게 들렸다.

                     

"응.  알았어, 엄마."

동수가 한껏 밝은 표정을 지으며 오른손으로 자지를 잡아 일으켰다.  왼손으로는 불알을 어루만졌다.

눈앞에 있는 엄마의 붉고 싱싱한 입술이 어제밤처럼 동수의 자지를 맛있게 먹어주는 상상을 했다.  

금세 동수의 자지가 무럭무럭 일어났다.

                     

(휴우..)

은영은 속으로 동수 몰래 한숨을 쉬었다.  늘 탐스럽고 기특하던 아들의 자지가 오늘은 왠지 낯설기

만 했다.  불편한 걸 참고 억지스런 웃음이 되지 않도록 조심하며 칭찬해주었다.

"와아, 우리 아들.  자지가 엄청 멋지게 꼴렸네?  어디, 동수가 사온 콘돔을 한번 끼워볼까요?"

동수가 어릴 때 곧잘 하던 블록 쌓기 놀이를 다시 한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동수가 길쭉하게 쌓아올

린 블록에 까만 고무 풍선을 씌우면 끝나는 놀이라고 생각했다.  

                      

동수가 기대감에 가득차서 눈을 반짝반짝 빛냈다.  소나기가 지나간 자리라 그런지 더욱 맑고 똘똘해

보였다.  아들의 순진한 기대를 저버려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은영은 콘돔끝의 돌출부분을 엄지와

검지로 누른 다음 동수의 귀두끝 오줌구멍으로부터 서서히 양말 신기듯 콘돔을 씌워갔다.

                   

까만 콘돔이 은영의 하얀 손가락을 따라 동수의 붉은 자지에 힘겹게 입혀졌다.  불알 바로 위까지 정

성들여 콘돔을 신기고 손을 떼니 까만 스판 옷을 입은 동수의 자지가 새옷을 자랑하듯 느리게 끄덕거

렸다.

                   

"이야..  완전히 흑인 자지가 됐네?  신기하다..  엄마 어때?  신기하지?"

동수가 콘돔을 입은 자지를 이리저리 흔들며 좋아했다. 

                

"으, 으응?  으응..  그래.."

은영은 침을 꿀꺽 넘어가는 바람에 동수의 물음에 제대로 대답할 수가 없었다.

(어머, 세상에..  저런 게..)

전남편의 것에 콘돔이 끼워진 것을 여러 번 봤지만 대개는 노란 색이었고, 간혹 분홍색이 있었을 뿐

이었다.  까만색 콘돔에, 게다가 까만색 콘돔을 입은 자지는 처음이었다.

                        

은영은 정체를 알 수 없는 감격에 울컥 울음이라도 터질 것 같았다.  

(너무 이상해..  저런게..  저런게 세상에 어딨어..  아흑..)

보지가 찌릿찌릿했다.  동수의 까만 자지가 너무나 늠름하고 멋져 보였다.  마치 반들반들 어리기만

하던 아이의 턱밑에 가칠가칠 수염이 잔뜩 나서 거뭇거뭇하게 늠름한 어른이 된 것만 같았다.

                   

시키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손이 움직였다.  동수의 까만 자지는 미끌미끌했다.  과일향이 진하게 났

다.  은영이 하얀 손으로 훑어 내리면 동수의 자지가 까만 몸체를 손위로 불쑥 내밀었다.  저돌적이

고 강렬한 몸짓이었다.  

               

동수는 엄마의 하얀 손이 까만 자지를 어루만질 때마다 쾌감에 눈을 떨었다.  색의 대비가 강렬했다.

그러나, 감촉은 둔했다.  엄마의 젖가슴을 옷위로 만질 때처럼 조금 답답한 느낌이었다.  엄마의 표

정이 야릇한 게 까만 색 콘돔이 싫지는 않은 듯 해서 기분이 아까보다 훨씬 상쾌했다.

"엄마, 어때?  좋아?  잘 사온 것 같아?"

                   

"응?  응..  잘 사왔어..  우리 아들 자지, 까매지니까 더 멋있는걸?"

자꾸만 마른 침이 넘어갔다가 보지로 흘러나왔다.  동수의 까만 자지가 흔들릴 때마다 은영의 몸도

같이 흠칫 떨었다.  은영의 몸이 떨 때면 보지에서도 침을 한 방울, 한 방울 떨구었다.

                  

"도, 동수야.  콘돔이 예쁘긴 한데 튼튼한 지도 봐야지?"

은영은 제대로 만들어진 콘돔인지 알려면 보지에 넣어보는게 당연한 거라고 스스로 정당화했다.  

                

"응?  어떻게?"

동수는 멍한 표정의 엄마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고, 콘돔이 보기 좋기만 하면 되지 꼭

튼튼할 필요가 있나 싶어 의아했다.  콘돔이 혹시라도 튼튼하지 않은 불량품이면 어쩌나 두려웠다. 

전철역 화장실의 자판기에서 뽑은 500원짜리 싸구려라는게 탄로나는 건 아닌 지 불안했다.

                    

"동수야, 이리 누워봐."

은영이 동수를 반듯이 눕혔다.  단단히 꼴린 동수의 자지가 까만 몸을 45도 각도로 뻣뻣하게 자세를

잡는 것이 어른스러워 보였다.

                    

<남과 북>이라는 외화시리즈는 항상 심야시간대에만 방송되었다.  미국의 남북전쟁을 배경으로 흑인

노예제도를 유지하려는 남부와 해방된 노예들을 고용해서 공장을 돌리려는 북부의 갈등을 소재로 한

미니시리즈였다.  매회 놓치지 않고 볼 수는 없었다.  어쩌다 몇 번 봤던 날 중 은영을 매혹시킨 날

의 이야기는 흑인 노예남자와 사랑에 빠진 백인 여자에 대한 것이었다.  

                     

흉물스럽게만 생각했던 흑인 남자의 까맣고 두툼하게 까진 입술이 백인 여자의 하얗고 고결한 입술

에 닿는 순간 은영의 몸은 전율에 떨었었다.  그 뒤로도 오랫동안 그 장면은 다른 어떤 하이틴 로맨

스 소설의 낭만적인 장면과도 비교할 수 없는 강렬한 환타지였었다.  그 흑인 남자가 못된 남부 백

인들에게 욕설과 함께 심하게 얻어 맞는 장면에서는 마치 은영의 애인이 당하기라도 하는 듯 깊은 슬

픔을 느꼈었다.

                       

그 백인여자도 이런 기분이었을까 궁금했다.  은영 자신이 그 백인 여자가 된 듯한 착각이 들었다.

은영은 급히 팬티를 벗어 던져버렸다.  잠옷 원피스의 끝자락을 허리까지 걷어 올렸다.  허벅지가 하

얀게 뿌듯했다.  하얀 허벅지 사이로 검은 빛을 자랑하는 아들의 검둥 자지가 은영의 가슴을 두근두

근 두드렸다.  가슴이 오싹하고 심장이 죄어 왔다.

                 

은영은 중요한 순간에 숨을 멈추고 집중하듯 미간을 모으고 천천히 허리를 낮추어 소중하게 아들의

검둥 자지끝에 보지를 맞췄다.  미끌미끌한 검둥 자지의 대가리가 날렵하게 은영의 보지를 뚫고 들

어왔다.

"흐으윽!"

                        

동수도 신음을 터뜨리고 싶었지만 엄마의 신음소리가 너무도 크게 방을 울리는 바람에 꿀꺽 되삼키고

말았다.  엄마가 눈을 감고 허리를 서서히 낮추는 걸 가만히 지켜보았다.  까만 자지가 조금씩 엄마

의 보지속으로 사라지는게 신기했다.  자지끝의 쾌감은 콘돔을 안 씌운 때보다 많이 둔했다.  게다가

엄마가 보지질할 때마다 콘돔이 자꾸만 말려 올라가려고 했다.  동수는 오른손으로 콘돔 밑을 잡아

말려 올라갈 때마다 매번 끌어 내렸다.

                    

보지끝에만 몰두하고 있는 듯한 엄마의 모습을 손에 땀을 쥐고 바라보았다.  언제 판정이 나올 지 궁

금했다.  엄마의 입이 어서 열리기만을 기대했다.  기쁜 말을 해주기를 기대했다.

                   

"으으음..  흐으응.."

은영은 보지에 남김없이 먹혀 보이지 않는 동수의 검둥 자지를 눈을 감고 상상했다.

(맛있어.  검둥 자지..  아으..  검둥 자지..)

백인 여인의 하얀 살결을 유린하던 더러운 검정색 피부를 상상했다.

(더러운 새끼..  더러운 검둥이 새끼..  내 하얀 보지가 맛있니?)

                       

은영은 상체를 숙이고 동수의 아랫배에 보지를 더욱 밀착시켰다.  두 팔을 침대에 대고 버텼다.  허

리를 강하게 치대며 동수의 아랫배에 그녀의 아랫배를 부딪게 했다.  클리토리스에 자극이 느껴졌다. 

아랫배를 비비며 보지를 더욱 강하게 쳐댔다.  

                  

(흐윽..  너무 좋아..  으윽..  동수야..  으윽..)

은영은 콘돔의 고무감촉이 조금 거슬렸지만 그래도 너무 좋았다.  며칠만에 먹어보는 아들의 자지는

너무나 단단하고 불끈거렸다.  힘차게, 힘차게 보짓살을 긁어 주며 늠름하게 몸을 흔드는, 멋진 자지

였다.  철이 잘 든, 결코 어리지 않은 자지였다.  앞으로 더욱 많이 배우고, 엄마를 더욱 기쁘게 해

줄 희망찬 자지였다.  

                   

동수가 그 흑인처럼 은영을 거칠게 유린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노예에게 당하는 여주인처럼

아들에게 거칠게 당하는 엄마가 되고 싶었다.  얌전히 고분고분 착하게만 따라오지 말고, 야생검정말

처럼 거칠고 대담하게 리드해주면 좋을 것 같았다.  그러면 보짓물을 질질 쌀 수 있을 것 같았다.

                     

(아흑..  동수야.  박아줘..  엄마 보지에..  거칠게 쑤셔줘..  니 검둥 자지루..)

동수의 자지가 거슬리는 콘돔을 씌울 필요없이 원래 까만 색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여름에 바

닷가에 데려가서 동수를 모래에 파묻고 자지만 꺼내놓은 채 선탠시켜봐야 겠다고 생각했다.  몇 시간

만 그렇게 태우면 자지만 새카맣게 될 것 같았다.  더럽지만 맛있는 검둥이 자지가 될 것 같았다.

                     

(아흐응..  불알두 새카맣게 태워야지..  까만 검둥이 불알루 만들어 버릴거야..)

뜨거운 햇빛에 동수의 자지가 목말라하면 은영이 보지로 덮어주고 보짓물로 몸을 축이게 해주리라 생

각했다.  보짓물을 흥건히 싸바르면 아들의 자지는 더욱 새카맣게 탈 것이다.  불알은 혀로 구석구석

침발라 주면 된다고 생각했다.  까만 불알은 까맣게 그을린 군밤만큼이나 맛있을 것 같았다.

                

(으흐응..  까만 불알루 만들어 버릴꺼야..  까만 자지루 만들어 버릴꺼야..  그래서 엄마 보지로

홀랑 까먹어 버릴거야..  아들 자지 다 까먹어 버릴꺼야..  흐으응..)

은영은 격렬하게 허벅지를 쳐댔다.  허리가 꺾이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로 급박하게 허리를 일렁거렸

다.  클리토리스 끝에 온몸의 피가 몰리는 것 같았다.  보지를 강하게 경직시키며 동수의 자지를 깊

숙이 삼켰다.  머리가 찌잉 울렸다.

"흑, 흑, 흑, 흑, 흐으으으윽...."

은영의 몸이 쿨럭쿨럭 경련을 일으키며 동수의 가슴에 서서히 무너져 내렸다.

               

                  

동수는 쓰러져 내리는 엄마의 상체를 부드럽게 보듬어 주었다.  엄마의 몸이 움찔움찔 잦은 경련을

일으켰다.  저번에 본 적이 있는 반응이었다.

(이야..  콘돔이 괜찮은 건가 보다..)

낮동안의 수고를 모두 보상받은 듯, 보람찬 기분에 싱글벙글 입꼬리가 올라갔다.  엄마의 등을 기꺼

이 토닥토닥 두들겨 주었다.  경련이 점점 잦아 들며 자지를 꽈악 물어주던 보지도 서서히 힘을 잃

어가는 게 느껴졌다.

                     

"엄마.  어땠어?  좋았어?  콘돔 잘 사온 거 같아?"

격정이 지나간 뒤에는 늘 그렇듯 부끄러움이 은영을 지배했다.

(임신 걱정 없이 맘껏 박으니까 좋아?  그렇게 좋으면서 왜 아까는 화냈어?  내숭떤거야, 엄마?)

아들이 그렇게 추궁하는 것만 같았다.

                       

"응..  너무 좋네?  우리 아들 덕분에 엄마가 너무 좋았어."

힘없는 목소리로 은영이 아들에게 항복을 선언했다.  아들을 어리다고 깔봤던 게 미안했다.  뜻하지

않은 동수의 행동이 엄마에게 짐이 되기는 커녕 큰 기쁨을 줬다는 걸 마음속으로 솔직히 인정했다.

엄마에게 진심어린 칭찬을 듣고 함박 웃음지으며 기뻐하는 아들이 사랑스러웠다.

                         

"쪼옵..  쭈웁..  수룹..  수루룹.."

은영은 없는 힘을 모아 고개를 살짝 들고 아들의 입술에 키스했다.  약간 식어 있는 아들의 입술에

뜨거운 그녀의 입술을 붙여가며 혀를 깊숙이 들이 밀었다.  아들의 혀를 고맙게 어루만지고 입안

곳곳을 공손하게 핥아주었다.  부드럽고 감미로운 평온이 따스하게 몸을 감싸왔다.

                            

"쪼옥, 쪽쪽..  쪽쪽쪽.."

은영은 입술을 뗐다 붙였다 하며 사랑스러워 못 견디겠다는 듯 아들의 입술에 쪽키스를 마구 퍼부었

다.  동수가 엄마의 키스에 응하여 입술을 내밀며 허리를 슬금슬금 밀어올렸다.  동수의 자지끝이 은

영의 보짓살을 살짝살짝 긁었다.

                        

"동수야, 잠깐만?"

은영이 몸을 일으키더니 보지를 들어 동수의 자지를 뱉었다.  단단하던 기운이 조금 빠진 듯 동수의

자지가 연약하고 구부러졌다.  은영이 힘잃은 동수의 자지를 잡고 콘돔을 벗겨 내었다.

                        

"엄마, 왜 그래?"

동수가 불만섞어 볼멘 소리를 했다.  

(엄마만 하면 어떡해?  나두 좆물싸구 싶은데..)

                             

"잠깐만 있어봐.  새걸루 갈아끼우구.."

동수의 마음을 잘 아는 은영이 자상하게 다독였다.  

(너무 격렬하게 비벼서 콘돔이 찢어졌을 지도 모르니깐..)

그대로 말해줄 순 없었다.  괜한 걸 사왔다고 꾸지람하다가 미친 년처럼 요분질을 쳐대는 바람에 콘

돔이 찢어졌으니 새걸로 바꿔야 한다는 말은 도저히 할 수 없었다.

                    

새 콘돔의 비닐포장을 찢고 까만 걸 꺼내들었다.  은영은 새 콘돔을 한 손에 든 채 나머지 손으로 동

수의 자지 밑둥을 붙잡고 몇 번 훑었다.  그리고 고개를 숙여 동수의 자지를 입에 물었다.  

                           

"허억.."

동수는 따스한 것이 자지를 머금자 스멀스멀 기분이 좋아졌다.  콘돔을 벗고 알몸으로 넣는 게 정말

좋다는 걸 비로소 확실히 알았다.  

                       

"웁, 웁, 우웁..  쭈웁, 쭙, 쭙, 쭙.."

은영은 볼을 옴폭 깊이 오므리며 동수의 자지를 조이고 혀끝으로 입안에서 핥았다.  찌름한 보짓물과

진한 과일향의 콘돔 윤활액이 섞여서 이상한 맛이 났지만 고마운 아들 자지를 위해서 그 정도는 넉넉

히 참아낼 수 있었다.

                            

은영의 입안에서 동수의 자지가 다시 울끈불끈 단단한 몸을 자랑했다.  은영은 얼른 뱉어내고 새 콘

돔을 찬찬히 씌웠다.  엄마의 입에서 어리광을 부리던 동수의 자지가 검은 옷을 입고 늠름한 어른을

자랑했다.  

                       

은영은 동수를 일으키고 대신에 그녀가 천정을 보고 똑바로 누웠다.  원피스도 벗어 버리고 허연 젖

가슴을 아들을 향해 흔들었다.  허벅지를 좌우로 벌리고 보짓살을 양손으로 잡고 활짝 열었다.

"동수야, 어서 들어와.  엄마 보지에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해."

                  

동수는 엄마의 허벅지 사이에 무릎을 꿇고 까만 자지의 밑둥을 잡아 콘돔이 말려 올라가지 않게 하며

서서히 밀어넣었다.  엄마의 보지안은 조금 뻑뻑했다.  잘 깨지는 그릇을 다루듯 조심스럽게 자지를

박아넣으며 상체를 엄마의 가슴에 밀착시켰다.  가슴팍에 와닿는 엄마의 말랑말랑 쳐진 젖가슴의 감

촉이 너무 좋았다.  자지끝에 벽이 대이는 듯한 느낌이 들어 허리를 멈추었다.

                   

"엄마, 뭐가 그렇게 좋았어?"

처음 못마땅한 기색을 보이던 것과 달리 엄마가 그 어느때보다도 격정적인 몸짓을 보인 이유가 몹시

궁금했다. 동수는 양손으로 엄마의 풍요로운 젖가슴을 동글동글 돌리며 몰캉몰캉한 감촉을 즐겼다.

                        

은영은 얼굴을 붉혔다.  아들이 궁금해 하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어휴..  그걸 어떻게 말해..)

흑인 노예한테 범해지는 여주인이 된 기분이었다고 말하면 아들이 변태라고 놀릴 것 같았다.  이상한

여자로 볼 것 같았다.  아들에게만은 예쁘고 세련된 엄마이고 싶었다.

"그냥..  동수 자지가 까만 색으로 변하니깐 조금 색달랐던 것 같아.."

               

"어떻게 색달랐는데?"

동수가 은영의 왼쪽 젖가슴에 도톰하게 돋아난 젖꼭지를 비틀며 고문경찰처럼 추궁했다.

               

"아흑.  어, 어른 자지 같았어.."

은영이 가슴을 바르르 떨며 눈을 살짝 찡그렸다.  

               

"어떤 어른 자지 말하는 거야, 엄마?"

좀전에 효과가 있었던 걸 눈치챘는 지 동수가 이번에는 은영의 양쪽 젖꼭지를 동시에 비틀어댔다.

                      

"흑.. 흐, 흑인 자지 같았어.."

은영이 몸을 비틀며 동수의 손에서 젖꼭지를 빼내려느 시늉을 했다.

                   

(엥?  엄마두 나랑 같은 생각 했네?)

동수도 까만 양말같은 콘돔을 신은 자신의 자지를 보고 흑인 자지가 이렇게 생기지 않았을까 생각했

었다.

                    

"그럼 엄마는 내 자지가 흑인 자지 같아서 좋았던 거야?"

엄마의 젖가슴을 당돌하게 주물럭거리며 동수가 여유롭게 물었다.  허리를 조금씩 움직여 자지를 슬

슬 비볐다.

                       

은영은 차마 소리내어 긍정할 수가 없었다.  얼굴을 잔뜩 붉히며 고개를 외로 꼬고 가만히 끄덕였다.

"엄만 양놈자지가 그렇게 좋아?"

은영은 얼른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강하게 부정했다. 

"내 자지가 흑인 자지 같아서 좋았다며?  엄마 혹시 양놈 자지 먹고 싶었던 거 아냐?"

                     

간혹 외국 영화에 나온 예쁜 여배우를 보며 우리나라에는 왜 저런 미인이 없을까 한탄했었다.  원성

이 녀석의 어깨너머로 금발머리 홀딱 벗은 미녀를 볼 때마다 서양남자들은 몸도 얼굴도 한 가지로 착

한 여자들이 많아서 좋겠다고 부러워 했었다.  반대로 여자라면 서양남자들을 보고 반할 것 같다는

생각이 금방 들었다.    

                    

"엄마.  엄마 보짓털 노랗게 염색해볼까?"

동수의 까만 양놈 자지에 어울리려면 엄마의 보지도 금발로 염색하는게 맞는 것 같았다.  노오란 엄

마의 양년 보짓털을 헤치고 까만 양놈 자지가 들락날락 하면 더 야할 것 같았다.

                     

"싫어..  이상한 짓 하지마.."

은영은 고개를 강하게 저으며 눈을 찌푸렸다.  조금이라도 틈을 주면 동수는 충분히 그런 일을 벌일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지만 어쩔 수 없이 상상력은 움직였다.  은영은 그녀의 보지털이 금발로 물들

어 곱슬곱슬 나부끼는 모습을 상상했다.  보지가 저릿했다.  힘주어 동수의 자지를 앙 물었다.

                     

"으윽.."

엄마의 보지가 자지를 틀어 잡듯이 조여왔다.  동수는 엄마가 자신의 말에 반응을 보였다고 생각했

다.  고개를 도리질 쳤지만 엄마의 보지는 금발보지가 되는 걸 좋아한다고 생각했다.

"엄마 보지가 금발 보지가 되면 참 예쁠거야.  으..  생각만 해두 자지가 막 꼴려."

동수는 흥분을 주체못하겠다는 듯 엄마의 젖가슴을 격렬하게 물고 빨았다.  까만 젖꼭지를 마구 거칠

게 다뤘다.  

                    

"흐으응..  동수야..  흐응.."

동수의 자지가 은영의 보지속에서 더욱 크게 자라나고 있는 듯 아랫배가 뿌듯했다.  '금발보지'라는

말이 이상해 닭살이 돋고 몸이 배배 꼬였다.  보지도 옴찔옴찔 닭살을 떨었다.  단단한 자지가 늠름

하게 엄마 보지의 입질을 물리쳤다.

                       

동수는 허리를 서서히 뺐다가 크게 쑤셔 박았다.  알몸 자지 때보다 더 크고, 더 강하고, 더 거칠게

좆질하지 않으면 쾌감이 부족했다.  알몸 자지 때의 쾌감을 찾아 허벅지를 거칠게 엄마의 허벅지에

부딪혔다.  엄마의 보지가 주춤주춤 동수의 자지를 조여 주는 게 좋았다.

"엄마..  헉헉..  금발 보지루 하면..  헉헉..  더 맛있을 거야..  헉헉..  양년 보지처럼..  헉헉..

노오랗게..  헉헉..  양년 보지처럼.."

                   

은영은 금발 보지니 양년 보지니 하는 말에 거부감이 일었다.  몸도 거부감을 보였다.  은영의 보지

에 힘을 주어 동수의 자지를 밀어냈다.  잠깐 밀리던 동수의 자지가 금방 단단한 대가리를 보지안쪽

까지 밀고 들어왔다.

"헉헉..  엄마 보지..  헉헉..  양년 보지..  헉헉..  맛있는 금발 보지..  헉헉.."

                             

다시 은영의 보지가 동수의 자지를 힘껏 밀어내며 거부감을 표시했다.

(엄마보구 양년이 뭐니..  금발 보지가 뭐야..  싫어..  이상해..)

그러나, 동수의 자지는 힘이 너무나 셌다.  이상한 소리하지 말라고 자꾸만 밀어내도 우격다짐으로

거칠게 머리를 들이댔다.  은영의 보지가 힘을 주면 줄수록 동수의 자지는 더 단단하고 억센 힘으로

은영을 보짓살을 긁어댔다.

                           

"으으응..  흐으응..  동수야..  흐응, 흐응..  동수야.."

은영은 밀어내기를 포기했다.  힘차게 엄마의 보지를 긁어주는 아들의 억센 자지힘을 이겨낼 수 없었

다.  양다리를 동수의 허리에 감고 두 팔로 동수의 굳건한 등을 끌어당겼다.  동수의 자지가 더 깊숙

이 은영의 보지안쪽을 헤집어 왔다.  

                             

"엄마?  헉헉..  내 자지 양놈자지처럼 맛있지?  헉헉..  까만 자지라 좋지?  헉헉.."

동수가 은영의 젖가슴에 입술을 파묻고 아무렇게나 마구 문질렀다.  동수의 허리가 은영의 허리에 박

음질했다.

                             

"흐응, 흐응..  좋아..  흐응..  양놈자지..  흐응..  동수 자지..  양놈 자지.."

                              

"으윽..  헉헉..  맛있는 양년 보지..  헉헉..  양년 보지가 꽉 물어주네..  맛있어..  헉헉..  양년

보지..  헉헉.. 엄마보지.."

                              

은영은 아들의 칭찬이 기뻐 더욱 더 보지를 조여 주었다.  

(동수야, 이렇게?  이렇게?  정말 엄마보지가 잘 조여주니?  양년 보지처럼 잘 하니?)

동수가 양년 보지를 본 적 있는 지, 박아본 적이 있는 지 같은 건 신경쓰이지 않았다.  오직 늠름하

고 철이 잘 든 아들의 자지에 칭찬받는 엄마가 되고 싶을 뿐이었다.

                           

"흐으응, 흥흥..  엄마보지는.. 흐응, 흐응..  양년보지야..  흐응, 흐응..  맛있게 먹어..  흐응..

동수야..  엄마 양년 보지..  흐응..  정말 맛있는거지..  으으응?"

다듬어지지 않은 야생마처럼 거칠게 좆질을 해주는 아들의 기특했다.  저질스런 말을 대담하고 당돌

하게 해주는 아들이 재미좋았다.

                           

"헉헉..  그럼..  헉헉..  우리 엄마 양년 보지가..  헉헉..  얼마나 맛있는데..  헉헉.."

동수는 좆질을 할 때마다 아랫배에 부딪는 촉촉한 느낌이 좋았다.  자지끝이 스멀스멀 신호를 보내왔

다.  허리를 약간 누그러뜨리고 신호를 무시했다.  조금더 촉촉한 부딪힘을 즐기고 싶었다.

                        

"쪼옥, 읍읍.."

허리에 감긴 엄마의 다리가 힘을 주었다.  엄마의 보지도 동수의 자지를 과악 물어댔다.  엄마의 가

녀린 붉은 입술에 격하게 동수의 입술에 붙어왔다.

(흑..  엄마 이러지 마..  못 참겠잖아..  엄마..)

양손으로 동수의 볼을 미어터져라 꼬옥 잡고 혀를 깊숙히 밀어넣는 엄마의 기세를 피할 수 없었다.

                      

(흐윽..  엄마..  흑, 흑, 흑, 흑..  엄마..  엄마..)

동수는 엄마의 입술을 깨물며 자지를 급하게 박았다.  자지끝에 좆물이 가득 모여들며 우왕좌왕 줄을

섰다.  엄마의 보지를 뚫어버리고 싶었다.  엄마의 입술을 뜯어먹고 싶었다.  못 참고 저지를 것만

같았다.  급하게 엄마의 입술을 뿌리쳤다.

                      

"엄마..  흐윽..  싼다..  싼다.."

은영이 찌그러지는 동수의 얼굴을 안쓰럽게 올려다보며 보지를 바짝 바짝 좋였다.

"그래..  싸..  엄마 보지에 맘껏 싸..  좆물 싸줘..  동수 좆물.."

은영이 동수의 엉덩이에 손을 얹고 자상하게 어루만지며 긴장된 목소리를 냈다. 

"허억.."

                         

동수의 자지가 꿀럭거리는 걸 느끼며 은영이 동수의 엉덩이를 토닥토닥 두들겼다.

"그래..  동수야..  그렇지..  그렇게..  우리 아들 멋있다.."

                         

동수는 기세좋게 쏟아져 나가던 좆물이 막힌 벽을 만나 주춤거리는 걸 느꼈다.  알몸 자지로 쌀 때보

다는 덜 시원했다.  그렇지만 간만에 엄마의 얼굴을 마주보고, 엄마의 목소리를 들으며 좆물을 쌀 수

있어서 아주 좋았다.  나른하고 땀에 흠뻑 젖은 척척한 몸을 엄마의 따스한 몸에 오래오래 기대고 있

고 싶었다.  엉덩이를 두드려 주는 엄마의 손길이 좋았다.

(참 잘했어요.  우리아들..)

어쩌다 90점이 넘은 시험지를 보여주면 엉덩이를 토닥거리며 칭찬해주던 때와 같은 엄마의 기쁜 얼굴

이 흐뭇했다.

                          

"와.. 엄마..  봐..  나 좆물 엄청 많이 쌌지?"

샤워하지 않으면 감기든다는 엄마의 채근에 동수가 귀찮은 몸을 일으켰다.  콘돔을 자지에서 벗겨내

니 까만 고무안에 하얀 우윳빛 좆물이 뚜렷했다.  밤꽃내가 진하게 코를 건드렸다.

                     

"어머?  정말..  우리 동수 오늘 정말 많이 쌌네.."

은영은 콘돔을 들어 보이는 동수를 향해 마주 웃어 보였다.  

(동수가 정말 좋았나봐..  저렇게 많이 싼 걸 보면..)

                           

전남편이 은영의 보지를 재미없어 할 무렵, 남편의 정액도 재미없게 양이 줄었었다.  남자의 자지는

재미있었던 만큼 점수주듯 좆물의 양을 조절한다는 걸 그때 알았다.

                      

은영은 흐뭇했다.  아들의 자지가 엄마의 보지를 정말로 많이 재미있어 해준 것 같았다.  100점 만점

에 적어도 95점은 되어보이는 좆물이었다.  

                         

"동수야, 이제 그만하구 씻어.  감기든다니깐?"

콘돔을 가지고 손가락끝으로 주물럭주물럭 거리며 장난치는 동수에게 은영이 재촉했다.

                         

"근데 엄마.  콘돔 겉에 이거 하얀 건 뭐야?  좆물이 흘렀나?"

동수의 얼굴에 문득 어두워졌다.

(불량품이었나?)

불안하게 엄마를 쳐다보았다.

                        

"이리내..  그거 좆물 아니야.."

은영이 황급히 동수에게서 콘돔을 빼앗았다.  그리고는 잰 걸음으로 욕실로 달려가 문을 꽝 닫았다.

                        

"엄마?  뭔데?"

동수는 어리둥절해서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손끝에 묻은 우윳빛 액체를 코 끝에 가져가 냄새맡아보았

다.  콘돔에서 나던 은은한 과일향이 배어 있었지만 좆물같은 밤꽃내는 나지 않았다.  손가락을 조금

비벼 보았다.  미끌미끌했지만 좆물만큼 끈적이지도 않았다.  좆물은 아닌 것 같았다.

                         

"쿵, 쿵.."

동수는 잠겨진 욕실 문의 고리를 잡아 당기며 두드렸다.

"엄마..  이거 뭐냐구..  응?"

                         

(몰라..  말 못해..)

은영은 동수의 좆물이 담긴 새카만 콘돔을 잠시 손끝으로 주물주물 하며 뺨을 붉혔다.  

(엄마 보지가 그러는데, 동수 자지 100점이래..)

손끝에 끈적이는 아쉬운 정을 누르며 콘돔을 휴지로 칭칭 감은 다음 휴지통에 던졌다.  100점만큼의

보짓물을 받은 95점짜리 좆물 콘돔이 은영의 시야에서 허전하게 사라졌다.

                                                    

"촤아악, 촤악, 촤아아아.."

은영은 수도꼭지를 위로 젖혀 틀고 샤워기에서 나오는 미지근한 물줄기로 땀에 젖은 몸 구석구석을

가벼운 마음으로 씻어냈다.  간지럽게 두드려주는 물줄기가 상쾌했다.  무릎과 허벅지에 한동안 물

마사지를 하다가 다리를 엉거주춤 벌리고 보지 안에 물줄기를 들이댔다.

                       

                     

바알간 보짓살 틈으로 은영의 보지안에 남아있던 20점짜리 보짓물이, 뜨뜻한 샤워물줄기를 타고 

슬금슬금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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