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화 (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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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안...주무....셨..어요?"

동수의 입이 오물조물거리는 것이 보였다.  동수의 목소리가 은영의 귀에서 웅웅거렸다.  그것

은 은영의 귓가에서 그저 맴돌기만 할 뿐, 그녀의 안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동수가 뭐라고 하잖아?'

'무슨 말을 한다구 그래?  아무 소리도 안 들려.  아무 소리도 안 나..'

잠깐 오물거리던 동수의 입은 금방 닫혔다.

'뭐라고 대답을 해야지.  동수가 묻잖아.  동수가 안 주무시냐고 하잖아.  말을 해.  대답을

 해..'

'안 주무시냐니?  그게 무슨 말이야..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몰라..  난 몰라.."

순진하고 맑은 두 눈동자는 여전히 은영을 향해 활짝 열려 있었다.  그녀의 몸은 급격히 싸

늘해졌다.  그리고 토해내듯이 한 마디가 무심결에 뱉어져 나왔다.

"깼니..?"

은영은 그녀의 입밖으로 무슨 소리가 던져졌는지 몰랐다.  정신은 하나도 없는데 동수는 빤히

쳐다보기만 했다. 

'동수야, 그만 봐.  왜 그리 빤히 보는거야.  엄마 얼굴에 뭐가 묻었어?  엄마 얼굴 이상해?'

무심하게 오른 손이 올라가 그녀의 뺨을 확인했다.  차가운 손에 뜨겁게 화끈거리는 은영의 볼

이 닿았다.  볼에 와닿는 차가운 감촉에 은영은 흠칫, 몸을 떨었다.  몽롱하게 반쯤 감겨졌던

그녀의 두 눈이 동수의 두 눈동자에 초점을 맞추었다.  부끄러움이 그녀의 얼굴을 덮쳐왔다.

'이렇게 가만히 있을거야?  동수가 이상해 하잖아.  안 자고 뭐하냐고 흉보잖아.  어떻게 좀

해봐.  어서 움직여 봐...'

은영의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정신을 집중하려 애썼다.  그런데 잘 되지 않았다.  머리속

이 빙빙 돌아가고 귓가가 웅웅거렸다.  

'털장갑, 아 아니 털 밑, 아아, 아니 미 밑에 동수의 핫바, 아 저, 그 고 고추가 아직도 물려,

아 아니 박혀,  그러니까 들어, 그래 들어가 있네?'

'이걸, 엉덩이를 들어서,  어?  엉덩이가?  패, 팬티를 어디에?  어머, 어 없네.  아 안 입고

 잤나?'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무것도 분간이 가지 않았다. 정신이 없었다.

'아아, 흐윽..  자 잘, 안 빠져..  이걸 잡아서, 자 잡아도 될까?  도, 동수한테 보이지, 보이

지 않을까?  동수가 보지, 보지 않을까?'

다행히 이불에 가려 그녀의 헐벗은 허리 밑쪽은 보이지 않을 것 같았다.  부끄러움이 조금 가

라 앉는 것 같았다.  눈동자만 살짝 돌려 동수의 눈치를 살펴보았다.  동수는 여전히 은영을

미동도 하지 않고 쳐다보고만 있었다.  은영은 움찔해져서 눈동자를 내리 깔았다.  어둠이 심

장을 쥐고 꽈악 조르는 것 같았다.  

원피스 밑자락을 내려 허벅지를 가리면서 어렵게 동수의 것을 빼내었다.  동수의 것은 바람에

흔들리는 오벨리스크처럼 위아래로 꺼떡꺼떡 주억거렸다.  두툼한 송이우산이 은영의 물을 잔

뜩 뒤집어 쓰고 번들거렸다.  

'어머, 어 어떡해.  저, 저렇게나 마 많이 저, 젖었어.'

'다 닦아야 하는데..  패, 팬티에 무 묻을, 묻을 텐데..  저, 저걸 동수, 도 동수 패, 팬티 소

 속에 넣어야, 넣어야 되는데..  어떡해, 어떡해..  난 몰라..  몰라..'

은영은 주저하다가 동수의 배 쪽에 뭉쳐 있던 이불을 끌어 덮어 버렸다.  

후들거리는 발을 미끄러지지 않게 간신히 옮겼다.  동수의 발치에서 그녀의 잠자리까지는 구만

리였다.  한없이 멀기만 했다.  그러나 어느새 그녀는 베개를 배고 이불을 덮은 채 천장을 바

라보고 있었다.  눈을 감았다.  좀전까지 꿈을 꾼 게 아닌가 싶었다.  문득 동수가 아직도 은

영을 보고 있는 지 궁금해졌다.  그러나 고개를 돌려 쳐다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고개를 돌

리면 이 꿈에서 깨어날 것만 같았다.

은영은 손을 배위에 모아 얹었다가 밋밋한 느낌에 허벅지를 살짝 만져 보았다.

'어머, 내 팬티.'

아까 아들의 것을 품기 전에 팬티를 벗었던 게 기억 났다.  다시 일어날 용기가 없었다.  다리

를 최대한 밖으로 뻗어서 필사적으로 더듬었다.  다행히 왼쪽 발가락에 팬티의 감촉이 느껴

졌다.  최대한 작은 동작으로 끌여들였다.  사그락 소리에 심장에 멈추는 것만 같았다.  간

신히 이불 속에서 팬티를 잡아 올렸다.  온몸에 식은 땀이 났다.

'이 바보, 안 주무셨어요..가 뭐냐?  바보야, 멍청아, 또라이, 천치..'

동수는 생각속에서 수없이 자신의 머리통을 때려댔다.  

'엄마, 저는 괜찮아요.  하던거 마져 하세요.'

'임마, 이 정도면 무난하고 더 괜찮았잖아?  아직 안 주무셨어요가 뭐냐 생뚱맞게..  으이구,

이 밥통..'

좋다.  그거 좋다.  그렇게 말하면 괜찮겠다 싶었다.  그러면 엄마는,

'으..응..  그럴까?  그럼 엄마는 하던거 마저 할께.'

라고 말하며 동수의 자지를 계속 물어줄 것이다.  동수도 이제는 눈을 뜨고 엄마의 보지가 그

의 자지를 물어주는 것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엄마한테,

'엄마, 저어..  가슴 좀 보여주시면 안되요?'

하고 부탁하면 들어주실까..

'우리 동수, 엄마 가슴 보고 싶니?  엄마 젖 보고 싶어?'

그래, 엄마는 보여줄 것이다.  엄마의 예쁜 젖을..  맛있는 젖을..  커다란 젖을..

동수는 자지가 불끈거리는 것을 느꼈다.  자지가 터져서 산산조각으로 찢어질 것처럼 부풀었

다.  그 순간 자지에 싸늘한 기운이 느껴지는가 싶더니 엄마의 손이 동수의 배를 가리고 있더

이불을 잡아 내렸다.  자지가 이내 따뜻해져 왔다.  

동수는 엄마를 바라보았다.  은영은 조용하고 침착하게 일어서더니 동수 옆자리의 이불을 들추

고 천장을 보며 누웠다.  동수는 당황스러웠다.  

'엄마, 그냥 주무시게요?  다 하신거에요?  끝났어요?'

동수의 자지가 이불 속으로 괴롭게 울었다.  아니, 울고 싶어 했다.  

동수는 잠시 엄마의 기척을 살폈다.  엄마는 잠시 부스럭거리더니 이내 가만히 누워 있었다.

동수는 눈을 감았다.  잠시동안 숨을 잔잔히 고르고나서 능숙하게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  

엄마가 시끄럽다고 할까봐 최대한 조용히 갈았다.  그리고 코도 간간히 골았다.  그렇게 부득

부득, 골골, 부득부득, 골골...

  

은영은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다.  가슴이 무섭게 두근거렸다.  두손을 모아 가슴에 얹어 눌렀

다.  최대한 침착해야 했다.  그것밖에는 생각나지 않았다.  어떤 말도, 어떤 행동도 동수눈에

는 우스꽝스러워 보일 것만 같았다.  동수에게 우스꽝스러운 엄마가 되기는 싫었다.  동수에게

부끄러운 꼴이 보이기는 싫었다.  그렇게 생각하며 눈을 감았다.  눈꺼풀이 까칠까칠하게 느껴

졌다.  눈꺼풀이 자꾸만 가늘게 떨었다.  그 때, 동수가 이를 부득부득 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자는구나..'

은영의 몸에서 긴 한숨이 흘러나왔다.  긴장감이 좀 풀리는 것 같았다.

'내가 너무 욕심 부렸어.  오늘은 참을 걸..  조금만 하다 말 걸..  아니, 그냥 조금 만지다가

 잠만 잘 걸.."

'너무 심하게 움직였나봐.  내가 너무 꽉 물었나봐..  너무 꽉 조였나봐..'

동수가 깰 정도로 우악을 떤 것이 창피했다.  

눈꺼풀이 차악 가라앉았다.  밤이어서 다행이었다.  이대로 잠들면 모든 걸 잊어버릴 것 같았

다.  동수도 자고 나면 새카맣게 잊어버릴 것 같았다.  동수는 원래 그런 아이였다.  잠이 들

면 업어가도 모르고, 자는 걸 깨워서 소변보이고 다시 재워도 다음날 기억 못하는 아이였다.

어둠이 편안하게 느껴졌다.  이대로 계속 어두웠으면 싶었다.  그대로 편안히 잠들수 있을 것 

같았다.

'내일은 매장 나가는 마지막 날이구나.'

은영이 낸 이직 신청은 제때 받아들여졌다.  서울로 들어오려는 신청자가 더 많았기 때문이다.

다음날이 서울 매장에서의 마지막 근무일이었다.  옮기는 매장은 새 아파트에서 마을버스로 10

분거리의 전철역과 연결된 건물에 입점해 있었다.

'사물함에 있는 옷이랑 짐이랑 챙기려면 큰 가방을 가져가야겠네.  민희랑 헤어질 때 울면 어

쩌지?  걔는 분명히 울고불고 난리칠텐데..  환송식을 해준다니까 옷을 좀 화사하게 입고 가볼

까?  노래방 가고 술도 마시겠지?  남들 앞에서 노래부르는 거 창피한데..'

은영은 목소리가 여성스럽고 맑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아마도 은행에 근무하던 짧은 기간

곱고 상냥하게 발성하려고 노력한 덕분인 것 같았다.  그렇지만 가녀리고 좀 힘이 없는 게 불

만이었다.  조금 크게 내지르려하면 소리가 떨려 나왔다.  

'퇴근이 늦을거니까 저녁거리를 미리 준비해 놓고 가야겠지?  아침에 동수한테도 말해 놔야겠

네.  아침에..  동수한테..  아침에..'

번쩍하고 번개가 스쳤다.  

'아침에 어떻게 동수를 보지?  동수 얼굴을 어떻게 봐?  뭐라고 해?'

공포가 엄습해 왔다.  밤은 영원하지 않다.  동수에게 이 밤을 뭐라고 설명할 것인가..  동수

의 그 천진하고 맑은 눈동자를 어떻게 마주할 것인가..  

은영은 정신이 아득해졌다.  머리가 띵하고 울렸다.  잠이 멀리 달아났다.  잡으려 애썼다. 

언제까지나 잠을 붙들어 두고 싶었다. 그런데 자꾸만 달아났다.  머리가 지끈거리며 아파왔다.

눈을 떴다.  창밖에 아침이 어슬렁거렸다.  너무나 겁이 나 눈을 다시 질끈 감았다.

  

동수는 눈꺼풀이 점점 무거워지고, 정신도 점점 어두워져 갔다.  

'안되는데..'

누군가 속삭이는 것 같은 서슬에 화들짝 놀라 정신을 차렸다.  눈을 게슴츠레 뜨고 발쪽을 보

았다.  그의 몸을 덮고 있는 이불이 보였다.  이불밖에 보이지 않았다.  이를 갈지 않고 있는

걸 깨닫고 다시 이를 부득부득 하였다.

'엄마는?'

고개를 외로 꼬았다.  엄마는 눈을 감은 채 숨을 쌔근거리고 있었다.

'엄마 자는거에요?  그냥 자는거에요?  저 눈 감았어요.  이도 갈고 있어요.  이렇게 가만히 

있을게요.  엄마 자면 안되요.  자지 마세요..'

소리가 되어 나오지 않았다.  엄마는 잠들어 있었다.  깨우면 혼날 것 같았다.  눈뜨고 있었

다고 야단치실 것 같았다.  

동수는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눈은 왜 떴어.  못 보면 어때..  왜 괜히 보구 그래.  니가 보니까 엄마 화나셨잖아.  엄마

그냥 주무시잖아..  이제 어떡할거야..  어떡할거야..  이 바보야..  바보야..'

스스로를 책망하다가 동수는 잠이 들었다.  

"달그락, 달그락.  쏴아.  딸깍.."

은영 밤새 결국 한숨도 못잤다.  유체이탈한 듯 그녀의 정신은 계속 이리저리 떠돌았다.  그리

고 어느순간 아침이 득달같이 그녀의 앞에 와 섰다.  억지로 일어나 몽유병 환자처럼 씽크대곁

으로 스르르 가서 고무장갑에 손을 넣고 수세미에 퐁퐁을 짠 다음 집히는 대로 그릇을 들어 문

질렀다.  은영이 설거지를 막 마쳤을 때 동수가 눈을 비비고 일어나 앉았다.

동수는 은영의 눈치를 살폈다.  엄마의 얼굴이 굳어 있었다.  화가 나신 것 같았다.  주눅이 

들었다.  가능한 소리를 죽이면서 가방 속에서 체육복을 꺼내 들고 서랍장을 스륵 열었다.  

'스륵' 소리가 방전체를 울린 정도로 크게만 느껴졌다.  체육복을 다시 잘 개서 서랍안에 차곡

차곡 쌓았다.  

"그거 이리 내놔라.  나중에 빨게."

은영이 동수를 외면하며 말했다.  아들을 똑바로 쳐다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밤새 마른 입안

에서 목소리가 갈라져 나왔다.

"이거 안 빨아도 되는데요.  어제 안 입었어요."

동수가 기가 죽은 목소리로 망설이듯 말했다.

'쿵'

무언가가 은영의 뒤통수를 둔중하게 치고 지나갔다.  동수에게로 급히 고개를 돌렸다.  은영의

굳은 시선이 동수의 어려워하는 눈동자와 마주쳤다.

"왜?  어제 체육 든 날 아니었니?"

은영의 목소리가 약간 떨렸다.

"어제 체육 안하고 대청소했는데요.  축구시합도 못했어요."

죄라도 지은 사람처럼 목을 움츠리며 동수가 말했다.

분명 어제는 아들에게 체육이 들은 날이었다.  그래서 저녁밥을 먹자마자 잠에 골아떨어지는

날이었다.  그리고 그런 밤이면 아들은 코를 골고..  이는 갈지 않았다.  이는 갈지 않았다..

'어제밤에 동수가 분명히 이를 갈았는데..  이를..  갈았는데..  갈았는데..'

은영은 멍하니 속으로 중얼거렸다.  

어제밤 동수의 눈과 마주치던 순간이 떠올랐다.  

'그 때 깬 걸까?  아니면 그 전부터 깨있었던 걸까?  동수가 언제부터..' 

다시 생각해보니 그 눈은 분명 금방 깬 것이 아닌 것 같았다.  그 때 동수의 눈동자는 초점이

분명했었던 것 같았다.  초롱초롱하고 호기심에 가득차 있었던 것 같았다.

은영의 가슴이 서늘해져 왔다.  등선을 타고 무언가가 스물거리며 흘러내렸다.

"얼른 씻고 와.  아침 먹게.."

"네"

밥상을 마주하고 앉아서 둘은 아무 말 없이 밥알을 깨작거렸다.  동수는 은영이 아까부터 내내

굳은 얼굴인 것이 무서웠다.  엄마의 입에서 금방이라도 무서운 호령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어제 왜 그랬니?  왜 그랬어?  응?  왜 그랬냔 말이야?  왜?  왜..'

엄마가 그렇게 따지고 호통을 치실 것만 같았다.

오물거리던 엄마의 입이 열릴라치면 동수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 입이 반찬을 삼키고

말없이 다시 닫혀야 안도감에 가뿐 숨을 몰아쉬었다.  그러나 엄마의 침묵이 계속 되자 동수의

마음은 더욱 불안해져왔다.  엄마가 단단히 화가 나신 것 같았다.

'나 때문이야.  내 잘못이야..  내 잘못이야.."

엄마가 자신때문에 기분나쁘신 것이 싫었다.  착한 아들이고 싶었다.  항상 칭찬만 받고 싶었

다.  엄마한테 꾸중을 듣고 싶지는 않았다.  그런데 엄마는 지금 화가 단단히 나신 것 같았다.

엄마는 정말 크게 화가 나시면 한 마디도 말하지 않으셨다.  밥은 다 먹어 가는데 엄마는 한

마디도 하지 않으셨다.  

'엄마 죄송해요.  다시는 안 그럴께요.  공부 열심히 할게요.  집안일도 도울게요.  심부름도

잘 할게요.  화내지 마세요.  화내지 마세요..'

그러나 입밖으로 소리가 되어 나오지 않았다.  

은영은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  머릿속이 복잡했다.  밥알을 젓가락으로 세고 또 셌다.

은영이 가장 싫어하는 행동이었다.  머릿속으로 내내 같은 말들이 떠돌았다.

'어젠 동수가 체육 들은 날이었는데..  골아떨어졌었는데..  이는 안 가는데..  어제는 갈았

는데.. 평소엔 가는데..  잠들면 이를 가는데..  이를 가는 날은 체육이 안 들었는데..  안 들

었는데..'

닭이 먼저인가 계란이 먼저 인가.

은영의 머리속에서 닭이 계란을 낳고 계란은 닭을 삼켜버리고, 계란은 다시 닭을 낳고 닭은 

계란을 품었다..  모든 것이 뒤죽박죽으로 흘러갔다.  은영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동수가 계속 깨어 있은건가?  처음부터?  그럼 왜 가만히 있었지?  왜 아무 말 않고 빤히 보

고만 있었던 거지?'

은영을 빤히 바라보던 아들의 눈망울이 떠오르자 얼굴이 화끈거렸다.  몰래 아들을 훔쳐봤다.

아들은 밥그릇을 빤히 들여다보며 밥알을 세고 있었다.  가끔 숟가락을 국그릇에 빠뜨렸다.  

'눈만이라도 마주치지 않았으면 좋았을걸..  그냥 모르고 지나쳤으면 좋았을걸'

동수는 엄마가 밤마다 하는 짓을 알고 있을 것 같았다.  은영은 아들이 어디까지, 얼마만큼 알

고 있을 지 두려웠다.  말라죽은 금붕어를 베란다 구석에서 발견한 그 날처럼, 이 아침 은영은

아들이 몹시도 무서웠다.

"향수 3만8천원, 타닥..  립스틱 1만 6천원, 타닥..  타닥, 타다닥..  모두 5십4만원입니다."

억지로 입을 좌우로 찢어 웃음지으며 은영이 고개를 들었다.  앞에선 20대 젊은 여자가 눈을

번쩍 떴다.

'뭘 그렇게 희번덕 거려?  기분나쁘게.'

은영은 그 여자가 괜히 밉살스럽게 느껴졌다.  옆에서 민희가 팔을 툭툭 치며 속삭였다.

"언니, 0을 하나 더 눌렀어."

소스라치게 놀라 다시 계산기를 두들겼다.  

"손님, 죄송합니다.  5만 4천원입니다."

은영은 머리가 땅에 닿도록 숙이고 또 숙였다.

민희가 옆에서 위로가 담긴 목소리가 말했다.

"언니도 많이 섭섭하긴 한가 보네.  벌써 두 번째야.  이런 적 없었잖우.."

아침부터 은영은 내내 우울해 보였다.  어제까지는 쾌활하고 밝기만 해서 많이 서운해하던 민

희도 은영의 이런 모습에 마음이 짠해서 특기인 호들갑 떨기를 오늘만은 자제하고 있었다.

"민희야 미안해.  화장실 좀 다녀올게."

"그래, 언니.  천천히 갔다와.  걱정말고.."

은영이 입을 한손으로 감싸고 황급히 여자 화장실로 뛰어 들어가 칸막이문을 닫아 걸고 변기

뚜껑에 걸터 앉았다.

"흑..  흑, 흑흑.."

자꾸만 자꾸만 울음이 터져 나왔다.  버튼을 눌러 물을 내렸다.  

"슈욱, 쏴아아..."

무엇이 슬픈건지도 몰랐다.  평소에 안보이던 실수를 그것도 어처구니없는 것을 두 번이나 저

질러서인지도 몰랐고, 어젯밤 그녀를 똑바로 쳐다보던 아들의 눈동자가 내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아서 그런건지도 몰랐다.  그냥 그녀의 안에서 북받쳐 있던 그 무언가가 터져 나왔다.  외

로움과 불행, 부끄러움과 자책 같은 감정들이 소용돌이쳤다.  

그렇게 한동안 흐느끼고 나니 은영은 속이 후련해지는 것 같았다.  시원했다.  그러다가 견딜

수 없는 허전함이 몰려 왔다.  문득 그의 목소리가 듣고 싶어졌다.

핸드폰을 꺼내 열고 숫자0을 길게 눌렀다.

"삐이..  뚜르르르르 뚜르르르르 뚜르르르르, 딸깍.  여보세요."  

굵직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은영은 잠시 망설였다.

"아빠.."

"울기는요."

은영은 핸드폰을 손으로 가리고 작은 헛기침을 몇 번 했다.

"잘 계시죠?"

"새엄마는요?  지금 옆에 없어요?"

"거기서 또 총각행세하구 다니시는거 아니에요?"

은영은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냥 한번 해봤어요.  새엄마가 잘해드리나 궁금하기도 하고.."

"네, 네.  알아요.  네, 네.."

"잘 있어요.  걱정마세요.  원래 건강한 애잖아요."

"괜히 찾아가구 그러지 마세요.  동수 놀라게.."

"네, 네.  담에 또 연락 드릴께요.  끊어요?"

은영은 필터로 걸러낸 듯 심신이 가벼워짐을 느껴졌다.  눈물자국을 닦아내고 컴팩트를 수없이

열었다 닫았다 한 뒤에야 매장으로 향했다.  그 이후로는 실수를 하지 않았다.

"김동수, 앞으로 나와봐."

3교시 국사 시간은 담임이 들어오는 시간이었다.  영문을 몰라 얼떨떨한 얼굴로 칠판앞으로 나

갔다.

"동수가 내일 딴 학교로 전학을 가게 됐다."

동수를 앞에 두고 아이들이 웅성거렸다.  원성이 녀석과 진호가 눈을 희둥그레 뜨는게 동수의

눈에 보였다.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점심시간에 밥먹으면서 얘기해줄 생각이었다.

"자, 다른 학교 가서도 열심히 공부하란 뜻에서 다같이 박수쳐주자"

"짝짝짝짝"

동수는 쑥스러워서 고개를 살짝 숙여보이고는 다시 자리로 뛰어 돌아가 앉았다.

새로 전학갈 학교에서 잘 할 수 있을지 걱정됐다.  괜히 시비거는 깡패같은 녀석은 없을지, 같

이 밥먹을 친구가 금방 생길지도 걱정됐다.  담임선생님이 무섭거나 돈을 밝히면 어쩌나 걱정

됐다.  그리고..  엄마가 걱정됐다.

"이 씨불탱아, 너 우리들 몰래 도망갈라구 그랬냐?"

밥풀을 날리며 원성이 녀석이 시비를 걸었다.  점심시간이었다.

"아니야, 점심시간에 말하려고 했어."

실은 좀더 일찍 얘기해줄 생각도 있었다.  그러나, 시큰둥하게 '잘가라' 그러고 말까봐 망설여

졌었다.  친구들한테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명확히 알게 되는 것이 두려웠다.  명확한 건 두렵

지 않았다.  단지, 명확하지 않던 것이 명확해 지는 게 두려웠다.  

"야 이진호, 윤정민.  이 웬수때가리가 전학을 가신다는데 우리가 가만 있을 수 있냐?  까자."

원성이 녀석이 주머니를 뒤지더니 접혀진 천원짜리 몇 장과 동전 몇 개를 꺼내 책상위에 놓았

다.  진호와 정민이도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꺼내 놓았다.  

"야, 김동수.  너는 왜 안 까?"

원성이 녀석이 동수를 툭 치며 말했다.

"뭐? 나도?"

"그럼 임마, 네가 주인공인데, 네가 안 내면 되냐?"

동수도 기분좋게 천원짜리 세 장을 꺼냈다.  원성이 녀석이 돈을 모으더니 제 주머니에 집어

넣으며 말했다.

"자, 여러분 수업이 끝나면 남아주시기 바랍니다.  은주레스토랑에서 조촐한 환송연이 있겠습

니다."

은주는 원성이 녀석이 단골로 다니는 분식집 <은주네>의 주인아줌마 딸의 이름이었다.

"나는~ 낭만~ 고~양이~  지친 도시를 비춰~  춤추는 작은 별~빛~"

호들갑스러운 민희는 노래방에서도 노래를 신나게 잘했다.  은영은 손바닥이 벌겋게 아프도록

탬버린을 두들기는 걸 잘했다.  

노래방은 여상 시절 아빠의 손에 이끌려 몇 번 다녔다.  은영은 그 시절에도 그리 발랄하지 못

했었다.  마이크를 쥐면 목소리가 삐긋하진 않을까 걱정돼서 조용하고 음이 낮은 발라드곡만

골라 불렀다.  그렇다고 완벽주의자도 아니었지만 남들 앞에 홀로 주목받는 것이 부담스럽고

창피했다.  

이렇게 그녀가 주인공인 노래방 자리에 와서도 은영은 탬버린만 죽어라 두들겨 댔다.  방안이

무척 시끄럽고 손바닥이 무지 아프다는 생각밖에는 안 들었다.  그게 좋았다.

그렇다고 안 부를 수만은 없었다.

"자, 다음은 우리 백화점 최고의 카수, 은영 언니를 무대로 모시겠습니다."

민희는 정말 호들갑스러웠다.  마이크를 잡으니 역시 떨려 왔다.  박자를 놓치지 않으려고 긴

장하며 모니터를 주시했다.

"아~침 햇살에~ 놀란~ 아이~눈을~ 보아~요~

 파~란 가을~ 하~늘이~ 그 눈~속에 있어~요~"

시작부분은 항상 부르지 않았다.  자신 없었다.

"애처로운듯 노~는 아이들의~ 눈~에선~

 거짓이 새긴 눈~물은 아마 흐르지 않을~꺼야~

 세상~사~에 시달려가~며 자꾸 흐려지는 내 눈을 보~면

 이미 지나버린 나의 어린~ 시~절~ 꿈~이~ 생각~나~"

눈시울이 붉어져 왔다.  고개를 들어 높은 곳을 바라보았다.  역시 목소리가 떨려나왔다.

"난~ 어른이~ 되~어도~ 하늘빛~ 고운 눈망울~

 간~직하리라~던 나의 꿈~  어린 꿈이~ 생~각~나네~"

이 부분이 가장 좋았다.  아빠도 이 부분을 가장 좋아했었다.  노래방에 가면 늘 아빠는 이 노

래를 부르며 꿈을 꾸는 어린애가 되었다.  그런 아빠가 은영은 좋았다.  어리광을 피우는 아빠

가 좋았다.  

은영이 집에 도착했을 때 시간은 11시 30분을 지나고 있었다.  술은 마시지 않았다.  같이 매

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부장만 빼고 모두 여자였다.  부장이 끼는 회식 자리에서는 술잔이 돌

지 않았다.  부장은 행동거지에 조심성이 많은 사람이었다.

"아직까지 TV보고 있어?"

말이 그냥 튀어나왔다.  은영은 언제나처럼 자연스럽게 말을 내뱉는 자신이 놀라웠다.  

"인제 오세요."

비스듬히 누워 TV를 보던 동수가 벌떡 일어났다.  보통 다음 은영의 대사는,

"엄마가 늦게까지 TV보지 말라구 했지?  공부좀 했어?  가방 좀 봐, 열지도 않고 그대로네."

정도가 됐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그런 말은 다시는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은영은 어제밤

이후로 미안한 엄마였다.  미안한 엄마가 무슨 잔소리를 하겠는가 싶었다.

동수의 얼굴이 겸연쩍어 하고 어색한 빛을 띄는게 은영은 부담스러웠다.  아들의 시선을 피하

며 옷을 갈아 입고 세면도구를 들고 마당으로 나갔다.  

씻으러 나간 엄마는 평소보다 더 오랫동안 들어오지 않았다.  동수는 TV를 끄고 바닥을 대충

걸레질한 후 이불을 깔고 누웠다.  이윽고 엄마의 발소리가 들렸다.  동수는 재빨리 눈을 감

았다.  

문을 열고 잠시 멈칫하던 은영은 누운 동수의 발치를 돌아서 화장대 앞에 앉았다.  머리를 덮

은 수건을 풀고 드라이어를 꺼내 머리를 말렸다.

"위잉-"

무거운 침묵을 드라이어의 소음이 흔들었다.  은영은 잠시후 머리를 빗질하고 얼굴에 나이트

크림을 신경써서 바른 다음 불을 끄고 이불속으로 들어갔다.

엄마가 불을 끄고 자신의 옆에 와서 눕자 동수는 더욱 숨을 고르게 쉬려고 노력했다.  자연스

러워 보이는 것이 중요했다.  3, 4분 정도 지났다 싶을 때 얌전히 코를 쌔근쌔근 골았다.  그

리고, 이도 낮게 부드득부드득 갈았다.  오늘따라 이가 잘 갈렸다.

'엄마, 저 잠들었어요.  보세요, 이도 갈잖아요.  오늘은 눈 안 뜰게요.  약속해요..'

'내일 동수랑 전학서류 떼고, 새 학교도 가봐야 되는데..'

동수에게 말을 건네는게 껄끄러웠다.  그 때 동수가 이를 갈았다.  

'동수가 이를 가네..  이를..'

확인해보고 싶었다.

"동수야, 동수야.  자니?"

엄마가 부르는 소리를 동수는 들었다.  자신이 이를 부드득 가는 소리보다도 훨씬 더 크게 들

렸다.  처음엔 가만히 있으려 했다.  깊이 잠들어서 모르는 척 하려 했다.  그런데 계속 부르

는걸 모른 척 하면 엄마가 이상하게 생각할 것 같았다.  

"으음, 으, 으, 음.."

몸이 살짝 뒤척이며 작게 소리를 내었다.

'엄마, 저 깊이 잠들었어요.  그러니 확인하실 필요 없어요.  그냥 일어나셔서 제 자지 물어

주시면 되요.  눈 안뜰거에요.  엄마 보지로 그냥 물어 주세요.  얌전히 있을게요..'

그러나, 엄마는 일어나는 기척이 없었다.  

"동수야, 안 자면 엄마 좀 봐봐."

더이상 버틸 수 없었다.  동수는 억지로 깬 것마냥 눈꺼풀을 무겁게 반쯤 들어올리며 손으로

비볐다.  최대한 갈라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으음..   엄마, 왜 그러세요?"

동수가 눈을 반쯤 떴을 때 은영은 잠들었던 사람의 것이 아닌, 여태 맑은 정신으로 깨어 있었

던 것이 분명한 초롱초롱한 생기를 발견했다.  그리고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

'깨어 있었던게 분명해.  이를 갈면서..  어제도..  이를 갈면서..'

아들이 왜 이를 부득부득 갈면서까지 자는 척 했는 지 궁금했다.  한편으로는 부끄러움으로 얼

굴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은영은 이를 가는 아들의, 단단한 그것을 그녀의 질안에 품었었다.  

그리고, 발가락..  발가락을 꼼지락거렸다.  동수는 밤꽃내 나는 하얀 정액을 엄마의 질안에 넘

치도록 내뿜으며 발가락을 꼼지락 거렸었다.  그 광경이 은영의 뇌리에 갑자기 떠올랐다.  눈

앞이 몽롱해져 왔다.  하얀.. 하얀..

은영은 정신을 어렵게 추스리며 말했다.  목소리가 가늘게 떨려나왔다.

"안 자고 있었구나?"

동수는 몸이 얼어 붙는 것 같았다.

'안 자고 있었구나..  안 자고 있었구나..  이를 간 건 가짜구나..  가짜로 이를 간 거구나..'

'엄마가 어떻게 아셨을까?  엄마 없을 때 열심히 연습한 건데..  원성이 녀석도 진짜 같다고

했는데..  원성이 이 자식, 거짓말 했구나..  거짓말쟁이..  거짓말쟁이..'

원성이 녀석이 극도로 원망스러웠다.  그 자식 말만 믿고 자신의 이갈이 실력을 믿은게 한심

스러웠다.  

'씨발놈아, 어떡할거야.  엄마가 아셨잖아.  너 때문이야..  너 때문이야..'

"네.."

자신없는 동수의 목소리로 모든게 분명해졌다.  동수는 그동안의 밤들을 멀쩡히 깨어 있었

던 거다.

'앞으로 어찌하지?  이제 엄마 노릇 못하게 생겼어.  내가 미쳤지..'

은영은 자책감이 들었다.  무엇이 그녀를 여기까지 이르게 했는지 한탄스러웠다.  

'되돌릴 수만 있다면..  그냥 동수의 귀여운 고추를 잡고 잘 수만 있다면..  그 시절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그럴수만 있다면 동수만 빼고 다른 소중한 것들은 다 주어버려도 아깝지 않을 것 같았다.

"엄마, 왜요?"

은영은 '왜요'라고 말하는 걸 아주 싫어했다.  버릇없이 들린다고 했다.  동수는 여러번 혼났

었다.  그런데 지금 무심결에 그렇게 말해버렸다.  동수는 아차 싶었다.

'인제 엄마한테 죽었다.'

"어?  으응..  내일 전학갈 학교 있잖니?"

이상했다.  엄마는 작은 꼬투리도 그냥 넘기는 일이 없었다.  

"그게 왜요?"

고개를 갸웃하다가 또 무심결에 다시 그렇게 말해버렸다.

'악, 이런.  이번엔 진짜 죽었다.'

동수는 목을 잔뜩 움츠렸다.  

"응, 아니, 저기..  내일 아침에 얘기하자."

엄마가 이상했다.  동수 앞에서 저렇게 머뭇거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는 건 처음 들었다.

게다가 꾸중거리를 놓치고 그냥 지나가시는 것도 처음이었다.

"네에.."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동수는 애가 탔다.  

'엄마는 왜 괜히 말만 시키구 그러실까..  오늘은 내 자지 안 물어주시려구 그러나..'

불만스러웠다.  그전에 엄마는 매일밤 동수의 자지를 미끌미끌한 보지로 따스하게 물어주었었

다.  신경질부리는 일주일과 데면데면 피하는 그 10일간을 빼고, 하룻밤도 그냥 지나치는 법

은 없었다.  오늘은 그 일주일도, 그 10일도 아닌데, 엄마는 지금 그냥 자려 한다.  

동수는 어떻게 할 수가 없는 자신이 싫었다.  그 전에는 코 골고 이 갈면서 기다리면 되었다.

그런데 오늘은 그게 통하지 않는다.  이대로 그냥 잠들수는 없었다.  동수의 자지는 아까부터

물어달라고, 조여달라고, 싸게 해달라고 아우성 치고 있었다.  

엄마는 똑바로 누워 있었다.  동수는 눈을 떠서 엄마를 바라보며 텔레파시를 보냈다.

'엄마, 제 자지 꼴렸어요.  물어주세요, 네?  엄마, 그냥 자면 안되요..  자지 말아요..'

그러나, 엄마는 아무런 기척을 하지 않았다.  두 손을 가슴 위로 얌전히 모으고 가만히 있기만

했다.  숨소리가 고른 것이 잠이 드신 것 같았다.

동수는 이불 속에서 팬티를 벗어 내렸다.  꼴릴대로 꼴린 동수의 자지가 이불을 버텨 올리며

텐트를 쳤다.  오른 손으로 부여 잡고 압박하여 보았다.  성이 차지 않았다.  

'엄마 보지는 미끌미끌한데..  엄마 보지는 부드러운데..  엄마 보지는 꽉 물어주는데..'

엄마의 느낌이 애타게 그리웠다.  

동수는 슬며시 엄마의 손을 잡아 보았다.  그래도 엄마는 움직이지 않았다.  엄마의 오른 쪽 

손바닥을 잡아서 동수쪽으로 끌어당겼다.

동수가 이불 밑에서 부시럭 거렸지만 은영은 모른 척 했다.  그냥 잠들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동수와 이제는 오손도손 말을 하다 잠드는 재미도 없겠거니 싶었다.   매일 매일 그냥 잠만 

들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잠들 수가 없었다.  그녀의 손도, 그녀의 털장갑도 외로

움을 탔다.  잠들지 못하게 은영을 괴롭혔다.  

'동수 껀 큰데..  동수 껀 단단한데..  동수 껀 길쭉한데..'

그때 아들의 부드러운 손이 그녀의 오른손을 잡아 끌었다.  무심결에 치미는 반가움에 고개

를 돌렸다.  그리고 말했다.

"동수야, 무슨 할 말이.."

말문을 막 여자마자 그녀의 손에 뜨겁고 단단하고 불뚝거리는 아들의 것이 맡겨져 왔다.

동수는 엄마의 손이 자지에 와 닿자 온몸이 쩌릿했다.  그러나, 그 순간 엄마가 돌아보자 깜

짝 놀라 몸이 얼어붙었다.  몰래 꿀이라도 훔쳐먹다 들킨 것처럼 죄스러운 기분이 들고 겁이

났다.

'엄마, 자는 거 아니었어요?  왜 안 자요?  난 엄마 자는 줄 알았어요.  정말이에요..'

그러나, 다음 순간 동수의 마음속에 원망이 불쑥 고개를 들었다.

'엄마, 뭐야.  안 자고 있었으면서..  왜 자지 안 물어줘?  자는 것두 아니면서..  깨어 있었

으면서..'

"크구나.."

은영의 입에서 불현듯 그 한 마디가 새어 나왔다.  말을 해놓고보니 얼굴이 화끈거렸다.  그녀

가 한 말이 아닌 것 같았다.

엄마가 화를 내는 것 같지는 않았다.  손을 빼지도 않았다.  그냥 얌전히 가만히 있었다.

게다가 크다고 하셨다.  동수의 자지가 크다고 하셨다.  칭찬인 것 같았다.   안심이 되었다. 

잠시 동작을 멈추어 보았다.  엄마의 손은 동수의 자지에 대어진 채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심심했다.  이불을 걷었다.  동수의 자지가 꺾였던 허리를 들고 빳빳이 일어섰다.  엄마의 손

이 움찔했다.  동수를 쳐다보던 엄마의 고개가 다시 천장을 향했다.  엄마의 오른손은 동수의

자지 밑둥치에 대어진 그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동수는 엄마의 손이 가만히 있는게 재미없었다.  두 손으로 엄마의 손가락을 펼쳐서 좆기둥을

잡게 한 뒤 꼬옥 오므렸다.  그리고 두 손을 떼었다.  은영의 오른손은 이제는 혼자서 동수의

자지를 붙잡고 있었다.  붙잡고만 있었다.

동수는 답답하고 애가 타서 미칠 것 같았다.

'엄마, 어떻게 좀 해봐요.  좀 움직여봐요.  재미없어요..  재미없잖아요..'

목구멍 깊은 곳에서 아우성쳤다.  그러나, 소리내어 말할 수는 없었다.  

동수는 손을 뻗어 엄마의 손을 위아래로 움직였다.  엄마손에게 움직이라고 재촉했다.  그러자

엄마손이 동수의 말을 들었다.  동수의 재촉대로 얌전히 움직여 주었다.

은영의 손이 동수의 것을 붙잡은 채 혼자가 되었을 때 어찌할까 갈등했다.

'손을 그냥 놓을까?  자연스럽게?'

'안돼.  그러면 동수가 얼마나 창피하겠니?  동수가 얼마나 부끄럽겠니?'

그럴수는 없었다.  동수가 기분나빠할 것 같았다. 

'손을 놓으면 동수가 기분나빠할 거야.  동수가 엄마를 미워할거야..'

동수에게 미움받기는 죽기보다 싫었다.  평소에 엄하게 군 것은 동수가 미워서도 사랑스러운

아들이 아니어서도 아니었다.  그냥 습관처럼 그래왔을 뿐이다.

'동수가 해달라는대로 해줘.  동수가 잡아달라잖아.  그게 뭐 어려워?  너두 좋아하잖아..  

 너두 좋아했잖아..'

그랬다.  은영은 동수의 것이 좋았다.  이렇게 다시 잡을 수 있어서 너무나 기뻤다.

동수의 재촉대로 움직여 주었다.  아니, 재촉보다 더 기쁘게 잡아 주었다.  꽈악 쥐어주고, 훑

어주고, 부드럽게 문질러 주었다.  아들의 것은 너무나 크고, 단단하고, 뜨거웠다.  그것이 지

금 그녀의 손아귀에 안겨 있었다.

그리고.. 동수가 그녀의 그런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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