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께름직했다. 새벽에 정말 그런 일이 벌어진 걸까. 벌어졌다기보다는 은영이 스스로 벌린 것이
었지만 새벽 어스름을 걷고 나타난 눈부신 태양이 거짓이라고 외치는 것 같았다. 욕망이 그렇게
거침없이 차올랐다가 순식간에 스러졌다. 백지에 물로 그림을 그린 것처럼 은영의 머릿속은 온
통 하얳다. 그리고 마음은 부끄러움에 새빨갰다. 벌겋게 홍조띤 마음을 감추느라 얼굴 표정은
더욱 단단하고 무표정해졌다.
"오늘 아침도 된장국이네."
동수가 밥상앞에 앉으며 투덜거리듯 작은 소리로 말했다.
"동수야,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사람이 누구라구 했지?"
"반찬투정하는 사람이요. 잘 먹겠습니다."
동수는 수저를 들고 맛있게 먹기 시작했다.
전에는 이렇게 고분고분한 아들이 대견하고 고마웠다. 그러나, 요즘들어 그런 태도와 말수적은
아들의 성격이 재미없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아졌다. 누구네 집 애들은 초등학교 고학년만 되도
말대답하고 대들기도 한다는데 동수는 너무 착하고 조용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었다.
바쁜 일상에 지쳐 사는게 힘겨웠을 때는 착한 아들을 둬서 그나마 덜 고생한다고 생각했던 것이
이제 어느정도 자리가 잡히고 직장에도 익숙해지니까 차츰 반복되는 일상이 지겨움으로 다가왔
다. 동수가 너무 기가 죽어 산다는 걱정이 들 때도 많아졌다.
그녀의 시선은 자꾸만 상너머 동수의 가랑이 사이로 향했다.
'그것도 기가 죽어 있을까'
오늘따라 엄마가 더 무서웠다. 원래 아침에 가장 엄하고 무표정한 엄마였지만 이날은 더 심하
게 느껴졌다. 이런 날은 그냥 얌전히 밥먹고 빨리 학교 가는게 상책이란걸 동수는 잘 알고 있
었다. 아침내내 기립해서 난처하게 만들곤 하던 고추가 오늘은 얌전히 있어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잘 먹었습니다. 학교다녀오겠습니다."
"끄응. 뿌직."
뱃속의 것이 밀려 나가면서 편안한 쾌감이 밀려왔다. 동수는 한결 여유롭게 주위를 둘러보았다.
집에 있는 공동화장실은 푸새식인데다가 청소도 자주 안해서 냄새나고 불편했다. 그래서 대변은
왠만하면 학교 화장실을 이용했다. 자기 집처럼 편안할 리는 없지만 훨씬 깨끗한데다가 이렇게
이른 아침 시간에는 한가하고 조용해서 느긋하게 배변을 즐기기에는 그만이었다. 게다가 다른 즐
거움도 있었다.
'영진이네 집에 놀려 같다. 근데 영진이는 업고 영진이 누나만 이써따.'
조잡한 글씨에다가 맞춤법도 엉터리였지만 그런건 상관없었다. 동수는 오른쪽 벽에 씌어진 그 글
을 계속 읽어나갔다.
'영진이 누나는 목욕을 하고 있어따. 가슴이 무지 커따. 자지가 마구 꼴렸따. 나는 자지를
꺼내 흔드럿다.'
동수는 고개를 갸웃 했다.
'응? 자지? 자지가 꼴려? 자지를 흔들어?'
동수는 자지가 뭔지 몰랐다. 친구와 목욕탕에 같이 가본 적이 없었고, 오줌 멀리누기 내기나, 누
구 자지가 더 큰가 자랑같은 것을 해본 적도 없었다. 두번의 전학이 결정적이었다.
'자지에서 물이 나올라구 했따. 그때 영진이 누나가 나를 보았따.'
'아, 고추를 자지라구 하는구나.'
여자의 가슴을 보고 물을 싸는 것이라면 고추가 분명했다.
'자지. 자지...'
가만히 속삭이기만 했는데도 야릇하게 들렸다. 동수의 고추가, 아니 자지가 불끈거렸다.
'짜식, 물이 아니라 정액인데.'
괜히 으쓱해졌다.
'나는 놀랐지만 영진이 누나는 우스며 다가왔따. 누나는 내 자지를 잡고 깔깔 우섰다.'
'아, 내 자지도 잡아줘. 내 자지도 꼴렸어.'
어느덧 동수는 벽글속의 남자주인공이 되어 있었다. '자지'라는 말에 시선이 갈 때마다 자지가
불뚝거렸다. 허벅지 사이로 발기한 자지가 붉은 고개를 내밀고 끄덕거렸다. 허벅지살에 자지가
문대지자 기분이 좋아졌다.
'영진이 누나가 벌렁 누어서 분홍색 꽃보지를 할짝 벌렸다. 그리고 이리와 니 자지를 박아져 하
고 유혹했따.'
꽃보지에 동그라미가 둘러쳐졌고 화살표로 한쪽을 가리키고 있었다. 화살표 끝에는 그림이 그려
있었다. 세로로 긴 타원형 주위로 머리카락 같은 것이 뻗어나온 그림이었다.
'이게 꽃보지야?'
꽃보지가 뭔지 몹시 궁금했다. 계속 읽어 보기로 했다.
'나는 자지를 영진이 누나의 보지에 꼽아따. 누나가 아우 조아, 영진아 너무 조아라고 마구 소
리를 질러따. 나는 누나의 보지에 물을 잔뜻 싸주었따.'
보지라는 말이 나올 때마다 동수는 흥분이 더욱 커졌다. 자지가 주는 야릇함과는 또다른, 가슴을
쥐어뜯고 달려나가고 싶은 어떤 이끌림을 느끼게 했다.
동수는 어렴풋이 여자의 허벅지 사이를 보지라고 부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꽃보지는 나름대로
애칭인가보다 했다. 전에 사진책에서 본 것도 같았다. 기억이 희미한 건 그 때 동수를 매혹한건
털로 뒤덮인 이상하게 생긴 그 밑이 아니라 허옇고 탐스러운 젖가슴이었기 때문이었다.
'자지를 영진이 누나의 보지에 꼽았다. 자지를 누나의 보지에 꼽았다. 자지를 보지에 꼽았다.
자지를... 보지에... 보지에... 자지를... 꼽았다... 꼽았다... 물을 쌌다... 잔뜩 쌌다...'
동수의 자지끝에서 정액줄기가 품어져 나와 휴지에 헤딩했다. 꽤 많은 양이 나왔다. 머리가 띵
할 정도로 기분이 좋았다. 이렇게 좋은 적은 없었던 것 같았다.
"네, 고객님. 참 안목이 높으시네요. 이 제품은 고객님처럼 특히 까다로운 안목을 가지신 분들
께 어울리도록 고가의 천연재료로만 만들어진 아주 고급스러운 제품입니다. 고객님께서 한번
써보시면 꼭 다시 찾으시리라 믿습니다."
30대중반의 여자고객을 붙잡고 은영은 한창 제품 설명에 열을 올렸다. 꽤 비싼 가격임에도 다행
히도 흔쾌히 사주었다.
오늘은 별로 매상이 오르지 않았다. 그렇다고 나쁘지만도 않았다. 그럭저럭 평균정도는 되었다.
봄이 가까와서인지 오가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는게 희망적이었다.
"언니, 이거 계산 좀 부탁해요. 3만 8천원."
"응, 네 손님 이리 주시겠습니까?"
은영은 손님으로부터 만원짜리 네 장을 받아 확인한 후 계산대로 뛰어갔다. 계산대 주변은 여러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점심시간은 공식적으로는 1시간이지만 그걸 다 챙겨먹는 사람은 없었다. 대개는 5분만에 먹어치우
고 5분동안 양치질 하고 화장을 고치고는 바로 판매대로 돌아왔다. 간혹 월요일같이 한가한 때
아주 잠깐동안 커피향에 빠져 수다를 풀어 내는 경우도 있긴 했다.
오늘은 그럴 겨를이 없는 날이었다. 이른 점심무렵부터 손님들이 모여들어 바쁘게 돌아갔다. 바
쁜 것이 오히려 홀가분했다. 출근하는 동안 내내 은영의 마음을 괴롭히던 생각들이 더이상 끼
어들 여지가 없었다. 골치아프게 심각하고 싶지 않았다. 심각해지려고 해도 바쁜 일상이 잡아끌
었다. 심각한 고민은 질색인 체질이었다. 그래서 이혼도 쉽게 결정해버렸는지 모른다. 그때도
그냥 벗어버리고만 싶었었다.
"은영 언니, 오늘 아주 신끼 들렸네. 작두 놔줄까?"
"피이. 신끼는 무슨."
평소에 말은 멋없이 하지만 손님에게만은 더없이 친절하게 서비스를 다했다. 특히 그 상냥하고
부드러운 미소는 첫눈에 호감을 느낄 정도로 보는 사람을 기쁘게 했다. 키는 165정도로 보통이
었지만 다리가 길고 늘씬한 편이라 더 커보인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정신없이 돌아가다보니 어느덧 8시30분 폐점시간이었다. 간단히 정리하고 청소하고 나서 탈의실
로 향했다. 누구에게나 즐거운 퇴근 시간이라 여기저기서 밝게 종알거렸다. 막 유니폼 블라우스
를 벗었을 때였다.
"어머, 언니. 언니 가슴은 같은 여자가 봐도 정말 반하겠어."
같이 근무하는 민희였다. 항상 호들갑스럽다.
"언니, 사이즈가 뭐에요?"
별로 대답하고 싶지 않았다. 은영의 컴플렉스였으니까. 그러나, 민희는 기어코 브래지어를 뒤집
어 보더니 눈을 휘둥그래 떴다.
"힝, 세상에. 85C네. 근데 언니 이것두 작은 거 아냐? 옆구리에 이 눌린 자국 좀 봐."
호들갑을 떠는 민희를 향해 무심코 고개를 돌려보니 그녀의 가슴께가 꽤 허전해보였다.
"보지마, 언니. 나 80A밖에 안돼."
정확히 말하자면 휴지 15칸이 들어가야 꼭 맞는 80A였다.
85C도 은영의 제 치수는 아니었다. 85D정도는 되야 편할 것 같은데 부끄럽기도 하고 사기 쉽지도
않아서 그냥 처녀적 치수에 맞춰 하고 다녔다. 꽉 잡아주는게 다른 사람의 시선도 안 타고 마음
이 편했다. 그래서 집에서는 늘 노브라일 수밖에 없었다. 집에서 마저 작은 브래지어로 옥죄고
있다간 그녀의 가슴은 말라 죽어 버릴 것이다.
"민희야, 나 먼저 갈게. 내일 봐."
"그래요, 언니. 내일 봐요."
처음엔 친해지자고 같이 저녁먹고 들어가라고 조르곤 했지만 은영의 처지를 잘 알고 번듯한 애
인도 생겼는지라 늘 탈의실에서 인사하고 헤어졌다.
'동수 불러내서 피자나 사 먹여야 겠다.'
은영은 핸드폰을 꺼내 들고 주인집 전화번호를 눌렀다. 아무래도 방안에 단 둘이 앉아 저녁을 먹
는 것은 불편해서 못 견딜 것만 같았다. 최대한 밖에 있다가 들어가서 바로 자야겠다는 생각을
무심결에 했다. 괜한 짓을 했다는 자책감이 퇴근후의 여유를 파고 들어왔다. 괜한 짓이 무엇이
었나까지는 생각하고 싶었다. 다시 머리가 찌근거리려고 했다. 고구마 피자를 떠올리려 애썼다.
황금빛 맛있는 고구마에, 풍부한 토핑, 그리고 하얀 모짜렐라 치즈. 하얀... 하얀... 그때 딸
깍 소리와 함께 생뚱맞은 '여보세요' 소리가 들려왔다.
"맛있니?"
"예~"
피자와 햄버거와 치킨은 자라나는 청소년의 양식이고, 엄마손을 덜어주는 만능조리기구다. 미안
한 마음에 자꾸만 사주게 되는 게 더 미안했다. 동수가 걸음마하고 젖뗄 무렵에는 된장국을 먹여
야하느니 현미에 길들여야 하느니 하며 유난을 떨었었다. 지금은 이렇게 현미대신 피자, 된장국
대신 까만 콜라에 길들이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길들인 시간만큼 은영도 술에 길들었다.
늘 다니던 전문 피자점을 놔두고 굳이 좀 멀리 있는 패밀리 레스토랑에 온건 맥주를 마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술을 즐기거나 주량이 센 것은 아니었다. 다만 술에 길들여졌을 뿐이다.
은영은 원래 체질상 술이 잘 받지 않았다. 한 모금만 마셔도 눈 주위에 빨간 안경테가 둘러졌다.
위장도 민감해서 조금 독한 술을 마시면 금방 토악질을 해서 속을 뒤집어 냈다. 그런데도 자꾸
술을 찾게 되는 건 길들어 졌다는 말로 밖에는 설명이 안되었다. 그녀의 손이 무언가에 길들어진
것처럼...
"엄마 맥주 마시는 거 이상하니?"
"아니요. 맥주가 술인가요 뭐?"
"욘석이."
아들앞에서 술은 될 수 있는 대로 마시지 않으려 했다. 한편으로는 술은 아버지한테서 배워야 한
다는 말도 있는데 양성평등시대에 대신 엄마가 가르치면 어쩔래 싶기도 했다.
"그래도 너는 아직 안돼?"
이미 엄마는 얼굴에 빨간 안경을 두르고 있었다. 희죽거리는 듯한 표정으로 장난기가 엿보이는게
평소의 엄한 모습보다 더 정겨웠다.
'이 맛에 마시지.'
은영은 잔에 따른 맥주를 홀짝 거리며 최대한 우아하게 행동하려 했다. 벌써 세 조각째 집어들고
통통한 볼을 우물거리는 아들의 모습이 사랑스러웠다. 아들이 사랑스러워 보이는 것이 다행스
러웠다. 아들은 벌써 그녀의 턱 밑까지 쫓아왔다. 그것도 이미 중학교 1년무렵에. 신체검사를
받고 와서 키가 160이라고, 반에서 네 번째로 크다고 자랑하던 모습이 눈에 선했다. 아마 지금은
마주 서면 눈동자의 높이가 거의 똑같을 것이다.
엄마는 휘청거리지는 않았다. 딱 기분좋게 마시신 것 같았다. 동수도 기분이 좋았다. 한 손에
는 먹다남은 피자 세 조각의 포장이 들려 있었다. 엄마는 참 예뻤다. 늘씬했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이 얼마 안되었다. 전에는 또래 친구엄마들보다 젊고 예쁜 것이 자랑이었지 나머지는
그냥 징그럽고 엄한 아줌마였을 뿐이다. 평소에 엄한 분이라 가끔씩 볼을 찝거나 엉덩이를 두들
기며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 더욱 징그럽게 느껴졌는지 모른다. 그러나, 요즘은 백화점일이 워낙
바빠서인지 그전만큼 엄하지도 않고 엄할 겨를도 없는 엄마가 되었다.
그런 엄마가 예뻐 보였다. 엄마의 재발견이랄까. 엄마의 긴 생머리가 이제야 눈에 보였고, 날
씬한 다리를 가졌다는 것과 부드럽고 상냥한 미소를 가졌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동안은 잠
을 자고 있었거나 눈이 멀어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그리고 가슴... 가슴만은 제대
로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갓난아기 적에야 당연히 기억에 없었고, 함께 목욕탕에 다니던 시절
의 기억도 말끔히 사라져 조금도 생각나는게 없었다. 저렇게 엄마가 기분이 좋아 방방 뛸 때면
출렁거리는 엄마의 가슴과 함께 동수의 심장도 덩달아 출렁거렸다. 그 묵직한 광경이 동수의 시
야를 간지럽혔다.
은영은 집에 오자마자 등을 돌리고 옷을 갈아 입었다. 동수에게는 하루중 가장 숨막히는 시간이
었다. 언제부터 그랬는지는 모른다. 또한 가장 크게 연기를 필요로 하는 시간이었다. 어떻게 하
면 관심없는 척하며 관심을 기울일 것인가. 먼저 후다닥 옷을 갈아 입은 동수가 TV를 켰다. 이
순간만큼은 은영도 TV본다며 잔소리 하지 않았다. 몸은 TV쪽을 향한 채 가자미눈을 흘려 엄마의
모습을 훔쳐 보았다. 은영은 막 블라우스를 벗고 브래지어와 치마차림이 되어있었다. 술기운에
목덜미와 어깨도 붉었다. 묘한 느낌을 주었다. 잠옷용 원피스 치마를 꺼내려고 고개를 숙여 옷
장 서랍을 열다가 살짝 고개를 돌렸다. 동수는 화들짝 놀라서 눈을 원위치 시키고 최대한 태연을
가장했다.
다시 가재미눈이 되었을 때 은영은 이미 원피스를 뒤집어 쓰고 있었다. 잠시후 원피스 밑으로
브래지어, 치마 순으로 끄집어 내졌다. 그것으로 상황은 끝이었다. 넉넉하고 두꺼운 천으로된
원피스가 엄마를 가렸다.
엄마가 먼저 잠드는 날은 극히 드물었다. 술을 마시는 날도 극히 드물었다. 그러나, 술을 마시
는 날에는 항상 은영이 먼저 잠들었다. 엄마는 아까 술을 마셨다.
불을 켤 수없기 때문에 어둠에 눈이 익숙해질 때까지 기다려야만 했다. 그리 오래 걸리진 않았다.
그동안 엄마가 깊이 잠든걸 확인할 수 있었다. 엄마의 팔을 들어 흔들어 보아도 숨소리가 변함없
다면 확실했다.
처음 시선과 손이 향한 곳은 가슴주변이었다. 그러나, 가슴은 너무 어려웠다. 인간의 마음이 미
간 사이에 있다던가, 심장 부근에 있다던가... 암튼 가슴은 그 두 곳에 너무 가까왔다. 엄마가
금방 깨어날 지도 몰랐다. 그러므로 가장 멀어서 가장 안전할 것 같은 다리로 향했다. 동수쪽을
보고 옆으로 누운 은영은 이불밖으로 왼쪽 다리를 내놓고 있었다. 무릎길이 치마아래로 종아리가
보였다. 은은한 밤기운을 반사하며 부드러움을 뽐냈다. 늘 보던 부분이다. 그러므로 위로 향했
다. 치마를 들쳐보기로 했다. 심장이 벌써 두근두근 거렸다. 엄마한테 들리면 어쩌나 싶었다.
동수 자신의 귀에도 이렇게 선명하게 들리건만.
1초에 1센티씩, 아니 5센티씩, 에라 모르겠다. 공간을 건너뛰듯 순식간에 엄마의 치마가 팬티선
까지 걷어 올려졌다.
'이것이 여자의 허벅지...'
검지손가락 끝을 아주 살짝 대보았다. 다섯개 손가락끝을 모두 대 보았다. 손바닥 전체도 대보
았다. 자력에 이끌리듯 뺨도 대보았다. 차가움과 함께 부드러운 감촉이 느껴져왔다. 부드럽다
는 말로는 부족했다. 동수의 몸 깊은 곳에서 듬뿍 퍼올려서 모조리 쏟아붇고 싶은 그런 부드러움
이었다. 손과 뺨을 가만히 대고만 있어도 좋았다. 금새 잠들어버릴 것 같기도 했지만 정신은 또
렷하게 맑은 것이 신기했다.
'보지를 어떻게 보지?'
보지라는 단어를 떠올리자마자 자지가 꼴려왔다. 마치 주파수가 통하는 수신기처럼 바로 반응이
왔다. 보지가 두 허벅지 사이에 있다는 것쯤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엄마는 옆으로
누워 있었다. 목적지에 도달하려면 엄마를 똑바로 누이고, 두다리를 벌리는 등 두 단계의 퀘스
트를 수행해야만 했다.
'될까?'
일단 엄마의 동정을 살폈다. 한참 곤히 잠든 것 같았다. 뒤척일 때를 기다려야만 했다. 한참을
기다렸다. 이렇게 참아 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것도 한 자세로 마냥 기다렸다. 은영이 몇
번 아주 작게 꿈틀거린 것이 기회였다. 다음 기회가 왔을 때 동수는 엄마의 뒤척임을 도왔다.
의외로 간단했다. 뒤척일 때 엄마의 왼쪽 다리를 살며시 잡아 끌어서 천장을 보고 눕게 했다.
1단계 완료.
2단계의 기회는 곧바로 왔다. 천장을 바라며 누운 은영이 왼쪽 다리를 접어 세우더니 오른 손으
로 허벅지를 벅벅 긁는 것이 아닌가. 동수로서는 그야말로 생뚱맞은 광경이었다. 늘 엄하고 교
양넘치는 엄마가 아무렇지도 않게 허벅지를 벅벅 긁는다는 건 상상조차 못했었다.
'코도 손으로 후비실까?'
동수는 자주 그러다가 혼났다. 긁기를 마친 은영의 손과 다리가 제 자리를 찾아가려는 찰나, 잠
결이길 바라며 동수는 그녀의 왼쪽 발목을 잡아 무릎이 계속 서있게 했다.
들려진 치마 밑으로 엄마의 삼각팬티가 드러났다. 왼손을 뻗어 팬티위에 살짝 대어 보았다. 마
치 잔디밭위에 손수건을 깔아놓은 듯 푹신한 감촉이 전해져 왔다. 팬티를 제쳐 보았다. 한손으
로는 힘들었다. 동수는 엄마의 세워진 왼쪽 다리의 발등을 자신의 발로 지그시 눌러밟았다. 오
른손이 자유로와졌다. 두 손으로 다가가 합심하여 팬티를 슬며시 재꼈다.
'훅'
구운 오징어가 식었을 때 나는 것 같은 꿈꿈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머뭇거리게 하는 그런 냄새
였다. 게다가 재껴진 팬티를 헤집고 고개를 내밀고 있는 건 울창한 털들이었다. 꼬불꼬불한 것
들이 곱슬거렸다. 이 곳에 털이 자란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빽빽한 줄은 정말 몰
랐다.
'보지는 어디 있는거야?'
학교 화장실에서 본 그림을 떠올려 보았다. 그림에는 분명 길다란 타원형의 보지 주위에 털이 고
슴더치처럼 뻣어 있었다. 왼손으로 팬티 자락을 잡고 오른손으로 털숲을 뒤져 보았다.
'없잖아.'
보지가 구멍이라는 건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자지를 꽂으려면 적어도 구멍이 이쯤은 될텐데.'
500원짜리 동전을 눈앞에서 잃어버리기는 쉽지 않다. 크니까. 하물며 동수의 자지는 500원짜리
동전하고 비교가 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엄마의 보지도...
조바심이 났다. 밑이 허전해서 엄마가 깨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방황하는 동
수의 손을 불러들인 건 그 정체불명의 꿈꿈한 냄새였다. 꺼려지면서도 끌어당기는 묘한 냄새가
동수의 손으로 하여금 그 진원지를 두드리게 했다. 아련한 어둠속에서 그것은 그저 길게 그어진
금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동수의 손가락이 열어제치자 비로소 나타났다.
'이건가?'
그림과는 많이 달랐다. 사람얼굴에 비유하자면 화장실 그림속의 보지는 구레나룻을 길렀고, 엄
마의 보지는 심슨의 머리처럼 위에만 털이 났다. 보지좌우로는 털이 없었다.
그 보지를 좌우의 작은 살점이 살포시 덮고 있었다. 두손으로 잡아 밖으로 잡아 펼치니 나비의
날개 같기도 했고, 꽃이 고개를 들고 잎을 활짝 피운 것 같기도 했다.
'그래서 꽃보지인가?'
그러나, 꽃만큼 예뻐보이지는 않았다. 오히려 약간 공포스럽기도 했다. 어둠속에서 울창한 엄
마의 털과 보지는 검은 세상이이었다. 문득 <데카메론>에서 읽은 내용이 생각났다.
성욕을 참지 못한 남자수도승이 순진하고 신앙심 깊은 수녀를 꼬신다.
"수녀님은 하나님께 제대로 봉사하고 싶지 않으시오?"
"어찌 하면 제대로 봉사하는 건가요?"
"수녀님께만 가르쳐 드리지요. 악마를 지옥으로 보내기만 하면 됩니다."
"아, 그런데 악마는 어디있고, 지옥은 또 어떻게 찾나요?"
"간단합니다. 제 몸에는 악마가 깃들어 있어서 항시 저를 괴롭히고 하나님을 욕되게 합니다. 이
놈을 수녀님의 몸에 있는 지옥에 보내버리는 겁니다."
"어머, 제 몸이 지옥이 있다고요? 그럴리가요?"
"수녀님, 지옥이란 어떤 곳이라고 알고 계신가요?"
"그야, 어둡고 축축한 곳이 아닌가요?"
"맞습니다. 수녀님의 몸에 있는 그 어둡고 축축한 곳에 제 몸의 악마를 보내는 겁니다."
그러면서 수도승은 옷을 벗어버리고 벌써 흉물스럽게 발기한 자신의 성기를 수녀에게 보여준다.
수녀는 성호를 그으며 말한다.
"어머, 정말 흉칙하게 생긴게 악마가 틀림없군요. 어서 지옥으로 보내요. 하나님께서 기뻐하시
겠죠?"
검고, 축축했다. 정말로 지옥일까... 그리고 묘하게 자극적인 이 냄새는 지옥의 향기일까...
그러나, 고개를 돌리기도 코를 막기도 싫었다. 왜 불편한 느낌을 주는지 이유를 알고 싶었다.
계속 쳐다보고 냄새를 맡았다. 여전히 불편했다. 자꾸자꾸 쳐다보고 코를 벌름거렸다. 더 불
편했다. 그런데 좋았다. 향기가 진해지고 불편해질수록 더 좋아졌다. 정액냄새도 처음에는 불
편했었다. 불편하고 부끄러웠었다. 그러나 좋아졌었다. 엄마의 보지도 좋아질 것 같다는 생각
이 들었다.
밝게 비추어보고 싶었다. 더 분명하게 보고 싶었다. 그러나, 더이상은 힘들었다. 지금 이순간
도 충분히 불안하고 조마조마했다. 엄마의 무릎을 내리고 이불을 덮어주었다. 그리고 동수도 누
웠다. 흥분이 진정되지 않았다. 동수몸의 악마도 진정하지 않았다. 이불속에서 동수는 자지를
꼼지락거렸다. 고개를 돌려 엄마의 얼굴을 훔쳐 보았다. 오똑한 콧날, 계란형의 턱선, 빨간 입
술. 그리고, 가슴, 가슴...
엄마의 가슴을 그리며 동수는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