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3화 (14/14)

  제 13 장 진실...

아들의 왕따문제를 해결하려다 오히려 난 인구라는 아이와 섹스를 하게되고,

비록 강제로 두 번의 섹스를 하지만 그 쾌감에 조금씩 인구라는 아이에게 마음의 문을 연다.

그러던 어느날 인구에 뜻밖의 제안에 선뜻 응하고 결과는 나에 패배로 결정된다.

내기에서 진 난 인구의 소원인 이제 곧 군대에 입대할 선배형이라는 남자와,

어두운 모텔방 안에서 2:1로 변태적인 섹스를 한다.

처음만나는 남자와 그것도 누군지 모르는 상황에서의 섹스...

한시간이라는 시간이 너무나도 짧게만 느껴질 정도로 황홀한 쾌감을 경험한다.

결국 한번뿐이라는 처음 약속과 달리 다시한번 셋이서 광란의 섹스를 즐긴다.

그 뒤 인구는 또다른 나의 남편으로 내 마음속에 자리매김하고,

일주일이면 주기적으로 3-4번의 섹스를 하는 사이가 된다.

그러던 어느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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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인구가?!...”

“응...그래서 요번주까지만 다닌데...근데...왜 이렇게 놀라?...”

“노...놀라긴...인구가 우리 진수...잘 대해줘서 고마웠는데...전학 간다니까 서...섭섭해서 그렇지...”

“하긴...엄마가 얘기한 뒤로 인구녀석 나한테 정말 잘해줬는데...”

인구가 전학을 간다는 진수의 말은 나에게 너무나도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그동안 인구의 얼굴이 않좋았던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았다.

난 서둘러 인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금만나...”

“지금?...알았어...모텔로 갈게...”

난 남편이 올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인구를 만나기위해 집을 나섰다.

내가 먼저 모텔에 도착하고 곧이어 인구가 모텔로 들어왔다.

“그...그게 무슨 소리야...전학을 간다니...”

“진수한테 들었구나...훗...그렇게 됐어...”

“그렇게 됐다니...좀 자세히 얘기해봐...갑자기 무슨 전학이라니?...”

“실은...휴...”

인구는 뭔가 꺼내기 어려운 얘기를 꺼내려는 듯 한숨을 쉬었다.

“실은 얼마전에 우리 부모님...이혼했어...그래서 나...

엄마랑 함께 지방에 있는 외할머니 댁으로 가는거야...”

“사...사실이었구나...”

“미안...얘기를 할려고 했는데...차마 입이 않떨어지더라고...”

머리가 멍 했다.

매달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태연하게 인구를 보내기에는 그동안 인구와의 정이 너무 깊었다.

아니 정이라고 표현하기 보다는 사랑이라고 표현하는게 더 내 마음과 맞았다.

지금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할지 분간이 서질 않았다.

“어...언제 가는데?...”

“이번주...주말에...대충 짐도 다 꾸려놨어...”

“할머니 댁이 어딘데?...”

“부산...”

“그럼...나한테 얘기 언제 할려고 했는데...떠나기 전날?...”

“미안해...”

인구가 떠나는 곳이 부산이라는 말에 내 가슴은 한번도 철렁 내려앉았다.

“나...정말...인구가 좋았는데...넌 그동안 날 그저 섹스파트너 정도로 생각한 모양이구나...”

“아니야...그런거...나도 좋아해...아니 사랑했어...그래서 더 말하기 힘들었어...정말이야...믿어줘...”

내가 너무 좋아 말하기 어려웠다는 인구의 말은 지금의 나에게 아무런 위안도 되지 않았다.

아니 지금은 어떤 말을 해도 나에 이 감정을 위로해 줄 수 없을 것 같았다.

난 한참을 눈물만 흘렸다.

소리내서 울 수 도 없었다.

그저 눈물만 흘러내리고 있었다.

인구 역시 어찌 할 줄을 모르고 그저 고개만 숙인체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래...어쩌면 잘된 일인지도 몰라...어차피 인구와 나...이루어질 수 없는 사이잖아...

언젠가 겪어야 할 일...그게 조금 일찍 왔을 뿐이라고 생각할께...”

“.....”

“나...이제 갈게...그동안 고마웠어...”

“.....”

인구는 지금 상황에서 자신이 어떻게 행동을 해야할지 몰라 하는 듯 했다.

내가 몸을 돌려 방을 나가려고 하자,

“그...그냥 가는거야?!...”

“왜?...마지막으로 한번 더 해줄까?...”

“아...아니...꼭...그렇다기 보다는...그냥...조금더...같이 있고...”

“마지막으로 오로지 섹스가 하고 싶다면 해줄게...하지만 마치 날 사랑했던 것처럼 행동하려는 거라면...

그건 날 더욱더 아프게 하는 거라는것만 알아둬...”

그 말을 남기고 방을 나왔다.

인구도 완강하게 나오는 나에게 할 말이 없는지 더 이상 날 잡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오는길...

자꾸자꾸 눈물이 흘렀다.

아들뻘 되는 인구와 헤어지는게 뭐가 그렇게도 가슴아픈 일이라고 이렇게 슬퍼하지는지,

그런 내 자신이 어이없고 한심한 생각이 들었다.

인구가 떠났다...

비록 첫만남을 생각한다면 지금 인구에게 이런 마음을 갖는다는게 정말 말도 않되지만,

그 뒤로 보여준 인구의 말과 행동은 마치 연인으로 생각하게 할 만큼 사랑스러웠다.

그 동안 인구에게 몇 번 전화가 왔지만 받지 않았다.

심지어 부산으로 이사를 가고 나서 일주일 뒤 주말에 인구는 날 만나기 위해 직접 올라왔지만,

그 만남 조차도 난 거부를 했다.

내 마음이 어느정도 정리가 되기 전에 인구를 만나고 싶지 않았다.

3개월 뒤...

인구와 이별을 한지 벌써 3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처음 한달간은 거의 매일 전화가 왔다.

심지어는 주말을 이용해서 부산에서 여기까지 직접 찾아오기도 했지만,

난 만나기를 거부했다.

시간이 흘러 두달이 되고 석달째가 되자,

이제 인구에게서 전화조차도 오질 않는다.

그렇게 인구와의 인연은 끝이 났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인구와의 일은 하룻밤에 추억 정도로 기억되고 있었다.

토요일 아침...

난 그동안 미뤄왔던 대청소를 하기로 마음먹고 아침부터 부산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진수는 노는 토요일 아침부터 쉬지도 못한다고 입이 나와 있었지만,

나에 강압적인 표정에 더 이상 대꾸하지 못하고 날 거들고 있었다.

이방저방 청소를 마치고 거실을 치우기 시작했다.

“진수야!...저기 쇼파 좀 같이들자...”

“알았어...”

진수와 함께 쇼파를 옴기자 솜처럼 뭉쳐있는 먼지들과 약간의 잡동사니가 모습을 들어냈다.

그렇게 쇼파 밑을 치우는데 낮익은 물건이 눈에 들어왔다.

진수의 핸드폰 고리...

그걸 보자 그 옛날 인구의 선배라는 사람을 잠시나마 진수로 착각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훗...정말 바보같이...’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고 있었다.

진수의 핸드폰 고리는 그런데로 멀쩡해 보였다.

“진수야...이거 니꺼 아니니?...”

“뭐?...아...이거...이거 월래 쌍으로 가지고 있었는데 하나 잊어 버려서 그때 바꾸느라고 빼놨던건데...”

진수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를 아무런 생각없이 듣고 있던 난,

갑자기 등골이 오싹하면서 머리가 어질어질한 현기증을 느끼며 휘청거렸다.

‘쌍...이라고?...그...그럼...’

그렇게 눈앞이 깜깜해지면서 기억이 나질 않았다.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떠보니 침대에 누워있었다.

‘꿈인가?...휴...정말...이런...악몽을...’

순간 내 눈에 들어온 주위의 광경은 우리집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엄마!...괜찮아?...그러게 쉬엄쉬엄하지 뭘 그렇게 한꺼번에 하려고...”

“여...여기가?...”

“기억안나?...엄마 대청소 하다가 쓰러졌잖아...내가 얼마나 놀랐는데...병원 응급실이야...”

꿈이 아니었다.

아까 거실청소를 하면서 발견한 진수의 핸드폰 고리...

그리고 그 고리가 월래 쌍이었다는 진수의 말...

이 모든게 꿈이 아닌 사실이었다.

집으로 돌아와서도 한동안 난 멍하니 아무런 생각도 없이 넋을 놓고 일을때가 다반사 였다.

당장이라도 인구에게 전화를 걸어 사실을 물어보고 싶었지만,

겁이났다.

인구의 입에서 그때 그 어둠속의 남자가 진수였다고 하는 대답을 듣기가 겁이났다.

하지만 진실을 알고싶었다.

아니 그 어둠속의 선배라는 남자가 진수가 아니라는 대답을 인구에게서 듣고 싶었다.

그렇지 않고서는 내가 미쳐버릴것 같았다.

몇일 뒤...

여느때처럼 저녁시간이 됐지만 나 혼자만이 집을 지키고 있었다.

아이들은 학원 때문에 오늘도 늦을 것이다.

남편 역시 좀전에 늦는다는 전화통화를 한 상태다.

난 몇일동안 고민고민한 인구에게 전화거는 일을 실행하기로 마음먹었다.

너무나도 긴장되고 떨렸다.

“무슨 바람이 불어서 이렇게 손수 전화를 하셨지?...

한동안 전화를 않했더니 내 목소리가 듣고 싶어 졌나?...하하하...”

인구는 특유의 능글맞은 말투로 인사를 대신했다.

“나...물어보고 싶은게 있어...”

“.....”

“여보세요?...”

“듣고있어...”

“어떤 대답이 나와도 좋으니까...사실대로만 얘기해줘...”

“.....”

처음 전화를 받았을때와 달리 인구는 말이 없었다.

마치 내가 뭘 물어보려고 하는지 미리 알고 있는 듯 했다.

“시...실은...그...그...선배라는 사람...”

“선배라는 사람이 누군지 알려달라?...”

“.....”

“그게 왜?...3개월이 지난 지금에서야 알고싶어 졌지?...그때는 아무런 말도 없더니...”

“...그...그냥...가...갑자기 궁금해져서...”

“에이...그렇게 엄청난 비밀에 대해서 알고싶다면...그에 걸맞는 핑계라도 준비하고 전화를 했어야지...”

“그...그게...나...난...정말...별...뜻...없이...”

“아줌마는 하나도 않변했네...그때나 지금이나...그래서 내가 아직도 아줌마를 좋아 한다니까...하하하...”

그때나 지금이나 말로 인구를 상대할 수는 없었다.

이미 인구는 내 머리꼭대기에 있는 것처럼 내 속을 훤히 꾀뚫어 보고 있었다.

난 마음을 굳게 먹었다.

“좋아...그럼 다시 물어볼게...그 선배라는 사람...나랑 아는 사람이지?...그렇지?...”

“이미 누군지 짐작했다는 말툰데?...”

“내가 묻는 말에나 대답해줘...”

“그때 내가 분명히 말했을텐데...평생 서로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기로...”

“제발...부탁이야...”

“그보다 먼저...아줌마가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누군지 말해봐...”

“그...그건...”

난 심호흡을 크게 했다.

어차피 내가 궁금한건 그 선배라는 남자가 진수가 맞느냐 아니냐다.

빙빙 돌려서 얘기하는 동안 인구의 입에서 진수에 이름이 먼저 나오는걸 듣고 싶지 않았다.

“그때 선배라고 했던...사람...”

“.....”

“진수니?...”

“.....”

인구는 말이 없었다.

그런 인구의 행동에 정말 그 선배라는 남자가 진수였을 거라는 심증이 점점 굳어져 갔다.

“맞아?...”

“내 입에서 어떤 대답이 나오길 바라지?...”

“아니...난 진실을 알고 싶을 뿐이야...”

“진실?...그 남자가 진수였든 아니든 지금와서 뭐가 달라지지?...

아줌마가 그 남자와 섹스를 했다는 사실이 없어지기라도 하나?...”

왠지 인구의 말은 내게 그 남자가 진수라고 말하는 듯이 들렸다.

난 그때까지 가지고 있던 일말의 기대감이 무너지는 듯 슬픔이 밀려왔다.

아들과 섹스를 했다는 엄청난 사실...

“진수...맞구나...”

“오바하지마...난 그런소리 한적 없으니까...”

“왜 그랬지?...왜!!...왜 나와 진수에게...그런...짓을...”

“참나...말귀 못 알아 듣는것도 여전하시네...”

“그럼...왜 아니라고 말을 못하지?...”

“아니...그때도 말했지만...서로에 대해서 상대방의 정체에 대해서 말하고 싶지 않은것 뿐이야...

설령 아줌마가 그 선배라는 남자를 아줌마가 아는 그 어느 누구라고 생각하고 있든,

난 지금처럼 행동했을꺼야...”

인구는 자신의 말대로 지금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난 단지 인구가 부정을 하지 않았다고 해서 선배를 진수라고 단정짓고 있을 뿐이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그 선배라는 남자가 진수가 아닌 다른 남자라면,

인구는 지금의 날 어떻게 생각할까?...

“제발...부탁이야...그 선배라는 남자가 누구 였는지...

아니 그 사람이 진수가 맞는지 틀린지 그것만이라도...제발...흑...흑흑...”

그때까지 꾹 참고 있던 울음이 터저 나왔다.

내 울음소리가 핸드폰을 통해서 흘러 들어가는 동안 인구는 말이 없었다.

한참이 지나 내 울음이 그치자 인구가 입을 열었다.

“다...울었어?...뭐가 그렇게 슬프지?...”

“지금 그걸 몰라서 묻는거야?...내가 왜 이러는지...정말 몰라서 그런거야?!!!...”

“난 잘 모르겠는데...아줌마가 그 당시 선배와 섹스할 때 어떤 생각을 하면서 했는지...

물론 나와 섹스 할때도 마찮가지지만...암튼 그때 아줌마 행동을 생각하면...

설령 그 선배가 진수일 지라도 지금처럼 슬퍼하지는 않았을것 같은데...”

“그...그건...니가 강제로...”

순간 그날의 일들이 새록새록 떠오르기 시작했다.

인구를 진수라고 생각하면서 섹스를 했던 일...

거기다가 어둠속의 그 선배라는 남자 역시 진수라고 생각하면서 섹스를 했던 일들이 떠올랐다.

“맞아 내가 그렇게 해달라고 했지...하지만...아줌마도 즐겼잖아...좋았잖아...않그래?...”

“.....”

인구와 인구의 선배를 아들인 진수라고 생각하면서 한 섹스는 정말 다른때보다 훨씬 쾌감이 컷다.

사실이 그렇기에 난 인구의 말에 부정을 할 수가 없었다.

“참 궁금하네...왜 아줌마가 그 선배를 진수라고 생각했는지...그것도 3개월이나 지난 지금...

혹시...그때 당시에도 선배를 진수일지도 모르다고 생각하면서 한거아냐?...

그리고는 그 일에 대해서 잊었다가...요 근래 그 선배가 진수라는 어떤 물증을 우연히 봤던가...”

갑자기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인구는 마치 요 몇일 나에게 일어난 일들에 대해서 모두다 알고 있는 듯 정확하게 예측을 하고 있었다.

그런 인구의 예측에 난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여보세요?...아줌마?...뭐해?...듣고 있는거야?...”

“그럼 왜 그 선배가 진수가 아니라고 말하지 못하지?...

그건 그 선배가 누구인지 나에게 말하는것도 아니잖아...그렇게 어려운 부탁도 아닌데...왜...”

“좋아...그럼 내가 선배형에게 아줌마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아니더라도,

간접적으로나마 아줌마에 대해서 언급하는건 어때...그래도 괜찮겠어?...”

“니...니...말대로라면 지금 군대에 있는 사람에게 어떻게...”

“내가 뭐 지금 당장 말한다고 했나?...휴가나오면 전화로 얼마든지 얘기할 수 있어...

아줌마가 괜찮다고 하면 아줌마에게도 그 선배가 진수인지 아닌지 알려줄게...대신 뒷일은 책임 못져...”

순간 갈등이 생겼다.

선배가 정말 진수가 아니라면 상관없다.

설령 내 정체를 그 선배라는 사람이 알게 되고 앞으로 계속해서 그 선배라는 남자와 섹스를 한다해도...

하지만 문제는 그 선배가 진수라면 그건 얘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그 선배가 진수가 맞다면 진수는 엄마와 섹스 한 사실을 알게되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어떤 엄청난 사태가 벌어질지 모르는 일이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내 몸에는 식은땀이 흐를 정도로 아찔한 기분이 들었다.

선배라는 사람에게 나에 대한 언급을 하는 사태는 벌어지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선배라는 사람...내가 누군지...정말...몰라?...”

“모르지...어떻게 알겠어...”

“정말...나에 대해서 그 어떤 얘기도 한게 없어?...”

“물론 그 선배도 아줌마에 대해서 궁금해 했어...아줌마가 누군지...어떤 사람인지...

얼마나 궁금했으면 군입대하는 순간에도 나한테 전화를 해서 아줌마에 대해서 알려달라고 했을까...

내 이름을 걸고 아니 내 목숨을 걸고 얘기 하는데...

그 선배에게 아줌마에 대해서 그 어떤 말도 하지 않았어...”

왠지 그 선배라는 사람에게 나에 대해서 그 어떤 말도 않했다는 인구의 말이 사실처럼 느껴졌다.

“그럼...앞으로 평생동안...그 비밀...지킬 수 있어?...”

“걱정마...내가 살아있는한 그런일은 없을테니까...”

그 말을 끝으로 인구와의 통화는 끝났다.

전화를 끊자 많은 생각들이 내 머리를 어지럽혔다.

혹시라도 만에 하나 선배라는 사람이 진수라면,

그리고 진수가 그날 섹스를 했던 여자가 나라는걸 알았다면,

얼마전 핸드폰 고리를 발견했을때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얘기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결국 그 선배가 진수라 할지라도 나에 대해서는,

아니 그날 섹스를 했던 여자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 분명했다.

오늘 인구와의 통화에서 그 선배가 진수인지 아닌지에 대한 대답을 듣지는 못했지만,

어쩌면 더 중요한 사실을 인구에게 들었는지도 모른다.

그 선배는 상대방인 나에 대해서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는 것...

그렇게 생각이 정리되자 마음이 조금은 안정을 되찾은 듯 했다.

인구가 말하지 않는 이상 영원히 알 수 없는 진실...

어쩌면 내 평생 궁금증으로 그냥 남아있는 것이 오히려 좋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난 평생 진실을 알지 못 한체 그날의 일을 상상하며 살아갈 것이다.

아들의 첫 번째 여자가 된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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