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00112 111. 안심 백프로 보장이고 AS도 있어. (112/116)

00112  111. 안심 백프로 보장이고 AS도 있어.  =========================================================================

정수의 차가 신예원의 집 앞에 도착했다. 도로가 한산하여 약간 밟은 탓에 평소보다 조금 일찍 도착했다. 신예원은 정수에게 같이 안으로 들어가자고 했다.

"안PD님 기다리시는데?"

"야아. 할 말도 있고 그러니까, 커피 딱 한잔. 오케이?"

할 말이 있다는 그 말에 정수도 그냥 차에서 내렸다. 깜깜한 집안에 들어서면서 신예원은 스위치를 눌러서 불을 켠다. 정수는 주방에 있는 식탁에 앉았다. 신예원이 커피를 내리려고 하자 정수는 말렸다. 

"물이나 한 컵 주고, 할 말이라는 것 빨리 하자."

"왜 그렇게 급해? 너 안PD님 엄청 무서워하는구나?"

"완전 호랑이라니까."

신예원은 그의 옆에서 몸을 굽혀 그를 안으며 그의 어깨에 머리를 묻는다.

"정수야. 이제 우리 진짜로 사귀자."

"왜 또 이래?"

"여지껏 간 볼만큼 봤잖아? 아직도 부족해?"

"너 이러면 나 긴장하는것 몰라?"

"긴장하지 말라고 안아주는거거든.

이제 이 해가 가니까 우리도 정리할 것은 정리하자."

"그럼 이것 놓고 이리 앉아봐."

신예원은 물컵 두 개를 들고 와서 그의 옆자리로 앉았다.

"집에 아무도 안계셔?"

"엄마, 아빠 이번 크리스머스랑 연말은 미국에서 보내셔."

"방학인데 따라가지 왜 안갔어?"

"우리는 이번에 촬영 끝내려고 연휴도 없대.

지금 전부 비상이야.

그런 얘기 고만 하고, 우리 얘기 하자."

"신예원. 너, 혹시 지금 사귀는 남자 있어?"

"아아뇨. 왜 그런 말을 해?"

"네가 나한테 이렇게 들이댈수록 내가 말려드는 기분이거든."

"남자든 강아지든, 전혀 그런 것 없어. 

안심 백프로 보장이고 AS도 있어.

그래도 부족해?"

"난, ... 나 말이지.

난 사귀는 여자가 있어.

정말 미안해."

"어? .. 그래? .. 사귄지는 얼마나 됐어?"

"일년 넘어."

"나쁜 놈."

"미안해."

"......"

"너 지금 나 엿먹이니?"

"아니거든. 내가 왜 그러겠니?"

"그럼, 일년이 지났으면, 이제는 갈아탈 때도 되지 않았나?"

"아직은 전혀 그럴 것 같지가 않네."

"모. ..  그럼 할 수 없지."

"미안해. 정말 미안해. 진심이야. 

너한테 이런 말 안 하려고 했는데."

"괜찮아.  너 같은 남자가 싱글로 있다면 그게 더 비정상이지.

내가 처음에 짚고 넘어가지 않은 내 잘못이야."

"이제 됐지?"

"응. .. 그런데 말이야. 어떻하지?"

"왜?"

"난 너를 포기할 마음이 전혀 안 생겨."

"야아. 날더러 어쩌라고?"

"너, 어차피 그 여자 있는 것은 숨겨야 하잖아?

그 비밀 연애를 유지하려면 너한테 내가 필수 아니니?"

"그게 .. 그렇게 되나?"

"너는 지금 비밀리에 그 연애를 하고 있으니까, 나는 그 말 못 들은 걸로 할께.

이제부터 공공연하게 우리는 사귀는거다 알았지?"

"그럼, 내 여친이랑 얘기해볼께."

"하아. 이 답답이.  ..  얘기는 무슨 얘기?"

"이제 금방 다 알게 될텐데, 그럼 곤란해지는데 ..?"

"그럼 그때 가서 그 연애를 숨기느라고 거품 하나 풀었다 뭐 이렇게 때우면 안돼?"

"일단 알았으니까. ..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자.

나 정말 가봐야 해." 

"너, 솔직히 말해봐.

나 싫어?"

"그게 .. 우리 다음에 또 얘기하자."

"알았어.  내일 촬영 끝나면, 전화하고 너네 극장으로 갈께."

"알았어."

정수는 물컵을 비우고 자리에서 일어선다. 신예원은 그를 보며 따라서 일어선다. 

"갈꺼니?"

"서둘러야지."

"아무리 바빠도 ..."

"뭐?"

신예원은 그를 안고 그의 입술을 물고 정수의 몸이 녹아 내릴 정도로 부드러운 키스를 한다. 신예원의 가슴이 눌러오는 것을 느끼며 정수의 입술도 신예원의 입술을 빨아들인다. 

"하아.. 너무 걱정하지 마."

"어떻게 걱정을 안하냐?"

"너는 성격이 우유부단한 면은 있거든.

적당할 때 끊고 맺어야 하는데, 그 시점을 제대로 찾지 못 하나봐.

그런데 그게 또 네 매력이기도 해.

너 .. 마음도 따뜻한 것 같기도 하고, 엄청 착해 보인단 말이야.

내 생각에는 아마도 그래서 정수 네 노래가 호소력이 엄청 강한 것 같아."

정수는 한예원의 집을 나서서 혜화동으로 갔다. 안명수가 그를 기다렸다가 장모님과 함께 그에게 저녁상을 차리려고 한다.  

"먹었는데?"

"뭐 맛있는 것을 먹었어?"

"학교 앞에서 초밥 먹었는데. .."

"그러느라고 신예원이랑 같이 있었어?

그럼 이 고등어조림은 어떻게 하지?

초밥 먹었다고 이거 안 먹으면 밑지는 장사 아닌가?  하하."

"명수야.  한서방 잘껀데 과식하면 안 좋아.

뒀다가 내일 아침에 먹여도 되잖아?"

"어머님, 저는 먹고 싶은데요.  지금 갑자기 엄청 땡겨요.

인생 살면 얼마나 산다고, 절대로 밑지고 살 수는 없는 거죠."

"정말 그래도 되겠어?"

"저녁때 초밥 몇 개 먹은 것이 다예요.

마침 출출하기도 했고 .."

"명수야. 빨리 상 차리자."

안명수 모녀는 상을 차리고, 그는 맛있게 먹는다. 안명수는 젓가락을 들고 생선 조림에서 가시를 발라준다. 

"에이, 나도 몇 숟가락 먹어야지 안되겠다.  헤헤."

안명수 엄마는 두 사람이 먹는 것을 보고 있다. 

"한서방, 자네는 밥 먹는데에 복이 들어있어.

어쩜 이렇게 먹는 것도 맛있게 먹어?"

"엄마도 참. .. 맛 없는 것을 어떻게 억지로 맛있게 먹어?

맛있으니까 맛있게 먹는 거지."

"어머니, 어머니께서 하신 것은 뭐든 정말 맛있어요." 

"자네 그 말 진심이지?"

"당연히 레알 진심이죠."

"명수야. 한서방 말인데.

내 사위 하지 말고, 아예 내 아들 하면 안 되겠니?"

"아이, 엄마도 참. .. 말이 되는 소리를 하셔.

사위를 아들로 해버리면 난 어쩌라고?

나, 이대로 그냥 노처녀로 늙어?"

정수는 씻고 나서 잠자리에 들었는데, 신예원이 한 말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인다.

안명수가 정수에게 물었다.

"자기, 왜 그래?  잠 안 와?"

"그게 .."

"혹시 아까 엄마가 사위 하지 말고 아들 하라고 말해서 그러는 거야?"

"아니야. .. 내가 어린애야?  그런 말로 고민하게."

"답답하게 그러지 말고 말을 해봐요."

"우리 결혼을 해버릴까?"

"왜 그래?  아까 신예원 만났다더니,  고 계집애가 또 들이대?"

"내가 여친 있다고 했거든.

그랬더니, 그 비밀 연애를 숨기려면, 자기랑 사귀자고."

"여친이 있다는데 사귀자니?"

"우리 사이를 숨겨야 하니까."

"하아. .. 말은 되네."

"내가 아직 3학기를 더 다녀야 졸업을 할 수 있잖아."

"자기가 잘 생각해.

걔랑 사귄다고 다른 여자들이 접근 안할 것 같아?"

"그것도 그렇고."

"윤수지는 조용해?"

"그 누나는 요새 일이 많아서 바쁘거든."

"지난 번에 처음 잔 거지?"

"응."

"걔, 틀림없이 또 덤빌거야."

"그러니까 내가 미치겠다고."

"지난 번에 같이 저녁만 먹었다는 세탁소 고객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지." 

"내 남편이 너무 잘 생긴 것이 문제야."

"내가 이런 얘기한다고 누나 마음에 상처 받지 말아요."

"자기가 솔직하게 말해줘서 고맙기는 한데, 

나도 참 .. 남편이 어리고 잘생겼다는 것이 쉬운 일은 절대 아니다.

나, .. 너무 힘들어. 

엄청 화나거든."

안명수는 정수의 머릿결을 손가락으로 빗처럼 쓸어 넘겼다. 정수의 수심에 가득한 얼굴이 그녀에게 우울해 보인다. 정수의 이런 얼굴 앞에서 안명수는 오늘도 여지없이 무너진다.

"힘들게 해서 미안해."

"미안하다고 말로만 하지 말고 .."

"그럼 어떻게?"

"이렇게!"

안명수는 그의 몸 위로 올라왔다. 안명수의 손길은 바쁘게 정수의 잠옷을 모두 벗긴다. 안명수 자신은 원피스 한 장에 팬티 하나만 걸치고 있었으므로 두 사람 모두 알몸이 되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안명수는 정수를 눕히고 그의 몸 위에 엎드려왔다.

"하아. .. 이제 날 안아."

그러나 그녀는 이 말을 할 필요가 없었다. 이미 그의 팔은 안명수의 등을 감고 자신에게로 당겼기 때문이다. 정수는 그녀를 안고 몸을 굴려서 그녀를 옆으로 내려오게 했다. 안명수는 똑바로 눕고, 그는 그녀의 옆에 몸을 비스듬히 일으켜서 안명수의 몸을 보며 속으로 감탄한다.

"자기야. 지금껏 봐왔는데, 아직도 볼 것이 남아있어?"

"누나는 보면 볼수록 여신이야."

"이제 30인데 뭐. 신예원이나 윤수지 같은 애들하고 비교나 돼?"

"천만의 말씀.  걔네들 누나 따라오려면 어림도 없거든."

"요게, 요새 와서는 말빨만 늘었다니까."

안명수는 그의 목에 팔을 걸어서 잡아당겼다. 그는 안명수 위로 엎드리면서 안명수의 입술을 빨았다. 그의 손은 안명수의 큼직한 젖가슴 위를 바쁘게 오고 간다. 그의 입은 안명수의 목덜미를 거쳐서 가슴으로 천천히 내려간다. 이 움직임은 안명수의 기다림에 한계가 올 정도로 너무 느리다. 그녀의 두 손은 용서하지 않고 그의 머리를 감싸 쥐고 아래로 끌어내린다. 정수는 그녀의 젖꼭지를 빨아들이기 시작한다.

"하아앙. .. 빨고 싶다고 막 빨기야?"

"알았어. 미안."

그는 빠는 대신 혀를 꺼내서 핥았다. 혀 끝을 세워서 동그란 유륜과 오똑 솟아오른 젖꼭지를  콕콕 찌르고, 혀를 넓게 펴고 덮어서 눌렀다. 안명수는 그의 머리를 젖가슴으로 당기며 거친 숨결을 쏟으며 말했다.

"하앙. .. 핥지 말고 차라리 빨아줘."

정수가 다시 입에 물고 세차게 빨아들이자 그녀의 허리가 뒤틀리며 엉덩이를 들썩인다. 그가 한참 동안 젖을 빠는 동안에 그녀는 얼굴을 그이 머리에 묻는다. 그녀의 입이 열리고 정수의 귀를 머금는다. 두 사람 모두 온몸을 떨면서 그는 그녀의  젖을 빨고, 그녀는 그의 귀를 빤다.

"하아. .. 누나, 고만해."

"너부터 고만해."

정수는 머리를 옆으로 치우고 그녀의 입에 손가락을 물렸다. 안명수는 입 안에 들어온 그의 손가락을 빨기 시작했다. 그녀는 닥치는 대로 빨기로 결심한 것 같다.

안명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그를 눕게 했다. 그녀의 입은 페니스를 물고 빨기 시작했다. 정수는 온몸을 떨면서 그녀의 입 안에서 촉촉한 혀가 감아오는 것을 견뎌야 했다.

그날 밤 그녀의 몸부림은 다른 날보다 더 거칠고 난폭했다. 그녀의 몸 안에 들어온 페니스를 더 세게 물었다. 그도 더 격렬한 왕복운동을 해야 했다. 그녀가 절정에 도달할 때 그녀는 울부짖었다. 그녀의 울음 소리가 정수에게는 오늘따라 더 슬프게 들린다. 정수가 절정에 도달할 때에 안명수는 그를 부등켜 안으며 온몸을 부르르 떤다. 추운 겨울 밤이지만 이들은 목욕을 한 것처럼 온 몸이 땀으로 젖어있다. 

두 사람은 욕실로 갔다. 정수는 안명수의 온 몸을 정성을 다하여 깨끗이 씻어주었다. 안명수도  노곤한 몸을 그가 씻어주는 대로 그에게 맡기고 가만히 있다.   

두 사람은 나중에 침대로 돌아와서 흥건하게 젖은 침대 시트를 갈고, 다시 침대에 누웠다.

"자기야."

"어?"

"내가 도대체 어디까지 눈감아줘야 할까?"

"누나, 내가 하고 싶은 말이야. 

나 때문에 누나 마음이 도대체 얼마나 더 괴로워해야 할까?"

"자기가 알아주니까 고맙기는 해.

지금은 우선 자고,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하자."

"누나, 사랑해."

"난 자기 엄청 미워할꺼다."

"난 괜찮으니까, 누나는 마음 놓고 나를 마음껏 미워하세요."

"이러는 너를 내가 어떻게 미워하니?"

그녀의 입은 그의 입술을 물고 한참 동안 빨아당겼다.  안명수는 정수의 머리를 당겨서 품에 안고 다독인다. 어둠 속에서도 그의 얼굴은 훤히 보인다. 그런데 그는 금방 코를 골기 시작한다. 

괘심한 연하남이다.

* * * 

다음 날 오후에 극장 기획실에서 안명수, 윤수지, 정수 세 사람은 머리를 맞대고 고민중이다.  다름아닌 웹사이트를 제작하여 인터넷에 올리는 문제 때문이다. 처음에 개관할 때에도 이 문제는 거론한 적이 있었지만, 한동안 거기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기로 하고 덮어두었다. 그런데 연말이 되자 내년에는 어떻게 해야 하나를 결정해야 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웹사이트 문제이다. 안명수와 윤수지는 찬성이지만 한정수가 반대한다. 안명수가 정수를 나무란다.

"한정수씨.  이제 웹사이트는 시대의 흐름이야.

더 이상 회피한다고 해서 될 일도 아니야." 

"그럼 웹사이트를 운영하면 구체적으로 무엇에 좋은 거죠?"

"예를 들면 공연의 내용에 대한 소개나 평가를 

극장과 관객이 같이 함으로써 소통의 효과가 있겠지?"

"악플이나 인신공격, 해킹에 대하여 개인 신상정보 유출 등 ..

부작용도 상당히 많거든요.

또 단순하게 사진이나 동영상만 걸어놓는 것 말고는 

알찬 내용으로 유지할 능력도 아직은 없잖아요?"

"한정수가 공부를 열심히 해서 공연의 내용을 알차게 소개하고, 

수지씨는 반응을 체크하고 .. 뭐 이런 식으로 해봅시다."

'하아아. .. 그 일에 시간이 엄청 들어갈텐데.."

"그럼 경애씨와 같이 하면 어떨까?"

"경애 누나도 보안에는 손을 쓸 수가 없어요."

"보안 문제는 내가 방송국에 협조해달라고 말해볼께."

"수지씨가 기본 프레임 구성을 해서 준비해보세요."

이렇게 해서 경애 누나는 아이돌 소극장을 위한 웹사이트 제작과 관리를 맡게 되었다. 

회의가 끝나고 안명수는 정수와 함께 방송국으로 갔다. 드라마 OST 때문에 그에게 대본을 넘겨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매우 걱정스럽게 정수에게 말한다.

"아까 네가 왜 반대했는지 내가 모를 줄 알아?"

"나는 그냥 일손이 딸릴까봐 .."

"그게 아니거든요.

이상한 짓거리나 하고 돌아다니다가 게시판에 올라오기만 해."

"이상한 짓이라뇨?"

"네가 만일 여자랑 모텔에 가잖아? 

그 모텔에서는 방마다 몰카를 설치해둔거지.

아무것도 모르고 고스란히 찍히는 거고.

그거 시중으로 유출되면 어떻게 될까?"

"모텔 안가면 되죠."

"안가면?  혹시 과천 오피스텔?

아니면 어디에 따로 집 한채 구해놓을래?"

"으으음...."

"잘 못하면 여기까지 쌓아온 것이 단 한방에 날아가는 거야.

나는 너를 지켜야 하기 때문에 웹사이트를 할 수 밖에 없어."

"그럼 .. 극장 때문이 아니었어?"

"극장도 극장이지만, 제일 중요한 문제는 바로 너야. 알아?"

그는 안명수에게서 대본을 받아 들고 방송국을 나서서 택시를 타고 극장으로 돌아왔다. 윤수지가 커피를 들고 그의 자리로 온다.

"자기야."

"어? 누나, 왜?"

"오늘 바빠?"

"저녁때까지 이거 읽고, 나중에 신예원 오면 만나야 해. 왜요?"

"짜증나게 신예원은 왜 자꾸 만나는데?"

"글쎄 .. 일이 있으니까 만나죠."

"내일 깜짝일보 예능부 기자가 만나잰다.

공연 끝나고 보자네.

뭐라고 해야 해?"

"누나, 나는 기자는 만나지 않거든요."

"그건 또 왜 그런대?"

"우리 극장이나 공연에 대한 기사를 쓴다고 협박을 하는 경우가 많아요.

만나려면 안PD님을 찾아가서 만나라고 하세요."

"야아. 이 여기자 전에 아이돌 그룹 하던 애야.

외모나 실력이나 기자들 중에서 제일 빡씨다고 소문난 애거든.

얘가 만나자고 선수를 칠 때는 꼬랑지 내리는 것이 좋아."

"왜 그런대?"

"얘는 뭔가 확실한 단서가 없으면 이러는 애가 아니야.

너한테 이러는 걸 보면,  뭔가 수상하다고 봐야 해."

"으음. .. 일단 알았다고 전하세요."

그리고 그는 대본을 읽으며  점점 빠져들어갔다. 처음에 그가 머리를 싸매고 궁금해하던 것이 바로 드라마의 몰입도에 음악이 어떤 역할을 하는가 하는 문제였다. 그래서 그는 지금 노래를 불러도 마치 한편의 드라마처럼 청중들을 빨아들인다. 그의 노래에는 몰입도가 굉장하다는 평을 받는다.

이제 그는 안명수가 제작하는 드라마에 음악을 만들어야 한다. 음악 감독의 말에 의하면 처음에 시작할 때에만 잠시 나오고 마는 것이 아니라, 중간 중간에 계속 삽입곡으로 들어간다는 것이다. 그는 대본을 읽으면서 멜로디에 대한 구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휴대 전화기가 벨을 울린다.  신예원이다. 촬영이 끝난다고, 이리로 오겠다고 한다.

"여기 세트장이니까 한 시간 정도 있다가 정리 되는 대로 극장으로 출발할께."

"그러지 마. 차라리 내가 데리러 갈께. 지금 곧 출발한다."

"어머머. 자기 진짜야?"

"거기 어디지?"

"어디긴? 고양 세트장이지. 지난번에 불고기버거 사들고 온 곳 아직도 기억해?"

"알았어. 오늘도 불고기 버거 필요해?"

"싫어. 기다렸다가 자기 오면 요기 밑에 강변에 나가서 스테이크 먹을래."

그는 신예원이 있는 세트장으로 가려고 방을 나섰다. 윤수지가 그를 부른다.

"신예원 온다며, 어디 가?"

"누나가 짜증난다고 해서 오지 말라고 했어. 나 그냥 집에 갈꺼야."

"하아. ..  얘가 이렇게 예쁜 짓을 한다니까."

윤수지는 그를 안고 그의 뺨과 입술에 키스한다.

"어느 집으로 가는데?"

"과천."

"잘 가시고 내일 보자."

그는 그녀를 속이고 고양 세트장으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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