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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02 101. 신예원의 도발 - 이 변태. 진짜로 나 벗은 것이 보고 싶은 거야? 진심? (102/116)

00102  101. 신예원의 도발 - 이 변태. 진짜로 나 벗은 것이 보고 싶은 거야? 진심?  =========================================================================

윤현도가 진행한 뮤직쇼는 당장 각 언론사들이 예능분야의 중요 뉴스로 보도했다.  그들은 강남의 명품 예술이라면서 <아이돌 소극장>을 소개하기도 했다. 보도 내용 중에는 한정수에 대한 이야기도 적혀있다. 

그런데 백화점 측은 안명수에게 금요일에는 몰라도,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공연을 두번씩 해달라고 한다. 백화점의 고객들이 공연을 저녁에만 하고 왜 낮에는 하지 않는지를 항의조로 묻는다는 것이다. 

안명수는 난감한 상황을 말했다.

"글쎄요. 원인은 여러 가지가 될 수 있어요. 그것이 윤현도씨의 인기 때문에 지난 주에만 그랬을 수가 있어요. 또 공연을 보러 오고 싶었는데, 표를 구하지 못해서 놓친 사람들이 불만을 표시했을 수도 있겠죠."

"만일 입장권이 다 팔리지 않으면, 우리 매장들이 경품행사를 즉석에서 해서 당첨된 고객에게 입장권을 주는 식으로 하면 안될까요?"

"공연 횟수는 함부로 늘이고 줄이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요. 조금 더 두고 보기로 하시죠? "

안명수는 정수가 기획한 공연에 대해서도 예고편을 제작했다. 이것은 과거의 공연 실황을 녹화해 둔 것들 중에서 몇 개를 편집해서 만들었다. 이 예고편은 특별히 10대와 20대를 겨냥해서 만든 것이다. 이 예고편 방송도 일주일동안 방송되었다.

그런데 서울의 강남구에는 강남 구청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방송국도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 인터넷 방송국을 우습게 알고, <그것도 방송이라고 누가 볼까?>하고 생각한다. 아무튼 여기서도 예고편을 내보냈다.

또 이 인터넷 방송국에서는 아이돌 소극장에 와서 특별 취재도 했다. 그들은 개관 공연, 윤현도의 뮤직쇼와 함께 이 극장을 소개하는 프로그램도 제작해서 방송했다. 강남구에 이렇게 문화의 공간이 있다는 것은 강남구의 자부심이라는 말까지 했다.

주말이 다가올수록 안명수는 초조하면서 걱정이 된다. 

강남이라는 곳이 어디인가? 교육열과 사교육은 대한민국에서 단연 최고가 아닌가? 이런 지역에서 주말에 10대는 과외나 학원으로 몰릴 것이다.

20대 초반이라고 다르지 않다. 여기서 동해안까지 차로 세시간이면 간다. 서울 사람들은 바다에 간다고 하면 뿅 간다. 2박 3일이면 놀러 가기에 완전 좋다. 여기 사는 사람들이 돈이 없나? 차가 없나?

이 젊은 세대들 중에서 과연 누가 이 공연을 보러 백화점으로 올까?

드디어 금요일.

오후가 되면서 시간이 가면 갈수록 백화점 내에 사람들이 우글거린다. 어디서 왔는지 백화점 밖의 도로에도 사람들이 몰린다. 그들의 대부분은 10대와 20대이다. 일단 금요일에는 안명수의 예상이 빗나갔다. 안명수는 자기가 초조하고 불안해했던 것이 잘못된 일이었음이 느껴진다.

오후 5시에 매표소에서 표를 팔기 시작하고, 공연 시작을 여섯 시로 결정했다. 그런데 매표소에서는 표를 팔기 시작한지 한 시간 만에 표가 동이 났다고 했다.

드디어 막이 올랐다. 윤경섭의 랩이나 신예원의 단막극은 예상 외로 반응이 좋았다. 윤수지가 부른 노래는, White 와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노래였지만,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정수의 호소력 역시 이번에도 변함없이 관객들에게 파고 들어간다. 마지막에는 출연진과 관객들이 한데 어우러져서 같이 노래 부르고 춤추면서 노는 시간이 곁들여졌다. 관객이나 출연진이나 다같이 뜨겁게 금요일 저녁을 달군다.

한 시간 반을 예상하고 꾸민 공연은 두 시간이 넘게 걸렸다.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마찬가지이다.

일요일에는 공연 후에 출연 멤버들은 뒤풀이를 한다며 모두 4층에 있는 카페로 우루루 몰려갔다. 그런데 김익환감독과 윤현도는 일찍 들어갔다. 

박철호PD는 안명수와 정수를 소극장 기획실로 데리고 올라갔다.

"안PD.  오늘까지 지켜봤는데, 이제는 내가 물러날 때가 된 것 같다."

"예? 선배님이 뭘 물러나시게요?"

"나 .. 이제 일을 더 할 수가 없어. 안PD 네가 내 일을 받아라."

"제가 그만 할 생각인데요. 저는 결혼해서 이 소극장이나 하려고 생각 중인데.."

"결혼을 해? 상대는 결정 됐어? 날은 잡았어?"

"상대는 결정됐는데, 아직 날을 잡지는 않았어요."

"대충 언제쯤으로 예상하는데?"

"글쎄요. 한 3년쯤 뒤에?"

"그럼 3년 후에 고만둬도 되잖아?"

"그동안 너무 일에 매어있어서, 소극장 일이나 하면서 쉬다가 결혼하려고요."

"작년에 은퇴하려고 했다가 지금까지 간신히 버텨왔는데 .."

"선배님.  기왕 버티신 것 몇 년만 더 안되나요?"

안명수가 결혼에 대해 거침없이 말하는 동안에 정수는 입장이 난처하다. 어떻게 저런 말을 다른 사람에게 자연스럽게 얘기할 수 있을까? 그녀가 말한 3년 후에 결혼을 자기 혼자 하는 것도 아니고. 혹시 정수 말고 다른 남자가 있는 것은 아닐까?

"안PD가 결혼하면 정수는 어쩌지?  너는 언제 결혼해?"

"저는 한 4, 5년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아직 학교도 졸업해야 하는데요."

"너네 학교 3년제잖아?"

"졸업 후에 제 자리를 찾으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아서요."

"그건 안돼. 그룹을 하려면 몰라도, 솔로로 나가려면 결혼할 생각은 아예 하지 않는 것이 좋아. 30대 중반쯤이라면 모를까."

"아무튼 저는 아직 제 결혼에 대해서 생각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우선 노래부터 어떻게 해보고 그 다음에 그런 생각을 해도 될 것 같습니다."

"그렇지. 그것이 맞는 생각이야."

정수는 안명수의 안색이 붉으락 푸르락 하는 것을 바라보다가 못 본 척 했다.

안명수와 박PD는 백화점을 나가고, 정수는 뒤풀이장으로 갔다.

그 곳은 윤경식이 주도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이다. 정수가 들어서자 신예원이 자기 옆으로 불러서 앉게 했다. 윤경식의 옆에는 여자친구가 같아 앉아있다. 전에 미팅에서 정수의 파트너였던 이미애이다. 윤수지 옆에는 김미라가 버티고 앉아서 경수를 보고 웃고 있다. 신예원이 데려온 다른 애들도 앉아있다. 다들 끼리끼리 수다 떠느라고 바쁘다.

정수가 윤경식에게 물었다.

"떠도는 소문에 의하면, 수지누나랑 경식이가 남매라던데, 맞냐?"

"그 얘기가 어떻게 너한테까지 들어갔지? 우리는 혈연으로 맺어진 남매다. 됐냐?  하하하"

"참나.  그냥 남매라고 해도 믿거든요. 굳이 혈연까지 내세우는 건 또 뭐래?"

"정수 너도 누나라고 부르잖아?  너랑 나랑 누나라는 말을 같이 사용하지만, 내가 누나라고 부를 때에는 엄연히 질과 양이 다르니까 그러죠."

"벼얼."

이들의 대화에 신예원과 이미애가 끼어든다.

이미애 : "언니는 무대에 나가면 벗잖아요? 오늘은 왜 안 벗었어요?"

신예원 : "나는 사극한다고 꽁꽁 싸매는데.  벗을 수 있는 언니가 진심 부러워요.""

윤수지 : "몇년 동안을 계속 벗어봐. 이제 이 나이에는 고만 벗고 싶다. 하하하" 

신예원 : "불공평해요. 가수들은 벗어도 오래가는데, 배우들은 벗으면 바로 끝이란 말이야."

윤수지 : "그건 벗고, 안 벗고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벗느냐의 문제죠." 

이미애 : "빨리 크려면 확 벗어라 이 말이세요?"

윤수지 : "걸그룹 멤버들은 댄스하기 위해서 벗어요. 그러니까 벗어도 댄스복은 입어. 그런데 배우들은 벗으면 벗는 이유가 있잖아. 그 장면에서는 무조건 벗어야 하고, 또 벗을 때는 전부 다 벗어야 하잖아. 그게 다르다고."

신예원 : "언니는 벗어도 몸이 좋으니까 굴욕 없는 몸이라는 소리를 듣지만, 난 그러지도 못한데, 그런 배역이 나한테 올까 모르겠어요. 차라리 언니도 그 몸으로 배우 하면 어때요?"

이미애 : "맞다. 언니 이제 White 고만 할 때 안 됐어요? 아까 보니까 광팬들도 웬만큼 있더만." 

윤수지 : "그래서 노땅들끼리 새로 만들까 생각 중이야.  하하"

이미애 : "벌써 무슨 노땅이래?"

신예원 : "그 쪽은 그럴 꺼야. 그래도 White는 오래 가네요." 

이런 저런 수다는 끝이 없다. 신예원이 화장실에 간다고 정수를 데리고 나간다. 두 사람을 보는 모든 사람들의 눈이 곱지 않다. 특히 김미라는 째려보면서 투덜거린다.

"도대체 나이가 몇인데, 화장실에는 혼자 못 가나? 밖에 있는 것도 아니고 .."

"그래도 비상구까지는 가야 하잖니? 밤도 늦었는데."

윤수지가 김미라를 다독거린다. 두 사람이 돌아오자 밤 11시가 되고, 카페에서는 영업을 끝낸다는 말이 나와서 이들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정수는 안명수에게서 받은 카드를 들고 계산하러 간다.

"역시 뒤풀이는 옐로우라야 해."

"거기서는 밤새워도 뭐라고 안 하는데."

"그런데. .. 신예원은 누구 차로 간대?"

"정수 있잖아?  걔 남친이 알아서 할 일에 왜 자기가 나서냐? 나나 잘 챙겨."

다들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서 차에 타고 뿔뿔이 흩어졌다. 윤경섭은 이미애를, 그리고 윤수지는 김미라를 자기 차에 태운다. 정수는 지하 주차장을 빠져나가는 차를 일일이 배웅했다. 마지막 차가 빠져나가자 정수는 자기 차가 있는 곳으로 온다.

정수의 차 앞에서 신예원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차 안에 들어가지 왜 밖에 서있어?"

"괜찮아.  그런데, 나 오늘 너네 강남 스타일대로 하기는 한 거니?" 

"연극은 잘 모르지만, 그 정도면 엄청 잘 하던데? 아마 내일쯤에는 기사로 나올껄?"

"엄청 잘했으면, 그 대가로 따로 뭐 없어?"

"어? .. 출연료는 내일이 월요일이니까 내일 입금 되잖아?"

"그거 말고. 엄청 잘했으면 뭐 하나 얹어줘야 하잖아?"

"뭘 .. 얹으라는 거지?"

신예원은 까치발을 딛고 두 팔로 정수의 목을 감는다. 정수는 뒤로 밀려서 기둥에 기대서고, 정수의 가슴을 신예원의 젖가슴이 누른다. 그의 가슴에서 젖가슴이 터질 것처럼 뭉클한다.

"노야?"

"내려오기 전에 뺐어."

"이 정도면 큰 편 아니니? 아까는 왜 작다고 했어?"

"그건 언니 앞에서 예의상 한 소리고."

신예원의 얼굴이 정수의 얼굴로 가까이 다가온다. 정수가 놀란 얼굴로 신예원을 말렸다.

"야아아. 지금 여기 백화점 CCTV 몇 대가 걸려있는 줄 알기나 해?"

"있음 어때? 우리가 사귀는데, 이 정도도 못 해?"

"경비원들도 순찰돌면서 이리로 올텐데."

"오라고 해. 난 괜찮아."

그런데 두 사람의 입술이 너무 가까워졌다. 거친 바람이 코에서 상대방의 얼굴로 쏟아진다. 신예원의 눈이 감기고, 입술이 정수의 입술에 살짝 닿는다.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이 조금 더 가까이 와서 정수의 입술을 살짝 누른다. 그녀의 입술이 가볍게 떨리고, 그녀의 신예원의 가슴이 쿵쿵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정수가 무슨 말을 하려고 입술을 움직인다. 신예원의 입술이 열리면서 정수의 아랫입술을 빨아들였다. 신예원의 윗입술이 그의 입 안으로 파고든다. 정수의 혀가 나가서 말랑거리는 입술을 쓰다듬으며 맞이한다. 정수도 자연스럽게 신예원의 입술을 빤다. 신예원의 혀가 정수의 입안으로 쑤욱 들어온다. 정수는 신예원의 혀를 감다가 신예원의 허리를 당기며 그녀의 혀와 입술을 빤다. 신예원도 정수의 혀를 조심스럽게 빤다. 

"하아. .. 숨막혀 죽는 줄 알았네."

"자기야. 우리가 한 첫 키스를 꼭 그렇게 죽음에 갖다 붙여야 속이 시원해?"

두 사람은 차에 탔다. 정수는 일단 숨을 가라앉혀야 시동을 걸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신예원이 또 그의 얼굴을 당긴다. 

"자기 나 나오는 드라마 보나?"

"난 드라마 체질이 아니라서. .."

"그래도 여친이 나오니까 보고, 얼마나 예쁘게 잘 하는지 말 해주면 안돼? 나는 자기 나오는 거라면 다 보거든요."

"벗고 나온다면 또 몰라. 하하"

"하아. 이 변태. 진짜로 나 벗은 것이 보고 싶은 거야? 진심?"

"에이.  농담이지."

신예원은 의자를 뒤로 주욱 빼면서 뒤로 약간 눕힌다. 핫팬츠 아래로 두 허벅지가 시원스럽게 뻗어있다. 신예원은 그의 얼굴을 당겨가서 그의 아랫입술을 빨기 시작한다. 정수의 손을 잡고 자기젖가슴에 갖다 댄다. 정수가 신음한다.

"흐으으. .."

그는 예원이의 티셔츠 위에서 느껴지는 그녀의 입술을 강하게 빨면서 젖가슴을 움켜쥔다. 

"으읍. .. 안으로 넣어." 

정수는 예원이가 시킨 대로 손을 티셔츠 안으로 넣는다.  따뜻한 젖가슴을 아래에서 위로 받쳐 올리면서 조심스럽게 움켜쥔다. 엄지와 검지로 완전 조그만 젖꼭지를 잡고 당긴다. 지긋이 누르고 돌린다. 그의 입술을 빠는 예원이의 입에 힘이 들어가고, 허리가 뒤틀린다.

"하아. .. 빨아주면 안돼?"

"예원아. 이 차에 블랙박스도 달려있거든. 지금 너 이러는 거 다 찍혀."

"아직 시동 안 켰잖아? 이 정도면 어두워서 잘 보이지도 않을껄." 

"젖꼭지가 너무 작아서 빨 수가 있겠어?"

"완전 바보네.  자기가 빨면 알아서 커지거든요."

예원이는 한 손으로 그의 머리를 가슴으로 내리고 다른 손으로 티셔츠를 걷어 올린다.  그녀의 젖가슴 위로 정수의 얼굴이 얹힌다. 예원이의 향긋한 냄새가 정수의 코를 찌른다. 그는 혀를 꺼내서 혀 끝으로 젖꼭지를 튕기듯 한다. 젖꼭지가 부풀어오르기 시작한다. 그래도 작다. 그는 젖꼭지와 유륜 까지 입안으로 빨아들여서, 입 안으로 들어온 젖꼭지를 혀로 건들이다가 입을 들어올리면서 젖꼭지를 입술로 문다. 예원이가 몸을 꼬듯이 하며 엉덩이를 들썩거린다.

"하아아. .. 미치겠다."

그는 한쪽 젖을 빨고 다른 쪽 젖을 손으로 주무른다. 예원이가 그의 머리를 힘주어 당기며, 그의 이마에 키스한다. 그의 귀 곳곳에 혀를 넣고 돌린다. 귓볼을 입안에 넣고 빨다가 앞이빨로 깨물듯 하며 뱉어낸다. 그의 목덜미에서  귀 뒤쪽으로 혀로 쓸고 올라간다. 정수의 피가 그녀의 혀가 자극하는 곳으로 몰리는 것 같다.

정수는 더 이상 참기가 곤란하다. 머리를 예원이에게서 들어내고 티셔츠를 내려준다. 고개를 반대쪽으로 돌려서 거친 숨을 몰아 쉰다.

"이제 정말 가야해.  안 그러면 이 주차장에서 못 나가."

"그게 겁나? 그럼 내일 아침에 나가면 되지."

"그럼 이 차 안에서 밤을 새운다고?"

"나는 괜찮거든. .. 헤헤"

그 말을 들은 신예원은 티셔츠를 내리고 의자를 원래 위치로 당겼다.  정수는 차의 시동을 켜고 출발해서 주차장을 빠져 나왔다. 그리고 신예원의 집으로 향했다.

그녀의 집 앞에서 예원이가 정수에게 말했다.

"같이 올라가자."

"야아. 이 시간에 어딜 들어가냐?"

"우리 엄마 안자고 기다리거든.  나 혼자 들어가는 것보다 자기랑 같이 들어가면 ..."

"이거. .. 가짜가 완전 진짜처럼 행세를 하네."

"난 진짜 가짜 안 따져.  남친이면 돼."

예원이는 정수의 손을 잡고 집안으로 들어서면서 불을 켠다. 집안은 조용하다. 예원이는 그를 거실 소파에 앉아서 기다리라고 하고 집안 곳곳을 돌아다닌다. 아마도 엄마를 찾는 것 같다. 그렇지만 집 안에는 아무도 없다.  예원이는 화장실, 옷방, 베란다까지 살폈다.

"웬 일이지?"

그녀는 허탈한 표정으로 냉장고에서 오렌지 쥬스를 갖다가 정수에게 한 컵 따라준다. 정수가 받아 마시는 것을 바라보면서 한마디 한다.

"자기야. 자고 가면 안되지?"

"당연히 안되지."

"남자가 외박 한 번 한다고 무슨 일 생기나?"

"잠은 집에 가서 자야죠."

그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예원이는 그를 따라 나오면서 현관에서 그가 신을 신는 동안에 그를 바닥으로 쓰러뜨리고 그와 엉킨다. 

"이러면 나 오늘 집에 못 가."

"그러니까 자고 가라고 했거든."

그 때, 엘리베이터가 덜컹하고 멈추면서 땡하는 소리가 났다. 두 사람은 벌떡 일어선다. 발소리가 나고, 번호를 입력하는 소리가 나더니 현관 문이 열렸다. 예원이 엄마와 아빠 두 사람이 서있다. 갑자기 현관이 만원이다. 정수도 문 밖으로 나섰다. 예원이도 따라나왔다. 예원이 엄마가 웃으며 그에게 말했다.

"정수씨 왔어?"

"안녕하십니까? 방금 예원이 데려다 주고, 가려고 나가는 길입니다."

"들어가서 뭐라도 마시고 가."

"예원이가 오렌지 쥬스 한잔 줘서 마셨습니다. 너무 늦어서 이만 가겠습니다."

"그래? .. 쪼금만 .. 예원이 아빠랑 있다 가면…"

"여보. 너무 늦었어요.  오늘은 잘 가고 다음에는 꼭 한잔 하자."

"예. 안녕히 계십시오."

예원이가 엘리베이터를 잡아놓고 있었다.  그는 엘리베이터에 탔다. 예원이도 따라서 엘리베이터 안으로 쏙 들어와서 그에게 팔짱을 낀다.

주차장에 세워둔 그의 차로 가서, 예원이는 그에게 키스하고, 그는 차에 탔다.

집에 가기가 정말 쉽지 않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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