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57 56. 사람이 바뀌려면, 말부터 바뀌어야 해. %26 저거 데려다가 붙잡아 묶어버려 : 정관수술 =========================================================================
다음날 아침 안명수는 출근하자마자 바로 박철호PD에게로 갔다. 정수는 그의 방 밖에서 기다리고, 안명수 혼자서 들어갔다. 처음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큰 소리가 가끔씩 들렸다. 정수는 알아들을 수는 없지만 둘이서 언성을 높이는 것이 분명하다.
아마도 안명수는 기사로 만들자고 이야기 할 것이고, 박철호PD는 이상한 짓 할 생각 하지 말고 뮤직쇼에 집중하라는 내용일 것이다. 정수가 안 봐도 내용은 뻔하다. 정수의 눈에도 두 사람의 성격차이가 너무 크게 난다.
그런데 일에 관한 한 최PD는 안명수에게 양보를 많이 한다. 처음에는 저래도 나중에는 안명수의 팔을 들어주는 때가 많다. 이것을 안명수가 알기 때문에 끝까지 매달린다. 안명수가 중간에 포기해버리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이 점은 정수가 요즈음 두 사람 모두에게 배우는 중이다.
한참 후에 방문이 열리더니 안명수가 정수를 최PD의 방으로 불러들였다. 최PD가 그를 심문하듯 물었다. 그는 죄인처럼 대답한다. 이러는 장면이 또 안명수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어제 사고를 치셨다며? 그것도 엄청 큰 슈퍼급으로?"
"죄송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죄송은 안명수한테 하고. 이제 어쩐다?"
"용서해주십시오."
"......"
"안기자. 성폭행 피해 여성들을 돕는 단체가 있거든요. 그 여자애는 그리로 넘기세요. 거기에도 변호사가 있으니까 괜찮아. 안심해도 돼."
"선배님, 이 사건은 성폭행이 아니고 성상납인데요? 또 이 사람들이 재판에 가면 꼭 지고 나오는 것이 문제입니다. 저는 이기는 경우를 아직 본 적이 없어요. 만일 패소하게 되면 그들은 앙갚음으로 명예회복으로 또 고소하거든요."
"그건 변호사에게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판사에 따라 달라. 판사가 우익이냐 죄익이냐에 따라 판결 내용이 달라져요. 또 현 정부랑 줄이 닿아있는 판사에게 가면 희망이 없고. 그렇다고 이런 사건은 헌법 소원에 갈 사안도 아니거든."
"그런데 어떻게 변호사 손에 맡기기만 할 수 있어요? 저는 너무 답답해요."
"만일 네가 여기 나서서 춤을 추게 되면 뮤직쇼는 어쩌고? 나중에 정수는 어쩔꺼야? 신이 아닌 한 네가 두 개에 다 손을 댄다는 것은 불가능해. 안명수, 내가 네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닌데, 이건 아니라고 본다."
"그러니까 선배님께서 나서주시면 안돼요? 기획사 그 개새X들 전부 불러서, 이런 잡음이 들리는 기획사는 방송 쪽에 얼씬도 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호통을 쳐주시면. ..."
"방송이 우리 말고도 얼마나 많은데? 나 혼자 그런 소리 해 봤자 나만 미친놈이 되죠."
"그럼 선배님 영향이 가장 크니까 방송사들이 연합하는 것은 어때요?"
"안명수. 일단 알았으니까 차분하게 더 생각해보자. 내가 얘네들 입장을 나 몰라라 하겠다는 것이 아니야. 이런 일은 너처럼 욱하는 마음에서 나선다고 절대로 해결되는 일이 아니야. 생각을 깊이 해서 전략을 완벽하게 짜지 않으면 오히려 우리가 더 크게 당해요."
"그런다고 마냥 손 놓고 구경만 하기가 너무 ..."
"생각해봐라. 걔네들이 어떤 애들인데? 이 바닥에서 이걸로 먹고 사는 애들이야. 얘들 뒤에도 같이 뒤를 봐주면서 붙어먹고 있는 판검사 새X들이 얼마나 많은가 알기나 해?"
"그게 두려우세요?"
"두렵긴 뭐가 두려워? 내가 두려워할 것이 뭐 있기나 해?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앉아있는 이 자리가 어떤 자리야? 그럼 나한테는 한달에 몇건씩 그런 제안이 안 올거라고 생각하니? 나는 전혀 생각도 하지 않고 있는데도, 걔네들이 잘 봐달라고 알아서 긴단 말이야. 내가 생각을 조금만 삐딱하게 한다면 어떨지 짐작이 가니? 다른 방송국 PD들이라고 뭐가 다르겠니? 내가 나서서 떠들면, 걔네들은 체면상 안할 수는 없으니까, 하는 척이야 하겠죠. 그렇지만 걔네들 절대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겁니다. 그러니까 내 말은 절대로 어설프게 시작하지 말라는 말이야. 제대로 망하고 싶다면 마음대로 해버려!"
"죄송합니다.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Girl시대라고 했나? 얘네들은 초창기에 나한테 거의 한달에 한번 꼴로 접근해오던 애들이야. 얘네들이 제 발로 그랬겠어? 위에서 시키니까 그러는 것이 아니겠니? 내 입장은 얘네들 사정 봐준다고 택도 아닌 애들을 우리 무대에 서게 할 수는 없잖아?"
"죄송합니다."
"정수는 섹스가 그렇게 하고 싶나? 하긴, 그 나이에 그렇지 않으면, 더 큰 문제지. 그럼 일주일에 하루저녁 정도는 휴가를 내서 놀러다녀. 안그러면 너 정신병 걸린다고 안기자가 난리다. 그 대신에 이것 하나는 확실히 해야 해. 너 안기자 말 무시하고, 사고를 치게 되면, 그 날로 나랑은 끝이다. 알았지?"
"예. 알겠습니다. 그런데 저는 섹스 때문에 휴가를 낼 정도는 아닙니다."
"왜? 너 혹시 그 쪽으로 문제 있냐?"
"정수가 그런 것 같지는 않던데요."
"안기자, 네가 어떻게 알아? 해봤어?"
"선배님도 참. 그걸 제가 꼭 해봐야 아나요? 엊저녁에 보니까 바로 나가서 사고치고 오던데요."
"그럼 이 문제는 일단 보류하기로 하고, 한정수는 일주일에 하루 휴가, 엊저녁 그 여자애는 상담소에 보낸다. 더 할 말 있나?"
"없습니다."
"둘 다 나가봐."
"예."
"안명수. 저거 데려다가 붙잡아 묶어버려."
"예? 뭘요?"
"정수 말이야. 정관수술을 시켜."
"아. 예. 알겠습니다. 하하하"
"웃을 일이 아니야. 일주일에 하루 나가서 무슨 짓을 할지, 난 소름이 끼친다."
그날 오후에 한정수는 비뇨기과에 가서 정관수술을 받는다. 그런데 수술이 끝난 후에 의사가 안명수에게 말해준다.
"이 수술로 인하여 백프로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묶은 틈 사이로 빠져 나와서 임신이 되는 경우도 있거든요. 천명 중에 한두명 정도 입니다. 확률은 아주 낮지만, 그래도 너무 함부로 하시면 곤란합니다."
한정수가 정관수술을 하고 나니까 이상하게도 조마조마하던 안명수의 마음이 편해진다. 안명수도 정수랑 관계를 가질 때마다 임신에 대한 걱정을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녀는 일에 묻히다 보면 자기가 언제 생리를 했는지 잊어버린다. 그래서 날짜 계산을 제대로 할 수가 없어서 항상 불안했다. 그렇기 때문에 안명수는 안전을 위해서 생리 끝난 직후에만 관계를 가졌고, 다른 날들은 참아야 했다.
* * * * * * * * * *
일주일에 하루라는 휴가가 정수에게는 꿈만 같은 일이었다. 그 날은 전화기를 사용하는 것도 허용이 된다. 첫번째 휴가에 정수는 제일 먼저 박하나를 만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동안 전혀 연락이 되지 않았으므로 그녀는 화가 단단히 나 있을 것 같다. 오후 늦게 박하나에게 전화를 해서 저녁에 그녀의 집에서 만나는 것으로 약속을 했다. 전화 목소리에서 그녀의 목소리는 화가 난 것도, 별로 반가워하는 기색도 없었다.
그가 그녀의 집에 들어서자, 그녀는 그를 데리고 곧바로 저녁 먹으러 나간다. 식사하면서 정수는 그녀에게 그 동안 있었던 일을 이야기 해 주었다.
"나도 추석때 TV 를 봤거든. 대충 눈치는 챘어. 그랬으니까 내가 그 동안 조용히 있었지. 정수가 그 쪽에서는 크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어. 내가 마음을 비워야지. 사람은 큰 일을 앞에 두고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면 반드시 그 일을 망치거든. 나도 그런 정도는 살면서 깨달았어. 하하하"
"누나가 이해해주셔서 고마워요."
"혹시 필요한 것 없어? 돈 필요하지 않아?"
"그런 것혀 없어요. 나는 지금 기업 스폰 말고 개인 스폰은 일체 받으면 안돼요."
"이러언. 그럼 그렇다고 말을 하지. 내가 우리 상무님을 구워 삶아서 너 기업스폰 하도록 해줄께. 안명수 기자라는 사람 전화번호나 줘봐요. 일단 우리 회사에서 당장 정수 차 한대는 사주도록 할께. 요새 세탁소 배달 차 끌고 다니는 것은 아니겠지? 하하하"
"누나, 엄청 고마운데. 차는 나중에 사요. 요새는 내가 밀착감시를 받는 중이라서 태워가고, 태워다 주고 하거든요."
"어머머. 그 정도야? 난 그런 줄 몰랐네. 넌 아무 소리 말고 시키는 대로만 해. 그럼 넌 크는 거야. 뭐라든? 일년동인 잘 참으라고 안 그랬어?"
"어라? 누나가 그걸 어떻게 알아요?"
"그거는 사람 만들기의 기본이야. 하하하. 크게 되고 나서 나중에 미친 개지랄을 하지 않기 위한 훈련을 너는 이번 일년 동안에 받는 거야. 사람이 미친 개지랄을 한다는 말은 조심성 없이 몸을 함부로 막 굴리는 것 때문이거든. 이렇게 일년 동안을 살면서 네가 할 일을 해내면, 앞으로도 계속 너는 그렇게 하는 것이 습관으로 되는 거야. 알았어?"
"그래? 그게 그런 거였어? 진짜 엄청 심오한 진리다."
"그럼 이제 들어갈까?"
하나는 정수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정수를 주방에 있는 탁자에 앉히고 맥주와 잔을 꺼내와서 잔을 채운다.
"동생아. 우리 오래 만에 건배하자."
"좋아요."
둘이 잔을 들어서 건배하고, 맥주를 마신다. 찬 맥주가 들어가자 정수는 정신이 갑자기 번쩍 든다. 두 사람은 소파로 내려가서 나란히 앉았다.
"나는 내 동생 정수가 뭔가를 해 낼 거라고 믿었는데, 이 정도 까지 일 줄은 몰랐어."
"앞으로 열심히 노력해서 누나한테 성공하는 모습을 꼭 보여 줄께요."
"어머머, 얘 말하는 것 좀 봐. 너, 거기서 그렇게 말하라고 가르쳐 줬지?"
"그것도 사람 만드는 기본이야? 누나가 어떻게 알아?"
"이 사회는 여러 계층들이 있어. 각 계층마다 쓰이는 언어들이 달라. 대통령이 동네 아저씨나 아줌마가 사용하는 말을 사용하면 되겠니? 지금 네가 쓰고 있는 그런 언어는 상위 5프로 안에 들어가는 사람들이 쓰는 언어야. 그런 말을 쓰는 사람들은 돈이면 돈, 실력이면 실력을 가진 사람들이란 말이야. 명심하세요. 사람이 말을 사용하지만, 또 말이 사람을 만들거든. 사람이 바뀌려면, 말부터 바꾸는 거야. 내 동생, 정수가 진짜 대견스럽다. 끝까지 사고 치지 말고 열심히 하세요. 넌 사고 치면 그날로 거기서 튕겨 나온다는 것을 잊지 마. 그 5 프로 사회에서는 결코 실수나 잘못을 허용하지 않거든."
"누나. 누나는 진짜 아는 것이 엄청 많네. 누나도 5프로 안에 드는 거 맞죠? 누나는 그 안에 무엇으로 들어갔을까? 돈? 실력?"
"애개개? 겨우 그것 밖에 없니?"
"아항. 알겠다. 몰라 뵈어서 죄송해요"
"뭐야? 뭔데?"
"미모. 하하하"
"요게. 이제는 완전 작업꾼이 다 돼버렸네. 하하하"
박하나는 정수를 안았다. 정수는 하나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하나는 남방을 열고 브래지어를 풀어헤쳐서 정수에게 젖을 물렸다. 정수는 한 손으로 한쪽 젖가슴을 만지작거리면서, 다른 쪽의 젖가슴을 한입에 물었다. 정수가 열심히 젖을 빨고, 박하나는 그러는 정수의 머리를 받치고, 다른 손으로는 그의 뺨을 쓰다듬는다.
정수는 소파에 하나를 눕게 하고 하나의 몸 위에서 몸부림을 쳤다. 하나도 정수를 눕게 하고 정수의 몸 위에서 몸부림을 쳤다. 하나와 정수가 절정에 도달했을 때 하나가 갑자기 비명을 질렀다.
"엄마야, 어떻해?"
"왜요?"
"나 지금이 가임기인데, 안에다 싸면 안 되는데.."
"누나, 걱정 마세요. 나 묶었어요."
"그것도 거기서 시켰지?"
"하여간에. 누나, 완전 쪽집게라니까.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