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17 16. 이제 끝났어? 이제 시원해? 이 나쁜 놈아. =========================================================================
세영은 찬물을 마시고, 정수는 찬물로 간단히 샤워를 하고, 두 사람은 침대 옆에서 다시 만났다. 세영은 비밀스럽게 치뤄야 한다는 생각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긴장된다.
그래도 둘은 서로의 몸을 당겨가서 부등켜 안았다. 그가 허리를 감고있던 팔을 겨드랑이로 끌어올려서 그의 두 손을 세영의 등으로 가져왔다. 세영의 여성스런 직감은 아직도 세영에게 위험을 느끼게 하는지, 마치 지푸라기라도 잡겠다는 각오처럼 손을 뻗어서 그의 목에 걸었다.
양쪽 팔을 그의 두 어깨에 불끈 솟아있는 탄탄한 근육에 얹어보았다. 불편한 자세이다. 그렇지만 어떻게든 만회해보려고 세영은 까치발을 디뎠다. 그바람에 세영의 몸이 휘청거린다.
열꽃에 덮인 것처럼 발그레한 세영의 얼굴을 정수의 손가락이 안타깝다는 듯이 쓰다듬는다. 세영은 그의 목을 당겨서 그의 머리가 내려오도록 한다. 두 사람의 혀가 거의 동시에 입 밖으로 나왔다. 그의 혀 끝이 세영의 혀를 가볍게 쓸었다. 세영의 입에서는 신음이, 세영의 코에서는 갇혀있던 더운 콧바람이 동시에 터져나왔다.
"흐으흥~ .. 하아앙~ 하악~"
그러나 세영은 뭔가가 억울한 심사를 드러내듯이 그의 입 안으로 자신의 혀를 깊숙이 들이 밀었다. 그의 혀를 찾아내어 자신의 입 안으로 감아들여서 빨기 시작했다. 젖가슴을 그에게 밀어부치고, 자신의 음부를 한껏 팽창한 그의 페니스에 대고 비볐다.
세영은 휘청거리는 몸으로 그를 침대로 이끌었다. 두 사람의 몸에서 입고있던 옷이 껍질을 벗듯이 방바닥으로 던져졌다. 세영이 눕고, 그가 덤벼들면서 양쪽 젖가슴을 힘껏 움켜쥐고 회전시켰다. 세영은 두 다리를 힘주어 붙인 채로 이리 저리 비틀었다.
딱 붙어있는 허벅지를 그의 손이 열어버리자 세영은 입술을 깨물어야 했다. 조개가 또 왈칵하고 애액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애액은 회음부를 따라 흘러내려서 국화꽃을 촉촉하게 적셔왔다.
"하아앙~ 하악~ 하악~ 하악~ 하아~"
그가 젖꼭지를 입에 물고 빨아대는 사이에, 세영은 그의 페니스를 움켜쥐었다. 세영의 손도 만만치 않게 더웠지만, 그의 물건은 소름이 끼치도록 뜨거운 불덩어리였다.
"하~ 하악~ 뜨거워~"
그가 젖가슴을 쥐어짜듯 움켜쥐거나, 젖꼭지를 빨아대면 허전하던 가슴이 채워지곤 했었다. 그런데 오늘은 갈수록 마음이 더 싱숭생숭해져간다. 억울하다. 지금 세영이 정수를 경애에게서 도둑질 하는 것도 아닌데 ..
그가 젖꼭지를 물어온다. 그의 뜨거운 혀가 젖무덤 구석구석까지를 핥고 다닌다. 그가 젖무덤 여기저기를 빨고 있다. 흔적이 남을 것 같다. 내일은 경애와 같이 목욕탕에 가기로 약속했는데 ... 조개에서 쉴새없이 물이 솟는다. 수도꼭지를 잠그지 않은 것 같다. 세영이 언덕을 그에게 비벼댈 때 계속 질척대는 소리가 요란하게 난다.
"하응~ 하으윽~"
그러는 사이에 그가 갑자기 동굴 속으로 그의 육봉을 쑤셔박았다. 한강처럼 온통 물 천지인 조개 안으로 그가 우왁스럽게 침입해 들어왔다. 이를 알아챈 세영의 심장이 다시 습관처럼 쿵쾅댄다. 세영의 심장이 벌써 그의 육봉질에 적응되어버린 것 같다.
"하으으으윽~"
조용하던 그가 엉덩이를 치켜든다. 그리고는 박아대기 시작한다. 두 무릎을 들어서 세우고 가랭이를 활짝 열면서 젖가슴 쪽으로 바짝 끌어당겼다. 엉덩이가 위로 들리면서 음부가 위로 치켜올라간다.
이 남자, 오늘은 돌직구로 박아댄다. 그가 힘껏 내려 꽂을 때마다 세영측의 사정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 같다. 세영의 온몸이 떨려온다. 허벅지가 덜덜 덜린다. 참으려고 이를 악문다. 입술도 지긋이 물어본다.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세영이 참을 필요가 없는 것 같다.
아~... 날뛰는 야생마다.
세영도 야생마와 같이 미쳐간다.
새영의 몸 위에서 야생마가 미쳐 날뛰고 있다.
세영은 싫다. 세영은 자신이 이 야생마의 외숙모이어야 한다는 사실이 싫다. 세영은 그의 여자이고 싶다. 세영도 암컷 야생마가 되어 수컷의 광분함을 부채질하고 싶다. 요염하게 그를 유혹하고, 그를 미쳐 날뛰게 하고 또 그러면서 수컷과 같이 미쳐서 같이 날뛰고, ...
그러다 보면 언젠가 그는 제 풀에 지쳐 쓰러질 것이다. 그 때 그의 지친 몸을 세영이 갖고 싶다. 경애를 신경쓰지 않고 세영이 원할 때면 언제나 그의 뜨거운 육봉을 동굴 안에 가두고 감싸고 싶다.
세영은 그의 몸을 부등켜 안았다. 박아대는 그를 밑에서 위로 쳐올려준다. 그의 몸 아래에 깔린 채로 학학거리면서 바둥대는 세영의 모습은 누가 보아도 색스럽다.
"하악~ 으흐흐흐~ .. 끄으으윽~ .. 하아~"
엉덩이를 바둥거리면서 조개를 이쪽 저쪽으로 방향을 바꾸어서 대준다. 그의 육봉이 쑤셔 대면서 주는 자극이 엄청 강력하다. 그가 쑤시고 들어오는 것이 마치 뇌를 쑤셔대는 것 같다. 세영은 참을 수 없어서 고개짓을 한다. 그런데도 조개 전체는 시원스러워지는 느낌이다.
세영에게서 이제는 더 이상 신음이 아닌 비명이 쏟아져 나온다. 세영은 참담하고 처절했다. 육체의 욕망이 성욕이라는 불꽃에 이렇게 활활 불타는 것은 너무도 지독스럽다. 세영 자신의 몸도 따라서 겉잡을 수 없게 되어가는 것 같다. 그에 의해서 세영도 미친 암컷의 야생마로 길들여지는 것 같다.
"하악~ 미치겠다. .. 하악~ 하아~"
세영의 눈에 지금 동굴을 들락거리는 그의 남근의 모습이 보고 싶다. 고개를 들었다. 자신의 가슴에 우뚝 솟아있는 두 개의 젖봉우리 사이로, 또 그의 가슴 아래로, 바로 그 틈 사이로 보인다. 가끔씩 그가 육봉을 동굴 밖으로 많이 뽑아내면, 핏줄이 울퉁불퉁하게 선 모습이 잠깐씩 눈에 보인다. 저것을 입에 넣고 빨고 싶다. 입맛을 다셔본다.
세영의 입술이 바짝 말라서 갈라진 것 같다. 입이 바싹 타들어간다. 혀를 꺼내서 입술을 적시려고 했으나 세영의 혀도 바짝 말라서 갈라져있는 것 같다. 소용이 없다. 그와 키스를 하면서 그의 입 안에 있는 그의 타액을 가져오고 싶은데 그는 지금 동굴 속으로 육봉을 박아대느라고 그럴 정신이 없는 것 같다.
어디서 시작되는 것일까? 가슴? 아니다. 아랫배 저 깊은 어디에선가 갑자기 소용돌이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뭔가가 가슴을 치밀고 솟아오르는 것 같다. 동공이 풀리는 것 같다. 세상이 없어진 것 같다.
세영이 어딘가 깊은 자락으로 빠져드는 듯 하다가 또 갑자기 어디로 두둥실 떠오르는 것 같다. 어지러워서 눈을 질끈 감아버린다. 눈물이 왈칵 치솟는다. 애액도 왈칵 치솟는 것이 느껴진다.
세영도 모르게 질벽 곳곳에서 진동이 시작되면서 야생마의 육봉을 잔뜩 조여들어간다. 세영도 모르게 동굴 벽으로 자꾸만 힘이 들어간다. 세영의 온몸이 굳는다. 그러면서 숨이 막혀오고 답답하다. 또 덜덜 떨린다. 그러다가 동굴 속에도 진동하다가, 경련이 일어나는 듯 둔하게 퍼덕거린다.
"크흐흑 .. 크어억.. 아흥~.. 아흥~.. 커어억 .. 흐흐흑~"
그래도 한바탕 컥컥거리고 나니까 가슴은 시원해온다. 마치 찬물로 샤워를 끝내고 난 뒤의 그 느낌이다. 솟아오르던 것이 막혀있다가 갑자기 뚫고 올라와서 다 빠져나간 것 같다. 이젠 더 이상 막혀있는 것이 없고, 말끔하다. 신기하다. 정신도 더 맑아진다.
실눈을 뜨고 그를 바라본다. 금방이라도 그의 눈알이 튀어나올 것 같다. 그는 원래 참 잘 생겨서 중독성이 강한 얼굴을 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은 그 얼굴이 있는대로 일그러져있다. 그야말로 악마의 형상이다. 그가 광분하듯이 육봉을 깊숙이 쑤셔박는다. 이번에는 쑤셔박힌 그의 육봉이 동굴 속에서 용트림을 하기 시작한다.
그가 펄펄 끓는 정액을 쏟아붓는다. 세영은 동굴을 움찔거리면서 그의 모든 것을 받아들인다. 그의 미침도, 또 그래서 그의 광분함도, 그러면서 그의 헐떡거림도.. 받아들이는 세영이 오히려 더 안타까워한다.
이제는 고독하고 외로운 그의 영혼을 세영이 위로하여야 할 차례가 온 것 같다. 그런데 순간 세영도 급해졌다. 세영의 조개가 녹아 없어진 것처럼 허전하다. 세영의 온 몸의 뼈가 녹은 것 같다. 뇌가 폭발한 것 같다.
세영은 그의 영혼 대신에 그의 용암 같은 육봉을 동굴 깊은 곳에서 감싼다. 세영이 점점 황홀해진다. 온몸이 노곤해지면서 자신이 몸이 새털처럼 가벼워져서 구름 위를 거닐어도 될 것 같다. 푸른 하늘에 흩어져 있는 새털 같은 구름 중에 하나가 바로 세영 자신인 것 같다.
온 몸을 감싸고, 진동시키고, 뒤흔들면서 소용돌이로 휘몰아치던 황홀함의 마지막에 이제는 환희가 이어진다. 세영의 온 몸이 이제는 평안함과 안락함에 휩싸이고 다시 그녀의 온몸은 한껏 부드러워진다.
야생마는 악마다. 악마가 쓰러진다. 야생마가 거품을 물고 숨을 헐떡이며 젖가슴 위로 널부러져온다. 아직도 부르르 떨고있는 그를 이제는 세영이 부등켜 안는다. 마치 그의 몸을 위로하듯이 그의 몸 곳곳을 쓰다듬는다. 그러면 그의 영혼도 세영으로부터 위로를 받지 않을까?
그러나 아름답다. 그가 자신의 몸을 불타게 하는 것, 또 거기에 맞춰서 기꺼이 불타버리는 자신의 몸이 아름답다. 지금까지 이렇게 하지 못하고, 자기 몸을 가두어 두었던 그 세월에 대해서 위로가 되는 것인가?
그와 섹스를 하면 할수록 세영의 몸에는 끼가 있음이 드러났다. 그 끼가 육체 안에 갇혀있을 때, 그러면서도 그 끼가 발산되고싶어서 자기 육체를 두들길 때에는, 세영은 자신의 육체를 한껏 추한 것으로만 알았다. 자신의 육체가 그 끼 때문에 어둠의 지배를 받아오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그 끼를 마음껏 발산하고나서, 또 모든 것을 불태워버리고 나서, 물밀듯이 밀려드는 황홀함의 끝에 맛보는 환희는 정말 아름답다. 그 아름다운 환희에 휩싸인 자신도 아름다울 것이다.
정수가 아름다운 수컷이기 때문에 소영도 아름다운 암컷이 아닐까? 악마든, 야생마든 그게 무슨 상관일까? 이렇게 아름다운데.
그 때 문에서 소리가 들렸다.
"이제 끝났어? 이제 시원해? 이 나쁜 놈아~ .. 흐어엉~~ 어엉~"
"경애야!"
"누나!"
두 사람의 눈에는 경애의 모습이 실루엣처럼 보였으나, 경애는 이내 사라져버렸다. 세영은 욕실로 가고 정수는 반바지를 몸에 걸치고 경애를 찾아 방을 나섰다.
정수는 경애가 주방의 식탁에서 흐느끼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가 경애에게로 가서 옆자리에 앉았다. 울고 있는 경애를 보는 그의 마음에 미안함과 죄스러운 마음이 물밀듯이 밀려든다. 그는 누나의 심하게 흔들리는 어깨에 손을 얹었다.
경애는 그의 손을 잡아서 팽개친다. 그리고 계속 흐느껴 운다. 그러나 그는 할 말이 없다. 미안하다는 말로 용서를 구하는 것으로는 이미 이 사태를 겉잡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