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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6 15. 그런데 경애가 잠자는 척 연기를 하는 것 같다. (16/116)

00016  15. 그런데 경애가 잠자는 척 연기를 하는 것 같다.  =========================================================================

세사람이 오손도손 식탁에 모여서 저녁을 먹었다. 세영은 같이 식탁에 앉은 두 남매를 보고 흐뭇해한다. 식사 후에 설거지가 끝나자, 세영은 과일을 깎고, 경애는 잔을 꺼내오고, 정수는 지극 정성을 쏟아부어서 와인 병에 박혀있는 코르크 마개를 뽑아냈다. 그들이 세개의 유리 잔을 허공에서 부딪는 소리가 경쾌하다.

"역시 사람은 혼자 살면 안돼.

바글바글 지지고 볶더라도 이렇게 모여서 같이 살아야 사람 사는 맛이 나."

"외숙모, 고마워요."

"아냐, 너희에게 내가 고맙지."

비록 이 자리에서는 세영이 웃으며 이 말을 했지만, 이것은 세영이 지금까지 혼자 가슴을 저며오는 듯한 고독에 몸부림치며 살아온 세월을 돌이키면서 하는 절규였다. 그렇지만 정수나 경애는 세영의 말에 담겨있는 이 심오한 뜻을 알 리가 없다.

누나 경애는 몸이 좋지 않아서 쉬겠다고 거실 건너 쪽에 있는 자기 방으로 갔다. 외숙모도 뒤따라 일어선다. 갑자기 정수는 거실에 뎅그러니 혼자가 되어 남았다. 

정수가 가장 싫어하는 것이 바로 자신이 혼자라는 사실이다. 연습할 때나, 무대에 설 때도 그는 혼자이다. 무대에는 카메라와 감독, 어떨 때에는 연출가나 PD 도 있다.  그러나 그들은 모두 어딘가에 꽁꽁 숨어서 다들 자기 할 일로 바쁘다. 정수는 항상 혼자였다.

그런데 이렇게 집에서도 혼자라야 하나?

그는 거실에 있는 소파에 앉아서 TV 를 켜고 채널을 바꾼다. 그는 드라마도 열심히 본다. 그 장면의 어떤 내용에서 어떤 음악이 어떤 효과를 내는지, 어떤 효과를 위해서 어떤 음악을 선택되었는지, 또 그 음악이 드라마 그 내용의 몰입도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를 연구한다. 이렇게 해서 그가 부르는 노래의 몰입도를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가수란 노래를 잘 부르면 되고, 작곡가는 좋은 노래를 만들면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시작할 때와는 달리, 갈수록 태산이다. 이제는 음악하는 사람이 아니고, 벼라별 것들을 연구해야하는 연구원이다.

세영이 그와 첫날 밤을 같이 보낸 이후로 그는 거의 매일 밤을 세영의 침대에서 잤다. 세영이 혼자 자기를 싫어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경애가 오늘처럼 경애가 집에서 자면, 세영은 혼자 자야했다.

그렇지만 몇일 후면 경애가 다시 포항으로 내려가기 때문에 세영은 그 동안만 참으면 된다. 그런데 오늘은 무슨 일인지 도대체 세영은 몸이 침대로 가지 않는 것을 느낀다. 또 세영이 잠자리에 들기에 아직은 시간도 너무 이르다.

그런데 정수는 아직도 소파에 앉아서 TV를 보고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핑계거리는 이미 생겼다. 순간 세영의 기분이 짜릿해진다.

소파와 TV는 바로 세영의 벙문 앞에 있고, 정수는 바로 그 소파에 있다. 그 소파는 창 쪽으로 볼록 튀어나간 부분에 있기 때문에 방에서는 잘 보이지도 않는다. 지금 마치 정수가 세영을 유혹해서 불러내는 것 같다.

세영은 그의 옆에 있고싶다. 그가 앉아있는 옆자리에 나란히 앉아서 같이 와인도 마시면서 TV 를 보는 것도 참 좋을 것 같다. 그의 옆에서 그를 유혹하고 싶다. 

그런데 경애가 보면 혹시 뭐라고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어쨌든, 경아가 뭐라고 생각하든 세영은 그에게 나가기로 마음을 먹고 문을 나섰다. 기다란 거실 저 건너편에 있는 방에서는 덥다면서 방문을 열어 놓은 채로 경애가 자고 있을 것이다. 분위기를 살핀 세영은 그에게로 갔다. 그는 드라마에 심취해있다.

"재미있는 거 하니?"

"시끄러워서 .. 주무시는데 제가 방해했죠?"

"아냐. .. 씻고 나니까 정신이 번쩍 드는걸.. 하하"

세영은 자기가 마시던 와인 잔을 들고 와서 정수 옆에 앉았다. 그런데 세영에게서 풍겨나는 향긋한 냄새 때문에 정수는 더 이상 TV 에 집중 할 수 없다. 

정수가 고개를 돌려서 세영을 본다. 세영의 눈은 TV 를 향하는 것이 아니라 탁자에 놓인 와인 잔을 향하고 있다. 세영이 지금 몸에 걸친 원피스는 그들의 첫날 밤에 입고있던 바로 그 원피스이다.

정수가 손을 뻗어서 세영의 손을 꼬옥 잡아온다. 세영에게 작은 흥분이 일어난다. 그가 잡았던 손을 놓고 세영의 허리로 팔을 둘러온다. 세영의 몸이 짜릿하다. 세영이 등을 약간 세워서 그를 돕는다. 허리에서 그의 손으로부터 느껴지는 자극 때문에 이제는 작은 흥분이 점점 커진다. 그가 세영의 허리를 당겨간다. 세영이 몸을 그에게로 기댄다.

세영도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본다. 남녀의 불그레한 두 얼굴이 마주하고있다. 세영이 손을 들어  그의 얼굴과 목을 더듬으며 쓰다듬는다. 그런데 세영의 입에서 얼떨결에 생각지 않았던 말이 튀어나온다. 

"TV 안봐?"

"안볼래요."

세영도 이 자리로 오기는 햇으나 TV 때문에 온 곳이 아니었다. 세영이 왔는데도 정수가 TV 를 보고잇을 리가 없지. 그런데 왜 공연히 ㄱ드런 쓸데없는 말을 했을까? 세영은 후회했다.

허리를 감고 있는 그의 팔에 힘이 들어가면서 세영의 몸이 힘없이 그에게로 당겨간다. 세영이 두 팔을 그의 목에 건다. 등을 세워서 젖가슴을 치켜든다. 

세영이 자리에서 일어선다. 그도 따라서 일어선다. 두 몸이 서로의 몸을 당긴다. 그의 가슴에 세영의 젖가슴이 짓눌려서 뭉클거린다. 그의 단단해진 큼직한 페니스가 세영의 아랫배에 와서 찔러댄다. 이제는 세영의 음부가 촉촉해온다.  또다시 세영의 입에서 필요없는 소리가 나온다.

"하아~ 씻고 나서 브라를 깜빡 했네"

그가 피식 웃으며 아예 대꾸를 하지 않는다. 괜히 쓸데없이 말을 해버린 것 같다. 누구도 세영의 브라에 대해서 말하지 않았는데. 이 말을 하고 보니까, 나 브라 안했으니까 손 놓고 만져달라고 말해버린 격이 되고 만 것이다. 갑자기 세영이 부끄러움 때문에 고개를 숙인다.

그의 손 하나가 세영의 원피스 위에서 젖가슴을 꽈악 움켜쥔다. 가슴이 뻐근해온다. 허전했던 가슴에 갑자기 시원한 느낌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그런데 자꾸만 경애가 신경쓰여 미치겠다. 동화의 신기루처럼 갑자기 경애가 튀어나올 것만 같다.

그런데 그의 다른 손이 아래로 내려오더니 세영의 엉덩이를 움켜쥔다. 그제야 세영이 팬티도 입지않았음이 생각난다. 이번에는 세영이 스스로 입 단속을 해서 그 말을 하지 않게 한다. 그러나 소용없다. 그의 손은 이미 원피스를 들추고 안으로 들어와버렸다. 세영은 답답한 마음에서 한숨만 토해낸다.

"하아~ 하아아아~ "

그의 손이 맨살의 허벅지와 엉덩이를 자꾸만 주무른다. 그의 손길로부터 세영의 맨살이 느끼는 짜릿한 감촉이 마치 동굴 속에서 찔러대는 듯한 자극들로 변한다. 조개가 흥건해진다. 그의 허벅지에 조개를 대고 비벼본다. 허전한 젖가슴과 허전한 조개는 그를 필요로 한다. 그의 몸에 대고 짓누르면서 비벼대면 그 허전함이 약간 사그러든다. 당장에라도 그가 빨고 쑤셔주었으면 시원할 것 같다. 온 몸이 활활 타오르는 것 처럼 성욕이 치솟아 오르는 것 같다.

벌써 그의 육봉을 받아들이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일어난다. 아직 그의 육봉이 동굴로 들어오지 않았는데도 마치 들어와 있는 것처럼 엉덩이에 힘을 주어 조이는 것처럼 해본다. 그 바람에 조개는 또 물을 왈칵 쏟는다. 이제는 아예 허벅지로 흘러내린다. 참으로 당황스럽다.

"하아~ 어떻해~"

세영의 내는 신음 소리와 말 소리가 좀 컸다. 아마도 경애가 들었을 것 같다. 경애가 듣고 있다고 생각을 하니까 세영의 조개가 또 움찔움찔한다. 또 더운 물을 토해낸다. 오늘은 조개에서 물이 엄청 많이 나오는 것 같다.

허리를 감고 있던 그의 손이 등을 쓰다듬는다. 그의 목을 감은 세영의 팔에 힘이 더 들어가고, 젖가슴을 더 세게 짓누른다. 세영의 귀에 그의 가슴 속에서 심장이 쿵쾅거리는 울림이 들린다. 아마도 세영의 심장이 요란하게 쿵쿵대는 소리가 그에게도 들릴 것 같다.  

힘겨운 머리를 그의 어깨에 기대고, 그의 목에 더운 숨결을 쏟아붓는다. 이 남자 진짜 나쁘다. 아직도 빨아줄 생각을 안한다. 이렇게 서서 젖가슴이나 조개는 몰라도 입술은 빨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지금 당장 입 안이 타면서 쩍쩍 갈라지는 데 도대체 어쩌라고? 

세영은 더 이상 참으면서 기다리지는 못한다. 그의 입술을 당겨다가 게걸스럽게 빨아댄다. 아래에서는 그의 손 두개가 한꺼번에 원피스 안으로 들어온다. 엉덩이가 뻐근해질만큼 움켜쥐면서 주무른다. 그런데 조개가 또 시큰거리면서 자꾸 움질거린다. 또 토해낸다. 흘러내리는 곳의 허벅지가 뜨겁다. 더 이상은 안되겠다.

"하아~ .. 침대로 가"

마치 그에게 앙탈을 부리듯이 엉덩이를 흔든다. 그가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들은 경애가 있는 방 쪽을 바라본다. 그런데 방문이 닫겨있다. 아까 세영이 보았을 때에 그 방문은 분명  열려 있었다. 세영과 정수는 기겁을 하고 놀란다.

잔뜩 겁을 먹어서 당혹스러워 하는 세영이 놀랜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침실로 들어가버렸다. 정수는 세영의 반대 방향으로 가서, 경애의 방문을 열고 방 안으로 들어섰다. 경애가 방문을 잠그지 않은 것은 다행이었다. 

방안은 어두웠지만, 창문으로 들어오는 달빛 때문에 방 안은 그리 어둡지 않았다. 또 희미하게나마 거실에도 불이 켜있다. 그는 침대에서 코고는 소리까지 내면서 자고 있는 누나를 희미하게나마 볼 수 있었지만, 누나를 깨워서 뭐라고 말을 시킬 만큼의 용기는 없었다. 그는 재빨리 경애의 방을 나섰다.

그가 세영의 방으로 갔을 때 세영은 침대에 엎드려서 벼개에 얼굴을 파묻고 있었다.

"경애 누나는 코까지 골면서 자요."

정수는 이 말을 남기고 부리나케 옆에 있는 욕실로 향했다. 그렇지만 세영의 직감으로 그것은 아무래도 경애가 연기하는 것 같다. 아직도 두근거리는 심장소리가 세영의 두 귀를 가득 채운다. 심장이 부지런히 내뿜는 피는 전부 머리로 쏠려올라오는 것 같다. 머리가 터지든지, 심장이 터지든지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다. 세영은 주방으로 가서 시원한 물을 마셔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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