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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28 2. 뒷구멍으로 호박씨 까기 (28/109)

00028  2. 뒷구멍으로 호박씨 까기  =========================================================================

                                    

  2. 뒷구멍으로 호박씨 까기 15화 

 “누구세요?”

 이 시간에 찾아 올 사람이 없다는 생각으로 등 뒤에 지퍼를 절반쯤 내리다 말고 문 앞으로 갔다.

 “접니다.”

 김현세다. 김현세의 탁한 음성이 문을 뚫고 들려 오는 순간 현숙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뒷걸음을 쳤다. 

여기가 어디라고 찾아오는 거지…….

엄청난 죄를 지은 사람처럼 가슴이 덜렁거리는 것 같아서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고 도망 갈 곳이 없는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다른 뜻은 없고 이것을 전해 주려고 왔습니다. 이웃들의 시선도 있을 테니 빨리 문을 열어 주시죠.”

 김현세의 목소리 작았으나 침착했다. 현숙은 면으로 된 헐렁한 원피스의 지퍼를 반쯤 내린 상태다. 어깨 깃 이 벌어진 탓에 브래지어 끈이 그대로 노출되었다는 것을 잊어버리고 얼른 문을 열어 주었다. 김현세의 말대로 다른 사람, 즉 이웃들의 시선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오늘 승혜 생일이라고 해서.”

 문안으로 들어선 김현세의 손에는 두 개의 꽃다발이 들려 있었다. 장미꽃과, 프리지어며 튤립 등이 어우러진 다발과, 다른 손에는 새빨간 장미꽃이 셀로판 용지에 쌓여 있었다.

 “고……고마워요.”

 현숙은 김현세의 얼굴을 똑바로 보지 못했다. 금방이라도 그가 와락 껴 않을 것 같은 두려움 때문이었다. 그때였다. 누군가 계단을 올라오는 소리가 들렸다. 김현세는 얼른 문을 닫고 안으로 들어왔다. 현숙은 자기도 모르게 한 걸음 뒤로 물러서며 김현세를 바라보았다.

 “장미꽃은 제가 현숙씨에게 드리는 겁니다. 그런데 왜,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까?”

 김현세가 어쩔 줄 몰라 하고 서 있는 현숙에게 탁한 음성으로 물으며 한 걸음 앞으로 나왔다.

 “저……전화를 했었어요?”

 현숙은 이 기막힌 예감에 몸을 후두두 떨면서 떨리는 목소리로 간신히 물었다.

 “그 동안 제가 얼마나 괴로운 나날을 보냈는 줄 아십니까?”

 “그러지 마세요. 저 때문에 괴로워 하셨다면 제가 용서를 빌겠어요.”

 현숙은 붉게 충혈 된 김현세의 말을 듣는 순간 멈칫 하며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무언가 간절한 갈망에 떨고 있는 듯한 표정이었다. 얼굴도 많이 야의어 보였다. 

이 사람이 얼마나 마음 고생을 심하게 했으면…….

단 한번 뿐이지만 김현세와 침을 섞으며 애무를 했다. 그의 심벌을 애무하고, 정액이 입술에 튀기기도 하고, 그의 손가락이 꽃잎 안으로 들어오기도 했다. 피를 나누지 않았을 뿐이지 정신과 몸이 하나가 되어 섹스를 했었다는 생각이 들면서 가슴이 아팠다.

“승혜 엄마 있어?”

밖에서 조용히 노크를 하며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웃에 사는 기호 엄마다. 기호가 유치원을 승혜하고 같이 다녀서 한 때는 친하게 지내던 사이다. 현숙은 자신도 모르게 김현세의 입을 손바닥으로 막으며, 얼굴 표정으로 쉿! 이라고 말했다.

“없나 보네. 친정에서 산나물을 좀 보내와서 나눠 주려고 했더니……”

기호 엄마가 뒤로 돌아서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어서 계단을 내려가는 인기척이 들렸다. 현숙은 너무 떨려서 김현세의 입을 막고 있다는 것을 느낄 겨를이 없었다.

“혀, 현숙씨 제가 요즘 얼마나 고통스럽게 살고 있는지 아십니까?”

김현세가 와락 껴안으며 속삭였다. 현숙은 재빠르게 그의 품에서 벗어나며 뒤늦게 원피스 자락을 치켜 올렸다. 뒷걸음을 치며 연민섞인 시선으로 김현세를 바라봤다.

죄송해요. 여기선 절대 안 돼요.

모든 것은 내 잘못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날 김현세가 아무리 원해도 몸을 열어줘서는 안됐다. 쉽게 몸을 열어 주었기 때문에 아내가 없지만 어린 딸을 데리고 그래도 행복하게 살던 김현세가 고통스럽게 세월을 보냈다는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팠다.

 “아닙니다. 모든 잘못은 제게 있습니다. 사과를 하려고 그 동안 기회를 엿 보았지만 차마 말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왜 그런지 아십니까?”

 “왜……왜요?”

 “현숙씨에게 사과를 하기 이전에 너무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깨 닫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제 마음을 이해하실 수 있습니까.”

김현세는 더 이상 현숙에게 다가가지 않았다. 고통과 고뇌로 일그러진 표정으로 차마 더 이상 할 수 없다는 얼굴로 바라봤다.

“우린 더 이상 만나면 안돼요. 꼭 만날 일이 있으면 보람이 아빠와, 승혜엄마로 만나야 돼요.”

“저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힘들어요. 밤에 잠을 잘 수가 없습니다. 

“아……안돼요. 우리 더 이상 만나면 안돼요.”

             

현숙은 한 남자자 자신 때문에 잠을 못잤다는 것이 너무 가슴이 아팠다. 자신은 그런데도 태연하게 남편과 섹스를 하고, 남편의 뒷바리지를 하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 너무 미안했다. 김현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칼끝이 되어 심장을 찌르는 것 같은 고통 속에 고개를 흔들었다.

 “하지만……”

 김현세가 말꼬리를 흐리며 현숙에게 다가갔다. 현숙은 김현세가 가까이 오면 안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입이 떨어지지 않아서 뒷걸음을 치며 고개만 흔들었다.

 “현숙씨 때문에 내가……”

 현숙이 뒷걸음치다 거실의 장식대에 부딪쳐 옆으로 허리를 비트는 순간이었다. 원피스의 벌어진 어깨깃 이 한쪽이 팔뚝으로 훌렁 벗겨져 내렸다. 순간 파란색의 브래지어 한쪽의 절반이 드러나고 말았다. 

 “얼마나 당신을 사랑하고 있었는지 압니까?”

 김현세는 현숙을 와락 껴 않았다. 한 손으로 머리를 잡고 키스를 하는 한편, 다른 한손으로는 브래지어 속으로 집어넣어서 말랑말랑하고 매끄럽고 통통한 젖가슴을 아프도록 움켜잡았다.

“아, 아퍼요.”

햔숙은 양손에는 꽃다발이 한 개 씩 들려져 있었고, 브래지어 한쪽이 겉으로 노출되었다.  김현세가 껴안는 순간 꽃다발을 떨어트리고 흘러내린 원피스를 치켜 올리려고 했다. 하지만 이미 김현세의 품안에 안겨 있는 상태다. 자신도 모르게 김현세의 등을 껴 않는 꼴이 되고 말았다.

 “제……제발!”

 김현세는 곧장 원피스의 어깨깃을 잡아 당겼다. 이어서 이미 절반 정도 지퍼가 열려 있던 헐렁한 원피스의 허리 아래로 미끄러져 내리며 반라가 되고 말았다. 그 틈을 이용해서 브래지어를 치켜 올린 김현세의 입술이 젖꼭지를 공략 해 왔다.

 “우리……마……말로 해요.”

 현숙은 김현세의 거친 입술이 젖꼭지를 정신없이 흡입하는 순간 더 이상의 말을 잃고 말았다. 김현세는 젖꼭지를 빠는 한편 다른 손으로 허리까지 내려 와 있던 원피스를 내렸다. 

 “아……아……으……음!”

 현숙은 원피스가 허벅지 밑으로 내려가는 것을 잡아야 된다고 생각했으나, 생각과 다르게 김현세의 목을 껴 않고 턱을 한껏 치켜 올린 체 이빨을 악물었다. 

이것이었던가. 김현세의 손은 마법사의 손과 같았다. 손끝이 스쳐 가는 곳마다 불꽃이 일어나는 듯한 전율이 튀어 나왔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현숙이 반항하기를 포기했다는 것을 눈치챈 김현세는 젖꼭지에 있던 입술을 어깨로 올렸다. 둥그스름한 어깨에 질퍽한 타액을 묻혀 가면서 목덜미로 옮겨갔다. 현숙이 목을 비틀며 신음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이러면!”

 현숙은 김현세의 단단한 심벌이 팬티를 짓누르는 것을 느끼며 그의 입술을 받았다. 불꽃이 이처럼 뜨거울까. 김현세의 입에서는 용암이 분출되고 있는 것 같아서 혀가 스쳐 가는 것마다 온 몸이 녹아드는 것 같았다.

 “아……안돼요.”

 현숙이 몸이 타오르는 듯한 전율에 떨며 헉헉거리고 있을 때였다. 김현세의 손이 불쑥 팬티 안으로 들어와서, 이미 젖어 가기 시작하는 꽃잎을 손바닥으로 덥석 움켜쥐었다.

 “여……여기선 안돼요.”

 현숙은 숨이 멎어 버리는 것 같았다. 남편 외는 어린 시절 엄마의 손길도 거부를 했던 꽃잎을 김현세가 잡고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꽃잎은 주인의 마음은 아랑곳없이 마구 젖어가기 시작했다. 본능을 제어하지 못하면서도 김현세의 손목을 덥석 움켜쥐고 고개를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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