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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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평범한 일요일 아침..
윤아는 따뜻한 햇살을 느끼며 자리에서 눈을 떴다
조용한 거실로 나와 보니 서현이 책을 읽고 있었다..
서현은 윤아를 슬쩍 보더니 방으로 들어갔고
윤아는 그런 서현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그때 방문을 열고나오며 장난스럽게 말하는 태연
"땅 꺼지겠다. 한숨그만쉬어.. 어린애가 얼마나 살았다고 벌써 한숨 질이야?"
웃으며 대답하는 윤아
"됐어.. 일요일인데 더 자지.."
"잘려구..목말라서 일어난 거야..근데 오늘 밥 당번 수연이 아니야?"
"그러게.. 평소에 일찍 일어나서 밥하는데 오늘 왜 이렇게 오래자지?
언니는 들어가서 더 자.. 내가 수연이 언니 깨울게"
"그래.."
방으로 다시 들어가는 태연
윤아는 그런 태연을 보며 제시카의 방으로 들어갔다
세상모르게 자고 있는 제시카.
윤아는 그런 제시카를 보며 한번 웃고 제시카를 흔들어 깨우기 시작했다
"언니~ 오늘 밥 해야지!! 일어나"
"아.. 더 잘 거야.. 깨우면 죽인다."
"언니가 밥 당번이잖아!!!"
이불을 머리위로 덮어쓰며 말하는 제시카
"오늘 내가 밥 안 해도 돼!!"
윤아는 무슨 소리하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무슨 소리야?"
"훠이~훠이~ 잘 거니까 저리가.. 그냥 기다리고 있으면 밥 먹을 수 있어?"
"무슨 소리야 대체!"
그때 울리는 현관벨소리
딩동~
"응? 누구지??.. 주현이가 나가겠지 뭐.. 수연언니!! 일어나라니까!!"
신경질적으로 다시 울리는 현관벨소리
딩동~! 딩동~!
그러자 짜증 가득한 얼굴의 서현이 자기의 방에서 나오며 소리쳤다
"내가 언제까지 이런 잔심부름해야 돼?! 진짜 짜증나게.. 일요일 아침부터 뭐야"
투덜거리며 인터폰을 확인하는 서현
"뭐야.. 헉..어..언니.."
인터폰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하는 서현
제시카의 방을 나서던 윤아가 그런 서현을 보고 다가가며 말했다
"뭐 길래 그렇게 놀래? 팬이 선물이라도 줬............."
인터폰을 보고 말문을 열지 못하는 윤아
그러자 짜증가득 담긴 외침과 함께 들리는 문 차는 소리
쾅!! 쾅!!
"태발아~ 밥먹자아아아아아아아!!!!!!!!"
난 조심스럽게 소녀들의 집 앞에 섰다..
모처럼 밥을 차리고 소녀들을 부르자니 걱정이 앞섰다
혹시나 나를 미워하진 않을까.. 왜 왔냐고 그러진 않을까.. 잊은 건 아닐까..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더 한 생각이 들었다
'자고 있으면?... 아님 벌써 밥을 먹고 있으면?.......에이씨'
난 습관처럼 현관문을 차려다 움찔하며 멈췄다
'후우.. 오랜만이고.. 아무 말 없이 온 거니까 현관문 차면 혼나겠지? 난 혼나는 거 싫어하니까'
난 조심스럽게 현관 벨을 눌렀다
딩동~
경쾌한 소리와 함께 들려오는 무답.. 정적.. 걱정들
'아씹.. 자고 있는 거면? 나갔으면? 그래 행사 뛰러 갔을 수도 있잖아..'
그래도 혹시나 하고 벨을 두 번 연달아 연타했다
딩동~! 딩동~!
그래도 묵묵부답인 소녀들의 집..
나 아예 소녀들이 집에 없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없으니까 벨을 두 번이나 눌렀는데..아니 총 3번인가? 아무튼.. 흠흠..
난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소녀들의 현관문을 힘껏 차며 소리쳤다
쾅!! 쾅!!
"태발아~ 밥먹자아아아아아아아!!!!!!!!"
태연은 방에 누워 잠을 청하려다 익숙한 목소리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앉았다
"산인가?.... 또 환청이야?"
그 순간 현관문 열리는 소리와 함께 들리는 서현의 목소리
"오빠!!!!!!"
이어서 들리는 윤산의 목소리
"아악!! 서현아.. 오빠 발 밟지 마!!!"
태연은 재빨리 방밖으로 나갔다
속속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는 멤버들을 뒤로하고 현관으로 달려가자
태연의 눈앞에 보이는 익숙한 얼굴.. 그리워했던 얼굴.. 꿈에서, 사진으로만 봤던 얼굴
1년 전과 하나도 변한 게 없는 얼굴.. 호일 펌.. 오렌지브라운색의 머리..
차가운 듯한 눈빛 속에 보이는 따스함.. 나만 아껴줄 것 같은 남자.. 길들이고 싶은 나쁜 남자..
그토록 애타게 찾던.. 그렇게 그리던 남자..윤산이였다
문을 발로 찬 후 혼자 뿌듯하게 웃고 있는데 갑자기 문이 확 열리며
뛰쳐나오는 서현이.. 전보다 조금 더 큰 키.. 더 성숙해 보이는 머리스타일..
'예뻐졌구나. 오빠가 기분이 좋다.. 넌 잘 지낸 것처럼 보여서....
근데 나 방금 태발이라고 했지?? 남자있는 여자한테 뭐한 거냐.. 멍청한 놈..'
"오빠!!!!!!!"
나에게 안기는 서현.. 난 두 팔을 벌려 안아주려 했는데..
나의 깁스한 발을 상당히 아프게 꾸욱 밟는 서현이..
"아악!! 서현아.. 오빠 발 밟지 마!!!"
깜짝 놀라 나에게서 떨어지는 서현이
"미..미안! 어쩌다가 다친 거야?"
서현이가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사과를 했지만 난 성의 있게 대답 할 수 없었다.
얼굴이 많이 야위어 보이는 태연.. 두 눈 가득 나를 쳐다보는 모습에 난 태연의 눈을 피했다
"오빠! 어쩌다 다친 거냐니까"
"어? 어.. 그냥 운동하다가.. 가서 밥 먹자.. 아직 안 먹었지?"
그때 나의 옆을 휙 하고 지나가는 제시카..
"왜 이렇게 밥을 늦게 차리냐~ 배고파 돌아가실 뻔했네."
시니컬하게 말하며 내 집으로 들어가는 제시카를 보며 난 아직 머뭇거리고 있는 소녀들에게 말했다
"자자~ 가서 먹자니까 내 얼굴에 뭐 묻었어? 왜 계속 내 얼굴만 봐?"
난 소녀들의 집으로 밀어 넣었다.. 집으로 들어온 소녀들은 너무 오랜만이라 어색한지 아무 말 없이 식탁에 앉았다
정말 조용히 식사를 하는 소녀들.. 난 답답해지기 시작했다
"니네 싸웠냐? 왜 이렇게 말이 없어?"
"........."
묵묵부답인 소녀들.. 그래도 착한 서현이가 나에게 말을 해주었다
"그..그냥 오랜만에 오빠 보니까 어색해서 그런 거 같아.."
"좀 오랜만이긴 하지? 근데 너희도 사람이 없으면 집 청소도 좀 해주고 해야지!
나 어제 먼지 닦다가 기절할 뻔했어!! 청소만 5시간 한 것 같다!!"
조용히 밥 먹던 효연이 나에게 소리쳤다
"야! 너 갑자기 왜 우리한테 반말이야?"
'아.... 그런가요?? 제가..깜빡했네요.. 그래도 이왕 반말한 거 계속하겠습니다.'
"내 맘!! 아침마다 밥해주는데 반말 정도는 해야지"
그러자 옆에서 발끈하는 써니
"이게~ 오랜만이라 봐주려고 했더니!! 이리와"
나에게 달려드는 써니
'이봐 이봐.. 민소매를 입고 그렇게 달리면 덜렁거리잖아..'
난 써니를 가볍게 뒤에 있는 소파로 제껴버리고 담배를 흔들며 밖으로 나갔다
"난 식후 연초 하러 나간다~ 다 먹고 싱크대에 담가!"
오랜만에 아파트 복도에 나가니 구석에 깔끔하게 놓여있는 새 재떨이..
'오오~ 제시카!! 나 기다린 거임?? 모처럼 와서 밥 해준 보람을 느끼네.'
창문에 머리를 내밀고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때 현관물이 열리고 달칵달칵하는 라이터 소리와 함께 계단을 오르는 발소리..
'제시카구나! 재떨이 고맙다고 말해야지'
난 활짝 웃으며 뒤를 돌아 제시카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제시카! 고마.................. 서..서현아.. 너 왜 담배를??"
상당히 익숙해 보이는 포즈로 담배를 피우는 서현이
"언제부터 핀 거야?"
"오빠가고 나서 바로"
심지어 창문 밖으로 도넛츠를 만들어 날리는 서현
"쿨럭.. 왜 핀 거야?"
"나도 이제 성인인데.."
"아니.. 담배피면 죽는다고 니가 말했잖아! 잠시.. 나 상황정리가 안 되고 있어.."
그때 현관문이 열리며 나오는 제시카
'그래!! 제시카 우리 함께 담배를 피며 이 상황에 대해 토의를 하자구나'
그런데 깔끔하게 자기 집으로 들어가려는 제시카
난 당황하며 제시카를 불렀다
"제시카!"
"????"
대답도 안하고 왜 부르냐는 표정을 짓는 제시카
"너 이제 담배 안 펴?"
"응"
"왜???"
"오래 살아야지"
"쿨럭!!!!!! 너 제정신이야??"
"이씨!! 반말하지마라!! 그리고 나 제정신이거든~ 오래 사는 게 뭐 나쁜 거라고..쯧쯧 너도 이제 끊어라"
집으로 들어가는 제시카
난 졸지에 서현과 단둘이 맞담의 시간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난 이 시간이 너무 부담이 되어 다가왔다.. 무슨 말을 해야 될 지도 모르겠고..
서현이가 담배 피게 된 일이 왠지 다 내 탓인 것만 같았다..
담배 한 개비가 타들어가는 1분이라는 시간이 10년 같은 기분으로 담배를 피운 후
조심스럽게 재떨이에 꽁초를 던져 넣고 이제 살았다는 해방감으로 서현이에게 말을 했다
"오빠 먼저 들어갈게.. 천천히.. 컥!!"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나에게 안겨버리는 서현
"나쁜 오빠! 누구 기다릴 때 담배피면 금방 온다며!! 그게 1년이나 걸렸어!! 으앙"
난 당황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말을 더듬었다
"그.. 그게 음.. 아니 울지 말고 일..일단..이..이걸 놓고"
"싫어!! 나 다시는 오빠 안 놔줄 거야.. 아무에게 뺏기지 않을 거야.."
그때 현관문이 열리고 밖으로 나오는 태연
계단에서 서현과 내가 안고 있는 모습을 보며 흠칫하더니 눈물이 그렁그렁하게 맺힌 눈으로 입을 열었다
"저.. 나..난 아무것도 못 본거니까.. 흑흑"
'하아.. 서울에 오자말자 이렇게 꼬이냐.. 내 인생도 참 기구하다..'
"서현아 일단 이거 놓고.. 오빠가 뭐 하나 물어봐도 되지?"
똘망똘망한 눈을 크게 뜨고 고개를 끄덕이는 서현
"그래.. 저"
내가 입을 열자마자 손가락을 두개 치켜들며 귀엽게 말하는 서현
"두개 물어도 돼....."
'젠장.. 귀엽다.. 이런 애가 왜 담배를... 하아.. 다 내 탓인가?'
"그..그래.. 흠흠 정말 태연이랑 붐씨랑 사귀는 거야?"
잠시.. 정말 잠시.. 아주 약간 고민하는 서현
그리고 흔들리는 눈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 있었지만 소녀시대 멤버에게 직접 확인을 받으니 더욱 더 아련하게 짠해져오는 가슴
"그..그렇구나.. 그래 고마워"
난 서현을 살며시 밀어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윤산!! 너 자격 없잖아.. 행복해지라고 떠난 건데
지금 행복하다잖아 끼어들지 말자 그냥 옆에서 지켜만 보는 거야..'
애써 웃음을 짓고 거실에서 빈둥거리는 소녀들에게 다가갔다
"뭐해?"
써니가 누워서 대답했다
"오랜만에 윤산 TV로 티비시청"
"윤산TV랑 소녀시대TV랑 뭐 달라?"
"아니"
"근데 왜 우리 집에서 TV봐?"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 써니
"집까지 갈려면 귀찮잖아.. 소화시키고 갈 거야"
난 찬찬히 써니의 자태를 살폈다
'뭐냐.. 이건.. 쩝.. 응?"
"어? 유리는? 왜 없지?"
잠시 움찔하며 정적이 흐르는 소녀들..
"어디 있어?"
"그게.."
쉽게 입을 열지 못하는 써니
그러자 옆에 있던 수영이 말했다
"어.. 어제 집에 안 들어왔어"
'이건 또 무슨 개소리란 말인가? 무슨 연예인이 그것도 아이돌이 외박을...'
"하핫.. 외박을 했단 말이네?"
"그..그렇지.."
"왜 했다는데? 춤 연습? 엄마가 편찮으셔서?"
"남..남자친구랑.."
내 머릿속에 벼락이 내리쳤다..
이건 또 무슨 개 같은 경우란 말인가 태연이 남자친구 있으니 나에겐 유리가 있다고 나름 위안을 했는데
갑자기 우리의 율느께서 남자친구라니..
"남자친구?"
"으응.. 남자친구.. 너 부산가고 나서 좀 변한 게 많아.."
아아~ 그때 윤아가 변한 게 많다는 뜻이 이제야 이해가 되었다..
슬쩍 윤아를 보니 TV를 보며 기분 좋게 웃고 있는 윤아..
TV프로그램이 웃긴 건지.. 아니면 그저 기분이 좋은 건지.. 그렇게 생각되자 그저 입가에 헛웃음이 흘렀다
'윤산 너도 웃긴다.. 방금까지 행복을 빌어주자고 했으면서..
여기서 유리랑 다시 만나면 태연이 기분이 어떻겠냐.. 아니..
그걸 노리고 유리를 찾은 건가?.. 참~ 인간 덜 됐다 윤산.. 실망스럽네..후훗..'
"남자친구 누군데??"
"그..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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