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교주 4부. 추종자들
악마의 교주 4부. 추종자들.
땡 땡 땡........땡......
구식괘종시계의 종이 열두번 울렸다.
-제발 살려주세요....아저씨 ...제발..
소녀들은 떨고 있었다. 어깨를 들썩이며 울고 있는 소녀도 있었다.
-이런 씨발년들아. 누가 죽이기라도 한대?
흰 망토 비슷한 것을 뒤로 두른 사내 4명이 고등학생 쯤 되는 소녀 5명을 지하실에 몰아 넣고 윽박지르고 있었다.
그 중 제일 연장자일 듯한 사내가 소녀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야 이년들아 우린 너희를 구원해 주려고 그러는거야 알았어?
-아저씨..제발....저희 를 보내 주세요...아악!!!!1
주먹이 말을 꺼내던 소녀의 머리로 날아왔다.
소녀는 머리 옆을 맞고 그대로 엎어졌다.
다른 소녀들은 더욱 흐느끼기 시작했다.
-안되겠구만. 얘들아 의식을 시작하자.
다른 사내들이 급하게 움직였다.
소녀들은 울고 불고 난리였지만 사내들의 위협과 완력 앞에 옷들이 모두 벗겨져 나갔다.
사내들은 5명의 소녀들을 모두 벗기고 나서 커다란 흰 천을 몸에 둘러 입혔다.
그리고는 소녀들을 지하실 안쪽의 제단 같은 곳에 일렬로 눕혔다.
주위는 수백개는 됨직한 촛불들이 둘러싸고 어두운 지하실을 밝히고 있었다.
소녀들은 사내들이 먹인 음료의 약기운 탓으로 점차 조용해졌다.
그들 중 연장자인 사내가 두루마리 문서 같은 걸 꺼내어 들었다.
-우마흐 샤흐 아말라 마하라.......
조용하던 소녀들이 끔틀거리기 시작했다.
다른 사내 한명이 양쪽에 손잡이가 달린 금동제 술잔을 들고 제단 앞으로 와서 소녀들의 몸위에 조금씩 부어댔다.
그러자 잔에서 떨어진 액체가 그녀들을 둘러싼 흰 천을 적시며 그녀들의 몸을 핑크빛으로 드러내게 했다.
핑그빛 액체는 포도주 비슷한 술 종류인듯 하다.
소녀들은 신들린듯 하나같이 몸을 비비 꼬며 신음 소리를 내고 있었다.
-아으...아......
신음소리와 함께 온몸을 비틀고 있는 다섯 소녀들의 드러난 육체는 가관이었다.
맨 뒤 사내의 목구멍에서 마른침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아아.....아아....
소녀들의 신음소리는 더욱더 커졌고 몸의 율동도 더욱 고혹적으로 변해 갔다.
맨 앞에 선 사내의 주문이 모두 끝나자 그가 두루마리를 건네어 준 후 합장 자세를 취하더니 허공을 향해 두 팔을 활짝 벌렸다.
-영원에서부터 영원까지 불쌍한 인간의 영혼과 육체를 구원하기 위하여 다시 재림하실 우리의 제왕 히달랴 신이시여 당신께서 인간의 몸으로 모든 핍박을 물리치시고 다시 오기로 약속한 그 날이 가까워졌음에 여기 제물을 바칩니다. 우리의 정성을 받아 주시어 부디 이 땅에 영원한 구원을 이루소서. 육신의 최고 경지에 이르게 하시어 우리의 영혼이 이 땅에서 영원히 살도록 해 주십시오.
사내는 엄숙한 표정으로 기원을 하였다.
언뜻 그의 기원은 기독교 교리가 담겨 있는듯 하다.
그러면서도 땅위의 영생과 육신의 경지를 강조하고 있다는 것은 기독교 기본 교리와는 또 틀리다.
그가 읽던 주문은 <신백백교>교주 강도령이 전해준 강림의식 기도문이다.
강도령은 이전의 백백교의 부활을 부르짖었지만 그것과는 사뭇 다른 교리를 폈다.
예수를 흉내내어 이전의 백백교 율법의 많은 부분을 자신에 맞게 수정한 후 자신은 그 율법을 완성하러 왔다고 하였다.
어찌됐건 강도령은 백백교를 끌어다 자신의 종교적 입지를 세웠으며 현대적인 시대 상황에 맞추어 그 가지들을 개정하여 혼란스런 세기말이 가까울 무렵 자신의 신앙공동체 안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했다.
그는 기독교 교리를 아전인수로 해석한 자신만의 성전을 영생총서라 부르고 잡다한 다른 종교의 맥들을 끌어다가 다시 교리사생이란 이름으로 본 영생총서를 이론적으로 지원하도록 했다. 교리사생은 이론과 논리에 집착하는 지식층들을 겨냥한 일종의 해설서이다. 다시말하면 인류보편성을 표방한 범종교적 이론이다.
순식간에 신백백교는 대학생층과 지식층부터 먹어들어 가더니 약 12만여명의 신자를 확보할 정도로 성장했다.
그러나 신백백교는 전형적인 사이비종교의 성격을 벗어나지 못하였다.
의식으로 자행된 심각한 반인륜적 행위들이 이루어졌고 알게 모르게 자신의 친위대를 이용하여 살해한 신자의 수가 수백명은 되었다.
주교 강도령이 사형되고도 한동안 피해사례가 계속 보고 되었는데 정확한 피해자수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대략 367명 정도 되었다.
그러한 신백백교가 다시 부활을 꿈꾸고 있는 것이었다.
일반인들은 믿기 어렵겠지만 정말로 그럴것 같았다.
지금 이 사내들의 눈 앞에서 잠 들었던 소녀들이 꿈틀대며 제단위에서 관능의 몸짓을 하고 있지 않은가.
이해하기 어려운 어떤 이적 같은 사건이 일어나고 있는 중이었다.
-아으...아 아......
소녀들은 한참을 몸부림치다가 축 늘어졌다.
제단 뒤쪽에 있던 커다란 기름 솥의 불이 세차게 흔들거리다가 멈추었다.
맨 앞의 사내가 입을 열었다.
-이제 곧 우리의 세상이 다시 열린다.
뒤의 사내들이 허공으로 동시에 팔을 올린후 잠시 후에 내렸다.
사내가 다시 말을 이었다.
-자...이제....젯밥이나 맛을 볼까?
그의 입술이 기분나쁘게 말려 올라갔다.
사내들은 눈에서 광기를 흘리며 늘어진 소녀들이 있는 제단으로 나아갔다.
실제 동물의 가죽으로 만든 듯한 두터운 털 카페트 위에 누워 있는 어린 소녀들은 사내들에 의해 그녀들을 덮었던 흰 천으로부터 분리되어 부끄러운 육체를 드러내놓게 되었다.
사내들이 벌거벗은 몸으로 달려들어 소녀들의 몸을 여기저기 유린해가기 시작할때 소녀들은 의식이 돌아왔다.
-헉..앗..안되요...아악. ...
소녀들은 몸부림치며 반항했다.
-이년들아 너희는 우리 신에게 몸바쳐 충성한 댓가로 영생을 얻게 될거다..
나중엔 노예처럼 우리에게 스스로 봉사할거다. 알았냐? 반항하지 말고 니년들 보지
나 헌납해라.
그러나 소녀들은 울며 불며 반항했다.
철썩..따귀 때리는 소리가 들렸다.
일경의 집.
지연이를 보내고 다시 세식구는 집으로 돌아왔다.
동우는 자기 방에 누워 있었다.
피곤하다며 일경과 소희는 일찍 방으로 들어갔다.
동우는 침대에 똑바로 누운 자세에서 천장을 뚫어지게 올려다보고 있었다.
아래층 거실의 빅토리아풍의 괘종시계로부터 밤 12시를 알리는 종소리가 이층 동우의 방에까지 울려왔다.
순간 동우의 눈이 파란 빛으로 발광하기 시작했다.
동우의 호흡이 가빠지면서 이마에는 힘살이 돋아났다.
-으으.......으......
동우의 다문 입에서 으르렁 거리는 소리가 새어 나왔다.
잠시 후 모든게 멈추더니 동우가 눈을 스르르 감고 숨을 깊이 들이켰다.
스스스스스.............. .....
푸른 빛을 띤 안개가 천정에서부터 소용돌이 치며 내려 오더니 동우의 입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동우의 가슴이 앞으로 불룩해지다가 다시 가라 앉았다.
동우가 다시 눈을 떴다.
미소가 입가에 흘렀다.
동우는 자신의 때가 가까이 온것을 직감했다.
-흐흐흐....이제 다시 시작이야.......내 시대가 오고 있어.......
4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