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오늘밤 단 한번 뿐이에요
퇴근길에 구성길은 버스정류장에서 재수생을 만났다. 말이 재수생이지 스물세 살의 청년이었다. 이름은 장동섭이었다.
"우리 한잔 합시다."
그가 가까운 포장마차로 동섭을 데리고 갔다. 그들은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2홉들이 소주 두 병을 비웠다.
"엊그제 일요일에 아리따운 여자 손님이 오신 것 같은데요."
문득 손님 온 일이 떠올라 물었다. 구질구질한 산동네에 한 떨기 장미꽃 같은 여인이었다. 미니스커트에 유난히 긴 다리가 눈에 선했다.
"그 애 말이군요. 동생이에요."
"난 또……."
그가 말끝을 흐렸다.
"난 애인인 줄 알았어요. 오랫동안 방 안에 있어서……."
여자는 훤칠한 키에 쭉 빠진 몸매였다. 동섭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그 애와 난 두 살 차이예요. 지금 스물한 살이고 대학 2학년이에요."
"그럼 동섭씨도 대학에 다니면 4학년이겠군요."
"그런 셈이지요."
동섭이 말했다.
"내가 이야기 하나 할까요?"
동섭이 불쑥 말했다.
"해보세요. 재미있는 이야기로."
그가 말했다.
"우리 강원도 고향 동네에 수재가 하나 살았어요. 초등학교도 전체 1등이고 중학교도 전체 1등이고, 정미소를 하는 그 애 아버지는 아들을 판검사로 만들기 위해 서울로 유학을 보냈어요. 그리고 딸애도 전학을 보냈어요."
"딸애는 왜?"
"오빠가 자취를 하니까 도와주라고 한 거지요. 그 애는 아버지 소원대로 서울에서도 공부를 잘 했어요. 그런데 2학년으로 막 진급했을 때였어요."
"무슨 일이 있었어요?"
구성길이 물었다.
"비록 남매지만 한방에서 자다보니까 일이 벌어진 거예요."
"어떻게……."
그가 물었다.
그날이 여동생 생일이었다. 오빠가 인근 슈퍼에서 소주 한 병과 과자 등을 사가지고 왔다.
그들은 생일파티 끝에 소주를 마셨다.
"너 술 잘 하는구나. 한 병 더 사 오마."
오빠가 소주 한 병을 더 사왔다. 그게 탈이었다. 그들은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술병을 비웠다. 얼큰히 술이 취한 것이다.
"너 몇 살이지?"
그가 그녀 곁으로 다가 앉으며 물었다.
"오빠보다 두 살 아래야. 열여섯."
"난 네가 오늘밤처럼 예뻐 보인 적은 처음이다."
그가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유방도 크구나."
그가 그녀의 젖가슴을 더듬었다.
그날 밤 그들은 몸을 섞었다.
그런데 이튿날 오빠는 죄책감에 견딜 수가 없었다. 그러나 여동생은 그게 아니었다. 오빠 앞에서 성큼 옷도 갈아입고 더욱 발랄해진 것 같았다.
오빠는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불량 학생들과 어울렸다.
대학 시험을 보았다. 낙방이었다. 재수를 했다. 또 낙방이었다. 삼수 때 여동생과 함께 나란히 대학 시험을 보았다. 여동생은 보기 좋게 법대에 합격을 했고, 그는 또 낙방이었다.
"당신 이야기 같군요."
잠자코 이야기를 듣고 있던 구성길이 말했다. 그러나 동섭은 별 말이 없더니 한참 만에 입을 열었다.
"여동생이 대학에 들어가자 난 이곳으로 들어왔지요. 부모님과 연락도 끊고."
동섭이 말했다.
"이제 모든 건 끝났어. 넌 내 말대로 할 수밖에 없어."
상민이 불쑥 거실로 뛰어 들어와 말했다.
"아무것도 끝난 게 없어요. 착각이에요."
지연이 고개를 흔들었다.
"당장 당신이 살고 있는 이 집도 비워주어야 해. 가재도구는 차압 딱지가 붙고."
"누구 맘대로! 어림없는 소리."
그녀가 큰 소리를 쳤다.
이튿날이었다.
상민의 말대로 집주인이 찾아와 집을 비워 달라고 했다. 그리고 가재도구에는 차압딱지가 붙었다.
"상민씨 살려주세요."
지연은 상민의 집으로 달려가 애원을 했다.
"무슨 일이든지 시키는 대로 하겠어요. 제발 살려주세요."
"진작에 그렇게 나왔어야지."
상민이 입가에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당장 누더기 같은 옷을 벗고 목욕부터 해."
"알았어요."
그녀가 욕실로 들어갔다. 사방이 훤히 터진 욕실에서 그녀는 옷을 벗고 목욕을 했다.
"언제 보아도 지연이는 아름답단 말이야."
상민이 양주잔을 기울이며 그윽한 눈길로 목욕을 하는 지연을 바라보았다.
이윽고 목욕을 끝낸 지연이 두툼한 타월을 가슴 밑으로 두르고 상민 앞으로 성큼 걸어갔다.
"타월을 벗어!"
상민이 명령을 내렸다.
"벗으라니까!"
그녀가 망설이자 상민이 재차 명령을 내리며 채찍을 휘둘렀다.
"아악!"
지연이 비명소리를 지르며 잠이 깨었다. 소파에 앉아 있다가 깜빡 잠이 든 모양이었다.
'그런데 이게 무슨 꿈이란 말인가.'
얼마나 지났을까.
운전기사인 아현이 들어왔다.
"모처럼 회사에 다녀왔어요."
"잘했어요. 앉아요."
지연이 말했다.
"저 사모님."
"무슨 일 있어요?"
"최 상무님이……."
"……?"
"계획적으로 일을 꾸며 모든 주식을 최 상무님 앞으로 돌리고, 자연 회사도 최 상무님 손으로 넘어갔어요. 회사 간부들 모두 최 상무님 편이예요."
"결국 그렇게 될 줄 알았어요."
지연의 두 눈에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친구를 불면증 환자로 만들어 결국 교통사고를 당하게 했고, 성불구자가 되고 불구가 되게 만들었고, 친구 아내를 수십 차례 겁탈을 했고, 그것도 모자라 친구를 정신병자로 만든 그였다. 그런데 이제는 친구 회사를 독차지 하다니.
"난 아무것도 바라지 않아요. 단지 사장님이 제 정신이 돌아온다면 더 이상 바라지 않아요."
"……."
아현은 더 이상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최 상무는 경기도에 별장까지 사들였어요, 그리고 사모님을 아내로 맞아들이려고 공작을 하고 있어요…….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차현우씨를 모시고 오겠습니다."
구성길이 인사를 했다.
"고마워요. 지난번 면회 때 남편이 그러더군요. 구성길씨가 몹시 친절하게 대해 준다고요."
"별 말씀을."
"구성길 씨 아직 총각이지요?"
"네."
"내가 언제 좋은 사람 소개시켜 줄게요."
그녀가 아현을 생각하며 말했다.
"고맙습니다."
곧 그가 방을 나갔다.
지연은 조금 전에 담당의사인 조숙자를 만났다.
"차현우씨가 입원한 지 6개월입니다. 지금도 해피를 집에 서 키우고 있지요?"
"네."
"저하고 약속 하나 할까요. 그럼 차현우씨를 이번 주 안으로 퇴원시킬 수 있어요."
"무슨 약속인데요?"
"해피를 멀리 보내세요."
"해피를?"
그녀가 깜짝 놀라 물었다. 그녀의 분신과도 같은 해피를 멀리 보내라니.
"안되겠습니까?"
"……."
"그러지 않으면 차현우씨 병을 고칠 수 없어요."
조숙자가 말했다.
"그렇게 하겠어요. 해피와 결별을 하겠어요."
한참 만에 그녀가 결심한 듯이 말했다.
이윽고 구성길이 차현우를 데리고 왔다.
"여보, 고생하오."
차현우가 그녀를 알아보고 반색을 했다.
"고생은요. 의사 선생님이 이번 주 안으로 퇴원할 수 있대요."
"그 말이 정말이요?"
"네에."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었다.
"나 당신 가슴 만지고 싶은데 괜찮겠소?"
뜻밖에도 그가 말했다. 사고를 당한 후로 그는 아내의 몸을 손끝 하나 건드리지 않은 터였다.
"만지세요."
그녀가 가슴을 헤치고 말했다. 터질듯이 부풀어 오른 유방이 드러났다.
"오!"
그가 그녀의 유방을 처음 본다는 듯이 두 손으로 어루만졌다. 이쪽저쪽 유방을 만지던 그가 유두를 빨아대기 시작했다.
이윽고 그가 그녀를 안아다가 간이침대에 눕혔다. 그리고 아랫도리를 벗겨내었다. 하얀 팬티가 드러났다.
이번에는 그가 옷을 벗었다.
'이 양반이 어쩌려고.'
그녀는 가슴이 조마조마했다. 그는 발기가 되지 않은 성불구자였다.
"아니!"
뜻밖에 그의 페니스가 예전처럼 발기되어 있었다.
"구간호사 덕분이요. 당직 날 밤이면 찾아와 내 페니스를 애무해 주었소. 난 긴가민가했는데 그것이 살아난 거요."
"그 사람 정말 고맙군요."
그녀가 중얼거렸다.
곧 그가 그녀의 몸 위로 올라왔다.
"으음, 으음."
얼마만인가. 이렇게 정사를 나눈 지가. 그녀의 두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나도 꿈만 같소. 당신을 이렇게 안게 될 줄은 몰랐소."
그가 천천히 엉덩이를 굴렸다.
정말 환희였다. 남편의 그것이 되살아나다니. 지연은 춤이라도 추고 싶었다.
그녀는 해피를 아현의 친구 집에 맡겼다. 아현이 해피를 맡았으면 좋으련만 아파트에 살기 때문이었다.
"사장님 퇴원을 축하해요."
현우가 병원을 나오자 아현이 꽃다발을 들고 달려갔다.
"아현이, 고마워."
현우가 환하게 웃으며 그녀의 가슴을 더듬었다. 지연이 저만치 떨어져 있어 천만다행이었다.
"우리 아현이가 섹시해졌구나. 한번 하고 싶어."
"사모님이 들으면 어쩌려고……."
그녀가 소곤거렸다. 성불구자가 하고 싶다니. 그녀는 사장의 말을 농담으로 알아들었다.
그러나 현우가 예전 그대로 정상은 아니었다.
집에 돌아오자 방 안에만 있었다. 환한 밖으로 나가려고 하지 않았다. 그리고 사람 만나는 일을 꺼려했다. 지연은 안방으로 그녀의 짐을 옮겼다.
그는 해피에 대해 일절 말을 하지 않았다. 기억 속에서 잊은 지도 몰랐다.
그리고 지연이 방 안으로 들어가면 끌어안고 옷을 벗기었다.
"아직 대낮인데……."
"당신과 하고 싶소."
그가 그녀의 몸을 더듬었다. 그녀의 긴 목덜미를 애무했다.
"으음."
그녀가 신음소리를 토해냈다.
이번에는 그녀의 터질듯이 부풀어 오른 유방을 어루만졌다.
"당신 유방이 이렇게 큰 줄은 몰랐소."
"당신도 참……."
"나 이러는 거 싫소?"
"아니에요."
"그럼 됐소."
그가 그녀의 사타구니에 얼굴을 박았다.
"아흐, 아흐."
그녀가 두 다리를 비틀었다.
"미치겠어요."
"나도 그래요."
그가 헐떡이며 말했다.
"이거 좀 만져주겠소?"
그가 그의 페니스를 내밀었다.
"그걸 어떻게……."
그녀가 얼굴을 붉혔다. 한번도 남자의 페니스를 핥아본 적이 없었다.
"싫소?"
"그게 아니라……."
"한 번만 해주오."
"알았어요."
그녀가 그의 페니스를 입 안에 넣었다. 그녀는 그것을 핥아댔다. 괜찮았다.
"아아."
이번에는 그가 신음소리를 토해냈다. 그의 페니스가 점점 커졌다.
"됐어요."
그가 그녀의 몸 위로 올라왔다.
"병원에선 늘 축 늘어진 페니스를 잡고 살았소. 구성길이 늘 그렇게 시켰소. 그런데 어느 날부터 거짓말처럼 이것이 발기를 했소."
그가 헐떡이며 말했다.
"난 늘 당신 알몸을 떠올렸소. 그리고 페니스를 잡고 살았소."
그가 엉덩이를 굴렸다. 그에게는 오직 여자의 알몸뿐이었다. 그는 회사 같은 건 전혀 떠올리지 않았다. 지금이 어느 때인데…….
아현은 일찌감치 사장 집으로 출근을 했다. 거실에 지연이 보이지 않았다. 주방에도 보이지 않았다. 잠깐 어딜 간 모양이었다.
그녀는 노크를 하고 안방 문을 열었다.
"어서와."
사장이 반색을 했다.
"사모님은요."
"잠깐 이층에 갔나봐."
그가 말했다.
"아현이가 미니스커트를 입으니까 정말 섹시하군. 이리와 봐."
그가 침대 가에서 손짓을 했다. 늘 청바지를 입었는데 오늘은 모처럼 미니스커트를 입었다.
"네, 사장님."
그녀는 아무런 의심도 없이 침대가로 다가갔다.
"정말 보고 싶었어."
그가 그녀를 덥석 끌어안았다. 그리고 키스를 퍼부었다.
"저도 보고 싶었어요."
그녀가 말했다.
"유방이 크구나."
그가 그녀의 속옷 속으로 손을 밀어 넣었다. 그리고 유방을 주물러댔다.
"그만해요. 사모님 오시면……."
"겁이 많기는."
그가 그녀의 스커트 고리를 풀었다. 스커트가 발아래로 떨어졌다. 그리고 팬티를 벗기었다.
"사장님."
그녀가 겁에 질려 말했다.
"괜찮아."
그가 그녀를 덥석 안아 침대에 눕혔다.
그리고 그도 옷을 벗었다. 그의 페니스가 부풀어 올라 있었다.
"사장님."
그녀가 그의 페니스를 바라보았다. 늘 축 늘어져 있던 페니스가 살아나다니.
"어떻게 된 거예요, 사장님."
"언젠가 아현이 말했지. 기적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실은 말이야. 용인에 사는 여동생이 면회를 왔어. 그때 여동생이 내 페니스를 만져 주었어. 꿈속에서 내 페니스가 살아나더란 거야. 그래서 면회를 왔다는 거야."
"정말 기적이군요."
"그럼."
그가 그녀의 가랑이를 쩍 벌렸다. 그리고 그곳에 머리를 박았다.
"아흐, 아흐."
그녀가 신음소리를 토해냈다. 그가 계속 그곳을 핥아댔다.
"사장님 미치겠어요."
"알았어."
그가 페니스를 그녀 몸 속 깊숙이 밀어 넣었다.
"아!"
그녀가 신음소리를 토해냈다.
그가 계속 피스톤 운동을 했다. 정력이 몹시 강해진 것 같았다.
거의 반시간 만에 그가 떨어졌다. 그녀는 얼른 옷을 입었다. 그때서야 지연의 존재가 떠올랐다.
그녀는 후다닥 방을 나왔다.
지연이 언제 왔는지 식당에 앉아 있었다.
"사모님 용서하세요."
그녀가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었다.
"아니에요. 내가 미안해요. 미리 내가 귀띔을 하는 건데."
지연이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사장님 그것이 살아난 줄 몰랐어요. 정말 다행스런 일이예요."
"그런데 사장님이 시도 때도 없이 달려드니……."
"……."
"커피 한 잔 들어요."
"네. 사모님."
그녀가 탁자 앞에 앉았다.
비가 구질구질 내리는 오후였다. 소영이 불러 아현이 이층에 올라갔더니 소영이 뜻밖에도 양주를 따라 권했다.
"나 술 못 먹어요."
"왜 이러실까, 술 못 먹는 젊은 사람도 있어요?"
"그럼 딱 한 잔만……."
아현이 잔을 받았다. 그리고 한 잔이 두 잔 되고 석 잔이 되었다.
아현은 얼큰히 술기운이 올라왔다.
"아현씬 몇 살 때 남자와 자 봤어요?"
소영이 불쑥 물었다.
"열여섯 살 때였어요."
"누구와?"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아버지였어요. 잠이 들었는데 아버지가 팬티를 벗겼어요.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셨거든요."
"……."
"언니는요?"
그녀가 술기운에 물었다. 이쪽에서 대범하게 말을 하면 상대방도 비밀을 털어놓을 터였다.
"나야 뭐……."
그녀가 말끝을 흐렸다.
"술이나 한잔 더 주세요. 이렇게 비가 오는 날은 술이 먹고 싶네요."
아현이 말을 하기 싫으면 관두라는 듯이 말했다.
"사실은 말야. 내 남편 때문에 속상해 죽겠어. 그래서 아현씰 부른 거야."
"문 선생님 말예요?"
"문 선생은 얼어 죽을……. 아현씨도 몇 번 보았을 거야. 가끔 주말이면 조카가 놀러오지 않아. 시아주버니 큰딸 말야."
"아, 그 키 큰 여고생 말이지요."
인사성 밝고 발랄하게 생긴 여고생이었다. 늘 하늘색 치마를 입고 찾아온 것 같았다.
"그래, 올해 여고 1년인데 작은 아버지를 너무 따라다녀. 한 번은 시장에서 돌아오니 남편과 그 애가……."
"저런……."
"난 집을 나가고 싶어."
그녀가 울먹이었다.
"문 선생님은 뭐라고 해요?"
"내가 따졌더니 그 애가 귀여워서 애무 좀 했다는 거야. 조카를 애무하다니. 이게 말이 되는 소리야?"
"정말 심각하군요."
"그 일만 생각하면 미치겠어."
소영이 어깨를 들썩이더니 급기야는 안방 침대로 달려가 울었다.
"언니, 고정하세요."
그녀가 소영을 안았다. 그러자 소영도 그녀를 끌어안았다.
"난 외로워."
소영이 그녀의 입술을 덮었다. 그녀는 소영의 살덩이를 핥아댔다.
오랫동안 뜨거운 키스를 나누었다.
그리고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옷을 벗었다. 소영이 그녀의 가슴을 핥아댔다.
"언니."
그녀가 두 다리를 비틀었다.
"난 아현씰 사랑해."
소영이 그녀의 몸 위로 올라갔다.
모처럼 지연은 주말이라서 꽃밭을 손질했다. 그동안 남편이 정신병원에 입원을 하고 있어 꽃을 손질할 경황이 없었다.
"안녕하세요."
이층에 사는 문 선생 조카가 인사를 했다.
"어서 와."
그녀가 허리를 펴며 말했다. 여고 1년생이라는데 키가 훤칠했다.
"그런데 숙모는 어디 갔어? 안 보이던데."
"그래요?"
그녀도 금시초문인 모양이었다. 소영이 지연에게 말도 없이 집을 비우다니.
"문 선생님은 퇴근해서 돌아오신 것 같아. 올라가 봐."
"네에."
그녀가 그 자리에서 한바퀴 빙 돌자 하늘색 치마가 허공으로 붕 떠오르고 하얀색 팬티가 드러났다.
지연은 시간 가는 줄 모르게 꽃밭을 손질했다. 거의 두어 시간이 지난 것 같았다. 그때서야 그녀가 현관 쪽으로 걸어갔다.
"아니!"
문 선생 조카가 뜻밖에도 울먹이며 현관문을 나왔다. 무슨 일이 있는 모양이었다.
"당신 저 어린학생을 어떻게 했어요?"
그녀가 안방으로 뛰어 들어갔다. 남편 현우가 바지를 입고 있었다.
"그냥 헤헤헤……."
남편이 히죽 웃었다. 지연은 눈앞이 캄캄했다. 학생을 겁탈했으니 꼼짝없이 구속이었다.
그녀는 현관문을 나와 이층 계단을 올라갔다. 마침 문 선생이 내려왔다.
"이게 무슨 일이요. 어린 애를 겁탈하다니!"
문 선생이 흥분해서 날뛰었다.
"문 선생님."
그녀가 그의 두 손을 잡았다.
"당장 경찰에 고발하겠어요."
문 선생이 길길이 뛰었다.
"문 선생님은 현명한 분인 줄 알아요. 조용히 수습 좀 해주세요. 얼마든지 저와 문 선생님이 타협하는 길이 있지 않겠어요?"
"저도 뭐 이런 일을 확대할 생각은 없습니다."
조금 전과 달리 문 선생이 어조를 누그러뜨렸다.
"제가 조카는 잘 달래 보내겠습니다. 걔도 고1이니 내 말을 잘 들을 거예요."
"고맙습니다. 그럼 밤에 찾아뵐게요."
그녀가 말했다.
"선숙아."
이층으로 올라간 문 선생이 침대에 엎드려 흐느끼는 그녀에게 말했다.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요. 방문을 열자마자 주인아저씨가 달려들어서."
그녀가 눈물을 닦았다.
"아랫도리는 괜찮지."
그가 그녀의 스커트를 들추며 말했다.
"괜찮아요. 다만 주인아주머니 겁을 주려고 울었어요."
"난 또."
그가 눈을 흘기며 그녀를 덮쳤다.
"너 나 말고도 다른 애들과 했지."
"그거야 뭐. 좀 했어요."
"누구와?"
"처음엔 오빠와 했어요."
"수섭이와?"
그가 깜짝 놀라 물었다. 수섭이는 선숙이와 이란성 쌍둥이였다.
"수섭이 오빤 겁쟁이잖아요. 그래서 내가 유혹을 했어요. 고추도 작고 재미가 없어요."
"너 오늘 일어난 일 혼자만 알기다."
"숙부님 하는 거 봐서."
그녀가 픽 웃었다.
"주인아주머니 미인이던데 한번 불러들여 회포 풀어요."
"못하는 소리가 없구나."
"내 말이 틀려?"
그녀가 반말을 했다.
저녁을 먹은 지연은 화장을 곱게 하고 나서 이층으로 올라갔다. 문 선생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조카는요?"
"잘 타일러 보냈습니다. 아직 남자와 접촉을 해보지 않은 애라서 애를 먹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더 이상 잡음이 없을 테니 그리 아세요. 사모님을 생각해서 애를 썼습니다."
그가 그녀의 무릎 위로 올라간 스커트로 인해 허벅지가 훤히 보이자 그것을 눈여겨봤다.
"소영씨는?"
"친정에 갔어요."
그가 말했다.
"손님이 왔는데 마실 것도 없어요?"
"양주로 하시겠어요?"
"한 잔만 주세요."
그녀가 말했다. 그가 주방으로 들어가 양주 두 잔을 가지고 왔다.
"사모님 정말 아름다우십니다."
"고마워요."
그녀가 단숨에 잔을 비웠다.
"오늘 밤 한 번 뿐이에요."
그녀가 소파에서 일어났다.
"그럼은요."
그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가 천천히 윗옷을 벗었다. 셔츠를 벗고 나자 검은색 브래지어가 나타났다.
"아!"
그가 놀라는 표정이었다. 그녀는 브래지어를 벗었다.
그러자 터질듯이 부풀어 오른 유방이 드러났다.
"오우!"
그가 탄성을 올렸다.
그녀는 스커트 고리를 풀었다. 스커트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팬티가 드러났다.
이번에는 팬티마저 벗었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이 된 것이었다.
"정말 아름다워요."
그가 천천히 걸어와 그녀를 끌어안았다.
그가 키스를 퍼부었다. 뜨거운 키스였다.
이번에는 그가 가슴을 핥아댔다. 이쪽저쪽 유두를 정신없이 핥아댔다. 그러더니 그녀를 번쩍 안아 침대에 눕혔다. 그리고 그가 옷을 벗었다.
"정말 아름다운 숲이군요."
그가 그녀의 사타구니 짚은 숲에 얼굴을 묻었다. 웬일인지 페니스가 발기가 되지 않았다. 낮에 과도하게 그 애와 정사를 해서 그런 모양이었다.
"이대로 시간이 정지되었으면 좋겠어요."
"그게 안 서요. 그럼 나중에 해요. 내가 잊지 않을 테니."
"고마워요."
그가 울먹이었다.
"소영씨와 싸웠어요?"
그녀가 불쑥 물었다. 며칠 전부터 소영이 보이지 않았다.
"싸움은요. 아내가 오해를 했어요."
"무슨 오해요?"
"조카애와 관계를 맺었다고."
"오늘 그 애 말예요?"
"네."
그가 고개를 끄덕이었다.
"나에게는 솔직히 말해 봐요."
"사실이에요."
"거짓말하면 나도 생각이 있어요."
그녀가 은근히 겁을 주었다.
"솔직하게 말할게요. 사실은 그 애와 했어요. 그 애도 날 좋아하고요."
"이제 그만 끝내세요. 갑자기 끝내면 그 애가 충격을 받을 테니 천천히……. 그리고 소영씨에게 용서를 빌어요. 내일 당장 찾아가서……."
"사모님 말씀대로 할게요."
그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