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여기서 자고 가요.”
“여..여기서요?”
“응. 안방에서 나랑 같이 자요.”
“아..안방요?”
“응.. 오늘은 당신이 내 남편이에요.”
“하..하지만..”
“괜찮아요. 저 사람한테도 이미 말해놨어요.”
“그..그걸 수락하던가요?”
“네.”
또 한번 머릿속이 띵 했다. 내가 알던 최선배와는 너무도 다른 모습이었다. 도대체 그가 가진 그 이상한 성적취향이 어디까지 이어져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결국 그날 밤. 난 그들 부부의 뜻대로 그들의 안방에서 함께 잠들었다. 물론 잠들기 전에 광란의 섹스를 즐긴 것은 당연했다. 욕정에 달아오른 소현의 육체를 최선배와 내가 번갈아가며 거칠게 달래주었다. 정말 미친 듯한 섹스를 즐긴 셈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침대에서 세 사람이 함께 잠들었다. 세 사람 모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상태로 서로의 살결을 느끼면서 잠든 것이었다. 그날 밤도 소현은 나와 최선배의 정액을 질 속에 모두 받아냈다. 격렬한 섹스 뒤에 지칠대로 지쳐버린 소현은 두 남자의 정액을 가득 담은 채로 씻지도 않은 채 그대로 잠들었다.
다음 날 아침, 눈을 떴을 때 그들 둘은 아직도 곤히 잠들어 있었다. 난 그들 두 사람을 뒤로 한 채 조용히 그 집을 빠져나왔다. 집으로 가는 차 안에서 자꾸만 최선배로부터 느꼈던 그 강렬한 쾌감이 떠올랐다. 머릿속을 털어내려 애써 다른 생각을 하려해도 자꾸만 그 생각이 떠올랐다. 그만큼 나에게는 너무도 충격적이었고, 너무도 강렬한 것이었다. 하지만 찜찜한 뒷맛을 남기는 기억이었다. 며칠 동안 그 찜찜한 기분이 남아있었다. 다시는 최선배라는 인간을 마주할 수 없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소현과 단둘이 즐기는 섹스를 상상했다. 그녀와 두 번이나 섹스를 나누었지만, 공교롭게도 모두 세 사람이 함께한 자리였다. 그녀와 둘만의 섹스가 기대되는 이유였다.
연주는 꽤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연주를 돌봐주던 제니가 함께 집으로 왔다. 제니는 미국출장이 꽤 길어질 것 같아 집을 세를 놓았다고 했다. 그동안 우리 집에서 함께 있을 것 같다며 내게 양해를 구해왔다. 내게 양해를 구하고 말 것도 없었다. 사실 연주와 나 사이에 제니가 가교 역할을 해준다면 우리에겐 더 없이 고마운 일이었다.
연주는 나를 낯설어했다. 그런 연주를 나 역시도 낯설어 하고 있었다. 죽고 못살만큼 살갗을 비벼대며 살던 부부가 그렇게 낯설어질 수 있다는 사실 또한 낯설었다. 연주는 식사도 따로 할만큼 나를 피했다. 자연스레 제니와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녀는 연주와 나 사이를 오가며 서로의 마음을 풀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가 고마웠지만, 한편으로는 우리 일로 인해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 같아 미안했다.
그녀는 사람의 마음을 달래는데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듯 했다. 그녀와 대화를 나누고 있으면 이상하리만치 마음이 편해졌다. 그녀와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면 연주는 무얼 하는지 안방에 틀어박혀서 나오지 않았다. -그녀들이 왔을 때 난 안방을 내주고 건넌방을 쓰고 있었다.-
그녀는 너무 고맙게도 내가 출근할 때나 퇴근할 때, 그리고 식사를 할 때마다 나를 챙겨주고 있었다. 마치 그녀가 내 아내가 된 듯한 착각도 종종 들었다. 그토록 사랑하던 여자가 함께 있음에도 또 다른 여자에게 연민을 느끼고 있는 것은 본능적인 것일까? 나는 궁금했다.
그녀들이 오고 난 뒤로 처음 맞는 일요일 아침이었다. 일곱시 알람소리를 듣고 눈을 떴다. 그리고 잠을 깨기 위해 애를 쓰고 있을 때였다. 거실에서 나지막히 음악 소리가 들려왔다. 조심스레 방문을 열고 나가려는 찰나에 멈칫하고 말았다. 흰색의 짧은 민소매 티셔츠와 사각팬티처럼 보이는 아주 짧은 숏팬츠를 입은 채로 스트레칭을 하고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지금 보이는 그 자세가 마치 후배위를 하기 위한 자세와 닮아 있었다. 두 팔과 양 무릎으로 바닥에 지탱한 채 엉덩이를 뒤로 한껏 내밀어서 하늘 쪽으로 치켜들었다. 짧디 짧은 숏팬츠가 깊이 당겨져 엉덩이는 물론이고 음부의 윤곽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었다. 숏팬츠의 끝단이 허벅지 끝보다 더 당겨져 올라가는 느낌이어서 그녀의 음부 주위가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나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
남자의 성욕이란 참으로 단순하고도 무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내가 처한 연주와의 문제만으로도 충분히 자중해야했지만, 그런 상황에 맞닥뜨리자 다른 것은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 단지 그 순간에 충실해야 한다는 본능적인 명령만이 뇌에서 전달되고 있었다.
아쉽게도 몇 분 뒤에 그녀의 자세는 다른 자세로 바뀌었다. 하지만, 방금 전 그 자세보다 덜 자극적일 뿐이지 관심을 버릴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나도 모르게 몸은 바깥쪽으로 나서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에 홀린 듯 거실로 향했다. 몇 걸음 다가갔을 때 그녀가 내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어머, 나 때문에 깬거에요?”
“아..아니에요. 원래 이 시간에 일어나요.”
“일요일인데 더 쉬지 그래요.”
“충분히 잤는걸요. 운동중인가보죠?”
“하. 네. 원래 집에 있을 때는 매일 했는데 방해가 될 거 같아서 안했는데.. 너무 안했더니 몸이 찌부둥 하더라구요. 그래서 오늘은..”
“아.. 그렇구나.”
“조용히 하려고 했는데 괜히 음악을 틀었나보네요.”
“아.. 아니에요. 음악 때문에 깬 건 아니에요. 저 신경쓰지 말고 운동하세요. 저는 물이나 한잔 마셔야겠어요.”
주방으로 자리를 옮긴 나는 물을 마시면서도 거실쪽에서 시선을 거두지 못했다. 시시때때로 바뀌는 그녀의 자세들이 너무도 관능적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내쪽을 향해 자세를 바꾸는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당황한 나는 얼른 물 잔에 든 물을 단숨에 들이키며 돌아섰다. 훔쳐보는 것을 들켜버리니 꼭 도둑질하다 들킨 아이처럼 어찌할 바를 몰라하다가 얼른 주방을 빠져나와 현관 쪽에 있는 욕실로 들어갔다. 아마도 그녀는 웃음을 머금은 채로 그런 나를 쳐다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얼굴이 더 빨개졌다. 얼른 찬물을 틀어 세수를 했다. 그리고 거울을 보며 양치를 했다. 여기저기 까치집을 지은 머리에 물을 발라 정리를 하고 나니 제법 단정해졌다. 스킨로션을 바르고 나온 나는 다시 거실 쪽을 힐끔거렸다. 그녀는 여전히 내가 거부할 수 없는 동작들을 취하면서 관능적인 여인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방으로 들어가려던 나는 다시 주방으로 들어갔다. 할 것도 없는데 괜히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며 그녀를 훔쳐보는 꼴이었다. 주방에서 난 다시 물잔에 물을 담았다. 그리고 그것을 마시면서 천천히 거실쪽으로 나왔다. 그녀와 다시 눈이 마주쳤을때 나는 당황하며 눈을 피했지만, 그녀는 웃음띤 얼굴로 말했다.
“그렇게 왔다갔다 하지 말고 이리와서 소파에 앉아요. 조금 있다가 나 좀 도와주구요.”
“제..가요? 뭐..뭘요?”
“마지막에 윗몸일으키기 해야하거든요.”
“아.. 윗몸일으키기.. 그..그럼 제가 잡아드리면..”
“네. 잡아주는거요.”
“아.. 그..그래요. 그러죠. 뭐. 어려운것도 아닌데..”
난 마치 그녀를 마음껏 볼 수 있는 관람권을 정식으로 얻어낸 것 같은 상쾌한 기분으로 소파에 앉았다. 그리고는 그녀가 스트레칭 하는 모습을 마음껏 지켜보았다. 그녀는 마치 요가학원의 요가 강사 같은 멋진 몸매를 가지고 있었다. 평소에도 그런 생각을 자주 하기는 했지만 이렇게 거의 안입은 그녀의 모습의 보니 그런 생각이 더욱 강하게 들었다.
그녀는 생각보다 대담했다. 내가 지켜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해야하는 모든 자세를 너무도 자유롭게 표현하고 있었다. 자기 남자도 아닌 다른 남자 앞에서 다리를 벌린다거나 가슴을 내민다거나 하는 자세를 잡는다는 것은 그리 쉬운일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 그녀의 행동이 나에 대한 도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고 있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때 쯤 그녀가 나를 향해 발을 두고 자리에 누웠다. 그녀의 머리는 내 반대편 쪽을 향하고 있었다. 그녀는 두 다리를 당겨 벌리면서 M자형을 만들었고, 두 팔을 뒤쪽으로 꺾어 바닥에 대고 힘껏 밀면서 몸을 천정으로 치켜들었다. 그녀의 허리가 활처럼 휘며 올라갔다. 덕분에 벌어진 다리 사이로 도드라진 둔덕이 내 눈에 들어왔다. 순간 숨이 막혔다. 몸에 달라붙은 그 천조가리 안에서 둔덕의 형체는 너무도 선명했다. 나도 모르게 상체를 앞으로 내밀고 있었다.
도드라진 둔덕을 보면서 난 그녀가 팬티를 입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해내고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쇼크를 받았다. 서너 번쯤 나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 그녀는 내가 보고 있음을 알면서도 아랑곳 하지 않은 채 그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엉덩이를 오묘하게 움직이며 둔덕의 선명함을 내게 더 자극적으로 전달하려는 듯이 보였다. 아랫도리에 힘이 들어갔다. 그녀는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엉덩이를 아래위로 움직이면서 나를 더욱 자극했다. 그렇게 움직일 때마다 숏팬츠의 안쪽이 보일듯 말듯 해서 더 애간장을 녹였다. 허벅지 안쪽 제일 깊숙한 곳의 패인 부분이 드러나 있었는데 그 안쪽으로는 피부의 색깔이 약간 어두웠다. 그것이 음부에 매우 가까운 곳이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었다.
그녀는 거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이번에는 다시 자세를 바꿔 아까 처음으로 봤던 후배위 자세와 같은 그 도발적인 자세를 취했다. 이번에도 그 탐스러운 엉덩이를 나를 향하고 있었다. 그녀는 보란듯이 엉덩이를 치켜들었다가 내리기를 반복하면서 마치 나를 유혹하듯 하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그녀의 음부가 닿은 곳에서 물기를 발견하고는 내 눈을 의심했다. 옅은 회색빛을 띠고 있는 그녀의 솟팬츠가 물기를 머금고 있는 것을 발견한 것이었다. 그곳은 정확히 그녀의 음부가 닿은 곳이었다.
‘설마..’
놀라움을 감출수가 없었다. 그곳이 젖었다는 것은 그녀가 오줌을 지렸다거나 아니면 흥분의 증거로 애액이 나왔다거나 둘중에 하나였다. 하지만 무리한 운동도 아닌데 오줌을 지렸을리는 없었다. 그렇다고 그렇게 건강한 그녀가 요실금 같은 말도 안되는 질환을 가지고 있을리도 만무했다. 만약 그랬다면 그녀가 내 앞에서 그런 과감한 자세를 취할 리가 없었다. 그녀가 내게 도발하면서 스스로도 흥분을 느끼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생각에 거기에 이르니 가슴이 쿵쾅거렸다. 어쩌면 그녀의 육체를 품을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심장을 팽창시키고 있었다.
“성우씨.”
“네? 네?”
“뭘 그렇게 생각하길래 몇 번을 불러도 몰라요?”
“아..그..그랬어요?”
난 그녀가 자세를 바꾼 줄도 모르고 그녀의 육체를 품고 있는 상상을 하다가 그녀의 부름에 놀라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어느새 무릎을 꿇어앉은 자세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멍하니 해요?”
“아..아니에요. 아무것도..”
“이리와서 어서 잡아줘요.”
“네?.. 아.. 네.. 그..그럴게요.”
난 얼른 몸을 움직여 그녀에게로 다가가 앉았다. 그러자 그녀가 내게 다리를 내밀며 뒤로 누웠다. 무릎을 구부린 채 누운 그녀의 발을 잡으며 바짝 다가앉자 그녀도 두 발로 내 다리 사이로 파고 들었다. 그 순간 난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맞닥뜨리며 당황하고 말았다. 그녀의 두 발등이 내 불알을 떠받치듯이 밀착된 것이었다. 난 순간적으로 그녀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그녀의 얼굴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오히려 아무렇지 않다는 듯한 미소가 담겨 있을 뿐이었다. 너무나 태연해서 그녀가 의도적으로 그럴거라고 의심하기가 어려웠다.
“단단히 잡은거죠? 이제 시작해요?”
“아, 네.”
그녀는 윗몸일으키기를 너무나 가볍게 했다. 그녀의 상체가 올라올때마다 그녀의 얼굴이 내 얼굴에 닿을듯이 다가왔다. 그럴때마다 그녀는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하지만 난 그녀의 그 도발적인 눈빛을 피하고 있었다. 진짜 문제는 그녀의 눈빛이 아니었다. 그녀가 상체를 일으킬 때마다 두 발에 힘을 주어 내 불알을 밀어올리고 있었다. 불알을 자극해오니 잠시 가라앉았던 물건이 다시 팽창했다. 바지 안에서 위쪽으로 고개를 쳐든 물건이 그대로 그녀의 발등위로 밀착되니 이번에는 그녀의 발이 움직일 때마다 표피가 밀려나는 황홀한 자극이 이어졌다. 미칠 것 같았다. 그녀가 의도적으로 그러든 안그러든 그건 두 번째 문제였다. 그 견디기 힘든 자극으로부터 전해지는 흥분을 어떻게든 감춰야 하는 것이 더 큰 문제였다. 그녀의 윗몸일으키기는 한 번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세트를 나눠서 꽤 오랫동안 이어졌다. 덕분에 꽤 긴 시간동안 그녀로부터 자극을 받을 수 있었다. 그렇게 매력적인 여자와 신체적 접촉을 한 채로 자극을 받는다는 것은 결코 싫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에게 그렇게 느끼고 있는 흥분을 들키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더 곤란했다.
그녀의 윗몸일으키기가 끝이 났을 때 난 아쉬움과 다행스러움을 동시에 느끼고 있었다. 그녀는 얄미우리만치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지은채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의 표정이 지금의 내 기분을 다 알고 있는 듯 해서 괜히 얼굴이 달아올랐다.
“하나만 더 도와줄래요?”
“네? 어..어떤걸요?”
“다리 찢기 좀 도와주세요.”
“다..다리 찢기요?”
“네. 자 이렇게..”
그녀는 나와 마주본 채로 앉아 체조선수처럼 두 다리를 한껏 벌렸다. 그리고는 나도 같이 다리를 벌리라고 했다. 아직도 아랫도리가 커져있는 상황에서 너무나 당황스러운 요구였다.
“아..그..그게..”
“왜요? 안되겠어요?”
“아..아니요. 그..그건 아니지만..”
“근데 뭘 그렇게 당황스러워해요? 자.. 이렇게 벌려서 제 다리가 오므려지지 않게 해주면 되요.”
그녀는 결국 자신의 의지대로 내 두 다리를 자신이 벌린만큼 벌리게 했다. 물론 그녀보다 한참 덜 벌어진 자세였지만, 어쨌든 그녀를 도와줄 수 있을 만큼은 되었다. 그렇게 되니 바지 속에서 커져버린 아랫도리가 드러날 수 밖에 없었다. 더구나 내가 입고있는 바지 역시 잠옷으로 입는 얇은 트레이닝 바지였기 때문에 그녀의 둔덕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것처럼 내 물건 역시도 선명하게 드러날 수 밖에 없었다.
“어머..”
그녀는 내 아랫도리를 발견하고는 손으로 입을 막으며 놀랐다. 그리고는 ‘풋’ 하면서 웃음을 터트렸다. 난 어찌할 바를 몰라하며 두 손으로 아랫도리를 가리고 말았다.
“하하.. 괜찮아요. 건강하다는 증거잖아요. 미안해할거 없어요. 다 이해해요.”“미...미안해요.”
“미안해할거 없다니까요. 괜찮아요. 나 화나지 않았어요. 아무렇지도 않아요. 다 이해해요. 자연스러운 현상이니까.”
“고..고마워요. 이해해주니..”
“자.. 이제 두 손을 줘요. 안 가려도 되요. 그냥 있는 그대로..”
그 순간 내 두 눈은 그녀의 벌어진 가랑이로 향했다. 아까보다 훨씬 더 많이 젖어있었다. 그녀도 그것을 가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드러내고 있는 것을 보고는 조금은 용기가 났다. 난 그제서야 아랫도리를 가리고 있던 두 손을 풀어 그녀에게로 내밀었다.
“자, 이렇게 제 손을 잡고 당겨주세요. 어떻게 하는지 알겠죠?”
“네.. 아..알겠어요.”
난 그녀의 요구대로 그녀의 손을 잡아 당기면서 내 상체를 뒤쪽으로 눕혔다. 그러자 그녀의 상체가 딸려오면서 내 쪽으로 바짝 다가왔다. 그 순간 난 또 한번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그녀의 턱이 잔뜩 팽창해있는 내 아랫도리에 닿은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것을 뗄 생각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있었다. 그저 숫자만 세고 있을 뿐이었다.
“하나, 둘, 셋, 넷....”
그녀는 열을 세고 나서 손을 풀어달라고 했다. 다시 우리는 원위치가 되었다. 그리고 다시 그녀의 몸을 당겼다. 이번에는 그녀의 입이 내 아랫도리에 닿고 말았다. 충분히 고개를 돌릴수도 있었지만 그녀는 그러지 않았다. 그제서야 난 그녀가 의도적으로 그러고 있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 그녀의 의도를 안 이상 굳이 뺄 이유가 없었다. 그녀의 입이 내 그곳에 닿았을때 나 역시도 의도적으로 엉덩이에 힘을 주면서 그것을 내밀었다. 그렇게 되니 더 강하게 아랫도리가 그녀의 입에 밀착되었다. 그녀는 더 이상 소리내어 숫자를 셀 수 없었다. 내가 놓아줄 때까지 그녀는 그대로 있어야 했다. 그렇게 여러번을 반복하는 동안 그녀는 꽤 오랫동안 내 아랫도리에 입을 댄 채로 나를 흥분시켰다. 그리고 일어날때마다 확인한 그녀의 가랑이 사이는 더 많이 젖어들었다.
그렇게 서로가 알면서도 모른 체 하는 시간이 막 끝을 맺었을때 연주가 안방에서 눈을 비비며 나왔다. 난 죄를 진 듯이 얼른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제니는 여전히 태연했다. 그런 상황들에 너무나 태연한 그녀의 모습이 오히려 나를 긴장시켰다. 어쩌면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꽤 무서운 여자일지도 모른다는 경계심이 든 것이었다.
일주일이 지나고 다시 주말이 찾아왔을 때, 그녀와 나, 단둘이 집에 있게 되는 기회를 잡았다. 연주가 회사의 워크샵 일정으로 주말동안 강원도에 가있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난 그 사실을 금요일 저녁에 제니를 통해 들으면서 알 수 없는 설렘에 사로잡혔다. 내 생각이 그래서였는지 모르지만, 나를 바라보는 제니의 얼굴에도 묘한 웃음이 담겨있었다.
토요일에 약속이 있어 외출을 했던 나는 일찌감치 집으로 향했다. 저녁은 집에서 자기와 함께 하자는 제니의 문자가 나의 귀가를 재촉한 덕분이었다. 집에 도착하니 제니는 멋진 저녁을 준비한 채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자신의 솜씨라며 자랑하는 스파게티가 맛스러워보였고, 얼음 통에 담긴 와인병이 내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었다.
“배고프죠? 어서 씻고와요.”
마치 나의 아내가 된 듯한 그녀의 말투에서 묘한 기분을 느끼며 욕실로 들어선 나는 최대한 빨리 샤워를 마치고 나왔다. 그녀와 마주앉아 저녁식사를 하면서 꽤 오랜만에 느껴보는 여유와 평온함을 느끼고 있었다. 와인 몇잔에 얼굴이 붉어진 그녀의 얼굴이 무척 아름다워보였다. 아직 연주와의 관계를 풀지 않은 채 다른 여자에게 연민을 느낀다는 사실만으로도 난 짐승이 될 수 밖에 없었지만.. 그걸 알면서도 난 감정에 충실하고 싶었다. 나라는 인간은 참으로 이기적이고 못되먹은 인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식사를 마친 후 뒷정리는 내 몫이었다. 그것이 최소한의 예의인것 같아 그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얼른 앞치마를 두르고 설거지를 했다. 그리고 다시 거실 소파로 자리를 옮겨 앉았다. 이미 와인 한 병을 다 비우고 한 병을 새로 내왔다. 촉촉이 젖은 그녀의 눈빛에서 그녀가 이미 취기를 느끼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가 가끔씩 혀 짧은 소리를 낼 때면 너무 사랑스러워서 안아주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나를 빤히 쳐다보며 얘기를 하고 있는 그녀의 입술을 당장이라도 훔쳐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그건 그저 바램일 뿐이었다. 그렇게 간절함을 참아내며 두병 째 와인을 다 비웠을 때 그녀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