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화 (1/34)

“아이, 이러지마. 으응? 출근준비해야 하잖아..”

 “가만히 좀 있어봐. 금방 끝낼게.”

 “아이 참. 싫다니까”

아내는 내 손을 뿌리치고는 도망치듯 침대를 빠져나갔다. 그리고는 안방에 딸린 욕실로 들어서며 닫히는 문틈 사이로 혀를 내밀었다. 아내의 귀여운 표정을 보고는 허탈하게 침대에 누운 채 팬티 속으로 손을 넣었다. 묵직하게 발기된 살덩이가 만져졌다. 아침부터 여자의 살내음을 갈망하는 뜨거운 살덩이였다. 욕실 문이 다시 열렸다. 고개를 돌려보니 아내가 열린 문틈 사이로 벗은 옷가지들을 내던졌다. 지난밤 열대야로 인한 몸의 끈적함이 느껴졌다. 동시에 차가운 물줄기가 떠올랐다. 그리고 그 물줄기에 몸을 맡기고 있을 벌거벗은 아내의 몸뚱아리를 떠올렸다. 순간 아랫도리가 불끈했다. 

벌떡 일어나 욕실 앞으로 다가서며 옷을 벗었다. 욕실문을 열자 샤워기 물줄기를 맞으며 서있던 아내가 깜짝 놀라며 눈이 동그래졌다.

“머..머해?”

 “샤워 같이 하게..”

 “아침부터 왜 그래? 나 혼자 빨리 하고 나가게 조금 있다 들어와.”

 “그러지 말고, 같이 하자.”

아내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나는 욕실로 들어섰다. 그리고 아내에게로 다가갔다. 아내는 나를 밀쳐내며 거부했지만 나는 그런 아내를 힘으로 제압하며 끌어안았다. 시원한 물줄기가 몸에 닿는 순간 온 몸의 세포들이 잠에서 깨어나는 것 같았다. 아내를 내려다보니 더 이상은 반항하지 않았다. 

“씻겨줄게.”

 “시간 없단 말이야.”

 “알아. 빨리 할게.”

아내는 더 이상 거부하지 않고 내게 몸을 맡겼다. 물기를 머금은 아내의 육체는 내 본능을 자극해왔다. 벌써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버린 아줌마의 몸이었지만, 세월만큼 육감적으로 변한 잘 익은 몸이기도 했다. 바디 크린저가 묻은 내 두 손은 미끄러지듯 아내의 몸을 구석구석 누볐다. 아내는 간지러움을 참지 못하며 웃음소리를 냈지만, 행여 소리가 새어나갈까 두려워 애써 참아내고 있었다. 

나의 두 손이 아내의 몸 위에서 미끄러지며 비누칠을 하는 동안 아내도 두 손에 비누를 묻혀 내 자지를 어루만지고 있었다. 여전히 부끄러워하지만 아내도 이젠 그런 성적 자극에 익숙한 여자였다. 

나의 손이 미끄러지듯 아내의 사타구니로 파고들자 아내가 ‘흡’ 하며 몸을 움츠렸다. 그러더니 이내 힘을 풀며 내개 몸을 기대왔다. 비누가 묻은 손가락이 자유롭게 아내의 음순을 매만졌다. 아내는 슬며시 다리를 벌려주었다. 애무가 이어지자 아내가 나를 올려다보며 입술을 내밀었다. 키스를 원하고 있었다. 지체할 이유가 없었다. 입술이 닿자 아내는 자동으로 혀를 내밀어왔다. 나는 아내의 혀를 강하게 빨아들였다가 놓아주기를 반복하며 깊은 키스를 음미했다. 그리고 손가락 하나를 아내의 질 속으로 밀어넣었다. 

“하압...”

아내가 내 팔을 강하게 잡았다. 하지만 내 손가락을 더 깊이 파고들어 따듯하고 미끈거리는 속살에 파묻혔다. 

“하아... 빨리 준비해야 하는데..”

아내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내 행동을 제지하지는 않았다. 지난밤 아내가 내게 안겨오며 내 아랫도리를 만지작거리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아내는 어제 자신의 몸속에 그 살덩이가 들어와 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하지만 어젯밤에는 너무나 피곤해 아내의 그런 유혹을 뿌리쳐야만 했다. 남자를 원하던 아내의 욕구는 아침이 되어서도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음액에 젖은 아내의 속살은 황홀한 느낌 그대로였다. 내 손가락이 질 속에서 피스톤 운동을 이어가는 동안 아내의 신음소리는 점점 더 교태로워졌다. 그리고 질 밖으로 흘러나오는 애액의 양 또한 늘고 있었다. 이젠 아내 스스로도 그 쾌락의 순간을 거부할 수 없을 만큼 달아오른 셈이었다.

“하아..하아.. 여보.. 당신.. 어서 넣어줘. 이제 손가락 대신.. 당신... 하아..”

 “뭘 넣어달라고?”

 “하아.. 알잖아.”

 “아니.. 당신이 말을 해줘야 알지..”

 “하아.. 하아.. 알면서.. 당신 나빠.. 꼭 그 말을 해야 만족하지?”

 “그래. 어서 말해봐.. 어서..”

 “다..당신.. 자지..”

 “자지를 어디에”

 “연주 보지에.. 하아..”

 “그래, 좋아.. 당신 보지에.. 자지를 넣어줄게.. 하지만 아직은 아니야..”

 “흐응... 제발..”

 “이리와봐..”

나는 아내의 몸을 돌려세워 거울을 바라보게 했다. 아내는 한껏 달아오른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는 것을 수줍어하며 시선을 피했다. 거울에 비친 아내의 모습은 나를 더욱 흥분케 했다. 아내에게 몸을 붙인 채로 아래로 두 손을 내려 뻗었다. 그리고 양쪽 오금을 잡은 뒤 번쩍 들어올렸다. 아내의 몸이 내게로 기대지면서 두 다리가 활짝 벌어졌다. 마치 어린여자 아이를 오줌 누이는 듯한 자세가 되어버린 것이었다. 아내는 무척 당황하며 몸부림 쳤다. 

“뭐.. 뭐하는거야. 어서 내려줘.. 싫어..”

 “가만 있어봐. 잠시면 돼. 당신의 보지를 보고 싶어. 당신이랑 함께.”

 “아.. 안돼.. 싫어. 챙피하단 말이야.”

 “잠시면 돼. 응?”

아내의 몸부림은 나의 설득으로 인해 조금씩 고요해졌다. 그리고 이내 체념한 내게 몸을 맡겼다. 나는 힘을 주어 아내의 다리를 활짝 벌리며 거울에 비친 아내의 보지를 쳐다보았다. 내 아내였지만 그렇게 관찰하는 아내의 보지는 낯설면서도 자극적인 것이었다. 이미 애액으로 충분히 젖어버린 아내의 보지는 붉은 속살을 드러낸 채 입을 벌리고 있었다. 까만 구멍속의 어둠이 나를 미치도록 흥분시켜왔다. 

“당신도 같이 봐. 너무 자극적이야. 당신 보지.”

 “시..싫어.. 안해..”

 “어서.. 지난번에도 같이 봤잖아.”

 “아.. 그만.. 이제 그만봐. 응? 나 내리고 싶어. 내려주고 어서 당신 자지를 넣어줘. 응?”

 “아직은 아니야. 당신이 같이 봐주면 그때 내려줄게.”

 “정말 못됐어. 당신.”

아내는 거울을 통해 눈을 흘겼다. 하지만 화난 얼굴은 아니었다. 뾰로퉁해진 귀여운 얼굴일 뿐이었다. 그런 아내의 표정이 나를 더욱 자극해왔다. 결국에는 아내가 나의 부탁을 들어줄것이라는 사실을 나는 잘 알고 있었다. 아내는 언제나 그렇게 거부를 하면서도 결국에는 나를 위해, 내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곤 했었다. 

나의 예상대로 아내는 거울을 향해 시선을 움직였다. 잔뜩 찌푸린 얼굴이었지만 아내의 표정에는 호기심이 가득 담겨있었다. 자신의 일부였지만, 여자에게 있어 자신의 성기를 본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던 모양이었다. 아내는 지금껏 자신의 음부를 자세히 본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고 했었다. 내가 그런 다소 변태적인 행동을 하기 전까지는 거울에 비쳐본다는 것을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 했었다. 

아내도 거울을 통해 나와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아내의 보지와 그것을 바라보는 아내의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며 흥분을 강도를 높이고 있었다. 자신의 음부를 쳐다보는 여자의 모습 또한 남자의 쾌락을 자극하는 모습이기 때문이었다. 

“저번처럼 손으로 벌려줄래?”

 “아이.. 싫어.”

 “어서.. 응? 보고 싶어.”

아내의 귓가에 속삭이듯 말하자 아내는 또 한번 거울을 통해 나를 흘겨보았다. 이번에는 아까보다 더 교태로운 표정이었다. 그리고, 잠시 망설이던 아내는 두 손을 앞으로 내밀어 손가락 끝으로 음순을 가볍게 벌려주었다. 그런 행동을 하면서 아내의 얼굴을 아까보다 더 부끄러운 얼굴이 되고 있었다. 

“조금 더.. 잘 보이도록 더 벌려줘. 당신 잘 하잖아.. 아주 음탕하게 보여 주는거야.”

 “당신은 나쁜놈이야.”

아내는 또 한번 나를 흘겨보더니 보지를 한껏 벌려주었다. 애액으로 젖은 붉은 속살이 드러나는 것은 물론이고 속이 들여다 보일만큼 구멍이 입을 벌렸다. 아내 스스로 자신의 보지를 벌려주는 모습이 너무도 음탕한 모습이었다. 아무리 부부라지만 그런 행위를 해주는 아내를 만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나는 한껏 흥분에 빠져든 상태에서도 그런 아내에게 감사하고 있었다. 

거친 흥분은 나의 변태적 본능을 더욱 자극하고 있었다. 생각 같아서는 좀 더 자극적인 행위들을 하고 싶었지만 출근준비를 해야 한다는 사실이 그런 나의 생각을 차갑게 얼려버렸다. 결굴 나는 아내를 바닥에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아내는 자연스럽게 세면대를 잡고 서서 엉덩이를 뒤로 내밀었다. 

“이젠 약속을 지킬 차례야.. 어서 넣어줘.”

 “뭘?”

 “당신 자지.. 연주 보지 속에 넣어줘. 깊이... 어서..”

아내는 거울을 통해 나를 쳐다보며 애원했다. 그런 아내의 모습이 나의 성욕을 자극해주었다. 망설임 없이 터질듯이 발기된 자지를 한손에 잡고 아내의 엉덩이 계곡 사이로 들이밀었다. 아내는 내 자지를 받아들이기 위해 다리를 더욱 벌려주었다. 귀두 끝이 질구에 닿는 순간 미끄러지듯 안으로 빨려들었다. 이미 젖을대로 젖어버린 아내의 보지가 내 물건을 빨아들이고 있었던 것이다. 난 무작정 깊숙이 자지를 찔러 넣었다. 아내의 입가에서 떨리는 신음이 새어나왔다. 

“하아... 어서 해줘.. 어서.. 더 깊숙이 들어와줘.. 제발..”

아내의 애원이 나를 재촉했다. 처음부터 거칠게 부딪혀가자 거울에 비친 아내의 젖살이 이리저리 출렁거리며 반응했다. 나의 거친 움직임에 아내의 표정 또한 잔뜩 일그러졌다. 거울을 통해 욕정에 젖은 채 신음하는 아내의 얼굴을 보면서 나는 더욱 깊숙이 밀려들어갔다. 두 손은 아내의 허리를 잡은 채 있는 힘을 다해 부딪혀가며 절정으로 올라섰다. 철퍽거리는 살부딪는 소리가 귀를 자극해왔고, 아내의 신음소리 역시 나의 쾌락을 자극해주었다. 그리고 절정에 치닫는 그 순간에 나는 아내의 몸속에 뜨거운 액체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뜨거운 살덩이에서 전해지는 울컥거림이 나의 스트레스를 쭉쭉 빼내가는 느낌이었다. 황홀경이었다. 두 손으로 아내의 엉덩이를 벌리면서 자지를 빼냈다. 걸죽한 정액 덩어리가 아내의 구멍에서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는 길게 늘어지듯 아래로 흘러내렸다. 아내는 암캐처럼 보지로 정액을 흘리며 몸을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내게 안기며 키스를 원했다. 얼마동안 깊은 키스가 오갔다. 그리고 우리는 차가운 물줄기에 몸을 씻었다.

아침 시간을 빼앗긴 덕에 우리의 출근시간은 더욱 바쁠 수밖에 없었다. 나보다 직장이 가깝고 차를 가져가는 아내보다는 전철로 서울까지 나가야하는 내가 더 바빴다. 

“여보, 넥타이.. 손수건은.. 빨리, 빨리..”

 “늦는다고 경고했는데.. 말 안듣더니 샘통이다.”

아내는 나를 놀리듯이 흘겨보며 손수건을 건네주고는 정성스레 넥타이를 메어주었다. 아내는 언제나 사랑스러웠다. 넥타이를 다 메어주고 나를 올려다보는 아내에게 가벼운 키스를 해주었다. 그리고는 다급하게 현관으로 뛰었다. 아내는 거실 저쪽에서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는 다시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아이들 등교준비에 자신의 출근준비까지 해야 하니 나를 배웅할 여유는 없었다. 

엘리베이터가 1층으로 내려가는 중이었다. 버튼을 누르고 조급하게 기다리고 서있을 무렵, 현관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무심코 고개를 돌리니 앞집 여자가 문을 나서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아, 네. 아.. 안녕하세요?”

 “지금 출근하시는 거에요?”

 “아..네.”

그녀는 내 뒤쪽에 한걸음 거리를 두고 섰다. 나는 그녀에게서 시선을 돌려 엘리베이터를 쳐다보았다. 엘리베이터가 우리 층에 거의 이르고 있었다. 문이 열리자마자 엘리베이터에 오른 나는 그녀를 위해 열림 버튼을 눌러주었다. 그녀가 오르면서 가볍게 고개로 묵례를 했다. 1층 버튼과 닫힘 버튼을 연달아 누른 뒤 그녀를 힐끔 쳐다보았다. 그녀가 나와 눈이 마주치더니 얼른 고개를 떨구었다. 수줍음이 많은 듯이 보였다. 나는 뒷걸음질로 안쪽으로 들어가 등을 기대고 서서 그녀가 내 시야에 잘 들어오게 했다.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그녀는 참 선하고 예쁜 느낌이었다. 아내 연주보다는 선이 굵은 느낌을 가진 외모였고, 쌍꺼풀이 짙었다. 인상이 상당히 강하면서도 선한 느낌을 주는 여자였다. 특히나 웃을 때면 가슴 한구석이 떨려오는 느낌을 주었다. 1층에 이르는 시간동안 나는 그녀만의 화장품 향기에 취한 체 그녀를 훔쳐보았다. 그러는 동안 그녀는 꼼짝도 하지 않고 고개를 떨군 채 서있을 뿐이었다. 

출근길에서 그녀와 마주친 것이 처음이라 그녀가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 알지 못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그녀는 나와 같은 방향으로 걸었다. 혼자라면 다급히 뛰어갔겠지만 그녀가 있는 이상 그러고 싶지 않았다. 하루쯤 지각을 한다 해서 크게 잘못될 것도 없다는 생각에 조급한 마음을 비우기로 했다. 

그녀의 발걸음에 맞춰 나란히 걷는 동안 어색함을 떨칠수가 없었다. 그녀도 마찬가지인 듯 했다. 이웃이지만 서로 친한 사이도 아니었고, 얘기를 나눠본 적도 없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더구나 서로 이웃의 기혼자들이었으니.. 

“어디까지 출근하세요?”

 “네? 아.. 서.. 서울요.”

 “그럼, 전철로 가시나요?”

 “네. 전철요.”

 “그럼, 저랑 같은 방향이시네요. 오늘은 심심하지는 않겠어요.”

그녀를 보며 눈웃음을 짓자, 그녀도 예쁜 웃음으로 화답해왔다. 그런 그녀의 웃음이 가슴을 녹여주는 듯 했다. 둘 사이의 발걸음이 어느덧 익숙해지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고 있었다

버스정류장으로 내려가는 아파트 단지 내 인도는 폭이 좁아 두 사람이 나란히 걸으면 알맞은 정도였다. 맞은편에서 어느 나이 든 아줌마가 다가올 때쯤 나는 걸음을 늦춰 그녀의 뒤쪽으로 붙었다. 

잠시 동안 그녀를 뒤따르며 그녀의 뒤태를 감상할 수 있었다. 몸에 달라붙는 하얀색 바지와 엉덩이까지 내려오는 하늘거리는 블라우스, 그리고 니트 소재의 하얀색 볼레로를 걸쳐 입고 있었다. 20대 여자들의 몸매에는 견줄 수 없었지만, 두 아이의 엄마라는 사실을 떠올리면 상당히 괜찮은 몸매였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실룩거리는 탱탱한 느낌의 엉덩이가 마음에 들었다. 순간 그녀의 바지와 팬티를 벗겼을 때 드러날 엉덩이 계곡을 떠올렸다. 아침에 이미 한번 욕정에 달아올랐던 몸이라 그런지 엉덩이의 실룩거림만으로도 내 몸은 다시 끓어오르고 있었다. 

그녀의 몸은 한눈에 보기에도 꽤나 육감적인 느낌이었다. 가끔 주말에 마주칠 때마다 내 시선은 그녀의 그 육감적인 몸매를 맛있게 더듬곤 했었다. 아내 연주와는 또 다른 느낌의 여자였다. 

아파트 입구를 빠져나와 큰길로 접어들면서 다시 그녀의 옆으로 나란히 걸었다. 말없이 걷는 어색한 시간이었지만 기분은 좋았다. 마치 미팅에서 만난 마음에 드는 상대와 걷는 그런 느낌이었다. 

저만치 보이는 버스정류장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전철역까지는 두 정거장쯤 마을버스로 가야했다. 때문에 아침마다 마을버스는 만원이었다. 

우리가 버스 정류장에 이르기도 전에 마을버스가 도착했다. 난 그녀의 걸음을 배려하면서 빠른 걸음으로 버스를 향했다. 

버스 안을 올려다보니 예상대로 버스 안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사람들이 줄을 선 앞문 쪽으로 다가가던 중에 뒷문일 열렸다. 나도 모르게 앞서가는 그녀의 팔을 잡았다. 그러자 그녀가 움찔하며 돌아보았다. 

“여기요. 뒤로 타시는 게 더 좋을 것 같네요.”

 “아..네..”

그녀가 뒷문 계단을 오를 때까지 나는 그녀의 팔을 놓지 않았다. 온 신경이 그녀의 팔을 잡은 손에 집중됐다. 그녀의 맨살을 잡아보는 것이 처음이었으니 무리도 아니었다. 

야들야들한 아기 피부 같은 느낌은 그대로 나의 말초신경으로 전해졌다. 아랫도리에 피가 쏠리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다행히 살덩이가 완전히 부풀어 오르지는 않았다. 그랬다면 난 무척 곤란해졌을 것이었다. 

이미 많은 사람들도 가득 차 있는 버스에 오르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녀에게 바짝 붙어서 그녀의 등을 밀어주며 그녀가 사람들 사이에 자리 잡는 것을 도왔다. 겨우 자리를 잡고 섰을 때, 공교롭게도 그녀와 난 마주본 채로 몸이 완전히 밀착 되어버리고 말았다. 

내 등 뒤로 하나, 둘 사람들이 버스에 오를수록 내 몸은 그녀에게로 더 강하게 밀착될 수밖에 없었다. 나보다 머리 하나정도 키가 작은 그녀는 내 품안에 쏙 들어와 있었다. 그리고 묵직해진 아랫도리가 말랑말랑한 느낌의 그녀의 배에 안겨버렸다. 

반쯤 힘이 들어가 있던 아랫도리가 완전하게 발기되는 데에는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순식간에 발기된 물건이 그녀의 배를 파고들듯이 찔러댔다. 그녀도 그것을 느끼고 있을까? 나는 힐끔힐끔 그녀의 얼굴을 내려다보며 그녀의 표정을 살폈다. 

그녀는 무척 곤혹스러워하고 있었다. 아직은 낯선 앞집 남자와 몸이 밀착되어서인지, 아니면 발기된 물건을 느껴서인지는 알 수 없었다. 

“죄송합니다. 사람들이 밀려와서..”

 “아..아니에요. 전 괜찮아요.”

괜찮다는 그녀의 말에서 묘한 자극을 받았다. 내 물건이 닿은 것이 괜찮다고 하는 것처럼 들려왔다. 그녀는 조금 떨고 있었다. 그녀의 불규칙한 호흡으로부터 떨림이 선명하게 느껴졌다. 나 역시도 떨리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서로가 더 많이 조심해야할 이웃집 남자와 여자의 관계였다. 그럼에도 그렇게 온 몸을 밀착하고 있으니 난처함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런 난처함은 내게 더 큰 스릴감을 안겨주고 있었다. 

버스기사는 기네스에라도 도전할 생각인지 미어터지도록 사람을 태웠다. 그녀와 나는 숨이 막힐 정도로 강한 힘에 밀착되어버렸다. 그 시간이 아주 길게 이어지기를 속으로 바랐지만 겨우 두 정거장만 가면 내려야 했다.

버스가 출발하자 그녀의 배에 밀착된 물건이 흔들림에 맞춰 비벼지기 시작했다. 그녀의 표정이 더 일그러진 것을 보면 그녀도 내 물건을 느끼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그 상황을 벗어날 방법이 없었다. 

그녀의 젖은 머리로부터 풍겨오는 샴푸 향기가 황홀감을 더해주었다. 여자의 향기는 남자를 무기력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 그녀의 향기는 내 몸 깊숙이 파고들어 내 몸속에 있는 기운을 모조리 빨아내는 것 같았다. 두 다리에 힘이 풀리는 듯 했다. 

이미 아침에 한 번의 욕정에 휘말렸던 내 몸뚱아리는 여체의 향기를 기억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에게 더 빠르게 반응하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은 내 물건만큼이나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홍조를 띈 그녀의 볼이 그녀를 귀엽게 만들었다. 그녀는 그 난처한 상황의 탈출구를 찾는다기보다는 체념에 가까운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을 내려다보면서 내게 다리를 벌려주는 그녀는 상상했다. 그리고 나 뜨거운 살덩어리를 받아들이며 신음하는 그녀의 얼굴을 떠올렸다. 상상이 이어지자 흥분감은 더했다. 그녀도 나의 뜨거운 숨결을 느낀 듯 했다. 그녀의 상기된 얼굴이 그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괜찮으세요? 힘들어 보이시는데..”

 “아..네.. 괘..괜찮아요.”

나의 짓궂은 질문에 그녀는 당황하고 있었다. 내가 생각해도 그 상황에서 너무 못된 질문인 듯 했다. 잠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그렇다 해서 내 쾌락을 포기하려는 것은 아니었다. 나의 가장 민감한 살덩이는 여전히 그녀에게 비벼지고 있었으니...

잠시 밀리는 것 같던 도로가 시원스레 빠지기 시작한 때부터 아쉬운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그녀는 그 난감한 상황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었겠지만, 나는 아니었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그녀를 눕혀놓고 그녀의 몸속 깊숙이 들어가고 싶었다. 

버스가 전철역 앞에 이르렀고, 미어터질 것 같았던 버스 안의 사람들이 차례로 내리기 시작하자 그녀와의 밀착감이 느슨해졌다. 허탈함이 앞섰지만 조급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었다. 

버스에서 내린 그녀는 버스 안에서의 민망함 때문인지 나는 아랑곳 하지 않고 도망치듯 전철역사로 들어갔다. 나는 그런 그녀의 뒷모습에 미소를 지으며 빠른 걸음으로 뒤따랐다. 그녀의 뒤를 끈질기게 쫓아가 그녀가 줄을 선 곳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나를 따돌리려던 그녀가 당혹스러워했다. 

“걸음이 상당히 빠르시네요.”

 “네? 아.. 네.. 늦을것 같아서요..”

 “숨차시겠어요. 숨 좀 고르세요.”

 “네..”

그녀는 어찌할 바를 몰라 하며 내 시선을 피했다. 당혹스러워하는 그녀의 모습은 내게 즐거움이 되고 있었다. 전철이 이르렀을 때, 전철 속은 이미 만원이었다. 방금 전 타고 왔던 버스와 별다를 게 없었다. 출근시간은 늘 그러했다. 평소라면 좀 짜증스러웠을 일이지만 오늘은 달랐다. 또 한번 그녀에게서 느낄 야릇함을 떠올리니 자연스레 미소가 지어졌다.

전철에 오르면서 그녀는 의식적으로 나를 피하려 했다. 하지만 나는 집요하게 그녀에게 몸을 붙였다. 그녀는 그런 나의 행동을 알면서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녀에게 바짝 다가서며 몸을 붙이자 그녀는 내게서 몸을 돌렸다. 이번에는 버스에서와 달리 그녀의 뒤쪽으로 밀착된 것이었다. 

이번에는 그녀의 엉덩이에 내 물건이 맞닿았다. 그것은 오히려 내게 더 은밀한 느낌을 갖도록 만들어 주었다. 탱탱한 그녀의 엉덩이가 그대로 느껴지자 아랫도리는 순식간에 부풀어 올랐다. 그녀도 분명 그것을 느꼈을 것이었다. 그럼에도 그녀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녀와 나는 또 다시 사람들로 인해 몸이 붙어버렸으니...

전철이 덜컹거리는 동안 뻣뻣한 물건은 그녀의 엉덩이에 비벼졌다. 아까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물건을 비비면서 아파트 단지에서 보았던 그녀의 뒤태를 떠올렸다. 정말 탐스러운 엉덩이를 가지고 있었다. 바지와 팬티를 벗겨내면 너무나 육감적인 엉덩이가 나타날 것만 같았다. 그런 매력적인 엉덩이에 나의 가장 예민한 살덩이를 비비고 있다는 사실은 꿈만 같았다. 

간간히 그녀에게서 힘겨운 소리가 새어나왔다. 사람들 사이에 끼어 있는데다 발기된 물건을 느끼고 있으니 그럴 만도 한 일이었다. 그런 그녀의 소리는 다른 이들에게는 그저 그런 소리일 수 있겠지만 내겐 너무도 자극적인 소리였다. 그녀가 나를 느끼며 내는 소리처럼 들려왔다. 

“괜찮으세요?”

 “...”

그녀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자신을 괴롭히고 있는 남자에 대한 최소한의 반항이었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하지만 나는 나의 행동을 멈출 생각이 없었다. 오히려 그녀를 더 곤란하게 만들고 싶은 심술궂은 마음이 일었다. 

손을 조금 앞으로 움직이자 그녀의 손이 닿았다. 그녀가 움찔 놀라며 주먹을 쥐었다. 사람들 틈 사이에 몸이 끼어 있어 더 이상 손을 피할 길이 없어보였다. 잠시 심호흡을 하고는 용기를 내어 그녀의 손을 잡아보았다. 그녀의 몸이 심하게 움츠러들었다. 그리고는 고개를 돌려 나를 보려 했다. 하지만 그녀는 더 이상 움직일 수 없었기 때문에 나를 볼 수는 없었다. 

잠시 보였던 그녀의 옆얼굴은 무척이나 당황스러워보였다. 그리고 약간은 화가 난 듯도 보였다. 하지만 무슨 배짱인지 나는 그녀의 손을 놓지 않고 있었다. 오히려 반대편 손이 그녀의 옆구리를 잡고 말았다. 순간 그녀에게서 ‘흡’ 하는 놀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자신의 옆구리에 얹어진 내 손을 잡으며 힘을 주었다. 그녀가 내 손을 밀어내려 했다. 

나는 버티면서 좀 더 앞쪽으로 파고들었다. 손바닥이 그녀의 배와 옆구리를 동시에 만졌다. 그녀가 더욱 움츠러들었다. 내 손을 밀어대던 그녀의 손이 잠시 멈추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가 체념을 했을 거라 여겼던 내 생각이 어리석었음을 깨달았다. 그녀의 날카로운 손톱이 내 손을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하마터면 그곳에서 비명을 지를 뻔 했다. 

두 손이 그녀에게서 떨어져 나오는 순간 그녀가 강하게 몸을 비틀면서 내 쪽으로 몸을 돌렸다. 다시 버스에서처럼 나와 마주보게 된 것이다. 그녀는 잔뜩 화가 난 얼굴로 나를 흘겨보고 있었다. 두 눈에는 금방이라도 흘러내릴 듯한 눈물이 가득 담겨있었다. 그제서야 내가 얼마나 무모한 짓을 했는지 깨달았다. 이번에는 상황이 역전되고 말았다. 그녀의 기에 눌려 내가 움츠러든 것이었다. 어느새 바지속의 그 뜨겁던 살덩어리도 조그맣게 쪼그라들어 있었다. 

그녀의 손톱이 파고들었던 손에서 뜨거움이 느껴졌다. 놀란 눈으로 손을 내려다보니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급히 손수건을 꺼내 피를 닦아내고는 지혈을 했다. 그리고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녀는 여전히 분노에 찬 눈으로 나를 흘겨보고 있었다. 순간 등줄기가 오싹해졌다. 만약 이 여자가 나를 성 추행범으로 신고라도 하는 날에는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 마는 것이었다.

나도 모르게 연신 고개를 위아래로 흔들며 미안함을 표시했다. 하지만 그녀의 분노는 쉽게 수그러들지 않았다. 그렇게 몇 십 분을 가야만 했다. 정말 바늘방석이 따로 없었다. 괜한 짓을 했다가 제대로 걸려 벌을 받는 느낌이었다. 

종착역인 선릉에 이르렀을 때에서야 나의 곤란함은 풀렸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난 것은 아니었다. 어떻게든 그녀의 마음을 풀어주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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