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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3 회: 뼈와 살이 타는 연극  -- >

안원장이 병원근처에서 점심을 같이 하자고 전화를 걸었다. 확실히 안 원장은 은아의 맺힌 한을 풀어준 이후부터 내게 과도할 정도로 친밀감을 나타내고 있었다. 나는 그러한 그녀가 싫지 않았다. 

여자로서의 매력도 괜찮았지만 무엇보다도 그녀는 현실적으로 내게 아쉬울 것이 없는 상태였다. 즉 나에게 호감을 갖고 있는 건 날 인간적으로 좋아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그녀가 괜찮은 이유 중 또 다른 하나는 그녀가 현재 약을 먹지 않은 상태이고 또 아직도 그녀는 인기가 식지 않은 연예인이다. 

다만 한 가지 그녀의 딸 은아가 마음에 걸렸다. 물론 마약의 후유증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나와 은아는 충동적으로 섹스를 저지르고 말았다. 어쩌면 나와 은아의 섹스는 그 한번으로 끝날 것 같지가 않다. 나의 영원한 섹스 딸이 돼 버릴 것은 느낌.......  

약속했던 식당에 가보니 은아도 나와 있었다. 병원 측엔 특별히 점심을 먹을 수 있게 외출을 허락받았다고 한다. 

“아.......저씨! 안녕하세요?” 

은아는 아, 라고 발음을 길게 끌다가 아저씨라고 했다. 아빠라는 소릴 차마 하지 못한 것일까? 그런 딸아이의 말투에 대해선 누구보다도 안원장이 잘 알고 있었다.

“글쎄 우리 은아가 사장님이 자꾸만 아빠 같은 생각이 든대요. 후유증 때문에 그런 거니까 혹시라도 아빠라는 소릴 해도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하하, 괜찮습니다. 아빠라고 부르면 또 어떻습니까. 우리 집에 가면 은아 또래 딸내미도 있습니다.”

“아!”

잠시 후 식사가 나왔고 은아는 보라색의 마른 입술 안으로 밥알을 깨작깨작 집어넣었다. 종종 날 빤히 쳐다보면서 눈을 두리번거리기도 했다. 그 눈동자가 안쓰러우면서도 귀여웠고 또 안아주고 싶을 정도로 섹시했다. 식사가 끝나고 우린 병원주위를 걸었다. 나는 안 원장에게 연극에 대해서 다시 이야기를 꺼냈다. 안 원장은 내 부탁이라면 기꺼이 들어주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한 가지, 사회적으로 소문이 날까 두렵다고 했다. 그렇잖아도 얼마 전 최 회장과의 스캔들 때문에 한동안 마음고생을 앓아왔던 그녀였다. 그녀는 내게 정중히 거절을 하고 있는 셈이었다. 허탈했지만 내가 좋은 방법을 생각해본다고 했고 그녀는 대화말미에 의미심장한 말을 건넸다.

“완벽한 비밀이 존재할 수만 있다면 기꺼이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그녀는 내게 확실히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마음을 흔들만한 틈새를 발견 할 수가 있었다.

“다른 여자들이 끼긴 하지만 저하고 안원장님하고 둘만 하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함께 출연하는 여자들은 전부 혜정이처럼 내게 최면을 당한 상탭니다. 카메라도 없고 그 누구도 안원장님에게 소문을 낼 사람은 없어요. 물론 딸들은 철저하게 비밀을 지켜줄거구요.”

안 원장은 한동안 고민을 했다. 일생일대의 고민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왜 사장님은 그토록 누드연극에 관심 있으신 거예요?”

그녀는 한참 뒤 내게 물었다. 어쩌면 그녀에게서 가장 듣고 싶었던 질문인건지도 모른다.

“실은 제게 말 못할 비밀이 있습니다. 원장님이 은아에 대한 비밀을 터놓으셨으니 저도 제 딸들에 대한 비밀을 털어놓겠습니다.”

나는 집에 있는 의붓딸과 내 친딸 향이에 대해서 말했다. 안 원장은 충격과 함께 안쓰러운 건지 눈시울을 붉혔다. 나는 잠시 쉬었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제가 기른 딸들과 또 어릴 때 바뀌어버린 통에 계모의 손에 자라야 했던 내 진짜 딸 향이....... 나는 그 아이들을 모두 사랑합니다. 이왕이면 내 예쁜 딸들을 모두에게 사랑 받는 스타로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것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해주려면 안원장님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방송국의 인연 줄도 만들고 연기실력도 쌓는, 그 모든 것을 안원장님에게 맡길까 해요. 내가 알몸연극을 하려는 건 안원장님과 더 가까워지고 싶어서 그런 겁니다. 왜 남자들은 사업상 중요한 계약이 있을 때 간혹 사우나에서 도장을 찍곤 하는데 그런 차원에서 해석해주었으면 고맙겠습니다.”

안 원장은 촉촉한 눈길로 내 손을 잡았다. 이 정도면 그녀에게 프러포즈를 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그녀의 입에선 날 더 힘들게 하는 질문이 튀어나왔다. 

“오로지 딸아이들을 위해서 그런 연극을 하시겠다는 거예요? 저와 친해지기 위해? 굳이 그렇게 하지 않으셔도 전 사장님에게 진 빚을 갚아야 합니다. 아니 설사 빛이 없다고 하더라도 사장님의 부탁이시라면 저는 기꺼이 들어줄 수밖에 없습니다.” 

안 원장은 내게 더 솔직한 대답을 요구하고 있었다. 하긴 겨우 그러한 이유로 알몸연극을 한다는 건 상당히 오버스럽다고 생각할 수도 있었다. 나는 그녀에게 내 모든 걸 오픈하기로 했다. 내 사랑하는 딸들을 밤마다 타락시키는 순수레즈비언 지언이에대해 이야기를 하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어머나!”

“지언이 때문에 내 딸들은 갈수록 비정상적인 여자로 성장해가고 있어요. 나중엔 시집도 안가고 오로지 여자하고만 같이 산다고 떼를 쓸 것 같은데 그 꼴을 어찌 보겠습니까?”

안 원장은 비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고 나는 말을 이었다. 

“하여 나는 특단의 방법으로 그러한 알몸연극을 생각한 것입니다. 즉, 딸아이들이 보는데서 나는 지언이와의 성관계를 실제 연극에서도 일치시켜버릴 겁니다. 다소 충격적이긴 하나 단번에 모든 걸 제자리로 돌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것밖에 없습니다.” 

이해가 빠른 안원장이 말을 받았다.

“그러한 상황 극은 상당한 도움이 되겠군요. 그렇게 되면 지언이는 순수레즈에서 벗어날 수가 있게 되고 또한 사장님의 딸들도 다신 이상한 짓을 하지 않겠어요. 그럴 때마다 아빠가 알몸으로 연극을 벌일 테니까요.”

“이해해주니 고맙습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안 원장은 여전히 씁쓸하게 웃었다. 아직도 뭔가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는 모양이었다. 

우린 은아를 데리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 은아를 침대에 눕혀주는 사이 안 원장은 화장실을 간다고 잠깐 자릴 비웠다. 은아는 입술에 바르는 립스틱 형태의 약을 내게 내밀었다.

“거울이 없거든요. 제 입술에 좀 발라주세요.”

은아는 입술을 예쁘게 오므렸고 나는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리듯 조심스럽게 은아의 입술에 약을 발라주었다. 두어 번 정도 바르자 바싹 마른 입술이 촉촉해졌다. 은아는 입술을 오므렸다 폈다 하면서 약을 스며들게 했다. 이제 됐나 싶었는데 은아는 뭔가 불만 섞인 표정으로 또 부탁을 했다. 

“약이 너무 많이 묻었어요. 아빠가 좀 닦아 주세요.”

나는 티슈를 뜯었으나 은아는 티슈를 거절하고 야릇한 방법을 제시했다.

“그걸로 닦아내면 입술에 안 좋아요. 키스를 해주세요.”

나는 차마 할 수 없다는 이야길 할 수가 없었다. 촉촉하고 부드러운 입술을 오므리며 말하는 은아는 정말 귀엽고 섹시했다. 나는 은아의 입술에 내 입술을 포갰다. 은아는 신음했다.

“흐으으음!”

촉촉하고 부드럽고 말랑거리는 입술이었다. 그것만으로도 자극이었는데 은아는 혀를 쑤욱 넣어주었다. 아아. 달고 끈끈한 은아의 혀. 은아는 곧 울 것처럼 처량한 눈으로 내 혀를 격렬하게 빨았다. 

섹스에 잔뜩 굶주려있는 아이. 은아의 두 손은 내 목을 단단히 두르고 있었는데 나는 빠져나갈 엄두를 내지 못했다. 키스는 진했다. 키스하나만으로도 내 자지는 다시 뻣뻣하게 곤두섰다. 도대체 어떻게 고3의 얼굴에서 이토록 퇴폐적인 섹시함이 나올 수가 있을까. 안원장의 섹시하고 차분한 이미지를 닮은데다가 쾌락을 높여주는 마약을 한동안 복용한 사실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어제처럼 나는 식음을 전폐하고 오로지 은아와 섹스에만 전념하고 싶은 욕정을 참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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