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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7 회: 보연이에게서 향이의 느낌이 -- > (106/272)

< -- 107 회: 보연이에게서 향이의 느낌이 -- >

둘은 과연 얼마나 격렬하게 그 짓을 즐긴 것일까. 나는 장미의 서랍을 몰래 열어보았다. 여전히 딜도가 여러 개 있었다. 이걸로 서로의 구멍을 쑤셔주고 핥아주었다는 생각을 하니 머리가 어지러웠다. 하나하나 딜도를 꺼내 냄새라도 확인해보고 싶었지만 혹시라도 잠에서 깰지 몰라 나는 그대로 방을 나섰다.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기분이 정말 이상했다. 만약에 장미가 남자였다면, 그래서 내 딸을 나 몰래 박았다면, 나는 그 자리에서 몽둥이 찜질이라도 해버렸을지 모른다. 하지만 장미는 내가 딸들만큼이나 아끼는 여자다. 또 현재 가장 갖고 싶은 여자이기도 하다. 장미와 큰딸의 일은, 일단 못 본 척 하기로 했다. 나는 내 방으로 들어와 작은딸을 꼬옥 포옹했다. 작은딸의 딴딴한 젖가슴이 내 잠을 더 설치게 했다.  

다음날 오전.

회사에서 나는 오주선에게 보연이에 대해 물어보았다. 향이와 닮은 아이에게 먹여야한다는 사실이 부담스러웠다. 그런데 오주선의 입에서는 뜻밖의 소리가 나왔다.

“걘, 여우야 여우! 여자인 내가 잘 안다구! 향이하곤 180도로 달라! 쩝, 보연이가 내 딸이었으면 진작 성공했지”

“뭐야?” 

내가 화를 내자 오주선은 휙 사라졌다. 그러고 보니 보연이는 향이에게 없는 게 하나 더 있었다. 얄궂은 눈웃음....... 나는 더 이상 주저하고 싶지가 않았다. 보연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빠랑 점심 먹게 나올래?”

“우와! 감사합니다.”

보연이는 초딩소녀처럼 어린 목소리로 대답했다. 나는 죄책감 따윈 던져버렸다. 그만큼 보연이에게도 뭔가 해주면 될 것 이었다. 나는 보연이에게 진짜 아빠만큼이나 잘 해줄 것이다. 내가 먼저 식당에서 기다렸고 한참 뒤 보연이가 왔다. 우린 냉면을 먹었다. 식사가 끝나고 나는 그 자리에서 내 침이 묻어있는 약을 주었다. 절반이었다.

“이게 뭐에요?”

“응, 초콜릿!”

“근데 이 조그만 걸 저한테 먹으라고 주시는 거예요?”

“조그맣긴 해도 맛이 무지 괜찮아, 친구 녀석이 초콜릿 회사를 다니는데 다음 달에 출시할거란다. 그건 샘플이야!”

보연이는 조심스럽게 입에 넣었다. 꿀꺽, 삼킨 후엔 달콤하다고 한 개 더 주라고 했다.

“흐흠, 초콜릿은 이제 없다! 잠깐만 화장실 좀 다녀올게!”

나는 화장실에서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응, 보연아 나야!”

내 목소리를 단번에 확인한 보연이는 혹시 회사일 때문에 갑자기 식당을 나가게 됐냐고 했다. 나는 용건만 말했다.

“내 말을 잘 듣거라, 지금 이 순간부터 보연이 넌 내 딸이다. 오로지 이 아빠만을 사랑하고 아빠만을 생각해야하는 딸이다. 아빠가 좋아하는 일은 무엇이든 해야 하고....... 무슨 말인지 알겠니?”

“네 아빠!”

나는 전화를 끊고 다시 보연이에게 갔다. 약간 나른하게 보이면서 초점을 잃은 보연이에게 어쩔 수 없이 죄책감이 느껴졌다. 나는 보연이의 손을 잡고 말했다. 

“앞으론 이 아빠와 함께 있고 싶어서 밤마다 힘들 것이다. 내가 되도록 널 안아줄 것이지만 그래도 혼자 지내는 밤이 많을 거야. 그럴 땐 어떡하든 혼자서 해결해야 된다. 또 속으로 담고 있지 말고 뭐든 표현하고 싶은 건 얼마든지 표현해도 좋다.” 

보연이가 흔들리는 눈동자로 말했다. 

“아빠, 제가 왜 갑자기 이렇게 됐죠? 아빠하고 계속 같이 있고 싶어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마음 같아선 포옹이라도 해주고 싶었으나 주위의 눈들이 만만찮았다. 더구나 보연이는 눈에 띄는 아이였다. 

“우선 밖으로 나가자!”

보연이를 차에 태우고 난 뒤에 나는 갑자기 난감했다. 내 딸과 무지막지하게 닮은, 그러면서도 약에 흠뻑 취해있는 여고생과 도무지 관계를 해볼 엄두가 나질 않았다. 누구한테 도움이라도 청하고 싶었다. 

우선 보연이와 차를 타고 멀리 가기로 했다. 나와 보연이는 많은 대화를 나누었고 보연이 자신은 물론 향이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되었다. 다행스러운 건 내 딸 향이와 보연이는 아직도 때가 타지 않은 숫처녀였다. 솔직히 보연이는 발랑 까지게 봤는데 여태 처녀막을 가지고 있었다니 그것이 정말 놀라웠다. 

많은 이야기들을 듣고 싶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궁금한 게 바로 향이를 귀찮게 하는 녀석들의 존재였다. 향이에겐 아직도 여러 남자들이 쫓아다닌다고 했다. 나는 오주선에게 전화를 걸어서 아예 몰래 보디가드를 붙여주기로 했다. 보연이에게도 접근하는 사람들이 없냐고 물었더니 또래 남자친구나 접근할 뿐, 별다른 관심은 받지 못한다고 한다. 보영이가 향이를 닮긴 했으나 확실히 분위기 차이는 있었다. 

 자동차는 어느새 서울 시내를 벗어나 있었다. 바람이 부는 들판 한가운데에 분위기 좋은 카페가 있었다. 차를 세워두고 카페까지 걸어갔다. 보연이의 키는 향이처럼 늘씬하게 컸다. 머리스타일까지 똑같아서 백 미터 정도 떨어져서 보면 절대로 분간할 수가 없을 것 같았다. 나는 보연이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말했다.

“향이하고는 왜 이렇게 많은 닮은 거야? 멀리 떨어져서 보면 진짜 헤 깔리겠다.”

“겨우 이걸로 헤 깔리세요? 우리가 옷을 홀딱 벗고 있으면 더 헤 깔리시겠네요! 호홋!”

“그게 무슨 소리냐?” 

“들어가서 이야기 해줄게요! 들으시면 놀라실 걸요!”

 카페에 앉자마자 나는 보연이의 입을 주시했다. 놀랄만한 이야기는 과연 무엇일까? 보연이는 약기운 때문인지 여전히 몽롱하게 날 바라봤지만 침착하게 대답을 했다.

“흠, 사실 머리에 든 것만 빼고 우린 공장에서 찍은 것처럼 몽땅 닮았어요. 후훗, 유방만 해도 그래요! 사이즈는 물론 생긴 모양까지, 툭 튀어나온 종처럼 닮았거든요! 그래서 우린 속옷이 딱 맞아요.”

 심장이 튀어나갈 것만 같았다.

“저, 정말이냐?”

“지금 보여드려도 돼요?”

“아, 안 된다. 다른 사람들이 있잖니!”

“음, 닮은 건 그것뿐 만아니라 젖꼭지 색깔도 핑크빛이구요. 심지어는.......”

“심지어는 뭐?”

“거기까지 닮았어요. 나는 자위를 좀 즐긴 편이라 살이 약간 늘어나 있는데.......”

 나는 찬물을 한 컵 마셨다. 보연이는 더 자세한 설명을 곁들였다. 

“향이랑 목욕탕에 처음 갔을 때가 아직도 생각나요. 황당한 게 나한텐 털이 별로 없었는데 향이도 거기에 털이 별로 없었던 거예요. 향이랑 서로 발가벗고 얼마나 웃었다구요! 나중에 알고 봤더니 체형이 같으면 그런 것 까지 똑 같을 수가 있다고 그러대요.” 

나는 숨이 막힐 것만 같았다. 

“그런 친구를 만났으니 정말 반가웠겠다.”

“네, 우리들은 금방 친해질 수밖에 없었어요. 모든 비밀을 공유하게 될 만큼이요.”

“향이는, 어떤 걸 가장 힘들어했지?”

“자기 엄마 때문에 무척 힘들어 했어요....... 어느 날부터 인가, 갑자기 잘해주시던 엄마가 무척 냉랭하게 변해버렸다는데 꼭 계모처럼 느껴졌다고 했어요.”

새삼 오주선이 비정하게 느껴졌다. 향이에 대한 이야기는 일단 그것으로 접었다. 나는 보연이의 이야기도 들어주었다. 보연이의 부모님은 개방적이라 보연이가 무얼 해도 상관은 하지 않는다고 한다.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는데 아빠는 현재 외국에 계신다고 한다. 중소기업의 이사로 있는 보연이의 아빠는, 브라질 현지에 파견된 상태였고 벌써2년째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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