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 회: 달콤한 키스와 50배의 장사 -- >
습관처럼 통장을 확인해보았다. 찍혀있는 액수를 보면서도 나는 오늘도 믿을 수가 없었다.
2400만이라는 숫자가 찍혀있었다. 불과 9일 만에 스물네 명의 계집애들을 만나서 내가 벌어들인 돈이다.
한 명당 백만 원씩!
2만원을 투자해서 100만원을 벌었으니 50배의 이윤을 남기는 장사인 셈이다.
돈 벌기가 이렇게 쉬웠다면 나는 진즉 그 좆같은 직장을 때려 치웠을 것이다.
3개월 전, 느닷없이 회사에서 잘리고 우리 세 식구가 길거리에 나않게 생겼을 때 나는 한동안 재기를 해보려고 갖은 노력을 해보았다.
하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장사를 해보려고 했으나 경험이 없었다.
무엇하나 팔아 본적이 없는 나였다.
그저 만만한 게 먹는장사라고는 하지만 나로서는 꿈도 못 꿀이었다.
나는 계란 후라이 하나도 제대로 못 부치는 인간이다.
마누라만 살아있었어도 뭐든지 도전이라는 걸 해봤을 것이다.
한동안 막막하고 무기력하게 지내야 했다. 딸들에게는 직장에서 잘렸다는 이야기를 차마 할 수가 없어서 아침에 집을 나오면 피시방을 다녔다.
그런 무기력하고 빌빌거리는 내게 생각지도 못한 일이 생겼다.
내게 큰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사람이 나타난 것이다. 십일 전의 일이었다.
구세주 같은 놈이었지만 가진 재주하나 변변치 않은 나였기에 그 사람의 말을 처음엔 믿을 수가 없었다. 일이 너무 쉬웠다.
나는 밑져야 본전치고 그 사람의 말대로 이행을 했고 거짓말처럼 통장엔 돈이 찍히기 시작했다.
내가 할 일은 간단했다.
나는 놈에게서 받은 알약을 키스를 통해 여자애의 입에 넣어준 후 놈에게 여자애의 전화번호를 알려주면
그것으로 일은 끝이었다.
여자애 한 명당 백만 원씩!
정말 이처럼 짭짤한 일이 어디 있을까마는 처음엔 마음이 편치 않았다.
내게 알약을 받아먹은 아이는 그 후 어떻게 되었을까!
내게 백만 원씩이나 줘도 손해 보지 않을 장사라고 치면 틀림없이 그 여자애들을 다른 용도로 활용할 것이라는 생각이 하루에도 몇 번씩 들곤 했다.
하지만 그런 염려도 불과 며칠뿐이었다. 나날이 불어나는 통장의 액수, 그리고 토끼보다 더 예쁜 두 딸자식들을 보면서 그런 불필요한 마음은 점점 묻혀 버리고 말았다.
세상 돌아가는 이치가 다 그렇다. 남을 희생시키지 않으면 나는 절대로 밥한 끼 제대로 먹을 수가 없다.
어차피 계집애들의 뒷이야기는 내가 알바가 아닌 것이다.
나는 서랍 속에서 플라스틱 약병에 든 알약을 꺼내보았다.
조그만 일반사탕정도 되는 크기의 알약은 내가 아무리 입에 넣어도 녹질 않는다.
그러나 내 침이 묻은 알약을 계집애의 입에 넣어주면 거짓말처럼 녹아버린다.
나는 알약을 입에 쏙 넣어보았다.
그리고 이리저리 살살 굴려보았다. 아무런 맛도 아무런 느낌도 없다.
나는 입에서 알약을 꺼내 그걸 다시 약병에 넣었다.
도대체 무슨 원리로 남자의 침에 묻힌 알약이어여만 여자의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건지 생각하면 할 수로 미스터리다.
“딩동!”
딸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온 모양이다. 나는 서둘러 통장과 약병을 제자리에 두었다.
“아빠!”
“오 우리 작은 딸내미, 오다가 나쁜 놈들 안 쫓아 왔어?”
“피, 날마다 그 소리! 밥은 먹었어?”
“응, 회사에서 먹었어!”
나는 아직도 회사를 다닌다고 딸들에게 숨기고 있다.
“아빠, 언니는?”
“고3이 벌써 오겠니?”
큰 딸 완희는 작은딸 아진이보다 한 살 더 많은 여고 졸업반이다. 거의 자정까지 공부를 하고 다닌다.
그런데 이대목에서 꼭 밝혀야할 가슴아픈 사연이 있다. 완희는 내 친딸이 아니다.
죽마고우였던 친구가 졸지에 죽어버린 다음에 완희를 맡게 되었는데 그때 완희의 나이가 고 1이었다.
완희만 생각하면 늘 마음이 편치 않다.
완희는 처음부터 날 많이 어려워했다. 너무 어려워해서 눈도 잘 마주치지 못했다.
시간이 흘러 조금 낳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한 편이다. 성격이 너무 내성적인 탓이다.
그럼에도 속마음 하나는 정말 따뜻한 아이다. 나는 한밤중에 자주 잠에서 깨는 편이다.
내가 잠에서 깨어 거실에 나오면 내 인기척을 듣고 완희도 같이 일어날 때가 많다.
물론 내가 일어날 때마다 꼬박꼬박 같이 깨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우리 부녀는 새벽 상봉을 하곤 한다.
“아빠, 라면 끓여드려요?”
말만 들어도 배가 부르고 행복해지는 완희의 그 목소리를 나는 정말 많이 들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손을 저으며 들어가 자라고 하는데 어쩔 땐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은 충동을 참을 수가 없다.
하지만 나는 완희를 한 번도 따뜻하게 안아준 적이 없다.
다 큰 처녀 같은 딸을 입양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내 마음을 잘 알 것이다.
완희 또한 그러한 내 마음을 아주 잘 알고 있기에 나는 그것으로 만족한다.
아진이가 씻는다며 욕실에 들어갔다. 거실에 있다가 나는 큰방엘 들어가 버렸다.
이상하게도 요즘엔 아진이가 목욕을 할 때면 내게 키스알바를 하던 여자애들이 자꾸만 떠오른다.
내가 친딸에게 추악한 욕망을 품고 있어서 그런 건 절대로 아니다.
그저 무의식중에 그 여자애들을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키스 알바 생들의 전화번호를 놈에게 팔아먹긴 하지만 나 정도면 정말 착한 아저씨에 속한다.
나는 키스 말고는 아무런 짓도 하지 않는다. 키스라고 하기엔 그저 뽀뽀에 가깝다고 해야 할 것이다.
계집애에게 알약을 먹이기 위해 입술을 잠시 훔치는 것 뿐.
맹세컨대 나는 단돈 이만원가지고 아진이 또래 아이들의 유방을 만지거나 또는 내 자지를 만져주라는 추접한 짓은 절대로 하지 않았다.
사실 내 침이 묻은 알약을 여자애가 그냥 먹는다고 하면 나는 키스 따윈 하지 않아도 전혀 상관이 없다.
다만 아이들에게 내 침이 묻은 걸 먹으라고 하면 마약이나 최음제의 일종으로 알고 백이면 백 달아나버리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초콜릿으로 가장하여 혓바닥으로 밀어 넣는 것이다.
“짠자자 잔!”
전화가 울렸다. 발신 번호를 보니 그 놈이다. 내게 큰돈을 벌게 해주는 고마운 존재지만 여자애들을 나쁜 용도로 쓰고 있을 거란 판단이 들어 나는 그 놈을 사람으로 보지 않는다.
“아이들을 조금만 더 많이 만나세요. 당신에게서 받은 아이들이라고 해서 다 쓸모가 있는 것은 아니오. 게으름 피우지 말고 조금만 더 움직여 보시요.”
내 신경을 팍팍 긁어대는 목소리다. 스트레스가 올라오지만 내 유일한 돈줄이니 말을 듣는 수밖에 없다.
경찰단속이니, 아이들의 변덕이 심해서 약속이 종종 펑크가 난다는 등등, 여러 가지 변명거리가 떠올랐지만 나는 참았다.
그래서 전화는 상대방의 일방적인 목소리로 끝이 났다.
전화를 끊고 나니 문득 내 아랫도리가 뻐근하게 올라오고 있었다.
아내와 사별한지 벌써 4년.
나는 정말 참기가 힘든 경우에만 여자를 돈 주고 산다. 한 달에 한번이든 한 달에 두 번이든, 어쨌든 나는 현재 쓸쓸한 홀아비임이 분명하다.
아직까지 따로 사귀는 여자가 없는 이유는, 뭐랄까....... 우리 아진이가 아직도 제 엄마를 못 잊은 것 같기도 하고 내 자신도 마음에 드는 여자를 본 적이 없는 탓일 것이다.
아진이의 엄마를 생각하다보니 그녀가 남긴 유언장이 또 떠오른다. 아진이 나이가 19살이 되면 그때 개봉해보라는데 그 이유가 정말 궁금하다. 지금이라도 뜯어보고 싶었지만 늘 그랬듯이 나는 참았다. 지금까지 참아왔는데 못 참을 것도 없었다.
이제 아진이 나이가 19살이 되는 것도 얼마 남지도 않았다.
그건 그렇고 요즘 그 이상한 일을 시작하고 나서부턴 정력이 거짓말을 조금 더 보태서 십대로 돌아간 것 같다.
어린 여자애들의 싱싱한 침과 기운을 날마다 흡수해서 그런 것일까?
아이들 중에는 몹시도 정열적으로 키스를 하는 애들도 있다.
팁이라도 더 받고 싶어서 그런 건지 아님 정말로 섹스에 대해 일찍 통달을 해버린 건지 알 순 없으나 그런 진한 키스를 겪고 나면 내 몸은 정말 힘들어진다.
어제 만난 계집애도 그랬다. 돈 때문이 아닌 남자와의 키스가 목적인 것 인냥 혓바닥에 본드를 바른 것처럼 진득거렸는데 나는 그 아이를 껴안고 하마터면 섹스를 벌일 뻔했다. 여고생이 되가지고 무슨 목소리는 또 그렇게 허스키한지.......
그 애를 상상하다 보니 내 페니스가 더 꼿꼿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