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16화 (116/144)

 "넌 그 돈을 왜 가지고 왔어??"

여자저차 봉준의 설명이 이어지고 봉준은 마치 실의에 빠진 사람처럼 의자에 앉았다. 

 "언제 없어진거야??"

 "잘 모르겠습니다"

선생님은 칠판에 놓인 지휘봉을 꺼내 들었다. 평소 조용하던 선생님의 얼굴에는 화가 잔뜩

 배여 있었다. 금방이라도 터질듯한 벌개진 얼굴로 반아이들을 다그쳤다.

 "야~ 누가 그런거야???" 

 "오늘 찾기전에는 집에 못 갈 줄 알아~~ 전부 소지품이랑 가방 책상에 전부 올려~~"

지환은 자신이 한 일이 아님에도 가슴이 터져나갈 듯이 요동쳤다.

 "오늘 체육시간에 누구 있었어~~ "

 "주번~~~~"

지환은 자신을 부르자 마치 범인이라도 된 것처럼 온 몸이 떨려오고 있었다. 

땀이 많은 지환이의 손은 이미 축축하게 젖어갔다. 

 "지환이 너 못 봤어???"

 "아...아뇨...아뇨 선생님"

지환이의 이름이 거론되자 3교시를 마치고 쉬는 시간에 봉준이 필통을 찾기 위해 가방과 서랍여기저기를

 뒤지는 몇 명이 지환이를 힐끔거렸다. 

 "자~ 눈감아~~"

 "자 안보이니까 솔직하게 이야기해라~ 선생님이 그러면 넘어가줄테니까"

 "없어??? 모두 책상위로 올라가 손들어!!!"

그 시끌거리던 교실은 간간히 삐걱거리는 소리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지환은 헐떡이며 선생님과 마주쳤던 일, 그리고 봉준이의 가방을 뒤지던 일, 시간이 갈 수록 

 지환이의 얼굴은 상기되어져만 갔다.

그 때였다. 

 "저~~~ 선생님"

지환이의 몸이 부들부들 떨려왔다. 자신의 이름이 불릴까봐 몸서리쳐져 왔다.

 "저~~ 선생님"

쉬는시간 옆에 있었던 주연이다. 지환이의 모든 세포가 발기되는 듯 했다.

 "저 선생님 화장실 좀 갔다 오면 안되요????"

 "안돼!!! 오늘 나올 때까지 아무도 이 교실을 못 나간다"

선생님의 단호한 말에 모두들 숨조차 쉴 수가 없었다. 

그렇게 10분 20분 들고 있던 팔이 아파오고 다리는 저려왔다. 

30분쯤 지났을 때였을까 반학생들의 신음소리사이로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자~ 다 내려와"

 "웅성~ 웅성~~~"

범인이 잡힌 것일까??? 

 "그래~ 어떤 이유인지 모르지만 친구물건이나 돈에 손대는 건 나쁜거다 밝힌친구는 조금 있다가

 교무실로 와라~~"

 "이상~~ "

 "차려~~ 경례~~ 수고하셨습니다~~~"

 "웅성웅성~~ 웅성웅성~~~~"

지환은 안도의 한숨을 돌렸지만 상황은 정 반대가 되어 있었다.

몇몇은 지환이와 눈도 마주치지 않고 교실을 나갔고 고개를 내어 질렀다.

 "에휴~ 안봐도 비디오다~~"

 "맞지 맞지?? 그지...아...진짜....혹시 지난번 일도 ....아...진짜 학교 못 다니겠다"

그랬다. 

누군가 범인이라고 확인을 해 주었음에도 잠정적인 범인은 자신 "황보지환" 이 되어 있었다.

그 날 저녁 

 얼굴이 상기된 채 힘없이 들어오는 지환, 늘 그랬듯이 보진은

"오늘 별일 없었어??"

 "네에~~"

조금은 밝아지나 싶던 얼굴이 파김치가 되어 온 걸 보고는 어느 엄마가 걱정이 없을까??

 "지환아~ 무슨 일 있어???"

 "아...니에요...아무 일도 없어요"

 "얼굴이 근데 왜그래??"

 "아~~ 좀 피곤해서 그래요~~~ 저 좀 잘께요"

 "그....그래~~~"

언제부터인가 버릇처럼 지환이의 벗어놓은 옷을 이리저리 살펴보는 보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러저리 훑어보지만 땀에 젖은 건 외에는 깨끗한 상태 그대로였다.

 ""용돈 미리 받는다고 좋아했는데 왜저러지??? 어디 아픈가??""

보진은 별 걱정이 다 되었다. 

오늘도 남편현석은 회식이라 늦었다. 늦은 밤까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선우가 떠올랐다.

평소같으면 지나고 말았을 일을 선우에게라면 무어라도 들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띠리리링~ 띠리리링"

 "여보세요???"

 "어~ 나~ 지환이엄만데 서...ㄴ...우니???

 "아~ 네 어머니"

 "아~ 너무 늦은 시간인데 미안해~~"

 "아~~ 아닙니다 무슨 말씀을요~~~"

 "따로 어디 연락할 때가 없어서 말이야"

 "무슨 일 있으세요?"

 "아~ 뭐 다른 건 아니고~~지환이가 오늘....혹시 학교에서 무슨 일 있었니???"

 "아~~~~ 그거요???"

 "어~~ 그래?? 무슨 일 있었던 거야??? 지환이가 뭐 잘못했어???"

 "아~~ 그게....전화로 말씀드리기가 좀~~~"

 "그...그래???? 아~~ 그럼 어떡한다??? 그럼 선우야 내일, 학원 안가니?"

 "아~ 괜찮아요~~ 내일 6교시 하고 바로 들릴께요"

 "그...그래 줄래???"

 "지환이는요?"

 "아~~ 지환이는 학원2개 갔다오고 하면 3시간은 더 걸릴꺼야"

 "아~~ 네 알겠습니다. 어머니 너무 걱정은 하지 마세요~ "

 "그...그래 선우야"

 "뚝~~~~"

전화를 끊고도 한참을 전화기를 만지작거리는 보진, 그래도 이럴때 어디론가 전화할 수 

 있다는게 참 다행이다 싶었고 또 친절하게 받아주는 선우라서 다행이라 생각하는 보진이다. 

다음 날 아침

 지환이 부스스 눈을 뜨자, 책상위에는 봉투하나가 놓여 있었다.

그리고는 그 위에 

"아들 힘내! 사랑해!"

라고 적혀 있었다. 

새벽늦게 들어오고도 아침은 꼭 가족과 함께 먹는 아버지 "황보현석"

 "지환이 무슨 일 있는거냐??"

 "아...아니에요 아빠"

 "그래~ 무슨 힘든 건 없고?"

 "네에~~ 없어요~~"

 "그래~ 짜식~ 힘든거 있음 아빠한테 말하고~~"

그리곤 말이 없는 가족이다. 식사가 끝날 무렵~

 "저기 여보~ 지환이아빠~~"

 "어~ 왜?? 나 오늘 지방출장 있어 저녁에 이야기해~"

늘 이런식이다. 다음에, 나중에, 아들과딸에게 묻는 거라곤 힘든거 없지? 

이 말이 전부였다. 

말을 할 수 있는 시간뿐 아니라 기회조차 없다.

-지환의교실- 

여느 때처럼 왁자지껄하지만 지환의 눈에는 왠지 모를 수근거림들이 여기저기에서 나고

 있었다. 

지환은 눈을 들수가 없었다. 조심스레 자기자리에 앉았지만 수근거림은 계속되었다. 

 "야~ 황보지환"

급기야 성질급한 여학생 하나가 지환을 이름을 불러버렸다.

순간 숨이 멎을 듯한 지환이었다. 

 "쾅~쾅~쾅~"

그 때였다.

책상에 엎드려 있던 선우가 책상을 쾅쾅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왜??? 왜??? 지환이가 뭐??? 씨발~~ 니네가 봤냐?? 봤어?? 지환이가 봉준이 가방 뒤진건

 내가 필통달라고 한 거였고~~ 뭐~~ 야 황보지환~ 네가 가져갔냐??"

 "아....아니"

 "아니라잖아~ 아니라는데 씨바....주둥이들 닥쳐라~~아~ 씨바 좀 믿고 살자 제발~~"

반에 짱인 선우가 그러고나자 일순간 상황이 바뀌었다. 

선우가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몰라도 늘 자신을 괴롭히던 선우가 아닌 오늘은 마치 자신을 

 지켜주는 수호천사처럼 여겨졌다.

그러고나서 지환의 어깨에 손을 얹고는 

"야~ 씨바 황보지~ 아니면 새끼야 말을 하지 병신같이 왜그래 임마~~ "

 "어...어...그래 나..아니야...아냐"

 "앞으로 씨바 지환이 건들지 마라 뒤진다....."

 "새~~끼 야~ 2시간 마치고 빵이나 사와라~~돈 여기"

 "아..아냐 나한테 있어 사다줄께~~"

 "새~~끼 좀 웃어라 씨방쌩아~~ "

그날 점심시간 즈음, 백보진의 휴대폰이 울렸다. 

 "아 안녕하세요 저 지환이 담임선생입니다"

 "아~ 네 선생님 어쩐일이세요??"

 "아~ 다름이 아니구요~ 요즘 지환이 어떤가 해서 그냥 전화 드렸습니다."

보진은 갑작스런 선생님의 전화에 온몸이 긴장되어 왔다.

 "어떤가라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지환이 무슨 문제 있나요?"

 "아...아닙니다. 문제라니요 그런건 아니고 요즘 안색이 좀 안좋아서 혹시 어디 아픈건 

 아닌지, 혹시나 집에 무슨 힘든 일이라도 있나 싶어서 겸사겸사 연락드렸습니다."

 "아뇨 그런건 없구요~ 요즘엔 친구들도 놀러오고 많이 좋아진거 같은데요"

 "아~ 그래요??? 잘됐네요.....사실은 요즘 학교에서 이런저런 불미스런 일들도 생기고 해서"

 "불미스런 일이라뇨???"

 "아~~ 뭐 다른건 아니고 또래 얘들이 뭐 장난치고 가끔 친구 돈도 없어지고 뭐 그런거에요"

 "혹시 학교폭력이나 뭐 그런건 아닌가요??"

 "아...아닙니다. 무슨요 저희학교는 폭력없는 학교로 지정도 되어 있고 또~ 워낙에 얘들이 순해서"

 "아...네..."

 "네~ 그럼 어머니 또 다음에 뵐께요"

그렇게 지환이 담임선생님의 전화가 끊어지자 최근의 여러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보진이다.

 ""어...엄마 용돈...좀 친구들이랑 과제한다고....""

 ""엄마 나 먼저 좀 잘께 피곤해서~~~" 

한번도 용돈을 미리 타 간 적이 없었던 지환이다. 어제는......

담임선생님이 별 말을 없었지만 계속 보진의 머리를 맴돌았다.

 ""돈도 없어지고""

보진은 집안 일을 하는 둥 마는 둥 정리하고는 선우가 오기만을 초조하게 기다렸다.

 ""그래 아무 일도 아닐거야 침착하자 침착해~~ ""

무심한 남편은 오늘도 늦게 들어간다는 말 외에는 다른 말이 없었다.

전화를 끊고 2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 안절부절 자리에 앉지도 못한 채 서서 선우를 기다렸다.

3시경이나 되야 선우가 도착한다고 했지만 문자를 넣어보는 보진이다. 

 "어디쯤이니??"

 "아~ 네 지금 출발했어요"

잠시 후

"띵~~~동~~~"

선우와 봉준이는 뛰어 왔는 지 땀에 흠뻑 젖은 채로 현관문을 열고 들어왔다.

 "선우왔니??" 어~~봉준이도 왔구나"

 "아...네~~ 아우 덥네요"

 "뛰어 온거야?? 안그래도 되는데"

 "아~ 아니에요 아주머니께서 마음이 많이 힘드신 거 같아서 최대한 빨리 오느라 

 뛰었는데요....아~ 저 화장실 좀"

 "어...그래...저..저기...샤워할래?? 아뇨 괜찮아요~ 

보진이 봉준이에 대해 신경이 쓰이는 듯한 표정을 읽었는지

"아~~~ 봉준이는 지난번에 과제한거 두고 가서.....지환이 방에 들어가도 되죠??"

 "어...그래 그러렴"

선우는 마실거라도 가지러 가려는 듯 몸을 돌린 보진을 빤히 쳐다 보았다.

 ""호오~~ 쒸발 다시 봐도 좃나 스럽네...와 씨불 터진다 터져...아우~~~""

혼자말로 중얼거리더니 화장실로 들어간 선우는 화장실수납장 여기저기를 더듬거려본다.

 "오우~ 우리 왕젖탱이 아줌마는 보지에다가 뭘 대나???"

 "큭~ 쒸바 역시 보지가 예민한가보네 안쪽도 순면인거 쓰잖아~ 존나 비싼건데"

 "촤아아...추즉..추즉...투드득...."

선우는 일부러 그러는지 변기안에 소변을 보지 않고 변기여기저기에 자신의 오줌물을 묻혀댔다.

 "오오~ 씨바 화장실 냄새도 죽이네~~ 캬아아, 여기서 빨가벗고 이 비누로 문질문질 거린단 말이지???"

선우가 화장실에서 나오자 쟁반에 음료수를 들고 걸어오는 백보진~

긴장된 얼굴이 역력했지만 옷 밖으로 삐져나온 암컷의 자태는 더 진한 듯 느껴졌다. 

그에 비해 선우는 나이에 맞지 않게 침착했다. 

 "덥지??? 이거 마셔~ "

 "미안해 시간도 없을텐데 이렇게 오게해서"

마실 걸 놓고는 가지런히 다리를 모아 앉는 보진, 한치의 흐트러짐이 없었다. 

그럼에도 터져나올 것 같은 유방과 화장기없는 얼굴이었지만 암컷의 향이 선우의 물건의 단단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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