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84화 (84/144)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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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니의 시선   -- >         * 67화 *

                                          

"별 말씀을 다 하십니다"

"아냐~ 진심이야~"

"네~ 감사합니다 아버님"

"아~ 거 사람~ 아버님이라는 말이 참 잘 나오네 그려"

"아~ 성당에 다니다 보니 제게는 자연스럽습니다"

이런저런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이 계속된다 

"아~ 보트훈련 저도 한번 해봤는데 와~ 장난 아니던데요~"

"우린 한달에 한번씩 했지 아마~"

"그 힘든 걸 말입니까? 우와~~"

아저씨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서도 그러했지만 동훈오빠는 원래 공감을 잘하고 남을 배려하는 데 익숙한 사람이다. 

아저씨와 동훈오빠는 죽이 잘 맞는 지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찌걱~ 찌걱~ 찌걱~"

하지만 내 가랑이 사이에 꽂혀 있는 아저씨의 손가락도 열심히 내 구멍을 후벼 파냈고

화장실에서 젖어버린 내 촉촉한 속살들은 벌름벌름 거리면서 아저씨의 거친세포들에 무참히 점령되고 있었다.

"아~ 진짜요?"

"와~ 그랬구나"

"와~ 대박~"

아저씨의 손가락이 움직여 나도 모르게 퍼덕거리게 될 때는 나는 어김없이 공감하는 말을

뱉으며 위기를 모면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테이블에 고정되어 있는 팔꿈치가 아파왔다 

하지만 동훈오빠의 눈에 내 젖꼭지가 보여질까봐 팔을 내려 놓을 수가 없었다.

"혼전순결 서약을 했다지?"

"아~ 네~"

"야~ 참 요즘 같은 세상에 쉽지 않은 선택일텐데"

"아닙니다 정말 사랑하면 지켜주고 또한 자신의 몸도 지켜야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

합니다"

"캬~ 역시 선생 될 사람이라 다르긴 다르구만"

"아~ 아닙니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들도 그렇게 가르치셨습니다"

"아~ 부모님은?"

"아~ 두분다 교직에 계십니다"

"햐~ 그렇지 역시 뭐가 달라도 다르다 했어"

"아~ 아닙니다~"

"아~ 이거 내가 참 아직 나이도 어린데 너무 많이 나간건가?"

"아닙니다 저도 졸업하면 바로 결혼할 생각도 있습니다"

"하기야~ 흐흐흣"

아저씨가 웃자 동훈오빠는 머쓱한 듯 머리를 극적인다.

그 때였다.

온몸이 떨려오고 내 허벅지가 마치 몇킬로를 달린 듯 풀려버리는 것 같았다.

"쯔윽~쯔윽~쯔윽~"

"하~~~"

난 하마트면 신음소리를 뱉아버릴 뻔 했다.

그저 반복적으로 들락거리던 손가락이 내 구멍 위쪽으로 긁어 들어온 것이다.

"그래~ 그렇지 정말 사내라면 자기 여자를 지켜 주는게 맞지"

"흐읍~"

입술을 깨물게 되고 동훈오빠를 힐끗쳐다보고는 내 시선은 불안한 듯 자리를 잡지 못했다.

숨소리가 뱃속부터 거칠어지고 금방이라도 토해내고 싶은 걸 입안에서 막아내고 있다.

"흐읍~"

긁어지고 있다 

아저씨의 굵은 손가락은 마치 내 구멍안은 모두 알고 있다는 듯이 절묘한 타이밍과 

세기로 내 냄비를 데워갔다

아니~ 이미 끓어올라 있었다.

조개가 시간이 되면 거품을 일으키며 벌어지듯 내 조갯살도 찐득한 애액을 뿜어내며

아우성을 치고 있었다.

아저씨의 손가락은 쉬지 않았다. 내 보지안에서 더욱 단단해 지는 것만 같았다.

애액들이 아저씨의 손가락을 휘감아 점점 더 부풀어 오르는 것 같았고 그런 아저씨의 손

가락을 나도 모르게 울컥울컥 물어갔다

"캬~ 해산물 엄청 먹었겠네"

"정말 많이 먹었지 말입니다~ 저흰 음식이 잘 나오는 편이었거든요"

"근데 말이야~ 이게 참~ 그냥 주는 것 보다는 말이야 바다에서 왜~ 직접 잡아서~"

"캬~~"

동훈오빠는 마치 얼마전 일 처럼 감탄을 질러댔다.

오빠와 아저씨가 이야기에 감탄을 지를 동안 내 혓바닥은 입술을 핥아대기에 급급했다

"전복 잡아 봤나?"

"전복도 잡으셨습니까?"

"아~ 그럼~ 깊은데도 꽤나 들어갔었지 우리때야 먹을게 넉넉하지 않아서 훈련 핑계삼아

어지간히 들어갔지"

"쯔윽~ 쯔윽~ 쯔윽~"

전복이야기가 나오자 아저씨의 손가락이 빨라졌고 덩달아 내 음부는 더 뜨거워져만 갔다

"캬~ 그거 잡아서 말이야~ 육지로 올라오면~ 고거~ 진짜 속살을 벌름벌름 거리는데

기가 막히지~ 어떨 땐 배가 고파서 칼로 떼지도 않고 입으로 빠는데~~"

"츠걱 츠걱~ 츠걱~ 츠걱~"

"진짜 입안에서 뭉글거리는 그 맛이 아주 기가 막혔지~"

흥분한 아저씨의 말투만큼이나 손가락도 빨라졌다.

한번은 말이야 바다에서 생존훈련은 했는데 말이야 하루를 먼저 굼기더군~

평소같으면 겁이 나서 못 들어가던 곳으로 들어가는데~ 캬~ 진짜 하는 나도 그렇고

옆에 있는 동료들도 참~ 가관이더라고

"조개랑 전복이랑 한움큼씩 잡아서 올라오는데 말이야"

"미친듯이 드셨겠네요"

"아휴~ 말도마 미친개들이 따로 없었다니깐 시커멓게 위장은 했지 손은 팅팅 불어 있지

라이터가 있어 뭐가 있어~"

"그럼 칼로 그걸?"

"아~ 그랬지 생조개가 어디 벌어지나? 칼을 가운데 쑤셔넣고는 억지로 벌려댔지~

챠~ 그런데 말이야~ 배가 고프니까 진짜 다 하게 되더라고..조개를 벌리고는 그걸"

"츠벅~ 츠벅~ 츠벅~"

"그걸 핥고 빨고 하는데~ 캬~ 진짜 그 맛은 말이야~아후~~"

아저씨의 액션이 커진다. 더불어 내 보짓살에 꽂혀 있던 손가락도 액션이 커지는가 

싶더니

"우욱~"

손가락 하나가 더 밀려 들어오는 것이었다.

난 순간적으로 푸덕거렸다.

엉덩이가 꿈틀거리고 양허벅지는 옆으로 더 벌어졌다.

"근데 참 남자라는데 웃기잖아 그런 상황인데도 조갯살을 핥으며 히히덕 거리는 놈들이

있었다니깐~ 뭐 그러다 먹을껄 뺏기기도 하고 말이지 크큭"

"뻐윽~ 뻐윽~ 츠팟~ 츠팟~ "

"햐~ 아버님 이야기 들으니까 마치 어제 일 같은데요~ 저도 바다에 있었으니까 정말

이해가 되네요"

"그렇지? 야~ 역시 우린 통하는데가 있어~ 인연은 인연이야~~ 흐흐흣~"

"아~ 그럼요 아버님~"

"캬~ 그런데 훈련마치고 와서 조개를 몰래 구워서 먹는데~ 말이야~"

"아버님 참 재주도 좋으셨지 말입니다"

"아~ 우리때야 뭐든 다 했지. 몰래 숨겨 왔다가 새벽에 일어나는 거지. 반합뚜껑에다가

 조개를 올려 놓고 굽는데 말이야~ 그게 딱~딱~ 거리며 벌어지는데~ "

"햐~ 생각만해도 군침이 도는데요?"

"그렇지? 강제로 벌리는 맛하고는 또 달라 그게~ 뭐랄까 일정한 온도에서 딱~ 데워지다

 쫙~ 벌어져서는 침을 질질흘리는 고~ 조개맛 말이야~"

"캬~~ 아버님 정말 어쩜 표현도~"

"아~ 그럼 늙었는데 표현이라도 잘 해야지"

"아~ 아버님도 참 지금 군대 가셔도 잘하실 거 같으신데요?"

"허허헛~ 그런가? 나 참 이사람 참~"

두사람은 마치 전쟁터에 같이 싸운 용사들 처럼 서로의 무용담에 취해 있었다.

난...처음 느껴보는 오르가즘에 취해 있었고 말이다

"흐으읍 흐으읍~"

꽉깨문 입술과 벌렁거리는 내 육체를 들키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동훈 오빠는 전혀 몰랐다. 아니 몰라야 했다.

내가 유일하게 마음을 준 동훈오빠, 난 그렇게 그 오빠 앞에서 처음 느껴보는 오르가즘에

취해버렸고 시원하게 토해내기 위해 엉덩이까지 들썩일 수 밖에 없었다.

"아이구 이거참 내가 주책이지"

"아~아닙니다 아버님 무슨 그런 말씀을"

"아~ 아니야~ 우리 바다 이야기는 또 나중에 하기로 하고"

아저씨가 일어나려고 한다. 

하지만 난 지금 일어날 수가 없다. 일어나서도 안된다.

이미 내 엉덩이는 뿜어져 나온 내 음수에 모두 축축히 젖어 있었다.

마치 오줌을 싼 것 처럼 말이다.

아저씨는 분명히 알고 있었다. 내 보짓살이 아저씨의 손가락을 물며 움찔거리고 

츠걱거리며 토해내는 내 물줄기를 손가락으로 느꼈을테니 말이다. 

""어떡하지~""

난 당황하면 시선이 불일정해진다. 

그런 내 모습을 힐끔거리며 보는 아저씨, 입가에 지어진 게걸스런 미소가 역겹다

아저씨가 일어나려고 한다. 

일어나서 자리를 비켜줘야 하지만 혹시나 오빠가 볼까봐 일어날 수가 없다. 

그 때였다

"쥐이이이잉~ 쥐이이이잉"

오빠의 휴대폰 진동소리에 깜짝 놀랐다.

토끼눈을 한 나를 지켜보는 아저씨, 내가 뭘 생각했는지 모를리 없었다. 

한쪽 입가가 삐죽인다. 

그리고는 젖꼭지가 선명하게 돌출된 내 유방을 힐끔거리더니 오빠의 시선이 없는 틈을

타 툭 건드린다.

아직도 흥분이 채 가시지 않은 내 몸, 꼿꼿하게 세워진 내 젖꼭지는 아저씨의 손가락에

쉽게 반응한다.

그리고는 내 허벅지를 손으로 벌린다. 

허벅지 가운데로 멀건 보지물들이 의자에 흥건히 적셔져 있는 걸 보고는 만족스러운

미소가 얼굴가득 번졌다.

"아~ 죄송합니다~"

"어~ 그래~ 전화 받어~"

티슈를 집어든다. 그리고는 닦아낸다. 

하지만 금새 돌아온 오빠, 아직도 엉덩이 아래는 축축히 젖어 있다.

"네~ 신부님~ 아~ 예~ 알겠습니다"

오빠는 급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아~ 이거 아버님 어쩌죠? 성당에 지금 사고가 좀 생겨서...."

"아~ 그래? 어어~ 어서 가봐~ 그럼"

"죄송합니다 아버님 죄송합니다"

"아냐 죄송하긴 얼른 가봐~"

"보영아 아참 전화번호~"

오빠는 내 휴대폰 번호를 적고는 부리나케 레스토랑을 빠져 나갔다.

오빠가 빠져 나가자 마자 아저씨의 거친 손이 다시 허벅지 안으로 들어왔다.

이미 축축히 젖은 내 몸은 금새 아저씨의 손을 반기는 듯 젖어 들었다.

아무말 없이 쳐다보는 게걸스런 눈빛, 번들거리며 삐죽이는 입술, 얼굴 전체에서 흐르는

개기름, 그리고 쇠냄새~ 정말 싫었다 정말~

입술은 닫혀 있었지만 내 머리속에는 아저씨의 말이 들리는 듯 했다.

아니 정말로 들려왔다.

""아주 환장을 하던데?""

내 몸이 꿈틀거린다. 

아직도 뜨거운 내 속살들이 금새 달아 올랐다.

나는 이를 악물었다. 다시는 이렇게 당하지 않을거라고~ 다시는~ 

하지만 며칠 뒤 새로 개통한 지하철, 

내 팔엔 최신 유행하는 가방이 들려 있었고 난 손잡이를 잡은 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보영아~ 전에 그 동영상 말이야~ 동훈이가 참 좋아할 거 같은데 말이지""

============================ 작품 후기 ============================

다시 보진이의 시선으로 글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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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잠식 (蠶食)   -- >         * 68화 *

                                          

"앙~ 앙~"

"앙~ 앙~"

하나는 새로 가족이 된 "별이"의 목소리 또 하는 내가 별이를 따라하는 목소리다

"아이구 녀석 그렇게 좋아?"

"으응~ 엄마~ 너무 좋아~"

"으이구 녀석~ 그렇게 별이랑 놀다가 공부는 언제 하려고?"

"아이참 엄마두 다 알아서 한다 뭐~"

"근데 그렇게 좋아하면서 아저씨한테 아빠 소리 한번 해 주면 안돼?"

"또~또~"

엄마는 틈만 나면 내 입에서 아빠소리가 나오기를 종용한다

그럴 때마다 뱃속부터 울컥울컥 올라오는 무언가가 있었지만 나는 요즘 "별이" 의 

재롱에 모든 것이 용서되고 이해될 듯 만 싶었다.

"별이 손~~"

앙증맞은 뽀메라니안, 작고 귀여운데다 얼마나 똑똑한 지 모른다.

"별이~ 기다려~"

"별이~ 화장실 가~"

내 입에는 별이라는 말이 하루에도 수백번 아니 수천번은 나오는 듯 했다.

별이가 집으로 오면서 서먹했던 아저씨와의 관계도 좋아졌고 엄마를 대하는 나의 태도도

달라졌다. 

별이 때문에 웃을 일도 많아졌고 별이 때문에 식구들의 관심사가 집중되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마음도 열려지는 듯 했고 예전의 아픈 상처들이 치유되는 것만

같았다. 

""어머~ 말도 안돼~ 강아지가 어떻게 이렇게 이뻐?""

""꺄아아악~ 너~~무 이뻐~ 어머~ 어머~ 어떡해~""

""얘는 하는 짓이 사람같애~ 어머~어머 쟤 튕기는 거 좀 봐~""

""보진아~ 집에 놀러가도 돼?""

""이거 디~따 비싸던데? 맞지?""

그랬다 요즘 부쩍 강아지를 키우는 집이 많아지긴 했다

뽀메라니안은 비싼데다가 관절도 약하고 이것저것 챙겨야 하는 게 많아서 이쁜 만큼이나

여간 신경을 써야 하는 게 아니었다.

강아지를 분양 받아 올 때도 수의사 선생님이 이것 저것 많이도 적어주셨다.

하지만 공원을 산책하거나 친구들이 와서 별이를 보고 까무러칠 때는 이 모든걸 다 

보상 받을 수 있었다.

""어머 어머 어머~ 어떻게 이렇게 이뻐? 어머""

하루는 공원을 산책하고 있을 때 였다. 

아줌마 한명이 자기 강아지를 데리고 나와서는 별이 앞에 선 것이다. 

""어머 얘는 이름이 뭐에요? 아응 어떻게 이렇게 생겼어? 너무 이쁘다""

""저..저기 아줌마 강아지 강아지""

아줌마는 그제서야 

""토토야~ 토토야~""

자기 강아지를 내 버려두고 우리 별이를 보느라 정신이 없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그

묘한 느낌은 정말 표현할 길이 없다. 

나름 이쁘다는 동네 강아지들, 별이가 오고 부터는 깔끔하게 정리가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별이가 오고부터 친구들이 많아졌다. 어릴 적 아픈 상처들도 인해서

멀어졌던 친구들도 연락이 오는 걸 보면 별이의 역할은 너무도 위대했다.

""별이 뭐 좋아해?""

""별이 옷은 샀어?""

""별이 목걸이는? 가방은? ""

학교에서도 별이에 대한 이야기들도 들썩거렸다. 

거기다 최근에 아저씨가 사 준 폰으로 사진을 찍어갈 때면 쉬는 시간 내 자리는 그야말로

북새통이라는 말이 실감될 정도였다.

""나도 나도~""

""아~ 나도 좀 봐~""

그렇게 아이들의 관심에 휩싸인 나, 조금씩 상처들이 싸매어져 가는 듯 했다

집에 들어갈 때면 늘 긴장을 하는 버릇이 있었던 나, 물론 트라우마가 쉽게 벗어지는 건

아니였다. 

골목길을 따라 대문이 보이고 집이 보이면 늘상 생겨났던 한숨, 그리고 나의 시선, 벌렁거려 오는 심장, 

하지만 집안 분위기가 별이 때문에 좋아지고 학교생활도 더불어 좋아지면서 확실히 내 생활은 달라지고 있었다.

집안에 들어설 때마다 혹시나 다른 사내의 지퍼를 내리고 있지는 않을까? 엄마가 어딘가에

묶여 헐떡이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들이 점점 더 희미해 져 갔다.

"어~ 여보~ 이거 좀 해줘요"

"어~ 그래? 아이구 우리 마나님이 해달라면 해야지요~ 자~ 돌쇠 갑니다요"

어느 새 아저씨를 향한 엄마의 호칭은 여보로 바뀌어져 있었다. 

물론 아직도 나와 언니의 눈치를 보긴 했지만 확실히 이전과를 달라 져 있었다.

"보진아~ 아저씨가 태워줄께 타고가~"

"아~ 아뇨 괜찮아요"

"아~ 내가 안 괜찮아서 그래~ 이 비오는데"

트럭만 있었던 집에 승용차가 생겼다. 

학교 앞 즐비하게 세워진 승용차를 보고는 얼마 전 새로 구입한 자동차다.

나중에 엄마에게 물어 봤을 때 엄마는 나 때문에 아저씨가 일부러 사신 거라고 했고

가족들이 함께 타려면 있어야 한다고 하시면서 샀다고 했다.

아저씨의 입는 옷도 달라졌다. 

예전 같으면 출근할 때부터 그저 군청색의 퀘퀘한 작업복 차림이었고 퇴근을 할 때도 

쇠냄새 가득한 채로 들어오곤 했었다.

하지만 요즘은 단정한 면바지와 구두차림으로 출근을 한다. 

물론 철공소를 갈 때는 트럭으로 운전을 해갔지만 나를 태워줄 때는 어김없이 승용차를 이용했다.

""야~ 보진아 니네 새아빠 멋있다 야~""

""와~ 요즘 저런 아빠가 어딨냐? 우리 아빠랑 좀 바꾸자~""

""너한테 그렇게 잘해준다며??""

""야~ 보진이 폰 보면 몰라? 저거 젤루 비싼거잖아~""

간간히 들려오는 친구들의 볼멘소리에 손사레를 치긴 했지만 마음 깊숙한 데서 오는

묘한 우월감이 내 삶에 많은 변화를 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었다. 

엄마의 삶도 많이 변해 있었다. 

아저씨와 집을 합치면서 무엇 때문인지는 몰라도 학교를 그만 두셨다. 

여러가지 들리는 소문이 있었지만 동네 아줌마들의 입소문이 거의 유력해 보였다.

""아~ 돈 있는데 뭐할라고 학교가서 선생질해~""

""아~그래도 선생을 아무나 하는것도 아닌데 그냥하지~""

""야~ 이 여편네야~ 돈 있는데 미쳤다고 학교가서 하루종일 스트레스를 받아~ 요즘

 애들 얼마나 영악한데 그런 스트레를 받아~"

""하기야~ 나도 돈 있으면 다 때려 치우고 놀러나 다닐 거 같긴 하다""

""아이구 하다 마다야~ 아주 젊고 싱싱한 애들 데려다 아주 떼로 맛보고 다닐거잖어""

""아~ 미쳤어~ 이 여편네는 그냥~""

""아이구 이거봐 이거봐 아니라고는 안하네""

""아~ 그럼 돈 있는데 그것도 못해? 돈 있으면 다 하는데~ 옛날 왕들 봐봐""

""에휴 하기야~ 돈 있는데 씨부럴 뭔들 못해~ 나같에도 일 안하고 누리고 살지""

""에휴 조선생, 아니 이제 선생도 아니네 조여사는 좋~ 것다""

""아~ 근데 조여사가 그렇게 천씨한테 잘한다며?""

""천씨는 또 어떻고 아주 둘이 찰떡궁합이라던데?""

""하기야~ 천씨 물건이 워낙에 실하니께""

""뭐야~ 천씨 물건 맛보기라도 한거야?""

""아~ 이 여편네가 미쳤나 거~ 콧구멍봐~""

""크크큭~ 하긴~ 지난번에 일하는 데 보니까 거기가 그냥 툭 불거졌더라고""

""이 여편네는 암튼 나보다 더하다니까~"

동네 사람들의 소문도 점점 더 좋아지고 있었다.

엄마 이야기가 나 올 때면 괜스레 움츠러 들었던 모습은 어디에도 없고 우리 집을 부러워

하는 동네 아줌마들의 소리를 들을 때면 이제 괜스레 어깨가 으쓱해 지기까지 했다.

"앙~ 앙~"

"안돼~ 별이~"

"앙앙앙~ 앙앙앙"

"안돼~ 안돼~"

별이가 보챈다. 

새로 구입한 영양제를 달라고 발을 동동구르는 모습, 집중하는 모습이 너무 귀엽다.

하지만 정해진 이상의 영양제를 주면 안된다는 수의사 선생님 말때문에 주고 싶어도

줄 수가 없다.

"별아~ 조금만 참아~ 내일 먹자~"

"앙~ 앙~"

다른 강아지와 달리 끊임없이 애교를 부리며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어가는 별이, 

하지만 하루 이틀, 별이의 건강을 위해, 별이는 그렇게 내 손에 길들여져 가고 있었다.

처음 올때만 해도 한참을 떼쓰던 녀석 금새 내 품으로 들어와 애처로운 눈빛만 보낸다.

"별아~ 사랑해~ 우리 별이~ 쪽~"

아무에게나 입을 맞춰 주지 않는 별이, 내가 사랑한다는 사실을 아는 지 금새 마음이

풀어지는 듯 콩콩거리며 거실을 누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얼마 전 새롭게 지하철이 개통 되었다.

크게 흥미가 있던 것도 아니었고 등하교에 타는 것도 아니었지만 모든 것이 신기하고 

궁금할 때가 아니던가?

난 일부러 조용한 시간을 택해서 지하철 안으로 들어갔다.

아직 개통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일까? 크게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다. 

""이~ 열차는""

새 열차라서 그런지 정말 깨끗했고 반짝거리기 까지 했다.

다른 호선의 지하철보다 공기도 좋았고 모든 것이 신선해 보였다. 

의자도 달라져 있었고 고급스러워 보였다.

""꽤 좋은데""

궁금증이 많은 나는 탄 칸에서 다른 칸으로 이동을 하고 있었다.

그 때였다.

저 멀리 보들보들한 연베이지색의 짧은치마, 그리고 하얀블라우스, 로켓처럼 툭 불거진

가슴과 매끈한 다리라인, 얼핏 봤지만 보영이 언니였다.

언니의 팔에는 못보던 가방이 들려 있었고 자리도 많은데 언니는 서서 손잡이를 잡고

있었다.

""언니~""

라고 부르려고 하는데 언니의 모습이 이상했다. 

보통은 손잡이를 잡고 바로 앞 의자를 향하기 마련인데 반대편 먼 쪽의 의자를 향해

있었고 잔뜩 움츠린 채 몸을 숙이고 잇었다.

그러고 보니 언니의 표정은 잔뜩 찡그러져 있었고 불안한 듯 연씬 주변을 살피는 듯 했다.

언니의 손이 치맛자락으로 움직였다.

그러다 다시 손잡이를 잡는다. 

무릎이 굽혀지고 마치 오줌이라도 마려운 사람처럼 낑낑거리고 있었다.

""어...언니""

나는 부르고 싶었지만 입만 달싹거리고 있었다. 

몇 초간이었을까 안절부절하는 언니의 모습에 시선이 집중 되었던 내 눈이 맞은 편을

향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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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잠식 (蠶食)   -- >         * 69화 *

                                          

""허억~""

순간 나도 모르게 모자를 눌러쓴다. 

""뭐야~ 지금 언니~""

나는 순간 폭풍의 눈을 떠올린다. 

거센 폭풍 가운데 너무도 고요한 폭풍의 눈, 고요하다 못해 평화롭기 한 폭풍의 눈 말이다

내가 폭풍의 눈 가운데 있는 것이라면 언니는 폭풍이 휘몰아치는 가장자리 자리하고 있음이 분명했다 

-날 위해서 말이다-

언니는 날 지키기 위해서 지금 폭풍가운데 스스로 서 있는 것이었다.

""언니~ ""

맞은 편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다름 아닌 아저씨와 함께 일을 하는 사람들이었다.

어째서라고 물을 필요가 없었다. 

치맛자락을 잡고 있는 언니 그리고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언니, 잔뜩 찡그린 얼굴과 

벌어진 입술, 그 입술이 깨물어지고 다물어지고 열리기를 반복한다. 

엉덩이를 문에 기댄다. 

덜컹거리는 지하철의 흔들림과는 다르게 언니의 몸은 부들부들 거리고 있었고 맞은 편에

있던 아저씨들은 언니의 그런 모습을 지켜보며 연신 킥킥거렸고 그 중의 한명은 지퍼앞을 

움켜쥐고는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말도 안돼~""

언니의 얼굴 앞으로 머리카락들이 드리워진다. 

하지만 언니의 모습은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만 같은 얼굴이다.

어깨에 걸쳐진 가방끈을 꼭 잡은 언니의 두 손, 다시 언니의 몸이 움츠려진다. 

예쁘게 말아 올린 마스크가 빠르게 움직인다. 

마치 오줌이 마려워 끙끙거리는 별이처럼 낑낑대는 언니, 언니의 고개가 더 숙여지고

다시 입이 안쪽으로 말아진다. 치맛자락을 잡은 손이 허벅지를 짓누른다.

"이번 역은 xx역 입니다 내리실 문은 오른쪽 입니다"

문이 열리자 마자 거의 뛰다시피 내리는 언니, 나도 모르게 언니를 따라 내렸다.

시내로 갈 계획이었던 나는 마치 언니를 추격하듯 따라갔다.

"여보세요~"

언니는 두리번 거리며 전화를 받는다.

"마지막이라도 했잖아요~"

"알았어요~"

한참을 휴대폰을 잡고 서성이던 언니, 방향을 틀어 철공소로 향한다. 

오늘은 아저씨의 철공소가 한달에 한번 쉬는 날이다. 

바쁠 땐 쉬는 날도 일을 하곤 했지만 오늘은 출근을 하지 않았다. 

내가 나올 때만 해도 아저씨는 엄마와 함께 집에 있었다. 

-철공소 앞-

문 앞에 다다르자 언니는 가방에서 손수건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는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스타킹 위를 여기저기 닦아낸다. 

""뭐야~ 오줌이라도 싼거야?""

그 때였다.

철공소사무실과 가까이 있던 내 귀에 익숙한 목소리들이 들려왔다.

"천사장~ 자~ 여기~"

"어이쿠~ 나도 여기"

"야~ 씨바 천사장은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봐 크크큭"

"왜~ 아냐~ 니미 쭉빵한 마누라에 두 딸년까지~ 거기다 니미 큰 딸년은~ 아이구야"

"아~ 도대체 어떻게 한거야? 와~ 씨파 고거 아주 물이 잔~뜩 올랐던데~"

"보영이 그년 그거 아주 타고 났더만~ 얼굴에서 부터 섹기가 좔좔 흐르는게~ 아주 사람을 감질나게 한다니까~"

"야~ 시파 향기는 어떻고 니미 향내만 맡아도 벌떡벌떡 선다 씨파~"

"캬~ 니 마누라 벗은 몸 봐도 안 선다는 네가 서는 걸 보면 참~"

"야야~ 천사장 이렇게 애간장 녹이지 말고~ 함 제대로 좀 해봐"

"아~ 씨파 막말로 피가 섞였어 법이 섞였어 생판 남인데~ 니미 아후~ 보영이 그년 보지에

좆대가리 꽂고 나면 10년은 젊어 질거 같은데 말이야"

"왜 아냐~ 아후~ 아까 보니까 아주 질질 싸던데~"

"야~ 씹탱들아~ 우리 보영이 씹맛 볼려면 집문서는 가지고 오고 말해야지 어디서 씨바"

"아~ 씨바 천사장 너무 하네~ 뭐 아다도 아니라매~"

"이런 씨바 하기 싫음 말든가 네 놈들이 어디가서 저런 영계를 가지고 놀아 보겠어"

"야~ 그럼 오늘 함 넣게 해주나?"

"아~ 씨바 축축하게 젖은 보영이 보지라도 함 빨았음 좋겠다"

천씨 아저씨의 눈이 두 아저씨의 눈과 마주치고 아저씨들의 손이 뒷주머니로 향한다

"어허~ 참~ 니미 꿍쳐놓은 거 다 나간다 나가~"

"야~ 씨바 안그럼 니 딸년보지를 함 벌려 주던지~"

"어허~ 거 사람참~ 아~ 그래도 피가 섞였는데 아~ 여깄어~"

아저씨의 손에 두둑하게 지폐가 올려지고

"내가 부르면 나와~"

언니가 큰 철공소 문을 빼꼼히 열어 젖힌다. 컴컴했던 철공소 안이 일순간 훤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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