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부
"애들아 우리 놀이공원 갈까?"
"우와 삼촌 우리 놀이 공원 한번도 안 가봤어요"
"그래 그곳 놀이공원이 아직도 할려나"
우리는 통도사 에서 내려 놀이공원에 갔다
이곳도 나의 인생처럼 후줄근하였다
"이곳은 정비도 안 하나?"
우리는 자유이용권을 끈어서 들어 갔다. 놀이기구도 타고 아이스 크림도 사먹고 애들 웃음소리에 혜영과 나는 꼭 부부가 애들을 쳐다 보듯이 다정히 아이들이 놀고 있는 것을 바라다 봤다.
"오빠 고마워요"
"고맙다는 말 이제 하지마 나는 오늘 얼마나 즐거운지 몰라 너희들 덕분에 내가 더 즐거운데 뭘"
"그래도요 오빠가 아니였음 이런데도 오질 못 했을거예요"
"이딴게 뭐라고 오늘은 아무 생각하지 말고 즐겁게 보내자. 애들이 좋아 하는 것 보니 나도 즐거워"
"그럴게요 생활이 좀 나아지면 이런데도 자주 오고 그래야 되는데...."
"왜또 우울한 이야기는.... 내가 시간나면 애들하고 다시 이곳에 오면 되잖아"
"오늘도 오빠한테 너무 부담이 가게해서 미안해요"
"괜찮아 나도 이러것좀 해보고 싶었어 애들하고 부인하고 이렇게 놀이공원에 와서 하루 즐겁게 보내는거"
혜영은 얼굴이 붉어 졌다. 나는 모른척하고 아이들을 불렸다.
"지호야 이제 점심먹고 야구장에 가야지"
"예 삼촌"
우리는 언양에 들러 언양 불고기로 점심을 먹었다.
"가르시아 세리라 가르시아 세리라"
"지금은 그 어디서 내 생각 잊었는가........"
사직 야구장의 응원소리에 내 마음에 맺혀 있던 알 수 없는 것이 조금은 내려 가는 것 같다. 오늘은 정말 잘나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야구가 끝나고 경기장을 나오면서 나에게도 이런 가족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과 아내 나 이렇게 야구경기도 보고 여행도 다니고 오손도손 살아 봐야 하는 것인데 내 인생은 이렇게 꼬여서 이 상태에서 멈춰있다. 우리는 모텔에 투숙을 했다. 피곤했는지 아이들은 벌써 잠이 들었고 우리는 둘이서만 길거리로 나왔다. 눈에 보이는 술집에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오빠 고마워요"
"또 그 소리 혜영아 자꾸 그런 소리하면 안돼 그 소리는 내가 부담스럽다는 소리야"
"아니에요 이제 안 그럴게요"
"혜영아 애들 데리고 살기 힘들지?"
"예 제 혼자 힘으로 살아가려니까 너무 힘이 들어요"
"재혼할 생각은 안해 봤니?"
"애 둘 딸린 유부녀를 누가 데려가겠어요"
"갈 생각은 했고?"
"너무 힘이 들어 그런 생각은 해본 적이 있어요"
“그런데 그것도 못할 짓이다 싶어요 내가 힘이 든다고 그 사람은 안 힘들겠어요. 자기 핏줄도 아닌 아이들을 키워줄 사람도 없고 옆에서 소개해 줬었는데 말이 쉽지 재혼이란 것이 싶나요. 남자가 좋은 사람인지 나쁜사람인지 얼굴에 써 놓은것도 아니고..."
"그래도 만나서 사궈보면 어느 정도는 알잖아
이 사람은 믿어도 되겠다 그런 사람"
"그럼 오빠는 재혼 안해요?"
"내같은 빈털털이를 누가 좋아하겠니?"
"왜요 오빠같이 정이 많은 사람이 어디 있다고"
"부부는 정으로 살지만 세상은 돈으로 살잖아? 어릴 때야 사랑이네 뭐네 하면서 난리를 피우지만 나이 조금만 먹어봐 이것 따지고 저것 따지면서 사람을 고르잖아"
"그래도 둘이서 벌면 잘살지는 못해도 어느 정도 생활이 되잖아요"
"그럼 니가 올래 시집?"
"오빠는~ 농담하세요?"
"후 후 미안 화났어?"
"........."
우리는 말없이 술잔을 기울렸다. 어느 정도 취기가 오르자 자고 있을 아이들 생각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떨어져 걷고 있는 나에게 혜영이 다가와 팔장을 낀다.
"왜 이래"
"왜요 부끄러우세요? 이렇게 팔장을 껴본지도 오랜만이네요"
"........"
"싫으세요 팔을 놓을까요?"
"아니"
"그럼 이렇게 가요 다정하게 보이고 좋네요"
"오빠 이런 것 물어 봐도 되요?"
"뭐?"
"오빠 부인이였던 사람은 어떤 사람이였어요?"
"연정이 음~ 이쁘고 나보다는 8살이 적었지 착하고 뭐랄까
좀 특별한 아이였어"
"그런데 왜 헤어졌어요?"
"그만하지 그 이야기"
"미안해요 괜히 말을 했나 보네요"
"아니야 내가 아직 마음을 정리하지 못한 모양이야 이야기만 나오면 마음이 아프네"
"........."
아침에 우리는 애들과 광한대로를 달렸다. 부산시내를 돌아보고 통영으로 돌아 왔다.
"지호야 오늘 재밌었어?"
"예 삼촌 너무 재미 있었어요. 다음에도 또 가요 "
"그래 이 삼촌이 시간이 나면 다시 한번 가자 "
"꼭이죠?"
"지호야 산아 삼촌께 고맙습니다 인사 해야지"
"삼촌 고맙습니다"
"그래 다음에 또 가자"
"오빠 고마워요"
"고맙기는 내가 더 즐거웠는걸"
며칠 후 나는 다시 일상 생활에 들어 갔다. 뜨거운 햇볕에 얼굴은 타고 손은 거칠어 졌다. 그러나 나는 옛날처럼 그렇게 힘이 들지는 않았다. 내 아이는 아니지만 아이들이 웃는 모습에서 힘이 났고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웃음이 피어 올랐다. 같이 일하는 상식이 이상한 웃음을 지으면서 말을 한다.
"야 민규야 너 요새 이상하다?"
"뭐가?"
"그냥 실실 웃고 이상해"
"뭐가 이상해 이제 적응이 좀 돼서 그런건데"
"너 요새 이상한 소문이 들리던데"
"무슨 소문?"
"너 식당 아줌마하고 그렇고 그런 사이라고 소문 났던데"
"뭐 누가 그런 쓸데없는 소리를 해?"
"애들 데리고 부산에도 갔다 왔다며"
"응 아이들 데리고 야구보러 갔었어"
"자고 오고 그렇지?"
"그래 그런데 왜?"
"그러니가 소문이 나지 가서 얼레리 꼴레리했다고"
"우리 그런 사이 아니야 잘있는 아주머니는 왜 건들이노 이제 그집도 못 가겠네"
"왜 가지 가서 이제 소문도 났겠다 뿌리를 뽑아야지"
"쓸데없는 소리 그만 해라"
"야 우리 그집에 한번 더가자"
"어디?"
"미진이 한테"
"또 미진이냐 왜 미진이 하고 살지 그러냐?"
"미친놈 내가 왜 걸레같은 애 하고 사냐"
"미진이 미진이 노래를 하니 하는 소리지"
"밤일은 끝내주게 잘하는데 데리고 살 아이는 아니지"
"그렇지 도대체 미진이란 아이가 어떻다고 그 난리냐?"
"얼굴 이쁘지 몸매좋지 그짓잘하지 얼마나 좆을 잘 빠는데 빨리면 그만 넘어가"
"아이고 완전히 빠졌구만 빠졌어"
"니도 한번 먹어봐라 미친다"
나는 도데체 미진이란 아이가 누군지 궁금했다.
"그래 한번 가자 가서 그 미진인가 뭔가를 한번 보자 얼마나 대단 한지"
"그래 이번에 입항하면 가자"
"미진아 오빠 왔다"
"오빠 왔어? 이번에 나가서 돈 많이 벌었어?"
미진이란 아이가 룸에 들어 온다. 들어오는 순간 나는 몸이 굳어지고 말았다. 나의 아내 연정이가 거기 있었다.
"오늘 우리 같이 일하는 놈하고 같이 왔다."
"안녕하......"
연정이 나를 보더니 말을 하지 못한다. 한참을 그렇게 말없이 있다가 다시 말을 한다.
"안녕 하세요 미진이에요"
나는 연정이 말이 귀에 들어 오지 않았다.
"왜 니가 여기 있는거니 니가 왜 이런 몸파는 집으로 떨어진거니"
나는 화가 났다 목소리가 차갑게 나왔다.
"니가 미진이가 니가 하도 잘한다고 해서 한번 볼려고 왔다"
"야 민규야 갑자기 왜이래"
"응 아니야 별다르지도 않네 몸파는 계집들이 다 그렇고 그렇지 기대한 내가 부끄럽다"
나는 평소와는 다른 말투로 말을 받았다.
"그래 니 스타일이 아닌갑다"
연정이 슬픈 얼굴로 나를 쳐다 봤다.
"오빠 몸파는 여자가 별 딴 것 같아요"
"그렇지 하도 이야기를 해서 보지에 금칠이라도 했는 줄 알았지"
"이 오빠 이상하네 오빠 우리 이 오빠 빼고 우리끼리 놀아요"
하며 상식이 품에 안긴다. 상식이 기분이 좋은지 연정이 입술을 빨고 가슴을 만진다.
"아이 오빠 벌써 좆이 섰네"
내가 보는 앞에서 상식이 좆을 꺼내 입에 물고 빨았다. 상식이 연정이 보지에 손을 넣고 쑤신다.
"너 왜 이래 평소 같으면 이렇게 안 흐르는데 "
"오빠가 좋아서 그렇지 오빠 사랑해"
" 그래 나도 사랑해"
"나 오늘 오빠 좆물 받을 꺼야"
"오늘은 장화 안 신어도 돼?"
"응 오늘 오빠 한테 다 줄거야 기대해 알았지"
나는 더 이상 볼 수가 없었다. 나는 일어서서 룸에서 나오다가 뒤돌아 보았다. 나와 연정이 눈이 마주쳤다. 나는 눈에서 눈물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눈앞이 뿌옇게 흐려졌다. 볼을 타고 눈물 한줄기가 흘려 내렸다. 나의 마음속에서 연정이는 이제 사라졌다. 나는 뒤돌아서 가게를 나왔다
"야 민규야 어디가?"
"오빠 그냥 둬"
나는 흐른 눈물을 그대로 둔 체 길거리를 헤매다 아무 술집에 들어갔다. 그곳에서 정신을 못 차릴정도가 되어 거리로 다시 나왔다. 발길이 닫는데로 걷다보니 혜영이 가게로 오게 되었다
"내가 왜 이리로 오는거지"
나는 정신이 없는 순간에도 걸음을 돌렸다.
"오빠 어디 가세요?"
"......."
혜영이 나를 쫓아 달려 왔다.
"오빠 뭔 술을 이렇게 마셨어요 어서 들어가요 "
"아니야 그냥 갈게"
"아니 술을 이렇게 많이 먹고 어디 갈려는 거예요"
나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흘렸다. 놀란 혜영이 나를 붙잡고 어찌 할줄을 모른다.
"오빠 무슨 일이예요 어서 가게로 가요"
가게로 들어선 혜영이 울고 있는 나를 안아 주었다. 혜영에게 안긴 나는 아이처럼 하염없이 울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