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내 지수- 상-2
아내의 스타킹까지 흠뻑 적시고 있는 액체가 샤워기에서 나온 물 일거라고 생각하기엔 그 옅은 노랑 액체의 색깔과 냄새로 확연히 구분 지어졌다.
“이 미친...”
나도 모르게 입에서 욕이 반쯤 튀어나오다 억지로 삼킨다.
그래도 화를 억누르지 못한 난 결국 샤워기를 틀어 그대로 아내의 하반신을 향해 방향을 돌려 아내가 평소 명품이라며 애지중지하던 스커트를 홀딱 적셔버렸다.
곧 그 물줄기들은 아내의 머리카락들과 상체까지 다 젖게 만들었다.
좀 과한 행동이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술이라도 깨서 이 기가 찬 상황을 알길 바랐다.
그러나 아내는 생전하지 않던 욕까지 내뱉으며 연신 물줄기를 피해 고개를 돌릴 뿐 도저히 정신을 차릴 기미도 보이질 않았고 결국 한숨을 길게 내쉰 후 홀딱 젖은 아내를 안아 비틀거리며 침대로 옮겼다.
그냥 놔둘까도 생각했지만 안쓰러움에 걸치고 있는 젖은 스커트와 스타킹 그리고 팬티까지 다 벗긴 후 상의도 다 벗기고 수건으로 대충 닦아주는데...
한기를 느끼는 지 아내가 이불을 찾아 더듬거리며 알아듣지 못할 말로 중얼거린다.
“쯧쯧~ 자알~ 한다..”
“으음.. 그..만... 더 이상은...으음..”
다리를 비비 꼬으며 아내가 몸을 웅크린다.
혀를 연신 차던 난 몸을 동그랗게 말며 가슴과 엉덩이를 가리는 아내의 무방비한 모습에 조금씩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상황 때문에 인지하지 못했던 다이어트로 살이 빠진 아내의 뇌쇄적인 육체는 모텔이라는 특별한 공간이라서 더 섹시하게 보였고 더불어 촉촉이 젖은 머리카락으로 인해 더 그랬다.
잠시 동안의 침묵이 이어진 후 조용히 침을 삼킨 난 추리닝 속으로 손을 집어 넣어 자지를 주무르기 시작했다. 이미 발기해 커진 자지는 연신 벌떡이며 내 손바닥에 고동을 생생하게 전해주고 있다.
“이봐...”
“으음~”
“자기야.. 지수야!”
아내의 이름을 부르며 몸을 흔든다. 기사 놈의 행동과 같은 행동을 하고 있는 내 모습에 ‘피식’하고 웃게 되지만 역시나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아내가 몸을 더 웅크리는 모습에 내 손은 살이 덜 빠져 잘록한 허리와 더 대비되어 풍만해 보이는 엉덩이를 쓰다듬듯 옮기게 된다. 정말로 떡치기 좋아 보이는 아내의 엉덩이를 살짝 움켜쥔 채 주무르길 반복하던 내 손을 더 내려 아내의 엉덩이 골을 파고든다.
아직 물기에 젖어 있는 털이 먼저 내 손을 간질인다.
좀 더 내려 손을 옮기자 아내의 다물고 있는 대음순이 만져졌다. 살살 문지르며 아내의 둔턱사이를 중지가 파고들어 천천히 보지속에서 움직이는데도 아내는 꼼짝하지 않는다.
“얼마나 마신거야...”
아내를 책망하는 듯 한 내 중얼거림과는 달리 묘한 흥분감이 머릿속을 휘감는다.
방금 전 모임에서 봤던 그 잘난 놈으로 인해 생겼던 질투심이나 기사 놈의 추행으로 인해 생겼던 불쾌감도 잊은 채 아내의 농익은 알몸에 오랜만에 흥분을 느끼며 아내를 바로 눕혔다.
허벅지를 조금 더 벌리자 아내의 보지가 드러난다.
오랜 시간동안 맛 봤던, 아이의 출산경험까지 있는 아내의 익숙한 보지였지만 장소와 상황에서 오는 색다른 흥분감을 느끼며 조금 더 허벅지를 벌린다.
다물고 있던 아내의 대음순이 벌어져 맛있어 보이는 숨어 있던 작은 조개입인 소음순이 모습을 드러낸다. 작고 귀여운 아내의 날개가 당장이라도 자지를 집어넣어달라고 인사를 하는 착각을 일으킨다.
흥분을 참지 못하고 바지를 팬티와 함께 완전히 벗어버리고 벌떡이는 자지를 위아래로 몇 번 훑는데, 벌떡임과 강직도가 평소와는 차원이 다른 움직임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는 걸 스스로도 느끼며 손으로 잡고 있는 자지를 아내의 허벅지를 더 크게 벌리고 자리를 잡는다.
당연히 젖어 있질 않는 아내의 보지 속으로 자지를 밀어 넣는데.. 빡빡한 것이 잘 들어가질 않는다.
그런데 그 빡빡함이 오히려 더 큰 자극을 내게 선사한다.
데이트강간?
골뱅이여친?
이런 저런 단어들이 내 머릿속에 떠올랐고 아무리 부부사이에도 강간이 성립될 수 있다고 하지만 아내의 성격이나 이런 상황자체로 인해 전혀 문제될 것 없는 강간이라는 안도감으로 인한 더 큰 쾌감을 느끼며 아내를 작정하고 거칠게 다르기 시작했다.
평소라면 전혀 생각도 못 했을, 상상도 못 했을 언어들을 쓰며 아내의 허벅지를 크게 벌리며 자지를 뿌리까지 밀어 넣었다.
“아..아파....”
아내의 고통서린 목소리에 순간 몸이 경직이 된다.
그제야 고개를 들어 아내의 일그러진 얼굴을 확인하게 된 나였지만 미간에 잔뜩 서린 주름만큼 더 큰 쾌감을 느끼며 허리를 천천히 움직인다.
그런 내 허리놀림에 무의식중에도 아내는 힘없는 손으로 내 가슴을 밀어대며 날 거부했지만, 그 움직임은 허우적거림처럼 너무나 미력했기에 난 아랑곳하지 않고 아내에게 더 바짝 몸을 숙이며 유두를 잘근잘근 씹어댔고 허리에 더 힘을 싣는다.
“으음....음..”
내 움직임이 더해지자 아파하며 반항하던 아내의 몸이 수그러진다. 날 밀어내며 밀어대던 손은 날 지탱하듯 기대는 모습으로 변했고 자지가 보지속을 계속 들락거리자 새어나오기 시작한 애액으로 인해 고통이 반감되는 지 이내 술에 곯아떨어진 만취녀로 돌아가 미간의 주름을 줄이기 시작했다.
느낀다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흘러나온 애액으로 고통이 줄어들자 다시 술에 곯아떨어진, 꼭 목석처럼 불감증이 걸린 여자나 마네킹과 하는 듯 한 상황인데도 이상하게도 자극과 쾌감은 더 해가면 더했지 결코 줄어들질 않는다.
그 자극은 내 허리의 움직임을 더 빠르게 만들었다.
“씨~..하지..마...”
“하지말긴 뭘 하지 마.. 헉헉..”
“비키라고..”
아내는 꼬인 혀로 계속되어진 내 움직임에 몸을 비틀며 밀어내길 다시 반복했지만 난 아내를 더 몰아붙이며 머리와 허리를 짓누르며 옆치기를 더 해갔다.
그렇게 아내의 주정 섞인 반항에도 난 거칠게 더 허리를 움직였고 이런 색다르고 자극적인 성행위에 금세 밀려오는 사정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얼굴을 침대시트에 처박힌 채 젖탱이와 엉덩이가 심하게 출렁이는 아내의 자극적인 모습...
“아~~...”
조금씩 새어나오기 시작한 아내의 탄성이 내 움직임에 박차를 가하게 만들었다.
술에 취해 인사불성인데도 몸이 반응을 하는 듯 아내의 허리가 작게 리듬을 타기 시작한다. 그렇게 자지를 흠뻑 적시기 시작한 아내의 보짓물을 고스란히 느끼며 사정으로 인해 곧 찾아올 쾌감을 바로 느끼기라도 하려는 몸은 본능적으로 더 빠르게 움직이게 되는데....
“아앙~..누..누구야!!..너 누구....허윽..흑흑~흑... 더.....더~”
순간 몸이 얼음처럼 얼어붙는다.
아내의 입에서 새어나온 뇌쇄적인 질문은 엉뚱하게도 전혀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분노를 일으키게 한다. 어떻게 보면 술에 취한 당연한 아내의 반응일지 모를 텐데 내 몸이 굳어졌고 사정의 기운이 순간 사라지게 만든다.
결혼 후엔 나밖에 모르는 정숙한 아내인 걸 너무도 잘 아는데 지금 순간 너무도 낯선 음란한 여자처럼 느껴졌다.
“누군지도 모르고 이렇게 질질 싸고 있냐?”
아내의 말에 사정의 기운이 사라진 난 더 거칠고 빠르게 허리를 움직인다.
“아흥~..그..그만...아아~~”
평소 내 펌핑시간은 5분여다.
짧다고 느낀 적은 없었지만 예전 같지 않게 몸에 무리를 느끼기 시작한 요즘은 좀 더 짧아졌을 거라는 생각을 한 적은 있었지만 그런데도 아내 또 한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말을 했었다.
그러나 지금 난 십여 분이 넘는 시간동안 계속 펌핑을 하고 있다.
십 분이 넘자 아내가 거부하듯 좀 더 큰 목소리로 ‘그만’을 외쳐대기 시작했지만 몸은 내 허리의 리듬에 맞춰 스스로 흔들고 있었고 날 밀어대던 손을 어느새 날 끌어안는 형태로 잡아당기면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말과는 전혀 다른 섹스러운 행동으로 자지로 보지를 더 쑤셔주길 본능적으로 원하고, 재촉하고 있는 아내였다.
“아아!! 아흑!! 아!~!!”
아내의 목소리는 어느새 괴성처럼 변해 모텔방안에 크게 울려 퍼졌다.
“헉헉.. 더러운.. 시발년이..”
허리를 격렬하게 흔들며 난 생전하지도 않던 욕을 뱉어냈다.
“아학~~~하악~ 아아!!”
“헉..헉... 으윽...”
머리를 관통하는 쾌감과 자극이 내 몸을 몸서리치게 만들며 엄청난 양의 정액들이 아내의 보지 속을 가득 메우기 시작했다.
“아....”
몇 번의 펌핑을 더 한 후 땀으로 범벅이 된 몸을 일으키려던 난 어처구니없게도 탄성을 뱉어내며 아직도 허리를 흔들며 내 자지를 위아래로 움직이듯 머금고 있는 아내의 몸을 발견하게 된다.
-뭐가 짧아...
-충분히 좋았는데..
-자긴 아직도 날 몰라?
-참나.. 오래한다고 무조건 여자가 좋아하는 줄 알아요.’
그동안 아내가 했던 모든 말들이 거짓처럼 느껴진다.
난 정액과 보짓물로 뒤범벅이 되어 젖은 자지를 빼내곤 아직도 몸을 꿈틀대고 있는 아내의 허벅지를 벌려 손가락두개를 거칠게 밀어 넣었다.
정액들이 가득 찬 보지 속에 손가락을 밀어 넣은 건 처음이라 불쾌감이 섞인 기묘한 미끈거림을 느끼게 되지만 상관하지 않고 손가락을 길게 펴 앞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흐응~. 흑..흑...”
손가락이 빨라지자 아내의 반응이 점점 더 음란하게 변해간다.
음란한 몸뚱이의 여자처럼 손가락이 철퍼덕거리는 소리와 질겅거리는 소리를 반복적으로 내며 빠르게 움직일수록 아내의 허리가 다시 들썩거렸으며 고개를 뒤로 완전히 젖히곤 신음소리를 뱉어내는 아내의 모습이 더 거칠고 빠르게 내 손가락을 움직이게 했다.
“아흑!~아아~하아~~”
그런 몸부림은 곧 내 손가락을 더 깊숙이 빨아들이려는 듯 엉덩이를 들썩이는 모습으로 변해갔고 손까지 올려 자신의 가슴을 쥐어짜기 시작한다.
나와 몇 년이나 살을 맞대고 살아왔던 아내의 모습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모습으로 점점 더 섹스럽게 변해가고 있었다.
‘이게 무슨 짓이지...’
아내의 모습이 점점 더 음란해질수록 날 강타하는 엄청난 자극과 함께 갑자기 밀려오는 복잡한 감정은 아내의 도를 넘은 음란한 모습에서 오는 부작용처럼 내 머릿속에 회의감이란 단어를 갑작스럽고 뜻하지 않게 전해줬고 그런 심경의 변화는 앞뒤로 움직이던 손가락을 멈추게 했다. 어이없게도 아내의 감당하지 못할 모습을 본 것처럼 난 손가락을 천천히 빼내게 돼 버린다.
“에휴.. 지은이 엄마!! 여보!! 여...”
열어선 안 될 판도라의 상자라도 건드린 남자처럼 서둘러 다시 닫으려는 듯 난 아내의 어깨를 흔들어 깨우려는데..
“아앙~”
아내가 가슴을 쥐어짜듯 주무르던 양손 중 한 손을 내려 내 손가락이 빠져나간 자신의 보지 속에 두 손가락을 밀어 넣기 시작했다.
“하아~...아.. 조...금.. 더...흐흑~”
아내가 고개를 옆으로 돌린 채 탁한 신음소리와 뜨거운 숨결을 뱉어내며 손가락으로 자신의 보지 속을 들락거리기 시작했다. 당황스럽게 내려 보던 내 시선도 모른 채 아내는 능숙하고 빠르게 자신의 클리토리스를 손바닥으로 감싸듯 위아래로 훑어대며 보지속에 손가락을 움직인다.
분명 처음이 아니다.
곧게 뻗은 한 쪽 다리와 점점 더 구부러지는 한 쪽 무릎으로 인해 벌어지는 허벅지사이 사타구니에서 너무나 자연스럽게 움직여지는 아내의 손놀림에 난 배신감까지 느끼게 된다.
항상 만족한다 했고 항상 만족한 듯 행동했던 지난날의 모습들이 전부 연극처럼 느껴지며 아내의 자위모습에 어금니를 꽉 깨물며 멀뚱히 서있는다.
“하아...하아...하....아... 오빠.. 더 해주세..요.. 하...”
배신감..
머리부터 차에 치인 충격과도 같은 파음이 내 귀를 강타했다.
아내는 날 오빠라고 부른 적이 없었다.
“오빠?”
“하아...아~~”
“오빠라니?”
“아~~.. 좀.. 더...”
내 손가락을 사타구니 속에 밀어 넣자 아내가 손을 빼냈다. 다시 내 굵은 손가락이 들어가자 아내의 엉덩이가 다시 들썩거린다.
“하... 어제처럼.. 해주....하아~”
아내가 말하는 어제는 나와 같이 함께한 어제가 아니다.
아낸 분명 어제 나와 하루 종일 있었기에 말하는 어제가, 어제가 아님을 짐작할 수 있었다.
“지수야..”
“아앙~..”
자세로 인해 손가락이 구부러지자 아내의 반응이 더 확실해진다.
문득 머릿속에 예전에 봤던 야동이 떠올랐다. 시노후키인지 뭔지 건성으로 봤던..
분명 동영상에서는 손가락을 구부려서..
여자의 옆에 자리를 잡고 손바닥은 클리토리스를 문지르며 손가락을 구부려서 중지와 약지의 지문부위를 부드럽게 잡아 당겨 자극시키는 모습을 머릿속에 떠올렸다.
몸의 위치를 고쳐잡고 난 야동에서 봤던 모습 그대로 아내의 보지를 공략하기 시작한다.
“하~~.. 그..거야.. 하아~~ 하악~~ 거기~ 아아악~”
돌렸던 고개를 다시 젖히며 아내가 뜨겁고 자극적인 신음소리를 뱉어낸다.
숨이 넘어갈 듯 한 탁한 신음소리를 뱉어내며 아내가 엉덩이를 더 크게 들썩이기 시작했고 손바닥을 다 적시는 끈적한 액체들이 범벅이 되더니 곧 엄청난 양의 오줌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얼떨결에 손을 땐 내 행동에 억눌렸던 그 오줌 빨이 침대보를 다 적시며 뿜어져 나오는데.. 오줌이라고 하기엔 비릿하거나 역한 냄새가 나질 않았으며 색깔도 옅고 투명했다.
무엇보다 아내의 움찔거리는 허벅지와 엉덩이가 멈출 줄 몰랐기에 난 빼냈던 손을 다시 밀착하며 보지를 쑤셔댔다.
그리곤 아내에게 질문을 시작한다.
“지수야... 내가 누구지?”
“학~~으으~..”
“내가 누구냐고..”
“오..오빠..아악~”
“오빠?”
“철근..오빠.. 그..그...만....아악!!!”
아내의 허리가 순간 퉁기듯 침대에서 들썩이길 반복하며 몇 번이나 애액들을 뿜어냈고 손가락이 보지 속에 자리 잡고 있는 상황에서도 배를 움찔거리길 반복하더니 몸을 추욱 늘어트린다.
그리곤 내게 엄청난 의문을 남겨두고 코까지 골며 다시 잠에 빠져버렸다.
철근...
단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남자의 이름을 몇 번이나 되새기며 소파에 앉아 코를 골며 침대위에서 알몸으로 자고 있는 아내를 몇 시간동안이나 뚫어져라 노려본다..
[따르릉~~...따르릉~~]
[따르르릉~~..따르르르릉~~]
[여보세요...]
“어디야?”
[으응?...어디라....?!!!]
핸드폰 너머에 순간 정적이 흘렀다.
몇 번이나 전화를 걸고서야 들을 수 있었던 아내의 목소리..
시계는 이미 새벽 5시를 가리키고 있었지만 난 모텔에서 빠져나올 때인 4시 20분부터 5분 간격으로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었다.
“어디냐고!”
[여기..가.... ]
“이 여편네가 정신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지금 어딘데? 데리러 갈 테니까 어디냐고!”
[노..노래방이에요.. 그..금방 갈 거예요..]
“그러니까 어디냐고!”
[노..노원에 있는 노래방인데 깜..빡 졸았나..봐요. 금..방 갈게요.]
아직도 혀가 꼬인 상태였지만 아내는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은 한 듯 최대한 놀란 척을 자제하듯 차분하게 얘길 하려 안간힘을 쓴다. 영상통화도 아니었기에 얼굴도 보이지 않았지만 분명 아내의 얼굴은 사색이 되어 입술까지 떨고 있을 게 분명했다.
“빨리 들어와! 미친것도 아니고 유부녀가 지금 몇 신데.”
[미안..해요.. 금방.. 금방 들어갈게요.]
그러나 아내가 집에 들어온 건 6시가 다 되어서다.
조심스럽게 문이 열리는 소리와 조심스럽게 구두를 벗는 소리, 그리고 조심스럽게 방문을 여는 소리가 들려왔고 자는 척하는 내 얼굴을 아주 조심스럽게 훔쳐보곤 소리죽여 거실로 나가 서둘러 옷을 벗기 시작한다.
젖은 재킷을 벗고 스커트를 내리던 아내가 다시 한 번 내 얼굴을 살핀다.
내가 아주 작게 실눈을 뜨고 있다는 걸 모르는 아내는 곧 스커트를 내려 황급히 재킷과 스커트를 숨기듯 들고 화장실로 향한다.
나가는 아내의 뒷모습은 브래지어만 찬 반 나신이었다.
당연했다. 팬티를 변기물통에 버리고 온 나였기에 아내는 내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거실에서 옷을 다 벗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곧 샤워기의 물소리가 들려왔다...
“얼마나 마신거야! 술도 약한 사람이 노래방에서 잠이 들 정도로 마셨으면..”
“어..얼마 안 마셨어요..”
아침겸 점심 식사로 아내는 콩나물해장국을 끓여 내놨다.
내가 술이 떡이 되어 들어오면 끓여주는 국으로 항상 식사 내내 잔소리가 첨가된 이 국을 역전된 상황으로 아직도 새파랗게 변한 얼굴로 국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도 모르는 듯 깊은 생각에 잠겨 밥을 먹기 시작한다.
“왜?”
“.....네....응?”
“얼굴빛이 왜 그러냐고? 무슨 일이라도 있었어?”
“무..무슨 일이요?”
“...왜 그렇게 놀라? 어제 무슨”
“무,,무슨 일이 있었겠어요! 그냥 아줌마들이랑 만나서 수다 떨고, 놀다가 시간 가는 줄 몰랐던 거지..”
“밤새?”
“...네. 노래방에도 가고.. 뭐...”
“.....그런데 갑자기 웬 존댓말?”
“....”
심하게 당황하는 아내의 모습에 쾌감과 고소함을 함께 맛보게 된다.아내의 음란한 모습에 놀랐고 걱정했던 나였지만 말이다. 그러나 아내를 더 이상 몰아붙이진 않았다. 어제의 일에 대해 아내가 사실대로 고백하길 바라는 마음도 없진 않았지만 우선 아내가 먼저 추스를 시간을 주기위해 무심한 듯 밥을 먹기 시작했다.
문제는 생각지도 못한 내게서 먼저 찾아오게 되었다.
며칠이 지나도 그날에 아내의 모습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질 않았다. 아니! 오히려 더 과장되고 선명하게 머릿속에 각인되어졌고 오히려 혼자 망상까지 하게 되었다. 웃기게도 그 망상은 더 구체적으로 그리고 더 잔인하게 머릿속에서 계획처럼 성립되어져간다.
“애들은?”
“벌써 자지.. 술 먹었어?”
“고대리랑 조금..”
“늦으면 늦는다고 전화라도 좀 하던가.. 집에서 기다리는 사람은 생각도 안 해요. 밥은?”
“먹었어. 보일러나 온수로 돌려. 좀 씻게.”
일주일정도가 지나자 아내는 일상으로 돌아와 있었다.
“아!. 그런데 자기 왜 헬스장 안가냐?”
“..응?? 헬스?”
“다시 접수한 거 아니야?”
“....응.”
“돈 주고 아깝게 왜 안 나가?”
“바..바빠서...”
“집에서 살림하는 여편네가 바쁘긴 뭐가 바빠?”
“.....”
“..여보!”
“네..네?? 지..집안일이 얼마나 바쁜데.. 애들은 혼자 크나...”
“참나~.. 돈 아깝게.. 내일부터 빠지지 말고 나가!”
“.........응.”
하나둘씩 벗던 옷을 팬티만 남긴 채 욕실로 들어갔다.
변기통 커버를 내리곤 그 위에 앉아 평소처럼 샤워하기 전에 대변을 보는 척하곤 들고 들어온 핸드폰을 켠다. 오늘 새로 장만한 핸드폰을 켠 후 회사에서 몰래 옮겨놓은 사진을 찾아 확인하곤 아내의 톡 아이디를 검색해 찾아 전송을 한다.
그날 찍어놨던 아내가 다리를 벌린 채 보지에서 허연 정액들을 흘리고 있는 사진을 보냈고, 일이 다 끝난 후 일부러 자세를 취하게 한 후 찍었던 자위하는 사진을 이어서 보냈다.
사진에 있던 1이란 숫자가 사라지는데 내 가슴이 더 떨리고 요란하게 고동치게 된다.
지금 아내가 이 사진을 확인하고는 어떤 표정을 지을지 상상하며 또 다른 사진인 엎드린 자세의 사진을 막 전송하려 했을 때..
- 신고 할 거예요.
순간 당황했다.
솔직히 내가 원한 반응은 ‘누구냐? 원하는 게 뭐냐? 이러지 마라..’등등 겁을 먹고 저자세로 나올 아내의 모습이었다.
- 당신 강간죄로 신고 할 테니까. 각오해.
어쩌면 아내는 연락이 오길 기다리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니 확실했다. 일주일이란 시간동안 아내는 생각에 생각을 했고 고민에 고민을 했었던 건 분명했다. 그건 좀처럼 하지 않던 실수로 확인할 수 있었다. 국이나 찌개의 간을 잘 못 맞춘다거나 내 양복을 드라이 맡겨놓고는 찾아오질 않는다거나, 평소에 한 번도 하지 않았던 실수들로 아내가 얼마나 동요하고 있는 질 알 수 있었다.
협박?.. 위협이나 진심이 아닌 협박이 맞을 것이다. 만약 최종적으로 신고 할 생각이었다면 아내는 내게 말을 했거나 최소한 무언의 언지를 줬을 것이다.
아마도 아내는 한 순간의 실수로 모든 걸 덮고 갈 생각으로 마음을 굳힌 게 분명했다.
내게 모든 걸 숨기고 아내는 이 톡을 걸어온 낯선 남자를 신고라는 협박으로 처리하곤 무덤까지 비밀로 할 작정인 게 확실했다.
-신고? 신고 해! 내가 어떻게 알고 톡 보낸 줄 모르겠냐!? 네 핸드폰에 있는 전번들 다 복사해놨어 이년아! 단축번호 1번으로 있는 사진 다 보내볼까! 아니면 학교 담임한테도 다 보내줘!? 신고해! 신고해서 경찰들이 잡으러 오는 게 빠른지!? 문자로 사진들 뿌리는 게 빠른지 확인 한 번 해보자!
쉬지도 않고 단숨에 장문의 문자를 아내에게 톡으로 보낸다.
떨리는 손으로 오타를 몇 번이나 고치며 숨도 쉬지 않고 작성한 문장을 확인하곤 일말의 망설임 없이 전송버튼을 누른 후 겨우 깊고 짧은 한숨을 내뱉곤 답장을 기다린다.
10분 같은 1분이 지나고 30분 같은 3분이 지난다. 1시간 같은 5분이 지나도 답장이 오질 않아 신고부터 한 건 아닌지 걱정을 하며 다시 한 번 협박성 문자를 보내기 위해 타자의 버튼을 막 누르려 손가락을 움직일 때였다.
-원하는 게 뭐에요.
정말 짧은 문자이었지만 아내의 성격을 잘 알기에 곧바로 글을 적어 보낸다.
-신고하라고! 교도소에서 나온 지 한 달밖에 안됐는데 무서울 것도 없다고! 신고하라고!
다시 생각해도 장소를 교도소라 칭한 건 정말 잘 한 짓이었다.
어차피 막장인 듯 한 인상을 줘 아내에게 최악의 순간까지 각오하게 한 상황은 생각보다도 훨씬 더 효과적이란 걸 들고 있던 핸드폰의 갑작스러운 진동으로 확신하게 된다.
진동모드로 해두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을 하며 통화 거절 버튼을 누르곤 다시 톡을 쳐댔다.
-전화를 왜 걸어! 신고하라고!
-정말로 원하는 게 뭐에요?
-몰라서 물어!?
-돈이라면 정말 없어요.
-누가 돈을 달라고 했나?
잠시 동안의 침묵이 이어졌다.
순간 돈이라도 먼저 요구하는 척을 했어야 했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전 유부녀에요. 그날은
-그날은 정말 실수였어요. 돈이라면 어떻게든 마련해볼게요. 제발 이상한 짓은 하지 말아요.
잠시 고민하게 된다.
언급한 돈이란 건 내가 모른다고 생각하는 아내의 비상금인 적금을 얘기하는 게 맞을 것이다. 돈을 같이 요구해야 더 나쁜 놈, 그러니까 나라고 의심할 수도 없는 파렴치한 놈으로 더 느낄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몸만을 요구하는 변태 같은 놈이라고 생각할지..
돈을 욕한다면 이 재미가 오래가지 못 할 거라는 생각으로 결론을 짓게 된다.
어느새 이 심장 떨리는 스릴과 쾌감을 재미로 인식하게 된 나였다.
-유부녀 좋아하시네! 좋다고 방댕이를 졸라 게 흔들던 게 누군데! 더 해달라고 끌어안고 놔주지도 않았으면서
-그만해요. 거짓말 그만해요.
-거짓말? 사진 더 보내줘?
또 이어진 침묵에 몰아붙이자는 생각으로 더 음란한 단어들을 사용하며 문자를 치던 난 하마터면 심장마비가 걸릴뻔한다.
“여..여보..”
“으..응!!!!??”
“아직 멀었어요?”
“응.. 서..설사가 나오네.”
“....”
“왜?”
“씻기 전에.. 잠깐 얘기 좀 해요.”
난 변기 물을 내리고 나가기 전에 서둘러 톡을 남기곤 전화기 배터리를 뺀다.
“왜?”
“......”
내 인기척도 못 느꼈는지 아내는 멍한 표정으로 핸드폰만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 사람이.. 왜!?”
“으..응?...네?”
“씻기 전에 얘기 좀 하자며!”
“아... 아..아무것도 아니에요.”
“뭔데?”
“.......씻어요. 밥 차릴게요.”
“밥 먹었다고. 뭔 생각을 하는데..”
“아!.. 씻어요.”
아내는 핸드폰을 슬그머니 뒤로 숨기며 심하게 흔들리는 눈빛으로 너무도 어색한 미소를 짓고는 안방으로 걸어 들어간다.
- 좋은 게 좋은 거라고! 한 달, 그러니까 31일 동안 시키는 대로만 다하면 쥐도 새도 모르게 꺼져 줄 테니까 잘 생각하라고! 나하고 아줌마 사이엔 아무 일도 없었던 거야. 아무도 모르는 거고. 오케이? 아줌마도 신나게 즐겼잖아!? 증거가 있는데 부정하지 말라고! 그리고! 남편이 알면 참도 좋아하겠지?-
내가 아내에게 남긴 마지막 톡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