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지수
아내의 이름은 정지수다.
서른여섯, 164cm의 평범한 키에 평범한 똥배와 옆구리에 작은 튜브를 두르고 있는 아주 평범한 스타일의 여자. 통통함과 뚱뚱함의 경계에서 가슴만큼은 C컵이라는 사이즈를 자랑하는 육던진 스타일의 아내는 백옥 같은 피우와는 거리가 먼, 언뜻 남미계의 여성이라 해도 믿을 만큼의 짙은 피부 톤의 소유자다.
결혼 6년차의 우리부부는 아내의 몸매만큼이나 평범한 부부다.
사귄지 5년 만에 술을 먹고 사고를 쳐 임신 3개월 차에 결혼을 한 오래된 연인이었고 부부다. 연애 초엔 영화관이나 카페 같은 곳에서 머물던 시간을 거쳐 남들처럼 모텔을 더 많이 찾아 서로의 몸을 열심히 탐했던 평범한 연인이었고 결혼 초에도 임신 중 섹스를 했던, 그 정도로 아내도 섹스에 별 저항이 없는 여자로서 내가 가르친 오럴에도 어느새 익숙해져 애무시에 거리낌 없이 내 자지를 입에 물던 여자였다.
날씬했던 아내는 그렇게 첫째를 낳고 2년 후 둘째를 낳은 후 점점 불어 지금의 통통함과 뚱뚱함의 중간에 정착했으며 겹쳐지는 배를 아무 거리낌 없이 내놓고 있는 완전한 아줌마가 되어버렸다. 평균적인 내 월급에 가계부까지 써가며 알뜰히 아껴 살림을 해도 항상 모자라다며 투덜거리는 아내의 모습과 옛날 같지 않은 내 체력에 한 달에 한 번 할까 말까 하는 섹스는 어느새 의무처럼 변해버렸고 누구나 다 그렇게 변해간다고 믿고 있었다.
그렇게 아내는 여자를 넘어 가족으로서, 그리고 엄마로서 어느새 아줌마가 되어있었고 세월만큼 나도 그런 아내의 모습에 길들여져 지나가는 늘씬한 여자들의 각선미에 침만 삼키며 꼴깍거리는 서른여덟의 아저씨가 돼 버렸다.
그렇기에 난 평범하게 살다가 평범하게 여자가 아닌 아내란 가족과 함께 ‘가족끼린 이러는 거 아니야~’란 농담을 들으며 웃다가 색다른 자극 없이 평온함 삶을 마감할 것이라 생각했었고, 그럴게 될 줄 알았다.
헬스장이 같이 딸려 있는 마트의 ‘에어로빅과 헬스장 3개월 공짜 경품’에 당첨이 된 아내는 고민 끝에 다이어트라는 걸 해본다는 결심을 말했을 때 낄낄거리며 ‘공짜라서 어디 효과가 있겠냐’는 내 핀잔에 더 자극받아 열심히 다니기 시작한 아내는 조금씩 예전의 몸매를 되찾아 가기 전까진 말이다.
3개월이 거의 끝날 무렵 아내의 도톰한 허리는 잘록해지기 시작했고 처진 엉덩이도 다시 탄력을 되찾기 시작했다. 남자아이들만 둘이 있어 집안에서도 거의 나체로 있질 않았기에 아이들이 다 잠든 후 아내가 내게 자랑하듯 속옷차림의 자신의 몸을 드러내기 전까진 몸매의 변화조차 솔직히 잘 알지 못했다.
너무 무심했던 건 아닌지..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아내의 연한 구릿빛 몸은 섹스럽게 변해 있었다.
“징그럽게..”
“으.응?? 뭐가?”
“당신 눈빛!”
“내가 뭐...”
아내의 말을 듣고서야 작게 벌렸던 입을 닫으며 부정을 한다.
“왜? 너무 섹시해?”
“풋~.. 섹시가 다 죽었네.”
“자기야! 나 3개월 더 끊을까? 싸게 해 준다는데.”
“....얼마?”
“12만원. 지하에 공사 중인 수영장도 이용하게 해준다는데..”
“수영장? 당신 수영할 수 있나?”
“이참에 배워야지!”
“배워? 늦바람이라도 났냐?”
“피~. 이런 아줌마를 누가 거들더라도 본데?”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아내는 요염한 포즈까지 치하며 거울에 자신의 반나신을 비춰본다.
구릿빛이라 더 섹시해 보이는 아내의 몸매는 단순한 내 착각일지도 모르겠지만 처녀 때보다도 더 섹시하게 보였다. 아마도 농후하게 잘 익은 열매에 비유하면 맞을 30대 여성의 성숙미가 아내의 몸에 묻어나고 있다는 느낌 때문일 것이다.
엉덩이를 뒤로 빼는 포즈에 더 솟아오른 엉덩이와 헬스로 다져지기 시작한 탄탄한 허벅지에 나도 모르게 자지에 손을 얹게 된다.
“뭐냐..”
“....?”
“자기 커졌어?”
“그러게. 이게 주책이네..”
“푸하하하~. 섹기가 다 죽었다면서!”
“그..러게..”
“으응~~ 자기야. 나 3개월 더 끊으면 안 돼?”
“...”
“오랜만에 서비스 해 줄까?”
아내가 천천히 내게 걸어와 브래지어의 후크를 풀기 시작한다.
“당신이야 말로 징그럽게 왜 이래.”
“아잉~”
되도 안 되는 애교를 부리며 아내가 브래지어를 벗어 침대에 던져놓고는 천천히 기어 올라와 내 사타구니에 손을 얹는다. 출렁거리는 아내의 명품 가슴이 내 허벅지를 간질이며 움찔하게 된다.
“아잉~~”
“이 여편네가 미쳤나.. 진짜 바람이라도 났냐?”
“자긴 아내가 예뻐지는 게 싫어?”
“누가 싫데. 굳이 예뻐질 필요성이 못 느낄 뿐이지....”
“요즘 아줌마들이 얼마나 뒤에서 많이 수군대는데.. 자기 관리 안하는 여자만큼 보기 흉한 것도 없다고 뒷말이 많단 말이야.. ”
“....”
아내의 손이 얇은 팬티와 함께 내 자지를 함께 조물딱거리듯 주무르며 삐죽거리는 입술을 하곤 푸념하듯 얘길 이어간다. 얘길 하는 도중에도 연신 내 허벅지에 아내의 꼭지가 닿아 움직이며 간지럼을 피운다.
“길동이 유치원 엄마들도 전부 처녀처럼 하고 다니는데.. 집에만 있다고 더 무시한다고..”
“참나.. 이 아줌마들이 전부 허파에 바람만 쳐들어서.”
“아잉..”
아내가 팬티의 앞트임 사이로 자지를 꺼내 손으로 잡고는 장난치듯 위아래로 흔든다. 그런 장난스러운 손길에도 이미 커다랗게 변해버린 내 자지는 금방이라도 삽입이라는 걸 시켜달라는 듯 벌떡이기 시작했다.
“응~? 응??~!”
“참... 애들은? 첫째는 그렇다고 쳐도 둘째는 유치원에서 일찍 오잖아.”
“걱정 마! 그건 내가 다 알아서 맞출 테니까! 그럼 나 다녀도 되는 거지?”
“....알았...욱.”
“히히히~”
내 허락이 떨어지기도 전에 아내가 내 자지를 입에 물고는 꽉 깨물며 웃는다.
약간의 고통에 허리를 웅크리던 내 행동은 금세 늘어지게 된다. 같이 보내온 시간만큼 아내는 내가 좋아할 자극 포인트를 정확히 꼭 집어 입술과 혀를 움직이며 감사의 표현을 하기 시작했다.
풍만해서 약간 처진 아내의 가슴이 보기 좋게 늘어져 내 허벅지를 간질이며 움직여지는 머리에 나도 모르게 지그시 눈을 감게 된다. 그리곤 아내의 한 손이 내 불알을 부드럽게 주무르기 시작한다.
입속에서 움직여지는 아내의 혀는 내가 예전에 이렇게 해보라고 가르쳤던 그 움직임이었고 불알을 주무르는 행위는 둘이 함께 야동에서 봤던 그 장면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음을 말 해주고 있었다.
사치라는 걸 전혀 모르고 살아온 아내였기에 12만원이라는 작은 돈에도 이런 서비스를 하는 모습에 오히려 숙연해지는 나란 걸 뒤늦게 깨닫고는 멀쑥해졌지만, 아내에 오랜만의 서비스를 지금은 그냥 즐기기로 한다.,
“엉덩이..”
“응?..킥~..”
옛날을 떠올리며 난 아내에게 명령하듯 69자세를 취하도록 말했고 아내도 내 한마디에 뭘 의미하는지 알겠다는 듯 자지를 입에 문채 손을 내려 팬티를 벗고는 몸을 돌려 내 위에 역으로 포갠다.
동그란 엉덩이가 자세로 인해 더 탱탱하게 보여지며 갈라진 틈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기 시작한다.
털이 많은 편이 아닌 아내는 그곳도 예외는 아니었다. 자연분만으로 인해 조심스럽게 내게 넓어지진 않았냐고 물어봤던 작게 벌어진 보지의 그 모양새는 예전과 크게 달라진 것 없이 조갯살을 감싸고 있는 작은 소음순의 날개가 가리고 있는 구멍이 조금씩 이슬을 맺히며 드러나고 있었다.
문득 아내의 소음 순에 장난을 치고 싶다는 생각에 손을 들어 크게 벌리는 행위를 하자 아내가 엉덩이를 들썩거리며 싫어한다.
아이를 낳고 자신의 보지 모습에 더 민감해진 아내는 대놓고 보이는 이런 자세를 그다지 좋아하진 않아 정말 오랜만에 69자세라는 걸 떠올리며 오늘만큼은 헬스장으로 인해 기분이 좋아서인지 이전처럼 질색까지는 하는 모습이 아닌 작은 거부의 행위로 엉덩이를 들썩이며 내 시선을 피하려는 모습이 분명했다.
난 계속 해서 아내의 소음 순을 더 크게 벌리며 그 사이로 혀를 밀어 넣었고 아내의 그 작은 거부마저도 곧 멈춘 후 내 자지를 빠는 행위에 집중을 한다.
자신의 달라진 모습에 자신감이라도 얻은 듯 아내는 느낌에 몸을 맡기며 엉덩이를 조금씩 내게 밀어대기 시작한다.
그 압박과 자지에 전해지는 감촉에 금세 사정의 기운이 느껴지자 난 서둘러 아내의 엉덩이를 들어 내 다리 쪽으로 밀어댔고 아내도 내 낌새를 느꼈는지 등을 보인채로 삽입을 진행했고, 자세로 인해 잘 들어가지 않자 손으로 자지를 고정한 채 구멍에 맞추곤 엉덩이를 아래로 내린다.
그러고 보니 거의 두 달 만에 하는 섹스였으며 오늘따라 유난히 색스럽게 보이는 아내의 뒤태에 몇 번의 요분질이 지나지 않아 아내의 보지 속을 정액으로 가득매우며 사정을 하게 된다.
너무 이른 사정이었지만 아내는 평소처럼 사정이 끝나 작아지기 시작한 자지에도 천천히 엉덩이를 앞뒤로 흔들며 음미하듯 허리를 움직인다. 몇 번이나 봤던 아내의 모습인대도 오늘따라 묘한 퇴폐성을 느끼며 난 흘러나온 끈적거리는 정액을 사타구니에 느끼며 아내의 얇아진 허리에 손을 얹어 마지막 한 방울까지 다 짜내며 사정을 끝낸다.
루프수술을 한 아내였기에 임신 걱정 없이 오랜만에 시원한 사정을 끝으로 찬찬히 눈을 감는다.
“이거 어때요?”
“..응?”
기한이 다 끝난 정액권을 다시 끊은 아내는 노트북을 끌어안고 앉아 한참을 고민하더니 대뜸 내게 그 노트북을 보여준다.
화면 속에는 원피스 수영복들이 가득 메우고 있었고 그 중 하나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내게 질문을 하는 아내의 시선을 찾아 손가락 끝에 시선을 같이 움직인다. 흰색 띠가 있는 검은색 원피스 수영복 무난한 디자인으로 보였다.
“괜찮네.”
“괜찮을까? 음~.. 너무 많이 파이지 않았나?”
“수영복이 다 거기서 거기지..”
“흠.. 음~~~.. 이건 예쁜데.. 너무 야하다.”
아내의 말에 시선을 옮긴 난 아까보다 더 작고 깊게 파인 가슴골의 붉은색 수영복을 발견한다.
“애 엄마가 그런 걸 입을라고?”
“그렇지?..역시 아까게 제일 낫지?!”
“수영도 매일 하는 거야?”
“아니. 일주일에 두 번.”
“...”
“왜? 당신도 같이 다닐래?”
“됐다. 다 늙어서 먼 영광을 누린다고.”
“치~ 누군 영광까지 누리려고 다닌데.. 그냥 몸 생각해서 다니는 거지.”
“돈 없어!”
“공짜라도 안 갈 거면서.. 당신도 운동 좀 해!”
“...운동은 개뿔.. 그런 건 먹고 살기 편한 것들이나 하는 거지.”
“피~~~. 아! 그리고 내일은 우리 회식이야.”
“회식? 회사도 아니고 회식도 하냐?”
“공짜티켓 끝난 사람들 중에 한 명은 나가걸랑. 자기도 올래?”
“됐어..”
“아니~.. 모임장소가 노원이라서 좀 데려다 달라고..큭크~..”
“노원? 뭐 그리 먼 곳에서 회식을 하냐? 그리고 애들은?”
“그만두는 아줌마가 집이 노원이래. 공짜라서 여기까지 왔지만 도저히 더는 못 다니겠다더라고.”
“...”
“하여튼...애들은 엄마가 봐준다고 했으니까. 오랜만에 친구들이랑 당구나 치시던지~”
“그래??”
회식자리가 그리 먼 곳도 아니었고 오랜만에 혼자라는 생각에 기분이 좀 풀리는 나였다. 술 먹고 당구장에서 담배 찌든 냄새로 들어오는 걸 가장 싫어하는 와이프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마음 놓고 쳐본 적이 오래전이었기에 더 그랬다.
“몇 시까지 있을라고?”
“전부 아줌마들인데 늦게 있을 수 있겠어? 기껏 해봐야 11시? 늦어도 12시겠다.”
“참나.. 그러면서 놀긴 뭘 노냐.”
“큭큭~. 얼른 씻어요~~”
콧노래까지 부르며 안방에서 나간다.
아내가 기분이 좋은 듯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아내가 친한 친구이외의 교류가 내가 알기에도 정말 오랜만이었고 회식다운 회식을 해본적도 오랜만이라는 걸.. 아니 거의 처음이란 걸 알고 있었기에 업 된 아내의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하루가 지난 오늘 아내는 또 콧노래를 부르며 옷을 고르기 시작한다.
간단하게 수수한 청바지로 세팅을 하던 아내는 여자들의 수다를 또 한 번 머릿속에 떠올리는 듯 이내 결혼식장에나 입고 갔었던 무릎 위까지 내려오는 회색정장 스커트와 깃이 높은 블라우스, 그리고 봄에 맞는 연회색의 재킷을 걸치고 커피색 팬티스타킹까지 신는다.
“선보러 나가냐?”
“선? 아~.. 그래도 레스토랑에 가는데 이 정도는 해줘야지!”
“레스토랑?”
“앙! 당신이 생전 사주지도 않는 스테이크를 먹으러 간다고!”
“스테이크는 개뿔.. 삼겹살에 소주가 최고지..”
“당신은 그러시던가~. 난 증말 오랜만에 칼 질 좀 하고 올 테니까~”
“여편네들이 허파에 바람만 잔뜩 들어가지고.. 먼 스테이크는 스테이크냐.”
“요즘 미시들이 얼마나 멋을 부리는데. 이러니 자기가 아저씨 소리 듣는 거랑께~”
“아저..참나~ 빨리 준비해! 벌써 8시야!”
“아차차~. 알았으요. 서방님!”
아내가 기분이 좋아 떠는 애교에 나도 피식하고 웃게 된다.
나도 진작 불알친구 놈한테 전화를 걸어 놓은 상태였고 당구장이 아닌 삼겹살에 소주 한잔이 기다리고 있었기에 서두르게 된다.
아내는 화려하진 않지만 수수한 화장으로 치장을 하곤 서둘러 재킷을 몸에 걸치곤 날 재촉한다. 누구 때문에 늦었는지 원인도 잊은 듯 말이다.
“이러다가 늦겠네.. 그러니까 안 막히는 곳으로 좀 달려야지...쯧쯧.”
“이 사람이.. 누구 때문에.. 에휴~ 됐다.”
“저기로 가면 되겠네!”
“저긴 좌회전 차선이다. 어디까지 돌아갈라고?”
“... 빨리 좀 가요.”
“참... 말 많네.”
생각보다 막히는 차안에서 투덜거리기 시작한 아내다.
약속장소인 노원에 차가 도착했을 땐 시계가 이미 8시 4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차가 없다면 20분이면 도착할 곳을 거의 1시간이나 걸려서 온 셈이었다.
“그럼 다녀올게요~”
“너무 늦지 말고.”
“알았으요~”
늦었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은 듯 아내는 서둘러 차에서 내려 빠른 걸음으로 커다란 흰색 간판이 보이는 레스토랑으로 가버렸다. 피식하고 웃고는 시계를 한 번 확인한 난 서둘러 기어를 바꾸는데.. 아내의 핸드폰이 엉뚱하게도 차안 컵 받침대에 꽂혀 있는 걸 확인하고 혀를 차게 된다.
“이 사람이 정신을...”
끄려던 비상등을 그대로 놔둔 채 난 핸드폰을 들고 아내가 들어가 버린 레스토랑으로 뛰어간다.
조용한 클래식 음악이 흐르는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 안에서 어렵지 않게 찾게 된 한 무리의 아줌마들 중에 아내를 발견할 수 있었던 난 핸드폰을 들고 잠시 망설이게 된다. 추리닝차림인 나였기에 아내 말대로 치장을 한껏 하고 앉아 있는 아줌마들의 모임에 쉽사리 끼어들 수가 없었던 것이다.
나도 약속이 잡혀 있었기에 한껏 여유 있는 웃음을 띠고 아내가 앉아 있는 곳으로 성큼성큼 걸어가던 내 시야에 가장 여일곱의 여자들 중 가장 안쪽자리에 한 남자의 모습이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젊어 보이는 남자는 자리에 앉아 있었지만 충분히 몸이 좋다는 걸 넓은 어깨만으로도 느낄 수 있었다.
그런 것들보다 기생오라버니처럼 생긴 얼굴이 마음에 들질 않는다.
“어머. 여보.”
“정신이 있냐? 없냐. 핸드폰도 놔두고 내리고..”
“아~.. 내 정신 좀 봐.. 아!.. 인사드려요. 같은 B반 언니들이고.. 여긴 우리 수영강사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추리닝 차림으로 정중하게 인사를 하는 나였지만 내 시선만큼은 그 수영선생이라는 놈의 낯짝에 꽂혀 있다.
역시나 운동으로 다져진 다부진 몸으로 얼굴까지 반반한 놈이 내 마음에 걸리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물론 아내란 여자가 한 눈을 팔 여자가 아님을 확신하고 자신할 수 있었지만.. 더군다나 이렇게 많은 아줌마들 사이에서 무슨 일이 있겠냐는 생각에 그래도 찝찝한 마음을 남겨두고 아줌마들의 수다에 더 이상 안주거리가 되지 않기 위해 난 핸드폰만 건네고 서둘러 자리에서 도망치듯 나오게 된다.
그러나 도망치듯 나오는 내 시선에 아내의 표정이 잔상처럼 계속 남아 있다.
아이들을 키우며 느꼈던 모든 고민과 삶의 어려움들을 잊은 듯 웃으며 술도 약한 사람이 강사라 호칭한 남자와 와인을 마시며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에 묘한 불쾌감을 느끼며 난 차에 잠시 동안 앉아 있게 된다.
젊고 잘생긴 놈과 히히거리며 웃고 있는 건 아내만이 아니었지만 내 시야엔 아내의 모습만이 보였고, 당연히 그럴 리 없는 아내의 정조에도 괜한 질투와 오해를 불러일으키며 차안에서 조용히 담배를 하나 꺼내 물었다.
“성구냐? 응. 나다. 다른 게 아니고 오늘 약속을 좀 나중으로 미루려고... 응?. 아니.. 일이 늦게 끝나서.. 응... 그래.”
난 괜한 질투심을 느끼며 차안에서 두 번째 담배를 입에 물었고, 레스토랑의 입구와 시계만 번갈아 연신 쳐다본다.
몇 시간이나 지난 것 같은 기분인데 겨우 9시 30분이 조금 넘은 시간을 확인하던 난 한 무리의 아줌마들과 한 남자가 입구에서 나오는 걸 발견한다. 당연히 아내와 강사였고 나도 모르게 숨듯 차안에서 상체를 숙이게 된다.
뭐가 그리 즐거운지 깔깔거리던 여자들은 곧 주위를 두리번거렸고 한 여자의 손가락이 가리킨 노래방으로 우르르 발걸음을 옮긴다. 멀리서도 아내의 귀까지 벌게진 모습에 와인을 상당히 많이 마셨다는 걸 알 수 있었지만 난 수많은 아줌마들 앞에서 찌질 한 남편이 될 수 없었기에 조용히 지켜만 보게 된다.
그 무리들이 전부 사라진 노래방은 술을 파는 주점식 노래방이란 걸 알게 된 난 걱정부터 하게 된다. 아내는 소주 한 병이 최대주량이었고 그 범주를 넘어가면 거의 인사불성이 되어 남편인 나조차도 몰라보는 주사를 부린다는 걸 소실 적 경험으로 깨닫게 되었기에 미간을 찡그리며 그렇게 다시 차로 발걸음을 옮겼다.
대략 2시간정도의 시각이 지난 후 초조하게 차 안에서 기다리던 날 깜짝 놀라게 한 주인공은 내 핸드폰의 벨소리였다. 생각지도 못한 핸드폰 벨소리에 심호흡까지 하며 숨을 가다듬고는 최대한 평소의 목소리로 전화를 받는다.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지수씨 헬스 동료 한국이 엄만데요.]
“...네?... 예.”
[지수씨가 술이 좀 과해서.. ]
[언니! 나 혼자 갈 수 있다공!!~]
아내의 목소리가 핸드폰 너머에서 들려왔다. 이미 혀가 꼬일 대로 꼬여 발음조차 엉망인 아내의 말투에 예상대로 인사불성임을 알게 된다.
[얘는.. 죄송해요 지금 지수가..뚜~~ 뚜~~]
갑자기 끊어진 통화음에 난 깊은 한숨을 내쉬며 자동차에 시동을 건다.
꼴이 우습지만 무리가 나오면 아내를 데리고 갈 생각으로 기다린다. 전화를 걸까도 생각해봤지만 지금 전화를 걸어봐야 아내의 아집이 발동할 것이 분명했기에 묵묵히 노래방의 입구만 쳐다봤고 곧 등장한 한 무리의 사람들에 차 문을 막 열기 위해 손을 뻗는데..
비틀거리며 걸어 나오는 사람들 중 유난히 흐트러진 모습으로 강사라는 놈의 부축을 받고 걸어 나오는 여자의 모습에 손을 멈추게 된다.
바로 내 아내였다.
그 와중에도 뭐라고 계속 중얼거리고 있는 아내와 그런 아내를 부축한다는 면목으로 허리에 손을 두르고 바짝 밀착한 채 같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강사란 놈의 모습에 피가 거꾸로 솟는 듯 한 착각을 잠시 느끼던 난 문고리를 잡아끌려던 손을 핸들로 옮겨 주먹 쥐듯 움켜쥐게 된다.
그러나 아내는 역시 만취상태에서도 정조관념은 확실했다.
강사 놈의 몸이 더 밀착하며 다분히 의도적인 손놀림으로 두른 손을 가슴 쪽에 가져다대자 비틀거리는 발걸음에도 아내는 그 손을 자신의 손으로 밀어내며 자칫 넘어질 뻔 한다. 부글부글 끓어오르던 속이 좀 풀리는 나였지만 그래도 좀처럼 화가 누르러지지 않는다.
“택시~~~”
아내의 혀 꼬인 목소리가 차안까지 들려왔다.
그런 아내를 만류하는 아줌마들과 강사의 행동에도 아내는 연신 뿌리치며 결국 택시를 잡았고 쓰러지듯 택시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나도 택시를 뒤쫓아 운전을 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택시가 엉뚱한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동일로로 들어선 택시 곧바로 직진을 하거나 우회전을 해 간선도로를 탔어야 했지만 브레이크 등에 순간순간 불이 들어오며 서행을 하더니 이내 방향을 틀어 좌회전을 해버린다.
불길한 느낌에 신호 위반까지 하며 그 택시를 쫓아 좌회전을 해 뒤쫓는다.
시간은 이미 11시를 넘어 12시를 향하고 있었기에 한산한 도로위엔 택시와 내 차만이 속도를 붙이며 잘 알지도 못하는 북쪽으로 달리기 시작했고 얼마가지 않아 한산하다 못해 음습한 고가 아래로 차를 돌린 택시가 이내 모든 불빛을 꺼버린 채 흰 연기만을 배기구로 토해내며 서 있었다.
라이트를 모두 끈 채 난 조심스럽게 그 택시와 십여 미터 떨어진 뒤에 차를 세워 시동을 끄곤 살기어린 시선으로 잘 보이지 않는 택시 안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곧 택시 운전석의 문이 열리고 뚱뚱한 50대로 얼핏 보이는 남자가 내려 아내가 탔던 뒷좌석으로 돌아가 문을 열곤 말부터 꺼냈다.
“아가씨.. 다 왔어.. 내려야지.”
“으음...음~.”
“어허.. 완전히 꽐라됐네 그려.. 아가씨! 다 왔다니까!”
아내가 술에 취해 목적지를 엉뚱한 곳으로 말을 했나?
술이 과해서...?... 그런데 여긴 왜...?
상황파악에 어려움을 겪던 난 기사 놈의 아내를 깨우려는 말과는 다른 행동에 다분히 의도적인 노림수를 깨닫게 되었다. 기사 놈은 아내의 탄탄한 허벅지를 손으로 잡아당기며 열린 문으로 아내를 끌어내는게 아닌 자신의 몸을 넣고 있었다.
허벅지까지 차 옆으로 늘어난 아내는 팬티가 보일정도로 말려 올라간 회색스커트 아래로 진한 커피색이 달빛을 받아 매끈거리며 반짝이고 있다. 그 매끈거리는 스타킹을 우악스럽게 기사 놈의 손이 잡아채 좀 더 잡아당겼고 곧 아내는 엉거주춤한 자세로 택시 뒷좌석에 걸 터 누운 꼴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내 시야엔 스커트 아래로 아내의 드러난 반짝거리는 허벅지와 골반 아래만이 보였고 침을 닦으며 팬티에 손을 얹은 듯 한 기사 놈의 모습은 보이질 않았다.
그러한 엄청난 분노가 오히려 사람의 행동을 주저하게 만든다고 하더니... 당장이라도 뛰어나가 저 새끼의 얼굴에 주먹을 날려도 시원찮은데 난 부들거리는 주먹만을 쥔 채 드러난 아내의 탄탄한 허벅지와 종아리, 그리고 잘록한 발목과 구두에 시선이 꽂힌 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아가씨.. 일어나 봐~!! 아가씨~..”
맘먹고 주무르려는 것인지 한 번 더 만취해 들을리 없는 아내에게 큰소리를 낸 기사 놈이 상체를 숙여 택시 안에 몸을 더 숨긴 채 허리를 조금씩 흔들고 있었다. 정확히는 성행위의 그것과는 다른.. 분명 아내의 상체마저도 주물럭거리며 흔드는 듯 한 손짓이 분명했다.
“씨!~!!.. 누구..야~~~.. 비켜!!”
문을 박차고 일어나던 내 귀에 아내의 혀 꼬인 소리가 들려오고서야 겨우 정신을 차리게 된다.
라이트를 켰다.
대낮처럼 환한 내 차의 라이트 불빛이 택시에 어둑한 그림자를 남기며 비췄고 깜짝 놀란 기사가 뒷걸음질을 치며 손으로 눈을 가린다.
“누..누구야! 불 안 꺼!!”
난 그제야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려 성큼성큼 걸어간다.
달려가 멱살부터 잡을까도 생각 해봤지만 이 모든 원인이 아내에게 있다는 어처구니없는 결론을 내리며 화를 겨우 추스르며 무거운 걸음으로 기사에게 걸어간다.
“누..누구요?”
“저 여편네 남편이다.”
“무..뭐?”
“확 죽여버릴..”
“이 이 새끼가... 당신이 이 여자 남편이라는 증거라도 있어!?”
“.....뭐!?”
“지금 술에 취해서 목적지도 엉뚱하게 말하는 여잔데.. 무슨 해코지를 하려고..”
주객전도라고 하던가? 아니..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더니..
정말 선량한 택시기사를 연극하듯 아내를 등지고는 날 경계한다. 정말 모르는 사람이 봤다면 술 취한 취객을 보호하는 정의의 기사였고 난 술 취한 여자를 해코지하려는 나쁜 놈으로 보일정도였다.
난 아무 말도 없이 핸드폰을 꺼내 단축번호를 길게 누른다.
그리고 곧 울리는 아내의 핸드백 속 핸드폰...
그제야 사태파악이 되는 지 주춤거리며 뒷걸음질을 치는 기사를 보며 주먹을 날리려다 말고 강하게 밀친다. 마음 같아선 주먹부터 날리고 싶었지만 깽 값부터 물어달라고 들어 누울 기사놈이 분명했기에 강하게 밀채내곤 아무렇게나 뒷좌석에 누워있는 아내를 끌어안아 일으킨다.
“무야! 이거 놔!!”
아내가 소리를 지른다.
“이 여편네가! 야! 정신 차려!”
“이거 놓으라고!”
역시나 아내는 내 얼굴조차 못 알아볼 정도로 인사불성 상태였다.
아내의 모습이 가관이었다. 분홍색 팬티까지 다 드러내놓고 잘 빠진 각선미를 보여준 채 뒷좌석에 누워있던 아내를 강제로 일으키며 난 다시 한 번 기사 놈을 노려본다. 심상치 않은 내 시선에 주춤거리며 앉은 채 뒷걸음질을 치는 기사를 뒤로하고 난 아내를 그대로 내 차 뒷좌석에 아까처럼 눕혔고 운전대를 잡는다.
그리고 얼마나 운전했을까..
“우....우웩~...욱..웁.”
‘끼익!!!!!’
“아씨! 야!!!”
“우..웁.”
다행히 토하진 않고 연신 헛구역질만을 해대는 아내의 모습을 발견한 난 급히 브레이크를 힘껏 밟고는 차에서 내려 아내를 끌어 내린다. 내리자마자 도로가에 한차례 쏟아 붓는 아내를 짜증나는 표정으로 내려다보게 된다.
“우웩.”
“작작해라 좀!”
“이..씨... 너 누구야! 우..욱..”
“누구긴 누구야! 네 남편이지!”
“웩웩.”
도저히 차에 싣고 집으로 향할 상황이 아니란 걸 깨닫게 된 난 고개를 돌려 주위를 살피게 된다.
그런 내 시선에 불과 30m앞에 있는 호화찬란한 간판이 들어온다.
[SWING MOTEL]
한 차례 쏟아 부은 아내가 좀 진정이 된 듯 보여 난 아내를 다시 차에 태우고 바로 앞 모텔로 운전을 한다. 어차피 아이들은 토요일 저녁까진 걱정이 없었기에 아내부터 챙기자는 생각에 모텔로 향했고 주차된 차에서 끙끙대며 아내를 들쳐 업고 모텔 안으로 들어갔다.
불금이라는 요일이라서인지 방이 특실 이외에는 없다는 점원의 말에 결국 12만원이란 거금을 카드로 계산하고 나서야 엘리베이터를 지나 7층 꼭대기 층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몇 번이나 내 등 뒤에 토하려는 아내의 헛구역질 덕분에 없던 힘까지 끌어올려 우선 화장실로 직행하게 된다.
변기통에 아무렇게나 엎드리게 아내를 내려놓듯 던져놓고는 ‘웩웩’거리는 아내를 남겨두고 침대로 혼자 걸어가 앉는다.
“이 사람이 진짜.. 너 미쳤냐! 술도 못 먹으면서 뭔.. 에휴... 젊은 놈 앞이라고 아주 낄낄거리면서 와인을 마셔대더니.. 꼴좋다! 좋아!”
다시 토하기 시작하는 아내의 소리에 결국 짜증을 넘은 화를 내며 혼잣말처럼 소리를 지르기 시작한 나였다.
술이 약한대도 자제를 못하고 도를 넘게 마신 아내에게 화가 났고 그 젊고 몸 좋은 미남한테도 화가 났었다. 그리고 아내의 잘못이 전혀 없는 기사 놈의 추행에도.. 아내가 취하지 않았다면 애당초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거라는 애꿎은 화풀이를 하 듯 소리를 지르던 난 그래도 걱정이 되기 시작해 화장실로 걸어간다.
가관이다...
변기통에 얼굴을 반쯤 처박고 주저앉아선 치마를 다 적시고 있는..
아내는 오바이트를 하면서 아래로는 오줌을 지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