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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2화 〉episode12. 엘리샤의 기억 (4) (82/98)



〈 82화 〉episode12. 엘리샤의 기억 (4)

거대한 빛이 하늘에서 쏟아지더니 거대한 길처럼 앞을 비추었다.
본래의 힘을 되찾은 ‘미카엘’의 강함은 어디까지인가 생각하게 된다.
어린 모습을 하고 있을 때도, 내 동료  누구보다 강하다 자부할 수 있는 존재였다.
하지만 힘을 되찾은 지금 그녀는 성숙한 여인의 모습을 하고 있었고, 이제는 그녀의 힘이 어디까지인지 헤아릴 수 없게 되었다.

[성하! 길이 열렸다!]

빛이 훑고 지나간 자리에는 사람의 잔재도 찾아볼 수 없었다.
시체도, 혈흔도, 그 무엇도 남아 있지 않았다. 그저 곧게 펴진 길만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그들이 죽었다는  알면서도 내 마음은 동요하지 않았다.
사람을 죽였음에도, 내 마음은 미동조차 하지 않는 것 같았다.
엘리샤의 기억에서 봤던 ‘나’는 그러지 않았던 것 같은데, 왜 나는 ‘나’와 이토록 다른 모습을 띄고 있는 걸까.
환경의 변화 때문인 걸까? 기억을 더 봐야 알 것 같았다.
나는 뻥 뚫린 길을 멍하니 바라보며 몸을 움직였다,

[휴. 주인님. 정말 감사해요.]
[주, 주인?]

주변에 적이 없다는 걸 알아챈 ‘미카엘’은 다시  손에서 벗어나 인간의 형상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녀는 또  번 나를 주인님이라 불렀다.  말에 큐라는 당황했는지 나와 ‘미카엘’을 번갈아보았다.
고개를 휙휙 돌려 번갈아 보는게 귀여워 보였다.

“주인이라니….”

몸의 주도권이 돌아온 나는 묘한 감각을 지우기 위해 주먹을 쥐었다 피기를 반복했다.
‘미카엘’의 말에 허탈하게 웃으며 전 회차를 떠올렸다.
그렇게 스쳐 지나간 생각이 내 웃음기를 지워버렸다.

“…혹시 뭔가 떠오르는  있어?”
[…뭐, 뭐가… 요?]

내가 표정을 굳히고 ‘미카엘’에게 다가가 추궁하듯 말하자, ‘미카엘’은 당황한  나를 바라보았다.
이번 회차에선 그녀가 나를 대하는 말투가 다른데, 계속해서 전 회차의 말투를 혼용하고 있었다.
공명한 뒤로는 점점 전 회차의 ‘미카엘’이 보일 정도였다.
나를 주인님이라 하고, 존댓말을 쓰며, 쫄래쫄래 따라다니던 ‘미카엘’의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네가 겪은 일이 아닌데 뇌리를 스친다거나… 데자뷔 같은 거 말이야.”
[데, 자… 비? 그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아! 성하가 말한 거라면… 조금.]
“뭔데?!”

내가 겪었던 일들을 어떻게 풀어 말해야 할지 몰라 손짓 발짓을 해가며 말했다.
그러자 ‘미카엘’은 나를 빤히 바라보더니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렇게 한참을 생각하던 ‘미카엘’은 손바닥을 다른 주먹으로 톡 치며 뭔가 생각났다는 표정을 지었다.
엘리샤의 기억을  건 정말 일부였지만, 기시감이 들었다. 나는 그 장면을 데자뷔로  번 봤었기에 그런 기분이 들었던 거겠지.
나와 공명한 ‘미카엘’이라면, 똑같은 증세를 겪었을 것 같아 더 캐물었다.
지금이 아니면 나중에 가선 별거 아닌 일이라고 치부할 것 같았다.

[…작은 모습의 제 손가락을 이렇게?]

‘미카엘’은 정말 사소한 기억이라 생각이 잘 나지 않는다는 듯 인상을 찌푸리며 곰곰이 떠올리려 했다.
그렇게 한참을 기다리고 나니, 그녀는 자신의 손가락을 하나 잡고 뒤로 넘기는 시늉을 하며 내게 말했다.
그것은, 전 회차에 마조 성검으로 눈을 떴을 때의 이야기가 아닌가.
이번 회차에서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일어나지 않은 일이었다.
그렇기에 내 말에는 더욱 신빙성이 쌓여갔다.
그동안 내가 느꼈던 데자뷔들은 엘리샤를 뒤따라온,  기억에는 없는 내 다른 회차의 잔재라는 것을 알  있었다.
엘리샤의 기억을 조금 본 것뿐인데도, 데자뷔를 봤을 때의 감각이 되살아나고 있었다.
손에 맴도는 희미한 감각이 내 손을 움찔 떨게 했다.

“지금 주변에 사람이 없다면, 지금 다시 기억을 봐야 해.”
[그렇게 많은 시간은 없어. 이미 위치를 특정 당한 상태라 이동 해야만 해.]
“…어디로 가야 하지?”

나는 벌벌 떠는 손을 다시 내 관자놀이에 가져다 댔다.
다시 그 기억을 엿보기 위해 쭈그려 앉은 순간, ‘미카엘’이 단호하게 이야기했다.
자꾸 말투가 바뀌는 ‘미카엘’을 보자니 기분이 이상했다.
공명할 때만 순간적으로 전 회차의 ‘미카엘’이 짙게 나오는 건가? 싶었다.

[차라리, 이 나라의 적국으로 가는 것은 어떠하냐? 만약 거기라면 왕녀 신분으로는 행동에 제약이 생길 것 같다만.]
“…그런 방법이 통한다면, 나야 좋지.”

심란한 마음을 다스리고 있을 때, 큐라가 검지를 치켜세우고는 좋은 안건이 있다고 주의를 끌었다.
‘미카엘’과 내가큐라에게로 시선을 옮기자, [엣헴.]하고 헛기침을 하더니 자신 있게 의견을 펼쳐놓았다.
그녀의 말이 허무맹랑한 소리가 아니라, 정말 그럴싸한 이야기였다.
엘리샤는 한 나라의 왕녀이고, 적국에서는 그 행동에 제약이 생기는 건 나에게 있어좋은 일이었다.
이번처럼 병사들을 마음대로 부리게 놔두면 수적으로 불리해지니까 그 방법을 채택하기로 했다.

[좋아. 그럼 일단 내게 타라.]
[성하. 혹시 모르니까 정말 중요한 부분만 보고 와.]

큐라는 거대한 드래곤으로 변하더니 돌풍을 일으키는 날갯짓을 했다.
‘미카엘’은 큐라의 등 뒤에 타고서 나를 빤히 바라보더니 충고를 건넸다.
언제 도착할지도 모르는 일이고, 도착하기 전에 습격을 받을  있는 일이다.
그렇다면 내 의식을 계속 기억에 둘 수는 없는 노릇이니 그녀의 충고는 올발랐다.

“아아, 알았어.”

나는 잠시 각오를 다졌다.
무슨 기억을 봐야 할까. 어느 기억을 봐야 할까.
엘리샤가 무슨 일을 겪었는지 모르는 이상 내가 골라서 볼 수 있는  아니었다.
그저 어느 시점을 보느냐가 가장 중요했다.
가볍게 심호흡을 했다. 엘리샤는 회귀자이고,  조건은 죽음이었다.
그렇다면 그녀에게 있어 가장  사건은 죽음이겠지.
나는 기억의 끝자락을 보겠다고 생각하며 의식을 떨어뜨렸다.

*

붉은 하늘을 날아다니던 붉은 드래곤이 비명을 지르며  하고 떨어졌다.
그녀는 자신만 믿으라며 자신하며 하늘을 날았건만, 결국 파리처럼 죽어 지면에 부딪혔다.
모두가 좌절하고, 모두가 절망했다.
이길 수 없다는 것쯤은 누가 봐도   있었다.
전투에 소양이 없더라도 압도적인 차이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아무리 우리의 용사가 있다고 하더라도.

[성하… 도망치라고 말하고 싶어도, 도망칠  없구나… 너를 만나 즐거웠다.]
“큐라가 죽었어…!”

성하는 떨리는 목소리로 큐라를 보며 말했다.
마지막 한 마디를 내뱉은 큐라는 절명하고, 눈을 감았다.
하지만 그는 꺾이지 않았다. 마음이 부러지진 않았다.

[그대는 어찌 나를 깨웠는가. 계약에 따라 72명의 왕을 죽이면 평화를 찾았을 터인데, 굳이 나를 찾을 이유가 있던 것이냐?]

용사의 앞에 서 있던 것은 마왕이었다.
 번째 마계. 라고 묻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었다.
그가 진정한 왕이었으니까.
마계의 왕이라고 칭하던 마왕들은 모두 우물 안 개구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이 상황에서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마왕의 손짓 한 번이면, 마법은 모두 흩어졌다. 절망할 수밖에 없었다.
마법을 쓸  없다면, 마법사들은 애초에 마왕을 상대할 수 없는 것이 아닌가.

“너를 죽이면, 모든 용사를 살릴 수 있다고 했다. 너를 죽이면, 앞으로 미래에 위협이 사라질 거라 했다.”

성하는 피투성이인 몸을 이끌고, 최고의 대장장이가 만든 마검을 손에 쥔 채로 말을 이었다.
상황은 좋지 않았다. 이곳은 마계가 아니었지만, 마계와 비슷한 모습을 하게 되었다.
모두 마왕, 사탄의 등장으로 바뀌었다.

[그대는 누구인가?]

사탄은 성하에게 물었다.

[그대가 용사라면, 그대가 벌인 일들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감당할 수 없는 일에 손을 댄 것이, 책임질  없는 일에 손을 댄 것이 정녕 용사라고 할  있는 것인가?]

성하가 아무런 말도 없이 사탄을 응시하자, 사탄은 다시 말을 이었다.
그를 도발하는 것도, 조롱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의 말투는 분명 순수한 질문이었다.
나는 나를 증오했다. 나는 마법사로 왔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아무것도 할  있는 게 없다는 사실이 나를 괴롭게 했다.
리타는 그래도 신성 마법 말고도 근력이 충분하니 나보다 쓸모 있겠지.
이럴 때는 왕녀라는 신분도, 높으신 분이라는 지위도, 왕족이 가지는 권력도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젠장.”

나는 바닥에 엎드린 채,  광경을 보고만 있어야 했다.
죽음은 두렵지 않았다. 하지만, 성하가 죽는 것은 보고 싶지 않았다.
그것이 나의 마음이었으니까.
2년이라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세월은 보낸 우리의 마음이 이렇게 막을 내리게 된다는 것은 비참한 일이었다.
사랑을  나누고 싶었고, 이야기를 더 하고 싶었고, 마음을 공유하고 싶었다.

“성… 하.”

엉금엉금 기어 몸을 일으켰다.
당장에라도 벌어질 것만 같은 상처를 치유하지도, 고통을 완화 시키지도 못한 나는 이를 까득 깨물고서 신음을 흘렸다.
헐어버린 목으로 겨우 그의 이름을 불렀다. 사랑하는 이의 이름을 불렀다.

“…괜찮아.”

그는 나를 보고 싱긋 웃었다.
그런 미소를 지으면, 기대고 싶어지잖아.
나는 아무것도 해줄  있는 게 없었는데.

[…나를 깨운 것은 감사하게 생각하지. 하지만 반대로 나를 막아서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지는 예상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마왕은 나를 한 번 보고, 다시 성하를 바라보았다.
손을 쩍 벌려 감사를 표하던 것도 잠시, 그는 붉은 눈을 빛내며 이를 드러냈다.

[이제 그대들은 모두  손에 죽을 것이고, 새로운 왕국이 도래하리라.]

마왕이 하늘을 향해 손을 뻗자, 거대한 검이 쥐어졌다.
누가 봐도 흉흉하게 생긴 마검이 그의 손에 쥐어졌고, 성하는 그에 맞서 검을 고쳐 쥐었다.

“…미안해.”
“…아니야. 내가 못나서 그렇지.”

수백, 수천의 합 끝에 성하는 패배했고, 내 옆에 쓰러졌다.
마왕은 검은 날개를 펼쳐 하늘을 향해 포효했고, 우리는 패배자답게 바닥을  뿐이었다.
성하는 눈물을 흘렸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는데, 성하는 나를 무능하다고 꾸짖지 않았다.
혹여 그가 죄책감에 짓눌려 절망할까 두려워 나의 무능을 사과했다. 용서하길 바라며 꺼낸 말은 아니었다.
하지만 성하는 슬픈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엘리샤. 사랑해.”
“성하, 나도 사랑해.”

그는 자신이 실패했다는 슬픔에 빠졌는지, 이 상황에서 사랑을 속삭이고 있었다.
나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 지금 상황에서 포기하지 말란 말을 할 수는 없었다.
그래. 모든 게 끝난 거야. 원래 이렇게 될 운명이었던 거야.
용사인 성하가 이렇게 될 거였다면 이 세계는 언젠가 이렇게  운명이었던 거야.

“내가 마법만 쓸  있었더라면…!”
“잊었어? 마법은, 마왕의 산물이잖아. 진정한 마왕을 상대론 마법은 소용이 없던 거야.”

내가 분하다는 듯이 입을 열자, 성하는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그는 어딘가 해탈한 듯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나는 슬픈 눈으로 성하를 바라보았다.

“성하… 몸이…!”

눈을 마주친 순간, 성하의 하반신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눈을 커다랗게 뜨고, 눈을 비벼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쿨럭, 미안해… 내가 괜한, 욕… 심을 부려서, 마왕을 하나만 잡아도 됐, 는데…  많, 은 마왕을 잡… 도록, 도와, 줘서 고마… 워.”

피를 토한 성하는 피눈물을 흘리며 띄엄띄엄 말했다.
이것이 그의 마지막 유언이라 해도 무방했다.
나는 입을 꿈틀거리며 당장이라도 터져 나올 것 같은 울음을 삼켰다.
그의 말을 하나라도 더 듣기 위해서.

“나, 마지막, 에 얻은 능력이라면….”

성하가 무언가를 결심한 눈빛으로 나를 응시했다.
그가 무엇을 할지 하나도 예상이 가지 않았다.
굳이 예상할 것도 없이, 그가 눈을 살포시 감은순간 찬란한 빛이 성하를 감쌌다.
찬란한 빛들이 모두의 시선을 끌었다. 어째서 이런 상황에 마법을 쓰는 걸까.
혹여 몸을 되돌릴 마법이라도 쓰는 걸까.

“받아.”

쿵.
하늘이 울부짖는 소리를 내며 갈라졌다.
우리가 알던 푸른 하늘은 온데간데없고 사람들은 모두 죽어갔다.
하나둘 쓰러져가는 사람들의 그림자가 내 주변을 메워갈 때, 성하가 손을 뻗었다.
나는 홀린 듯 손을 뻗어 성하의 손을 맞잡았다.

[무슨 짓을 하느냐. 어리석은 자여. 그대가 치료하도록 놔둘 수는 없지.]

성하가 마법을 쓰고 있었지만, 어째서인지 마왕이 직접 날아와 성하를 짓밟았다.
성하를 감싸던 찬란한 빛들은 어느새 내게로 흘러들어와 은은하게 몸을 비추고 있었다.

[…무슨 간사한 짓을 벌였는진 몰라도, 이젠 상관없겠지. 편히 보내주마.]

성하가 죽인 죽음이, 나를 향해 다가왔다.
죽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성하가 없는 세계에서 살아도 의미가 없었다.
성하가 있는 세계에서 살고 싶었다.
국민의 찬사를 받으며 결혼하고 싶고, 성하를 왕으로 세워 같이 나라를 꾸려가고 싶었다.
혹여 그러지 않더라도, 평범하게 그와 사랑을 속삭이고 싶었다.

[잘 가라.]

마왕은 내 목을 잡고 허공으로 들어 올렸다.
발이 땅에 닿지 않아 내 몸은 공중에서 허우적거릴 뿐이었다.
목이 조여오고, 숨은 쉬어지지 않았다.
필사적으로 턱을 움직여 숨을 내쉬려고 하는 바람에 침이  밖으로 흘러나왔다.
마왕의 팔을 힘껏 두드리고, 발버둥 쳐봐도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파직.

어디선가 스파크가 터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흐려지는 시야 구석에, 푸른 빛이 떠올랐다.
저것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성하가 자신의 능력 중에 가장 기초적인 스테이터스 능력이라는 게 있고, 저런 모습을 하고 있다고 들은  같았다.
그곳에는 성하가 갖고 있을 터인 ‘용사’라는 능력이 적혀 있었다.
하지만 성하가 죽었는데, 저것이 내게 보인다 한들 무슨 소용일까.

[……?]

죽어가는 와중에, 갑자기 저항을 멈추고  곳에 시선을 고정하자 마왕은 이상하다고 생각했는지 눈을 찌푸리며  시선을 따라 시선을 움직였다.
하지만 그는 아무것도 볼 수 없는 건지 고개를 갸웃거릴 뿐이었다.
나는 그 푸른 창이 누구의 것인지 알  있었다.
딱 한 단어가 들어갈 크기의 창이 파직거리며 내게 무언가를 보여주고 있었다.

「용사.」

성하가 가지고 있던 능력의 이름.
다른 그 누구보다 용사다웠던 능력의 이름이었다.

「■■.」

파직, 스파크가  번 튀던 그 글자는 흩어져버렸다.
글자가 하나하나 찢어 발겨진 것처럼 알아볼 수 없게 바뀌었다.
나는 입술을 떨었다.
글자처럼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회귀.」

뚜둑.
 글자를 보는 순간 별다른 생각을 할 새도 없이 숨이 멎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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