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4화 〉episode5. 미카엘 (4)
“나 요새 복상사 당하는 경우가 많지 않냐… 엘리샤도 그만해.”
손목의 마법이 풀리니, 겨우 해방된 기분이었다.
죄수도 아니고 팔목끼리 붙어서 얼마나 답답했는지, 손목이 뻐근했다.
뻣뻣해진 손목을 이리저리 돌려 근육을 풀고 나서 엘리샤를 밀어냈다.
“성하 씨이이.”
“아앗?!”
“잘 먹겠습니다!”
칭얼대는 엘리샤를 겨우 밀어냈다 생각했는데 옆에서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던 세라가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놀라서 소리를 질렀지만 이미 늦었다는 듯이 세라는 이미 속옷을 옆으로 쳐내고 음부만 드러낸 채 내 성기를 삼키려 했다.
[당돌한 녀석이로고. 원래 저렇게 해야 해주는 건가?]
“아니, 아니야…. 억지로 하는 거 안 좋아하는데 읏?!”
[억지로라면 누구에게도 안 질 자신 있다.]
“그러지 마….”
세라도 밥을 줘야 하긴 했지. 라는 생각에 결국 포기하고 세라가 하고 싶은 대로 놔두기로 했다.
자포자기 한 채로 범해지는 나를 본 큐라는 자신의 턱을 어루만지면서 나와 세라의 연결된 부분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밥은 언제 먹을 건가요?”
“세라가 한 번 먹으면 나도 먹으러 갈게.”
“다음에는 정력에 좋은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볼게요.”
“아니야. 괜찮아.”
리타는 한숨을 쉬면서 이 광경을 모두 바라보다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리타는 자신이 음식을 하고 있던 새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어이없어했다.
일단 세라가 배고프다고 칭얼대는 것은 정신적으로도 힘들어지니 세라가 먼저 만족하게 해야 했다.
리타는 장난기가 생겼는지 씨익 웃으면서 무서운 소릴 하고 있었다.
뭐 의무 방어전인가 뭔가 하는 건가, 하고 쓴웃음을 지으며 사양하자 리타는 쿡쿡. 웃었다.
“그런데 나 좀 부끄러우니까 다 나가줄래?”
“세라가 성하 씨를 뺏어갈지도 모르잖아요.”
“그럴 일 없어.”
전부터 그렇고, 왜 섹스할 때마다 관람객이 있는 건지 모르겠다.
일단 내보내려고는 하는데 엘리샤는 나가지 않겠다는 듯이 세라의 뒤쪽에 앉아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뭐야. 다음은 내 차례 아니었나?]
큐라가 보고 있던 이유는 순서를 기다리고 있어서인 것 같았다.
그렇게 세 명이 나가질 않으니, 소외되는 기분이 든 리타는 나가려던 발걸음을 멈추고 엘리샤와 나를 번갈아보고 있었다.
내 말은 듣지 않는다는 거고만.
“후아?!”
어느덧 이야기하는 새에 세라가 열심히 흔들어댄 탓인지 사정감이 몰려오고 있었다.
그만큼 짜이고도 또 나올 게 있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마법의 힘인 듯했다.
이거 후유증 있는 건 아니겠지? 당분간 정액이 나오지 않는다던가.
일단은 세라의 일을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에 세라의 허벅지를 붙잡고 위아래로 흔들었다.
요새 그래도 훈련이라던가, 모험이라던가 하면서 조금은 근력이 세졌는지 세라가 가볍게 느껴졌다.
“읏?! 앗. 앗. 읏, 하윽!?”
몇 번을 깊숙이 찌르니, 세라는 안쪽까지 닿는 것이 괴로우면서도 쾌락을 느끼는지 미묘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고통에 일그러진 듯, 황홀한 표정이라니 아까 엘리샤가 억지로 쑤셔 넣었을 때의 표정과 비슷했다.
깊숙하게 찌를 때마다 리듬을 타듯이 끊기듯 들리는 그녀의 신음이 귀를, 방을 메웠다.
“간다?”
“으아앗! 끗. 후아. 엄청난 양… 엄청난 밀도…. 차원이 달라요.”
점점 한계에 다다르고, 금방이라도 쌀 것 같았다.
몇 번인가를 더 흔들고 나서 세라의 골반 쪽으로 손을 내린 뒤 강하게 당겼다.
질의 끝부분까지 찌른 듯한 감각이 드는 것과 동시에 성기는 움찔거리면서 있는 것 모두 토해내겠다는 기세로 정액을 싸질렀다.
엘리샤가 걸었던 마법 때문인지 그만큼 짜였는데도 아직도 말도 안 되는 양을 뿜어내고 있었다.
애초에 이게 다 들어있으려면 양동이만 한 통이 하나 있어야 할 것 같았다.
세라의 작은 몸이 정액을 다 삼키지 못해 역류시키는 와중에도 세라는 질내사정 당한 것과 동시에 절정하고 있었다.
황홀한 듯이 뭔가를 띄엄띄엄 말하고 있자니, 큐라가 흥미롭다는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마나의 밀도라.]
마족이 뭘 먹는지 잘 알고 있던 큐라는 세라의 목소리를 듣고서 세라와 나의 연결 부분을 유심히 보더니, 새어 나온 정액을 손가락으로 찍어 입에 넣었다.
“큐라. 그런 걸 왜 먹는 거야?”
[확실히. 성하는 마나가 장난 아니구나. 이래도 용사가 아니란 말이냐?]
“무슨 소린지 모르겠어.”
[일반 사람의 마나와는 확연히 다른 양과 질이다. 일반 사람은 성하에 비교하면 묽으면서도 적어.]
“칭찬으로 들을게.”
큐라는 “하웁.”하고 새어 나온 정액을 한 번 더 입에 넣고서야 이야기를 시작했다.
대체 그런 걸 왜 먹는 건지 모르겠다.
큐라는 감탄하는 듯이 나를 보며 눈을 반짝였지만, 나는 그 이야기를 너무 많이 들었다.
그냥 그렇게 넘기려는 찰나 세라는 기가 쭉 빠진 채로 한쪽으로 쓰러졌다.
“뭐야. 세라 왜 그래?”
[너무 과했어. 마족은 다른 인간들보다 흡수량이 많은데도 한 번에 너무 많은 양을 받아서 기가 빠진 거야.]
“과식한 결과라는 거네.”
“제가 한 밥은 식어가는 데요… 이제 먹어도 되는 거죠?”
픽 쓰러진 세라를 보며 걱정하는 듯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큐라는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다른 사람의 마나 흐름을 볼 수 있는 것 같았다.
쓰러진 세라의 표정을 보아하니 그냥 진짜 심하게 나른해진 것 같았다.
숨을 쉬는지 확인하고 있자니, 뒤에서는 밥을 해준 리타가 곤란한 듯이 목소리를 냈다.
“아 맞다.”
“에리… 먼저 몸 좀 씻고 먹어.”
“알았어.”
엘리샤는 깜빡했다는 듯이 몸을 슬쩍 일으켰다.
그녀의 음부에서는 아직도 내 정액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리타는 그걸 유심히 보더니 한숨을 쉬면서 화장실을 가리켰다.
엘리샤는 그런 리타를 보더니 머쓱하게 웃으며 손으로 음부를 막았다.
일단 이 상황이 일단락된 것이 무엇보다 기뻤다.
*
“성하. 이것도 먹어봐요.”
“맛있다.”
겨우 몸을 씻고 나서 식탁 앞에 앉았다.
멍하니 식탁을 보고 있자니, 스튜와 구운 고기, 그리고 꼬치와 빵이 있었다.
일단 빵을 집어서 우물거리고 있었는데, 리타가 옆에서 수프를 숟가락으로 퍼주길래 입에 물었다.
너무 힘이 빠져서 그냥 주는 대로 먹고 있는데, 따가운 시선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리타. 둘이 오래 있었더니 완전 부부 다 됐네?”
[인간들은 그런 걸 좋아하는 건가? 성하. 내 꼬치를 먹어.]
“성하 님! 저는 먹진 않지만 먹여드리는 건 할 수 있어요!”
리타에게서 수프 한 숟가락 받은 것뿐인데, 엘리샤는 뭔가 위압감을 뿜어내고 있었다.
옆에서는 갸우뚱하더니 자신이 조금 먹다 남은 꼬치를 내 입에 들이대고 있었다.
뾰족한 나무 부분을 볼에 콕콕 찔러대는 것이 참 따가웠다.
“그러고 보니, 엘리샤는 내 마검 어디서 만들어 주려고?”
“마검 대장장이가 있어요.”
“그렇구나, 그럼 내일 ‘미카엘’ 받으러 가는 길에 주문 하나 넣어야겠다.”
먹지 않으면 멈추지 않을 것 같아 큐라가 들고 있던 꼬치를 받아 입에 물었다.
이런 식으로 뭐 하나 할 때마다 소란이 일면 뭐 하나 제대로 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아서 주제를 바꿨다.
내 질문에 엘리샤는 눈을 깜빡거리면서 빵을 우물거리더니 입을 열었다.
내게도 이제 제대로 된 무기가 생기는구나.
맨날 봉으로 죽어라 패도 머리를 강하게 내려치지 않으면 아파하고 마는 게 전부여서 힘들어 죽을 것 같았는데 다행이었다.
“검도 받으면 검술을 배워야겠네.”
“제가 잘 아는 스승이 있어요.”
“넌 솔직히 모든 분야에 스승 하나씩 두고 있는 수준 아니냐…?”
검을 받으면 뭐부터 해야 할까. 역시 검을 들었으니 검술을 배워야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빵 한 조각을 입에 물자, 리타가 옆에서 내 말에 대답했다.
모든 무기를 다룰 수 있을 것 같은 리타가 그런 말을 하니 든든했다.
그 분야에 모든 스승을 두고 있을 테니까.
“‘미카엘’ 같은 커다란 검을 잘 휘두를 수 있게 되면 찾아야죠.”
“커다란…?”
“무겁다구요?”
그렇게 검술 스승을 찾을 생각에 흥이 돋으려고 할 무렵, 엘리샤가 그걸 막듯이 손가락을 까딱였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대검이 아닌 이상 커다랗다고 하진 않을 텐데 커다란 검이라고 한 엘리샤의 말이 신경 쓰였다.
대체 얼마나 크길래 그렇게까지 무겁다고 하는 걸까.
[흥. 그런 건 성하라면 해결할 수 있다.]
“그거 과대평가야. 나 내가 들고 있는 봉도 겨우 휘두르는 수준인데?”
전에 무기를 고를 때, 대검을 한 번 들어본 적이 있었다.
날을 세워서 벤다기보다, 휘둘러서 적을 내려친다는 게 더 정확할 것 같은 거대하고, 무거운 검을.
아무래도 철로 만들어서 그런가, 상당히 무겁고 휘두르는 것조차 버거운 검이었다.
용사의 스테이터스 보정이라도 있으면 들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게 흠이었다.
[그럼 그런 건 들 수 있도록 마법을 걸어주겠다.]
한숨을 쉬며 앞날을 걱정하고 있을 때, 큐라가 무심한 듯이 자신 앞에 놓인 고기를 손으로 잡아 뜯으며 내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어쩜 이렇게 고마운 소리를 할 수가 있을까.
마법사들이 그런 마법을 배울 턱이 없다고 생각하는 와중에, 큐라가 그런 마법을 걸어준다니 감사하기 그지없었다.
“고마워!”
[물론 그냥은 안 된다만.]
“원하는 거라도 있어?”
[후후.]
“큐라 씨? 성하 씨는 곧 제 남편이 될 사람이니 너무 건들지 말아 주시겠어요?”
[짝짓기만 한다고 다 남편이면 그런 말은 세라가 해야 하는 게 맞는 것 아니냐?]
큐라는 틱틱 대듯이 뭔가 바라는 게 있는 모습으로 나를 힐끔힐끔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아까 엘리샤랑 세라랑 했던 게 부러웠던 모양이다.
그렇게 큐라랑 몇 마디 나눴을 무렵, 엘리샤가 뭔가를 느꼈는지 눈을 가늘게 뜨며 큐라를 바라보았다.
큐라는 그에 맞서 날카로운 눈을 빛냈다.
왜 밥 먹는 중에 이야기 하나 곱게 나누질 못하는 걸까.
“그만하고 밥부터 다 먹자.”
겨우 중재하려고 나서서 이야기하니, 이제야 식탁이 조금 조용해졌다.
*
다음 날. 아침까지 잘 챙기고 나선 우리 파티는 어제 약속한 대로 길드에 도착했다.
길드에서는 엄청나게 많은 로브 차림의 사람들이 있었고, 그 사이에는 영롱하게 빛 나는 검이 하나 있었다.
사람들은 그 검을 보기 위해 우르르 몰려와 한 번씩 검을 눈에 담았다.
[성하. 어제는 성하가 피곤하다고 해서 봐줬으니, 다음에는 봐주지 않겠다.]
“알았어.”
큐라는 [흥.]하고 내게 약속을 받아내려는 듯이 내 소매를 붙잡았다.
나는 그런 큐라의 모습에 쓴 웃음을 지으며 긍정해야 했다.
엘리샤는 사람들의 시선이 많아서 그런지 고고한 모습을 보이며 우아하게 앞장서서 걸었다.
“마법사협회장님. 준비는 하셨나요?”
“네. 이게 그 ‘미카엘’입니다. 약속대로 저희의 일은….”
노쇠한 것처럼 보이는 마법사협회장이 그녀의 앞에서 쩔쩔매고 굽신대는 모습을 보니 조금 안쓰럽긴 했다.
협회장이 굽신대니, 뒤에 있던 로브 차림의 사람들도 그에 맞춰 굽신대면서 소중히 놓여있는 검을 내놓았다.
찬란하게 노란빛을 뿜어내는 대검이 있었다.
날의 길이 그다지 길지 않았지만, 좌우 길이가 두꺼운 양날 검이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엘리샤가 들고 있던 ‘브레이커’처럼 날 부분은 날카롭게 갈아놓은 철이 아닌, 찬란하게 빛을 발하는 유리 같았다.
“성하 씨. 들어보세요.”
길드에서 구경이 난 듯이 모인 사람 중에는 용사도 있었다. 그들이 쑥덕거리는 것을 들으면서, 나는 그녀의 뒤에서 나와 ‘미카엘’의 손잡이를 잡았다.
그리고 그렇게 내 시야는 까맣게 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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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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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이 잠긴다.
나는 검을 붙잡았는데, 그 뒤로 어떻게 되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여기는 어딜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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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어떻게 된 일이죠?!”
“그, 그것은 ‘미카엘’의 시험입니다! ‘미카엘’은 마검이랍시고 아무나 만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검의 허락을 받아야만 비로소 들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성하가 ‘미카엘’의 칼자루를 쥔 직후에 눈을 하얗게 뜨고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그 모습을 본 엘리샤는 목에 핏대를 세우며 자신이 쥐고 있던 지팡이를 겨눴다.
성하가 쓰러진 것을 본 리타도 너클을 쥔 채 자세를 잡았고, 큐라는 입에 불을 머금었다.
마지막으로 세라는 주변에 탁기를 흩뿌렸다.
당장이라도 이곳을 멸할 것 같은 그녀들의 자세에 모두가 공포에 질린 채 겁을 먹었다.
그런 그녀들을 말리기 위해 마법사협회장은 고개를 들어 황급하게 그녀들을 설득했다.
“이것은 그가 홀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그렇다면 그 시험이란 게 무엇인가요?”
“마음의 견고함을 시험받게 됩니다. 많은 교수가 시험을 봤지만, ‘미카엘’의 주인이 되기 위한 시험은 차마 깨질 못해서 문제였지만요.”
엘리샤는 그의 말에 겨우 감정을 추스르고 조용히 질문했다.
그러자 그는 안타까운 눈빛으로 ‘미카엘’과 엘리샤를 번갈아 보며 대답했다.
“만에 하나, 잘못되는 일이 있다면 약속을 어겨 제 명예를 실추시키는 한이 있더라도 그 잘난 협회를 부숴주겠어요.”
엘리샤는 쓰러진 성하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이를 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