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7화 〉episode3. 소동 (4) (17/98)



〈 17화 〉episode3. 소동 (4)

길드에 돌아가자, 많은 사람이 길드 앞에서 웅성웅성 몰려 있었다.
야간이라 창구가 적은 건가 싶어 주변을 바라보니 무언가 말하고 있는 눈치였다.

“죄송합니다! 잠시만 늦어질 예정이니…!”


직원이 뭔가를 열심히 말하고 있는데, 나는 멀어서 잘 들리지도 않는다.


“뭐? 셋째 공주님이 행차하신다고?”
“내일 낮에?”
“왜?! 어째서!”

하지만 그런 나를 배려하는 건지 파도처럼 밀려오는 웅성거림에 무슨 이야긴지 알 수 있게 되었다.
셋째 공주님이 왜 나온다는 지는 모르겠지만, 전부터 은근히 말해오던 리타의 말을 추측해보면 알  있었다.
들은 것만 나열하면 아마 정이 많고, 배려심 깊은 착한 분이라는 것은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밤에 왕도를 지킨 모험가들에게 상이라도 내려주실지도 모른다.
 기회에 뭘 바라냐 하면, 리타에게 마법사를 구해달라고 해볼까.
다른 용사들처럼 국가에서 동료를 붙여달라고 하면 좋을 텐데.

“성하. 이번 보수는 제가 써도 될까요?”

 마음을 읽은 듯이 옆에서 리타가 슥 다가와 선수 치고 있었다.
힐끔 바라보니 뭔가를 생각하는 바가 있는 듯했지만, 곤란하다.

“나는 마법사 동료를 구해달라고 하고 싶은데….”
“괜찮아요. 그건 제가 구할 수 있으니까요.”
“…알았어. 네가 잡은 거였으니까. 알아서 해.”

내 의견을 조심스레 밀어봤지만, 그녀가 동료에 대해선 생각하는 바가 있다 하니 내가 할 말이 사라졌다. 뭐 S급인 그녀가 마법사를 구해준다 한다면, 아무리 못해도 B급은 되지 않을까.
리타의 간절해 보이는 모습에 내가 물러나는 수밖에 없었다. 내가 잡은 것도 아니니까.
다음에는  내가 잡아서 정당하게 내 보수를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

“고마워요.”
“어, 어어. 그래.”


조심스럽게 감사의 말을 전한 리타는 몬스터의 귀를 들고 창구를 바라보았다.


“여기서 몬스터의 귀와 이 증표를 교환해드립니다. 죄송하지만 보수는 내일  광장에서 드릴 수 있어요!”
“그럼  볼게요.”

직원의 외침에 리타는 하이오크의 귀를 꽉 쥐고는 미소지었다.
아무래도 B급 몬스터라 하니까 웬만큼 좋은 보수를 챙겨주겠지. 리타가 무슨 보수를 원하고 있는지,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그래도 뭐 그녀라면 대충 그녀의 야망에 필요한 보수를 챙기지 않을까.
그래도 리타가 마법사 동료를 구해준다고 하니 이대로 만족하기로 하자.

“자, 받아왔어요. 우리가 가장 좋은 증표네요.”
“그걸로 뭘 하려고?”
“성하 님. 배고파요.”
“아니, 너 너무 낭비하는 거 아니야? 준다고 막 써대는 거 같던데.”

리타가 뭔가가 적힌 카드를 흔들면서 자랑하듯 보여주었다. 그녀가 그걸로 얻으려는 보수가 뭔지 궁금해 물어보려 했지만, 옆에서 세라가 치근덕거리고 있었다.
얜 마나를 주는 족족 다 써대면서 나 아픈 거 싫어한다던 애가 맞는지 궁금했다.
마나를 많이 받아서 커다란 사역마를 타고 다닐 수 있게 된 기분이 어찌나 좋은지 주는대로 펑펑 써대는 모습이 영락없이 어린아이였다.


“배고픈 거랑 마나가 부족한 거랑 같으니까 골치 아파지네.”
“마족이라 어쩔  없나 봐요. 그리고 제 보수는 비밀이에요.”
“오늘 거대한 사역마를 처음 만들어봤어요! 큰 매!”

 정도면  덕후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매에 집착하고 있었다.
마기로 만드는 사역마는 상상하는 대로 만들 수 있는데, 굳이 새에 집중하는 이유는 또 뭘까. 하늘을 난다는 기분이 매력적인 걸까.
게다가 옆에서 리타는 더 궁금해지게 입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면서 씨익 웃었다.
피곤하다. 뭐 이런 파티가 다 있지.
내가 갑이었던 것 같은데.

“성하 님, 성하 님?”
“부르지 마. 나 힘든 거 안 보여?”
“배고파요.”
“나도 배고파. 가만히 좀 있어.”

뭘 이리 재촉하는 건지 모르겠다. 내가 아무리 죽지 않는다지만 그렇다고 아프지 않은 것은 아니기에 마음의 준비가 필요했다.
뒤에서는 흥얼거리는 리타가 카드를 들고 있었고, 옆에서는 세라가 밥을 재촉했다.
나도 씻고 나서  못 먹고 나왔는데, 여는 가게가 있긴 한가.

“한밤중이라 가게는 이제 술집 몇 군데 빼고 다 닫았을걸요. 제가 육포를 가지고 있으니, 그거 드세요.”
“아아, 결국 이렇게 되는구나. 길드 가지 말고 그냥 밥이나 챙겨 먹을걸.”

또 건식으로 배를 채워야 하는 건가.
길드에 가서 동료는커녕 써먹을 수 있을지조차 의문인 정보만 받아온 탓에 괜히  아쉬운 마음만 남았다.
나도 수분기 충분한 고기나 빵이 먹고 싶다. 물론 여기 빵은 딱딱해서 그다지 먹고 싶지는 않지만.


“아까는 세라랑 뭐 하려고 했던 것 아니었나요?”
“아!”
“씁. 가만히 있어. 조용히 해. 사람 많아 여기.”

리타가 미묘한 표정으로 놀리듯이 말을 꺼내자 세라는 그에 반응하듯 뭔갈 말하려고 했다.
아직 여관에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그런 말을 꺼내면 주위 시선도 그렇고 여러모로 곤란했다.

“마법사 구해준다고 했었잖아. 염색 되는  있어?”
“염색이요?”
“얘 맨날 로브 쓰고 다닐 순 없잖아.”
“상관없지 않나요? 다른 용사님도 마족을 동료로 뒀다면서요?”
“난 용사가 아니니까 그러지.”

세라의 머리에 폭. 하고 손을 올리자 세라는 고개를 슥 들어 날 바라보았다.
아무리 봐도 이 세계에서 검은 머리카락은 너무 눈에 띄었다. 심지어 피부까지 검은색이라 눈에 안 보이는 게 더 힘들었다.
맨날 로브만 쓰고 다니는 것도 불편할 테니 어떻게 해주고 싶었다.

“머리 색 바꿀  있으면… 저는 하양! 하얀색이 좋아요!”

 와중에 원하는 색깔까지 생각해놓을 줄은 몰랐다.
아직 마법사 동료가 마족이 있는걸 납득한 것도 아닌데, 김칫국 시원하게 마시는 것 아닌가.
여러모로 고민하며 세라의 볼을 만지작거렸다.
은근히 말랑거리네. 초코모찌같다.

“에으에에.”


볼따구를 계속해서 쪼물딱거리며 만지니까 세라가 이상한 소리를 내며 팔을 파닥였다.
펭귄 같은 느낌이라 뭔가 더 귀엽다.


“마법사라,  아는 사람 있어요.”
“S급 모험가야?!”


리타가 잘 아는 사람이라니, 뭔가 S급 모험가일 것 같았다.
아니 리타가 아는 사람이라면 마법사협회 소속일 수도 있고, 뭐 어디 고위급 성직자나 귀족일 수도 있다.
하지만 꼭 그런 사람만 알 리는 없지.
그래도 내가 모자란 만큼 B급 모험가는 됐으면 좋겠다.
내 생존권을 위해 마왕을 잡아야 하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마왕 토벌에 참여할 각오는 있다고 하니까요.”

리타는  마음을 읽은 듯이 자랑스럽게 가슴을 펴고 말했다.
그렇게 말하니 조금 안심이 되었다. 그녀가 속내가 어때서 그 자리에 올랐는지는 관계없이, 실력 하나만큼은 믿을 수 있었다.




*




“으아, 아침이야?”
“아침이에요.”
“우와아악! 너 왜 여기 들어와 있어?!”
“리타 님이 열어줬어요.


잠에서 깨니 어딘가 찌뿌둥한 기분이 들었다. 기지개를 피면서 창문을 바라보았다.
혼잣말로 중얼거린 말이었는데 누군가가  혼잣말에 대답하고 있었다.
세라가 대체  내 방에 있는 건지 모르겠다. 리타랑 같은 방에 넣어줬던 것 같은데, 왜 여기 있는 거지.
몸이 무겁다 했더니 세라가 내 하반신을 깔고 앉아서 그런 거였구나.

”내려와.“
”이 딱딱한 건 뭐예요?“
”나와…!“

아침에 텐트 치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딱딱해진 성기 위에 올라탄 세라에게 대놓고 말하기는 좀 그래서 빨리 내려보냈다.
 그래도 어제 일로 피곤한데. 아침에는 가만히  놔뒀으면 좋겠다.


”으에. 왜 그러는 거예요. 저 배고프단 말이에요. 어제 밥 못 먹고.“
”먹는 족족 토해내니까 그런 거야. 어쩔 수 없어. 절약이란 걸 배워.“
”배고파요.“


무심하게 침대에서 일어나 옷을 입기 시작했다. 그런데 세라는 포기할 기미가 없다는 듯이 칭얼거리면서 매달려왔다.
어린이 같은 행동에 내가 어떻게 해줘야 할지 참 고민이 많은 하루였다.
뭐 아이를 키워보거나 접해봤다면 조금  잘 타일러줄 수 있었을까. 세라가 하는 말만 들어보면 며칠 굶겼다고 생각될 정도였다. 계속 듣고 있으니 내가 나쁜 놈이  기분까지 들었다.
마족에게 밥 주는 경우가 신체를 먹게 하는 것과 섹스라니 참 이렇게 난감한 경우가  있나.
정말 공존하기 힘든 종족인 것 같다.

”이거, 해본 적이 없으니까 마냥 손대기도 그러네.“
”뭘요?“
”아니야….“

천진난만한 표정을 짓는 세라를 보니 그런 생각을 한 내가 더 나쁜 놈이 되어가는 것 같아 죄책감이 들었다.
다른 마족을 구했어야 했나. 싶다가도, 세라가 지금 당장 사람 한 명도 죽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이편이  나은 것 같기도 했다.
전에 누굴 얼마나 죽였던 내 알 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주변에서의 질책을 피해갈  있을 정도라면 괜찮았다.
지금의 나는 다른 용사들에게 꼬투리 하나 잡히면 안 된다는 걸,  번  명심하고서 세라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마나, 마나, 마나, 마나 주세요.“

이젠 아예 노래까지 부르기 시작했다.
뭐, 점심에 광장으로 모여야 하는 걸 생각하면 아침에 주는 게 좋긴 하다. 그런데 나도 어제 육포 몇 개 집어먹은  말곤 없는데 얜 왜 자꾸 포식하는 걸까.
아무리 정제된 마나를 먹는 거라 해도 살을 파먹으면 일정량 배는 불러야 정상 아닌가.

”…아픈데, 그냥 눈  감고 섹스 한 번 할까.“


정말 유혹이었다. 카밀라라는 마족이 한 이야기니까 얼추 맞겠지 싶으면서도 도덕적으로 문제 될까 싶어 미루던 행위가 고통 앞에서 마비되는 듯했다.
 한 번만 눈감고 섹스해주면 쟨 마력도 먹고, 난  아파서 좋고, 윈윈이니까.

”섹스? 성하 님이 안 아픈 거라면 다 좋아요.“
”안 아픈  좋다면서 계속 재촉하는  뭔데?“
”그건… 헷.“
”얼버무리려고 하지 마.“

섹스를 모르는 눈치인지 헤실헤실 웃으며 쪼르르 따라다니는 세라를 보니 헛웃음이 나왔다.
철없는 소리를 하는 세라의 머리를 손날로  치자, 세라는 ”아코.“하고 귀여운 소리를 내면서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74살 아닌  같다.  정도면 다 날 속이는 것 같은데.


”세라.“
”네?“
”그, 다른 방법, 해볼래?“
”마나만 먹을 수 있다면 좋아요!“


그래도, 아픈 건 싫었기에 결국 도덕심을 버리고 세라를 꼬드겼다.
세라에게 이걸 뭐라고 설명해야 할진 모르겠지만, 일단 침대에 앉아 심호흡했다.
앞에 애는 74살이고, 이건 그냥 마나 공급 행위일 뿐이다. 그뿐이다.
근데 아무리 최면을 걸어보려고 해도 제대로 통하지 않았다. 그냥 내가 썩었다는  밖에 나오지 않았다.


”이걸 하려면 다 벗어야 해.“
”엣, 부, 부끄러운데….“
”그러면 내가  아파야 하거든?“
”그렇다면… 알겠어요.“

아까 세라를 내버려 두고 입었던 옷을 다시 하나씩 벗으며 세라에게도 지시했다.
세라는 내 몸을 힐끔거리며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하면서도 내 말에 따르려는지 옷을 하나씩 벗어 나갔다.
새까만데도, 매끈거리는 세라의 피부가 탄력을 자랑하려는  햇살에 비치고 있었다.


”히얏?!“


어느새 둘  나체가 되고, 나는 침대에 앉아 세라가 올라오도록 허리를 둘렀다.
맨살끼리 터치되어서 그런가, 허리를 두른 내 팔과 내 얼굴을 번갈아 보면서 침대로 올라왔다.
첫 상대가 세라라니, 어디 가서  못 할 경험이지만, 어차피 리타는 알겠지. 놀리지만 않았으면 좋곘다.
아니 심판대에 안 세우기만 해도 다행인 건가.

”이거 만져봐.“
”우왓. 이런  처음 봐요….“


뭔가 못된 짓을 하는 광경이지만 멈출 수가 없었다.
두근거리는 심장 소리가 거슬릴 정도로 크게 들려왔다.
성기를 한 손으로 만지며, 세라에게 만져보라고 하자 세라는 어딘가 신기한 것을 보는 눈으로 내 성기를 만지고 있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조물딱거리며 성기를 만지는 모습을 보니 심장이 죄어오는 듯했다.
애초에 74살인데 그런 모습인 게 이상한 것 아닐까. 그런 사소한 투정을 부리며 침을 꿀꺽 삼켰다.
이미 시작한 이상 돌이킬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세라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읏.“
”어? 딱딱해진다.“

몇 번이고 만져지니 점점 하반신에 힘이 들고, 성기가 딱딱해져갔다.
세라는 신기한 듯 계속해서 만지기 시작했고, 결국 끝까지 커져버렸다.


”이걸 네 음부에 넣어서 흔드는 게, 그… 섹스라는 거야.“
”아…? 그, 그래서 옷을 벗는 거였어요?“


뭔가 깨달은 듯이 무릎 꿇은 채 다가온 세라는 자신의 가랑이에 손을 댔다.
힐끔힐끔 내 눈치를 보던 세라는 갑자기 겁을 먹은 건지 머뭇거리며 다시 내 성기를 잡기 시작했다.
나도 이게 맞는 일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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