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5화[19] >
품 안에서 헐떡이는 소리가 들려온다.
갸냘프면서도 선정적인 음색과
그에 맞춰서 두근두근 뛰는 심장 박동.
녹아서 엉겨 붙은 초코바나 낡은 통조림을 받고
시체처럼 무기력하게 다리를 벌리는 여자들과 비교 할 수 없는 감각.
성좌로서, 몽마로서, 남자로서
만족할 수밖에 없는 달콤한 쾌락이다.
품 안에서 허덕이던 쫀득한 엉덩이가 살금살금 움직인다.
품 안에 안긴 상태로 등허리를 쭉 편채 엉덩이를 뒤로 빼니
당연하게도 한예지의 엉덩이가 닿는 곳은 내 고간부.
품 안에 가녀린 여체 가둬두고 희롱하는 데 흥분하지 않을 리 있나.
나무 작대기마냥 뻣뻣하게 굳은 내 물건이 엉덩이살에 이리저리 눌린다.
쾌락으로 히익히익 허덕이면서도 멈추지 않는 엉덩이.
'손장난만 쳐도 재미있네.'
자세 상 얼굴이 보이지 않지만 뭐 어떤가.
움찔거리는 등허리와 씰룩거리는 엉덩이만 봐도
그녀의 얼굴이 얼마나 헤벌레- 망가졌을지 예상이 가는데.
꼼지락거리던 손가락을 멈추고 손을 끄집어냈다.
한예지야 손가락과 마력만으로도 행복감을 느끼고 있겠지만
나는 손가락으로 사정을 할 수 있는 괴인이 아니니까 말이지.
꿈틀거리지 못 하게 배를 휘감은 팔뚝에 힘을 꾸욱 준다.
계속되던 쾌감에 더해 배를 누르는 가벼운 압박감 때문에
끄잉, 하고 귀여운 바람 빠지는 소리가 들린다.
그와 동시에 가만히 있으라는 뜻을 알아들었는지
씰룩씰룩 움찔거리던 엉덩이가 멈춰선다.
"제, 졔가하-"
"상 받는 중이니까, 가만히 있으면 된단다."
경험 한 번 없는 숫처녀도 아니고
자각몽 속에서 나와 수 백일을 보낸 상황이다.
내가 바지를 벗어버리려는 걸 알고 슬그머니 손을 뻗지만
쾌락에 달달 떨리는 손이 등 뒤로 뻗어져 봐야 바지를 벗길 순 없었다.
바지 버클도 풀지 못 한 손가락이 은근슬쩍 배를 쓰다듬는다.
배꼽과 배꼽 언저리의 우락부락한 식스팩, 아니 에잇팩을.
꼼질 거리는 손가락이 남자의 피부를 만끽하는 동안
나는 자연스럽게 바지와 함께 속옷을 벗어버렸다.
덩치가 크고 근력이 강하니 이런 게 되는 구나.
한 손으로 여자 허리를 휘감아 들어 올리다니.
바지를 벗느라 잠시 들어 올려지고 배가 짓눌려
그녀의 입에서 끄잉, 하는 귀여운 바람 소리가 다시 한 번 들린다.
아주 잠깐의 부유 끝에 허벅지 맨살 위에 앉은 그녀.
그녀의 바지는 아직 벗기지 않은 상태지만
버클을 풀고 손을 집어넣어 장난질을 치다 보니
반 쯤 흘러내려 허벅지에 걸쳐진 상태다.
그러니까, 자연스럽게 알궁둥이가 드러났다는 거지.
바지를 벗자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은 나의 물건.
그리고 엉덩이를 드러낸 채 다시 품에 안긴 그녀.
자연스럽게 살기둥이 포동포동한 엉덩이골 사이에 끼어버린다.
'이것도 좋네.'
마력 때문에 검은 머리 동양인의 몸매를 벗어나
골반과 가슴만큼은 서구적이게 된 그녀.
완전한 몽마가 되어버린 김하은 수준은 아니지만
내 커다란 물건을 꾹 눌러버릴 살집 정도 는 있었다.
그 덕에 껴안고 주무를 때마다 손가락이 호강을 한다.
거치적거리는 윗옷과 브래지어는 뜯어버리듯 벗긴 지 오래.
손장난을 방해할 수 있는 건 이제 젖어들어 가는 얇은 팬티뿐이다.
다시 한 번 똑같은 자세로 품에 안겼지만
한예지가 보여주는 반응은 조금 더 격해졌다.
그야 맨살끼리 비벼지면서 뜨겁고 딱딱한 게 엉덩이를 누르고 있으니까.
쿵쾅거리는 심장은 조금이나마 잠잠해졌지만
팔뚝으로 휘감은 말캉한 허리나 밑가슴이 따끈하게 달아오른다.
전기장판이나 이불, 히터로는 느낄 수 없는 사람의 피부가 가진 온기.
그 따끈따끈한 기운이 내 아래쪽에 한층 더 혈액이 모이게 만든다.
이대로 인형을 끌어안는 것처럼 품 안의 감촉을 즐길까
아니면 흥분할대로 흥분한 여체에 푸욱 찔러 넣을까.
참으로 사치스러운 고민이 머리 한 구석을 차지한다.
"성좌니임-"
물론, 한예지가 목석처럼 굳어 있지는 않는다.
팔뚝을 느슨하게 풀어주자 다시 살랑이는 엉덩이.
허벅지까지 내려간 바지는 물론이요
은근 슬쩍 회색 팬티까지 아래로 돌돌 말려 내려간다.
달궈지고 달궈지면 결국 여자라는 거지.
그러니까, 남녀 역전 세계의 여자라는 거다.
아무리 수동적이라 해도 이 상황에서 가만히 있긴 힘들겠지.
고작해야 이런 일로 내가 화낼 리 없다는 걸 정확히 아니까.
이하린과 김하은은 나를 신앙의 대상 겸 복종해야 할 성좌로 생각하지만
한예지는 말 잘 들으면 상을 주는 좋은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조금 비유하기 힘들지만 '하느님 아버지'라는 단어가 있다면
다른 두 명은 '하느님'이 메인이고 한예지는 '아버지'가 메인이다.
진짜 아빠처럼 대한다는 게 아니다.
복종과 경애, 순종과 애정의 차이라고 보면 좋겠지.
"제가 상을 받는 날이니까, 조금쯤은 마음대로 움직여도 되지 않을까요…?"
그러니까 한예지는 적극적인 요구도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마치 노예처럼 어떤 명령에도 복종하는 미녀도 좋지만
자신의 욕망을 솔직하게 표출하는 미녀도 좋다.
"흐음, 그래서? 뭘 하고 싶니?"
"저, 저도 손으로-"
그나저나 얘가 새로운 야동이라도 찾았나?
내 가슴에 등판을 기대고 있던 자세에서 꼼지락대며 몸을 돌린다.
의자처럼 두툼한 허벅지 위에 옆을 바라보며 앉을 수 있도록.
그 덕에 뽀얀 뒷목 대신 발갛게 달아오른 뺨이 보인다.
왼손으로는 내 무릎을 잡고
오른손으로는 내 물건을 살며시 쥔 상태.
"그래서, 손장난을 쳐 보고 싶었니?"
입 앞으로 온 자그마한 귀에 목소리를 내리깔고 속삭인다.
생각해 보면 외형만 변한 게 아니라 목소리도 꽤 멋있어졌지.
세 화신들의 무의식이 만든 이쪽 세상의 '섹시한 목소리' 니까.
귓구멍에 들어 온 더운 숨결 때문인지
아니면 자신의 무의식이 만든 이상적인 목소리 때문인지
허벅지 위에 걸터앉은 엉덩이가 바르르 떨리는 게 느껴진다.
손장난을 치다 말았으니 어느 정도 흥분이 가라앉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피부와 피부가 마주 닿고 숨결이 느껴지는 것만으로
그녀의 몸에는 열락의 불씨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
딱히 대답은 없었다.
다만 부드러운 손길이 천천히 내 물건을 쓰다듬을뿐.
땀일지 다른 무언가인지 알 수 없는 축축한 액체가
그녀의 엉덩이골 사이에 껴 있었던 내 물건을 충분히 적신 상태니까.
날달걀이라도 다루듯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손길.
남자를 기분 좋게 만들겠다는 일념보다는
호기심이 가득한 첫날 밤의 처녀의 손길처럼 느껴진다.
기둥을 슬그머니 쓸어보다 귀두를 매만지고
움푹 패인 갓 부분이나 끝자락의 요도구를 톡톡 건드리는 모양새.
애매한 자극 때문에 오히려 내가 참기 힘들어졌다.
곧바로 팔을 뻗어 무릎 아래에 집어넣었다.
마력으로 육체를 강화하지 않아도 될 가벼운 여체.
조금 놀랐는지 양손에 힘이 들어 가 꾸욱 압박감이 느껴졌지만
그 자그마한 악력에 쥐어 뜯길 정도로 연약한 육체가 아니었다.
'얘들은 섹시한 남자 몸을 떠올릴 때 무슨 슈퍼맨 같은 걸 떠올렸나.'
마력을 두르지 않아도 기초적인 스펙이 너무 대단하지 않나?
섹시함에 중점을 둬서 풍선 근육이면 어쩌나, 그런 고민도 했었지만
우락부락한 거구의 몸은 딱 겉보기만큼 강인했다.
한 손으로 등을 받쳐주고 무릎 아래에 집어넣은 한 팔만으로
가벼운 여체를 들어 올려서 공주님 안기처럼 포즈를 취할 정도로.
"그으, 이 자세느, 으흣!"
아니, 여기서는 왕자님 안기였나.
아무튼 그런 로맨틱함과는 비교할 수 없게 음탕한 자세지만.
팔뚝에 붙잡혀 꽉 모인 허벅지와
그 때문에 꾸욱 다물린 도톰한 여인의 살집.
그리고 그 사이를 강제로 비집고 들어 가는 두꺼운 살덩어리.
나는 앞을 바라보고 있고 그녀는 오른쪽을 바라보고 있는 상태.
하지만 그 비스듬하고 불편한 자세를 버틸 근력이 있었다.
"키, 키스도, 옷-"
갑작스러운 쾌감에 놀랐는지 상체만 꺾은 그녀가 내게 매달린다.
목덜미에 휘감기는 탄탄한 팔뚝과 가슴에 문대어지는 말캉한 가슴.
그 부드러운 여체가 내 마음대로 움직이는 게 재미있어서
그 상태로 아령을 들어 올 리듯한예지를 위아래로 흔들었다.
'진짜 생각보다 튼튼한 데?'
엉성한 자세로 사람 한 명을 위아래로 아령처럼 흔드는 행위였지만
생각보다 팔뚝에 무리가 가지 않고 제대로 움직일 수 있었다.
그 와중에 팔뚝에 일어난 시퍼런 핏줄을 보고
젖가슴 바라보는 사춘기 중학생마냥 헤벌레 한 건 덤.
위아래로 격하게 움직이자 허벅지에 걸친 바지가 아래로 내려간다.
그러다 허벅지에 돌돌 말린 팬티가 거슬리는지 꿈틀대며 어떻게든 벗어내는 그녀.
바지와 팬티에 구속되어 있던 허벅지가 자유로워지자
후들 거리는 다리로 소파에 발을 디뎌 자세를 바꾼다.
"제, 제가 움직여도 될까요?"
양 다리를 붙잡혀 한 쪽에 발을 모으는 게 아닌
다리를 벌려 나를 깔아 뭉갤 수 있는 자세로.
눈을 살짝 위로 치켜뜨면 말캉한 가슴이 흔들리고 있고
눈을 살짝 아래로 내리깔면 음탕하게 쩍 벌려진 여인의 비부가 있다.
단정히 정리된 치모가 눌러붙을 정도로 끈적하게 젖어든 여인의 속살.
파르르 떨리는 발 끝자락에서 바닥으로 톡 떨어지는 반바지와
축축하게 젖어 돌돌 말린 상태로 한 쪽 발목에 걸린 속옷이 보인다.
그 모습에 매혹되지 않는 남자가 있을까.
으음… 감시팀 같은 귀찮은 일은 내일 들어도 되겠지.
"……."
그 매혹적인 장면에 나 또한 말 없이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러자, 달콤한 여체가 서서히 내게 내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