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6화 〉86화 : 화신, 한예지 2
호화스러운 레스토랑이나 호텔 특실 같은 다양한 장소에서 우리는 사랑을 나눴었다.
화신 계약 이후 1년이 넘어가는 이 시점에는 몇 번이나 배꼽을 맞췄는지 세기도 귀찮을 지경.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토록 숨죽여 속삭이는 이유는-
“누나, 자? 나 치킨 시킬 건데 안 먹지?”
“난 저녁 먹었어.”
“안 먹었다 해도 안 줄 거야.”
이곳이 자각몽이 아니라 현실이기 때문이겠지.
거실에서 TV 예능소리가 들려온다.
방문을 잠갔지만 가슴이 두근거리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분신의 지속 시간이 충분하지 못할 땐 여기서 TV나 잠깐 봤지 이렇게 같이 있었던 적은 없으니까.
“그, 성좌님? 여기서 하시게요?”
“왜, 싫니?”
슬그머니 허벅지를 더듬는 손등 위에내 손을 얹었다.
한예지의 보드라운 손이 미동도 없이 내 옆구리 쪽에 얹혀 있길래, 살금살금 아래로 내려 치골 쪽으로 옮겨주었다.
그녀의 손가락 끝에 내 까실까실한 음모가 닿았는지 움찔거리는 게 피부로 느껴진다.
“아뇨...”
같은 이불을 뒤집어쓰고 속닥거리며 우리는 웃었다.
마주 보고 있는 상태로 눈만 마주쳐도 행복하다는 것처럼.
자신의 이상형과 같은 침대에 누워 한 이불 속에서 몸 장난을 치는 데 기분 나빠 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물론 바로 문밖에 남동생이 있으니 격렬하게 뭘 하기는 좀 그렇지.
부드럽지만 탄탄한 손아귀가 내 물건을 슬그머니 감싸 쥐는 걸 느끼며 나도 손을 뻗었다.
목표는 당연히 아까 내린 그녀의 속옷.
손끝에서 느껴지는 보드라운 감촉을 만끽하며 한예지의 아랫배를 살살 쓰다듬었다.
그에 맞춰 그녀의 손가락도 내 귀두 끝자락을 빙글빙글 문지르기 시작한다.
내손가락이 아래로 내려가 그녀에 의해 촉촉이 젖고, 그녀의 손가락도 내 끝자락에서 새어 나온 액체로 젖어 들어간다.
이불 속에서 쿠퍼액과 애액을 윤활유 삼아 손장난을 친다.
레버 끝자락을 돌리듯 얇은 손가락이 내 귀두를 간질이기에 나도 그녀의 깊은 살 틈바구니로 중지를 스윽 집어넣는다.
이에 질세라 도자기를 빚듯 손바닥으로 내 귀두를 누르며 빙글빙글 돌리는 것으로 반격하는 그녀.
이불 속이 후끈한 열기로 달아오른다.
여자로서의 자존심 때문인지 먼저 가는 모습을 죽어도 보여주기 싫다는 감정이 손끝을 타고 전달된다.
얇게 입은 잠옷이 흐드러지며 뽀얀 가슴이 보인다.
헐렁한 셔츠의 목 부분을 통해 한예지 또한, 내 목덜미와 가슴을 빤히 바라보는 게 느껴진다.
다시 한번, 눈이 마주치고 우리는 짠 것처럼 푸훗 웃었다.
“소리 내지 말렴, 밖에서 들을라.”
“TV 소리가 꽤 크니까 괜찮지 않을까요?”
그리 말하며 챱챱 소리가 나게 손바닥을 움직이며 나를 자극한다.
예전 세상이었다면 어딜 건방지게 덤비냐며 침대에서 찍소리도 못하게 짓눌러 줬을 텐데.
나도 참 이쪽 세상에 물들었다고 생각하며 하반신에서 힘을 뺀다.
한 손으로 기둥을 잡고, 다른 손을 쫙 펼쳐 귀두를 위에서 누르며 빙글빙글 문지르는 손길.
격렬히 흔드는 것도 아니지만 후덥지근한 이불 속에서 끝자락만 끈적하게 문질러주니 사정감이 금세 차오른다.
‘뭐, 참을 필요는 없겠지...’
심장 박동처럼 움찔거리는 내 물건을 양손으로 느꼈기 때문일까?
한예지가 마치 세수를 위해 수도꼭지에 양손을 대는 것처럼 내 물건 앞에 손을 올리고 사정에 대비한다.
그 모습을 보고 살짝 기대감이 치솟는다.
생각해보면 꿈속에서는 대부분 질 내 사정을 해서, 얘가 정액에 대한 감이 없구나~ 하고.
꿈틀거리던 내 물건이 위로 바짝 고개를 쳐올리고 울컥울컥 정액을 내뱉었다.
당연하지만 화신들의 망상으로 단련되다 못해 무한으로 치솟은 정력이다.
고작 손바닥 하나로 막을 수 있는 사정이 아니라는 소리.
울컥 치솟은 정액이 손바닥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쭉쭉 튀어 새하얀 얼굴과 가슴골을 더럽힌다.
여인의 속살에 끝까지 꽂아 넣고 사정하는 감각도 좋지만, 이렇게 여자를 더럽히는 모습도 꽤나 만족감을 준다.
이러니까 이전 세상에 얼싸니 입싸니 하는 것들이 존재하는 것이겠지.
오똑한 콧날과 옆으로 누워 뭉개진 가슴골에서 내 정액이 피부를 타고 느릿하게 흘러가는 모습을 보니
다시 한번 물건에 힘이 들어간다.
“좋으셨어요?”
얼굴과 몸에 정액이 튀었음에도 불쾌해하지 않고 그녀가 배시시 웃는다.
고작 양손으로 자신의 남자를 기분 좋게 했다는 암컷으로서의 자부심이 그녀에게서 느껴진다.
기분이 나빴을 리 없었기에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 가볍게 입술에 입술을 맞춘다.
뭐, 정액이 입에는 안 튀었으니까...
조금 실례되는 생각을 하며 입술을 떼어내자 한예지의 손바닥과 가슴골을 더럽혔던 정액이 슬그머니 사라지는 게 보인다.
김하은보다는 느린 속도지만, 한예지 또한 몽마의 정을 마력으로 변환시켜 받아들이는 것에 능숙하다는 증거.
자신의 가슴골에 튄 정액을 닦아내기 위해 손바닥으로 슥슥 쓸어내리는 모습을 보니
방금 사정한 것은 바로 잊어버린 내 물건이 다시 꺼덕인다.
곧바로 사라지기는 했지만 끈적한 액체를 자기 가슴에 문지르는 모습이 얼마나 자극적인지.
“아직, 부족하신가요?”
간만에 자신 넘치는 모습이 귀여워서 가만히 있으니, 다시 한번 그녀가 손을 뻗어온다.
이번에는 한 손으로는 기둥을 감싸고, 다른 한 손으로 묵직한 내 알주머니를 받쳐주면서.
아무리 분신이라지만 남성의 가장 연약한 부위가 남에게 쥐어지니 잠시 오싹한 기분이 든다.
그리고 그 오싹함은 안락한 쾌감이 되어 돌아 오지.
아주 연약한 손놀림으로 슬금슬금 주머니를 만지작거리며, 손으로는 고리를 만들어 내 기둥을 위아래로 훑는다.
그와 동시에 한예지에게서 넘쳐나는 감정이 흘러들어온다.
기대감과 호기심.
“흐흥, 여길 이렇게...”
‘야동 보고 배웠구나?’
어쩐지 평소와는 좀 다르다 싶었는데 방금 포르노에서 본 걸 따라 하는 걸까.
나른하게 한숨을 내뱉자 그 숨결에 자극을 받은 한예지의 손길이조금씩 빨라진다.
‘조금 건방지네?’
가슴을 뚫어져라 보던 시선이 아래로 내려간다.
우뚝 솟아 꺼덕이는 내 물건에 완전히 집중해서 손을 위아래로 챱챱 흔드는 모습이 조금 귀여우면서도 건방지다.
뭔가 한예지는 어벙하면서도 귀여운 이미지로 내 안에 자리 잡아서 그런지,
이렇게 우쭐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콧대를 꺾고 싶단 말이지.
역시 잘난 척하는 것보단 흐엥, 하고 울상지으며 침대 위에 널브러지는 게 훨씬 잘 어울려.
그런 욕망을 담아 한예지가 깜빡 잊고 있던 내 손가락을 살짝 구부린다.
오돌토돌한 살 주름을 느끼며 천천히, 아주 섬세하게.
분신이니 기다란 손톱 때문에 그녀의 속살에 상처가 날 일도 없겠다 싶어 손가락을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검지와 중지를 모아서 갈고리 모양으로 만든 채, 뺨을 긁적이는 것처럼 그녀의 속살을 긁기 시작한 것이다.
“히얍? 서, 성좌님?”
“나만 받으면 미안하잖니?”
얄궂게 씨익 웃어 보이자 한예지도 마주 웃어준다.
이게 아닌데... 하는 약간의 후회감이 느껴지는 얼굴로. 하지만 어쩌겠는가?
그 흐흥, 하고 내뱉은 콧바람이 너무 가당치도 않게 귀여웠던 게 잘못 아닐까?
손끝에 마력을 담아 오돌토돌한 부분을 꾹 누른다.
갑작스럽게 배 안에서 느껴지는 짜릿한 감각에 화들짝 놀란 한예지가 끕! 소리를 내더니 손이 우뚝 멈춘다.
다른 손을 뻗어 셔츠 자락 아래로 집어넣고 가슴을 만지작거리자
그제야 정신을 차렸는지 다시 위아래로 손을 흔드는 그녀.
아까 전의 자신만만한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불안한 눈동자로 나를 바라본다.
“그으 성좌님? 마, 마력이...!”
“쉬잇, 밖에서 예능 프로가 끝났나 보다. TV 소리가 안 들려.”
이불 안에서 열기에 취해 있는 동안 밖에서 들려오던 TV 소리가 뚝 그쳤다.
아마 치킨을 먹으며 TV를 보던 그녀의 동생이 식사를 마치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기 때문이리라.
거리는 멀어졌고 우리와 남동생 사이에 방문 하나가 더 생겼지만,
TV 소리라는 가림막이 사라진 것은 조금 위험했다.
나 말고, 한예지한테만.
방 안에서 누나가 끙끙거리는 소리가 들리면 남동생이 무슨 생각을 하겠는가?
성좌님이 분신으로 강림하셔서 두 명이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구나~ 하고 생각할까?
아니면 저 미친년이 남동생도 있는데 소리 죽일 생각도 없이 혼자 야동 보면서 딸 잡는 미친년이라 생각할까?
그러한 생각은 나만 한 게 아닌지 어색하게 웃은 한예지가 자기 옷자락을 입으로 깨문다.
‘안 봐줄 거 아는구나?’
그 때문에 헐렁한 옷차림 너머로 보이던 가슴골이 가려졌지만,
위로 말려 올라간 셔츠 덕분에 움찔거리는 그녀의 아랫배와 오목하게 들어간 배꼽이 보인다.
가슴을 만지작거리던 손을 아래로 내려 느긋하게 그녀의 아랫배를 문지른다.
이 상황에서 양손에 마력을 흘리면, 그녀의 안과 밖을 동시에 자극할 수 있는 건가?
마치 매미 자석에 끼워진 손가락처럼 되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이 든다.
자신의 안에서 꿈틀거리는 내 손가락과 그 위에서 자리를 잡기 위해 느긋이 움직이는 반대쪽 손가락 때문에
곧 닥쳐올 쾌감과 자신의 미래를 예상한 걸까?
갑자기 한예지가 필사적으로 손을 흔들기 시작한다.
챱챱 물기 어린 소리가 팥팥팥, 하고 내 허벅지 두드리는 소리로 바뀐다.
느릿하게 주물럭거리던 손길 대신 양손을 이용해 필사적으로 내 물건을 자극하는 그녀.
어차피 자기도 가버릴 거, 한 번 더 보내버리겠다는 걸까?
아니면 내가 기분 좋게 사정하면 심술궂은 일을 하지 않을 거라 생각하는 걸지도?
이불 속은 이제 덥다 못해 달아올라 밖에서 보면 김이 모락모락 나지 않을까 싶을 정도.
다시 한번 껄떡이는 내 물건을 느끼더니, 한예지가 이번에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다가온다.
몸을 꿈틀거리며 내게 좀 더 밀착한 것이다.
힘차게 껄떡이는 내 물건이 그녀의 아랫배에 닿을 정도로 가깝게.
너무 가깝게 붙어 눈을 즐겁게 해 주던 뽀얀 아랫배가 시야 너머로 사라졌지만,
내 물건을 쥐고 흔드는 손길 말고도 탄탄한 살결이 귀두 끝자락을 꾹꾹 눌러대니 사정감이 다시 치솟는다.
침대에 흘리지 않게 피부로 받아서 마력으로 바꾸려고 이러는구나.
이번에도 사정감을 참을 필요 따윈 없이 나는 그대로 정액을 내보냈다.
탄탄한 아랫배와 오목한 배꼽에 귀두 끝자락을 문지르면서.
그와 동시에 그녀의 안에 있던 손가락에 마력을 집중한다.
질 내부에서 마력이 휘몰아치자, 아랫배에 부어진 뜨거운 정액이 곧바로 마력으로 바뀐다.
한예지가 받아들이던 속도보다 두 배는 빠르게.
“헙, 흐으응, 읍...”
그 감각에 몸을 움츠린 그녀가 등허리를 바르르 떤다.
그래도 동생한테 들키지는 않았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