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9화 〉69화 - 본성
쭉 뻗은 다리에 입을 맞춘다.
운동으로 탄탄하게 단련된 통통한 허벅지.
강제로 벌려진 제 다리 사이에 성좌가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는 것처럼,
이하린은 양손으로 제 얼굴을 덮었다.
그 모습이 마치 수줍음을 느끼는 예전 세계의 여성처럼 보여 기묘한 기분이 든다.
이러니저러니 말해도, 1년이라는 시간은 내가 남녀역전 세계에 적응하기에 충분했으니까.
“거긴 더, 더러운...!”
“꿈속에서?”
“히이익!”
허벅지에서 발목으로 입술을 옮겨가며 쪽쪽 버드 키스를 날린다.
매일 책상에 앉아 있어 물컹할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다리가 탄탄하네.
긴장으로 딱딱하게 굳은 허벅지에 입을 맞추니 가슴이나 입술과는 전혀 다른 생소한 감촉이 느껴져 흥이 오른다.
‘제일 야한 속옷이 회색이라 했던가?’
내가 파고들어 벌려진 다리 사이로 색기라고는 하나 없는 밋밋한 속옷이 보인다.
허리를 감싼 고무줄에 펑퍼짐한 회색 속옷.
그러니 치골 근처에도 가지 않고 오금과 종아리에 계속 입을 맞추자 조금씩 젖어 들어가는 것이 보인다.
그와 동시에, 마주 닿은 피부에서 그녀의 감각이 미친 듯이 역류한다.
성좌에게 입으로 봉사 받고 있다는 배덕감과 황송함,
잘난 남자를 깔아뭉갠다는 성적 판타지부터 감히 이래도 되나 싶은 불안감까지.
부정적인 감각이 뇌리를 뒤흔들어 쾌락을 증폭시킨다.
입술로 그러한 감각을 느끼며 몇 번 다리를 간질이고 있으니 이제야 몽마가 된 기분이 든다.
“성좌님, 제발...!”
그녀의 애원이 바라는 것은 내가 멈추는 것이겠지만,
“그래, 알았단다.”
그토록 울상이 얼굴로 나를 올려다보면 참을 수 있겠는가.
“히야악!”
혀로 핥으면서 점차 위로 위로 고개를 들었다.
오금에서 종아리로, 종아리에서 발목으로. 허벅지는 두껍고 탄탄하더니 발목은 은근히 가늘다.
김하은만큼은 아니지만 이하린도 몽마의 마력을 받아들이기 때문일까, 조금씩 비현실적인 몸매로 변해가는 것 같은데.
“힉, 왜, 왜 제 발을...?”
이제 쾌락과 배덕감이 아닌 혼란으로 가득 찬 눈동자가 나를 올려다본다.
드러누운 상태로 서 있는 내게 발목을 잡혀있는 모습이 무기력하기 그지없다.
생소한 감각에 발버둥을 치다 내 얼굴을 후려치는 것이 두려워 상체만 꿈틀거리는 모습.
가학심이 불꽃처럼 고개를 들어 올리기에, 나는 마음 가는 대로 행한다.
“왜, 왜, 왜, 악!”
‘오, 이게 되네.’
꼼지락거리는 발가락을 붙잡고 발목을 살살 깨문다. 그와 동시에 마력을 강하게 흘려보낸다.
그녀 또한 몽마의 마력 때문에 육체가 조금이나마 변했는지
울컥하고 색기 없는 회색 속옷이 진하게 젖어 들어가는 것이 보인다.
이빨에 발목을 물렸는데 쾌락이 느낀다는 혼란스러운 상황에
이하린은 이제 얼굴을 가린 손마저 힘없이 아래로 툭 떨군다.
붉게 달아오른 뺨, 눈물 맺힌 눈꼬리, 상황 파악이 아직도 안 되는지 내 얼굴과 허공을 바쁘게 오가는 눈동자.
그대로 발목에서 입을 때고 무릎을 꿇어 기묘한 열기를 품은 그녀의 비처에 얼굴을 들이댄다.
코끝이 젖어버린 회색 팬티를 쿡쿡 찌르고, 허벅지에 막힌 내 숨결이 그녀의 치골을 달군다.
자신의 가슴골 사이, 팬티 너머로 나와 눈이 마주친 그녀가 다시 고개를 뒤로 젖혀 천장을 쳐다본다.
츕, 소리가 나게 젖은 속옷 위로 입을 맞춘다.
이제 속옷은 기능을 전부 잃고 적나라하게 그녀의 둔덕에 착 달라붙어 있는 상황.
얇은 천 너머로도 그녀의 모든 곳이 보이는수준이기에 그대로 입을 몇 번이고 맞춘다.
입안에 느껴지는 무미, 무취의 액체.
딱히 여인의 애액에서 맛을 느끼고자 하는 페티쉬가 없어서 그런지
끈적하게 흘러나온 그녀의 밀액에서는 아무런 향이 없었다.
다만, 지독하리만치 넘치는 마력 반응은 나와 그녀를 동시에 자극했다.
“서, 엉좌님, 제발, 샤워라도.”
“같이 씻는 건, 조금 있다가 하자꾸나.”
본전도 못 찾은 이하린이 그대로 입을 다문다.
무슨 말을 하더라도 내가 들어주지 않으리란 것을 이제야 깨달은 것 같다.
얇은 천 너머로 혀를 쿡쿡 찌르며 그녀의 비부를 자극하자 숨넘어가는 소리만 들려온다.
침인지 애액인지 모를 것에 젖어 속옷이 기능을 잃을 때까지, 오직 혀로만 그녀를 자극했다.
양팔로 허벅지를 붙잡고 내 뺨에 닿도록자세를 잡았더니 가랑이 사이에 성좌를 끼우고 있다는 사실이 부담스러운지,
그녀의 종아리부터 허벅지까지 힘이 빡 들어간 것이 양쪽 뺨으로 느껴진다.
츄읍, 하고 음란한 소리를 내며 마지막으로 입맞추고 일어나니 붙잡힌 다리가 옆으로 툭 벌어진다.
조금 불편한 자세로 허벅지에 계속 힘을 주던 반동일까.
그런 주제에 필사적으로그녀가 입을 연다.
이 부담스러운 쾌락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그, 이제, 제가...?”
뺨에서 느껴지던 탄력 넘치는 허벅지의 감촉 때문에 다른 쪽 다리도 붙잡아 올렸다.
히익 힉 가쁜 숨을 내쉬며 이해할 수 없는 쾌감에 반응도 못 하고 있으니 가슴 속 욕망이 흡족하게 미소 짓는 것이 느껴진다.
자애로운 교회 오빠 코스프레고 뭐고, 몽마의 음습한 성적 욕망은 여성을 깔아뭉개는 임금님의 모습에 가까운 건가.
고작해야 악몽의 편린 열 몇 개 먹었다고 감정이 요동치는 것도 우습지만 뭐 어쩌겠는가.
꼴리면, 박아야지.
“저기, 제가-”
“오늘은, 가만히 있어 주렴.”
“네.”
그녀답게, 대답과 체념이 매우 빨랐다.
아기의 기저귀를 갈 듯 발목 두 개를 잡고 들어 올리니 탄탄한 허벅지가 꽈악맞물리는 것이 보인다.
꿈속 세상의 미묘하게 편리한 점은, 손을 쓰지 않고 옷을 벗을 수 있다는 점이겠지.
평소라면 천천히 벗으며 스트립쇼를 보는 처녀처럼 부끄러워하는 이하린의 모습을 즐겼겠지만 오늘은 그럴 여유가 없었다.
조금은 아플 정도로 물건이 발기한 걸 보니 몽마의 마력은 결국 성적인 것과 관계있어 보이니까.
가만히 있으라는 말에 파라오처럼 양팔을 제 가슴 위에 올리고 뻣뻣하게 굳어 있는 이하린의 두 다리를 품에 안았다.
그리고 쇠꼬챙이처럼 단단해진 귀두를 공성추처럼 들이밀며 그대로 허리를 찔렀다.
아직 속옷이 착 달라붙은 그녀의 살 틈바구니가 아니라, 단단하게 맞물린 허벅지 사이로.
“이, 이건...”
꿀꺽, 침 넘기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끈적한 여인의 속살과는 전혀 다른 살결이 내 물건을 빡빡하게 막아 세우는 것이 느껴진다.
조금은 불편하지만 몇 번 더 허리를 찌르니 조금씩 왕복운동이 편해지는 것 또한.
내가 적셨는지, 그녀가 적셨는지는 모르지만 축축해진 그녀의 허벅지 사이는 색다른 쾌감을 내게 선사한다.
거기에 화신들의 망상으로 만들어진 흑인 뺨치는 길이의 대물이 그 탄탄하고 두꺼운 허벅지 너머로 귀두가 빼꼼 드러나니-
“기분, 좋으세요...?”
바들바들 떨리는 손을 뻗어 그녀가 내 귀두를 엄지로 간질인다.
남녀역전 세상에서 스마타는 어떤 의미를 지닐까?
실없는 생각이 귀두 끝자락을 살살 긁는 생소한 쾌락에 날아가 버렸다.
“후우, 그래, 정말 좋아...”
액이 말라 조금 뻑뻑한 느낌이 들 때마다 눈앞에 있는 종아리와 발목을 잘근잘근 깨물며 허리를 흔든다.
마치 로션 펌프를 누르듯 이로 깨물 때마다 울컥 넘쳐흘러 속옷 너머까지 적시는 그녀의 밀액이 내 물건이 아프게 쓸리는 것을 막아준다.
살기둥을 꽉 붙잡은 단단한 허벅지의 살결과, 움찔거리는 귀두를 손가락으로 살살 긁어대는 그녀의 손길이 합쳐지니
이제껏 느끼지 못한 생소한 쾌감이 사정감을 인정사정없이 자극한다.
정력도 체력도 무한에 가까운 꿈속이기에 나는 주저 없이 허리를 앞으로 강하게 찌르며 등허리에서 힘을 뺐다.
“와... 뜨거워.”
울컥, 사정 보다 사격에 가깝게 정액이 솟구쳐올라 그녀의 밑가슴을 두들긴다.
밑가슴이라는 장애물에 막힌 정액이 군살 없이 탄탄한 여인의 배를 더럽히다 오목하게 들어간 배꼽 쪽에 고인다.
새하얀 액체에 더럽혀진 상태로, 살살 정액을 만지작거리는 그 모습.
음탕하면서도 천진난만하게 보여 물건이 사정의 여운으로 힘을 잃기도 전에 다시 딱딱하게 몸을 일으킨다.
“저기, 아직이신거죠...?”
사정의 여운을 즐기느라 다리를 껴안은 팔 힘이 줄어들었지만 내 물건이 단단하게 일어난 것을 느꼈을까.
그녀가 작게 중얼거리더니 스스로 허벅지를 조이기 시작한다.
그 헌신적인 모습에 나는 그대로 그녀의 양다리를 꾸욱 눌렀다.
굽혀진 무릎이 그녀의 가슴에 닿도록 깊게.
“이, 이 자세로요?”
이하린의 달뜬 얼굴을 가린 종아리 너머로, 덜덜 떨리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나는 굳이 대꾸하지 않고 드러난 그녀의 엉덩이에 내 귀두를 스윽 문질렀다.
끈적하게 젖은 속옷이 슥슥 마찰하며 강철을 제련하듯 내 물건을 점점 단단하게만든다.
푹 젖은 속옷 위로 그녀의 속살 모양새가 명확히 느껴진다.
무언의 압박을 이해한 것일까?
떨리는 목소리로 뭔가 중얼거리는 것을 멈춘 그녀가 제 양손으로 젖은 속옷을 옆으로 재낀다.
한 손으로 팬티를 옆으로 밀고, 다른 손으로 엉덩이를 꽉 쥐어 제 은밀한 곳이 전부 보이게.
쾌락보다는 창피함에 몸부림치려는 그녀의 감정이 느껴져 나는 그녀가 모든 것을 잊을 수 있도록 배려해주었다.
“손에, 힘 빼지 말렴.”
“...!”
있는 힘껏 허리를 쳐 올려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