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71화 〉소집령 (71/84)



〈 71화 〉소집령

“또… 또 싸요…!”

뷰릇- 뷰르릇-

자지에서 정액이 뿜어져 나와, 그녀의 자궁을 때렸다. 이미 채워져 있던 덩어리들이 그대로 나와, 침대로 떨어졌다.

“후우, 후우, 후우….”

격한 운동을 마친 듯한 숨소리. 그녀는 내 젖꼭지를 손가락으로 한 번 튕기더니 내 옆에 엎어지듯이 누웠다.

이미, 애액과 정액으로 한껏 젖은 이불. 보지에서 나온 정액이 그대로 흘러, 바닥에 뚝뚝 떨어졌다.

“진짜… 이제 더는 못해요….”

“나도 이 이상은 못 한다….”

이렇게 여자에게 농락당하듯이 섹스를 하는 건 처음이었다. 이 세계에 와서 처음으로 정조역전이라는 걸, 새삼스레 깨달을  있는 순간이었다.

“그… 혹시….”

우리 둘은 멍하니 천장을 바라봤다. 그러다가 곧 누나가 입을 열었다.

“혹시?”

“조… 좋았나?”

“당연히 좋았죠. 그러니까, 이렇게 많이  거 아니겠어요?”

“처음이라서 혹시나 아플까 싶었는데, 기분이 좋았다고 하니 다행이다….”

그녀답지 않은 고민이었다.

‘하긴, 여자가 남자인 세상이니까.’

자기 혼자 허리를 흔들다가 찍 싸버리는 남자만큼 매력 없는 것도 없으니까, 이해가 되는 부분이었다.

우리는 베개를  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처음에는 섹스에 대한 서로의 감상을 얘기했다면, 나중에는 모험가 일까지 흘러갔다.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하실 거에요? 내일 바로 일할 거예요?”

“최근에 너무 무리하게 움직인 데다가, 던전의 난이도 만만치 않았으니, 당분간은 조금 쉬는 게 좋을  같다.”

의외의 대답이었다. 내가 눈을 크게  채 바라보자, 그녀가 물었다.

“왜, 의외인가?”

“네. 던전에서 하신 이야기도 있고 그래서, 바로 다음 퀘스트를 받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사실, 이게 정상이다. 보통의 모험가들은 하나의 퀘스트를 완료하고 최소 일주일 이상은 쉰다.”

“진짜요?”

누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되는 수익일뿐더러, 목숨을 걸고 하는 일인 만큼 주기적으로 스트레스를 풀지 않으면, 다음 일까지 영향을 받으니 당연한 거다. 그 날의 컨디션이 목숨을 좌지우지하니까.”

“그럼, 저희도 앞으로 다른 모험가들처럼 하나 하고 일주일씩 쉴 거에요?”

“그건 아니다. 이번 퀘스트가 특출나게 어려웠기 때문에, 잠시 휴식을 가지자는 거지. 그게 남들처럼 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아하.”

“그리고, 이번 던전에서 약간이지만 깨달음을 얻어서 말이다.이걸 좀 생각해보고 갈고 닦을 필요가 있을 거 같다.”

아마, 휴식의 이유는 저게 주요할 듯했다.

“그래서 그런데 괜찮겠나?”


“뭐가요?”

“타당한 이유를 대긴 했지만, 사실 이건 내 개인적인 욕심 때문에 하는 휴식이다. 혹여나, 그게 너에게 손해를 끼치고 있지는 않나, 걱정이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리오테르는 참 마음이 깊었다. 기사라는 사람들은 전부 이런 걸까? 아니면, 그녀만 이런 걸까?

‘아마, 누나만 이런 거겠지.’

나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저도 쉬면서 같이 단련하면 그렇게 손해도 아니잖아요. 그리고, 깨달음이라는게 언제 올지도 모르는데, 일 때문에 그르칠 수는 없는 거니까요.”

“……고맙다.”

그녀가 손을 뻗어 내 뺨을 쓰다듬었다. 애정이 뚝뚝 떨어지는 눈빛. 곧, 손이 얼굴을 점점 끌어당기더니 입을 맞췄다.

“응… 쪽… 쪼옥… 쪽… 츄릅….”

혀와 혀가 맞닿았다. 그녀의 혀가 천천히 내 혀를 밀어붙이더니 곧, 이빨사이를 파고들어 입천장을 두드렸다.

“읏….”

그녀의  실력만큼이나 날카로운 혀 놀림이었다. 정말,오늘 처녀를 뗀 여자가 맞나 싶을 정도로 능숙했다.

“쪽… 쪼옥… 츄르릅… 츄웁… 쯔웁… 쮸웁….”

음탕한 움직임에 한계라고 생각했던 아래가 솟아올랐다. 그녀는 어느새인가, 내 복부 위로 올라와 있었다.

“쮸웁… 쮸웁… 에움….”

“츄르릅… 꿀꺽꿀꺽….”

그녀가 넘겨주는 침을 아기 새처럼 전부 받아마셨다. 심장이 두근두근 뛰었다.

“쮸웁… 쭈읍… 츄르릅… 쪽… 쪼옥… 으응… 푸하아….”

입술을 떼자, 음란한 은색 실이  이어졌다가 떨어졌다.

리오테르는 내 이마에다가 자신의 이마를 맞댄 채 살포시 웃었다. 순수해 보이기도 했고, 음탕해 보이기도 했다.

그녀의 날카로운 쌍커풀이 눈썹에 스치고, 갈색빛 눈망울이 나를 내려다봤다.

“더 하고 싶지만, 너무 오래 하면 못 자게 만들 거 같으니, 오늘은 여기서 그만하겠다.”

“네….”

“쪽….”

그녀는 내 콧등에 뽀뽀를 하고는 다시 옆에 누웠다. 부드러운 손길이 내 앞머리를 넘겨주었다.

“그럼, 자라.”

“잘 자요, 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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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이군.”

게시판에 붙여져 있는 공고를 보며리오테르가 말했다. 나 역시 얼굴을 찌푸렸다.

[브론즈 이상의 모험가들은 모두, 내일 오후 1시까지 길드에 출두하도록 해라.]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리벨룸에서 소집령이 내려진 거는 처음이잖아.”

“내가 어떻게 알아, 새끼야.”

갑작스러운 소집령 탓에 모험가 길드가 많이 시끄러웠다. 우리 둘은 일단 혼란스러운 건물을 빠져나와, 여관으로 왔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인 걸까요? 소집령이라니? 쉽게 내려지는 건 아니지 않아요?”

“당연히 아니지. 특히나, 모험가 길드까지  걸 보면 상당히 심각한 사안일 것이다.”

“누나는 예전에 이런 상황 겪어본  있어요?”

“리벨룸에선 처음이지만, 다른 도시에서는 세 번 정도 응한 적이 있었다.”


“전부 어떤 경우였어요?”

“보통, 소집령을 내리는 경우는 세 가지 중 하나다. 전쟁, 몬스터 웨이브, 그리고 대규모 토벌.”

전부 다 만만치 않은 사안이었다.

“전쟁이라면 혹시 북부인들이쳐들어온 거일까요?”

예전에 들은 이야기가 하도 인상적이어서 그런지,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었다.

“아마, 그건 아닐 거다. 철의 장벽이 뚫렸다면, 남부의 모든 제국과 왕국에 비상이 걸렸을 테니, 이런 소집령을 내릴 시간조차 없겠지. 특히, 리벨룸은 북부와 가까우니, 바로 대피령이 떨어졌을 거다.”

“그러면, 대체  소집령이 내려진 걸까요?”

“그건 나도 잘 모르겠다만, 아마 몬스터 웨이브는 아닐 거다. 주변에는 마수의 숲이라던가, 대량의 괴물이 발생할 만한 지역이 하나도 없으니까.”

“그러면, 전쟁이랑 대규모 토벌 둘 중 하나라는 건데….”

전쟁보다는 대규모 토벌이 훨씬 나아 보였다. 물론, 차악일 뿐, 나쁘지 않다는 건 아니었다.

“당분간은 좀 평화롭게 지내려고 했는데, 이것 참… 일이 잘 안 풀리네요.”

“그래도, 아이언 모험가를 동원하지 않는 걸 보면, 전쟁은 아닐 확률이 높다. 보통, 전쟁이 나면 모든 모험가를 동원하기 마련이니까.”

“그러면, 대규모 토벌로 가닥이 잡히는데, 누나는 해본 적 있어요?”

“세 번 중에 두 번이 대규모 토벌이었다.”

“어떤 걸 잡았는데요?”

“한 번은 오크 부족이었고. 한 번은 트롤 부족 토벌이었다.”

 다 판타지에서 대명사와 같은 괴물들이었다.

“어땠어요?”

리오테르는 얼굴을 찌푸리더니 말했다.

“둘  최악이었다. 사실, 지옥과 다를 바가 없었지.”

의외의 대답이라서 조금 놀랐다. 기사 출신인 누나라면, 그다지 부담은 아닐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왜요?”

“대규모 토벌을 시작하는 이유는,  괴물이나 부족이 도시에 막대한 피해를 끼칠 수 있기 때문에 하는 거다. 이게 무슨 의미인지 알겠나?”

“엄청 위험하다는 거네요.”

“그래. 서로의 존망이 걸린 만큼, 양측 전부 사활을 걸고 싸울 거다. 만약, 우리가 진다면 도시는 괴물들에 의해 멸망할 수도 있겠지.”

침이 꿀꺽하고 넘어갔다. 심각한 줄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아마, 많은 병사와 모험가들이 죽을 거다. 그러니, 콰앙, 너도 조심해라.”

“저야 원거리 지원이니까 괜찮다고 해도, 누나가 걱정이네요.”

리오테르는 가장 위험한 장소에서 싸우는 전사이니까, 사망 확률도 높았다.

내가 걱정된다는듯 바라보자, 그녀가  머리를 쓰다듬었다.

“내 걱정보다는 네 걱정부터 해라. 알겠나?”

“알겠어요.”

“그럼, 배고픈데 음식이나 시키도록 하지.”

“콰앙!”

“콰앙님!”

종업원을 불러 음식을 시키려 하는데, 갑자기 누가 내 이름을 불렀다. 고개를 돌리자, 델리카와 이사벨라가 보였다.

“소집령이 떨어졌던데, 뭐야? 대체 무슨 일이야!”

이사벨라가 내 어깨를 잡더니 앞뒤로 막 흔들었다. 다행히, 리오테르가 팔을 잡더니 강제로 멈춰주었다.

“너흰 뭐냐?”

그녀의 날카로운 눈빛. 약간 견제의 의미도 담겨 있는  같았다.

“아, 이쪽은 제가 저번에 누나가 수련하러 가셨을 때, 그때 파티를 맺었던 분들이에요. 이쪽은 도적인 델리카고, 이쪽은 사제인 이사벨라에요.”

“안녕하세요.”

“아, 안녕….”

리오테르가 노려보자, 이사벨라가 다시 말을 이었다.

“하세요….”

“그래, 반갑다. 나는 콰앙과 고정 파티를 맺고 있는 실버급 모험가, 리오테르라고 한다.”

“혹시, 실례가  된다면 같이 앉아도 될까…요?”

“굳이, 이 넓은 자리를 내버려 두고 말인가?”

“콰앙님한테 궁금한 것도 있고 언니랑도 친해지고 싶어서요.”

델리카의 살가운 말에, 리오테르역시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뭐, 그런 거라면 환영이다.”

“감사합니다~”

“아니, 그래서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소집령이라니! 설마, 전쟁이 일어나는 거야!?”

이사벨라는 앉자마자 내 어깨를 흔들면서 말했다.

“그거야 나도 모르지. 근데, 누나 말로는 대규모 토벌일 가능성이 높다고 하던데.”

“대규모 토벌?”

“어. 근처에서 몬스터 웨이브는 발생할 수가 없고, 아이언 모험가를 동원하지 않으니전쟁도 아닐 거라고 하시더라고.”

“그러면 조금은 다행이네….”

“일단 음식부터 시키고 마저 이야기하자, 배고프다.”

종업원을 불러, 음식을 시키고는 대화를 이어서 했다.

“저기 언니, 혹시 질문 하나만 해도 될까요?”

델리카가 리오테르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괜찮다. 질문이 뭔가?”

“소집령을 내릴 정도면 위급한 사안이라는 건데,왜, 아이언 모험가부터가 아닌, 브론즈 모험가부터 소집령을 내리는 거예요?”

“아마, 아이언 모험가는 쓸모가 없는 수준의 괴물이라서 그런 걸 거다.”

“쓸모가 없어요?”

델리카는 약간 발끈한 듯한 표정이었으나, 굳이 그걸 말로 표현하진 않았다.

“그래. 만약에 이번에 토벌하는 부족의 종족이 오크다? 아이언 모험가들은 오크와 일대일로 맞붙어서 이길 수 없으니, 쓸모가 없을 거다. 오히려, 놈들에게 좋은 장비를 제공해주는 꼴이겠지.”

“다, 다른 괴물은요?”

“트롤이라고 해도 똑같다. 아이언 모험가는 트롤의 가죽을 뚫을 능력이 없을뿐더러, 오히려 나섰다가 놈의 먹이만 될 뿐이다. 트롤의 능력은 알고 있겠지?”

“네, 알고 있어요.”

“그러면, 왜 아이언 모험가가 쓸모없는지 내가 말하지 않아도 더더욱  거라고 생각한다.”

“트롤이 능력이 뭔데요?”

“시체를 먹으면 회복력이 극대화되는 능력이 있다.”

“아….”

왜 쓸모없는지 듣자마자 깨달아버렸다.

“그러면, 얘도 아이언급인데 왜 얘한테는 소집령이 내려온 거예요?”

“이사벨라한테 소집령이 내려왔어?”

“네. 길드로 가니까, 직원이 직접 말해주더라고요.”

“사제라고 했나?”

리오테르의 물음에 이사벨라가 고개를 끄덕였다.

“어어, 네.”

“그러면, 당연한 거다. 사제의 능력은 등급과 상관없이, 도움이 되니까.”

“그럼, 여기 있는 넷 중에서 저만 참가하지 못하는 거네요….”

델리카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아마, 분한 거겠지.

“직업이 도적이라고 했나?”

“네.”

“그러면, 오히려 소집령에 포함되지 않은 것에 대해 기뻐해야 할 거다. 전사보다 더 사망률이 높은 게, 도적들이니까. 아마, 참가자 중에 70% 이상은 죽는다고 들었다.”

“그렇게 많이요?”

“파티 전투에서는 뒤를 치는 역할일지 몰라도, 대규모 전투에서는 전사의 역할을 해야 하니까. 당연한 거다. 그래서, 도적들은 소집령이 내려오면 일부러 도시를 떠난다. 참가해봤자, 개죽음일 뿐이니까.”

이야기를 들으니, 차라리 델리카가 아이언급이라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분해요….”

“그러면, 이번을 계기로 더 강해지기 위해서 노력해라. 그것 말고는 방법이 없으니까.”

“네….”

곧, 종업원이 음식을 들고 왔지만, 식탁에는 정작만이 감돌았다. 오직, 식사 소리만이 나지막이 맴돌 뿐이었다.

이사벨라는 위로의 말을 해주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입장이었고, 나 역시 그랬다. 그나마, 하려면 리오테르가 괜찮았는데, 딱히 할 생각은 없는 듯했다.

우린 조용히 식사만 했다. 그러다가, 델리카가 숟가락을 입에 넣더니 작게 말했다.

“세 분 다 무사히 돌아오세요….”

울음을  참은 목소리.

“어어….”

이사벨라는 어색하게 대답했고.

“응….”

 역시 조용히 말했다.

“그래.”

리오테르는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식사 시간이 끝날 때까지, 정적은 계속해서 유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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