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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7화 〉이사벨라 (9) (57/84)



〈 57화 〉이사벨라 (9)

지난 며칠 간, 우리 셋은 도시를 마음껏 돌아다니며 하고 싶은 것들을 모두 했다.

낮에는 도시 곳곳을 돌아다니며 음식을 먹고 물건을 샀고. 밤에는 술집에서 거나하게 취하며 마셨다.

물론, 그러면서도 이사벨라의 조교는 계속했다.

그녀의 손, 머리카락, 입, 얼굴까지. 어디 하나 내 정액을 받지 않은 곳이 없었다.

‘델리카가 이사벨레 머리카락 냄새를 맡았을 때는 식겁했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향기가 난다고, 그랬을 때는 들키는 줄 알았다. 다행히, 머리카락에서 정액 냄새가 날 거라고는 생각은 못했는지, 무사히 넘어 갔었다.

‘일만 마무리 되면, 조교도 같이 마무리해야겠다.’

보지도 처음에는 엄청나게 좁아, 손가락 하나 들어가기 벅찼는데. 지금은 많이 풀어져서, 아슬아슬하게 내 자지가 들어갈 정도는 됐다.

이사벨라의 모든 곳을 성욕 처리 삼아, 사용했지만. 섹스는아직 하지 않았다. 최고의 순간을 위해 아껴둔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아직 처녀였다.

‘개발 된 처녀 사제라니.’

생각만 해도 꼴렸다. 지금 당장이라도 박고 싶은 기분이었다.

‘그러기 위해선, 빨리 잡던가 해야 하는데.’

이 새끼들은 대체 뭘 하는지. 도통,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일주일이며 충분하다고 했는데, 벌써 5일이나 지났다. 도대체, 언제 모습을 드러내려는 걸까.

‘내가 여기까지 올 줄이야….’

결국, 답답함에 나는 그들의 본거지가 있을 법한 장소. 그러니까, 빈민가로 왔다.

마레아의 빈민가는 특이하게도, 계단의 맨 아래. 항구, 그것보다 더 아래인 지하에 존재했다.

‘하수구 같은 곳에 사람이 살 줄이야.’

 커다란 도시가 어떻게 이렇게나 깨끗하면서도 깔끔한 치안을 유지하나 했더니, 이런 곳이 숨겨져 있었던 것이다.

사람들은 나무 판자를 대충 세워놓은 다음, 바닥에 천 조각을 깔아 생활하고 있었다. 하수구처럼 양옆에 길이 있고, 중앙에는 바닷물이 흐르고 있었다.

‘어우, 냄새.’

바다 비린내와 오물의 냄새가 섞이면서,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악취가 이곳에서 났다.

나는 소매로 코를 가린 채, 빈민가를 걸어다녔다.

“상한지 3일 된 생선 사가실 분!”

“어제 레스토랑 음식물 쓰레기통에서 훔쳐온 것들인데, 사갈 사람!”

그래도, 나름대로 사람 사는 곳이라고 작은 가게도 있었다. 물론, 파는 품목이 조금 이상하긴 했지만.

“거기 아가씨, 나랑 섹스 한 번 하는  어때!?”

빈민가의 안쪽으로 가자, 중앙의 바닷길이 좁아지고   넓은 공간이 나왔는데, 그곳에는  큰 가게와 함께 사창가가 마련 되어 있었다.

“어우….”

중년 남자들이, 봉에 매달린 채 여자들에게 추파를 보내는 모습이란. 차마, 보기 힘든 장면들이었다.

그렇게 빈민가를 활보하고 있을 때였다.

“어이.”

뒤에서 들려오는 여자의 목소리. 고개를 돌리자, 딱 봐도 양아치처럼 생긴 여자 세 명이 웃으며 다가오고 있었다.

“외모 보니까. 어디 귀하신 귀족 집 아드님인가 본데. 이런 곳은 무슨 일로 오셨데?”

“그냥 구경하려고  거죠.”

“그래?”

그녀들은 혀로 입술을 핥으며, 노골적으로 내 몸을 훑어 보았다. 저번에도 겪은 상황이라 그런지, 별 생각은 안 들었다.

외모나 하는 행동을 보아 하니 조직에서 잡으러 온 년들은 아닌 거 같았다. 애초부터, 잡으려고 했다면,  더 조용한곳에서 시도했겠지.

“누나들은 여기 빈민가에서 오래 살았어요?”

“어? 어어, 그렇지. 빈민가에서 태어나, 빈민가에서 자랐으니까.”

내가 질문해 올 줄은 몰랐는지 조금 당황한 듯했다.

“그러면, 여기 토박이인 만큼 빈민가에 대해서 잘 아시겠네요!”

“당연하지. 빈민가에서 우리가 모르는 정보는 없어. 지금 당장, 우리 옆집에 사는 남편이, 맞은 편에 있는 여자랑 바람 난 것도 안다니까?”

“그래요?”

그냥, 몇 대 때린 다음에 그냥 보내려고 했는데. 계획을 바꿔야겠다.

‘빈민가를 아무리 돌아다녀도, 습격해올 거 같은 기세는 안 보이니까….’

저쪽에서 안 오면. 이쪽에서 가면 된다.

이 양아치가 설마, 조직의 본거지도 알고 있겠냐만은. 만약이라는 게 있으니까. 연기를 좀 해야겠다.

“그러면,  빈민가 안내 좀 해주시면 안 돼요? 보수는 섭섭지 않게 드릴게요.”

그녀들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더니, 씩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이게 웬 떡이냐 하는 그런 의미의 미소인 듯했다.

“돈은 그다지 필요 없는데. 혹시, 다른 걸로 줄 순 없나?”

양아치의 시선이 내 바지 앞섬을 노골적으로 바라봤다.

“저는 돈 말고는 딱히 드릴 수 있는  없는데요?”

“아니야. 너한테 받을 수 있는 게 얼마나 많은데~?”

“그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안내 해주시면, 제가 최선을 다 해서 드릴게요! 대신에, 장기라던가, 위험한   돼요?”

 순진한 말에 양아치가 음흉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그래. 당연하지.”

“그럼, 빨리 가요!”

나는 먼저 손을 뻗어, 그녀의 팔을 끌어 당겼다. 갑작스러운 행동에 당황한 듯했으나, 이내 몸을  밀착하며 감촉을 즐겼다.

빈민가 관광은 의외로  즐거웠다.

“빈민가에서 시체가 나오지 않는 이유는 저기 중앙에 바다 보이지? 저쪽으로  던져서 그래.”

“와….”

정말로, 여기사는 사람들만 알 법한 지식도 알려줬고. 이리저리 신기한 곳도 많이 소개시켜줬다.

그리고, 대부분의 장소에 대한 안내가 끝이나자, 그녀들은 나를 자신들의 집으로 초대했다. 판자 집이긴 했으나, 의외로 있을 만한 것들은 전부 있었다.

“안내도 전부 끝났는데 말이야.”

내가 앉은 자리 옆에, 양아치가 털썩 주저앉더니 몸을 밀착해왔다. 그녀의 손이 어깨에 올라왔다.

“이제 대가를 받아도 될까?”

“대, 대가요?”

손이 내려가더니, 그대로 내 엉덩이를  붙잡았다.

“뭐, 뭐하는 짓이에요!”

내가 팔로 슬쩍 밀어냈으나,양아치는 오히려 웃으며 붙어왔다.

“대가로 네가 할 수 있는  뭐든지, 최선을 다 해서 주겠다면서?”

“모, 몸은 안 된다고 말했잖아요….”

“장기가 안 된다고 했지. 몸이 안 된다고는  했잖아?  그래?”

“그래그래.”

“분명, 그렇게 말했어.”

앞에 있는 두 여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호응했다.

“그, 그럴 수가… 저는 착하신 분들인 줄 알고 그렇게 말씀드린 건데….”

내가 절망하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하자, 양아치가 아주 신나게 웃었다.

“푸하하하, 빈민가에 착한 사람? 차라리, 바다에서 오크를 찾는 게 쉽지.”

사막에서 바늘 찾기, 뭐 그런 속담인 듯했다.

“우리 도련님께서 꽃밭에만 살다 오셔서 잘 모르시나 본데. 여기에 착한 사람은 없어. 그런 사람은 전부 죽었으니까.”

“가, 저 갈 거에요.”

자리에서 일어나려하자, 그녀의 손이  팔을 잡아당겨 바닥에 강제로 눕혔다.

“가게 두겠냐고, 이 새끼야.”

나는 겁 먹은 듯한 표정으로 얼굴을 바라봤다.

“오히려, 도련님한테는 이득아니야? 세상이 이렇게 험악한 곳이라는 걸, 우리가 알려주는 거잖아?”

“맞네. 그러면, 수업비를 받아야겠는데? 물론.”

그녀의 손이 내 자리를 움켜 쥐었다.

“아래로 말… 와, 시발. 존나 크네?”

말하다가 내 자지를 만져보고는 화들짝 놀랐다. 그 말에 두 여자가 가까이 다가왔다.

“그렇게 커?”

“어어, 이때까지 이렇게 큰 남자는 본 적 없는 거 같은데? 시발, 생긴 건 이쁘장하게 생겨서, 아래는 그렇지가 않네? 이러면, 진짜 따먹을  나겠다.”

양아치가 내 바지를 잡는 순간. 나도 손을 뻗어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저, 저기….”

“왜? 다시 말하지만, 너 존나 따먹을 때까지 안 보내줄 거다?”

겁을 주겠다는 듯, 험악한 표정을 짓는데, 하마터면 웃을 뻔했다.

“그, 그게 아니라… 제가 처음이라서 그런데, 혹시 둘이서만 할 수는 없을까요? 처음 만큼은 그래도 그렇게 하고 싶어서….”

“ㅁ, 뭐? 처, 처음이라고?”

세 여자의 눈이 동그랗게 커지더니 숨소리가 거칠어졌다.

역시, 정조역전 세계답게 남자 동정에 아주 환장한다.

“자, 잠시만… 일어나서 일로 좀 와봐, 병신들아.”

여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구석으로 가 갑자기 대화를 나눴다. 정령을 이용해 소리가 여기까지 흘러오도록 했다.

“야, 시발. 누가 먼저 할 거야?”

“그냥 평소하던 대로, 그냥 다 같이 따먹으면 안 되냐?”

“야 이 병신아, 처음하는 거라잖아.  그래도, 강간하는 건데. 처음은 그래도, 조금이라도 분위기 좀 있게 해줘야 할 거 아니야.”

“어차피, 강간인데. 지랄하네, 미친 년이.”



나도 저 말에는 공감했다.

“그리고, 솔직히. 이때까지 우리가 강간했던 남자들이랑,  애랑 같냐?”

그녀들의 시선이 일제히 나를 향했다. 내가 손을 흔들어주자, 침을 꿀꺽 삼키는 게 보였다.

‘이상하다고는 생각  하네.’

이미, 머릿속이 섹스 할 생각으로 가득해, 내 행동이 이상하다는 걸 눈치채지 못한 듯했다.

“그, 그렇긴 하지….”

“외모를 봐라.  봐도, 귀족집 자제잖아. 안 그래도, 남자 없는데. 우리가 저런 남자랑 또 언제 할 수 있겠어?”

“좋은 기회니까. 일 대 일로, 최고로 경험하자고?”

“그치. 그리고, 기왕이면 동정. 먹고 싶잖아?  그래?”

“맞지….”

“그러면, 누가 제일 먼저 할래? 하고 싶은 사람 손들어 봐.”

세 명 다 일제히 손을 들었다.

“그럼, 그렇지. 시벌 년들.”

“지는.”

“긴 말 할 것 없이, 가위바위보로 정하자.”

“오케이.”

게임에서 이긴 사람은 내게 말을 걸었던, 그 양아치여자였다.

“아싸아아아아!”

팔을 마구잡이로 흔들면서 좋아하는 게 보였다.

“아, 시벌. 역시, 가위바위보로 대장 된 년은 달라도, 뭐가 다르다는 건가?”

“봅같네….”

‘봅같네?’

뭐, 좆같네랑 비슷한 말인 걸까?

“야, 너 이번에도 거칠게 하다가 남자 자지 부러뜨리거나 기절시키면 진짜 뒤진다.”

“동정 상대로 그렇게까지 하겠냐고. 부드럽게 할 테니까, 걱정들 마셔~”

“끝나면 불러.”

 양아치는 내 엉덩이를 한 번 만지작거리고는 밖으로 나갔다.

여자들이 나가고, 나랑 둘만 남은 판자 집. 그녀는 옷을 벗으며 내게 다가왔다.

“걱정하지 마. 처음인 만큼 상냥하게 해줄 테니까.”

“잘 부탁드려요.”

양아치가 몸을 숙여, 내 몸에 손을 대는 순간.

퍼억-!

다리로 그녀의 복부를 밀 듯이 차버렸다.

“케헥!”

갑작스러운 공격에 양아치가 당황한 듯 나를 바라봤다.

“시발, 뭐야?”

“아니, 그러면. 강간 당하게 생겼는데, 가만히 있어요?”

“네가 드디어 미쳤구나?”

여자의 얼굴이 시뻘게졌다. 그녀는 탁자 위에 올려져 있던 단검을 잡으며 위협했다.

“이걸로 배떼지에 구멍 나기 싫으면, 순순히 옷 벗는  좋을 거야. 부모님 다시 만나야지? 안 그래?”

“나 고아인데? 만날 부모가없는데?”

그러니까, 이 세계에서는 말이다.

“시발, 어쩌라고. 닥치고 옷이나 벗어!”

“싫은데.”

“이 새끼가 진짜!”

단검을 들고 달려드는 여자를 향해, 바람을 압축시켜 보냈다.

“아악!”

손목을 노리고 쐈는데, 정확하게 적중했다. 자세히 보니, 손에 파랗게 멍이 들어 있었다.

‘생각보다 괜찮네.’

정령술 숙련도가 올라가면서, 사용할  있게 된 기술인데. 위력도 강하고, 마력 소모량도 그리 많지 않아 쓸 만했다.

“시발 놈아!”

아직도 주제 파악을 못했는지. 여자가 주먹을 휘두르며 돌진해왔다.

후웅-!

그대로 몸을 숙여 피하고는 복부에다가 주먹을 박아 넣었다.

“커헉!”

양아치가 무릎을 꿇더니 털썩하고 바닥에 엎어졌다. 나는 그녀의 등 위에다가 앉은 다음, 긴 머리를 잡아 당겼다.

“아아아아악!”

“내가 물어볼  있는데 말이야. 혹시,  장미단이라고 아냐?”

장미단은 나를 쫓고 있는 조직의 이름이었다.

“뭔 개소리야! 그건 갑자기 왜 묻는데!”

쾅-!

바닥에다가 머리를 처박았다. 다시 머리채를 잡아 올리자, 얼굴이 시뻘게져 있었다.

“다시 물을 게. 알아, 몰라?”

“모, 몰라.  새끼야!”

“아까 전에 나 안내해줄 때는, 막 조직 설명해주면서 이리저리 이야기 해줬잖아. 근데, 모른다고?”

“모른다고, 시발 놈아!”

머리를 또다시 박았다. 이번에는 코피가 터졌는데, 그녀는 그래도 입을 열지 않았다.

“말할 때까지, 지옥 끝-까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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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으로 나온 두 양아치는 벽에 기댄 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대부분은, 콰앙에 대한 음담패설이었다.

“나는 묶어놓고 때리고 싶어. 아파하는 모습 보면 재밌더라고.”

“어휴, 미친 년.”

“뭐, 너도 남자 괴롭히는 게 취미잖아.”

“그렇긴 한데….”

쿵쿵-

이야기하고 있을 때, 등을 통해 진동이 느껴졌다.

“미친년, 거칠게 하지 말라니까. 그새를  참고 해버렸네. 이러다가 우리 섹스 못 할 수도 있겠는데, 가서 뭐라고 할까?”

“그냥 냅둬. 걔 성격 알잖아. 섹스  번 시작하면, 그냥 미친 개 마냥 하는 거.”

쿵-

“아, 부럽다. 부러워. 빨리 하고 싶네.”

그녀들은 몰랐다. 지금 느껴지는 진동이, 섹스에 의한 게 아닌, 동료가 바닥에 머리를 박고 있다는 걸 말이다.

그리고, 그걸 알게 된 건, 1시간이 지나고 나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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