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4화 〉이사벨라 (6)
“어어어어엄청! 맛있다!”
이사벨라가 입 안에다가 음식을 마구잡이로 넣으며 말했다.
“천천히드세요. 오늘은 제가 마음껏 쏘는 거니까.”
대충 좀 비싸 보이는 곳으로, 급하게 찾은 식당이었는데 반응이 괜찮아서 다행이었다.
“의외로 두 분 다 해산물에 대한 거부 반응이 없으시네요.”
“이렇게 맛있는데, 이걸 왜 거부 해!?”
“바다 근처에서 살지 않은 사람들 중 절반 이상은 해산물을 꺼려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외관 자체가 조금 이상하게 생긴 애들도 많으니까요.”
나도 처음에 이곳의 해산물 시장을 방문했을 때, 꽤 많이 놀랐다. 특이하게 생긴 애들이 많았던 것이다.
‘근데, 뭐. 사람 사는 곳 다 똑같다고. 맛도 다 비슷했지.’
어차피, 외관이 혐오스러운 것들은 대부분 껍질인 경우가 많으며, 보통 그걸 다 벗겨서 먹는다.
징그러운 걸 대면하고 처리하는 건 요리사의 몫이니, 우린 부드러운 속살을 즐기면 되는 일이었다.
“건배!”
옆에서 들려오는 모험가들의 호탕한 소리에, 나도 웃으며 샴페인의 코르크마개를 땄다. 뽕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얕은 알코올의 향기가 코밑에 멤돌았다.
“자, 여기요.”
델리카가 급히 잔을 기울이더니, 샴페인을 받았다. 이사벨라 역시 마찬가지였다. 둘다 잔을 들고 있긴 했는데, 어딘가 어색했다.
‘매일 싸구려 맥주만 마시다가, 이런 걸 마시니 어쩔 수 없겠지.’
“이, 이거 비싼 술 아니야?”
“이때까지 비싼 음식 실컷 드셔놓고는 이제 와서요?”
“흠흠, 그건 그렇지. 그러면, 뭐. 마시자. 건배!”
“건배!”
우린 잔을 부딪히고 술을 마셨다. 이 세상에 와서 처음으로 마셔보는 샴페인이었다.
성공적인 의뢰 완료. 마을에서는 꿈도 꾸지 못할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레스토랑. 거기에 돈 걱정하지 않고 맘껏 먹을 수 있는 고급 음식과 술까지.
이 모든 것들이 갖춰졌는데, 취할 때까지 마시지 않는 사람은 절대 없을 것이다.
“헤헤. 더 마시자!”
“아으아으아으아으에으.”
그리고 그건 델리카와 이사벨라 역시 마찬가지였다.
델리카는 식탁에 머리를 박은 채 이상한 말을 지껄이고 있었고. 이사벨라는 고급 샴페인을 병나발 째 마시고 있었다.
‘돈 좀 깨지겠네.’
나는 적당히 그녀들의 비위를 맞춰주며 속도를 조절한 덕분에, 알딸딸한 수준에 그쳤다.
“손님, 이제 마무리 해야 할 시간이라서 그런데….”
그냥 가만히 앉아, 재미난 광경을 구경하고 있을 때, 웨이터가 다가와 말했다. 그나마 내가 정상인 거 같으니, 말한 듯했다.
“혹시, 숙소까지 옮겨주실 수 있을까요? 비용은 지불하겠습니다.”
“그거라면 입구의 가드를 이용하시면 될 거 같습니다. 이따금, 그런 일을 하기도 하니까요.”
“알겠습니다.”
계산을 마치고는 둘을 힘겹게 끌고 나왔다. 델리카는 괜찮았는데, 이사벨라가 문제였다.
“나, 더 마실 수 이써어어어….”
“으아으아으아으에.”
가드에게 다가가 도움을 요청했다. 돈을 지불하자, 그녀는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쪽은 맡기겠습니다.”
나는 델리카를 들며 말했다. 가드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사벨라를 번쩍 들었다. 저 근육들은 괜히 있는 게 아닌가 보다.
“너, 뭐야아아아아!”
그런데, 아직 깨 있는 이사벨라가 마구잡이로 몸을 움직였다.
“이거, 기절시켜도 되겠습니까?”
“네.”
“조금 아플 겁니다.”
“뫄?”
가드의 주먹이 올라가더니, 이사벨라를 후려쳤다. 빡! 하는 소리와 함께, 그녀가 축 늘어졌다.
“어디 다친 건 아니겠죠?”
소리가 워낙 컸다 보니, 걱정이 조금 됐다.
“머리가 좀 울리긴 하겠지만. 숙취 때문인지, 맞아서 그런 건지는 잘 모를 겁니다.”
“그 정도라면, 뭐.”
우리 둘은 숙소까지 묵묵히 걸어갔다.
“열쇠는 품을 뒤지시면 있을 겁니다. 침대에 그냥 그대로 눕히고, 바로 가시면 될 거 같아요.”
“알겠습니다.”
나는 델리카의 품을 뒤져, 열쇠를 꺼내고는 방문을 열었다. 침대에 눕혔는데, 풀썩거리며 이불이 날리자, 델리카의 편안하면서 포근한 향기가 났다.
“그럼, 들어가보겠습니다.”
“네~”
밖에서 가드의 목소리와 함께 계단 내려가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손을 뻗어, 헝클어진 델리카의 머리카락을 넘겼다. 귀여우면서도 매력적인 얼굴. 마치, 요정을 보는 듯했다.
꽈악-
하지만, 얼굴에 비해 몸매는 귀엽지 못했다. 커더란 엉덩이와 포동포동한 허벅지. 정말 박음직한 몸매였다.
‘오랜만에 보니까 하고 싶긴 하네.’
물론, 델리카가 자고 있는 이상, 섹스를 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나는 머리를 쓰다듬어주고는 복도로 나왔다.
내 방을 지나쳐, 이사벨라의 방문 앞에 섰다.
똑똑-
“이사벨라, 자요?”
문을 두드렸는데,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문에다가 귀를 기울였다. 안에서는 새근새근 숨소리만 들렸다.
문고리를 잡고 조심스레 돌렸다. 낡은 경첩 소리 없이 매끈하게 열렸다. 이사벨라는 침대에 대(大)짜로 누운 채 자고 있었다. 뭐가 그리 좋은지 웃고 있었다.
침대에 늘어 뜨려진 분홍빛 머리가, 창문에 들어온 달빛을 받아 반짝였다. 눈은 감겨 있었지만, 긴 속눈썹과 오똑한 코가 그녀의 우아하면서도 고귀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정말로, 만화 속에서나 보던 신성한 사제를 보는 듯한 느낌.
“으음….”
하지만, 몸 아래로 보이는 몸매는 결코 신성하지 않았다. 오히려, 육감적이었고 음탕했다.
사제복이 말려 올라가면서, 새하얀 허벅지가 보였다. 델리카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매끈한 허벅지였다.
꿀꺽-
[성신 : 섹스!]
침이 절로 삼켜지는 몸매였으나, 나는 머리를 흔들어 성욕을 가라앉혔다.
‘잠깐의 욕구에 휩쓸려, 일을그르치면 안 돼.’
연금술사에게서 산 수면제를 하나 꺼내, 뚜껑을 열은 다음 그녀에게 다가갔다. 얼굴을 잡고 입에다가 물려주자, 바로 삼켰다.
“술 더 가져와아아….”
잠꼬대를 보아 하니, 술과 착각한 듯했다. 병이 모두 비워지자, 다시 닫아 품에 넣고는 물을 가져왔다.
“으음, 싫어….”
물을 입에 가져다대도 별 반응이 없었다. 수직으로 꽂아버리면 마시기야 하겠지만, 그랬다간 차가운 물 때문에 깰 수도 있었다.
‘어쩔 수 없나.’
나는 물병을 회수해, 내 입에 갖다댔다. 한 번 꿀꺽하고 마시고는 입에 물을 머금었다. 그리고는.
“쪽, 쪼옥, 쭙, 쮸붑, 쮸우웁….”
이사벨라과 입술을 맞췄다. 그녀는 잠시 피하는 듯했으나 곧 입으로 물을 넘겨주자, 아기새처럼 받아 꿀꺽꿀꺽 마셨다.
“푸하….”
입가에 흐르는 물을 닦고, 닦아주었다. 입술은 무척이나 부드러웠다.
‘한 번만 더.’
그렇게 몇 번을 더 반복하고, 물병을 모두 비우고나서야 우리의 키스는 끝이 났다.
“후….”
아랫도리가 우뚝 서 있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저 사제복을 걷어, 우람한 물건을 박고 싶었다. 하지만, 꾹 참았다.
시간이 30분 정도 지나고 이사벨라의 잠꼬대조차 멈추자, 나는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다가갔다.
스으윽-
풀어져 있던 사제복을 위로 젖혀, 옷을 완전히 벗겼는데, 나는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이야….”
너무나도 야한, 검은색의 속옷이 풍만한 몸매를 감싸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특히나, 팬티는 소음순을아슬아슬하게 가리고 있을 뿐이었다.
먼저, 브레지어를 위로 들어 올렸다. 깨끗한, 분홍빛 과실이 내 손에 의해 드러났다. 그걸 손가락으로 살짝 튕겨보았다.
“읏….”
이사벨라가 얼굴을 살짝 찌푸리는 게 보였다. 입술을 살짝 깨물었는데, 그 모습마저 섹시해 보였다.
양손으로 커다란 가슴을 잡은 다음, 가슴골 사이로 얼굴을 처박았다. 풍만하고 부드러운 가슴이 얼굴을 살며시 감싸는데, 이게 바로 여신의 자비인가 싶었다.
“쓰으으읍— 후….”
냄새는 델리카와 비슷했는데, 묘하게 더 부드러웠다. 마치, 어머니에게서 날 법한 포근하면서도 자애로운 향기였다.
‘어우, 잘 뻔 했네….’
하마터면, 그 향기에 취해 함께 잠들 뻔했다. 그러면, 나는 영원히 깨어나지 못했겠지.
다시 머리를 든 다음, 그녀의 가슴을 마구잡이로 주무르기 시작했다. 배려심따윈 없는 행동.
‘오히려, 조교할 때 이렇게 해야 해.’
그래야지, 나중에 가서 효과가 있었다.
아랫가슴을 꽉 잡아 위로 들어 올리기도 하고, 윗가슴을 잡아 아래로 내리기도 했다. 때로는 유두만을 집요하게 손가락으로 괴롭혔다.
“히윽, 히윽….”
이사벨라의 숨이 조금 거칠어지자, 나는 몸을 쭉 타고 내려와, 그녀의 가랑이 사이로 왔다.
아슬아슬하게 소음순을 가리고 있는 음란한 팬티. 팬티를 위아래로 잡아, 꾹 누르자 그 안의 속살이 살짝살짝 드러났다. 팬티의 면이 젖어 있었다.
그걸 잠시 가지고 놀다가, 나는 그녀의 다리를 벌려 팬티를 천천히 벗겨냈다. 애액이 잠시 늘어졌다가, 다시 떨어졌다.
위의 유두처럼, 깨끗한 분홍빛의 보지가 눈앞에 드러났다. 신성하고 고결한 사제의 보지. 그 누구도 허락하지 않은 영역을, 지금 마음대로 침범한 것이다.
나는 손가락으로 소음순을 문지르듯이 만졌다.그럴 때마다, 이사벨라의 허리가 움찔거렸다.
핥짝-
대음순을 잡고 벌린 다음, 혓바닥 전체로 핥아보았다. 뭔가 굉장히 음란한 맛이 났다.
‘생각해보니, 이렇게 여자 아래를 핥아본 건 처음이네.’
나도 첫 경험을 그녀에게 준 것이니, 나도 그녀의 첫 경험을 가져가도 되지 않을까? 하는 실없는 생각을 하며 계속해서 핥았다.
낼름낼름-
“히으윽!”
그리고, 그 혀가 음핵을 핥자, 이사벨라가 신음을 뱉으며 몸을 파르르 떨었다. 절정은 아니었으나, 엄청난 쾌락을 느낀 듯했다.
‘너무 음란한 거 아니야?’
입가에 묻은 애액을 손등으로 닦아내고는 몸을 일으켰다. 바지를 벗은 다음, 자지를 꺼내 그녀의 보지 위에 올렸다.
대음순이 자지를 감싸자, 마치 핫도그 같은 모양이 나왔다. 나는 자지를 잡고는 그녀의 보지 전체를 문지르기 시작했다.
“후우, 후우….”
지금 당장이라도 저 구멍에 박고 싶었다. 아마, 엄청나게 황홀할 것이다. 그 어떤 여자보다도 아찔한 쾌감을 선사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참고, 참았다. 귀두를 클리토리스에다가 비비자, 서로의 허리가 움찔움찔거렸다. 그리고 곧, 참을 수가 없었는지.
퓨슛-
뷰르릇-
이사벨라와 나는 동시에 절정에 올랐다. 새하얀 정액이 그녀의 보지 전체를 물들였다.
“후우, 후….”
숨을 헐떡이기도 잠시. 침대 시트로 떨어지려는 액체들을 급히 휴지로 받았다. 창문은 열려 있으니, 냄새가 날 걱정은 안 해도 된다.
천으로 그녀의 보지를 닦아주었다. 혹여나, 냄새라도 맡아볼까 봐. 향수도 살짝 뿌려주었다.
‘그럼, 내일 보자고.’
속옷과 옷을 모두 정상적으로 입히고는 내 방으로 돌아가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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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으….”
식당에 앉아, 두 사람이 머리를 부여잡고 있었다.
“머리 많이 아파요?”
내가 물을 잔에 담아 내밀자, 둘이 그걸 바로 받아 벌컥벌컥 마셨다. 그걸 보고 있자니, 어제 있었던 일이 잠시 떠올랐다.
‘어제도 저렇게 잘 받아 마셨었는데.’
“푸하… 와, 진짜 머리가 왜 이렇게 아프지.”
“저도요… 괜히 분위기 내다가 많이 마셨나 봐요.”
“난 누구한테 한 대 제대로 후려 맞은 거 같이 아파.”
진짜로 후려 맞았으니까. 물론, 굳이 말하진 않았다.
“여기 해장 잘하는 집이라니까, 먹고 좀 푸세요.”
일부러, 살짝 칼칼하면서도 기름진 음식으로 부탁했다.
“내가 앞으로 술을 다시 이만큼 마시잖아? 그러면, 내가 개다, 개.”
“나도 다시는 이렇게 많이 안 마실 거야.”
숙취를 겪는 모든 사람이 저런 말을 한다. 물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만.
“자, 여기 수저요.”
“고마워.”
수저를 건내는 과정에서 손등이 살짝 스쳤다.
“읏….”
그런데, 그녀가 살짝 몸을 떨었다.
“왜 그래?”
델리카가 묻자, 이사벨라가 멋쩍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 아무 것도 아니야.”
어제, 절정에 못 오르게, 아슬아슬하게 자극한 게 도움이 됐나 보다.
아침으로 해장을 제대로 하고는 밖으로 나왔다.
“어떻게, 이제 뭐 하실 거에요?”
“나는 방에 돌아가서, 다시 좀 잘려고….”
“죄송하지만, 저도….”
“알겠어요.”
딱 봐도 피곤해보이는데 뭐라고 할 수도 없었다.
“기껏, 다른 도시에 왔는데. 죄송해요.”
“아니에요. 그럼, 저녁에 다시 봐요.”
손을 흔들고는 그녀들과 헤어졌다.
‘경비대에서 좀 와달라고 하던데, 가볼까.’
나는 경비대 건물이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