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40화 〉브로즈 승급전 (6) (40/84)



〈 40화 〉브로즈 승급전 (6)

“응… 츕, 츄르릅… 쭈우웁, 쪽, 쪼옥….”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자지에서 쾌감이 느껴졌다. 아래를 보자,이불이 볼록 솟은 채 들썩이고 있었다.

“뭐해요?”

이불을 걷자, 릴리가 펠라치오를 하고 있었다. 내 물음에도 그녀는 자지를 입에서 떼지 않았다.

“할짝, 응, 츄우…츄루루, 쮸왑, 츄웁, 낼름낼름….”

오히려, 움직임이 더욱더 격해졌다. 깨어나기 전부터 빨고 있었는지,  사정감이 치솟아 올랐다.

“윽….”

릴리의 머리를 잡아 내렸다.

“흐응? 쪼옥, 쪽, 츄루룹….”

잠시 당황한 듯했으나, 이내 혀가 자지의 힘줄을 핥으며 사정감을 독려했다.

뷰르릇- 뷰릇-

치밀어 오르는 쾌감에 나는 참지 않고, 정액을 분출했다.

‘깨어나자마자 받는 펠라라니….’

남자로서의로망 중 하나였는데, 남의 여자한테 받게 될 줄이야. 세상살이  모르는 법이었다.

꿀꺽꿀꺽-

릴리는 맛있다는 듯 정액을 삼켰다. 요도에 남은 정액까지 모두 빨아먹고는 입을 뗐다.

“그게 진짜 맛있어요?”

내가 머리를 쓰다듬으며 묻자, 베시시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계속 먹고 싶을 정도로 중독성 있어요. 한 번 먹어보실래요?”

“아뇨….”

절대 먹고 싶지 않았다. 아마, 평생 먹을 일은 없지 않을까?

“농담이에요. 그러면, 빨리 아침 먹고 마차 타러 가요.”

“그러죠.”

더 늦장을 부리고 싶었지만,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았다. 릴리가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바닥에 던져놓은 옷들을 하나하나 주워 입었다.

살랑살랑-

움직일 때마다 팬티에 매달아놓은 콘돔들이 좌우로 흔들렸다. 음란한 모습.

“그거 안 버릴 거에요?”

“아!”

내가 가리키며 묻자, 릴리가 급히그것들을 쓰레기통에 던져 넣었다.

“까, 까먹고 있었어요….”

나도 옷을 입고는 아래로 내려갔다.

“맛있게 드세요.”

주인장은 짐승을 보는 듯한 눈빛으로 우리를 바라봤다.

“전부 들은 거겠죠?”

그게 아니라면, 저 남자 주인장이 저런 표정을 지을 이유가 없으니까.

“교성을 그렇게 크게 질렀는데. 어떻게 모르겠어요. 어쩌면, 마을 사람들이 전부 들었을지도?”

릴리의 얼굴이 시뻘게졌다.

“부끄럽네요….”

“뭐, 어차피. 이제 더 올 일도 없는 마을인데요.”

맛없는 식사를 해치우고는 밖으로 나왔다. 약속했던 대로 마차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럼, 갑시다.”

마차에 올라타, 마을을 바라봤다. 여전히 우울한 기색이 역력한 마을. 하지만, 크로킹이 사라져서인지, 묘하게 이전보다는 밝아진 듯한 느낌이었다.

길고 길었던 승급전이 끝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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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긴 개뿔….”

제일 골치 아픈 녀석을 잊고 있었다.

“어떻게 하죠?”

릴리의 남자 친구는 길드 입구에서 팔짱을 낀 채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다. 뾰로통한 표정,아마 마음이 단단히 상했나 보다.

‘참 좆같이도 생겼다.’

진짜 주먹이 절로 올라오는 얼굴이었다.

“도, 도망치는  좋을까요? 만약에 바람 피웠다는 게 들킨다면….”

그녀는 발을 동동 구르며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어, 어떻게 하면 되죠? 아, 진짜 어떡하지….”

“릴리 씨, 일단 진정하고 저를 바라봐요.”

어깨를 잡은 다음 그녀와 눈을 마주쳤다. 릴리의 눈망울이 좌우로 한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불안한 기색.

“솔직히 말해봐요. 아직도 저 남자를 사랑해요?”

“그, 그게… 모르겠어요. 애초부터, 남자 친구가 저를 사랑했는지도, 그리고 제가 남자 친구를 사랑했는지도….”

“이때까지 항상 릴리 씨가 남자 친구한테 빌빌대는, 그런 연인 관계였죠? 갑과 을이 확실한 그런, 연인 같지도 않은 관계.”

“네….”

“그런 관계가 옳다고 생각해요?”

“아니요….”

“바람 핀 상대인 제가  말은 아닌 건 알지만, 그래도 말할게요. 당신과 남자와의 관계, 제가 보기엔 그건 절대 사랑이 아니에요.”

“그러…면요?”

“그냥 주인과 노예와도 같은 관계였던 거죠.남자는 몸을 조건으로 당신에게 헌신을 요구했고, 당신은 몸을 조건으로 헌신했던 거에요. 릴리 씨는, 그게 정말로 맞다고 생각해요?”

그녀는 입을 꾹 다물었다.

“그저 관계를 망가뜨리기 싫다는 이유 때문에, 오랜 시간 함께 했다는  정 하나 때문에, 이러고 있었던 거일 뿐이에요.”

나는 릴리의 뺨을 잡은 다음, 고개를 들어올려 눈을 마주쳤다.

“당신은 충분히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여자에요. 충분히 매력 있다고요. 그러니까, 이제 그만 헤어지고, 더 좋은 남자를 찾아봐요. 당신을 정말로 사랑해줄 만한, 그런 남자를요.”

“미, 민석 씨는요?”

“저는… 좋은 남자는 아니니까요.”

이 여자, 저 여자랑 섹스하면서 살고 있는 마당에, 거짓말로라도 좋은 남자라고는 못하겠다.

“진실을 마주하고 부딪히세요. 피해봤자, 당신만 상처받아요. 피해봤자, 나중에 더 큰 문제가 돼서 돌아올 거에요. 그러니까, 지금 직면해요.”

릴리는 입술을 꽉 깨물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아, 알겠어요.”

“그럼, 가볼까요?”

“네…!”

릴리의 어깨를 감싸고 천천히 길드 건물로 향했다.

“어어, 너희들!”

우리 모습을 본, 남자가 눈을 치켜 떴다. 아주 그냥 악에 바친 모습.

“둘이서 오는 걸 보아하니, 토벌에는 실패했나 보지? 흥! 꼴 좋다, 꼴 좋아!나 버리고 가니까 그렇게 되는….”

“성공했는데, 병신아?”

“뭐, 뭐라고?”

나는 품에서 크로킹의 왕관을 꺼내 보여주었다.

“보이지?”

“그, 그게 뭔데!”

“크로킹의 왕관. 녀석을 잡고 머리에서 떼어낸 거야. 이거면 토벌 증거로는 충분하다고 보는데?”

“너희 둘이서 그걸 잡았다고? 거짓말 하지 마! 나 없이, 대체 어떻게!”

“당신이 없으니까, 가능했죠!”

옆에 있던 릴리가 갑자기 말했다.

“ㅁ, 무, 뭐? 너 지금 뭐라고 했어, 이 년아!”

“당신이 없으니까, 가능했다고요! 이때까지 있었던 일들 전부 생각해봐요. 신체 능력은 더럽게 떨어지면서, 멋있는 기사가 되고 싶다고 염병을떨고! 그렇다고 해서 검술 연습을 하는 것도 아니고, 혼자 넘어져서 괴물한테 포위당하고! 그럼, 또 나는 그거 구하느라 고생하고!”

그녀는 속사포로 말을 뱉어냈다.

“능력은 없으면서 성격은 어찌나 더러운지! 의뢰자들이랑사이도 맨날 틀어지고, 파티 좀 맺으려 하면, 파티원들이랑 맨날 싸우고! 그거 소문 나서 퀘스트 지명도 안 들어오고, 파티에도 안 끼워주고!”

“너, 너 지금 말 다 했어!?”

“다 안 했으니까, 아가리 닥쳐, 씹새끼야!”

릴리가 버럭 소리를 지르자, 남자가 몸을 움츠렸다. 이때까지 당당했던 남자의 얼굴에는 당혹감과 공포감이 서려 있었다.

“그리고, 내가 이때까지 잘 생겼다, 에쁘다 해줬는데. 솔직히, 너 진짜 못 생겼어. 존나 못 생겼다고. 그러니까, 제발  욕하면서 훈수  시간에, 네 인생이나 훈수해, 이 새끼야!!!”

모든 말을 뱉자, 릴리는 씩씩거리며 남자를 노려봤다. 남자는 겁에 질린 듯, 몸을 떨고 있었다.

“진짜 너 같은 놈을 1년 동안 만난 내가 참 대단하고, 또 한심스럽다. 후….”

그녀는 머리를 쓸어 올리더니, 내 손을 잡았다.

“가요, 민석 씨.”

“네? 아, 네….”

[여신 :  크러쉬, 지려따 ㄷㄷ]
[성신 : 존나 멋있어.]

여신들도 감탄했는지 채팅을 쳤다.

“저, 저기!”

길드에 들어가려고 할 때, 남자가 갑자기 말했다.

“왜, 뭐?”

“그, 우리 사이는 어떻게 되는 거야?”

“와….”

저 질문은 좀 레전드였다.

“허….”

그녀는 대답 할 가치조차 없다는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나도 따라 들어가, 2층 회의실로 바로 들어갔다.

“아슬아슬하게 도착했군.”

내부에는 이미 길드장 칼리가 기다리고 있었다. 책상 위의 모래 시계를 보니, 아슬아슬하게 모래알이 남아 있었다.

“밖이  시끄럽던데. 해결은 잘하고 온 건가?”

칼리는 흥미롭다는 듯 물었다. 역시, 아무리 높은 사람이어도, 남 연애사는 궁금한가 보다.

“뭐, 그럭저럭이요?”

그녀는 나와 릴리를 번갈아 쳐다보더니 말했다.

“뭐, 모험가끼리 정분이 나는 거야 흔한 일이지. 특히나, 목숨을 걸 정도로 힘든 퀘스트는, 그런 경우가 더더욱 흔하고 말이야.”

“네, 네?”

“너희와 함께 승급전을 치루기로 했던, 이제이 모험가는 승급전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동으로 탈락 처리가 되었다.”

당연한 조치였다.

“그와 더불어, 이때까지 다른 파티와 의뢰자들에게 들어 온 신고와 승급전을 멋대로 참여하지 않은 것들, 모두 합쳐. 이제이 모험가는 길드에서 강제 탈퇴 처리가 되었다.”

“강제 탈퇴요? 그게 가능해요?”

“보통으로는 힘든 일이지. 하지만, 1년간 쌓아  악행이 워낙 많아서 말이야. 아이언급모험가 하나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척을 질 수도 없는 노릇이니.”

“강제 탈퇴라는 건….”

“더 이상 모험가로서 활동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아마, 다른 길드에 간다고 하더라도 받아주지 않겠지.”

회사에서 불미스러운 일로 강제 퇴사 당했을 때, 다른 회사에 취직하기 힘든 것과 비슷한 경우인 듯했다.

“뭐, 이 얘기는 여기까지 하고. 크로킹을 토벌했다는 증거. 가지고왔나?”

나는 품에서 크로킹의왕관을 꺼내 내밀었다.

“이거면 충분할까요?”

칼리는 씩 웃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충분하다마다. 그것보다 왕관에서 느껴지는 기운을 보아하니, 크로킹의 등급이 상당히 높았나 보군?”

“네. 늪지 악어 수십 마리를 부하로 이끌고 다닌데다가, 덩치도 상당히 컸습니다. 릴리 씨 말로는 이 정도면 브론즈 최상급은 된다고 하던데요. 그쵸?”

릴리를 보며 묻자,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확실히, 저희 둘이서 감당하기에는 벅찬 상대이긴 했어요.”

“흠. 길드에서 정찰한 것과는 다른 결과군. 며칠 전까지만 해도, 크기나 영역이 그리 크지는 않았는데 말이야.”

“인간이던, 괴수던, 시간에 따라 성장하기 마련이니까요.”

길드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이다. 이번 건은 우리 길드 측에서 잘못한 거 같군. 그것에 대해서는 미안하다. 보상은 따로 지급할 테니, 너무 마음 써주지 않았으면 한다.”

“보상만 준다면야….”

그러면 상관없었다.

“크로킹 토벌 증거를 확인. 이에 따라,모험가 콰앙 민슥과 모험가 릴리의 승급을 길드장의 권한으로 인정한다.”

그녀는 품에서 갈색의 뱃지를 꺼내 내밀었다.

“브론즈 모험가 증표다.”

아이언급과 다르게, 어딘가 신경써서 제작했다는 게  눈에 보였다.

“근데, 승급전 조건이 너무 빡센  아닙니까?”

릴리와 나의 경우가 특히 어렵다고 해도, 일반적인 아이언 모험가가 브론즈 중급의 크로킹을 잡을 수 있을까?

‘내 생각에는 불가능하다고 보는데.’

“모험가라는 직업의 특성에 맞게 모험을 시켰을 뿐이다. 그걸 극복한다면, 더 높은 모험가가, 그걸 극복하지 못한다면, 시체가 될 뿐이지.”

칼리의 입장은 확고해보였다.

“길드장님도 그런 조건들을 모두 달성해,  자리에 선 겁니까?”

“물론. 너희보다 어렵다면 어려웠지. 쉽지는 않았다.”

“그래요?”

그녀는 단호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어쨌든, 브론즈 승급을 축하한다. 이제 어엿한 모험가라고 할 수 있겠군.”

“헤헤….”

릴리가 기분 좋다는  웃었다.

“앞으로, 더욱더 위험하면서 멋진 모험들이 너희들의 앞에 있길 기대하겠다.”

그 말을 끝으로 그녀는 회의실을 빠져나갔다.

“이제 어떻게  거에요?”

나는 고개를 돌려, 릴리를 바라봤다. 그녀는 어딘가 착잡해보였다.

“잘 모르겠어요. 이때까지 모험가 일 대부분은 남자 친구가 명령하는 대로 했거든요. 그런 제가 과연, 브론즈 모험가로서 잘 활동할 수 있을까요?”

“남자 친구와 헤어진 거, 후회하지는 않죠?”

릴리는 활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절대요. 오히려, 속이 시원한 걸요?”

그래도, 상처 받지 않았다니 다행이었다.

“그러면, 이제부터 하고 싶은 걸 찾아요.”

“하고 싶은 걸요?”

“모험가 활동을 열심히 해서 더 높은 등급을 노려봐도 좋고. 좋은 남자를 찾기 위해, 연애 활동에 힘을 써도 좋고. 이끌리는 대로 해봐요. 하고 싶은 걸 하고 싶을 한다. 그게 모험가의 매력 아니겠어요?”

내 말에 릴리는 잠시 고민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죠. 하고 싶은  마음대로 한다… 그러면요.”

“네.”

“민석 씨를, 계속 좋아해도 될까요?”

“네?”

예상치 못한 대답이었다.

“아까도말했잖아요. 저는 좋은 남자가 아니라고. 그러니까,  좋아하지 마요.”

말하고 나니까, 뭔가 존나 쪽팔렸다. 나 좋아하지 말라니, 무슨 러브 코메디도 아니고.

“좋은 남자가 아니어도 괜찮아요.”

“아니요. 솔직하게 말할게요. 저 여자 많아요. 릴리 씨는 제가 처음이었을지 몰라도, 저는 릴리 씨가 처음이 아니었어요. 그러니까, 그냥 다른 남자 찾아봐요. 그게 릴리 씨한테도 더 좋을 테니까.”

앞으로 여자는 더 늘어날 것이다. 내가 그런 성격이니까. 그런데, 릴리 같이 평범한 여자한테까지 사랑을 준다?

‘솔직히, 자신 없어.’

“그럼, 어쩔 수 없죠. 제가….”



그녀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짝사랑할 수밖에요.”

“짝사랑…이요?”

“네. 남몰래 사랑할게요. 그리고 제가 더 노력할게요. 민석 씨가 눈길이 저절로 이끌릴 정도로 매력적인 여자가 되도록. 그러니까, 그때는, 다시 저를 안아주실래요?”

나는 이때까지 내리고 있던 고개를 들어, 그녀의 눈을 바라봤다.

릴리의 눈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올곧고바른 눈이, 오직 나만을바라보고 있었다. 직진. 그녀의 눈빛은 오직 직진이었다.

내가 여기서 설득해봤자, 아무런 소용이 없겠구나. 그녀의 의지는 변하지 않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정말, 그걸로 충분해요?”

“네.”

나는 피식 웃으며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알겠어요. 그러면, 열심히 노력해봐요.”

릴리는 이때까지 보인 적 없을 정도로 밝게 웃으며 말했다.

“네!”

길고 길었던 승급전이, 정말로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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